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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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22·끝)] 2대째 머루와인 만드는 '파주 산머루농원' 지면기사
산머루는 짙은 자줏빛의 열매가 보기에 탐스럽고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며 맛과 성분이 뛰어난 기호식품이다. 포도보다 당도가 높고 암을 예방하는 물질이 5배 이상 많아 지난 2002년 미국 타임지에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당시 타임지는 "어떤 과일이나 채소보다 항독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인체의 독소를 해독시키는데 뛰어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피를 맑게 하는 탁월한 기능을 하며 대표적인 알칼리 식품으로 체질을 중화시키는 큰 역할을 한다"고 산머루를 소개했다. 산머루의 재배 역사는 파주시 감악산 자락에 위치한 산머루농원을 빼놓고선 논할 수 없다.서우석씨 1979년 첫 재배, 1990년대 보급아들 서부건씨가 이어 받아 2대째 경영지하 15m 깊이에 73m 길이 '숙성터널'본고장 프랑스와도 견줄만한 지하창고오크통 '드라이'… 옹기 '스위트' 제품"산머루 산미 더 많아 와인 제조 적합""항아리 숙성 부드러워지는 특성 지녀"떫은 맛 덜하고 도수 12도 '초보 추천' 1977년 야생 산머루를 보고 머루농사를 생각해 낸 서우석씨는 1979년 머루 재배를 시작해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1980년대 국내에서 처음으로 산머루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1990년 들어 전국에 보급한 주인공이다.1995년 산머루 와인 가공공장인 산머루농원을 설립한 서우석씨에 이어 아들 서부건씨가 2012년부터 아버지 뒤를 이어 2대째 머루 와인을 만들고 있다.포도와 산머루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왠지 다른 느낌이다. 서부건 산머루농원 대표는 "포도와 산머루는 사촌지간으로, 야생포도가 머루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차이가 있다면 산머루는 산미(酸味·신맛)가 많아 와인을 만드는 데 머루가 좀 더 적합한 품종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산머루 와인은 12가지 공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감악산 자락에서 '재배'된 산머루는 9~10월 '수확'한 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선별'작업에 들어간다. 머루 알갱이와 줄기를 구분하는 '재경'과 머루를 으깰 때 씨앗이 깨지지 않는 범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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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21)] MZ세대 사로잡은 전통주 '평택 좋은술' 지면기사
"우리는 지금 양으로 술을 먹는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좋은 술을 즐기는 문화가 돼야 한다."지난달 26일 평택생명농업센터에서 열린 '제12회 대한민국 명주대상'에서 심사위원과 특별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BTS 진이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밝힌 전통주에 대한 소신이다. 그렇다면 예로부터 이어져 온 전통기법으로 술을 빚는 것만이 전통주를 지키는 것일까. 이는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나만의 취향'을 찾는 MZ세대를 사로잡아야만 진정한 K-전통주로 불릴 수 있다.평택시 오성면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좋은술'은 대통령 만찬주와 아세안 정상회의 건배주 등의 화려한 수식어를 갖고 있다. 또 지난 11월 경인일보가 주최한 '2022 경인 히트상품'에서 기업체부문 금상(주류)을 차지하는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설립 10여년 만에 대통령 만찬주 등 명성다섯번 발효 오양주 현대화 '천비향 약주'지역쌀 '참드림' 사용 수개월간 저온숙성 '좋은술'이라는 이름처럼 이예령(57) 대표가 빚은 오양주 '천비향'과 삼양주 '택이', 색이 있는 막걸리 '술예쁘다' 등 탁주부터 약주와 화주, 증류주까지 향이 좋고 풍부한 맛으로 입소문이 났다.농업회사법인 '좋은술'은 설립 10여년의 역사가 짧은 회사다. 2012년 한국가양주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전통주학교 과정을 이수한 이 대표 등이 공동출자해 이듬해인 2013년에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의왕에 있던 양조장도 2017년에 이 대표의 집이 있는 평택으로 옮겨 오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대부분의 술은 고두밥에 누룩과 물을 잘 섞어 한 십여 일이 지나면 술이 완성되는데 '천비향 약주'(도수 16%)는 이러한 발효과정을 다섯 번 거친다. 이런 발효과정을 거친 오양주인 천비향 약주는 그만큼 정성을 많이 들인 술이다.천비향 약주는 인공감미료나 화학조미료와 같은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가장 최근에 도정한 평택쌀과 누룩, 정제수, 밀로만 만들었다. 직접 손으로 3개월간 빚어내고, 3개월 이상 저온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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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20)] 로컬리즘 지향하는 수제 맥주 '가평 크래머리 브루어리' 지면기사
라거(Lager), 에일(Ale), 필스너(Pilsner), 바이젠(Weizen), 아이 피 에이(IPA, India Pale Ale) 등은 수제 맥주의 이름이다. 이를 보듯 수제 맥주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다.맥주는 세계적으로 대중화된 주류 중 하나로 호불호가 적은 편이다. 맥주는 보리를 가공한 맥아(Malt)를 발효시키고 이를 주재료로 향신료인 홉(hop)을 첨가해 맛을 낸 술이다. 종류로는 상면발효 맥주(10~25℃ 사이의 상온 발효)와 하면발효 맥주(10℃ 이하 저온 발효) 등으로 나뉘며 각각 에일과 라거가 대표적이다. 특히 대기업이 아닌 개인을 포함한 소규모 양조업자가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만드는 수제 맥주(크래프트 맥주)는 양조장마다 다양성과 독립성이 특징으로,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은 물론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인기몰이가 한창이다.이런 가운데 '천천히 그러나 더 훌륭하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가평군 소재 수제 맥주 양조장 '크래머리 브루어리'(공동대표·이원기, 이지공, 이하 크래머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독일 유학 출신 공동대표 의기투합양조시설 갖춰… 월 7만8천ℓ 생산 크래머리는 가평군 상면 덕현리에 브루어리(맥주양조장), 펍 등을 갖춘 브루펍(브루어리와 펍의 합성어)으로 수제 맥주 제조·유통, 브루어리 투어 등을 운영하고 있다.독일 양조기술과 유럽에서 직수입한 원재료를 사용하는 유럽스타일 맥주를 지향하는 크래머리의 출발점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학과 취업 등으로 독일에 머물던 두 공동대표의 만남을 시작으로 크래머리의 미래가 그려졌다고 한다. 이후 독일에서 귀국한 두 공동대표는 2015년 안산에서 맥주 양조장 크래머리를 설립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어 2019년 가평으로 생산 시설을 확충하며 가평시대를 열었다.현재 크래머리는 양조장 시설로 발효 및 숙성 탱크 18개(2천ℓ 3개, 4천ℓ 12개, 8천ℓ 3개), 원심분리기, 저온 냉각기, 오크통 15개, 케그 세척기, 병 입기, 캔 입기, 라벨기 등을 갖추고 20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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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19)] 가장 한국적인 막걸리 빚는 '봇뜰' 지면기사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남다른 전통주를 빚고 있는 양조장이 애호가들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막걸리 양조장 '봇뜰'의 이야기다. 봇뜰의 술맛에는 도전과 열정, 나눔과 배움이 숙성돼 있다. 전업주부에서 독학으로 가양주 '외길인생'을 걸으며 우리 술의 장인이 된 권옥련(63) 대표 인생의 혼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봇뜰에선 수십년 간 그 누구에게서도 배우지 않고 스스로 술 만드는 방법을 터득한 권 대표의 많은 시행착오가 녹아들어 주위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명품 가양주가 탄생되고 있다.■ 1인 규모 작은 양조장…명품 술맛의 비결 '누룩'권 대표 혼자 운영하는 남양주의 작은 양조장 봇뜰에선 온전히 전통방식으로 가양주를 빚어내고 있다. 질 좋은 국내산 쌀만을 고집하면서도 일체의 감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봇뜰만의 비결인 '직접 생산한 누룩'을 사용하며 손맛을 내기 위해 기계 역시 사용되지 않고 있다.권 대표는 "술을 빚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저만의 누룩이다. 시간도 많이 들고 체력 소모도 크지만,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고대 문헌의 누룩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개선시키는 것이 그동안 제가 해오고 앞으로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봇뜰양조장에선 '십칠주'와 '봇뜰 막걸리', '봇뜰 탁주', '백수환동주', '이화주', '봇뜰 홍주', '사계절' 등 다양한 술이 생산된다.저마다 사연을 지니고 있지만 권 대표가 깊은 애정을 갖고 수년간 가격도 올리지 않고 있다는 술은 자신의 첫 번째 가양주인 십칠주다. 17주 동안 숙성시키고, 알코올 도수가 17도라 붙여진 이름의 십칠주는 도수가 높지만 깔끔하고, 삼양주로 빚은 부드러움으로 많은 애호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또한 고문헌(양주방·1837년)에도 기록된 '백수환동주'는 '머리가 흰 늙은이가 도로 아이가 되는 술'이라 붙여진 독특한 이름의 술로 역시 권 대표의 손길을 거치면서 물이 첨가되지 않아 걸쭉하고 단맛이 강한 술로 재탄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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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18)] 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접목한 '연천양조' 지면기사
"임진강 맑은 물과 맑은 공기 등 청정자연 연천을 '제2의 고향'으로 '인생 2막'을 시작, 앞으로 뻗어 나갈 연천양조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릅니다."율무를 이용한 전통주 장인의 길을 선택한 박용수(58) 연천양조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대한민국 명주로서의 성공을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술독에 장치 부착… 발효시간·정도·온도 일정하게 관리 연천군 미산면 삼왕로에 위치한 연천양조는 남쪽의 비옥한 토지와 북쪽 맑은 물(南土北水)이 혼합돼 빚어지는 청정 전통주 산실이자 첨단 소프트웨어와 접목한 전통주 연구소다.명장의 오랜 경험에 의존한 우리나라 전통주 제조방식은 산업화의 걸림돌이라고 판단한 연천양조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통한 과학적이고 선진 융복합 기술의 집약체 업체다.전통주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IOT(사물을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결해 센서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사람 개입 없이 인터넷으로 주고 받는 환경)센서를 활용한 스마트 전통주 양조 방식을 추구한다.생산제품은 전통주이지만 술독에 첨단장치를 부착해 발효시간, 정도, 온도 등 생산과정을 일정하게 관리 유지시켜 생산 날짜마다 다를 수 있는 전통주 술맛의 차이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박용수 대표 26년간 IT업계 종사하다 주예사 과정 수료2019년 율무 이용 막걸리 출시… 능이버섯 소주도 성공 전남 해남 출신인 박 대표는 26년 동안 IT(정보기술)업계 통신소프트웨어 분야에 종사해오다 퇴사 후 2015년 서울 막걸리 학교에 입학, 술을 소개하고 빚고 한식과 짝지어 추천해주는 최고 주예사(전통주 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했다.이후 IT 기술을 접목한 막걸리 공장을 운영하고 싶어 수도권 근처 부지를 전전하다 임진강 옆에 터전을 마련하고 법인체를 구성해 주류 제조생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IT 기술 접목 주류생산은 항아리에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손맛에 의존했던 과거부터 현재 진행형인 전통주를 계량화해 일정한 맛과 품질 유지가 목적이다.하지만 양조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의욕만 앞섰던 박 대표는 연구,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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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17)]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만찬주 올린 '양평 아이비영농조합법인' 지면기사
벌꿀은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산삼과 함께 신비로운 영약(靈藥)으로, 또 로마에서는 '하늘에서 내린 이슬'이라고 불렸다. 벌꿀은 유기물과 미네랄, 비타민 등이 풍부해 신진대사에 도움이 되며 해독 작용은 물론 피로회복, 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 기침 증상 완화, 장운동과 위장병, 피부미용 등에도 좋다고 알려졌다.그런 벌꿀이 와인과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물 맑고 산 깊은 청정지역 양평군 강하면에 있는 아이비영농조합법인(www.ibee21.com)이 친환경 국내산 벌꿀을 이용한 '허니비와인'과 '허니문와인'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농가들 과잉생산 해소 '벌꿀주' 개발전통 방식 착안, 효모 배양해 밑술'허니비와인' 국내외 품평회 휩쓸어볼륨감 높인 '허니문'도 잇따라 인기尹 만찬장 지역특산주 제공 '호평'식품업체 임원 출신 양경열 대표IMF후 양봉업 뛰어들어 성공 발판'허니 식초'도 개발… 특허출원 추진"수작업 많아" 생산시설 구축 고민 ■ 대통령 취임식 만찬주로 선봬 '맛과 향 일품'"황금 빛깔의 단아한 꽃향기와 함께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목 넘김이 좋네요. '허니문와인' 아주 좋아요." 지난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이후 공식 만찬장에는 6가지 지역특산주가 곁들여졌다. 이 중 벌꿀을 발효시킨 '허니문와인'은 달콤하면서도 시큼함이 침샘을 자극하면서 만찬장에서의 반응이 뜨거웠다.양경열(69) 아이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30년 가까이 벌꿀을 만들어 왔어도 꿀맛을 보고 '고맙다'는 말은 듣지 못했지만 '허니문와인'을 대접하거나, 한 번 맛보신 분들은 꼭 '좋은 술 만들어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해온다"고 말했다.윤 대통령 취임식 만찬주로 선정된 것이 알려지면서 '허니비와인'(알코올 8%)과 '허니문와인'(알코올 10%)의 매출은 급상승했다. 주요 백화점과 계약은 물론 판매량이 3배는 증가해 포장도 못 할 지경이란다.아이비영농조합법인은 2007년 양 대표 등 경기도의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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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16)] 아버지의 열정 잇는 '화성 배혜정도가' 지면기사
(주)배혜정도가의 배혜정 대표가 막걸리의 고급화를 추진한 것은 1990년대였다. 요즘에야 전통주의 고급화 또는 프리미엄 막걸리라는 것이 전혀 튀지 않지만 당시에는 '도대체 그게 뭐냐'는 반응이 보통이었다. 배 대표는 자신이 직접 막걸리 고급화를 추진한 이유를 세 가지로 손꼽았다.배 대표는 건설사 일본 지점장으로 일했던 남편과 함께 5년여 간 일본에서 산 적이 있다. 당시 한국에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흔치 않았는데 일본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것은 그녀에게 인상적이었다. 일본인들이 문화를 만들고 가꾸는 것도 눈여겨보았다. 배 대표는 "별것도 아닌 것 같은 것도 갈고 닦아서 매우 훌륭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감명 깊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전통, 문화를 귀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며 "하찮은 것도 갈고 닦으면 명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주류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사업을 시작할 마음을 먹은 것, 명품이 되는 것은 만드는 사람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에 더해 마지막 이유는 배 대표의 아버지다. 그녀는 "아버지가 간장 사업을 하셨으면 나도 간장 사업을 했을 것"이라며 "막걸리 사업을 하게 된 인연은 아버지로부터 시작됐다. 나는 아버지를 존경했고, 아버지가 사업을 하도록 이끌어 주셨고, 아버지도 막걸리의 고급화를 꿈꾸셨다"고 말했다. 국내 주류업계 첫 여성 CEO 도전故 배상면 국순당 회장 유지 이어"포기땐 가족·여자 망신이라 생각" 고급화를 추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배 대표는 "당시 고급화를 위한 인프라가 국내에 전혀 없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고 회상했다. 고급 막걸리를 일본에 수출하고자 했다. 수출을 하려면 유통기한이 길어야 한다.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편 중 하나는 페트병이 아닌 병에 막걸리를 담는 것이다. 또한 일본 사람들은 500㎖ 용량의 술을 선호했다. 당시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막걸리는 750㎖들이 페트병에 담겼다. 막걸리 생산이야 가업이니 어떻게든 해내겠는데, 포장 용기 만드는 일이 그렇게 힘들 줄은 예상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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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15)] 대중 술 지향 과천도가 '관악산 생막걸리·과천미주' 지면기사
누구나 손쉽게 접하고 유쾌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을 지향합니다과천시 남태령 옛길에 자리 잡고 있는 과천도가는 우리 쌀로 만든 대중적인 막걸리를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내는 '관악산 생막걸리'와 '과천미주'는 지난해 6월 제품을 처음으로 출시한 이후 빠르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전통주점 운영하면서 우리 술 제조까지과천도가 서형원(53) 대표는 2016년 1월 과천시 별양동에 '별주막'이라는 전통 주점을 열었다. 전국의 다양한 막걸리들을 판매하고 있는 별주막은 우리 술의 화려하고 풍요로웠던 전통을 복원하고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주점을 운영하면서 우리 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서 대표는 막걸리 학교와 가양주 연구소에서 술 빚는 방법을 배우게 됐고 또 다른 문화 사업으로 일으키기 위해 양조장을 만들어 과천도가만의 술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2020년부터 양조장 설립 준비를 시작해 지난해 6월에 첫 제품을 출시했다.전통주점 운영하며 우리 술에 관심문화사업으로 양조장 시작… 제품 출시"과학적 방법으로 술 빚기 위해 노력" 서 대표는 "우리 술은 아직 어떻게 술을 빚으면 어떤 맛이 나는지 적립된 데이터가 없어 술을 개발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며 "'손맛'을 내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 실험을 통해 맛을 측정하고 계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지금도 과학적인 방법으로 술을 빚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누구나 손쉽게 마실 수 있는 관악산 생막걸리, 과천미주과천도가는 특별한 날이 아닌, 일상 생활에서 친구들과 혹은 가족들과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을 지향한다.과천도가 술의 특징은 경기도 햅쌀을 사용하며 쌀과 발효제 이외의 감미료는 전혀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두밥이 아닌 생쌀을 활용해 술을 빚는 것도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는 관악산 생막걸리의 경우 6도, 과천미주는 9도다. 부드럽고 은근한 단맛이 나고 탄산감도 느껴지지 않는다.서 대표는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인공적인 맛이 나지 않는다"며 "평범하지만 늘 마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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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14)] 가평 특선주 와인 '재즈 아일랜드' 지면기사
"지역 농가들이 생산한 포도를 이용해 만든 와인 가평특선주 '재즈 아일랜드'는 가평군의 자랑입니다."김경철(56) 가평특선주영농조합(이하 영농조합) 대표는 "가평특선주는 가평지역 대표 농산물인 포도의 부가가치 증대 및 농가 소득향상을 위해 개발하게 됐다"며 "가평군, 영농조합, 농가 등의 협업을 통한 연구를 지속한 결과 2017년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 특선주 '탄생' 비가림 시설… 농약 닿지 않아 친환경 지자체, 2007년 4년만에 와인제품 개발 조합에 기술 이전… 100% 지역 포도로 우수특허제품·품평회 등 잇따라 수상 가평 포도는 덕시설과 비닐을 이용한 비가림 포도인 점이 특징이다.비가림 포도는 덕시설로 비를 가려주고 열매에 봉지를 씌우는 방법을 병행, 서리·열과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비 등으로 인한 병충해를 예방, 기존 10회 정도의 농약 사용을 2~3회로 줄이고 봉지를 씌우므로 적게 사용하는 농약조차 직접 포도에 닿지 않아 껍질째 먹어도 되는 친환경 포도다.가평 비가림 포도는 연평균 기온이 12℃ 정도의 서늘한 기후와 수확기 밤낮의 온도 차가 10℃ 이상 나는 자연환경에서 재배, 당도와 산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지역은 준고랭지로 주야 간 일교차가 큰 기후적 특징으로 당도 축적이 많아 고품질의 포도가 생산된다. 당도와 향이 강한 이유가 여기에서 비롯된다. 현재 가평포도는 405개 농가 300㏊에서 비가림 시설과 봉지재배 등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친환경인증을 취득한 농가가 전체의 70%에 이른다.가평특선주 탄생 가평특선주 와인은 2003년 가평군 주도로 가평군농업기술센터 특선주 연구진에 의해 개발에 들어갔다. 당시 가평 포도산업은 단일작목으로 군 농업 총생산액 500여억원 중 19%에 해당하는 95억여원을 차지하는 등 군 농업소득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시장 환경의 변화로 지역 내 포도산업 위축이 우려됐다. 이에 군은 포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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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13)] 용인 유일의 맥주양조장 '매직트리브루어리' 지면기사
용인시청 쪽에서 성산로를 따라 에버랜드 방면으로 가다 보면 역북터널을 지나 오른쪽에 자그마한 공장 모양의 회색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1층 유리창으로 보이는 건물 내부에 커다란 물탱크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이곳은 수제맥주를 직접 만드는 양조장이다.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맥주 양조장이 있지만 용인에는 이곳이 유일하다. # 병원에서 양조장으로…삶의 무대 옮긴 청년매직트리브루어리(주) 하승현(33) 대표는 본래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간호사였다. 8년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20대를 보냈다. 하지만 30대를 앞두고 인생의 전환점을 찾기로 결심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를 떠올리며 이를 구체화 시켰다. 하 대표는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고, 평소 좋아하는 맥주관련 일을 아이템으로 삼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버지께서 과거에 맥주 장비 관련 일을 하셨던 점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맥주가 좋아 직접 뛰어든 30대 하승현 대표갓 만든 제품 바로 마실수 있는 매장 문열어 결단이 서자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으나 때마침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찾아왔다. 팬데믹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며 장기화 태세에 접어들었고 창업은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꿈을 향한 청년의 열정은 식지 않았고 자신이 유년시절을 보낸 용인에 터를 잡기로 결심, 결국 2019년 법인사업자를 내며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에 돌입했다.하 대표는 단순히 술을 파는 곳을 넘어 직접 만든 양질의 맥주를 곧바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양조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각종 시설 설비에 관한 공부도 병행했다. 그는 "물론 꼭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고 양조시설도 업체에 맡기면 될 일이지만 그래도 관리자가 다 알아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양조장 시설 벤치마킹도 수차례 하면서 그렇게 1년 반 동안 준비기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무모한 도전이 아니냐는 주위의 걱정 어린 시선을 이겨내고 결국 청년사업가는 이듬해 양조장을 겸비한 수제맥주 매장을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