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본 기사
-
[참성단] '일용 엄니' 김수미
2024-10-27
-
[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2024-10-20
-
[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2024-12-04
-
[긴급사설] 윤석열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2024-12-04
-
[참성단] 자살 단톡방
2024-11-20
최신기사
-
[참성단] '쏘울'과 자동차 공학의 명암 지면기사
18, 19세기 유럽과 미국 대도시는 거리를 메운 마차 행렬이 보행자를 위협했다. 부인 마리 퀴리와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피에르 퀴리도 마차 바퀴에 깔려 숨졌다. 술 취한 마부가 몰았던 음주 마차였다. 인명 피해가 급증하자 등장한 것이 바로 보행자 전용 인도(人道)다.그래도 자동차 시대의 교통사고 양상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20세기 전쟁 전사자 보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2017년 교통사고 사망자 3만7천여명은 아프간, 이라크 전사자 7천여명을 압도했다. 우리도 1991년 교통사고 사망자가 1만4천여명으로 정점을 찍었다.다행히 교통사고 사망률은 감소 추세다. 도로와 신호체계 등 교통시설 개선과 자동차 공학 발전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제조사들은 에어백, 전자제어, 차체강화 등 운전자를 보호하는 첨단 사양 개발 경쟁에 사활을 건다. 이 덕분인지 2020년 한국 교통사고 사망자는 3천81명으로 확 줄었고, 인구 10만명 당 교통사고 사망률 5.9명은 세계 최하위권이다.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동영상이 전세계 SNS를 달궜다. 주행 중 옆 차에서 빠져나온 바퀴에 걸려 하늘로 치솟았다 뒤집힌 채 떨어진 자동차에서 운전자가 걸어서 나왔다. 피해 차량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아 '쏘울'이고, 바퀴 빠진 가해 차량은 쉐보레 '실버라도'다.2021년 2월엔 현대자동차그룹의 'GV80'을 몰다가 계곡 아래로 추락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목숨을 건져 화제가 됐다. 타이거 우즈를 살린 GV80으로 호평받은 현대자동차가 이번엔 쏘울로 소비자의 신뢰를 듬뿍 받았으니, 홍보 효과는 몇년 치 광고비에 버금갈 테다.하지만 사람을 살리는 자동차 공학에도 그림자가 있다. 급발진 사고다. 차량이 스스로 급가속해 돌진하는 사고다. 전문가들은 첨단 기술의 부작용이라 한다.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할머니가 손주를 태우고 운행하던 차량이 600m 가량을 질주하다 도로 경계석을 타고 날아가 지하통로에 추락했다. 손주는 사망했고, 중상을 당한 할머니는 뒤늦게 사실을 전해 듣고 살아갈 희망을 잃었다
-
[참성단] 정권 맞춤형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지면기사
독립 초기 미국 정치는 '연방 대 반연방'으로 갈라졌었다. 연방당은 말 그대로 강력한 연방정부를 강조했고, 민주공화당은 연방정부의 독재를 우려해 주(州)정부 중심의 공화제를 앞세웠다. 연방당 출신 2대 대통령 존 애덤스는 1801년 3월 퇴임 하루 전, 당이 장악한 상·하원을 통해 사법부법을 제정한다. 법관의 수를 2배로 늘려 연방당 지지자로 채우는 내용이었다. 곧바로 취임한 민주공화당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국무장관 제임스 매디슨에게 법관 임명장 송달 보류를 지시했다.연방대법원 송사로 번졌다. 존 마셜 대법원장은 '연방대법원이 매디슨에게 판사 임명장 발부를 강제하는 것'을 반헌법적 월권으로 판결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법률의 위헌 여부를 최초로 판결한 '마버리 대 매디슨' 사건이다. 존 마셜은 연방주의자였다. 정파를 떠나 역사적 판결을 남겼다.미 대법원은 2021년 6월 '오바마 케어' 위헌 소송 판결에서 7대2로 기각했다. 3명의 진보성향 대법관들과,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4명의 보수성향 대법관들이 의견을 같이한 결과였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정권의 연방대법관 임명 기준도 철저히 정파적이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의 정파 초월 전통 또한 존 마셜 시절 만큼이나 굳세다.지난 20일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 심판을 둘러싼 여론의 여진이 거세다. 민형배의 꼼수 탈당 등 민주당의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검수완박 법률은 유효라 했다. 검수완박법 자체의 위헌성은 아예 심판하지 않았다. 국회 다수당의 위법·편법 입법의 자유를 허용했다. 진보 대 보수·중도 재판관 비율 5:4에서 열외는 없었다.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친형 강제입원을 부인한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최종심에서 1, 2심 유죄 판결을 뒤집었다. '활발한 선거 토론을 위해 거짓말을 일일이 법으로 따지면 안 된다'는 취지로, 최고 법원이 거짓말 선거 토론을 묵인했다. 7:5 판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대법관 권순일은 사법거래와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다.대법원 판결로 이재명의 대권 도전이 가능했고, 헌재가 심
-
[참성단] 학교는 아프다 지면기사
2012년 미국에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1년 이상 가해자의 폭력에 시달렸다. 플로리다주 칼리어 카운티 법원의 판사는 정당방위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미국에서도 학교폭력은 골치 아픈 사회문제다. 툭하면 발생하는 학교 총기난사사건으로 교사의 총기 휴대론이 나올 정도다. 총기의 나라 미국에서나 가능한 판결이고, 여론이다.우리나라의 학교폭력 문제도 심각하지만 미국식 해법은 제도적, 문화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 글로리' 같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가해자를 응징하는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가해자를 사회적으로 응징하는 조리돌림이 만연한다. 학폭 시비에 휘말려 미디어에서 사라진 연예인들이 한둘이 아니고,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후보 부자는 국회 청문회 대상이 됐다.하지만 성공한 가해자를 매장하는 사회적 응징이 통쾌할진 몰라도, 무너진 학교의 현실을 개선할 대책일 수는 없다. 최근 교육부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은데 이어 '교육활동 침해행위 및 조치 기준 고시'를 개정했다. 학폭 대책의 골자는 가해 학생의 처벌 기록을 학생부에 철저하게 기록하고, 대입 전형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학폭 가해 학생은 대학 갈 엄두를 내지 말라는 얘기다. 정순신 사태가 제도 개혁의 기폭제가 됐다.오늘부터 시행되는 교육활동 침해 행위 및 조치 기준 고시의 핵심은 교권 강화다. 학생이 교사의 지도를 무시하고 수업을 방해하면, 최악의 경우 퇴학 조치까지도 가능하다. 미디어가 고발한 교권 붕괴 현장은 참혹하다. 희롱하는 학생들에 둘러싸인 여교사, 학생의 폭행에 쓰러지는 선생님들이 한둘이 아니다. 학생인권으로 무장한 악동들이 선생님을 유령 취급하며 교실을 지배해도 대응할 수단이 없다.대학 진학 장벽과 교권 강화로 학교 폭력을 막고 학교를 정상화하겠다는 교육부의 구상은 가상하다. 그런데 학교폭력예방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흘렀다. 경기도의회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 지도 10년이 넘었고, 교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가 넘친다. 모두 제대로 작동했다면 지금처
-
[참성단] 전두환 일가의 업보 지면기사
기독교 교리의 원점은 원죄설이다. 뱀의 유혹에 걸린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는다. 하느님을 배신한 첫 조상의 원죄로 말미암아 모든 인류, 최소한 기독교적 인류들은 죄의 대물림에 갇혔다. 원죄설은 죄 짓는 인간의 기원에 대한 하느님의 증언이니 증명할 필요가 없다. 끊임없이 죄를 지어 하느님의 나라를 위협하는 인간을 원죄설 없이 설명할 도리가 없다. 그래야 속죄하는 인간들의 종교적 공동체가 가능해진다.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오이디푸스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숙부에게 복수하는 햄릿의 비극은 신화가 아니다. 당 현종은 며느리 양귀비를 후궁으로 삼았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막장 범죄는 즐비하다. 당장 우리 현실에서도 패륜적인 가족 범죄가 끊일 날이 없다.원죄론의 실용성은 참회를 통한 실존의 회복이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원죄로 인정한 독일은 철저한 국가적 참회를 통해 새롭게 부활한다. 반면 제국의 원죄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은 경제적 지위에도 퇴행적 사무라이 시절을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끼리 친일·반일로 싸워대봐야, 죄의식 없는 일본 앞에서, 우리 스스로 식민시대에 갇힐 뿐이다.기독교 원죄론이 없었던 동양에선 불교의 '업'(業) 개념으로 죄 짓는 삶을 경계했다. '업'은 원인이고 '업보'(業報)는 결과다. 조상이 지은 업의 선악이 자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언행에 신중을 기했다.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손자 전우원씨의 기행(?)으로 사회가 시끄럽다. 별안간 SNS를 통해 "할아버지는 학살자"라고 했다. 아버지 전재용은 검은 돈으로 살고 있고, 숙부 전재만은 검은 돈으로 미국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 중이란다. 검은 돈으로 유학한 자신도 범죄자라 했고, 검은 돈 세탁 과정도 밝혔다.급기야 지난 1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마약 추정 물질을 복용해 횡설수설하던 중 미국 경찰에 강제 구인되는 소동을 벌였다. 아버지 전씨는 "아들이 많이 아프다"며 사죄했다. 하지만 가족 전체가 치욕적인 처지가 됐고, 전두환 비자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재발했다.
-
[참성단] 섬마을 약사님 지면기사
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에 총각 선생님이 부임했다. 19살 섬 색시는 한 눈에 반해 순정을 바쳐 사랑한다. 짝사랑일테다. 선생님은 뭍을 그리워하며 바닷가에서 시름을 달랠 뿐이고, 섬 색시는 그가 훌쩍 떠날까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간절히 외친다.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떠나지 마오." 이미자의 '총각 선생님'이다. 한 장의 스틸 컷 같은 서사에 담긴 섬 마을의 그리움과 결핍이 강렬하다.해당화의 섬 백령도에 총각 선생님보다 훨씬 반가운 사람이 찾아온다. 주민들이 학수고대했던 약사님이다. 지난해 8월 하나뿐인 약국이 문을 닫자 주민들의 불편이 말도 못했다. 병원과 보건소가 있지만 약국이 없으니, 진료와 처방이 무의미해졌다. 5천여 명의 주민들이 편의점 상비약으로 근근이 버텨왔다.지방자치의 힘인가, 옹진군이 나섰다. 민간약국 운영비용 지원 조례를 만들어 옹진군 섬 마을에 약국을 개업할 약사를 모집했다. 다행히 최영덕 약사가 백령도 개업을 지원해 이달 안에 약국이 개업할 예정이란다. 옹진군이 약국과 주거지 임차료의 80%를 지원해준다 하지만, 연고도 없는 섬 마을 약국 개업은 최 약사 말대로 "의료봉사를 한다는 생각"이 아니면 감행하기 힘들었을 테다.하지만 약국 개업의 행운은 서해5도 중에 백령도에만 그쳤다. 대청도, 소청도, 대연평도, 소연평도는 약국 개업 지원 약사가 전무하단다. 뭍과 가까운 덕적도, 자월도 역시 사정은 같다. 옹진군은 약사회를 통해 약사들을 수소문하는 모양이지만, 이문이 없는 약국 운영을 감수할 약사가 흔할리 없다. 백령도 최 약사도 일흔을 넘긴 고령이라 경제적 고려 없이 결심했을 테다.병원과 약국이 없는 읍·면과 도서지역은 의약분업에서 제외된다. 약국이 없으면 병원에서 약을 주고, 병원이 없으면 약국이 처방전 없이 약을 판매해도 된다. 옹진군 도서지역도 의약분업 예외지역이다. 하지만 보건소 운영시간은 짧고, 돈 안되는 약국을 차릴 약사도 없다. 결국 행정의 적극 개입 외에는 답이 없다는 얘기다.중앙정부처럼 지방정부도 약사를 약무직 공무원으로 채용해 공공약국을 운영
-
[참성단] 넷플릭스 선정성 논란 지면기사
할리우드의 대배우이자 명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한국팬들은 1960년대 서부영화로 인연을 맺었다. 고독한 총잡이로 등장해 악당들을 소탕하는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였다. 시가를 씹느라 일그러진 입꼬리와 눈매는 사건을 예고하는 복선이자 그의 트레이드 마크.간간이 TV 영화채널에서 그 시절 이스트우드의 영화를 방영하는데 영 맛이 안 난다. 결정적인 표정 연기가 안개에 가려서다. 흡연장면을 모자이크한 탓이다. MZ세대들이 이스트우드의 시가 장면으로 부모 세대와 공감할 도리가 없다.방송심의규정 때문이다. 방송으로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말아야 할 행위들로 음주, 흡연, 흉기사용 등을 열거해 놓았다. 이 규정이 새로운 안방채널인 '넷플릭스' 등 OTT채널엔 적용되지 않는다. 방송 콘텐츠가 아니라는 이유다. 물론 연령별 시청 등급 표시로 청소년 접근을 막는다지만,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플랫폼의 성격상 무용지물에 가깝다.넷플릭스 콘텐츠의 선정성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는 배경이다. 지난 주말 '정주행' 열기로 뜨거웠던 '더 글로리' 시즌2도 악당들의 엽기와 패륜으로 얼룩졌다. 흡연과 욕설은 예사고, 성적묘사와 가정폭력 수위에 한계가 없었다. 악당의 악행이 심각할수록 복수의 개연성과 쾌감이 강화되는 극적 구조다. 극단적인 대리만족에 취하는 동안, 학폭 피해자 대다수가 '문동은'처럼 할 수 없는 세상은 잊힌다.시사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에 이르면 생각이 더욱 복잡해진다. 다큐가 폭로한 성폭행 전과자이자 피고인 정명석의 만행은 치가 떨린다. 영상과 녹음은 욕지기를 유발한다. 시청자들은 저절로 정명석의 영구 격리와 JMS의 해체에 공감하고, 검찰총장까지 나섰다.다큐의 의도는 성공했지만, 연출이 독했다. '선생님'을 기쁘게 해드린다며 체모까지 드러낸 전라의 여성들이 등장한 장면이 그랬다. 너무 충격적이라 허무맹랑한 교리와 세뇌에 넘어간 여성들을 탓하는 시청 소감이 적지 않다. 정명석의 악행과 피해자들의 무지가 오버랩된다. 처음부터 의도했는지, 의도
-
[참성단] 완전범죄 목조르는 과학수사 지면기사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반이 최근 택시기사 강도 살인범 2명을 16년 만에 검거해 구속했다. 택시를 방화할 때 불쏘시개로 쓴 차량설명서에 남긴 범인의 쪽지문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사건 발생 당시엔 찾지 못했던 지문을 발전된 과학수사 기법으로 발견했다.국내외 장기미제사건들의 범인들이 첨단 과학수사 기법으로 잡혔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에겐 연쇄 살인마 이춘재 사건이 가장 인상적이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은 30여년 동안 미궁에 빠졌다. 경찰이 30년 묵은 DNA로 범인을 찾고 보니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였다. 순순히 모든 범죄를 인정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추가적인 법적 처벌은 면했다. 그래도 유족들은 한을 풀었고, 화성시는 연쇄살인 사건의 오명을 벗었다.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과학수사 발전의 계기가 됐다고 한다. 범인의 흔적을 찾지 못한 경찰은 해외에서 DNA 수사기법을 도입했고, 1994년 처제를 살해한 이춘재를 DNA 증거로 감옥에 가뒀고, 더 이상의 범죄를 막았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분석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6년엔 서래마을 영아살해사건을 신속하게 해결해 프랑스 경찰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줬다.미국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 시리즈의 수사관들은 지문, DNA, 혈흔, 탄흔, 토양 등 티끌 같은 증거를 분석하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범죄 현장을 재구성한다. 첨단 장비의 활약이 압도적이다. 과학수사의 현실을 과장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기술의 발전은 허구적 상상을 늘 현실로 만들어 왔다.현재의 국과수 기술만으로도 1나노g(10억분의 1g)만 있어도 DNA 분석이 가능하다. DNA를 남기지 않는 범행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사각지대를 찾기 힘든 CCTV는 거대한 범죄자 포위망이다. CCTV가 축적한 거대한 생체 정보와 AI(인공지능)를 연결하면 안면의 특징과 보행 습관만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드론과 무인경찰차가 범인을 추격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과학수사 발전으로 완전범죄는 불가능해지고
-
[윤인수 칼럼] 상처뿐인 '더 글로리' 사회 지면기사
정순신 변호사의 망신은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주는 우리 사회의 비극을 함축한 다큐멘터리다. 정 변호사는 학교폭력 가해자인 아들이 전학 처분을 받자 불복하고 법정으로 끌고 갔다. 현직 검사의 아들 사랑은 실패했다. 대법원은 학교와 교육청의 전학 징계가 합당하다 판결했고, 아들은 결국 전학했다.아들과 아버지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선처를 구하고 징계를 수용하면 끝날 일이었다. 생활기록부의 학폭 징계 기록도 2년 후엔 삭제돼 아버지와 아들의 인생에서 떠오를 일이 없었다. 정 변호사가 법정에서 얻으려 했던 법익은 징계 취소였다. 아들의 장래에 혹시라도 지장을 초래할 학폭이력 세탁이다. 재판이 길어지면서 피해자는 가해자와 함께 생활하는 2차 피해에 노출됐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정순신 사태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주는 비극이재명 전위 문재인·이낙연 敵게시 반민주적 드라마 '더 글로리' 시즌1에서 학폭 가해자들은 고데기와 다리미로 주인공 '문동은'을 고문한다. 동은의 복수는 가해의 잔인성과 가해자의 반성 없는 악행으로 개연성이 뚜렷해진다. 시청자는 동은의 복수가 본격화될 시즌2를 학수고대한다. 예술에서 비극은 정화와 치유의 서사이다. 반면 현실의 비극은 권선징악의 궤도를 이탈해 권력 속에 은폐되고 더욱 잔혹하게 재생된다. 대중이 '더 글로리'의 현실판이라며 정순신 사태에 치를 떠는 이유다. 현실은 늘 허구를 압도하고 도피처를 잃은 대중은 절망한다. 학폭은 요즘 아이들의 세태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반영이다. 폭력으로 엉망진창이 된 우리 시대 말이다. 정치 언어는 적개심과 살기로 충만하다. 민주당의 언어는 반민주적이다. 이재명의 전위는 문재인과 이낙연을 적(敵)으로 게시한다. 대통령 부부를 인형으로 세워놓고 저주한다. 이재명을 기준으로 내부에선 동무와 반동을 구분하고, 밖으로는 선출된 권력을 저주한다. 국민의힘 언어라고 다를리 없다. 대통령실은 모욕과 냉대로 전당대회 경쟁 구도를 정리했다. 이준석은 소설 주인공 엄석대를 소환해 손오공의 분신처럼 부린다. 엄석대는 대통령이고 윤핵관이고 김기
-
[참성단] '킹산직' 소동의 그림자 지면기사
현대자동차가 지난 2일 생산직 400명 채용 공고를 내자 수 만명의 지원자가 폭주하면서 홈페이지 접속 대란이 발생했다. 서류접수 마감일이 12일까지라는데, 지난해 기아자동차 기술직 채용 경쟁률 500대 1을 감안하면, 지원자가 10만명을 쉽게 넘길 기세란다.현대차 생산직 입사를 위한 청춘들의 대소동. 이유는 명료하다. 평균 연봉이 2021년 기준 9천600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 연봉의 2.4배이다. 정년을 보장하고 퇴직후 1년 추가 근무에, 현대차 30% 할인구매와 성과급은 덤이다. 골프를 즐기는 풍족한 삶을 보장한다. 꿈의 직장이다. 현대차 생산직을 '킹산직', '킹차갓산직'이라 우러러보는 신조어는 과장이 아니다.현대차 생산직의 가장 강력한 복지는 노동조합이다. 국내외 자동차 생산량을 노사가 합의할 정도다. 노조가 생산직의 현장 복지를 알아서 살펴주고, 사측은 파업만 안해줘도 감지덕지 허리를 굽힌다. 10년 만에 뜬 생산직 채용에 청년들이 열광하는 건 당연하다. 서점에선 생산직 수험서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온라인 커뮤니티는 면접 요령 등 합격 정보를 공유하려는 수다꽃이 만발한다. 채용 조건은 고졸 이상이지만 대학과 대학원은 물론 고학력 이직자들도 즐비할 테다.현대차 킹산직 채용 대소동은 양질의 일자리에 목마른 MZ세대의 갈증을 보여준다. 직업의 귀천을 가리는 사농공상의 유교관이 무너진 지 오래다. 명문대 졸업생이 9급 공무원을 선택하고, 고스펙 지원자들이 시·군청 미화공무원 채용에 지원한다. 청년들은 적정 임금을 보장하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직업을 원한다.문제는 차별이다. 지난해 9월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하루 파업을 단행했다. 정규 생산직보다 가혹한 노동을 수행하면서도 많아야 3천만원대 초반 연봉을 받는 현실을 개선해달라 요구했다. 제네시스 한대를 만드는 일을 하는데 대기업과 하청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천지 차이다. 킹산직의 꿈 같은 연봉은 비정규직, 중소기업 노동자의 희생 덕분이다.킹산직 열풍은 노동 차별의 어두운 그림자이다. 십수만명의 지원자 중 선택받은 400명은 킹산직
-
[참성단] 살생부 정치 지면기사
살생부(殺生簿). 죽일 자와 살릴 자를 분류한 문서다. 한명회의 살생부가 원전에 가깝다. 조카의 왕권을 찬탈하려 계유정난을 일으킨 수양대군. 책사 한명회가 작성한 살생부에 따라 역모의 걸림돌인 김종서 등 원로 중신들을 척살했다. 로마 제정의 기초를 놓은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살생부에 올라 죽을 뻔했다. 원로원 중심의 공화정을 수호하려는 독재관 술라가 카이사르를 공화정의 적으로 보고 살생부에 올렸다. 18세의 카이사르는 로마에서 도망쳐 목숨을 부지했다.소련의 스탈린은 대숙청을 통해 100만여명의 정적과 인민의 적을 살해했다. 공산주의를 좀 먹는 수정주의자들을 겨냥한 중국 문화대혁명 10년간 수십 만명의 지식인과 수천 만명의 인민들이 희생됐다. 북한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에서 사라진 당 간부들은 숙청된 걸로 보면 된다. 최고 권력을 보위하려 고모부, 의붓형도 살생부에 올려 숙청했다. 반동, 반당 살생부는 계속 업데이트된다.살생부는 권력을 유지하거나 획득하려 정치적 반대파를 숙청하는 수단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절대권력 지배체제에서 만연했던 어두운 유산이다. 당연히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존재 자체가 금기이다. 반민주적이고 반인륜적인 시대착오형 용어라서다. 샐러리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직장 살생부는 살생부에 대한 민주시민의 생래적 반감의 표현이다.그런데 유난히 한국 정치판에서 살생부가 횡행한다. 선거 직전 공천 때가 장날이다. 2004년엔 상대당 체포동의안에 반대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살생부 명단에 올랐다. 2016년엔 새누리당이 비박계 살생부 논란으로 뜨거웠다. 엄격하게는 공천 배제로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살부(殺簿)이다.더불어민주당이 살생부로 시끄럽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서 이탈한 것으로 짐작되는 의원들을, 이 대표 지지자들이 공천 살부에 올렸다. 이 대표 사람 아니면 정치 생명을 끊어야 한다는 얘기다. '반란군', '반동분자'라는 섬뜩한 낙인들은 화풀이 수준을 넘었다.민주주의는 살생부 전횡이 통할 수 없는 체제이다. 이 대표 팬덤이 아무리 강력해도 국민 아래에 있다. 게다가 정치는 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