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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살생부 정치 지면기사
살생부(殺生簿). 죽일 자와 살릴 자를 분류한 문서다. 한명회의 살생부가 원전에 가깝다. 조카의 왕권을 찬탈하려 계유정난을 일으킨 수양대군. 책사 한명회가 작성한 살생부에 따라 역모의 걸림돌인 김종서 등 원로 중신들을 척살했다. 로마 제정의 기초를 놓은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살생부에 올라 죽을 뻔했다. 원로원 중심의 공화정을 수호하려는 독재관 술라가 카이사르를 공화정의 적으로 보고 살생부에 올렸다. 18세의 카이사르는 로마에서 도망쳐 목숨을 부지했다.소련의 스탈린은 대숙청을 통해 100만여명의 정적과 인민의 적을 살해했다. 공산주의를 좀 먹는 수정주의자들을 겨냥한 중국 문화대혁명 10년간 수십 만명의 지식인과 수천 만명의 인민들이 희생됐다. 북한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에서 사라진 당 간부들은 숙청된 걸로 보면 된다. 최고 권력을 보위하려 고모부, 의붓형도 살생부에 올려 숙청했다. 반동, 반당 살생부는 계속 업데이트된다.살생부는 권력을 유지하거나 획득하려 정치적 반대파를 숙청하는 수단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절대권력 지배체제에서 만연했던 어두운 유산이다. 당연히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존재 자체가 금기이다. 반민주적이고 반인륜적인 시대착오형 용어라서다. 샐러리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직장 살생부는 살생부에 대한 민주시민의 생래적 반감의 표현이다.그런데 유난히 한국 정치판에서 살생부가 횡행한다. 선거 직전 공천 때가 장날이다. 2004년엔 상대당 체포동의안에 반대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살생부 명단에 올랐다. 2016년엔 새누리당이 비박계 살생부 논란으로 뜨거웠다. 엄격하게는 공천 배제로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살부(殺簿)이다.더불어민주당이 살생부로 시끄럽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서 이탈한 것으로 짐작되는 의원들을, 이 대표 지지자들이 공천 살부에 올렸다. 이 대표 사람 아니면 정치 생명을 끊어야 한다는 얘기다. '반란군', '반동분자'라는 섬뜩한 낙인들은 화풀이 수준을 넘었다.민주주의는 살생부 전횡이 통할 수 없는 체제이다. 이 대표 팬덤이 아무리 강력해도 국민 아래에 있다. 게다가 정치는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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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MZ노조' 지면기사
산업혁명 시기 자본가들은 노동자를 악랄하게 착취했다. 중세의 봉건 영주와 중산층은 산업자본가로 변신했고 농노들은 저임금 노동자로 전락했다. 1905년 제정 러시아 도시 노동자 수십만명이 황제에게 임금 인상을 청원하는 행진을 벌이다가 총탄에 쓰러졌다. 러시아 혁명을 잉태한 '피의 일요일 사건'이다. 서구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단결을 모색했다. 노동조합 결성까지 오랜 세월 수많은 노동자들이 피를 흘렸다.순식간에 독립과 정부를 수립한 대한민국에선 노동조합도 민주주의 제도에 매달려 시작됐다. 해방공간의 좌우익 노동운동 충돌을 거쳐 1948년 대한노동총연맹이 출범하고 1953년엔 근로기준법이 제정 시행됐다. 하지만 대한노총의 후신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현 한국노총)은 어용노조로 조롱받을 만큼 역할이 미미했고, 1970년 전태일 열사는 자신을 불살라 허울뿐인 근로기준법을 화형시켰다. 대한민국 노동운동 역사는 새로 시작됐다.1980년대 한국노총과 결을 달리하는 노동단체 설립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고, 전두환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시민세력이 호응했다. 1990년 출범한 전국노동조합협의회가 1995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으로 전환된 뒤 복수노조 합법화를 거쳐 오늘에 이른다. 민주노총의 약진에 자극받은 한국노총도 투쟁력을 끌어올리며 양대 노총이 노동운동을 독점한 세월이 한 세대를 넘겼다. 두 노조는 각각 100만명이 넘는 조합원으로 노동현장의 권력이 됐다. 권력부패의 법칙엔 예외가 없는 것인가. 요즘 독과점 노조에 향한 정부의 비판이 거세다. 타워크레인 월례비 등 건설 노조 현장 비리와 부조리, 부실 회계 등 노조가 빌미를 줬다. 정부의 공세가 정치적일 수도 있으나, 노조 권력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진 것 또한 현실이다.양대 노총에게는 정부보다 MZ세대의 이탈이 훨씬 뼈아프다. 청년 노동자들이 한노총, 민노총 투쟁 방식을 거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비정규직의 무차별적 정규직화에 반발하던 '인국공' 세대들이 전교조를 이탈하고, 양대 노총의 편파적인 정치파업과 불투명한 회계를 비판한다. 급기야 지난 21일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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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러-우크라이나 전쟁 1년과 핵무장 지면기사
'지구종말시계'(The Doomsday Clock)는 핵무기로 인류가 멸망할 위기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아인슈타인 등 미국 핵과학자들이 1947년 자정 7분 전으로 발표한 데서 유래했다. 핵무기의 패륜적 위력에 죄책감을 느껴 시작한 반핵 캠페인이다. '운명의 날 시계'라고도 한다. 자정이면 핵전쟁으로 인류가 사라진다. 해마다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분침을 조정해 발표한다.20세기엔 미국·소련 냉전과 미국·러시아 데탕트 사이에서 분침이 요동쳤다. 미·소가 수소폭탄 실험을 한 1949년엔 자정 2분 전에 육박했다가, 미·러가 핵전력 감축협정을 체결한 1991년에 자정 17분 전으로 후퇴했다. 하지만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 탓에 20세기는 자정 9분 전으로 마감했다.21세기 들어 분침은 자정을 향해 돌진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의 패권주의가 충돌했고, 기후 위기가 현실화한 데다 핵보유국이 늘었다. 북한은 노골적인 핵무장 공언으로 2018년 분침을 자정 2분 전으로 밀어올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부터 3년은 자정 100초 전이었다.지난달 BAS가 발표한 지구종말시계의 분침이 충격적이다. 지구 종말까지 90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고전 중인 러시아가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란다. 러시아는 1주일 전쟁을 공언했지만 내일이면 개전 1년이다. 초조한 러시아의 전술핵 위협은 허세가 아니다.러시아뿐 아니다. 미국과 패권 경쟁에 나선 중국은 핵무기 확충을 추진한다. 북한은 ICBM 시험발사로 미국을 도발하고, 대한민국엔 전술핵 공격을 공개적으로 겁박한다. 일본 원폭 투하 이후 70여년 간 전쟁 억지용이던 핵무기가 최근 몇년 사이 실전용으로 돌변했다.소련 붕괴로 1991년 독립할 당시 우크라이나는 핵무기 보유량이 1천800기였다. 이를 미국·영국·러시아로부터 영토보전과 정치독립을 보장받기로 하고 폐기했다. 하지만 핵보유국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빼앗은데 이어 본토를 침공했다. 강대국의 영토보전 약속은 휴지조각이 됐고, 고통은 온전히 우크라이나 몫이다. 핵무기 18개만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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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조지 산토스' 지면기사
지난 연말 미국 정계에서 기상천외한 뉴스가 발생했다. 그해 11월 8일 실시된 미국 하원 선거에서 당선된 한 공화당 의원의 전력이 완전히 날조됐다는 내용이었다. 뉴스의 주인공은 뉴욕 제3선거구에서 당선된 조지 산토스. 뉴욕주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다. 산토스는 단번에 화제의 인물이 됐다. 우리로 치면 국민의힘 후보가 호남에서 당선된 이변이니 당연했다.진실의 문이 열리면서 유권자의 환호는 경멸과 혐오로 바뀌었다. 산토스의 생애와 경력이 모두 허위라는 의혹이 일고 사실로 드러나서다. 뉴욕 버룩칼리지 졸업과 뉴욕대 대학원 MBA 취득 학력이 거짓이었다.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 근무 경력도 허위였다. 조부모가 홀로코스트 피해자이고 어머니는 9·11테러 생존자라는 주장은 창작이었다. 동성애자라더니 여성과 결혼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브라질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추가됐다.진보 성향이 우세한 뉴욕 유권자를 겨냥해 맞춤형 가상인물을 창조한 셈이다. 미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처음 뉴스를 접할 때만 해도 희한하지만 곧 정리되겠다 싶었다. 미국의 양심이 산토스를 그대로 둘리 없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공화당과 민주당이 산토스의 하원의원 취임을 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그러나 산토스는 하원 의원 취임 선서를 하고 천연덕스럽게 의사당에 출근 중이다. 최근엔 대통령 국정연설에 참석한 산토스를 향해 같은 당 중진인 미트 롬니 의원이 "부끄럽지 않나.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며 면박을 주었다는 외신이 화제였다.미국 하원도 재적의원의 3분의 2 동의로 의원 제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후안무치한 선거 사기꾼 산토스는 자리를 지킨다. 공화당의 속사정 때문이다. 하원 정원 435석 중 공화당은 과반수에서 4석 많은 222석이다. 하원 주도권을 쥐려니 한석 한석이 중요하다. 산토스를 날리면 뉴욕주 재선거는 민주당 승리가 뻔하다. 산토스를 추방해야 할 명분과 과반 의석을 지켜야 할 실리 사이에서 우물쭈물하는 정치적 배경이다.유권자들이 산토스의 불법 회계 의혹을 제보하고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2년 임기 내에 법원 판결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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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노인을 위한 나라' 지면기사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는 TV 영화채널의 단골 재방 레퍼토리이다. 미국 작가 코맥 매카시의 동명 소설이 원전이다. 작가는 아일랜드 국민시인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에서 영감을 받아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저기는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네.'(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 시의 첫 구절이다. 유희처럼 살인을 일삼는 사이코패스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 분)는 노인의 가치관으로는 이해도 적응도 할 수 없는 세상을 은유한다.최근 고령사회문제 해법으로 노령층의 집단 할복을 주장한 30대 경제학자 때문에 일본이 발칵 뒤집어졌단다. 예일대 교수인 나리타 유스케가 지난해 말 온라인 TV에서 한 발언인데 뉴욕타임스 보도로 난리가 났다. 나리타는 과거에도 안락사 의무화를 주장하는 등 노인을 사회적 기생 계층으로 폄하한 전력 때문에 "문맥과 관계없이 인용됐다"는 항변이 무색해졌다.일본계라지만 미국 명문대 교수가 군국주의의 망령인 '집단 할복'을 노인문제 해소 방안이랍시고 내놓았으니, 학자의 소양을 따지기에 앞서 인간으로서 실격 판정을 받아 마땅하다. 뉴욕타임스가 뒤늦게 보도한 배경일 테다. 충격적인 건 나리타를 지지하는 일본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은 경제 침체의 원인이 고령사회로 믿는다고 한다.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며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발언했다가 제대로 역풍을 맞았다. 열우당은 의석 수십 개를 날려먹었다고 자탄했다.정치인의 노인 폄하 발언은 여전히 금기이지만, 정치권의 득표 전략은 청·장년 세대에 집중한다. 고령사회에 부담을 느끼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된 결과이다.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자는 논의가 자연스러워진 것도 고령화 사회 유지비용에 대한 세대별 인식의 변화 때문이다.고령층에 속속 합류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장수시대가 본격화하고, 고령사회 유지비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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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법과 시대정신 지면기사
법원 판결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먼저 곽상도 전 국회의원. 아들의 퇴직금과 성과급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50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김만배의 뇌물공여 혐의도 무죄라 했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뇌물을 받은 사실이 의심된다'면서도 '결혼해 독립한 아들의 이익을 아버지의 것으로 평가할 만한 증명이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다.정의기억연대 후원금 1억35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국회의원은 1심 재판에서 1천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윤 의원이 개인계좌를 이용해 후원금을 비정상적으로 관리하고 일부 횡령한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의원직 유지 판결을 내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피고인들에게도 1심 판결은 관대했다. 논란이 된 공소시효보다도 '시세차익 실현에 실패한 시세조정'이라는 판결문이 화제가 됐다.여론이 부글부글 끓는다. 법원이 권력자의 결혼한 자녀에게 뇌물을 제공하라는 뇌물 상납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공분이 거세다. 위안부 할머니를 후원한 국민 성원을 기만한 사람이 금배지를 계속 다는 게 맞느냐고 묻는다. 주가조작은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근본을 허무는 중대범죄이다. 성공과 실패로 죄의 경중을 구분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여론에 따라 법의 잣대가 달라지면 안 된다. 정치권이 여론을 빙자한 국민정서법으로 법치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법도 시대의 공론을 반영한다. 1950년대 법원은 희대의 난봉꾼 박인수 재판에서 "법은 정숙한 여인의 순결한 정조만 보호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법이 여인의 정숙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오만은 지금 가능하지 않다. 박인수를 감옥에 보낸 혼인빙자간음죄 자체도 2009년 폐지됐다.어린 소녀의 인생을 잔인하게 훼손한 조두순이 12년형을 받자, 술 취한 악마에게 관대한 '주취감경' 판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n번방 사건으로 성 착취 범죄에 관대한 법원 판결에 국민적 비판이 확산하자 형량이 무거워졌다. 정치적 지향에 영향을 받는 국민정서법은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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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튀르키예 지진 참사 지면기사
1951년 1월 26일 용인읍 김량장리 151고지. 튀르키예군이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시다)'를 외치며 고지로 돌격했다. 고지를 점령했던 중공군은 튀르키예군의 백병전에 박살났다. 북·중 연합군에 수도 서울을 다시 빼앗겼던 전선의 열세를 만회한 '김량장리 전투'로 튀르키예군은 대한민국 수호의 주역이 됐다. 해마다 용인시 튀르키예군 참전기념비에서 추모행사가 열린다.튀르키예는 6·25 전쟁 때 1만5천명의 병력을 파견해 4천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하는 희생을 감수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일라'는 전선에서 맺은 인연을 60년 동안 이어 온 튀르키예 부사관과 전쟁고아 소녀의 실화를 영상으로 옮겼다. 한-튀르키예 양국의 관계는 이 실화와 같이 특별하다. 돌궐 제국시절 고구려와 손을 잡고 중국을 견제했던 역사를 생각하면 나라와 민족 사이에도 숙명적인 관계가 작동하지 싶다.당연히 튀르키예를 향한 한국의 애정은 각별하다. 2002년 월드컵 때 양국이 3, 4위전에서 만나자 상암월드컵 경기장엔 태극기와 튀르키예 국기인 월성기가 관중석을 덮었다. 형제국 선수들을 위한 붉은 악마들의 배려였다. 한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예상했던 튀르키예 중계진들은 물론 생방송으로 이 장면을 목격한 튀르키예 전체가 감동하고 감격했다.형제국가 튀르키예가 비극에 잠겼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모두가 잠든 새벽을 강타한 대형 지진으로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지역이 폐허가 됐다. 발생 직후 1천여명이던 사망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1만명에 육박했고, 얼마나 늘어날지 짐작조차 못한다. 겨울 추위가 잔해에 갇힌 생존자들의 골든 타임을 갉아 먹고, 이재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튀르키예 참사 현장을 담은 한 장의 사진. 잔해에 묻혀 사망한 딸은 겨우 팔 하나만 내놓고 있다. 아버지는 딸의 손을 잡고 표정 없는 석상이 됐다. 온전히 딸을 품에 안을 때까지 그 손을 놓지 않을 테다. 시간이 없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가 지체 없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로 구호팀을 보냈다. 대한민국도 110명의 구호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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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낯설다 지면기사
20대 대통령선거는 0.73%p, 역대 최소 득표율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여야 각 진영이 한 표의 낭비도 없이 결집한 가운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중도층 민심 0.73g이 윤석열을 지지한 결과였다. 정치 질량으로 환산하면 1g도 안 되는 민심의 무게 차이로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고 이재명은 고배를 마셨다.중도 민심 0.73g에 담긴 정치적 의미의 무게는 압도적이었다. 당시 집권세력에 대한 총체적 심판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무능은 지표와 실물로 드러났고, 외교·안보는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무너졌다. 조국 수호에 집착하면서 조만대장경은 민주당 내로남불 정치의 바이블이 됐다. 정권연장의 기수로 나선 이재명은 의혹의 심연에서 탈출하려다 상식의 덫에 걸렸다. 윤석열이 대장동의 몸통이라는 억지에 중도 대중은 모욕감을 느꼈다.심판이 이루어지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국정이 달라졌다. 북한과 중국으로 경사졌던 외교·안보는 한·미동맹과 자유진영 연대 강화로 균형을 회복했다. 화물연대 파업에 합법적으로 대응하자 노조의 유아독존에 균열이 생겼다. 중소건설업체 사장들이 일감을 따고 현장을 유지하려 민노총과 한노총에 가입한 노조원이었다고 커밍아웃했다. 청와대를 버린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났다. 30%대에서 횡보하던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로 올랐다. 0.73g에 불과했던 중도민심이 확장될 기세였다. 심판은 끝났고 나라에 새 기운이 도는 줄 알았다. 당권투쟁 한복판 주자급으로 스스로 격하내부충돌로 0.73%p 마저 까먹는 '뺄셈정치' 하지만 딱 여기에서 멈췄다. 무당파 중도층이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국민의힘 당권투쟁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대통령이 당권투쟁의 한 복판에 강림했다. 국민경선을 당원경선으로 바꾼 당헌개정이 신호탄이었다. 윤핵관이 주도했고 표적은 유승민이라 해석됐다. 나경원도 무릎 꿇렸다. 진정한 친윤(親尹)이라는 읍소를 공직 해임으로 물리쳤다. "대통령 본의가 아닐 것"이라 하자,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결정"이라 했다. 초선 의원 50명은 나경원 비토 성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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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2023 춘래불사춘 지면기사
지난 4일이 입춘이었다. 봄이다. 겨울이 꽃을 시샘해 심술을 부릴지라도 이미 온 봄을 막을 도리가 없다. 웹사이트를 뒤져보니 우리 말 '봄'의 어원 설명이 다양해 "이거다"하고 딱 하나 인용할 자신이 없다. 한자어 '춘(春)'의 상형 기원도 '짝짓기 하는 날'이라거나, '풀이 돋아나는 형상'이라고도 하니 단정하기 힘들다. 차라리 영어 'spring'이 직관적이다. 만물이 용수철처럼 튀어 솟는 계절이 '봄'이다.이제 곧 벚나무는 겨울을 온전히 이겨낸 힘으로 꽃을 피울 테고, 봄의 캐럴 '벚꽃 엔딩(버스커 버스커)'이 전국에 울려 퍼질 테다. 봄이 사라진 세상이 오면 봄을 설명하는 대신 '벚꽃 엔딩'을 들려주면 된다니 아티스트에겐 최고의 찬사이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꽃비 내리는 거리를 거니는 연인들, 그 자체로 봄이다.손 잡은 연인이 사랑을 키우듯, 햇살은 얼음을 녹여 물길을 만들고, 물 먹은 대지는 포슬포슬 풀어질 테고, 농부는 흙을 어루만지며 씨앗을 뿌릴 것이다. 하늘은 새들의 구애 비행으로 어지러울 것이며, 땅에서는 동물들이 짝짓기에 여념이 없을 테고. 사람들도 '고생 끝 행복 시작'의 기운으로 넘치는 봄맞이에 설렌다. 이래야 봄 다운 봄이다.봄 같지 않은 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2019년 입춘 직후 참성단 '제목'이다. "인세(人世)의 형편과 시세(時勢)의 기운이 각박하면 봄은 잔인한 계절이 된다"고 했다. 경제, 정치, 외교 환경을 거론하며 "나라와 국민의 기운이 겨울을 벗어났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올해 봄, 겨울의 잔영이 유난히 짙을 것 같다. 개구리보다 물가가 더 높이 뛰어오를 기세다. 3고 경제위기로 수익이 줄어든 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일자리를 줄이고 나섰다.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탓으로 영끌족들이 이자에 죽어나가는 동안 은행들은 돈을 주체하지 못한다. 야당은 이재명 살리기에 눈이 멀었고, 여당은 윤석열 심기 경호에 귀를 닫았다.이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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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민선 7기 경기도 대북사업 지면기사
2018년 한해, 남북 평화무드가 한껏 고조됐다. 4월에 남북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를 거닐었고, 6월엔 역사적인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으며, 9월엔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당연히 접경지역인 경기도에도 훈풍이 불었다. 파주 도라산역이 남북 교류의 관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도내 접경 시·군은 남북교류의 수혜지역으로 떠올랐다.그런데 정작 접경지역 경제웅도인 경기도의 당시 이재명 도지사는 평양정상회담 수행단에서 제외됐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만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당내 경선 앙금이 거론됐지만 확인할 도리는 없었다. 하지만 역시 이재명이었다. 그해 11월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1차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개최한다. 북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일행이 참석한 행사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당시 이 지사와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북한 귀빈을 극진히 영접했다. 그 덕분인가, 이 부지사가 "북측에서 여러 차례 이 지사의 방북 초청 의사를 밝혔다"고 브리핑했다. 이 지사가 '육로로 가고 싶다'고 하자 리종혁은 '다른 경로로 좀 더 일찍 오는 게 좋지 않겠냐'고 답했다는 환담 내용도 밝혔다. 이 지사는 북한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앙정부에서는 큰 방향을 잡지만 잔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방북 의사를 강력히 희망한 것이다.결과적으로 도지사 이재명의 방북은 실현되지 않았다. 이 부지사가 2019년 필리핀에서 열린 2차 국제대회에서도 경기도와 북한 교류를 위해 애썼지만, 하노이 미북 2차정상회담에서 망신당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국경을 폐쇄했다.2023년 현재 민선7기 경기도 남북교류사업 결과는 참혹하다. 쌍방울그룹의 법인카드를 썼던 평화부지사는 감옥에 갔다. 이 부지사와 경기도의 대북교류를 배후에서 지원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은 총 800만 달러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광물 채굴권 확보를 위한 로비자금이라는데, 이 중 300만 달러는 전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위한 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