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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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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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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자살 단톡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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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낯설다 지면기사
20대 대통령선거는 0.73%p, 역대 최소 득표율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여야 각 진영이 한 표의 낭비도 없이 결집한 가운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중도층 민심 0.73g이 윤석열을 지지한 결과였다. 정치 질량으로 환산하면 1g도 안 되는 민심의 무게 차이로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고 이재명은 고배를 마셨다.중도 민심 0.73g에 담긴 정치적 의미의 무게는 압도적이었다. 당시 집권세력에 대한 총체적 심판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무능은 지표와 실물로 드러났고, 외교·안보는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무너졌다. 조국 수호에 집착하면서 조만대장경은 민주당 내로남불 정치의 바이블이 됐다. 정권연장의 기수로 나선 이재명은 의혹의 심연에서 탈출하려다 상식의 덫에 걸렸다. 윤석열이 대장동의 몸통이라는 억지에 중도 대중은 모욕감을 느꼈다.심판이 이루어지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국정이 달라졌다. 북한과 중국으로 경사졌던 외교·안보는 한·미동맹과 자유진영 연대 강화로 균형을 회복했다. 화물연대 파업에 합법적으로 대응하자 노조의 유아독존에 균열이 생겼다. 중소건설업체 사장들이 일감을 따고 현장을 유지하려 민노총과 한노총에 가입한 노조원이었다고 커밍아웃했다. 청와대를 버린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났다. 30%대에서 횡보하던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로 올랐다. 0.73g에 불과했던 중도민심이 확장될 기세였다. 심판은 끝났고 나라에 새 기운이 도는 줄 알았다. 당권투쟁 한복판 주자급으로 스스로 격하내부충돌로 0.73%p 마저 까먹는 '뺄셈정치' 하지만 딱 여기에서 멈췄다. 무당파 중도층이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국민의힘 당권투쟁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대통령이 당권투쟁의 한 복판에 강림했다. 국민경선을 당원경선으로 바꾼 당헌개정이 신호탄이었다. 윤핵관이 주도했고 표적은 유승민이라 해석됐다. 나경원도 무릎 꿇렸다. 진정한 친윤(親尹)이라는 읍소를 공직 해임으로 물리쳤다. "대통령 본의가 아닐 것"이라 하자,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결정"이라 했다. 초선 의원 50명은 나경원 비토 성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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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2023 춘래불사춘 지면기사
지난 4일이 입춘이었다. 봄이다. 겨울이 꽃을 시샘해 심술을 부릴지라도 이미 온 봄을 막을 도리가 없다. 웹사이트를 뒤져보니 우리 말 '봄'의 어원 설명이 다양해 "이거다"하고 딱 하나 인용할 자신이 없다. 한자어 '춘(春)'의 상형 기원도 '짝짓기 하는 날'이라거나, '풀이 돋아나는 형상'이라고도 하니 단정하기 힘들다. 차라리 영어 'spring'이 직관적이다. 만물이 용수철처럼 튀어 솟는 계절이 '봄'이다.이제 곧 벚나무는 겨울을 온전히 이겨낸 힘으로 꽃을 피울 테고, 봄의 캐럴 '벚꽃 엔딩(버스커 버스커)'이 전국에 울려 퍼질 테다. 봄이 사라진 세상이 오면 봄을 설명하는 대신 '벚꽃 엔딩'을 들려주면 된다니 아티스트에겐 최고의 찬사이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꽃비 내리는 거리를 거니는 연인들, 그 자체로 봄이다.손 잡은 연인이 사랑을 키우듯, 햇살은 얼음을 녹여 물길을 만들고, 물 먹은 대지는 포슬포슬 풀어질 테고, 농부는 흙을 어루만지며 씨앗을 뿌릴 것이다. 하늘은 새들의 구애 비행으로 어지러울 것이며, 땅에서는 동물들이 짝짓기에 여념이 없을 테고. 사람들도 '고생 끝 행복 시작'의 기운으로 넘치는 봄맞이에 설렌다. 이래야 봄 다운 봄이다.봄 같지 않은 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2019년 입춘 직후 참성단 '제목'이다. "인세(人世)의 형편과 시세(時勢)의 기운이 각박하면 봄은 잔인한 계절이 된다"고 했다. 경제, 정치, 외교 환경을 거론하며 "나라와 국민의 기운이 겨울을 벗어났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올해 봄, 겨울의 잔영이 유난히 짙을 것 같다. 개구리보다 물가가 더 높이 뛰어오를 기세다. 3고 경제위기로 수익이 줄어든 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일자리를 줄이고 나섰다.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탓으로 영끌족들이 이자에 죽어나가는 동안 은행들은 돈을 주체하지 못한다. 야당은 이재명 살리기에 눈이 멀었고, 여당은 윤석열 심기 경호에 귀를 닫았다.이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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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민선 7기 경기도 대북사업 지면기사
2018년 한해, 남북 평화무드가 한껏 고조됐다. 4월에 남북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를 거닐었고, 6월엔 역사적인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으며, 9월엔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당연히 접경지역인 경기도에도 훈풍이 불었다. 파주 도라산역이 남북 교류의 관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도내 접경 시·군은 남북교류의 수혜지역으로 떠올랐다.그런데 정작 접경지역 경제웅도인 경기도의 당시 이재명 도지사는 평양정상회담 수행단에서 제외됐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만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당내 경선 앙금이 거론됐지만 확인할 도리는 없었다. 하지만 역시 이재명이었다. 그해 11월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1차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개최한다. 북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일행이 참석한 행사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당시 이 지사와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북한 귀빈을 극진히 영접했다. 그 덕분인가, 이 부지사가 "북측에서 여러 차례 이 지사의 방북 초청 의사를 밝혔다"고 브리핑했다. 이 지사가 '육로로 가고 싶다'고 하자 리종혁은 '다른 경로로 좀 더 일찍 오는 게 좋지 않겠냐'고 답했다는 환담 내용도 밝혔다. 이 지사는 북한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앙정부에서는 큰 방향을 잡지만 잔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방북 의사를 강력히 희망한 것이다.결과적으로 도지사 이재명의 방북은 실현되지 않았다. 이 부지사가 2019년 필리핀에서 열린 2차 국제대회에서도 경기도와 북한 교류를 위해 애썼지만, 하노이 미북 2차정상회담에서 망신당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국경을 폐쇄했다.2023년 현재 민선7기 경기도 남북교류사업 결과는 참혹하다. 쌍방울그룹의 법인카드를 썼던 평화부지사는 감옥에 갔다. 이 부지사와 경기도의 대북교류를 배후에서 지원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은 총 800만 달러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광물 채굴권 확보를 위한 로비자금이라는데, 이 중 300만 달러는 전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위한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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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법과 눈물 지면기사
법이 인정(人情)에 휘둘리면 법 앞의 평등이 깨진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와 같이 법이 사람을 가리면 법치가 무너진다. 지금 우리 사회가 딱 그 모양이다. 법은 모름지기 추상(秋霜) 같아야 권위가 선다. 하지만 가을서리처럼 냉랭한 법에도 눈물이 있다. 눈물은 사람이면 마땅히 가져야 할 마음, 인지상정이다. 솔로몬은 자식을 포기할지언정 죽일 수 없었던 어미의 인지상정으로 명판결을 남겼다.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법원의 노 판사 프랭크 카프리오는 자비로운 판결로 감동을 주는 법정 영상으로 유튜브 유명인사가 됐다. 사회적 약자의 처지를 경청하고 공감하며 선처하는 재판 과정은 법적 정의와 형평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일말의 인지상정 없이 수많은 장발장을 감옥에 가두는 것이 법적 정의는 아닐 테다.인천지방검찰청이 최근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한 어머니의 1심 판결의 항소를 포기했다. 지난 19일 인천지방법원은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한 이 어머니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파격적인 선처였지만, 1주일 시한인 26일을 넘겨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된 것이다.딸을 사망케 한 어머니의 눈물겨운 사연에 법원과 검찰이 공감한 결과다. 날 때부터 몸이 불편했던 딸을 38년간 대소변을 받아내며 오롯이 보살폈던 어머니다. 그 딸이 대장암에 걸려 항암치료로 고통받자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 나 홀로 죽으면 끝날 형벌 같은 삶이지만, 남겨진 딸을 누가 돌보나 싶어 여기서 같이 끝내자며 무너졌고,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했다 혼자 깨어났다. 그런 어머니가 불쌍해 아들은 장문의 탄원서로 법원의 선처를 호소했다.판사는 "장애인 가족을 돌보는 가족들이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롯이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 본인을 탓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선처했고, 어머니는 법정을 나와 한 없이 오열했다. 최종적으로 검찰이 재판부의 판결과 검찰시민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항소 포기를 결단했다. 딸의 생명을 빼앗은 죄는 무겁다. 법의 선처에도 어머니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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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마이크 폼페이오 회고록 지면기사
영국 해리 왕자의 회고록 '스페어(Spare)'가 지난 11일 발매 하루 만에 140만권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고 한다. 스페어는 왕가와 귀족 집안의 차남을 뜻한다. 고명딸은 '고명'일 뿐이라는 드라마 대사와 비슷한 맥락의 은유이다. '스페어'는 출간 전부터 해리가 형인 윌리엄 왕세자에게 폭행당했다거나, 아버지 찰스 국왕의 재혼을 반대했다는 등의 일부 에피소드가 언론을 타면서 세인의 관심이 집중됐다. 왕실의 민낯을 예고한 노이즈 마케팅이 베스트셀러의 원동력이 됐다.유명인들이 세속적 회고록으로 떼돈을 버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역사의 현장에서 주역이었던 인물들의 회고록은 그 자체가 역사적 사료가 된다. 사건의 배경과 이면을 밝힌 회고록으로 역사적 장면은 명징해지고, 때로는 새롭게 정의된다. 북한은 지금도 6·25전쟁을 북침이라 우기지만, 구 소련 서기장 니키타 흐루쇼프는 회고록에서 김일성을 전쟁의 장본인으로 증언했다. 덕분에 북한의 억지는 역사에서 추방됐다.최근 역사적인 미·북, 남·북·미 정상회담을 현장에서 지휘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의 회고록이 화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비화는 충격적이다. 폼페이오가 "중국 공산당은 미군이 한국을 떠나면 김 위원장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하자, 김 위원장은 손으로 탁자를 치면서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외쳤단다. 김 위원장은 오히려 "중국공산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한반도를 티베트와 신장처럼 다룰 수 있도록 미군 철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문재인 전 대통령도 등장한다. 2019년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때 문 전 대통령이 몇 번이나 전화해 회동에 참여하겠다고 요구했고, 김 위원장은 미·북 정상만 만나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는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내줄 시간도 존경심도 없었다"고 회고했다.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실리적이고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문 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장 밖에서 대기했던 어색한 상황과 하노이 노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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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5·18 피해자들의 역사적인 화해 지면기사
광주 5·18민주화운동은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쿠데타 정권이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빚어진 현대사의 비극이자 분수령이다. 유혈이 낭자했던 현장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됐다. 전두환 정권의 통제와 감시에도 광주의 비극을 알리는 사진과 동영상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사진과 동영상에서 총검과 진압봉으로 무장한 계엄군은 군사 정권의 분신으로 깊이 각인됐다. 광주 시민들의 자위적 대응에 희생된 군·경은 거대한 분노에 묻혀 잊혔다.지난 17일 국립현충원 특전사 묘역. 5·18 3대 단체인 부상자회·유족회·공로자회 대표들이 특전사동지회 간부들과 함께 광주현장에서 희생된 계엄군과 경찰 묘소를 참배했다. 시민군과 계엄군이 생사의 경계를 넘어 43년 만에 화해하는 자리였다. 5·18 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은 '육군 중위 최연안의 묘'를 어루만지며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느냐"며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군인의 숙명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엄군으로 광주에 동원된 군·경 사망자들을 5·18 희생자로 품어 준 것이다.87민주화 이후 광주를 치유하려는 국가와 국민의 노력이 멈춘 적이 없었다. 국가와 정부는 법으로 5·18 정신을 기렸고 피해 보상에 만전을 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민주와 인권의 시발점으로 5·18을 격상시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는 네 번이나 광주를 찾아 아버지 대신 사죄했고, 5·18 유공자인 박남선씨는 노 전 대통령을 문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시민들과 함께 제창했다. 5·18은 가해자의 사과와 피해자의 용서로 진영을 초월해 국민의 역사로 승화되고 있다.5월 단체들의 계엄군 묘소 참배는 권력의 흉칙한 폭력으로 갈라졌던 국민이 용서와 화해로 다시 하나가 되는 역사적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지만원식 시대착오자들이 헛소리를 해대고, 5·18을 독점하려는 진영의 소유욕도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불행했던 역사 앞에 희생자였던 국민들이 써내려가는 역사적 화해 앞에선 가소로울 뿐이다. 사과 없이 떠난 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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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고물가 시대의 설 대목 풍경 지면기사
조선시대 민담 한토막이다. 미복잠행에 나선 임금이 한 고을을 지나던 중 제사상 앞에서 상주가 노래하고 여승은 춤추며 노인이 탄식하는(喪歌僧舞老人嘆) 기괴한 광경을 목격했다. 임금이 노인에게 연유를 물었다. 노인이 답하길 오늘이 죽은 아내 제삿날인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 며느리가 머리카락을 팔아 제수를 마련해 면목없어 탄식하니, 아들이 노래하고 며느리가 춤을 추며 자신을 위로하는 중이라 했다.임금이 크게 감동해 아들에게 곧 치러질 과거시험 응시를 권했다. 아들이 과거에 응시했는데 시제(試題)가 '상가승무노인탄', 즉 자기 집 제삿날 풍경이었다. 당연히 장원으로 급제했고 높은 벼슬에 올라 잘 살았다고 한다.제사를 통치 수단으로 삼은 유교의 나라 조선의 전형적인 효행설화인데, 옛날 옛적 이야기다. 제수 마련을 위해 머리카락 자를 며느리가 있을 리 없고, 있어도 이상한 시대이다.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던 여성들도 구세대가 됐다. 2017년 청와대 홈페이지엔 제사를 법으로 폐지하자는 국민청원이 올랐다. 무엇보다 제사를 전승하려는 세대간의 의지에 격차가 크다. MZ세대의 2, 3세 시대에는 제사가 돈 주고 체험하는 전통행사가 될지도 모른다.베이비붐 세대까지는 제사 문화에 진중한 편이지만, 형식의 파괴는 과감하다. 4대 제사가 3대 제사로 간소화되고, 아들이 없는 집에선 딸이 제주(祭主)를 맡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 추석 때 성균관이 파격적인 '차례상 표준안'을 공표한 것도, 제사 문화를 전승하려 격식을 포기하는 고육지책으로 보였다.그래도 축적된 문화의 저력은 여전하다. 오는 주말 설 연휴를 앞두고 제수와 명절 선물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의 발길로 전통시장과 쇼핑몰이 붐빈다. 추석과 설 명절엔 차례를 지내지 않아도 모처럼 모이는 가족들의 상차림을 위해 전 국민이 지갑을 연다. 일 년에 두 번 전 국민이 물가 체험을 통해 살 만한 시절인지 판단한다. 정부가 명절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런데 현장에서 곡소리가 난다. 올라도 너무 오른 물가 탓이다.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25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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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임계점 넘은 중국 전랑외교 지면기사
1980년대 중국은 서방의 자본과 기술에 공손하게 허리를 굽혔다. 자존심을 감추고 실력을 기르던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시대이다. 도광양회의 수모는 찰나에 불과했다. 2000년대 들어 세계의 생산공장이자 소비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은 미국의 세기를 종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국으로 등극했다.중국이 21세기 외교전략을 전랑외교(戰狼外交)로 전환한 배경이다. 중화제일주의 외교다. 중국과 척을 지면 호전적인 늑대로 돌변해 물고 뜯고 할퀸다. 홍콩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돈으로 서남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자원과 사회간접자본을 약탈해 일대일로로 연결 중이다. 대만 무력통일 의사를 감추지 않는다. 세계 각국에 비밀경찰서를 설치하고 운영한다.국수적 중화주의에 고무된 중국인들도 전랑의 대열에 합류했다.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전 세계 청년들에게 중국 유학생들이 떼로 덤볐다. 석탄분쟁으로 사이가 벌어진 호주에선 중국 유학생들이 대학 캠퍼스를 장악하고 현지 학생들을 폭행했다. 국내 대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이자 중국 유학생들이 철거하는 일도 있었다.그래도 세계가 중국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깨닫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중국이 '우한 폐렴'을 은폐하는 동안 바이러스는 세계로 퍼졌다. 6억7천만명이 감염됐고 670만명이 사망했다. 세계의 비난에 중국은 시치미를 뗐고, 세계가 백신 방역에 전념하는 동안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으로 나라 문을 닫았다. 당시 중국에 체류하던 한국인과 중국 방문자들이 겪었던 인권유린은 상상을 초월한다.중국이 지난해 말 인민 봉기에 백기를 들고 하루아침에 봉쇄를 풀고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세계 각국 공항에 보복 관광에 나선 중국인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중국발 제2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것이다. 방역에 성공한 세계를 향한 2차 바이러스 테러에 가깝다.많은 나라가 중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우리도 중국인의 단기입국을 불허했다. 당연한 자위권 발동이다. 적반하장, 중국이 한국인 단기 비자 발행 중단으로 맞불을 놓았다. 중국은 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은 안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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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정치교체 행보 지면기사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페이스북 발언이 심상치 않다. 솔직하고 거침없이 현실 정치를 도발한다. 지난 연말 여야가 합의한 새해 예산안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지역화폐 예산 축소를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자 방한복 벗기는 일"이라 했다. "법인세 1%p 감세로 투자를 늘린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새해 예산을 "정치적 흥정으로 민생예산과 정치예산을 주고 받은 합의"라며 "부끄럽다"고 여야 모두를 돌려찼다.연초엔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검토', 국회의장의 '선거법 개정 방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바로 '우리 정치의 판을 바꾸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단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김 지사의 현안 참여 발언은 당과 진영과 정파의 경계를 넘나든다. 핼러윈 참사에 책임져야 할 윤석열과 중대선거구제 정치개혁을 강조한 윤석열을 구분한다. 비판과 지지의 기준은 '김동연', '김동연 다움'이다. 실체는 여야를 초월해 인정받은 합리적이고 통섭적인 인품과 업적이다.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는 이재명이 아니라 김동연"이라고 독립선언한 이유가 새해 들어 뚜렷해졌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 김 지사는 정치교체에 시동을 걸었다. 대통령 상대 거친 비판·흔쾌한 지지 '각인'정부,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확대 밀어붙여 청신호가 켜졌고 김 지사만의 정치 교차로가 열렸다. 친정인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의 공간이 위축됐고, 집권 2년 차 윤석열 대통령은 독단적 정치력의 한계를 의심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극렬 지지층이 떠받드는 특권 정치의 세습 구조에 머물러 있다. 정치판을 싹 갈아엎어야 한다는 민심의 열망은 유효하고 더욱 간절해졌다. 정치교체가 김 지사만의 꿈이 아니라 대중의 염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래도 진영과 정파의 대안 1, 2, 3의 하나로는 정치교체의 주역으로 서기 힘들다. 대중은, 무정파 중도 대중은 위대한 조정자를 원한다. 상식과 이성으로 비판과 지지를 융합하는 조정자, 정치혐오 대중이 꿈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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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만약 지금 DJ라면?' 지면기사
이주민들의 나라 미국은 건국 신화가 없다. 원주민인 인디언의 신화는 있지만 다인종 다문화 이주민이 수용할 리 없다. 대신 미국을 세계 최초의 민주주의 국가로 독립시킨 13개 주 대표 147명을 '건국의 아버지들'로 기린다. 조지 워싱턴, 존 애덤스, 토머스 제퍼슨 등 독립전쟁에 참여하고 헌법 제정에 참여한 인물들이다. 미국인들은 건국의 아버지들을 반신(半神)의 반열에 올려놓고 추앙하며, 국가적 위기 때마다 소환해 미합중국의 초심을 되새긴다.우리 현대사에도 국민의 뇌리에 박제돼 늘 현실로 소환되는 정치인들이 있다. 박정희, 김대중이 으뜸이다. 정치적 적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한 시대의 두 상징으로 현대사를 완성한 역사적 커플이자 콤비였다. 박정희는 오천년 빈곤을 타파한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다. 김대중은 인동초의 세월을 인내하며 민주주의의 마침표를 찍은 민주화의 표상이다.두 사람을 바라보는 진영과 지역의 시선의 차이는 여전하다. 박정희는 보수의 연인이고 김대중은 진보의 애인이다. 그래도 산업화와 민주화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두 영웅의 역사적 업적은 진영을 초월한다.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는 2013년 '달빛동맹'을 맺고 두 상징의 화해를 선언했다. 두 도시를 잇는 내륙철도 건설에 힘을 모은다. 역사는 이렇게 긴 호흡으로 시대를 통합한다.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7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만약 지금 DJ라면?'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초청강연에서 "지금 DJ(김대중)가 있었다면 '이재명을 중심으로 뭉쳐서 싸워라'고 했을 이야기가 저는 들리는데 여러분 귀에는 안 들리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5일 출연한 한 유튜브에선 "이재명이 김대중보다 훨씬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방송에선 '김대중의 고초와 이재명의 고초를 동급'으로 설명했다.반응이 싸늘하다. 광주 시민들은 '김대중 격하'이자 'DJ 모독'이라고 격분한다. 이재명만을 위한 박지원의 DJ 소환은 패착이다. 목숨 걸고 민주화를 완성한 김대중의 고난과 다양한 개인 비리 및 범죄 의혹으로 궁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