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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일용 엄니' 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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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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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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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자살 단톡방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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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소래어시장 공짜 광어회 지면기사
소래포구종합어시장 상인들이 지난 18일부터 손님들에게 활어회 무료제공 행사를 진행 중이다. 29일까지 평일 방문 손님에게 하루 300㎏의 광어회를 인원수대로 나누어 준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양이다.한 유튜버의 고발 영상이 무료 이벤트의 동기가 됐다. 끈질긴 호객행위, 명백한 저울치기, 황당한 바가지 가격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이 퍼지면서 자정 약속이 공염불이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손님이 끊길까 걱정한 상인회가 무료 이벤트로 용서를 구하고 나선 것이다.상인회는 지난해 석고대죄 퍼포먼스를 벌였다. 시장에서 고른 멀쩡한 꽃게를 집에 가 보니 다리가 없었다는 소비자의 고발에 비난 여론이 들끓자 진짜 거적을 깔고 무릎을 꿇었다. 반성의 진정성을 보일 더 이상의 표현이 없자, 이번엔 장사 밑천을 무료로 제공하고 나섰다.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 시장의 흥정은 신뢰를 바탕으로 인지상정을 따른다. 상인과 손님의 이익이 서로 양해할 만한 수준일 때, 손님은 밑지고 판다는 상인의 하얀 거짓말에 짐짓 속아주고, 흥정은 인정으로 이어진다. 인간적 소통과 감수성이야말로 재래시장과 전통시장의 매력이다. 이 매력에 빠져 MZ세대들은 시장을 순례한다.관광시장 바가지 횡포는 소래포구만의 현상이 아니다. 해마다 휴가철이면 전국 관광지 상권들이 일제히 자정결의로 바가지 근절을 약속하는 일이 연례행사가 됐다. 대포항 등 전국 어시장에 '양심저울'이 빠짐없이 설치된 지도 오래됐다. 유독 소래포구어시장이 불신의 척도가 된 건 기억과 현실의 괴리 때문이다 싶다.70년대 소래포구를 후각과 청각으로 기억한다. 곰삭은 젓갈은 내음만으로도 짰지만 흥정 붙은 상인과 손님들이 빚어내는 소란엔 인정이 가득했다. 바람이 서늘해지면 김장용 젓갈을 구하러 온 인파들이 소래를 가득 메웠다. 소래포구는 수도권 서민들의 부엌이었다. 수도권 시민에게 동해안 포구가 바가지를 감수할 관광지라면, 소래포구는 심리적으로 동네 재래시장에 가까운 공간이다.주말에 매출을 올려야 하는 관광시장이니 노량진과 가락동 도매시장 같은 가격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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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길에서 주운 금배지 지면기사
"집집마다 방문하는 동안 어떤 집은 사람이 없었고, 어떤 집은 머리에 컬을 만 여자들과 뛰어다니는 아이들, 정원에서 일하는 남자들이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회고록 '약속의 땅'의 한 대목이다. 1995년 34세 오바마에게 정계의 문이 열렸다. 일리노이 출신 연방 하원의원이 성범죄로 기소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에 앨리스 파머 주 상원의원이 출마하자, 오바마에게 주 상원의원 출마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일리노이주에선 선거구 유권자 700명 이상의 추천 서명을 받아야 후보자 명부에 오를 수 있다. 오바마 부부와 지지자들은 7개월 동안 유권자를 직접 찾아가 기준 인원의 네 배에 달하는 추천서를 모았지만 뒤통수를 맞았다. 보선에서 떨어진 앨리스가 제 자리를 찾겠다며 버락의 출마를 막아선 것이다. 하지만 추천서가 운명을 갈랐다. 오바마가 두 발로 얻어낸 추천서와 달리 앨리스의 추천서는 조작된 불법 추천서였다. 오바마는 시카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고 앨리스는 사퇴했다.오바마는 일리노이주 3선 상원의원을 지낸 뒤 2004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그해 민주당 대선 전당대회 명연설로 스타덤에 오르더니,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해 44대 대통령이 됐다. 행운도 있었지만 두 발로 유권자와 교감한 현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테다. 흑인 청년 정치인이 두 발로 모은 추천서를 지켜준 공정한 제도는 오바마 기적의 모태였다. 정치의 요체는 사람과 제도다.더불어민주당의 서울강북을 조수진 후보자가 20일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가 조변(조 변호사)은 길에서 배지 줍는다고 반농(반농담)했다"고 밝혔다. 한 유튜버도 지난 18일 "조수진 변호사는 배지를 그냥 주웠다"고 전하며 크게 웃었다. '목발 정봉주'로 실패한 '박용진 불가' 원칙을 조수진으로 관철한 상황이 '길에서 주운 금배지'다. 여야 공천을 일별하면 조수진 말고도 길에서 금배지 주운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중앙당 지도부가 공천권을 전횡하는 한국정치 제도 탓이다.제도와 법상 금배지 주인은 유권자, 국민이다. 예전에는 선거 때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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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이영미술관 김이환 관장 지면기사
"다시 가라하면 못가네. 수유리 찾아갔던 그날로부터 30여년이야…." 2008년 5월 31일자 경인일보 주말신문 경인플러스에 게재된 신축 이영미술관 탐방기사 첫 문장이다. 미술관 뒷동산에 올라 전경을 바라보던 김이환 관장이 말했다. "윤 부장. 우리 미술관이 리움 다음으로 최고다."2001년 6월 11일 용인시 기흥읍 영덕리 221번지에 개관한 이영미술관은 미술계의 사건이자 화제의 중심이었다. 내고 박생광의 미술관을 꿈꾸던 관장 김이환은 3천마리 돼지를 키웠던 자신의 돈사를 미술관으로 개조했다. 미술관 자체가 화제였다면 그해 11월 7일 개관 기념전은 경악이었다. '명성황후'를 비롯한 박생광의 오방색 걸작들이 평론가와 관람객들을 압도했다.김이환이 부인 신영숙과 1977년 6월 흑모란 한 점 얻으려 박생광과 맺은 인연으로 잉태된 이영미술관으로 인해 수원, 용인 문화계가 풍요해졌다. 박생광의 '무녀도' 시리즈의 주인공 큰 무당 김금화가 미술관에서 굿판을 벌였다. 부부가 박생광만큼이나 살뜰하게 모셨던 전혁림이 이영미술관에 상주하며 만개했다. 한용진은 미술관 앞마당에서 거석을 깎고 쪼고 쌓아 작품으로 빚었다.돈사 미술관이 택지개발로 사라지자 대토 받은 땅에 새로 지어 신축했다. 그 때 그 자리에서 기자에게 김이환은 "리움 다음으로 최고"라 한 것이다. 박생광과 전혁림만으로는 세계 최고라는 자부로 해석했다. 이영미술관을 두 대가의 영원한 안식처로 만들겠다는 다짐이라 생각했다. 일체의 장식을 배제한 철근 콘크리트 이영미술관. 다시 30년을 반복해도 이 이상은 어렵다는 김이환 인생의 결정체였다.현실은 가혹했던 모양이다. 사립미술관의 적자는 숙명이었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쥐꼬리만한데 생색은 한보따리였다. 2020년 용인시에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은 매각했고, 지금은 아파트 건립을 두고 찬반 분쟁의 땅이 됐다.지난 12일 김이환 관장이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박생광·전혁림의 패트론이자 컬렉터이며, 가장 완벽한 도슨트로서 한국 미술사에 오래도록 회자될 서사를 남겼다. 이영미술관이 남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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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이강인 대표팀 발탁 논란 지면기사
이강인의 축구 국가대표팀 복귀를 두고 온라인이 찬반 논란으로 뜨겁다. 찬성측 주장의 근거는 '손흥민의 용서'다. 당사자 사이에 화해하고 끝낸 일에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의 막말엔 날이 바짝 서있다. "이강인은 국대가 아니라 깡패"라 하고 "대한민국은 죄를 저질러도 실력만 있으면 되는 거냐"고 분통을 터트린다. 국가대표팀 경기 관람·시청 거부 주장도 올라왔다.공론장이 이렇게 무섭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지난달 21일 함께 미소지으며 찍은 사진으로 화해를 인증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적 화해로 진정되기엔 공론장의 주제가 너무 거창했다. 64년 만에 찾아온 아시안컵을 날려버린 카타르 참사의 원인이다. 처음엔 도마 위의 생선이 엉터리 감독 클린스만과 그를 뽑은 대한축구협회였다. 외신이 탁구게이트로 도마 위의 생선을 이강인으로 바꾸었다.이강인의 결정적 실수는 도덕과 규범의 선을 넘은 점이다. 우리 사회의 공론장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다.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대중적 인물들이 도덕과 규범의 잣대를 건드리는 바람에 공론장에 올라 퇴출됐다. 손흥민은 동시대 한국인이 인정한 국가대표의 규범이다.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대든 것은 공적 규범에 대한 도전이었다. 선을 넘은 것이다. 스물세살 이강인이 깨닫기엔 너무 심오한 공론장의 작동 방식이다. 이번에 크게 깨달았으리라 믿는다.이제 이강인을 향한 비난을 거둘 때도 됐다. 약이 과하면 독이 되고, 훈육이 지나치면 폭력이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이강인을 향해 마음껏 돌팔매를 날릴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는 공수처가 수사중인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을 호주대사로 부임시켰다. 2년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창당한 정당이 기세등등하다. 의사들은 환자 곁을 떠나 대정부 투쟁을 벌인다. 공론장의 금과옥조였던 도덕적 규범이 흔들리면서 정의와 불의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옳고 그름이 뒤섞여 사회 전체가 자가당착으로 오염됐다. 표적을 찾아 헤매는 평범한 악당들이 활개친다. 이강인이 제대로 물렸다.스포츠 선수는 명료한 규칙에 따라 투명하게 실력을 겨루고 결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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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선거판 지면기사
野 공천갈등 노골적, 與 인재영입 실패 등정치 아닌 싸우자는 총선, 상식·이성 상실그래도 당당한 정당에 부끄러움은 국민몫20% 육박 중도층이 정치 개혁 '최종 병기'4·10 국회의원 선거가 목전이다. 여야의 지역구 대진표가 거의 확정됐다. 준연동형 선거제에 기대 난립한 위성정당과 군소정당들의 비례대표 공천만 남았다. 윤곽이 드러난 선거판은 낯설고 기이하다. 단언컨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선거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준연동제를 선택할 때 '이상한 나라의 선거'는 조짐을 보였다. 한 국가의 선거제도가 제1당 대표의 고뇌에 찬 결단으로 결정됐다. 이 대표는 국민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의 룰은 한 개인이 사과로 양해받아 결정할 일이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불가능해야 맞다.합법적인 위성정당 창당이 가능한 위선적인 선거제도의 최대 수혜자가 조국혁신당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는 초현실적이다. 전적으로 조국 전 장관의 팬덤에 기대 창당한 정당이다. 항소심 재판부가 조국에게 자녀 입시부정과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에 징역 2년을 선고한 지 한 달 조금 넘었다. 예전의 상식이라면 공공영역에서 물러나 근신해야 할 사람이 법정구속을 면하자마자 총선판에 뛰어들어 당당하게 지지를 요청한다. 엽기적인 상황인데, 지지하는 여론이 작지 않으니 당황스럽다.전통에 빛나는 여야 정당이 자초한 위화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갈등은 지나치게 노골적이었다. 비명계 의원들은 컷오프되고, 하위평가자로 낙인찍혀 경선에서 줄줄이 날아갔다. 그 자리에 친명 인사들이 착륙했다. 이 대표가 약속한대로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 이 대표가 아무리 공천혁명이라 항변해도, 여론은 눈대중만으로도 불공정을 직감했다. 공천 갈등 국면에서 무너진 민주당 지지율이 증거다.여당이 이번처럼 인재영입에 실패한 적이 없다. 집권 2년도 정권의 정당이다. 정권과 여당의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인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야 정상이다. 쇄신의 호기다. 결과는 무감동이다. 현역들이 대부분 공천받았다. 야당을 탈당한 인사들로 열세지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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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포트홀 공화국 지면기사
지난 8일 김포시청에서 가족과 동료들의 비탄 속에 한 공무원의 발인식이 있었다. 김포한강로 포트홀 보수공사를 담당했다가, 차량정체 민원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그 공무원이다. 민원인들은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좌표를 찍었다.포트홀은 주행 중인 차량에 치명적이다. 방치하면 안된다. 고인은 자신의 의무인 공무를 수행했다. 민원인들은 야간 보수공사로 발생한 교통정체에 걸린 짜증을 고인에게 배설했다. 포트홀 보수를 며칠 미뤘다면, 늑장 보수라며 실명을 공개했을 사람들이다. 익명에 숨어 공무원을 포트홀에 가둔 채 마녀사냥을 했다. 잠시의 불편 때문이다. 악질적인 이기심이다. 다음날 태연하게 깨끗이 보수된 도로를 안전하게 이용했을 것이다.도로 포트홀만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이기심, 욕망, 위선이 파놓은 심리적 포트홀이 널려있다. 국제적인 코인 사기 혐의자 권도형은 몬테네그로 법원에 기를 쓰고 한국 송환을 떼썼다. 미국에선 100년 받을 형을 한국에선 절반도 안받을 것이란 신뢰(?) 때문이다. 한국의 범죄 피해자들은 가해자에게 관용을 남발하는 한국 사법의 위선에 절망한다. 김포시는 악질 민원인을 특정해 법의 심판대에 올린다지만, 공무원의 생명에 상응하는 응보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대한민국 정의의 도로엔 사법 포트홀이 지천이다. 정의가 지체되고 탈선한다.국민이 지지하는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환자를 팽개친 전공의 집단 대신 환자를 지키는 소수의 전공의들이 실명으로 배신자 포트홀에 갇혔다. 환자를 배신한 당사자는 누구인가. 같은 노동력을 제공하지만 비정규직은 임금 포트홀에 빠졌다. 자영업자, 소비자, 배달노동자들이 독점 플랫폼이 파놓은 포트홀 생태계에서 제 살을 깎아 바친다. 계층, 세대, 지역의 이기와 욕망이 SNS를 타고 스며들어 파놓은 수많은 포트홀 탓에 대한민국 사회는 정주행을 멈추고 저출산 포트홀에 고였다.정치는 사회적, 문화적 포트홀을 보수할 유일한 분야다. 민생 현장에서 충돌하는 욕망을 중재하고 조화시켜 나라와 국민의 정주행을 책임져야 한다. 어제도 오늘도 현실은 절망적이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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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수원 '영통하우스토리' 지면기사
지난 1월12일자 참성단 제목이 '인천 하나3차 아파트'였다. 아파트 경비원을 향한 반인륜적 입주민 갑질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비원 5명의 휴게실을 쾌적하게 리모델링해준 하나3차 아파트 주민들의 인간애는 갑질 병리현상에 찌든 우리 사회에 단비 같은 뉴스였다. "갑질의 악행이 워낙 도드라져서 그렇지, 전국 아파트 입주민 대다수가 하나3차 아파트 주민들과 다르지 않을 테다"라 했다.막연한 희망과 믿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번엔 수원 '영통하우스토리'이다. 98세대가 살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다. 8년간 입주민들의 손발이 되어준 경비원이 혈액암을 진단받자 아파트 운영위원회가 모금 안내문을 게시했다. 1주일 만에 1천만원의 성금을 모아 퇴직하는 경비원에게 전달했다. 진심어린 자필 답장이 게시됐다. "많은 분들이 격려와 성원을 해주신 것처럼 치료 잘 받고 완쾌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안부인사를 드릴 것입니다."모두 2월에 시작되고 끝난 이야기다. 한 배달 라이더가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언론들이 5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아파트를 출입하는 배달 라이더가 한 두명이 아닐 테다. 1주일 시차를 두고 게시된 모금 안내문과 감사의 답장에 담긴 감동을 포착한 배달원의 눈썰미가 대단하다. '배달하다가 본 수원의 명품 아파트', 제목도 탁월하다. 기자 뺨칠 정도다.사연이 알려지자 입주민들은 한사코 아파트 이름이 알려지는 걸 꺼렸다지만, 악행도 선행도 감추기 힘든 초연결 세상이다. 영통하우스토리는 순식간에 검색창에 떴다. 맹자는 "사람은 모두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不忍之心)이 있다"고 성선설을 밝혔다. 사람이면 차마 남을 해할 마음을 먹을 수 없으니, 선행은 인간의 본성으로 자랑할 일이 못된다는 것이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 말씀과 상통한다. 선행은 겸양을 겸비할 때 진정성을 갖는다는 얘기다.하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행하는 악행들로 공동체에 향한 불신은 넓고 절망은 깊은 시대다. 한줄기 따스한 봄바람으로 겨울이 끝났음을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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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밥 보다 고기 먹는 한국인 지면기사
한국인이 쌀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는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 지난해 국민 1인당 3대 육류 소비량 추정치가 60.6㎏이다. 돼지고기 30.1㎏, 닭고기 15.7㎏, 소고기 14.8㎏ 순이다. 쌀 소비량은 56.4㎏에 그쳤다. 2022년부터 발생한 현상인데 앞으로도 육류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늘 것이란다. 평소 식탁을 떠올려보니 맞다 싶어 고개를 끄덕인다.아재의 꼰대력을 발휘하자면, 한국인은 쌀 뒤주부터 채워야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민족이었다. 강화도 시인 함민복은 시 '긍정적인 밥'에서 "시 한 편에 삼만원"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했다. 시를 발표했던 때가 1996년, 불과 30년 안쪽이다. 육고기는 반만년 이상 계급과 계층을 나누는 칸막이였다. 소나 돼지를 잡으면 머리, 꼬리, 내장은 물론 뼈까지 알뜰하게 고아 먹었던 것도 그만큼 귀했고 그래서 갈망했던 육향 탓이었다. 덕분에 잡은 소를 120 부위 이상으로 나누는 세계 최고의 해체 신공을 보유한 민족이 됐다.밥심으로 산다는 한국인의 주식(主食)이 고기라니, 식탁 혁명으로 명명해도 과하지 않다. 산업화 시대 도시 노동자들의 보약이었던 삼겹살이 주도한 혁명이다. 세계 최고 최대의 치킨 프랜차이즈가 뒤를 받쳤다. 소고기는 광우병 내란을 극복한 수입산으로 대중화됐다. 김일성의 국정 목표였던 '이밥에 고깃국'은 손자인 김정은 시대에도 신기루에 불과하다. 한민족은 고기 먹는 대한민국 국민과, 고기 먹는 꿈을 꾸는 북한 동포로 분단됐다. 육류 소비량은 체제 승리의 완벽한 증거다.국민의 주식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가격이 폭등하면 나라가 흔들린다. 바게트와 파스타 물가 관리에 실패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권은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반만년 왕조와 70여년 대한민국 정권들이 쌀 공급과 가격 안정에 목매 온 이유다. 이제 양곡관리만큼이나 축산물관리가 민생의 척도가 됐다. 민심은 치솟는 육류 가격에 흔들리고, 비계삼겹살에 분노한다.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에 빈대가 안 남는다고 했다. 육류에 길들여진 한국인이 꼭 그 모양이 됐다. 쌀이 없어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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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나훈아의 은퇴 지면기사
가수 나훈아가 27일 은퇴 의사를 담은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일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따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4월에 시작하는 마지막 공연 타이틀도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라니 진심인 듯싶다. 팬들은 충격에 빠졌고 언론은 진의 파악에 분주하다.나훈아는 수식어가 거추장스러운 전설이다. 1966년 데뷔한 이후 그의 말대로 "한발 또 한발 걸어온 길이 반백년을 훌쩍 넘어 오늘"에 이르렀다. 발표한 앨범이 200장이 넘고, 800곡 이상의 자작곡을 포함해 취입곡이 2천600곡에 달한다. 전쟁세대의 부모와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아들딸이 대를 이어 그의 명곡들을 애창하고, MZ세대들은 '테스형'에 열광했다.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대중성은 압도적이고 예술적 카리스마는 독보적이다.현악기의 음이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듯, 가수의 노래도 세월이 쌓일수록 깊어진다. 국보급 가수들이 공백기는 있을지언정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하는 이유다. 폴 매카트니는 팔순이 넘은 고령에도 해외 공연을 쉬지 않는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78세에 대박 앨범 'Duet'을 발매했다. 82세로 그가 숨지자 클린턴 대통령, 레이건 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못지 않을 대한민국 국보급 스타로 손색없는 나훈아다.나훈아와 동년배인 송창식은 최근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해 "노래를 부를 때 한 번도 똑같이 부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듣는 귀도 마찬가지다. 세월에 따라 같은 노래가 달리 들린다. 청년 송창식의 호흡 짱짱한 '고래사냥'에 피가 끓었다면, 나이 든 송창식이 읊조리는 '사랑이야'에선 위로를 받는다.나훈아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노래하려 훈장까지 거부한 사람이다. 노래에 진심이고 완벽한 무대를 추구한다. 2020년 코로나로 격리된 국민들을 위해 출연한 KBS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대표적이다. 완벽한 가창과 무대, 명품 신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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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식당 사장님들의 눈물 지면기사
먹방(Mukbang)의 원조국답게 공민영 방송 채널을 돌릴 때마다 십중팔구 음식 예능프로그램을 만난다. 그 중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폐업 직전의 음식점을 전문적인 조언으로 소생시켜주는 방식으로 장안의 화제가 됐다. 최근엔 한 종편채널에서 '장사의 신'이 '폐업탈출 대작전'을 지휘한다.'장사천재'와 '장사의 신'의 노하우를 받으려면 식당 주인은 자신의 민낯을 그대로 대중에게 노출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서사가 맛, 청결, 장사태도가 전부 엉망인 주인 개조 프로젝트라서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은 출연자들이 적지 않았다. 지금도 장사고수들의 설루션으로 다시 일어설 수만 있다면 인민재판이라도 마다 않을 식당 주인들이 줄을 설 것이다. 대다수 식당 사장님들은 절박하다.식당 자영업자들이 사면초가다. 겨우 밥벌이를 할 정도의 손바닥만한 식당에도 거미줄 같은 이익 착취 구조가 작동한다. 음식점은 서민 밥벌이의 최종 수단이다. 대출로 시작한다. 은행은 정부 눈치 보며 이자 일부를 돌려줄지언정 금리 인하에 인색하다. 배달플랫폼은 최악이다. 식당들이 배달망에 갇히자 본색을 드러낸다. 배달 플랫폼에서 1만원 짜리 음식 주문을 받으면 주인 몫이 5천300원뿐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음식점 노출을 무기로 고액 수수료 서비스를 강제하는 식이다.정부는 정책과 규제로 식당 사장들을 골탕먹인다.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서 상당수 식당 주인들이 나홀로 노동 지옥에 처박혔다. 촉법소년을 벼슬로 아는 악동들은 술 팔았다며 식당 주인에게 금품을 갈취하거나 영업정지를 먹인다. 식당 사장님들은 장사고수보다 정부의 설루션을 학수고대한다. 경기회복과 금리인하, 배달업체의 독과점 횡포 규제, 물가관리, 영업정지 제도 개선 등 자영업자 숨통을 열어 줄 설루션이 널렸다.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위조신분증을 제시한 청소년에게 술을 팔았다가 영업정지 당한 치킨집 사장님의 현장 민원을 듣고,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식약처가 기계적인 법집행 자제를 당부하는 공문을 하달하는 소동을 벌였다. 하지만 성실한 신분증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