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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인문학 향기를 입힌 정상원 셰프 '글자들의 수프' 지면기사
작품속 음식 조리법·식재료 해설문학에 등장하는 무대·역사 소개■ 글자들의 수프┃정상원 지음. (주)사계절출판사 펴냄. 220쪽. 1만5천500원'음식의 맛은 몸을 자라게 하고 책 속의 문장은 생각을 잘하게 한다. 요리사에게 주방은 언어를 배우는 학교이자 맛과 향이 저장된 도서관이다.'15년간 프렌치 다이닝, 이탈리안 레스토랑, 스페인 식당, 라면 전문점 등을 거치고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되기도 한 정상원 셰프는 요리에 인문학의 향기를 입힌다. 그는 늘 지적 설명을 곁들여 음식을 내어 주었고, 손님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또 다른 영감을 남겼다. 정상원 셰프는 이렇듯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매일 문학과 역사, 철학에서 나타난 음식 이야기를 탐독하며 독서 일기를 썼다. 신간 '글자들의 수프'는 음식 이야기 속 인간의 희로애락을 저자만의 경험과 언어로 해석해 펼쳐낸 책이다.저자는 요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작품 속에 나오는 음식의 조리법과 제철 식재료에 대해 해설해주며 작품을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 식재료는 물론 서양 식재료와 와인, 맥주까지 알기 쉽게 풀어낸다. 또 현기영의 제주, 조정래의 벌교, 정지아의 지리산, 헤겔의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마르셀 푸르스트의 콩브레 등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대를 현장 답사한 뒤 음식 문화와 역사까지 녹여냈다.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는다는 것은 별것 아닌 일 같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다. 음식의 맛만 탐미하면 삶은 빈곤해질 수밖에 없다. 책은 음식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함께 단맛, 쓴맛, 매운맛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토리텔링 했을 때 행복한 순간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음을 전한다. 쏟아지는 음식 문화 콘텐츠의 시대. 음식에 대한 이해와 관심으로 맛있는 한 끼를 먹고 싶다면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어쩌면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는 맛의 원천은 음식에 얽힌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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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주제로 들여다본 오늘날 우리 민속… 국립민속박물관 보고서 발간 지면기사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연구자들의 현장 조사 결과물인 '2023 국립민속박물관 권역별 자유주제 민속조사 보고서' 4권(사진)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민속조사 보고서는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 쉽지만 일상성으로 인해 주목하지 않았던 주제를 담고 있다. 특히 연구자들이 직접 현장에 머물며 민속문화의 본모습을 탐구하고 오늘날에 이르는 변화와 전승 과정까지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강정원, 남궁민의 '수도권 상장례의 현대화와 복식·음식 민속지'는 물질 민속문화로서 상장례의 복식과 음식에 초점을 맞췄다. 시대별 법령과 예서를 분석해 옛 장례 절차와 간소화된 현대의 상장례 절차를 비교했고, 가정의례준칙과 장례식장, 상조회사의 등장 이후 급격히 변화한 상장례 복식과 음식의 변화 양상을 수도권을 중심으로 살폈다.전미영의 '고치는 사람들의 기술과 근현대 소장품의 복원'은 오래 쓸 수 있지만 망가지기 쉬운 가구와 신발, 악기를 고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기계, 전기·전자의 원리로 움직이는 사물이 고장 났을 때 이를 복원하는 사람들의 기술을 담고 있다. 또 사물의 수리와 복원이 현대적 기술과 결합해 하나의 문화가 되어 가고 있음을 조명한다.이와 함께 최원오, 이현정의 '월출산 주변 전통 제다민속의 역사성'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차 상표로 알려진 '백운옥판차'에 주목해 특징과 전승 과정을 분석했고, 황경숙의 '부산 동남해역 미역마을의 미역 채취와 민속문화'에서는 기장미역을 채취하고 만드는 사람들의 삶과 어로문화를 밝혀본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원문을 내려받아 읽어볼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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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헬스
미국·유럽서 '웨스트나일열' 발생… 해외여행땐 모기약 준비를 지면기사
대부분 자연회복… 신경계 감염시 위험고령·만성질환·장기이식자 특히 주의질병관리청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웨스트나일열이 발생함에 따라 해외여행 시 모기 매개 감염병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웨스트나일열은 주로 웨스트나일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에게 물려 감염된다. 감염 시 70~80%는 무증상이지만 발열·두통·전신 통증·구토·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 자연 회복된다. 다만 감염된 사람 중 신경계 감염을 일으킨 경우 약 10%의 치사율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장기이식 환자 등은 특히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감염된 사람의 수혈과 모유 수유 등으로도 전파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이 감염병은 중동·미국·동유럽·아프리카·서아시아 등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2년 해외유입 감염 사례 최초 보고 이후 추가 발생은 나오지 않았다. 웨스트나일열 매개 모기인 빨간집모기와 지하집모기 등이 서식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웨스트나일바이러스에 의한 국내 감염 사례는 확인된 바가 없다.모기 매개 감염병은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국민은 해외 감염병 NOW에서 방문 국가의 감염병 발생 정보를 확인하고, 모기 기피제·밝은색 긴 옷·상비약 등을 준비해야 한다. 또 여행 후에는 모기 물림과 의심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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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헬스
위암 유발 '헬리코박터'… 아주대병원, 새 진단법 지면기사
이기명·노충균 교수팀 '스위핑' 이용기존 조직검사보다 민감·정확도 높아위암을 일으킬 수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새로운 진단 방식이 소개됐다.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기명·노충균 교수팀은 기존의 조직검사가 아닌 '스위핑 방법'을 이용한 진단법이 제균치료 후 확인 검사로 유용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스위핑 방법은 내시경을 통해 위장 내 점액을 쓸어 담아 채취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기존 신속요소분해효소검사법의 일종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진단 키트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헬리코박터균을 진단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위 점막 조직을 떼 진단 키트에 넣어 색의 변화를 보는 신속요소분해효소검사법이다.연구팀은 지난 2020년 이러한 새로운 진단법이 헬리코박터균을 진단하고, 민감도와 정확도를 크게 올릴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더 나아가 내시경 추적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제균치료 후 균주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한 상태에서도 기존 요소호기검사에 비해 민감도가 두 배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헬리코박터균의 경우 내시경으로 진단하고, 제균치료 후 확인검사는 환자가 내뿜은 숨을 모아 진단 키트 검사를 하는 요소호기검사를 한다. 반면 제균치료 후 내시경 추적을 해야 하는 환자, 즉 염증이 심하거나 궤양이 있거나 위암을 내시경적 또는 수술로 제거한 사람들은 내시경과 요소호기검사를 모두 시행했다.헬리코박터균은 위장 내 강한 산성 환경에서 죽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균주로, 이 균이 생존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위 점막에 만성 염증을 유발, 소화성 궤양과 위암 등을 일으킨다.연구팀은 "새로운 방식이 기존 조직 채취 방법의 단점을 극복하고, 치료 전과 치료 후 모두 매우 유용한 검사법임을 확인했다"며 "특히 위 점막 조직 채취로 인한 손상이 없어 항응고제, 항혈전제를 복용 중인 환자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명 교수는 "아주대병원은 2020년부터 이 새로운 방식으로 헬리코박터균을 진단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헬리코박터균의 유용한 새로운 진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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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매달린 집'으로 첫 인사하는 박주영 경기도극단 상임연출 지면기사
"배우들 현장감각… 즐겁게 작품 쌓고파" 지난해 동아연극상 '신인 연출상'새로운 시도, 극단에 신선함 선사"어떻게 관계하는지에 달라지는 가족상 고민됐으면"이달 31일부터 내달 8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지난해 제60회 동아연극상 '신인 연출상'을 수상하는 등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박주영 연출이 경기도극단 상임연출로 첫발을 내딛는다. 오는 31일부터 경기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매달린 집'이 첫 작품이다.배우로 시작해 극을 직접 만드는 연출의 길로 들어선 박 연출은 경기도극단에서 '최대한 다정하고 친절한' 작품으로 '다양한'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가 상임연출에 지원했을 때 강조한 부분도 "연극계의 가장 최전방에 있는, 가장 동시대성을 가진 연출"이었다. 활발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시대의 예민한 부분에 대한 감각과 그 너머의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는 박 연출은 경기도극단에도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박 연출은 "경기도극단 배우들은 쉬지 않고 오랜시간 작업해오며 굉장한 현장 감각을 갖고 있다"며 "제안하는 방식과 만드는 과정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고, 수준 높은 연기력도 갖추고 있어 작업을 상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박 연출은 일상에서 느끼는 귀한 순간, 드문 감정을 느끼고 기억하고 있다가 작품을 만들 때 그 감정과 같은 지점을 만나게 되는 순간 마음에서 폭죽이 터진다고 했다. 박 연출은 "연습하는 순간순간이 즐겁고, 매번 새로운 것을 찾는 과정들을 쌓아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연극"이라고 말했다.그런 그가 경기도극단과 선보일 연극 '매달린 집'은 캐나다 퀘벡주에 사는 가족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1910년, 1950년, 1990년 각기 다른 시대에 존재했던 가족들의 이야기는 대가족 중심의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정체성의 혼란과 삶의 문제가 녹아있다.약 30년 전에 나온 작품은 이미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 캐나다 가족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가족상과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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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전세계를 홀린 재즈 뮤지션 마리아킴… 내달 6일 수원SK아트리움서 콘서트 지면기사
수원문화재단이 2024 수원SK아트리움 하우스콘서트 시리즈 첫 공연으로 '마리아킴 콘서트 - 재즈 IN 뉴욕'을 선보인다.이번 공연은 피아노 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피아노를 연주하는 자유로운 표현력으로 세계를 매혹시킨 재즈 뮤지션 마리아 킴의 퀸텟으로 무대를 채운다. 피아노와 보컬에 마리아 킴, 베이스 전창민, 드럼 최보미, 기타에 준 스미스, 색소폰은 이용석이 함께한다.한국 대중음악상과 대한민국 연예예술상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한 마리아 킴은 올해 중국에 이어 호주, 미국, 대만 등에서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이번 콘서트는 8월 미국 투어를 마친 후 국제무대에서 표출된 재즈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다.공연에서는 마리아 킴의 대표곡들과 함께 뉴욕 재즈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만날 수 있다. 또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연주와 관객과의 소통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마리아킴 콘서트 - 재즈 IN 뉴욕'은 9월 6일 오후 7시 30분 수원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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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작가의 방 프로젝트 [경기도, 예술의 일상·(4·끝)] 지면기사
승객을 관람객으로… 공항에 착륙한 공공예술 경기문화재단·인천공항공사 공공예술 협력김소산 '궁중잔치' 김용관 'Clouds…' 이어세번째 전시 김신아 '개체의 본능' 시선집중안전한 작품들, 사진 찍으며 자유롭게 감상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제1여객터미널 4층에는 한국문화거리가 조성돼 있는데, 식당을 가기 위해 들른 곳에서 멋진 장소를 발견했다. '작가의 방'이었다.화이트 큐브 안의 전시가 아닌, 벽이 없는 한 공간을 작가만의 세계로 구현해낸 프로젝트는 잠깐의 시간에도 그 개성과 매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어쩐지 특별해 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경기문화재단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공공예술 협력사업으로 이뤄졌다.이름이 붙여진 공간 또는 장소는 인간의 개입으로 목적과 의미를 가진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방 프로젝트는 공항이라는 고유 기능을 변화하는 것이라기 보다 예술을 통해 심미적 기능을 확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공항 안의 독립된 공간에서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려는 시도는 '공간회화'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냈다. 즉, 작가의 방은 일반적인 회화나 설치 작업으로 단정지어 말할 수 없는 혼재와 연결의 결과물이다. 또 이름에서 알 수 있는 작가만이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작가의 방 프로젝트는 현재 세 번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김소산 작가의 '궁중잔치', 12월 김용관 작가의 'Clouds Spectrum'에 이은 이번 김신아 작가의 '개체의 본능(The instinct of an individual)'은 공항이라는 장소가 가지는 유기적 관계의 확장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작가의 세계관은 십장생이 나타내는 유토피아와 그 틈에 자리잡은 진균류(버섯 등)가 있다. 천장과 한쪽 벽에 붙여진 거울들로 무한한 공간감을 주는 가운데 우리 눈의 홍채처럼 선들이 뻗어있는 방 안에 매달린 작품은 자신들의 신호와 언어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뻗어나가는 진균류의 세상을 담고 있다. 바깥쪽에 설치된 의자는 작가의 세계관을 듣고 쓰여진 최지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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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공연] 강렬한 독백으로 전하는 우리의 현실… 연극 ‘킬롤로지’ 외
■ 폭력의 원인과 책임을 묻다...연극 '킬롤로지' '연극열전'의 20주년 기념 시즌 '연극열전10' 세 번째 작품 '킬롤로지'가 9월 27일 대학로 TOM 2관에서 개막한다. 영국 극작가 게리 오웬의 대표작인 연극 '킬롤로지'는 2017년 영국 초연 당시 시의성 강한 소재와 독특한 형식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는 2018년 초연과 2019년 재연을 거쳐 올해 삼연을 맞았다. '킬롤로지'는 개인을 둘러싼 거대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그것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가장 창의적인 방법으로 살인할수록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온라인 게임 '킬롤로지(Killology)'와 같은 방법으로 살해된 소년 '데이비',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복수를 결심한 '알란', 살인을 위한 게임 '킬롤로지'를 개발한 게임 개발자 '폴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작품은 이들을 통해 잔혹한 범죄와 폭력적인 콘텐츠의 연관성, 그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사회의 안전장치 없이 부모의 양육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서적으로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이 폭력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현실을 그리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원인과 그 책임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극은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세 인물이 각자의 독백을 통해 사건과 감정을 쏟아내는 1인극 같은 3인극이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와 캐릭터들이 마주하는 찰나에 드러나는 사건의 단서와 인물 간 관계성은 마치 퍼즐과도 같다. 배우들의 방대한 독백, 상징적이고 강렬한 무대·조명·음악, 관객들의 상상력이 한데 어우러질 작품은 연극만의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알란' 역에는 김수현·이상홍·최영준이, '폴' 역에는 임주환·이동하·김경남이, '데이비' 역에는 최석진·안지환·안동구가 캐스팅됐다. ■ 아름다운 시로 가을을 물들일 뮤지컬 '랭보' 프랑스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천재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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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 다한 것에 '더 큰 쓸모'… 김경란의 '반성의 디자인_재재' 지면기사
과거 삶 반성·내 쓰임에 대한 고민도 담겨 ■ 반성의 디자인_재재┃김경란 지음. 책책 펴냄. 184쪽. 1만4천원업사이클 디자이너가 펼치는 '재재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반성의 디자인_재재'는 저자가 업사이클링하게 된 계기와 과정,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나날이 깊어지는 환경적 성찰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담아냈다.시작은 두 딸 때문이었다. 우리가 만들고 버린 것들이 다시 우리에게 위협으로 다가오는 상황을 목격하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저자는 우연히 흑백필름사진을 찍는 남편의 사진관에서 발생한 인화지 봉투로 가방과 파우치를 만들게 됐다. '기왕 우리의 필요로 만들어진 소재라면 수명을 늘려 오래 쓰는 것이 대안이 되지 않을까?' 저자는 '더 큰 쓸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 시간을 상세하게 들려주며 '버리면 쓰레기지만 버리지 않으면 아직은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이 책은 저자가 엄마의 역할을 거치고 난 뒤 '나의 개인적 쓸모'를 찾아가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엄마가 되며 두 번째 삶을 시작한 저자는 지나온 삶에 대한 반성의 마음을 담아 가방을 만들면서 '나의 쓰임'을 증명하기 위해 글을 쓰고 식물을 심고 주변을 정돈한다.책의 또 다른 매력은 '라이프 & 스타일' 화보 섹션이다. 섬세하게 표현된 글과 흑백사진이 읽는 즐거움을 준다면, 책 속의 책 형태의 컬러 화보 'Cultivating: Life & Style'은 지구 환경과 좋은 관계를 일궈가는 저자의 일상 사진을 통해 보는 즐거움을 전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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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란 어떤 소설인가' 정교한 구현, 히가시노 게이고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지면기사
작가 101번째 신작소설 등장인물 '피 흐르는 인간'으로 묘사 온힘■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북다 펴냄. 432쪽. 1만9천800원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 장편소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가 출간됐다. 1986년 발표된 '졸업'을 시작으로 38년째 이어진 '가가 형사 시리즈' 열두 번째 작품이자 작가의 101번째 작품으로, 추리소설의 원점으로 돌아가 '황금시대 미스터리'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호평을 받았다.작품은 호화 별장지에 여름 휴가를 온 다섯 가족의 파티로 시작한다. 연례행사인 우아한 바비큐 파티를 즐긴 그날 밤 파티 참석자들 중 다섯 명이 살해당하고 한 명이 다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참극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검증회를 연다. 그 자리에 장기 휴가 중이던 형사 '가가 교이치로'가 참석하고, 그는 사람들이 저마다 감추고 있던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작가는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집필할 때 가장 공들인 부분에 대해 "등장인물들을 장기말이 아닌, 피가 흐르는 인간으로 묘사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했다. 작가는 작품에 등장하는 열다섯 명의 인물 각자가 특별한 개성으로 돋보이게 하고, 살아 숨 쉬는 인간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보는 듯한 현장감으로 소설을 채웠다. 이에 독자들은 입체적인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사연을 따라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다. 또 작품은 실제 있었던 존속살해사건을 일부 모티브로 삼았으며, 시대적 화두를 던지는 '사회파' 요소도 놓치지 않고 담았다.진상을 안 이후 다시 읽게 되는 교묘한 복선, 이제 알았다 싶으면 또 다른 답을 내놓는 연이은 반전, 예측할 수 없는 충격적인 결말까지 미스터리의 필수 요소가 정교하게 구현된 이번 책에 대해 히가시노 게이고는 "미스터리란 어떤 소설인가?라는 질문에 이런 소설이다라고 답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