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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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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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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윤석열과 여성 지면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 외교무대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상치 못한 봉변(?)만 아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을 뻔했다. 21일 양국 정상 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남녀평등 질문에 허를 찔렸다.기자는 남성 중심의 윤석열 내각, 선진국 중 여성 진출이 매우 낮은 한국,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거론하면서 "한국과 같은 경제대국이 여성의 대표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남성 중심인 윤석열 정부를 향한 돌직구였다.윤 대통령은 답변에 앞서 몇 초간 멈칫한 채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은 "공직 사회에서 내각의 장관 그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질 못했다"며 "여성의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여성에게)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밝혔고, 기자회견은 서둘러 종료됐다.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윤석열 정부의 예비 내각이 발표되자 국내 언론에도 여성 홀대론이 일었지만 윤 대통령의 직접 해명은 없었다. '자리가 많으니 지켜봐달라'는 정도로 넘어갔다. 하지만 정식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 19명 중 여성은 3명, 차관과 차관급 인사 41명 중 여성은 2명뿐이다. WP 기자에겐 선진국인 한국 정부의 여성 홀대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추어 기이했을 테다.윤 대통령은 WP 기자의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국제사회의 양성평등 기준에 어긋나는 내각으로 자유시민의 남녀평등을 강조하기 힘들다. 민주당의 이재명 상임고문을 맹목적으로 추앙하는 '개딸'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가 잉태한 정치현상이다.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기간에 영부인 질 바이든은 미주 정상회의 지원을 위해 남미 각국을 방문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을 지원할 제2부속실을 폐지하고 내조를 강조한다. 대통령 부인을 규방에 가둔다니 시대착오적이다. 여성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김 여사의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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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윤석열의 '임을 위한 행진곡' 지면기사
신군부의 국민 학살 만행인 광주사건을 역사적으로 정립한 주역은 아이러니하게도 보수 정권인 김영삼(YS) 문민정부였다. 1995년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12·12 군사반란과 광주 학살 범죄의 공소 시효를 정지했다. 특별법 덕분에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검찰이 포기했던 전·노 두 전직 대통령을 역사의 법정에 세울 수 있었다.당시 집권여당 신한국당은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했지만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YS의 민주계가 주류였기에 가능했다. 신군부 정당과의 3당 합당을 비난하는 여론을 향해 "호랑이를 잡으려 호랑이굴로 들어갔다"던 YS는 정말로 호랑이를 잡았다. 보수진영은 광주사태, 진보진영은 광주항쟁으로 달리 불렀던 광주 민주화운동은 그때 비로소 '5·18민주화운동'이라는 법적 명칭으로 역사적 지위를 인정받았다.보수정당은 그때 확실하게 12·12와 광주만행의 업보와 결별해야 했다. 하지만 늘 극단적 소수가 문제이다. 일단의 극우 인사들은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다. 광주의 배후에 북한의 그림자가 있다고 우겼다. 반자유, 반민주, 반인권적 만행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와 증언을 무시하고 확증편향으로 역사의 진실과 맞섰다. 보수 정당은 어차피 표가 안 나오는 호남의 상처 치유에 소극적이었다. 그렇게 5·18과 광주와 호남은 보수 정당의 아킬레스건이 됐다.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주시민들과 함께 제창했다. 대통령실 참모와 장관, 국민의힘 의원 전원과 동행했다. 보수 정권과 정당의 5·18을 향한 예우로서 전례 없이 극진했다. 당연한 일이 너무 지체됐다. 자유 대한민국의 민주와 인권수호 의지를 확인하는 국가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적절성을 따질 이유가 뭐란 말인가.광주의 비극이 발생한 지 한 세대를 훌쩍 지나 40여년이다. 광주가 보수와 진보의 국경이 되어 상처받는다면 역사적 퇴행이다. 5·18과 광주정신은 민주주의의 보편적인 가치이자 상징이다. 광주를, 5·18을 진보가 독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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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북한 코로나19 지면기사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2년 반만에 방역 총력전에 돌입했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폐렴'으로 최초 발생한 때가 2019년 11월, 북한은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했다. 지난 11일까지 확진자가 단 1명도 없는 코로나 청정국이 바로 북한이었다. 그랬던 북한이 지난 12일 느닷없이 "우리의 비상방역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개했다.북한이 공개한 '유열자' 발생 추세는 가파르다. 12일 1만8천여명, 13일 17만4천400여명, 14일 29만6천여명이 새로 발생했단다. 유열자가 정확한 검사를 받은 확진자를 의미하는지 모호하다. 유열자를 단어 그대로 발열 증상자로 해석하면, 실제 감염자는 추정 불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열병식에 북한 전역에서 대규모 군중이 평양에 집결했다가 흩어졌으니 특정 지역 봉쇄로 해결될 가능성도 적다.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지만 북한의 사정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재앙이 우려된다. 북한은 국경을 봉쇄하면서 코로나19 방역도 포기했다. 감염검사와 백신접종이 없었고 치료제는 없다시피한 모양이다. 북한 주민들은 코로나19의 순결한 숙주인 셈이다. 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지난해 연말 공개한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영양결핍 인구 비율이 42.2%로 세계 최악 수준이다. 의학적으로 영양결핍은 면역력 결핍과 동의어다.북한의 방역 수준이 애처롭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높은 정치의식으로 비상방역사업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1호 약품' 기증으로 당 간부들의 약품 기부를 독려했단다. 노동신문은 '고려치료방법'이라며 패독산, 안궁우황환, 삼양우황청심환 등 한약 처방은 물론 금은화(인동초 덩굴 꽃)와 버드나무잎 등 민간요법도 소개한다.전세계에 백신이 넘쳐나고 치료제가 개발된 마당에 조선시대 혜민서 수준의 한방 방역은 시대착오적이다. 국내 백신 잔여량이 1천477만회분에 이르고 지난달까지 폐기된 백신만 233만회분이 넘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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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동훈 청문회' 파문 지면기사
지난 9일 열렸던 한동훈 인사청문회 파문의 일파가 만파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한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처음부터 부적격자로 낙인찍고 별렀던 청문회였다. 검수완박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 비리 수사 검사였던 한 후보는 민주당의 눈엣가시였다. 마침 특정 언론에서 한 후보의 고교생 딸이 쌓아온 '스펙'에 의혹을 제기해 멍석을 깔아주었다.청문회 결과 민주당이 참담해졌다. 김남국 의원은 한 후보 딸의 논문 공저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모(李某) 교수를 이모(姨母)로 착각했다. 가족 비리에 집착한 탓으로 보인다. 기발하고 기민한 패러디가 넘쳤다. 조모 교수면 할머니, 장모 교수면 외할머니라는 식이다. 계모 교수였으면 한 후보자가 졸지에 재혼남이 될 뻔했다는 조롱이 압권이다.최강욱 의원도 '한○○'으로 익명 처리된 기부자 이름을 한 후보의 딸이라고 추궁했다가, 한 후보자가 '한국쓰리엠'이라 정정해주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 법인이 기부한 중고 노트북의 실제 기증자가 한 후보자의 딸이기를 간절하게 원했던 듯싶다. '한○○○○'으로 글자 수대로 표기하지 않은 작성자를 원망할지 모르겠다. 이수진 의원은 맥락 없는 횡설수설과 고성으로 음주 청문 의혹을 자초했다.김·최·이 의원은 한동훈 잡으려다 자기 눈을 찔렀다. 한 후보자에 대한 맹목적 증오와 혐오로 확증편향에 빠져 기초적인 사실을 착각하고 오독한 탓이다. 정적을 향한 적개심으로 분열된 작금의 정치 풍토에선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는 현상이다. 실제로 선거 때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황당한 거짓말이 사실로 포장돼 창궐한다.윤석열 대통령 취임 만찬에서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와 대화하며 파안대소하는 사진이 보도되자 민주당 지지자들이 "좋아 죽겠냐" "웃음이 나오냐"며 발끈했단다. 잔칫날 웃지 싸워야 하나? 김부겸 국무총리도 만찬에서 큰 실수를 했다. 건배사에서 '윤석열 정부'를 '문재인 정부'로 말했다. 곧바로 실수를 수정했고,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웃음과 박수로 받아넘겼다. 누군가 민주당 지지자들처럼 정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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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윤석열 정부 '진짜 민심'과 동행하라 지면기사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이 오늘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적어도 오늘 하루는 나라 전체에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해야 할 날이다. 윤석열 정부를 축복하고 새 정권이 이끌어 갈 대한민국에 신의 가호가 깃들기를 기원하는 국민의 한 마음이 빚어낸 에너지로 가슴 뿌듯한 그런 날 말이다. 내가 반대한 대통령의 성공을 진심으로 원해야, 다음 대통령을 지지한 나의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다.아쉽게도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날의 나라 분위기는 한껏 당긴 활시위처럼 끊어질 듯 말 듯한 긴장감으로 팽팽하다. 취임식 단 하루마저도 화합의 이완 대신 대립의 긴장으로 숨조차 쉬기 힘들다. 윤석열은 최악의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시작한다.정적은 강력하고 무자비하다. 슈퍼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172석의 완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검수완박으로 보여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 정권은 자신의 정권과 비교될 것이라며 마법의 거울을 세워 놓았다. 'ㄸㄸㅇ'를 '짤짤이'라 해도 철석같이 믿는 진영의 결속은 철옹성 같다. 대선 경쟁자 이재명은 분당구 수내동 현관을 나와 인천 계양산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윤석열이 대장동 몸통'이라 다시 외친다. 완전히 대선 2라운드다. 계양을 출마 기자회견은 지난 대선 결과만큼 정권의 절반을 갖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거대 슈퍼야당·강력한 팬덤 주군 이재명前 정권 한 귀퉁이에서 정권 창업할 처지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초반에 자신의 권력으로 채울 정치적 여백을 누렸다. 대선 패배 후보와 전임 대통령은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어 권력의 마당을 비워주었다. 야당은 새 정부가 제대로 꼴을 갖출 수 있도록 패자의 호의를 베풀었고, 언론은 짧게나마 새정부와 대중의 허니문을 허용했다. 윤석열에겐 정권을 세울 한 치의 여백도 없다. 거대 야당과 강력한 팬덤에게 진정한 주군은 이재명이다. 새 대통령이지만 가설 천막을 세우고 전 정권 권력의 한 귀퉁이에서 정권을 창업해야 할 처지이다. 윤석열은 청와대 권력의 종식을 선언했지만 청와대 시절의 권력은 그에게 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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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원조 한류스타 '강수연' 지면기사
"어제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버린 것은 무엇인가/ 오늘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남은 것은 무엇인가" 조용필의 절창 '어제, 오늘, 그리고'의 한 대목이다. 한 시대의 문화와 규범은 "여기 길 떠나는 저기 방황하는 (그 시대)사람"들이 남긴 시간의 축적이다. 한시대를 대표하는 인물과의 영원한 작별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특별한 감회를 남긴다.최초의 월드스타 강수연이 지난 7일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5일 뇌출혈 증세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상태 그대로 하늘의 별이 됐다. MZ세대에겐 낯설어 데면데면한 뉴스일테지만, 586세대에겐 동시대를 같이 살아 온 스타의 요절이 황망하고 충격적이다.1980년대 한국 영화계는 아시아는 물론 동아시아권도 벗어나지 못한 수준이었다. 1987년 강수연이 영화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때까지만 해도 대중에게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생소했다. 다만 한국 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당당히 밟는 모습에 열광했다. 1987년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강수연'은 대한민국 문화의 독보적인 '월드클래스'가 됐다. 수상작 '아제아제 바라아제(가자 가자 넘어가자)'의 뜻대로 한국 영화는 강수연을 통해 세계의 벽을 넘었다.그녀의 영화 사랑은 대단했다. 아역 스타 시절을 벗어나 성인이 돼서는 TV 드라마 출연보다는 영화에 전념했다. 2013년 단편영화 '주리'를 마지막으로 배우로서 침묵했다. '다이빙벨' 파문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에 빠지자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수습에 나섰다가 상처도 받았다. 고단한 영화판에서 고생하는 후배들 사랑도 각별했다. 후배들에게 늘 "우리 영화인이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며 격려하고 독려했다. 이 말을 기억한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의 주인공 서도철의 대사로 오마주했다.1966년 생 강수연이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 나이가 스물한살이고, 1947년 생 윤여정은 일흔넷의 나이로 지난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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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어린이날 100주년 지면기사
전세계에 어린이날 없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이어 갈 어린이는 가장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국제아동복지회의는 1925년에 6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했는데 공교롭게도 북한 등 공산국가들이 이를 따랐다. 1954년 유엔총회가 정한 세계 어린이날인 11월 20일을 기념하는 나라도 많다.그래도 우리한테는 5월5일이 어린이날로 제격이다. 온 국토가 연초록 어린 새싹으로 단장하는 신록의 계절은 어린이를 상징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소파 방정환이 새싹이 돋아나는 5월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한 때가 1922년이다. 나라는 잃었지만 어린이를 잃지 않으면 반드시 해방의 날이 올거라 믿었을 테다. 1961년 공포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어린이날은 5월5일로 변경됐고 1975년부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이후 오늘 100주년을 맞았다.아이는 마을 전체가 키운다지만 요즘 농촌엔 키울 아이들이 없다. 세계 최악의 출산율 때문이다. 2012년 48만5천여명이던 신생아 숫자가 지난해엔 26만3천여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방에선 초등학교들이 줄지어 폐교하고 마을은 소멸될 위기에 몰렸다. 아이들 없이는 미래도 없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들이다.이렇게 소중한 어린이들을 국가와 사회가 잘 보호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2020 아동학대 주요통계'(보건복지부)를 보면 아동학대사건이 2016년 1만8천700건에서 2020년 3만905건으로, 아동성착취물 유포 등의 범죄 피의자는 2018년 1천143명에서 2020년 2천851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단다. 출산을 독려하기 위해 장려금, 육아휴직, 보육예산을 쏟아붓는 나라에서 일어난 일로 믿기 힘들다.100년전 식민지 시절 방정환에게 어린이가 해방 조국을 품은 씨앗이었다면, 지금 우리에게 어린이는 대한민국을 존속시킬 뿌리이다. 지금 어린이들은 자기들보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어른들을 부양해야 할 미래의 고난세대이다. 지금부터라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어린 생명 하나 하나를 신줏단지 모시듯 정성을 다해야 맞다. 어린이를 찾아보기 힘든 어린이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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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빨간 버스'와 '계란 흰자' 지면기사
서울을 감싸고 있는 경기도는 50여년 전 이주민들이 일군 지역이다. 서울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있었다. 서울을 번듯하게 개발하려 군사정권은 무허가 판자촌 사람들을 경기도에 집단 이주 시켰다. 지금 성남시의 모태가 된 광주대단지가 대표적이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년)',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1977년)'는 금만 그어진 땅에 내팽개쳐진 사람들의 비극을 그렸다.서울로 향했던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사람들 상당수는 경기도에서 멈추었다. 서울에 일자리는 있어도 잠자리는 없었다. 그 시절 서울 경계의 경기도 땅에 우후죽순 들어선 공단이 이들의 북상 한계선이었다.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1987년)'은 서울 경계선 부천시 원미동에 터전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그악스러우면서 애잔한 일상을 그렸다.지금의 경기도는 '난쏘공'과 '원미동 사람들' 시절의 경기도와는 확연히 다르다. 난쟁이 김불이의 식구들이 살았던 '낙원구 행복동'은 '천당 아래 분당'을 품은 대도시 성남으로 면모를 일신했고, 원미동 사람들도 이제는 이주 초기의 불안에서 벗어나 정착의 안정감을 찾았을 것이다. 수원 같은 도시는 한 세대를 지나는 동안 삼성이 초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자족도시의 면모를 갖췄고, 분당·일산·평촌·산본 등 1990년대 1기 신도시를 이어 판교, 광교, 동탄 등 2기 신도시가 들어서고, 이제 3기 신도시들이 도내 곳곳에 들어설 예정이다.하지만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과 주변으로 가르는 고정관념은 여전히 강력하다. 경기도 사람들은 여전히 서울을 선망하고, 부동산 가격에 쫓겨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하는 사람들은 절망한다. 경기도민들의 서울 출퇴근 버스인 광역버스는 '빨간 버스'로 서울과 경기도를 분리하는 '기호'가 됐다. 최근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경기도는 계란 흰자 같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라는 대사가 경기도민의 가슴을 후벼 팠다. 마치 감춰왔던 자격지심을 들킨 듯한데, 엄연한 현실을 반영하니 씁쓸하다.'빨간 버스'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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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검수완박' 대소동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수완박 관련법 처리를 가열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과반의 국민 여론이 반대하고 진보와 보수를 초월해 법조계와 시민사회단체가 한 목소리로 반발하고 우려하는데도 오불관언이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에 아무 생각 없이 합의했다 번복해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민심은 분노하는데 민주당은 신났고, 국민의힘은 무능하다.검수완박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정략적 손익은 두고두고 사후 정산하면 된다. 하지만 검수완박 세상에서 살아야 할 국민의 손익은 제도시행과 동시에 확정된다. 당장 계산해야 맞다. 법조계와 시민단체들의 회계 결과는 이견 없이 '검수완박=국민 손해'이다.손해사정의 근거로 다양한 사례들이 거론된다. 검수완박이 되면 검사는 경찰이 넘긴 사건에 대해 사실상 보완수사가 불가능하다. 피의자의 여죄를 발견해도 수사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아동학대사건에서 성폭력 사실이 확인돼도 수사 못하고, 송치된 사기범의 살인이 밝혀져도 수사도 기소도 불가능하다. 수사지휘권도 없어졌으니 검사가 담당 경찰에게 추가 수사를 읍소해야 한단다. 범죄현장의 검찰과 인권변호사들의 주장이다. 정의는 합법적으로 지체되거나 증발한 것이다.대법원은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분리한 검수완박법으로 재판이 무효가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수사검사가 조금이라도 재판에 영향을 미치면 변호사들의 재판의 절차적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법정은 대형 로펌의 변호사가 지배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판이 될 수 있다.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검수완박) 혼란으로 인한 피해는 힘 없고 빽 없는 국민들이 입는다"고 개탄한다.27일 박병석 국회의장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 의사를 밝혔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의사진행 저지에 나섰고,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국민투표 카드를 제시하는 등 막판 대소동을 벌였다. 대한변협은 오늘부터 악법 저지를 위해 사상 초유의 '시민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단다. 대검은 위헌심판 제기를 검토 중이다. 검수완박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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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코로나 학번'의 비애 지면기사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란 두 신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 했고, 그래서 "친구가 많다는 것은 친구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인디언 속담처럼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와 같은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 힘드니, 러시아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친구를 찾는 자는 무덤으로 가라'는 격언을 남겼을 것이다.주체적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사귄 친구는 오래 가게 마련이고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젠 국회의원이 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고교 시절 친구인 강명훈 변호사를 업고 등하교 하면서 서울대 법대와 사법시험에 같이 합격한 미담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신입생들이 기숙사에서 1년 동안 삶을 공유하도록 '레지덴셜 칼리지'를 운영한다. 이 시기의 친구 맺기가 학생들의 미래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기대해서다.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더스틴 모스코비츠는 하버드 대학의 기숙사 룸메이트였다.코로나19로 2020년 입학한 고교생과 대학생들은 인생에 남길 친구를 사귈 시공간을 박탈당했다. 지금 고3은 운동회, 수학여행은 물론 체육활동이 사라진 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채 눈빛만으로 우정을 쌓았다. 친구는 생겼겠지만 공유할 추억은 빈약하다. 수원 한 고등학교 교장인 친구는 "동창(同窓)의 기억이 통째로 함몰된 학창 생활이 애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고 걱정한다.이른바 '코학번(코로나 학번)'인 20~21학번들은 한층 심각하다. 비대면 수업 장기화로 대학 캠퍼스는 지난 2년 넘게 적막강산이었다. 동아리 활동이 멈추고, 지도교수도 학과 동기도 모른다. 어학연수도 교환학생 등 세계로 나가는 입구도 막혔었다. 주요 대학의 총학생회가 투표율 미달로 구성하지 못해 학생운동의 구심점이 와해됐다. 캠퍼스에 정을 붙이지 못한 학생들은 군대에 가거나 편입시험에 대거 몰려 동시대의 연대가 희박해졌다.정부의 위드코로나 선언으로 고교와 대학도 코로나 봉쇄에서 풀렸다. 하지만 고2, 고3은 목전에 닥친 대학입시에, 대학의 코로나 학번들은 취업 스펙 쌓기에 전념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