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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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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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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자살 단톡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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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의겸과 면책특권 지면기사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장. 첫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지난 7월 19, 20일 개인일정을 "핸드폰이든 수첩이든 확인을 먼저 해달라"고 주문했다. 순간 장내는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김 의원의 질의 내용에 집중했다.핵폭탄급 의혹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이 국내 최대 로펌의 변호사들과 늦밤부터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더 탐사'의 유튜버와 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의 통화 녹취에 이어 최초의 제보 여성이 남자 친구에게 술자리를 묘사하는 통화 내용이 국감장에 울려 퍼졌다.국민들은 3고 경제에 허덕이고 북한은 끊임 없이 도발하는 비상시국에 대통령이 '동백 아가씨'를, 최측근 장관이 '윤도현 노래'를 돌려 부르며 법조 엘리트인 로펌 변호사들과 술판을 벌였다?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권이 무너질 스캔들이다. 한 장관은 역공이 강력했다. '사실'이 아니라는데 "장관직과 향후 모든 공직을 걸겠다"며 김 의원에게 폭로의 근거를 추궁했다. 한 장관의 반격에 당황한 김 의원은 국회의원의 물어볼 권리, 즉 면책특권을 강조했다.이후 전개된 상황은 황당하다. 우선 술판이 벌어졌다던, 김 의원이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고 첼로가 연주됐다"던 문제의 '청담동 바'가 없다. 당일 대통령의 행적은 서초동 자택을 지켰던 친야 단체에 의해 확인됐다. 이세창씨는 녹취록 짜깁기를 주장한다. 술자리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자 친구의 주장을 '더 탐사'에 제보한 남성은 잠적해 연락이 안 되고, 여성 측은 제보의 사실 여부를 밝힐 수 없단다. 그런데도 '더 탐사'는 유튜브에 '술통령과 한동훈의 진실'이라는 김 의원의 예고대로 게재했다.김 의원은 '더 탐사'와 협업했다는데, 언론의 기본인 팩트 체크가 엉망이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한 장관은 김 의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워낙 간단한 팩트 체크라 곧 진상이 드러날 테다. 김 의원이 쏘아올린 '청담동 술자리 스캔들'이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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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오너 리스크 지면기사
2018년 강남 유흥클럽 버닝썬에 발생한 폭행사건이 나라를 뒤흔든 게이트로 커졌다. 버닝썬을 중심으로 일부 연예인들이 마약과 성폭력 범죄를 벌였고, 불법 난장의 뒷배에 경찰이 있었다는 의혹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유명 보이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는 버닝썬의 실소유자로 성매매, 성접대 범죄로 몰락했다. 승리 혼자 몰락한 게 아니다. 그가 운영한 라면 프랜차이즈 '아오리라멘' 점주들도 함께 파산했다.기업 소유주와 일가의 반사회적 일탈 행위는 회사 경영에 치명적 피해를 안긴다. 오너 리스크다.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이 전설적인 사례이지만, 오너 리스크의 실질적인 피해는 식품업계에서 두드러진다. 불매운동의 응징 효과가 즉각적이라서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주에 상품을 강매하는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지금껏 불매 운동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엔 불가리스가 코로나에 즉효라고 발표해 주가를 올렸다가, 과학적 검증에 걸려 개미 투자자들을 울렸다. 소비자들은 '남양' 없는 남양제품을 찾아내 불매 리스트에 올린다.전국의 파리바게트 점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 최대 제빵업체 SPC의 계열사 SPL에 발생한 20대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한 불매운동 여론 때문이다. SPC의 대응은 어처구니 없었다. 사고 다음날 문제의 배합기를 정상 가동했다. 동료가 사망한 현장에서 노동을 강요한 것이다. 망자의 장례식장에 빵을 가져다 놓기도 했다. 공감 능력 상실이 사이코패스 수준이다. 그룹 회장은 1주일만에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질의 응답을 생략한 회견은 형식적이었다. 회견 이틀만에 계열 공장에서 노동자의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했다. 오너 리스크가 최악인 건 그 책임을 오너가 아닌 주주, 직원, 가맹점주들이 떠안는 구조라서다. 사고는 오너가 쳤는데 주주는 주가 하락에 울고, 직원은 경영악화에 시달리며, 가맹점주는 매출감소에 진저리친다. 정작 오너의 소유지분은 까딱없고 경영권도 그대로다. 주주, 직원, 가맹점주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리스크를 극복하면 오너는 그 열매만 따먹으면 그만이다.오너를 향한 응징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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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갈치 정치'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이 '갈치 정치' 논란으로 시끄럽다. 발단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재명 대표의 방위산업체 주식 보유였다. 여당이 이해 충돌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별다른 해명 없이 손해를 감수하고 전량 매각해 여당의 공세를 진화했다.그런데 당 내부로 불이 번졌다. 대선 패배 직후인 주식 매입 시점이 문제가 됐다. 전재수 의원이 "실망스럽다"고 공개 비판했다. 대선 패배로 1천600만 지지자가 공황 상태에 빠졌을 때 정작 후보는 주식 투자나 하고 있었느냐는 얘기다. 이 대표에 대한 인간적 실망의 표현이었다. 이 대표의 열성 지지자 '개딸'들은 전 의원의 비판에 내부총질이라며 반발했다. 전가의 보도인 문자폭탄으로 탈당을 압박한다.안민석 의원이 개딸들의 공세에 힘을 보탰다. "갈치는 갈치를 먹고 큰다"며 "이 시국에서 갈치 정치는 심각한 해당 행위"라 했다. 전 의원의 이 대표 비판을 제식구 잡아먹는 '갈치 정치'에 빗댄 것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내부의 적이라는 얘기다.어느 사회에서나 조직을 위협하는 '내부의 적'은 경멸의 대상이다. 사회적 매장을 각오해야 한다. 신념 공동체인 정치에서는 특히 그렇다. 내부의 적으로 찍히면 정치생명이 끝난다. 군사독재 시절 낮에는 야당하고 밤에는 여당하는 정치인을 '사쿠라'로 멸칭했다. 절대 악인 군사정권과 내통하는 사쿠라로 찍히면 야당 정치 이력이 끝장났다. 독재시대에 만개했던 '사쿠라'가 문민시대엔 '철새'로 하늘을 날더니, 급기야 '갈치'가 되어 바다로 나아갔다. 내부의 적을 호칭하는 정치적 멸칭이 급기야 육·해·공을 망라했다.반전이 일어났다. 전 의원을 '갈치'라 부른 안 의원을 조응천 의원이 '대왕 갈치'라 했다. 할 말을 한 동료 의원을 비난하는 일이야말로 동족 포식의 '갈치 정치'라는 비판인 듯하다. 조 의원 외에도 몇몇 원내외 인사들이 전 의원을 옹호하기 시작했다. 호사가들은 성급하게 안 의원의 갈치 정치 시비로 당내 친문, 친명 사이의 계파 대립을 점친다. 당과 이 대표를 일치시키는 사람들과 분리하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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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연평도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지면기사
그물에서 꽃게 따던 노인들은 피난 보따리를 싸러 집으로 달려갔다. 조업 중이던 어민들은 뭍으로 죽자사자 배를 몰았다. 수업 중이던 학생들과 주민들은 방공호로 냅다 뛰었다. 지난 14일 북한이 서해를 때리는 포성에 연평도는 혼비백산했다.북한은 9월 2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훈련을 빙자해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을 쉼 없이 발사했다. 미국의 괌 기지를 겨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미·일 연합훈련이 벌어진 동해를 겨냥했다.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라고 발표했다. 미사일에 핵탄두만 장착하면 한·미·일이 북한의 핵공격 사정권에 갇힌다는 무력시위였다.대한민국의 대응은 초라했다. 북한이 알려줄 때까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저수지에서 솟아오른지도 몰랐다. 킬체인 작동 차원에서 발사한 현무 미사일은 후방으로 낙탄해 우리 기지를 불태웠고, 전술지대지 미사일은 어디론가 실종됐다. 국민들은 놀랍도록 평온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영공을 통과하는 동안 일본은 주민대피 명령을 내렸다. 발사 원점인 북한을 머리맡에 이고 있는 우리는 눈 깜짝이지 않고 일상을 유지했다. 태극기 지킬 사람들 '친일·종북' 낙인 찍어분명한건 모두 사실 아닌 정략적 가상현실뿐 연평도 주민들은 놀라 흩어졌는데 육지 사람들은 왜 이리 평온할까. 시청각에서 벗어난 공포를 상상만으로 체감하기 힘들다. 내륙의 국민들에게 북한 미사일은 시청각 범위 밖의 일이다. 반면 연평도 주민들에게 북한의 포 사격은 청각으로 확인한 실체적 공포였다. 2010년 북한의 침공으로 섬 전체가 포연에 포성에 잠겼던 악몽을 일깨우기에 충분했을 테다.일상적 공포와 만성적 위기는 공포도 위기도 아니라는 무의식을 키운다. 공포와 위기의 실체는 그대로인데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실체를 지워버리는 무의식은 치명적이다. 생존을 위한 위기 감지 본능은 퇴화하고 보이고 들리는 것만을 세상의 전부로 여겨서다.대한민국이 마치 거대한 인공 무대에서 가상현실을 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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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근식 사태 지면기사
2020년 연말을 강타한 조두순 만기출소를 전후로 벌어진 사회적 혼란이 재연되고 있다. 오늘 예정대로라면 아동·청소년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이 만기 출소한다. 출소 후 안산시의 부인 거주지로 돌아간 조두순과 달리, 법무부는 거처가 없는 김근식을 의정부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에 수용키로 했다. 전과자 갱생과 자립을 지원하는 공공시설이다.김근식은 2006년 5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인천·경기 일대에서 11명의 여학생들을 성폭행했다. 2000년 한 여학생을 성폭행해 5년6개월 징역형을 살고 출소한 직후 벌인 만행이었다. 치유불가능한 성도착증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했다가 경찰의 공개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했다. 1심 재판부는 자수를 감경사유로 참작해 15년 형을 선고했다. 수감 중에도 재범 위험성 평가가 높아 심리치료를 받았고, 동료 재소자들을 공격해 형기가 연장되기도 했다. 대다수의 범죄 전문가들은 김근식의 갱생 가능성에 고개를 저었다.김근식의 출소 후 거주지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인천 맘카페에선 인천으로 올까 지레 겁먹고 대책을 호소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니 난데 없는 의정부행에 의정부시가 발칵 뒤집어진 건 당연하다. 의정부시와 시민들은 김근식의 의정부 입성을 원천 봉쇄하고 나섰다. 김동근 시장은 15일 갱생시설 앞 도로를 폐쇄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현장에 시장실을 차렸고, 시민들도 16일 결의대회로 동참했다. 법무부는 김근식을 24시간 밀착 감시한다고 약속했지만, 기피 시설에 이어 '기피 인간'까지 떠안기냐는 반발 여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하늘도 무심치 않았는지 변수가 발생했다. 미성년이던 16년 전 김근식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나타나 그를 고소했다. 검찰이 혐의를 입증해 1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16일 법원은 영장심사끝에 김근식을 구속했다.피해자 나영이(가명)네 가족은 조두순이 한 동네로 출소하자 도망치듯 이사했다. 조두순의 12년 형이나 김근식의 15년 형은, 나영이의 형언할 수 없는 피해와 11명 소녀들이 겪은 악몽에 비하면 터무니 없다. 미국이라면 11건의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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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지면기사
동서양에서 친족 사이의 범죄를 방치하거나 가볍게 처벌하는 문화는 흔하다. 그 탓에 이슬람 여성들은 야만적 수난을 겪는다. 지난해 파키스탄의 패션 모델 나야브 나딤은 "모델 일을 해서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의붓오빠에게 살해당했다. 가문의 명예를 더럽힌 여성을 가족이 살해하는 명예살인이다. 논란의 여지 없이 더러운 범죄이다. 한 해 5천명 이상의 여성이 희생된다. 명예살인을 합법화한 이슬람 국가는 없다. 법이 정한 처벌도 무겁다. 하지만 실제 처벌이 약해 명예살인자를 영웅시하는 문화는 근절되지 않는다.최근 이란 여성들의 전례 없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도 맥락상 명예살인 악습이 계기가 됐다.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게 잡혀간 소녀의 의문사에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이 들고일어났다. 히잡을 안 쓰면 가족이나 국가에 의해 살해당할 수 있는 삶을 인내할 여성, 아니 인간은 없다.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이란이 최후의 선을 넘었다.현대 인권국가에서도 친족간 범죄를 법으로 처벌하지 않는 특례를 둔 나라들이 적지 않다. '법은 문지방을 넘지 않는다'는 로마법의 규범이 관습법으로 굳어져 지금에 이르렀다.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가 대표적이다. 가족 내에서 발생한 절도·사기죄 등 재산범죄에 대해 죄를 묻지 않거나 친고죄로 제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의 재산죄는 묻지 않고, 민법상 친족인 8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은 친고죄로 처벌한다.최근 예능인 박수홍씨 가족의 재산분쟁으로 친족상도례 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부모와 형 부부는 박씨의 수입에 전적으로 생계를 의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형 부부가 횡령한 박씨 재산이 검찰 공소장 기록에만 61억원이다. 박씨 아버지가 자신의 범죄라고 주장하면서 친족상도례가 된서리를 맞았다. 박씨에게 형이 한 짓이나, 아버지가 보여준 태도를 보면 '가족'이 무색하다. 직접 살인 말고도 사람을 죽이는 방식은 많다.배금문화가 만연하면서 돈 앞에서 남보다 못한 가족들이 흔하다. 친족상도례도 가족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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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7주년·로컬이 희망이다] 경기 인천의 자부심으로… 굽은 길도 바르게 걸어가겠습니다 지면기사
경인일보는 경기·인천 지역신문이다. 오늘 창간 77주년을 맞았다. 가장 오랜 세월 지역을 대변해왔다. 언론 자유화 원년인 1988년 이전의 경기도와 인천시의 자화상은 경인일보를 통해서만 대면할 수 있다. '경인일보' 제호 자체가 역사다. 1981년 경기도에서 인천시가 분리됐다. 경기도 유일의 지역신문인 '경기신문'은 분리된 인천시를 대변할 의무 때문에 '경인일보'가 됐다. 제호 '경인일보'는 경기·인천 분리와 독립의 역사이자 연대와 상생의 기억이다.경인일보 77년의 언론 주제는 경기도와 경기도민, 인천시와 인천시민이다. 역사의 무게가 지어낸 숙명이자 100년이 지나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다. 오늘 창간 기념호에 게재된 '로컬이 희망이다' 역시 경인일보의 숙명적 의무를 반영한 특별기획이다. 기획기사엔 경기·인천의 오늘을 구성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스타트업과 강소기업을 통해 지역 경제의 미래를 전망했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증언과 다문화공동체라는 거울을 통해 지역 정체성의 진화 가능성을 탐색했다.현재의 경기도는 77년 전의 경기도가 아니다. 인천시도 독립 당시의 상전이 지금은 벽해가 됐다. 경기도민은 1960년 240만명에서 1천350만명으로, 인천시민은 1980년 1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늘었다. 경기도는 국내총생산(GDP) 1위이고, 인천이 가세하면 압도적인 대한민국 경제 중심이다. 전국의 이주 인구를 품에 안아 산업 공동체로 성장한 덕분이다. 경기남부의 삼성 벨트는 세계를 지배하고, 판교는 강남을 대신해 첨단정보산업의 메카가 됐다. 인천은 대한민국 관문도시의 가치가 커지면서 곧 부산을 추월할 기세다. 경인일보는 지방자치 실시 이래 한 세대 동안 끊임없이 경기·인천이 대한민국 중심이라 외쳐왔다. 틀림없는 사실이자 진실이다.사실과 진실이 엄연할수록 부정당하면 고통스럽다. 관습적인 서울 중심의 문화는 경기·인천을 수도'권'이라는 비주류 지역으로 격하한다. 전국 인구의 3분의 1인 1천700만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이 '계란 흰자'와 '빨간 버스' 트라우마를 겪는다. 기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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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윤석열차' 지면기사
한 고등학생의 만평이 어른 싸움으로 번졌다. 지난 3일 폐막한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평 '윤석열차'가 전시됐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고등부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한 작품이다.만화 캐릭터 '토마스'처럼 기차를 윤 대통령으로 의인화했다. 김건희 여사로 보이는 기관사가 운전하고 객차엔 법복에 칼을 치켜 든 검사들이 탑승했다. 증기를 뿜으며 질주하는 윤석열차 앞에서 사람들이 혼비백산 흩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 경고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표현의 자유' 문제로 일이 커졌다.자유민주 시민은 표현의 자유로 모든 권력을 견제하고 구속한다. 역설적으로 모든 독재권력은 표현의 자유를 적대한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이슬람교를 비판한 프랑스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끔찍한 테러를 가했다. 북한, 중국, 러시아는 언론을 통제하고 표현을 제한한다. 표현의 자유와 독재 권력은 양립할 수 없다.자유민주 국가의 권력에게도 표현의 자유는 성가시다. 권력 획득과 유지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면서도 권력을 흠집내는 비판적 표현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비판 대자보를 붙인 20대 청년을 재판에 넘겼다. 민주당은 집권여당 시절 신문 칼럼 '민주당만 빼고'를 쓰고 게재한 임미리 교수와 경향신문을 고발했다. 상황은 역전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역공을 펼친다.문체부의 대응이 성급했다. 고교생 아마추어 만평에 거창하게 '정치' 잣대를 들이댈 일이 아니었다. 공모전 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다. 대상이라도 받았다면 장관이 사퇴할 뻔 했다. "입장이 없다"는 대통령실도 아쉽다. 대선 때 '쥴리 벽화'도 인내했던 대통령이다. 도어스테핑에서 "저도 봤는데 재미있던데요"라고 웃어 넘겼다면 윤석열의 '자유'는 더욱 선명해졌을테다. 문체부가 서둘러 정색하는 바람에 대통령이 표현할 자유를 잃은 건 아닌가 싶다.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2017년 한 전시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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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푸틴의 군사동원령 지면기사
1905년 1월 22일 일요일. 제정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수십만 명의 도시 노동자들이 황제의 겨울궁전을 향해 행진했다.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기근에 시달렸다. 참다못해 니콜라이 2세에게 급료인상을 청원하려 시작한 행진이었다. 군중은 국가를 부르고 행렬 앞에 황제의 초상을 높이 들었다. 러시아 민중에게 황제는 신의 대리인이었다. 노동자들은 황제가 자신들의 가여운 사정을 들어주리라 기대했다.휴양 중이던 황제는 궁전에 없었고 노동자들에겐 총탄이 쏟아졌다. 치안 책임자인 황제의 숙부 블라디미르 알렉산드로비치 대공이 청원 행진을 폭동으로 몰아 발포를 명령했다. '피의 일요일 사건'이다. 군중은 "이제 차르(황제)도 하느님도 없다"고 절규했다. 러시아 제정은 이날부터 무너졌다. 피의 일요일 사건은 1917년 러시아 혁명의 씨앗이 됐다. 황제 일가는 혁명 다음해 즉결 처형된 후 소각됐다.최근 러시아가 심상치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군사동원령을 발령해 국민 30만명을 강제 징집하자 민심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오판의 연속이었다. 며칠, 몇주면 간단히 끝날 것이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7개월을 넘겼다. 미국과 나토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전에 러시아의 전력 손실이 막대하다.급기야 병력 보충을 위해 예비역 동원령을 발동하자 참았던 민심이 폭발했다. 반전시위대는 "누구를 위한 전쟁이냐"고 절규하고, 징집을 피하려는 청장년들은 국경을 탈출하고, 반정부 감정이 반영된 총기난사사건도 잇따라 발생했다.푸틴은 소련 해체 이후의 혼란기에 러시아의 권력을 장악한 행운아다. 행운에 만족하지 않았다. 헌법을 개정해 독재 권력을 다졌고 사실상 종신 집권자가 됐다. 사실상 제정시절 황제의 권력에 오른 것이다. 그는 구 소련과 제정 러시아 수준의 러시아 부흥으로 민심을 장악했다. '위대한 러시아'의 환상에 빠진 국민은 푸틴에 열광했다. 우크라이나 침공도 영토수복 전쟁이라며 지지했다.하지만 푸틴이 전선의 총알받이가 될 것을 명령하자 민심이 급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죽고 사는 현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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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정치적 환청 지면기사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1987년 대선 때 전국 유세장을 돌며 "군부 독재를 '학실히' 종식시키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복모음 발음이 힘겨운 경상도 출신답게 YS는 '확실히'를 '학실히'로 발음했다. 아무도 비웃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화 투쟁에 헌신한 정치인의 확신이 '학실히'를 통해 확실하게 대중에게 전달됐다. 1992년 대선 유세 때는 실제로 '관광도시'를 '강간도시' 비슷하게 발음하는 현장을 수차례 목격했지만, 기자들은 반주용 에피소드로 여겼다.특정 발음을 본인이 착각해 들은 대로 인식하는 일이 왕왕 있다. 몬더그린(Mondegreen) 현상이라 한다. 개그맨 박성호의 몬더그린 개그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팝송의 영어가사를 우리말로 바꾸었는데, 얼마나 절묘했는지 웃음 폭탄이 터졌다. 에릭 카멘의 노래 'All by My Self'는 '오빠 만세'로 지금도 회자되는 몬더그린 개그의 백미이다.몬더그린 현상은 기본적으로 착각이다. 본래의 말이 분명하게 있으니 착각이 재미 있으면 웃고 말 일이고, 심각하면 원전을 찾아 착각을 해소하면 그만이다.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잠깐의 해프닝으로 끝나게 마련이다.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중 사담에 나라가 엎어졌다. 윤 대통령이 글로벌펀드 재정회의에서 한국이 1억달러를 부담키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 "국회에서 이××들이 승인 안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는 발언이 국내 지상파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탓이다. 유튜브 자막엔 ○○○을 '바이든은'으로 표기했다. 야당은 동맹국인 미국의 의회와 대통령을 욕해 동맹을 위협하고 국격을 떨어뜨린 외교참사라 일제히 공격했다. 대통령실은 뒤늦게 국회는 한국 국회이며, ○○○은 '날리면'이라고 해명했다.민주당은 '바이든'으로 듣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날리면'으로 듣는다. 참석자들은 '○○이'로 들었다는데 최강욱 의원은 '짤짤이'라 했고, 많은 민주당 사람들이 최 의원의 주장을 두둔했었다. 대통령이 무심결에 한 실수로 덮어 줄 아량이 있었다면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 죽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