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본 기사
-
미금역 사거리 차량 돌진 사고… 시민들 “폭발음과 함께 아수라장”
2024-11-22
-
“제주항공 참사 이후 안전 우려”… 먹구름 낀 경기국제공항 건설
2025-02-18
-
아이돌 응원봉부터 야광봉까지… 국회 앞 밝힌 각양각색 촛불
2024-12-07
-
[경인 WIDE] 운전대원 빼면 구급대원 혼자 모든 응급상황 감당
2024-11-17
-
[이슈추적] 싱크홀 사고 반복… 경기도 신고 속출
2025-03-27
최신기사
-
[사건사고 비하인드] 사랑이 살인으로… 절벽 앞에 선 '노노 간병' 지면기사
수원 70대 남성, 60대 아내 살해십수년 말기암 간병, 생활고 겪어안전망 부재속 신체·경제적 악화 지난 2일 0시30분께 "아내를 죽였다"는 외마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수원시 권선구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7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집에서 잠자던 60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를 시도한 뒤 스스로 신고한 것이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말기암을 앓고 있는 아내를 십수년간 병간호했다. 더는 할 수 없을 거 같아 범행했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암 환자인 아내를 오랫동안 간병하며 생활고를 겪었다고 털어놨다.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A씨의 아내는 심폐소생술(CPR)을 통해 호흡이 돌아왔으나, 다음날 결국 숨을 거뒀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안타까운 소식에 이웃 주민들은 씁쓸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웃 주민 유모(77)씨는 "A씨와는 마주칠 때마다 인사했고, 지난달까지 부부가 함께 외출하는 모습도 봤다. 간병과 생활고로 힘들어 한 것은 몰랐다"며 "이웃들과의 관계나 부부 사이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평범한 노부부였는데 이런 일이 생겨 마음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앞서 지난해 9월에도 도내 한 주거지에서 80대 남성 B씨가 70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B씨는 2020년 7월부터 치매 진단을 받은 아내를 홀로 돌봤고, 아내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간병으로 인한 심리·육체적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이처럼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간병'은 신체·경제적 약화로 인해 간병하는 노인을 심리적 절벽 앞에 세우고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간병 살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간병 살인이 반복되는 이유로 가족 간병인들에 대한 빈약한 사회안전망을 꼽고 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노노간병은 신체·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배우자가 모든 간병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으며,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엽합 사무처장은
-
보건·헬스
의학계 추계논문 수 '내과 86%·산부인과 45%' 급감 지면기사
강선우 의원, 연구기능 붕괴 지적 의정갈등 장기화 속 의과대학의 핵심인 '연구·교육·진료'의 삼각구도가 무너질 위기(9월13일자 2면 보도=[경인 Pick] 교수마저 진료보러 떠난 의대… 구멍난 연구·교육 기능)에 놓였다는 경인일보의 지적이 현실화 됐다.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내과학회의 올해 추계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 초록 수는 101개로, 지난해 열린 학술대회(748개) 대비 86.4% 급감했다. 대한신경과학회의 경우 지난해 527개에서 올해 267개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으며 대한산부인과학회는 45.4%,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20.3% 줄었다.이 같은 결과는 향후 국내 의학 발전 정체로 이어지고, 국민과 환자의 생명·건강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조만간 전국적으로 논문 작성 자체가 마비될 가능성이 높고, 국내 저자의 논문 투고 건수와 발행 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강선우 의원은 "의료대란이 응급실의 환자 미수용, 수술·진료 지연 같은 국민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교육·연구 분야 등 의료계의 모든 곳을 멍들게 하고 있다"며 "정부가 열린 자세로 사태 수습에 나서지 않으면 뒤처지기 시작한 연구를 따라잡기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국가에 되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
[사건사고 비하인드] 일상 조여오는 압박, 고립 끝 ‘간병 살인’
지난 2일 오전 0시30분께 “아내를 죽였다"는 외마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수원시 권선구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7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집에서 잠자던 60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를 시도한 뒤 스스로 신고한 것이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말기암을 앓고 있는 아내를 십수년간 병간호했다. 더는 할 수 없을 거 같아 범행했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암 환자인 아내를 오랫동안 간병하며 생활고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A씨의 아내는 심폐소생술(CPR)을 통해 호흡이 돌아왔으나, 다음날 결국 숨을 거뒀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안타까운 소식에 이웃 주민들은 씁쓸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웃 주민 유모(77)씨는 “A씨와는 마주칠 때마다 인사했고, 지난달까지 부부가 함께 외출하는 모습도 봤다. 간병과 생활고로 힘들어 한 것은 몰랐다"며 “이웃들과의 관계나 부부 사이에 전혀 문제가 없어보였다. 평범한 노부부였는데 이런 일이 생겨 마음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도 도내 한 주거지에서 80대 남성 B씨가 70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B씨는 2020년 7월부터 치매 진단을 받은 아내를 홀로 돌봤고, 아내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간병으로 인한 심리·육체적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간병'은 신체·경제적 약화로 인해 간병하는 노인을 심리적 절벽 앞에 세우고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간병 살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간병 살인이 반복되는 이유로 가족 간병인들에 대한 빈약한 사회안전망을 꼽고 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노노간병은 신체·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배우자가 모든 간병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으며,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엽합 사무처장은 “간병 문제는 사회적으로 가장 큰 불안 요소다. 간병비의 급여화와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의 철저한
-
“제가 벌에 쏘였습니다” 봉미산 출동했지만 숨진 채 발견
양평군에서 등산 중이던 60대 남성이 벌에 쏘인 후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48분께 양평군 단월면 봉미산에서 60대 남성 A씨로부터 “혼자 등산하던 중 머리와 옆구리를 벌에 쏘여 숨쉬기 힘들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헬기를 동원한 수색작업을 통해 신고 1시간 30분만에 A씨를 발견했으나, A씨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시신 검안 결과와 의사 의견을 종합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발견된 곳이 일반적인 등산로는 아니지만 등산객이 종종 오가는 곳이다"라며 “본인이 직접 신고했고, 신체에 벌에 쏘인 자국 외에는 외상도 없기 때문에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
최재영 목사, 김건희 여사 불기소 처분에 “부정부패 눈감고 외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준 당사자인 최재영 목사가 3일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정권의 부정부패마저 눈감고 외면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최 목사는 이날 오전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출석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최 목사는 “국민의 마음을 보듬어주거나 어루만져 주고자 하는 검찰의 마음은 보이지 않고 잘못된 법리적 해석을 적용해 국민의 분노를 유발했다"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기소 권고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이 조금이나마 올바른 결정을 내릴 줄 알았는데 역시나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편을 들어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배우자가 간부 검사, 검찰총장 부인 시절에 업체로부터 후원과 협찬을 받아왔는데 이는 습관적인 뇌물 수수"라며 “대통령의 배우자가 될 분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식해 잠입 취재를 실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여사에게 준 선물에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검찰 판단에 그는 “청탁을 시도하든 청탁의 결과가 있든 상관이 없다"며 “직무 관련성은 관계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법리적 해석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김승호)는 지난 2일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 목사도 같은 처분을 받았다. 최 목사는 4·10 총선을 앞둔 지난 4월 5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신분임에도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다. 또 그는 지난 6월 해당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출석했을 당시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에 대해 “저를 '디올백 사건'과는 무관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엮은 것은 상당히 큰 실수"라고 주장한 혐의(명예훼손)도 받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
검찰 “이화영, 처음부터 끝까지 허위 주장··· 대북송금 재판에 영향 미치려는 것”
전날(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 회유와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검찰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방적 허위 주장을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수원지검은 3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어제 청문회의 목적은 이화영 항소심과 이재명 대표의 대북송금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청문회의 주된 증인은 '불법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이화영이고, 어제 청문회에서의 그의 주장은 1심 재판 과정에서 반복한 기존 허위 주장의 재탕에 불과하다"라며 “'술자리 회유와 압박', '쌍방울 주가조작', '김성태 봐주기 수사' 등 새로운 내용이 없고, 이러한 허위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판결의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전날 청문회에서 진술 번복 경위에 대해 '내 책임을 경감시키기 위해 이재명 대표에게 불리한 허위 진술을 했다', '이 대표가 구속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증언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자신의 이해득실이나 정치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허위사실을 지어내거나 진술을 바꿀 수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이처럼 신뢰할 수 없고 중대 범죄로 형사재판 중인 피고인을 국회에 불러 전 국민에게 거짓말을 마음껏 하도록 하고, 그것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둔갑시켜 수사검사에 대한 탄핵의 근거로 삼으려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탄핵 청문회와 같이 국회로 법정을 옮겨 제2의 사법부 역할을 하도록 하면 헌법이 정한 3심제를 무너뜨리고 4심제, 5심제로 뒤바꾼 것과 다름 없다"며 “앞으로 국회 다수당이 재판 결과에 불만을 가지면 재판의 시작 전·진행 중·확정 후를 가리지 않고 '국회 내 재판'을 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9년 6월을 선고받았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
-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10대에게 흉기 휘두른 50대 실형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10대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3월28일 인터넷 보도=용인 수지구 아파트서 층간소음 시비로 10대 흉기 찔려) 5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단독 박이랑 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28일 오후 8시26분께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자신의 집을 찾아온 10대 남성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전치 8주 이상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B씨는 A씨의 윗집에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판사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이 사건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짐작된다"라며 “피해자의 부모는 이 사건 이후 집을 매도했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많은 반성문을 제출하며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라며 “처와 두 딸이 선처를 거듭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도 분명해 보이며, 강박증과 우울증으로 소음에 지나치게 민감해진 피해자가 아래층에 거주하는 피고인의 가족들과 장기간 갈등을 키워온 것이 이 사건 발생의 원인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
자는 아내 목 졸라 살해하려 한 70대… 술 취한 채로 범행
잠 자던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하려 한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7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0시30분께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잠을 자던 60대 아내 B씨의 목을 졸라 살해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병원에 이송된 B씨는 치료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말기 암을 앓고 있는 아내를 십수년간 병간호했다"라며 “더는 할 수 없을 거 같아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진술한 아내의 말기 암 투병과 간병의 어려움 등은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추가적으로 확인되는 부분을 종합해 우발적 범행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
덤프트럭으로 보행자 치고 현장 벗어난 50대 운전자 검거
안성시의 한 교차로에서 덤프트럭을 운전하다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고 현장을 벗어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안성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형사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안성시 원곡면 내가천리의 한 삼거리에서 덤프트럭을 운전하던 중 70대 여성 B씨를 밟고 지나간 혐의를 받는다. 사고를 당한 B씨는 현장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사고 차량은 현장에 없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용의자 A씨를 특정하고 경찰서로 임의동행했다. A씨는 “운전 중 B씨를 못 봤고, 사고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 인근 CCTV 영상과 덤프트럭에 부착된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조사 중이다"라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
[노트북] 신뢰 잃은 공동체 지면기사
"서로 의심하지 않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야탑역 흉기 난동' 예고글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과 소란에 야탑역 인근에 사는 친구가 SNS에 올린 짧은 한 문장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스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낸 장소였지만 이제는 야탑역에 있는 모든 사람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이런 의심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셀 수 없이 오갔던 야탑역이지만 이곳의 누군가가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괜스레 고개를 돌려 주변을 돌아봤고, 평소 같으면 야탑역으로 정했을 약속 장소도 다른 곳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공동체에 대한 의심이 불안과 공포를 싹틔웠고, 의사결정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공동체에 의심이 자리 잡았을 때 이를 걷어내기 위한 비용은 막대했다. 흉기 난동 예고글이 올라온 이튿날부터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매일 수십 명의 경비 인력을 야탑역 인근에 배치했다. 예고일이었던 지난달 23일에는 경찰특공대가 포함된 120여 명의 경찰력에 장갑차까지 투입됐다. 이날 야탑역에서는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를 의심해 신뢰가 깨진 공동체와 이를 회복하기 위해 투입된 사회적 비용을 보며 씁쓸함이 올라오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신뢰는 사회와 공동체를 지탱하는 핵심축이다.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안전할 수 있다는 신뢰가 일상생활을 예측 가능하고 단순하게 만든다. 누군가를 의심하고, 자신을 방어하는 일에 시간과 비용을 쏟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공동체가 존재할 때 의심에서 파생되는 막연한 불안과 공포의 공간은 줄어들 것이다.의심과 각자도생이 판을 치고 이것이 보통의 일상이 되고 있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보호받고, 보호할 수 있는 공동체는 모두에게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축적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지금, 서로 의심하지 않는 공동체를 바라는 친구의 글이 더욱 힘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한규준 사회부 기자 kkyu@kyeongin.com한규준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