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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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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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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자살 단톡방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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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미 정상회담과 민주당 지면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 미국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어제 귀국했다. 유쾌한 에피소드가 만발했던 정상외교였다. 미국 국민가수 돈 매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국빈 만찬장을 뒤집어놨다. 유려한 영어 연설에 미 상하원 의원들의 기립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정상외교에서 노래한 정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미 의회 연설을 위해 10번 이상 연설문을 수정하고 악센트와 발음 연습에 집중했단다. 미국을 감동시킬 작정을 했나 싶다. 목적이 있었다. 워싱턴 선언이다. 북한 핵을 미국 핵으로 응징한다는 최초의 확장억제 합의 문서다. 바이든은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21세기 들어 미국의 국제사회 리더십이 쇠퇴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반발하면서 신냉전 시대가 고착되는 형세다. 미국과 소련 중심의 서방, 반서방 동맹이 대립했던 구냉전 시대의 이념 대립 구조와 양상이 다르다. 소련 붕괴 이후 세계는 경제 혈관으로 한 몸이 됐다. 신냉전 시대의 약소국들은 안보와 경제 중 우선순위를 가려야 할 국제질서에 갇혔다.투키디데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기록한 '멜로스의 대화'는 냉전의 틈에서 약소국의 중립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준다. 델로스 동맹의 맹주 아테네의 항복 요구에 약소 중립국 멜로스는 외교적 수사로 대응하지만, 외교는 무력(武力) 앞에서 무력(無力)하다. 멜로스는 항복을 거부해 아테네에 도륙당했고, 믿었던 스파르타는 외면했다.핵보유국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동맹의 한 축이다. 역대 정권이 멜로스식 언변으로 달래고 어르는 사이 핵무장국이 됐다. 전략핵으로 미국을, 전술핵으로 대한민국을 겁박한다. 북한의 핵 미사일 한 발은, 대한민국 국력 전부를 능가한다. 윤 대통령이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의 한미 핵 공유로 강조하는 배경이다.윤 대통령 귀국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의 성명이 거칠다. "독자 핵개발이나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가 불발된 워싱턴 선언"이라며 "대국민 사기 외교"란다. 워싱턴 선언에 대한민국 핵무장 방안이 포함됐어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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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돈 봉투'와 '말 폭탄' 지면기사
200년 전만 해도 영국 선거판에선 온갖 형태의 부정선거가 자행됐다. 압권은 표 매매다. 유권자들이 '미스터 모스트(Mr. Most)', 즉 값을 최고로 쳐주는 출마자에게 표를 통째로 넘겼다고 한다. 부패 선거로 악명이 높았던 선거구의 목사가 "표를 파는 사람은 지옥에 떨어진다"고 경고했단다. 설교 직후 푯값이 급등했다. 푯값에 지옥수당이 붙은 것이다.영국 의회 'Parliament'의 어원은 '연설과 교섭'의 의미가 담겨있다. 하지만 초창기 영국 의회는 살벌했다. 칼을 차고 출석한 의원들 사이에서 정쟁이 격해지면 칼을 뽑아들었다. 유혈 사태를 방지하려 본회의장 바닥에 칼이 맞닿지 않는 간격으로 두 줄을 그어 놓았다. 의사당 폭력 금지를 상징하는 '소드 라인(Sword Lines)'의 유래다. 영국 의회 발전사는 돈과 폭력을 금하고 말을 푸는 과정이었다.해방과 함께 이식된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도 압축적일 뿐 과정은 영국 의회와 다르지 않다. 정부 수립 이후 선거는 온갖 형태의 부정선거가 난무했다. 이승만은 3·15 부정선거로 평생 이룬 업적을 반납했다. 60~70년대 고무신과 막걸리 선거판, 70~ 80년대 체육관 선거, 80년대 대규모 장외집회 선거의 동력은 돈이었다. 2002년 대선 때 발생한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과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자금 10분의 1 발언'을 계기로 2004년 '오세훈 법'이 통과되면서 한국 선거판은 금권과 작별할 수 있었다.돈은 묶고 말을 푼 지 20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터졌다. 선거 흑역사의 원점으로 회귀한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재명 대표가 사과하고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다. 당 간판을 내릴 수도 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성화에 송영길 전 대표가 서둘러 귀국했다.갑자기 기류가 변했다. 송 전 대표를 엄호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더니, 김의겸 의원이 언론 대응을 전담한다고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물러섰다. 이 대표는 "박순자 의원은요?"라며 물을 탄다. 급기야 '넷플릭스에 투자한다(양이원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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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맥아더 동상 부조(浮彫) 논란 지면기사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이 또 한 번 주목의 대상이 됐다. 동상은 국무회의의 의결과 국민 성금으로 1957년 건립됐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이 동상 건립에 마음을 모을 정도로, 당시의 맥아더는 대한민국에 각별한 존재였다.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으로 대한민국의 국체를 지켜 준 영웅을, 무속인들은 신당에 모셨다.무탈했던 맥아더 동상이 2000년 대 주사파 운동권의 표적이 됐다. 2002년 양주에서 발생한 미군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반미투쟁 전선을 형성한 통일, 노동, 대학 운동권은 상징적 이벤트로 맥아더 동상 철거를 시도했다. 2005년엔 반미 운동권과 보수단체가 자유공원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결국 맥아더는 제 자리를 지켰지만, 반미단체의 뒤끝은 2018년 두 차례 방화로 이어졌다.최근 논란은 결이 다르다. 동상 하단부를 장식한 인천상륙작전 부조(浮彫) 작품의 역사적 사실 논란이다. 작품은 맥아더 장군이 장병들과 해안의 파도를 가르며 뭍으로 상륙하는 장면을 새겼다. 그런데 이 장면이 1944년 태평양 전쟁 당시 필리핀 레이테섬 상륙장면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지난해 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교체를 주장하면서 일이 커졌다.인천시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작품 존치, 교체, 제3의 방안 등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인천상륙작전을 필리핀 레이테 상륙작전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주장도, 70년 가까운 작품의 역사성을 폐기할 수 없다는 반론도 일리가 있다. 인천상륙작전 실사 부조를 제작해 현 작품과 함께 전시하되 사유를 명기하는 방안이 어떨까 싶다.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수출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쟁지역에 살인을 수출하는 국가가 무슨 염치로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를 요청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대한민국을 구하려 6·25 전쟁에 참전한 UN16국도 살인 수출국이었단 말인가.맥아더 동상 부조 논란은 불과 7년 전 전쟁 고증마저 엉터리였던 당대 역사의식의 후유증이다. 피아가 확실한 전사(戰史)마저 논쟁거리로 만든 역사 인식이 반세기 지나 동상 철거 시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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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수도권 제3정당 지면기사
한국 정치가 최악의 위기다. 4·19혁명 이후 대한민국 정치판을 견인했던 전통 진보 정당과 대표 보수 정당이 국민의 멸시 속에 자멸적 행보를 걷고 있다.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선대의 정치적 유산을 탕진한 채 취객처럼 비틀대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얘기다.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민주화의 주역이자 주체였던 민주당의 타락은 눈 뜨고 마주하기 힘들다. 민주화 족보가 불투명한 이재명이 개딸들의 호위 속에 당을 장악한 채 법정으로 출근한다. 민주화 운동의 성골인 송영길은 더러운 녹취록의 주인공이 됐고, 민주당은 '비리의 전당(錢黨)'으로 전락 중이다. 목숨 걸고 민주화를 이룩한 김대중의 업적, 전두환에게 명패를 집어던진 노무현의 정의는 이슬처럼 흩어졌다. "5년간 이룬 성취 순식간에 무너져 허망하다"는 문재인의 영화 대사처럼, 민주당엔 맹목적인 자기애만 남았다.이단을 의심받는 목사 한 사람에 휘둘리는 국민의힘은 오래 전에 무뇌(無腦)집단으로 추락해 자생력을 잃었다. 후보조차 못내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생해 집권했으면 정신 차릴 만도 하건만, 기생의 주도권 경쟁을 벌이다, 이젠 숙주까지 말아먹을 작정이다. 산업화 세력의 후신을 자처하기엔 능력도, 결기도 없고 자유와 시장의 가치도 상실했다.보수, 진보의 두 수레바퀴를 굴렸던 시대의 큰 별들이 사라진 자리에, 586 정상배들이 적대적 공생을 획책하는 정치적 퇴행이 막장으로 치닫는다. 사방의 적에 둘러싸인 대한민국이 두 쪽 났다. 전선은 이념과 지역에서 세대로, 남녀로, 계층으로 확대일로다. 정상배들의 정치가 대한민국을 거덜 내고 있다.절체절명의 위기는 혁명을 잉태한다. 대중은 정치교체를 열망하고 최초의 총성을 고대한다.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정당 창당 의지를 밝혔다. 수도권 30석을 가진 정당이 출현하면 한국 정치를 근본부터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국민이 각성하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며 조력할 의지를 보탰다. 민주당 중진 이상민 의원도 "정당, 정치세력의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연대를 밝혔다.정상배들이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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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세월호 참사 9주기 지면기사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절대 운항해선 안될 고철덩어리 선박을 무책임한 선원들이 몰았다. 304명의 희생자 중 250명이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었다. 전대미문의 대참사.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슬픔에 눈이 멀고 분노에 질식했다.나는 그해 5월 22일자 데스크칼럼 '세월호, 우리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의 서두를 "하늘은 어린 생명을 빌려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열었다. 감당할 수 없는 희생에 담긴 유훈이 제대로 새겨 볼 새도 없이 세월호가 정치권의 지방선거 쟁점으로 격하된 실정을 타박했다. 우리 시대의 부조리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대한민국의 변화를 집대성한 '세월호 백서' 작성을 위해 정파를 초월한 국민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시대의 전환을 위한 각고면려를 회피하면 국민적 공분과 우리의 죄책감은 위선"이라고 맺었다.정치권으로 떨어진 세월호는 유족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염되고 훼손됐다. 보수진영의 한 정치인은 참사 5주기 전날 단원고 유족들에게 '자식의 죽음을 발라먹는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진보진영의 유명 방송인은 세월호 고의침몰설을 줄기차게 전파했다. 막말 정치인은 정계에서 사라졌고,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최종 보고서에서 세월호 외력충돌설을 부인했다.어제가 세월호 참사 9주기였다. 오전엔 인천가족공원에서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추모식을 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오후에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거행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엔 여야 지도부가 대거 출동했다. 한 배에 탔던 희생자들이 일반인과 단원고 희생자들로 흩어졌다. 단원고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집중된 관심으로 제사상이 갈라졌다. 안산에선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이 시민단체들의 찬반 논란으로 지연되고 있다. 논란은 4·16 즈음에 더욱 격해진다.정치는 역사적, 사회적 죽음의 유훈마저 오염시킨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김재원은 4·3의 격을 따지고, 대통령 문재인은 천안함 유족의 "(천안함이) 누구 소행이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지난 9년 세월, 세월호가 정치 수로에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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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조국 부녀의 강철 멘털 지면기사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딸 조민씨와 함께 한 달 가까이 전국 순회 북콘서트를 열고 있다. 저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의 홍보를 위한 독자와의 대화인데, 한때 나라를 들었다 놓은 조국 일가의 명성 때문인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부녀의 발언이 주목받는다.지난달 서울 북콘서트에서 딸은 아버지가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라고 했다. 11일 부산 북콘서트에서 아버지가 화답했다. "지난 10년간 의사 자격시험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고 딸의 의사면허가 노력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지금은 무료봉사를 하고 맛집을 돌아다니며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딸의 당당한 일상을 지지했다. 고난(?) 속에서도 서로 지지하고 의지하는 부녀의 모습에 팬들은 환호했다.조국 일가의 법난(法難)은 가혹하지만 자초한 결과다. 부인 정경심은 입시부정 혐의 전부와 사모펀드 비리 일부 유죄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조국도 자녀 입시부정 공모 혐의로 1심 재판에서 2년 징역형을 받았고, 부인은 이 재판에서 징역 1년이 추가됐다. 조민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2019년 대한민국 법조1번지 서초동을 뜨겁게 달군 조국 수호 열기를 생각하면 허무한 결과다. 재판이 시작되면서 진정된 열기는 판결이 이어지며 차갑게 식었다. 서초동에서 조국 사수를 목청 놓아 외치던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제일 먼저 흩어졌다. '조국'에 침묵한다. 김남국 의원 침대 머리맡에 아직도 조국 사진이 놓여있는지 궁금하다.박성제 MBC 사장이 보도국장 시절 김어준 방송에서 "딱 봐도 100만"이라던 촛불 군중도 사라졌다. 최근 정경심씨의 구치소 영치금 2억4천만원이 화제가 됐다.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금액으로, 조국 팬들이 입금해 준 돈이다. 그래봐야 수천 명의 십시일반일 테다. 민주당 의원들과 100만 군중은 사라졌고, 남은 건 딱 2억4천만원 어치의 팬덤 뿐이다.조국 가족이 진심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을 회복하려면 대중의 용서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지자를 찾아 북콘서트를 열고, SNS 맛집 순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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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윤석열 대통령과 중부권 대망론 지면기사
찰나 같은 순간이었지만 '경기·인천'이 지역분할 정치구도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때가 있었다. '중부권 대망론'. 이한동이 1997년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며 전면에 내세운 정치 슬로건이다. 합리적인 중도 민심지대인 수도권과 충청권이 정치의 주역으로 등장하자는 선언을, 언론은 정권 쟁탈전을 초월한 정치 교체론으로 해석했다.87체제 이후의 정치 지형은 지역패권들의 충돌로 얼룩졌다. 보수와 진보가 영남과 호남을,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부산·경남과 광주·전남과 대전·충청을 분할지배하는 지역패권은 철옹성에 버금갔다. 선거 공식은 간단했다. 지역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임자 없는 경기·인천에서 땅따먹기로 승부를 봤다. 13대 때부터 개방적인 수도권에 타향받이 정치신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3김의 공천은 그만큼 힘이 셌다.중부권 대망론은 이런 정치판을 뒤엎자는 도발이었다. 해공 신익희 이후 모처럼 등장한 경기도 출신 전국구 정치거물 이한동의 주장이라 무게가 실렸다. 3김의 추천으로 시나브로 경기·인천에 스며든 타향받이들에 위협받던 토박이 경·인지역 국회의원 상당수가 뒤를 받쳤다.결과적으로 이한동의 중부권 대망론은 도전으로 승화되지 못한 채 도발로 끝났다.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회창이 승리했다. 이한동은 논산 출신 경기도지사 이인제에게도 뒤져 3위에 그쳤다. 3김의 지역패권은 강력했고, 이한동과 경·인 정치권의 정치력과 대중성은 판을 잠시 흔들 정도였지, 뒤엎기엔 역부족이었다. 국힘 '내부혁신 포기' 고립 상쇄 기회 날려민주도 비정상적인 이재명 지배 체제 강화 중부권 대망론이 지역패권 정치의 장막 속으로 사라진지 26년이 지났다. 중부권 대망론을 압도할 정치 교체의 기회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다. 서울내기 윤석열은 통상적인 정치적 성장 과정을 생략한 채 대통령이 됐다. 보수의 박근혜에 대들고 진보의 문재인을 거부한 검사 경력이 정치 자본의 전부였다. 대중은 그 소박한 자본에서 기성정치를 해체할 희망을 봤고, 때마침 보수 야당의 대선후보 씨가 말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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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손흥민의 EPL 100골 지면기사
어김없이 '손흥민 존'이었다. 발끝을 떠난 공의 궤적은 아름다웠다. 골키퍼는 다 보고서도 막을 수 없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또 한번 역사를 썼다. 8일(현지시간) 홈 경기에서 브라이턴을 상대로 넣은 선제골로 프리미어리그(EPL) 100번째 골을 기록했다. 세계 최강 프로축구판인 EPL 역사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 기록이다.손흥민의 축구 역사 갱신 여정은 경이롭다. 2019년 11월 7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유럽 리그 통산 122, 123호 골을 넣었다. 한국 축구의 전설이자 분데스리가의 영웅 차범근이 세운 통산 121골 기록을 넘어섰다. 아시아 선수의 유럽 단일 리그 득점 기록이었던 차범근의 분데스리가 98골 기록도 EPL 100호 골로 경신했다. 20세기 '차붐(Cha Boom)'의 전설이 21세기 '쏘니(Sonny)'의 신화로 격상됐다. 유럽 축구팬에게 아시아 축구는 한국이다.국제축구연맹(FIFA)은 2009년 푸스카스상을 제정해 한 해 동안 가장 아름다운 골을 넣은 선수에게 시상한다. 푸스카스는 1954년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한 대한민국을 9대0으로 유린한 헝가리의 주장이었다. 손흥민은 '번리전 70m 단독 드리블 골'로 2020년 아시아 최초 수상자로 선정됐다. 푸스카스에게 받은 한국 축구의 치욕을 푸스카스상으로 씻었다. 축구판 한강의 기적으로 손색이 없다.그래도 손흥민 축구의 가장 큰 족적은 2022년 EPL 골든부트(득점왕) 수상일 테다. 리그 마지막 경기 후반전에 연속 두 골을 넣어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공동 득점왕이 됐다. 동료들의 헌신적인 조력으로 득점왕에 올랐을 때, 손흥민은 토트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됐다.손흥민이 쌓아올리는 축구 금자탑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남다른 노력과 인성 때문이다. 손흥민 존은 피나는 훈련으로 완성된 양발의 자유 때문에 가능했다. 자신 때문에 부상당한 선수 때문에 괴로워하고, 승패를 떠나 상대를 존중해 존경받는 인성으로 팬들을 감동시킨다. 최근 월드클래스 수비수 김민재와의 불화설도 그의 리더십 덕분에 깔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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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보고 싶은 얼굴' 현미 지면기사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 앞에서 읊조린 '애모' 중 한구절이다. 김건희 대통령부인 수사에 소극적인 검찰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하지만 정작 작아진 사람은 한 장관과의 설전에서 궁지에 몰리자 맥락없이 애모를 인용한 김 의원 아니냐는 판정이 무성하다.덕분에 김수희와 애모가 의문의 1승을 거두었고, 대중가요의 힘을 확인해줬다. 동시대의 희로애락을 집대성한 대중가요는 시대의 거울이다. 가수를 떠올리고 노래만 들어도 그 시대의 정서에 잠긴다. 세대와 함께 명멸하고, 명곡과 명반은 세대를 초월한 공감과 감동으로 영생한다.4일 원로 대중가수 현미가 향년 85세에 타계했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시청자들과 만난 데다, 사망 전날에도 대구에서 노래교실 공연을 했다니 뜻밖의 부고가 황망하다. 1957년 미8군 무대에서 데뷔한 현미는 이미자, 패티김과 함께 전후 대중가요계를 주름 잡은 1세대 트로이카다."밤안개가 가득히 쓸쓸한 밤거리"로 시작하는 '밤안개'는 번안곡임에도 대중의 애창과 열창으로 현미의 대표곡이자 대중가요사의 명곡이 됐다. 동명의 영화 주제가 '떠날 때는 말없이'도 크게 히트했지만, 밤안개에 버금가는 히트곡은 '보고 싶은 얼굴'일 것이다.'눈을 감고 걸어도 눈을 뜨고 걸어도 보이는 것은 초라한 모습 보고 싶은 얼굴'. 동명의 로맨스 영화 주제가였지만, 전후 실향민들은 북에 남겨둔 가족들 생각에 울먹이며 따라 불렀던 노래다. 아버지 어머니가 한숨 쉬듯 불렀던 노랫말은 실향 2세대의 귀에도 각인됐다.현미 역시 평안남도 출신 실향민이다. 이봉조와의 결혼(?)으로 상처 입고도, 거침 없는 발성으로 영원한 현역을 자처한 여장부의 삶을 일궈왔다. 실향이라는 결핍의 소산일지 모른다. 1998년 중국에서 북에 두고 온 동생과 해후한 장면은 전 국민을 울렸다.현미는 대중가요사의 1세대 디바이자, 1938년부터 엊그제까지 오욕과 영광이 점철된 현대사를 정통으로 맞은 통사적 인물이다.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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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천원 학식과 편의점 도시락 지면기사
수년 전 한 먹방 프로그램에서 대학 구내식당의 인기 메뉴를 소개한 적이 있다. 한 대학의 '짜계치' 레시피가 유행이 됐고, 컵밥과 부대찌개도 침샘을 자극했다. 무엇보다 2천~3천원 대 가격이 놀라웠다. 다른 대학의 육회비빔밥, 오므라이스 등 고급 메뉴 가격도 3천~4천원대로 비현실적이었다.고물가로 호주머니가 얄팍해진 대학생에겐 이마저도 부담인가. '천원 학식(學食)'이 화제다. 아침 요기를 못한 대학생에게 제공하는 천원짜리 조식이다. 구내식당 가격도 버거워 끼니를 거르는 학생들을 위한 고물가 시대의 대학 복지다. 정부와 대학이 원가를 분담한다.고물가 고통은 평등하다. 대학생에게 천원 학식이 있다면, 샐러리맨에겐 편의점 도시락이 있다. 만원짜리 한장으로는 식당 밥 먹기 힘드니, 5천원 안팎의 편의점 도시락이 구세주다. 특히 혼밥에 익숙한 MZ세대 샐러리맨에게 삼각김밥, 도시락 등 편의점 식사는 일상이다.천원 학식과 편의점 도시락의 이면엔 대학생과 젊은 샐러리맨 등 MZ세대의 주목할 만한 소비 패턴이 있다고 한다. 평소엔 가성비를 추구하는 짠돌이지만, 경험할 만한 가치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천원 학식과 편의점 도시락으로 아낀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고, 오마카세를 먹고, 호캉스를 즐기는 극단적인 소비 양극화 현상이다.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천원 조식'을 시식하더니, 정부 지원 예산을 25억원으로 늘려 수혜 대학과 대학생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아예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전체 대학을 지원하자고 한 술 더 뜬다. 이런 식이면 대학생과 동년배 청년 취업자의 아침 밥값도 지원해야 맞다. 세대 불문 천원 밥상을 마다할 리도 없다.형평의 문제만큼이나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소비시장의 중간에서 생계를 꾸리는 수많은 자영업자들도 생각해야 한다. 편의점 도시락 인기에 직장가 음식점 주인들은 울상이다. 천원 학식이 확대되면 대학가 음식점들도 유탄을 맞을 수 있다.정부와 정당이 MZ 세대에게 제공해야 할 건 마르지 않는 아르바이트와 양질의 일자리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구태여 천원 학식에 줄 서고, 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