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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누리호'가 열어 준 블루오션 지면기사
22일 새벽 3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이 누리호가 지상 700㎞ 지구 궤도에 안착시킨 성능검증위성과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의 완전 성공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순간이다.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우주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는 세계7대 우주강국이 됐다. 누리호 성공에도 한국 특유의 압축성장 법칙이 작동했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1단 로켓이 러시아제라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그로부터 10년이 안 돼 순수 국내기술로 우주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단 두 번의 발사만으로 성공한 전례 없는 기록에 기술 전수국인 러시아마저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누리호 발사 성공에 담긴 의미는 따져 볼수록 대단하다. 우선 다양한 용도의 인공위성을 우리 마음대로 양껏 우주에 올려놓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인공위성을 올리려면 타국의 발사체 앞에 줄을 서 기다리는 설움을 겪었다. 이젠 군사, 상업, 통신, 기상 등 다양한 용도의 위성 네트워크로 방대한 정보자산을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다.또한 발사체에 우주인이 탑승한 캡슐을 탑재하면 유인 우주선이 되고, 폭발 물질을 탑재하면 군용 미사일이 된다. 후자의 경우 국제사회의 예민한 군사이슈다.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채우고 핵을 탑재한 것이 바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서다. 북한이 위성 발사체로 주장한 광명성호를 발사했을 때 미국과 우리가 촉각을 곤두세웠듯, 중국과 북한도 누리호 발사를 예의주시하는 이유이다.우주발사체 연관 효과는 이뿐 아니다. 발사체에 적용된 고도의 소재·부품·장비 기술은 다양한 산업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 발사체가 쏘아 올린 인공위성 네트워크가 창출한 빅데이터는 정보통신 산업의 차원을 높일 수 있다. 군사·안보 분야도 심리적, 실질적 전략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우주발사체는 국력의 상징이다. 우주 강국들이 발사체 제작 기술 전수를 극도로 제한하는 배경이다.모건스탠리는 지난해 3천500억 달러였던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2040년엔 1조1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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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민주당 '이대준' 통해 민주당 돼야 지면기사
2020년 9월 21일 칠흑 같은 밤 서해 북한 수역. 북한군은 부유물에 의지한 채 바다에 간신히 떠 있던 대한민국 공무원을 사살했다. 시신은 소각했다. 육신을 잃은 대한민국 공무원은 이름마저 잃었다. '서해 피격 공무원'이라는 익명의 사건 당사자로 세상에 떠올랐다. 익명마저 더럽혀졌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를 '월북자'로 추정하고 단정했다. 남겨진 유족들은 월북자의 가족으로 자의반 타의반 연좌됐다.이대준. 유족들이 1년 9개월여만에 공개한 아버지, 남편, 동생의 실명이다. 월북자 낙인을 지우고 나서야 대한민국 공무원 이대준은 이름을 찾았다. 두 정권에서 이대준의 죽음은 극적으로 의미가 전복됐다. 문재인 정권에선 자진 월북자의 비극이었다. 윤석열 정부에선 월북 시도를 입증할 수 없는 무죄추정자, 즉 국가 공권력의 피해자가 됐다.'서해 피격 공무원' 1년9개월만 이름 찾아정권 바뀌자 유족에 사과… 사건 원점복귀 돌이켜보면 이대준의 죽음은 의문투성이었다. 대한민국 공무원이 자진 월북을 시도했다는 시대착오적 사건에 여론은 고개를 저었다. 해경과 군이 열심히 월북 정황을 모았다. 구명조끼와 선내 슬리퍼가 정황 증거로 택도 없자, 이대준의 도박 빚을 찾아냈다. 군은 결정적으로 그가 월북 의사를 표시했다는 첩보를 해경에 넘겨 발표했다. 민주당은 월북을 확신했고 국민의힘은 의문을 제기했다. 여론은 양분됐고 이대준의 영혼은 익명으로 서해를 표류했다.오직 유족만이 이대준을 굳게 믿었다. 월북할 사람도 아니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를 향해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아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법원은 제한적으로 정보공개 판결을 내렸지만, 문재인 청와대는 항소했고 대통령기록물로 봉인했다. 아들은 진상규명을 약속한 대통령의 편지를 청와대 앞 거리에 반송했다.윤석열 정부의 군과 해경은 유족에게 사과했다. 이대준이 월북 누명을 벗자 월북을 부정할 강력한 정황들이 쏟아져 나온다. 월북을 작정했다면 구명조끼가 아니라 방수복을 입었을 것이라는 동료들의 증언은 은폐됐다. 도박 빚도 두 배로 부풀렸다. '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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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우크라이나 한국인 의용군 지면기사
전쟁의 역사에서 돈으로 고용된 용병(傭兵)들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돈을 주고 고용할 정도면 용병들의 전투력은 압도적이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도 용병 덕분에 15년 동안 로마 전역을 휘젓고 다니며 전설을 썼다. 도시국가 카르타고가 15년간 자국 병사로만 전쟁했다면 남성의 씨가 말랐을 것이다.용병의 미덕은 계약에 충성하는 데 있다. 1527년 신성로마제국이 바티칸을 침공했을 때 스위스 용병은 교황 클레멘스 7세를 구하려 대부분 옥쇄했다. 이에 감복한 교황청은 스위스 용병에게 바티칸 근위대를 맡기는 전통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고용주에게 계약대로 충성해야만 생업인 용병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스위스 민족의 아픈 역사이다. 히말라야 고산지대 청년들로 구성된 네팔 구르카 용병은 2차대전 때 일본군의 악몽이었을 정도로 전설적이다. 돌무더기 25㎏를 메고 5㎞의 산악지를 1시간내에 주파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구르카 용병 지원자는 줄을 선단다. 경제적 보상과 명예를 한번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도 용병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이다. 푸틴의 요리사 출신이 운영하는 용병 용역기업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요인 암살 명령을 받았다는 보도도 있었고, 시리아 용병을 고용한다는 뉴스도 있었다. 러시아에 용병이 있다면 우크라이나엔 전세계에서 달려 온 의용군이 있다. 러시아의 명분 없는 전쟁을 응징하기 위해 아무 보수 없이 자원한 다국적 참전자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특수부대 출신 이근 전 대위가 참전하는 바람에 논란이 일었다.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지원 한국인 의용군 현황에 대해 "한국 국적자 13명이 우크라이나로 들어와 4명이 사망했고 8명이 떠났으며 1명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러 한국대사관은 자체 확보한 정보가 없다 하고, 우리 정부는 별도의 입장 표명이 없다.정부는 우리 국민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여권 무효화 조치 등으로 제한했다. 국민 희생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법을 위반했더라도 우리 국민이다. 최소한 이들의 동선과 생존 여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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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건희 팬카페 지면기사
국어사전은 영부인을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말'로 새기고 있지만, 더 정확하게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의 아내에 대한 경칭이다. 그런데 이젠 대통령의 아내를 영부인이라 부르니, 대통령 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의 아내의 호칭으로 애매해졌다. 대신 영부인은 존칭을 독점하는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다. 대통령과 함께 공인의 삶을 감당하며 공공의 이익에 헌신하는 의무가 그것이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키는 남편과 함께 러시아와 전쟁 중이다. 남편은 전선에서 전쟁을 지휘하고 영부인은 후방에서 국민을 위로하고 전세계 영부인들에게 지원을 호소한다. 자신을 '러시아 미사일에 당장 죽을 수 있는 우크라이나인들 중 하나일 뿐'이라며 조국 수호 전쟁의 중심에 당당하게 서 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내 질 바이든은 남편이 한·일 순방 외교를 펼칠 때, 남미 국가를 순방하면서 영부인 외교를 펼쳤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부인 육영수는 남편 박정희가 '청와대 안의 야당'이라고 농을 건넬 정도로 민생에 관심이 많았다.남편이 최고의 공인인 대통령이고 공식적인 의전을 지원받는 퍼스트 레이디 영부인의 가장 큰 고충은 사생활 유지가 거의 불가능한 점이다. 버락 오바마는 회고록 '약속의 땅'에서 자신이 미국 대통령이 된 탓에 영부인 미셸 오바마와 두 영애(대통령의 딸)가 평범한 일상을 잃게 된 점을 두고두고 미안해했다.최근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가 구설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영부인 공식의전기관인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국민이 뽑은 건 대통령이지 영부인이 아니지 않느냐는 논리지만, 대선 후보 부인들이 선거과정에서 난도질 당하자 덜컥 약속한 고육책에 가깝다.후유증이 심각하다. 영부인의 일정이 담긴 사진과 메시지가 팬카페를 통해 중계된다. 팬카페 회장인 변호사는 이를 비판하는 시사평론가에게 쌍욕을 퍼부었다. 전 영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 개인적 지인을 동행시켜, 영부인의 통합 행보가 사적 행보로 격하됐다.대통령과 영부인은 대한민국 최고위 공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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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우크라이나 고려인 피난민 지면기사
일제 식민지 시절 조선 민족은 나라 밖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일제는 식민지 청장년을 제국의 노동노예로 강제징용했다. 독립투사들은 광복 투쟁을 위해, 수많은 동포들은 먹고 살기 위해 중국동북지방과 러시아 연해주에 둥지를 틀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광복, 이어진 6·25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이주지에 갇혔다. 일본의 자이니치, 중국의 조선족, 러시아의 고려인의 100년 넘는 디아스포라 여정은 우리 역사의 아픈 손가락이다.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고려인'의 역사적 통증은 각별하다. 자이니치, 조선족들은 모진 차별 속에서도 이주지에 민족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었다. 반면 고려인들은 끊임없이 이주를 강요받았다. 소련 독재자 스탈린은 1937년 연해주 거주 고려인 17만여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시켰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속에서 사망한 고려인들이 기차 밖으로 버려졌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황무지에 내동댕이쳐진 고려인 중 상당수는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등지로 또 한 번 흩어졌다. 그들은 맨손으로 황무지를 논밭으로 만들어낸 기적으로 생존했다.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러시아와 신흥 독립국가들로 해체되자, 소련 국적 고려인들은 다른 국적민들로 뿔뿔이 흩어졌다. 해체과정에서 국적을 증명하지 못해 무국적자가 된 고려인들이 부지기수라니, 몇 대에 걸친 역사적 유랑의 결과치고는 혹독하다.최근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전쟁터를 벗어나려 모국으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 폴란드 몰도바 등지로 피난했다가 최종적으로 대한민국을 찾은 것이다. 정부도 지난 3월부터 여권도 비자도 없는 고려인 난민들에게 여행증명서를 발급해주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벌써 1천200여명의 동포들이 인천 함박마을을 비롯한 전국의 고려인 마을에 피난처를 마련했다.그런데 항공료가 없어 피난하지 못한 동포들도 많고, 맨몸으로 피난 온 동포들은 생계가 막막하단다. 민간에서 항공료 지원 모금행사를 열었다 하고, 지난 9일 인천시청 앞에서는 피난 동포들이 당장의 생계지원을 호소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한다.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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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1927~2022 송해' 지면기사
"눈물 어린 툇마루에/손 흔들던 어머니/길 떠나는 우리 아들 조심하거라/그 소리 아득하니 벌써 70년/보고 싶고 보고 싶은 우리 엄마여/재 넘어 길 떠나는 유랑 청춘아." 송해가 2015년 발표한 노래 '유랑청춘'이다. 24세 송복희는 1951년 1·4후퇴 때 어머니와 형제들과 생이별했다. 연평 앞바다를 건너며 바꾼 이름 송해(海)로 70년 넘게 대한민국 전역을 유랑했다.영원한 유랑청춘 송해가 8일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송해 하면 '전국노래자랑'이다. 진행자와 프로그램이 한국 방송역사의 전설이다. 1988년부터 34년간 전국 시·군·구를 몇 바퀴나 순회했다. 일요일 오후 경쾌한 방송 시그널 음악과 함께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시보가 울리면 전국의 시청자들이 송해 앞에 모였다. 60갑자를 넘겨 시간이 갈수록 품이 넓어지는 노장의 푸근한 진행 솜씨에 참가자들은 '땡'에도 당당했고 '딩동댕'엔 환호했고, 시청자들은 맘껏 웃으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국민과 함께 세월을 공유한 전국구 스타, 바로 송해다.지난해 개봉한 다큐영화 '송해 1927'을 뒤늦게 유튜브로 시청했다. 연예계와 방송역사에서 화려한 업적을 쌓은 '딴따라 송해'의 이면에 회한과 후회에 잠긴 '인간 송해'가 있었다. 고향과 부모형제를 잃고, 자식을 앞세우고, 아내를 떠나보내며 한세기를 살아온 사람이 감당해 온 희로애락이 묵직했다. 그의 반대로 연예계 진출을 포기했던 아들이 생전에 남긴 자작곡 녹음을 처음 듣고 착잡한 표정을 지을 땐 절로 울컥했다.송해는 고향 땅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펼치는 것이 생전 소원이라 했다. 2003년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 북한에서 '평양노래자랑'을 진행했으니, 헛된 꿈만은 아니라 믿었을 테다. 하지만 결국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영원한 딴따라 송해에겐 무대가 생명이었을 테다. 코로나19로 전국노래자랑은 2년간 현장녹화를 중단했다. 무대와 관객을 잃어버린 상실감이 나이만큼 컸을 테다. 지난 3월엔 코로나로 입원도 했다. 코로나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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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별이 된 김동연, 경기도지사로 빛나야 지면기사
김동연은 6·1 지방선거에서 나홀로 '별'이 됐다. 국민이 도민이 국민의힘 김은혜 쪽으로 기운 개표진행 상황을 지켜보다 잠들었다. 어두운 밤 내내 절망적이던 판세를 뒤집고 먼동이 터오는 새벽에 별이 반짝 떴다. 눈을 비비고 일어난 유권자들은 경기도지사 당선자 김동연을 마주했다. "민주당이 아니라 김동연이 이겼다." 6월 3일자 경인일보 1면 톱기사 제목이다. 6·1 지방선거 전체를 규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선거가 끝난 하늘에 김동연만 빛났다.축제는 끝났고 일상이 시작됐다. 기적이 지나간 자리를 다시 차지한 현실은 고단하다. 7월 1일 시작되는 김동연의 경기도지사직도 그럴 것이다. 자제력으로 현실 감각을 복원해야 할 시간이다. 언론과 정치권의 수다에 놀아나면 안 된다. 언론은 김동연을 대권주자 반열에 올렸다. '이재명 밖에 없다'거나 '이재명은 안 된다'고 분란이 일어난 민주당 계파들도 김동연을 경계하거나 주목한다. 별이 된 건 김동연인데 별의 순간은 언론과 정치권이 즐기는 형국이다.스스로 빛나는 별(항성)은 행성과 위성의 반사광을 쪼일 이유가 없다. 별이 살고 죽는 건 오로지 빛과 열을 발생시킬 자기 동력 유지 여부에 달렸다. 선거에서 별이 된 김동연은 경기도지사직에서 별빛을 유지할 동력을 얻어야 한다. 현실에선 언론·정치권 수다에 놀아나면 안돼'78:78' 도의회 균형 능력 발휘할 최적 조건 지방선거는 김동연이 능력을 발휘할 최적의 정치적 조건을 제공했다. 경기도의회는 완벽하게 수평을 이뤘다. 도내 기초단체장 31명 중 국민의힘 당선자가 22명이다. 김동연을 제외한 수도권 광역단체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대화와 협치가 아니면 도정이 굴러갈 수 없는 자치 지형이다. 역설적으로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김동연 캐릭터가 빛을 내기에 좋은 환경이다. 국민과 도민이 김동연만의 정치 무대를 만들어준 듯, 착각할 정도다.국민의힘과 민주당이 78:78로 균형을 맞춘 경기도의회는 김동연에게 시련이자 복음이다. 이재명 전 지사 때의 경기도의회는 135석의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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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동네 마약' 지면기사
마약은 인간의 중추신경계를 지배한다. 강력한 진통효과로 아파도 아픈 줄 모른다. 반대로 엄청난 각성 효과로 집중력과 성적 쾌감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다고 한다. 바이엘사가 아편을 정제해 만든 신약이 헤로인(Heroin)이다. 복용하면 영웅(Hero)처럼 힘이 솟구치니 모든 약의 영웅이라 작명했단다. 19세기 말 일본에서 개발된 필로폰(Philopon)의 어원은 '노동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필로포누스(Philoponus)라는데, 피로회복제로 상품화됐다. 우리가 아는 히로뽕이다.의학적인 진통 및 각성 효과에도 불구하고 마약이 치명적인 이유는 중독으로 인한 의존성이다. 한번 시작하면 끊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대마초는 미국 일부 주에서 합법일 정도로 중독성이 낮다고 한다. 문제는 더욱 강한 마약(Hard drug)으로 향하는 게이트웨이 드럭(Gateway drug 입문약물)인 점이다. 대마초나 엑스터시가 필로폰으로 가는 통로라는 얘기다. 배우 김부선은 2004년 대마 사용 금지로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며 위헌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일언지하에 '합헌'을 결정했다. 대마초의 위력적인 중독 효과 때문이었다.전세계가 마약과 전쟁 중이다. 공항, 항만은 물론 국경과 해상에 감시망을 깔아 마약의 진입을 막고 있다. 특히 미국은 멕시코, 콜럼비아 등 남미 마약 카르텔들과 기약 없는 전쟁을 수행한 지 반세기가 넘었다. 하지만 마약 유통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남미 마약 카르텔들은 중무장한 사병들로 대항한다.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도 카르텔의 돈에 오염됐거나 무용지물이다.전쟁을 선포할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우리 사회에도 마약 사범 증가 추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까지 1만명 안팎이던 마약 사범이 이후 급증해 최근엔 2만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 유통을 감안하면 실제 마약 사용자는 훨씬 많을 것이 확실하다. 지난달 광주에서 교통사고를 낸 사람과 수원의 내연 남녀가 스스로 마약 투입 사실을 시인하는 일도 있었다. 연예계를 비롯한 일부 계층의 일탈 수준을 넘어 마약이 우리 동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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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일류 한류와 하류 정치 지면기사
칸의 남자 박찬욱과 송강호가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이 칸에서 쌓은 필모그래피에 견주어 보면 늦은 감이 있지만 겹경사라 드라마틱하다. 박찬욱은 '올드보이'(2004년 심사위원 대상), '박쥐'(2009년 심사위원상)를 거쳐 이번에 '헤어질 결심'으로 영화인생의 꽃을 피웠다.명장들의 페르소나 송강호는 명작들의 주연으로 칸의 단골 인사였지만 상운이 박복했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선 전도연이 여우 주연상을,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 작품당 하나의 본상만 인정하는 칸의 룰에 눈물을 삼켰다. 일본의 명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아 마침내 명배우의 반열에 올랐다.두 사람의 칸영화제 본상 동시 수상은 최근 수년간 국제 영화계를 강타한 한국 영화의 위상을 유감 없이 보여준다. 봉준호의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비롯한 세계 영화제를 석권했다. 윤여정은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무명의 오영수는 '오징어게임'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이번 칸영화제는 한국 영화를 국제 협업의 중심으로 공인해 더욱 특별하다.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엔 중국의 대표 여배우 탕웨이가 출연했고, 송강호 등 한국배우가 출연한 '브로커'는 일본 감독이 연출했다. 국내를 벗어나 세계 일류로 도약한 한국 영화의 저력이다.영화뿐 아니다. 한류 전체가 일류로 치솟고 있다. 대중음악 분야에서 방탄소년단(BTS)는 날마다 신화를 쌓아가고 있다. 국내에서 소외받던 보이그룹이 SNS를 매개로 팬덤을 형성한 지 10년만에 글로벌 대중음악 시장의 주류가 됐다. 손흥민은 어떤가. 아버지의 혹독한 조련으로 양발의 자유를 얻은 소년이 세계 최고의 영국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고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5년 한국 기업은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 한탄했다. 한 세대 가까이 지난 지금 뜻밖에 문화 '한류'가 일류로 도약했다. 이 회장도 예상 못한 성취다. 다만 이 회장이 지목한 사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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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박지현' 논란 지면기사
2020년 4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 박지현을 '추적단 불꽃'이라는 익명으로 만났다. '추적단 불꽃'은 2019년 탐사보도 공모전에 참가하려던 두 여대생이 결성한 아마추어 기자단이다. 텔레그램에서 대어를 낚았다.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단체 채팅방에 잠입해 악마들의 실체를 추적했다. 언론사들과 협업해 'n번방'의 실체를 세상에 알렸다.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특별상'을 결정했다.추적단 불꽃의 '불'이 2022년 박지현이라는 실명을 밝히고 민주당 이재명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디지털 성범죄 방지에 일조하겠다는 명분은 또렷했다. 이재명은 졌고 박지현은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20대 박지현은 민주당 쇄신의 상징으로 부족함이 없었다.박지현이 지난 24일 국민에게 오랫동안 깊게 허리숙여 사죄했다. 지지율 급락으로 6·1 지방선거가 위태롭자 결행한 대국민 사과였다.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고 했다. '팬덤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86세대 용퇴도 주장했다. 그녀의 사과에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당내 중진들이 함께 했다면, 민주당은 박지현을 잔다르크로 만들 수 있었다.잔다르크는 하나님의 계시로 100년 전쟁에 뛰어들어 샤를 7세에게 왕관을 씌워주고 조국 프랑스를 구했다. 샤를 7세는 잔다르크의 잠재적 권력을 시기해 그녀를 배신했다. 잔다르크는 이단재판의 판결로 화형됐다.박지현은 민주당의 잔다르크가 되기도 전에 당내 여론재판대에 섰다. 그녀의 사과를 '개인적인 의견'으로 폄하한 윤호중은 다음날 박지현 앞에서 "지도부의 자질이 없다"며 책상을 치고 퇴장했단다. 처럼회 김용민 의원은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고 꾸짖었다. 이재명의 '개딸'들은 내부총질하는 적으로 낙인 찍었다. 당내 성폭력 사건에 단호한 박지현을 여성 당원들이 막아선다. 586의 아름다운 퇴장을 호소하는 박지현을 586 중진들이 모욕한다. 선거가 잘못되면 박지현은 심판대에 올라야 한다. 선거 결과가 좋다면 이재명 덕이 될 것이다.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