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6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한강 마포대교 중간지점 전망대 부근에서 투신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은 투신 직전 성 대표를 목격한 네티즌이 트위터에 올린것으로 성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다리 난간을 잡고 서있고 여러 명의 촬영자들이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19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해 30여 분간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성 대표를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트위터 캡처

KBS가 자사 취재진이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의 자살을 방조했다는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KBS측은 26일 오후 공식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취재진은 취재보다 인명구조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오후 3시 7분 경찰과 수난구조대에 1차 구조신고를 했고 성대표가 마포대교 난간에서 뛰어내린 직후 수난구조대에 2차 구조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는 남성 2명이 있었지만 투신하려는 성 대표를 제지하지 않고 있었다"며 "인터넷에 유포된 사진은 KBS 취재진이 사건현장에 막 도착했을 당시의 모습으로 정황상 구조에 나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KBS측은 "사건현장 취재도 중요하지만 먼저 인명구조도 시급하다는 인식은 KBS 취재진도 충분히 갖고 있다"며 "KBS 취재진은 불행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노력했다. 따라서 KBS 취재진에 '자살 방조' 라는 근거 없는 비난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KBS측은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성재기 대표가 무사히 구조되기를 바란다"며 공식입장을 마무리했다.

앞서 성재기 대표는 25일 남성연대 홈페이지를 통해 '성재기, 내일 한강에 투신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성재기 대표는 해당 글에서 "여성 단체들과 다르게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자발적인 회비로 운영되고 있는 남성단체의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남성연대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언급, 시민들에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1억 원을 빌려달라고 호소했고, 이를 지적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소설가 공지영 등과 설전을 벌여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성 대표는 26일 오후 3시 20분 경 한강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뒤 실종됐다. 성 대표가 투신할 당시 주변에서 그를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는 취재진의 모습이 한 네티즌에 의해 포착돼 자살 방조 논란이 일었다.

영등포소방서는 소방관 30여 명과 차량 4대 등을 현장에 출동시켜 수색에 나섰지만 성 대표를 찾지 못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오후 9시께 수색 작업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