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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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중국 리스크' 직격탄 받는 인천항 지면기사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라는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중이지만 유독 코로나19 한복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가가 있다. 미국과 함께 'G2'라 불리며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국이다.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최소화하는 'ZERO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면서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만 나와도 해당 사업장을 일정 기간 봉쇄하고 대규모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펼치고 있다.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물류, 해상여객 분야 등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이런 중국의 봉쇄 조치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 중 하나가 인천항이다. 인천항은 1992년에 이뤄진 한중수교 이전인 1990년부터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를 운항하는 등 중국과 교류가 활발한 도시다.인천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다양한 교통인프라로 연결돼 있어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로 '중국 리스크'가 극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1천200억원 투입했지만, 4차례 이용에 그친 크루즈 터미널크루즈는 인천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이다. 인천항은 2000년 이후부터 크루즈 유치를 위해 힘을 기울였고 2013년에는 95차례 인천항을 기항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인천항은 수도인 서울과 가깝고, 중국과 연결성이 좋다는 측면에서 크루즈 산업이 활성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부와 인천항만공사는 1천200억원을 투입해 크루즈 전용 터미널과 부두를 건립해 2019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같은 해 4차례 크루즈가 기항했으나, 이후 2년 넘게 이 터미널을 찾는 크루즈는 없었다. 2020년 초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크루즈 입항을 금지했고, 아직 이어지고 있다. 1200억 투입 크루즈 터미널 등 2019년 기항 4차례뿐올 하반기 '입항 금지' 해제돼도 中 고객들 기약 없어국제여객터미널 2020년 개장후 한중카페리 여객 '0'컨화물 中 비중 60% 2030년 500만TEU 목표 '빨간불'"물동량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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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억눌린 해외여행 '예약 러시' 수요 못따라잡는 항공업계 지면기사
"죽겠어요." 지난해 임대료도 메우지 못해 아르바이트로 힘겹게 사업체를 유지하며 질렀던 비명이 코로나19 방역대책이 완화되자 180도 다른 어조로 터져 나왔다. 행복한 비명이 된 것. 수원에서 신혼부부 대상 허니문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는 길모(53)씨는 해외여행 입국자 대상 자가격리가 해제된 지난 3월부터 오후 10시 이전에 퇴근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란다. 코로나19가 다시 폭증세를 보이던 지난해 11월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예약이 모두 끊겨 매달 250만원씩 빠져 나가는 임대료를 메우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죽을 맛"이라고 털어놨던 그는 최근 통화에선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는, 180도 달라진 의미로 "죽겠다"고 했다. 길 씨는 "한 달에 한 건 정도 가뭄에 콩 나듯 예약이 있다가 3월 자가격리 제한이 풀린 이후 받은 신혼여행 커플이 100커플이 넘었다"며 "가족여행 문의도 점점 늘고 있는데 일손이 부족해 직원 구인 공고도 3년 만에 새로 올렸다"고 말했다. 해외 입국자 대상 7일 자가격리 의무 조치가 풀리고 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차츰 열리자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여행사로 몰리는 예약과 상담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수요는 많은데…공급은 적고여행업계는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하느라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수요에 발맞춘 국제선 공급량이 이를 따르지 못해 항공권 가격이 널뛰기를 하거나 원하는 시기에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국제선이 집중된 인천공항의 '일일 이용객'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2년여만에 처음으로 3만명대를 회복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인천공항의 하루 이용객수는 3만974명으로, 이 가운데 도착과 출발은 각각 1만4천859명, 1만3천161명으로 집계됐다.3월부터 자가격리 입국제한 풀려 여행사 '즐거운 비명'티켓값 고공행진속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 4만명 육박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 각국이 자국의 공항길을 차단하면서 일일 20만명을 기록하던 이용객 수는 지난해 3천명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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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인천 섬 발전 기본계획' 지면기사
인천에는 총 168개의 섬(2021년 9월 기준)이 있다. 그중 유인도는 40곳. 섬 주민들은 인천 도심과 거리감을 느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인천시는 연륙화된 지 10년이 넘은 섬을 제외한 나머지 32개 섬을 대상으로 5년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인 지원 전략과 방향, 내용 등은 최근 인천시가 공개한 '인천 섬 발전 기본계획'(2022~2026)에 담겼다.인천시는 이번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모두가 살고 싶은, 지속 가능한 인천 섬'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인데, 5년 후 인천 섬과 섬 주민들의 삶이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표 참조백령공항 추진, 인천서 배편 4시간→1시간내 단축… 연평·소연평도 '정주환경 개선'영종·강화도, 연륙교 개발·섬 순환선 접근성 UP… 무의도, 해양복합레저단지 개발영흥도, 2025년 말 인천에코랜드 조성… 덕적·자월도, 휴양 프로그램·쾌속 유람선인천시 "도시보다 환경 열악한 주민 지원 밑그림… 지리적 이점 활용 삶 달라질 것"안보와 접근성 개선(백령·대청·연평권역)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를 비롯해 대청도와 연평도는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있는 접경지역이다. 육지와 거리가 멀어 정주여건이 낙후돼 있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백령도와 대청도는 천주교의 성지로 성당·순례길 등 관광산업으로 활용할 요소가 많음에도 교통 편의성이 부족해 관광발전이 어려웠다. 인천시는 이들 섬과의 교통 편의성을 높여, 안보와 접근성 문제를 모두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인천시는 우선 백령공항 건설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백령공항은 인천 옹진군 백령면 솔개지구 간척지(25만4천㎡)에 조성하는 민·군 겸용 공항이다. 평상시엔 민항기가 이용하게 되지만, 유사시엔 전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군 공항 역할을 하게 된다.백령공항 건설사업은 지난해 11월 국가재정평가위원회에서 예타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돼 조사가 추진 중이다. 개항은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령공항이 들어서면 백령도에서 인천 내륙까지 1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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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2년 1개월만에 전면 해제… 변화된 일상은 Up·Down 지면기사
배달 줄고 택시 이용은 늘고코로나 사태로 특수 누린 배달업팬데믹 이후 도내 종사자 50% 늘어"각오 했지만…" 수요 줄어 한숨작년 20% 이상 감소했던 법인택시오토바이 몰던 기사들, 다시 핸들 2년1개월간 이어져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다. 사적모임 인원, 영업시간 제한 조치에 제약을 받았던 자영업자들이 일제히 환호한 가운데 2년간 사라졌던 밤샘 영업 등이 다시 등장했다. 거리두기 조치가 사라진 첫 주, 달라진 분위기를 확실히 느끼겠다는 반응과 아직 체감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가 교차했다.25일부터는 대형마트 시식, 영화관 취식 등도 가능해지는 등 규정이 한층 더 완화되는 데다 코로나19 감염병 등급도 조정되는 만큼 변화 체감도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거리두기 사라지자 배달 주문도 끊겼다…거리두기 해제 첫 주, 달라진 음식점더 풀리는 규제… 예전 모습으로? 25일부터 실내다중시설 취식 허용대형마트 시식·화장품 테스터 가능확진시 1주일 격리·지원금 사라져엔데믹 다가와도 생활패턴 바뀌어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도 수원시 이의동의 한 고깃집. 오후 6시가 되기 전부터 손님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18일은 통상 손님이 많지 않은 월요일이었지만 회식 수요 등에 이날부터 식당이 손님으로 가득 찼다. 밀려오는 손님에 이번 주 매출은 거리두기 시행 전보다 5배 가까이 올랐다. 홀에 사람이 넘치니, 배달 주문을 받을 여력이 되지 않았다. 이곳 식당 아르바이트생은 "회식이 늘어나서 그런지 초저녁부터 손님이 끊이지 않고 온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주문까지 받기엔 벅차 이번 주에는 배달은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우만동의 한 음식점도 지난 주와 비교했을 때 이번 주 배달 접수 건수가 확연히 줄었다. 이 음식점은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의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 배달특급 플랫폼을 통해 배달을 진행하는데 앱 구분 없이 모두 감소했다. 해당 음식점에선 쓰지 않는 요기요 등 다른 배달 앱에서 대대적인 이벤트라도 벌이는지 의아했을 정도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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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조국땅의 참상 떠올라 총을 향해 외침 지면기사
인류역사에서 전쟁은 끊이질 않았다. 오늘날에도 한 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내전부터 국가 간 전면전까지 크고 작은 전쟁이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양국 간 전쟁이 발발했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국민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와 피란민이 속출하고 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서 비슷한 비극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인천의 이주 여성들을 움직이게 했다. 전쟁 반대와 평화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펜을 든 것이다. 도아씨, 대학생때 폭탄테러 목격… 반대 종파 생명 위협에 이라크 떠나암나씨, 수단 군부 쿠데타이후 반정부 시위 갈등 국회앞 규탄 집회도이주인권센터 '사랑방 역할' 글 연재 "모든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전쟁을 경험한 인천 이주여성 인천에 정착한 이주여성 도아(36·이라크)씨는 2015년 가족과 함께 모국인 이라크를 떠나 한국에 왔다. 이 가족이 정든 고향 땅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전쟁이었다. 도아씨는 대학생 때 학교에 폭탄 테러가 일어나 친구들이 목숨을 잃는 참혹한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그가 조국을 떠나기로 결심할 무렵 이라크에서는 이슬람 종파 간 갈등이 내전으로까지 번지고 있었다. 반대 종파의 사람을 서로 죽이고, 폭탄 테러가 벌어지는 것이 일상이 됐다.절망적인 삶이 이어지던 중 전쟁의 위협은 도아씨에게도 미쳤다. 반대 종파 사람들이 그의 집 외벽에 '죽고 싶지 않으면 집을 떠나라'는 글을 남긴 것이다. 공포에 떨던 도아씨는 남편, 어린 자녀와 함께 쫓기듯 한국으로 향했다.남편의 사업으로 2009년 가족과 함께 인천에 터를 잡은 또 다른 이주여성 암나(40·수단)씨에게도 전쟁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수단에서는 지난해 10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등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심지어 수단 군부가 쿠데타에 저항하는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암나씨의 가장 큰 걱정은 수단에서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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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공공의대' 설립 관련법 연내 통과 광폭행보 나서는 인천대 지면기사
국립 인천대학교가 올해 '공공의대' 설립 현실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예고하고 나섰다.국립 인천대에 공공의대 설립을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의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인천대는 이를 위해 교육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에 적극 나서고, 공공의대 설립의 당위성을 대내외에 적극 알려 시민 여론을 결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공공의대 설립, 왜 필요한가 공공의대는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의과대학을 의미한다. 사스와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등 점점 빈번해지는 세계적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의료 인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공공의대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공공의대는 등록금과 실습비, 기숙사비 등 학업에 필요한 경비가 전액 국비로 지원되고, 졸업생들은 의사면허 취득 후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공공보건의료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미국과 일본에선 이와 비슷한 개념의 의대가 설립돼 운용 중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감염병 등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의료 인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사스·메르스 등 발생 점차 빈번… 공공의료 대응 중요성 커져인구당 의사수 7대도시 중 6번째·국립대 유일하게 의대 없어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도시다.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확충으로 감염병 초기 대응력 향상이 필요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2020년 기준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2.5명으로, 특별시와 광역시 등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6번째로 적다. 강화와 옹진 등 160여개 도서지역의 의료공백을 해소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이런 상황들은 인천대가 공공의대 설립에 나선 주요 배경이다.인천대는 공공의대 설립으로 우수한 의료 인력을 양성해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취약한 지역의료체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공공의대 연내 입법화 목표더불어민주당 김교흥 국회의원은 지난해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설립·운영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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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대통령실 이전 논란속… 경인일보 기사로 돌아본 '경기도청 이전 역사' 지면기사
잠잠해지나 싶었던 정치공방이 대선 이후 더 뜨거워진 모양새다. 코로나, 유가, 우크라이나사태 등 큼지막한 이슈를 잠식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이 여야간 정치공세를 넘어 청와대와 인수위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이 와중에 '아닌 밤 중에 홍두깨'처럼 경기도청 이전이 이슈로 함께 떠올랐다.윤한홍 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이전 TF팀장이 용산이전에 따른 비용을 묻는 한 인터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당시 경기도청 이전할 때 4천708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민주당이 주장한 이전 비용) '1조원'이 어디서 나오나"라고 주장하면서다.이에 민주당은 발끈했다. 친이재명계인 조정식 의원은 "인수위가 허위사실을 근거로 이재명 상임고문을 끌어들여 자신들의 세금낭비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때마침 경기도청의 광교 신청사 이전도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인수위 주장처럼 경기도청 이전은 이재명의 작품일까. 경인일보의 지난 기사를 통해 경기도청 이전의 역사를 '팩트체크'해 봤다. 김문수, 재정난에 잠정 보류남경필, 복합개발 변경 추진이재명, 로드맵 세우기 주력 날로 늘어나는 행정수요, 1997년부터 꿈틀댄 도청 이전의 꿈2001년 4월 16일, 경기도의회 자치행정위원회가 경기도청사 이전을 권고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가결(2001년 4월17일자 보도=경기도청이전 도의회서 권고안 제출로 가속도 붙어)했다. 이유는 "백년대계를 위해 도청사 이전은 시급하고 절실한 문제"라는 것. 그 속내에는 전국 제일 규모의 광역자치단체에 걸맞게 청사를 마련해야 하는데 지금 도청이 있는 자리는 '화성'으로 인해 고도제한에 걸려 6층 이상 짓지 못하는 한계와 함께 도심 한가운데 있어 공사로 인한 소음과 교통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청사 이전 추진은 민선2기 임창열 전 경기지사때부터 수면 아래서 계속 시도돼 왔다.1997년 현 위치에 재건축 설계 마쳤지만이전 무게 실리며 무산… 예산낭비 논란2001년 도의회서 '이전 권고안' 만장일치후보지 난항… IMF 여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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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인천 주안 2·4동 도시개발1구역 하반기 준공 '새 시대 출발점' 지면기사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중 하나로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어온 '주안'이 변화를 시작했다.미추홀구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주안 2·4동 도시개발1구역 사업이 올해 하반기 준공한다. 뉴타운(재정비 촉진사업) 조성을 목표로 주안2·4동 일대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지 14년 만이다. 도시개발1구역은 인천 주안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옛 시민회관 사거리'와 맞닿아 있다.주안의 부흥기, 그리고 인천시민회관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은 1970년대 중반까지 염전이 있던 곳이다. 천일염 생산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염전이 하나둘씩 사라진 공간에는 산업단지가 들어섰고, 1974년에는 수도권 전철이 개통했다. 주안에는 공단 노동자들과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정착하면서 인구가 대거 유입됐다. 도시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인구 수용을 위한 주택 건설이 늘어났다. 또 시장, 종교시설, 문화공간, 의료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인천의 주요 번화가로 자리를 잡았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1974년 문을 연 인천시민회관이다. 1970~80년대 시민회관 거리와 주안역 일대는 공단의 젊은 노동자들과 학생들로 넘쳐났다.시민회관은 인천 시민운동의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했다. 1986년 민주화운동 단체, 시민, 학생 등 수많은 인파가 모여 군사정권에 항거하며 거리 시위에 나선 '인천 5·3 민주항쟁'이 벌어진 곳이 시민회관 일대였다. 주안공단 노동자와 인하대·인천대 학생 등이 대열에 동참했다.1980년대 후반 남동국가산업단지 건설과 연수구·남동구 등 신도시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인천에는 주거·경제활동 인구의 이동이 빠르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도시 규모 팽창과 함께 주안공단을 중심으로 성장한 주안의 경제활동 중심지 기능도 쇠퇴해갔다. 주안 부흥기의 상징과도 같았던 시민회관도 1994년 구월동에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들어서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인천 시민들은 '옛 시민회관 사거리'라는 지명과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공원역'이란 이름을 통해 과거 시민회관을 추억하고 있다.주안 2·4동 개발 구도심 되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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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국내 유일 '2022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25일 개막 지면기사
프로야구가 12일부터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2022년 야구의 계절이 시작됐음을 알리고 있다. 프로야구가 올 시즌을 위한 기지개를 켜는 와중에 국내 유일의 독립야구 리그인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역시 어김없이 야구팬들에게 찾아와 꿈을 향한 열띤 경쟁의 무대를 약속하고 있다.야구 '미생'이 꿈의 무대인 프로리그 진출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펼치는 2022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에서는 6개 팀이 우승을 향해 달린다.비록 프로야구 구단처럼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아 때로는 풍전등화의 운명 앞에 서기도 하는 게 현실이지만, 야구가 좋아서 야구를 선택한 선수들은 경기도리그를 '꿈꾸는 자들의 리그'로, '한 편의 드라마가 있는 리그'로 가꿔가고 있다.꿈을 향해 거포를 쏘아올리는 독립야구단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는 올해 리그 출범 4년 차를 맞았다. 2019년 '제1회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로 시작된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는 야구 선수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는 성격이 강하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프로 진출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우승팀인 광주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서 활약한 윤산흠 선수가 한화 이글스 육성 선수로 영입되는 등 프로 무대에 진입한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2019년 출범 올 4년차 '프로리그 발판' 역할작년 우승팀 윤산흠·권광민 한화 이글스 진출경기도 독립야구육성 조례 시행 선수들 큰힘지난해 예산 7억서 올해 12억원 상향 큰기대 윤산흠 선수와 함께 스코어본하이에나들에서 뛰었던 외야수 권광민 선수도 지난해 '2022 KBO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 경기도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있다.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는 '경기도 독립야구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경기도에서 재정적인 지원의 토대가 마련됐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이 조례에는 경기도지사가 독립야구 육성 및 지원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해 선수들의 꿈을 지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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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지난해 '집값 상승률 전국 1위'… 올해는 분위기 '급변' 지면기사
인천지역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인천은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상승률 1위를 기록한 지역이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집값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고 아파트 거래 건수는 1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인천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송도국제도시 역시 분양시장 열기가 전 같지 못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전문가들은 대선과 지방선거가 앞으로 집값 분위기를 결정할 가장 큰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집값 상승률 1위 인천…올해는 주춤인천은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해 평균 22.6% 올라 경기(20.8%), 서울(6.6%)을 크게 앞질렀다.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올해 들어 둔화세를 보였는데, 지난 1월 5주차 때부터는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2019년 7월 이후 2년5개월 만에 상승세를 마감하고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인천의 2월 셋째 주 아파트값은 1주 전 -0.01%에서 -0.02%로 하락 폭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인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연수구 집값 추세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인천 연수구 집값은 지난해 33.1% 올랐다.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기도 하다.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는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신고가 거래가 연이어 나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정반대다. 지난해 집값이 크게 상승한 단지들을 중심으로 최근 1억원 넘게 하락한 거래가 나오고 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코오롱더프라우3단지' 전용면적 142.657㎡는 지난달 8억5천만원(4일·9층)에 거래돼 지난해 8월 최고가인 11억8천만원(13층)보다 3억3천만원 하락했다. 연수구 송도동 '송도아트윈푸르지오' 전용면적 84.97㎡는 지난달 12일 9억8천500만원(30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13일 거래된 10억8천만원(21층)보다 9천500만원 떨어진 금액이다.연수구 송도동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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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건설 혁신' 시행 1년… 소규모 업체 '고사 위기' 지면기사
지난 17일 국회 앞. 300명 가까운 건설인들이 모여들었다. 소속은 달랐지만 모두 대규모 종합건설업체와 경쟁하기엔 여력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국회를 향해 한 목소리를 냈다(사진). 24일에도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계획했지만 다음 달로 연기됐다. 정부의 제도 개정 이후 무한 경쟁에 내몰리며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전문건설업체, 그리고 시설물유지관리업체들 얘기다. 당초 전문건설업체만이 수주할 수 있던 전문공사를 지난해부터는 종합건설업체도 맡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문건설업체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주장이 나온다.여기에 전문건설업체 중 시설물유지관리업체는 아예 업종을 없애기로 결정, 종합건설업이나 다른 전문건설업으로의 전환 압박을 받고 있는데 기존 업계에선 다른 업종으로 편입됐을 때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이들 업계의 한숨이 더욱 깊은 이유다.# 전문건설업체 "칸막이 사라진 후, 설 곳이 없어졌다"시작점은 2018년 발표된 건설 산업 혁신 방안이다. 국토교통부는 성장 한계에 직면한 건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직접 시공 대신 다단계 하도급이 만연한 생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40년 이상 변동이 없던 업역·업종 개편을 결정했다. 기존에는 종합공사는 종합건설업체, 전문공사는 전문건설업체만 맡을 수 있었는데 이런 규제를 없애면 시공 역량 중심으로 건설 시장이 재편되고 하도급이 만연한 건설 현장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치열한 갑론을박이 뒤따랐다. 전문건설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2018년에는 건설산업기본법이, 2020년에는 시행령이 차례로 개정됐다. 그리고 지난해, 공공 공사부터 적용이 시작됐다.국토부 '다단계 하도급' 개선 목적40년 이상 지속된 '업역 구분' 없애종합건설사, 전문건설 진출 길열어규모 작은 전문건설계 경쟁력 우려 칸막이가 사라진 지 1년,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처참하다는 게 전문건설업체들의 주장이다. 전문건설업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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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프로축구 K리그1 2022시즌 19일 개막… 경인지역 구단 전력과 각오 지면기사
축구팬들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2022년 프로축구 K리그1이 19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전북 현대와 수원FC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K리그2(2부)도 같은 날 오후 1시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광주FC와 김포FC의 경기로 시즌을 시작한다.1983년 출범한 한국 프로축구의 40번째 시즌인 2022시즌은 역대 가장 이른 개막을 통해 축구팬들과 만난다. 2022 카타르월드컵이 대회 사상 처음으로 11월에 개막하기 때문에 K리그도 10월까지는 정규리그와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모든 일정을 마쳐야 한다. 이전까지 가장 이른 리그 개막일은 2010년과 지난해의 2월 27일이었다.올해 K리그1은 2013년 승강제 출범 10번째 시즌이기도 하다. K리그1에는 4개의 경인지역팀들이 포진해 있다. 지난 시즌 네 팀은 수원FC(5위), 수원 삼성(6위), 인천 유나이티드(8위), 성남FC(10위) 순으로 자리했다.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 보강과 함께 전지훈련을 알차게 마무리한 네 팀은 지난 시즌 보다 더 높은 순위를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다. 선수 영입과 올 시즌 준비까지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축구계 관계자들도 경인지역 4개 팀의 순위 상승 요인들이 많다고 평가했다.지난해보다 더욱 풍성한 이야기들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경인지역 축구팬들에겐 응원으로 힘을 보태는 일만 남았다. 프로축구 외에도 올해는 앞서 말한 월드컵을 비롯해 아시안게임, 동아시안컵까지 굵직한 축구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다.K리그와 함께 축구팬들의 이목을 잡아끌 이벤트들이 올해를 수놓는 가운데, K리그1에 속한 경인지역팀들의 올 시즌 예상되는 선전 요인을 살펴보고 감독의 각오를 들어보자.수원FC슛돌이 '승우타임'바르사 유스팀 출신 '성장 가능성'1차 목표 6강 다시한번 도약 준비 수원FC는 지난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올해도 1차 목표는 파이널A(상위 6강) 진입이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1차 목표는 6강"이라며 "지난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서 많은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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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업무 스트레스로 극단 선택'… 故 이찬희 연구원이 남긴 것 지면기사
현대자동차의 4세대 '투싼'은 2020년 9월 3일 실루엣을 드러냈다. 티저(teaser)로 공개된 투싼은 어두운 실내에서 이른바 '천사의 날개'라고 불리는 전면 그릴 위로 밝은 빛을 뿜고 있었다. 현대차는 이 디자인을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 테마'라고 불렀다.티저 공개로부터 채 2주가 지나지 않은 9월 15일 오전 9시, 4세대 투싼NX는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됐다. 언젠가 이 투싼의 테마를 디자인 했을 현대차 디자이너 고 이찬희 씨는 투싼이 전 세계에 공개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가 9월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티저 광고 속 투싼NX의 모습은 보았을까. 그것 역시 확실치 않다. 당시 이씨는 조울증 진단을 받고 6개월 휴직에 들어간 상태였다. 그가 목숨을 끊었던 시점, 투싼이 공개되던 시기는 이씨가 복직을 한 달 앞뒀을 때다. 복직이 가까워질수록 조울증 증상은 더 악화됐다.그의 아내는 "남편은 10년 차 연구원이었다. 신차 공개를 1년 앞두고 책임 연구원으로 승진하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디자인 책임을 맡은 상사의 지적과 폭언으로 그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디자인을 위해 회사에서 밤을 지새우는 경우도 잦았다고 한다. 이씨의 죽음은 죽음 자체보다 죽음을 대하는 회사의 태도 때문에 더 큰 공분을 샀다.익명을 전제로 한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가던 이씨의 이야기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삭제되기 일쑤였고 사측이 그의 죽음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샀다. 이씨 아내는 "믿고 싶지 않다. 사측의 대처가 정말 말도 안 된다.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을 겪었다. 장례식장에선 현대차 직원이 시댁에 '아드님이 인재였다'며 회사 생활에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이씨 죽음을 외면한 건 회사만이 아니었다. 지난 8일 근로복지공단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씨 유족이 신청한 유족급여지급 청구를 불승인했다. 사망과 업무의 연관성이 낮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씨의 죽음이 업무 때문이 아니었다면 무슨 이유에서였을까.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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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 市 도시계획위원회 의결 지면기사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은 인천시가 앞으로 20년간 지향할 인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계획한 인천 도시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토지·환경·교통·경제·복지 등 사회 전반 요소를 망라한 중장기 도시 설계도라 할 수 있다.인천시는 최근 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의결한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안을 조만간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다.2040 인천도시기본계획 수립이 당장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지만, 추후 인천의 도시 공간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되는지를 미리 예상해 볼 수 있다.20년 후 인천의 미래상인천시가 설정한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의 목표는 '행복하게 세계로 나아가는 환경도시 인천'이다. 시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복지도시, 글로벌 플랫폼 기반의 국제해양 도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도시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도시기본계획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방향은 12가지로 정리됐다. 우선 ▲성장관리형 토지이용계획 ▲구도심 활성화와 거점 개발 ▲스마트 기술 기반 디지털 혁신도시 조성 등이다. ▲인천형 복지 실현 ▲해양도시 위상 강화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비롯해 ▲공항·항만 경쟁력 강화 ▲역사·문화벨트 조성 ▲자원순환 환경도시 조성 등 방안도 제시됐다. ▲녹색도시 조성 ▲친환경 미래 교통 기반 구축 ▲고유의 경관 가치 창출 등 내용도 담겼다.저출산 고령화·베드타운화 등 시대상 변화 반영구도심 활성화 등 목표 달성 정책 12가지로 정리 이번 도시 발전 목표와 전략에는 변화하는 시대상이 반영됐다. 저출산 고령사회, 도시의 베드타운화에 대한 우려, 기후위기와 포스트 코로나,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Work-life balance) 욕구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내실 있는 인천 발전 지향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은 내실을 다지는 성장관리형 토지이용을 지향한다. 신도시 조성 등 규모를 확장하는 외적 성장에 치중했던 그동안의 모습과 대비된다. 2040년 계획인구는 330만명이다. 인구 감소 추세가 반영돼 앞선 2030 인천도시기본계획의 계획인구(350만명)보다 20만명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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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시행 10년 '유통산업발전법' 이대로 괜찮은가 지면기사
대형 마트 의무 휴업이 시행된 지 10년이 흘렀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 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점포들은 한 달에 두 번씩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소상공인들을 돕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의무 휴업이 시행된 10년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살아났을까. 그 어디도 상황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유통산업발전법에 발목 잡힌 대형 마트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비대면 소비에 맞서지 못하고 있다. 규제의 틈을 비집고 태어난 식자재 마트는 새로운 유형의 포식자로 자리 잡았고, 온라인 플랫폼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격변을 겪고 있는 유통시장 속 유통산업발전법은 현실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유통산업발전법, 효과는 있었나대형 마트 의무 휴업제는 2012년 1월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처음 시작됐다. "전통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 아래 대형 마트에 규제를 가한 것이다. 개정법은 출점 제한, 의무 휴업을 골자로 했다. 현재 국내 대형 마트는 전통시장과 1㎞거리 내 출점을 하지 못한다. 월 2회 의무 휴업하고, 0시~오전 10시에는 문을 닫고 있다.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의 핵심은 '소비자의 전통시장 방문 유도'에 있다. 대형 마트가 문을 닫으면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전통시장을 찾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됐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실시한 '유통규제 관련 소비자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무 휴업제로 대형 마트에 못 갈 경우, 전통시장을 방문한다'는 소비자는 8.3%에 그쳤다. '슈퍼마켓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37.6%로 가장 많았고, '대형 마트 영업일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응답이 28.1%로 그다음이었다. 대형 마트 규제가 전통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는 셈이다.전통시장과 1㎞내 출점제한·월 2회 의무휴업·0시~10시 폐점전경련 설문결과 8.3%만 '의무휴업시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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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왕릉 근처 아파트 쟁점과 3기 신도시 앞둔 경기도 지면기사
도시 개발과 문화재 보전 사이에서 여전히 명확한 균형을 찾지 못한 듯 보인다. 문화적·역사적 정체성을 담고 있는 문화재를 소중하게 지키고 가꿔야 한다는 입장과 사람 위에 문화재 있느냐는 반론이 사안마다 크고 작은 충돌을 빚어왔다.특히 지난해 불거진 인천 검단 왕릉 아파트 사태가 불거지면서 우리는 충돌하는 두 가치 사이에서 해답을 도출할 매뉴얼 조차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김포 장릉이란김포 장릉은 1626년(인조4) 인헌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김포 성산에 조성된 육경원이 유래다. 원종의 흥경원(묘)을 이곳으로 천장한 이후 장릉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유네스코는 한강 이북의 파주 장릉과 한강 이남의 김포 장릉, 계양산으로 연결되는 경관과 역사적 의미를 인정해 김포 장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경관이 특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김포 장릉과 계양산이 연결되는 경관 사이에 콘크리트 병풍이 생겼다. 아파트가 들어선 것인데, 이와 관련해 해당 아파트를 철거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2021년 9월 17일~10월 17일)에는 21만6천여명이 동의를 했다.2019년 인천 서구청이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아 분양을 마쳤으나, 2017년 1월 강화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나 이를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보고 있는 반면, 건설사들은 2014년 아파트 용지를 매각한 인천도시공사가 김포시청에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김포 장릉과 계양산 연결된 경관 가로막아'아파트 철거' 국민청원 21만6천여명 동의문화재보호법 위반 vs 현상 변경 문제 없다2심 입주자 현저한 피해 예상 건설사가 승리 문화재청은 관련된 건설사 3곳과 공사 중지 여부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법원은 건설사가 낸 공사중지명령 집행정지 신청 사건 2심에서 입주예정자 등에게 현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설사 3곳의 손을 들어주면서 문화재청이 대법원에 재항고한 상태다. 이와 별개로 건설사들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아파트가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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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경기&인천 알아두면 좋은 2022년 새로운 정책들 지면기사
그칠 줄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2022년 새해가 밝았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올해에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청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하는 정책들을 펼친다. 1월13일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시행으로 주민의 지방자치 참여 권리가 커진다. 3월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이어지는 국가적 변화가 일어나는 한 해이기도 하다.새해 알아두면 좋은 경기·인천의 새로운 정책들을 소개한다. 소상인 살리고, 청년들 힘주고, 처벌은 제대로 ■ 경기·인천 공통'지자체 규칙' 주민의견 제출권 신설8월부터 농지 부정행위 등 제재 강화접종 완료 재택치료자 '생활비 추가'중위소득 60%이하 무주택 청년 월세 # 규칙 제정·개정·폐지 의견 제출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이달 13일부터 지자체 규칙의 제정·개정·폐지 관련 주민 의견 제출권이 신설된다. 주민은 광역단체장에게 규칙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광역단체장은 30일 이내에 검토 결과를 해당 주민에게 통보해야 한다. 단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규칙은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는 사항으로 한정된다.# 농지법 개정으로 농지 투기 방지지난해 8월 공포된 농지법 개정 법률에 따라 거짓·부정 농지 취득자와 부동산업 영위 농업법인에 대한 소유 농지 강제처분 신속 절차 신설 등 농지 불법 행위 제재가 강화된다. 올해 5월18일부터 농지를 취득할 때 농업경영계획서 의무 기재 사항이 확대되고, 증명 서류 제출이 의무화된다. 8월18일부터는 농지 임대차 신고제, 투기우려지역 등 농지위원회 심의 제도 등이 시행된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1월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와 처벌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경영책임자 등에는 지자체장도 포함한다. 중대재해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구분하며 중대산업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1호에 따른 산업재해 중 사망자 1명 이상, 6개월 이상 부상자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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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동스크랩 유통’ 무엇이 문제인가 지면기사
고대국가에서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이 이어져 왔다. 빵 한 조각을 만들어도 거대한 선박을 건조해도 그에 걸맞은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고물은 어떨까. 사용하고 효용가치를 잃은 고물 역시 거래 과정에서 세금을 납부한다. 고물을 수집해 재가공 판매하는 데서 수익, 즉 소득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금을 내고도 처벌을 받는 고물업도 있다. 바로 동스크랩(폐동)이다. 동스크랩 업계 종사자들은 허위 세금 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1차 고물 수집자(나까마, 고물상)로부터 고물을 사들여 '무자료 거래상'으로 분류되기 때문인데, 현 상황을 바라보는 과세당국과 업계 시각은 첨예하게 갈린다. 과세당국에서는 비자금 조성 등 명목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이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업계에서는 애초 사익을 취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맞선다. 양측의 주장과 근거, 현 상황을 짚어봤다.# "세금탈루 가능성" vs "억울하다"과세당국은 세금 탈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즉, 폐동 유통업 종사자들이 소득세 감면 등 세금 계산서 발행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구조인데 매입 단계에서 자료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이다. 일부 종사자들이 수십억원대 매출 거래서를 발행한 뒤 사라지는 무자료 거래상, 이른바 폭탄업체일 가능성도 우려했다. 실제 거래를 했더라도 허위 세금 계산서를 교부하거나 수취해 조세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고 봤다. 국세청과 세무서, 세무사들은 "세금 탈루 가능성이 있어서 의심되는 업체들을 고발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업계에서는 세금 탈루는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한다. 업계 종사자들을 범법자로 내모는 현 상황에 대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업계 종사자 A씨는 "폐동을 1차 수집자인 고물상으로부터 사들일 때 세금 계산서를 발행할 수가 없다. 무짜(현금거래를 뜻하는 업계 은어)로만 거래한다"며 "매입, 매출 단계에서 자료 거래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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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섬마을 야구부 창단 '덕적고' 인천야구 다크호스 기대 지면기사
'구도(球都)' 인천. 1883년 개항과 함께 야구도 인천에 처음 들어왔다.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인 삼연(三然) 곽상훈이 1920년 경인기차통학생 친목회 소속 학생을 중심으로 만든 인천의 첫 야구단 '한용단'이 현재 제물포고등학교 자리인 '웃터골경기장'에서 경기를 할 때면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언론인 고일이 1955년 쓴 '인천석금'에는 "야구대회가 있다고 소문만 나면 시민의 팬들은 만사를 제쳐놓고 구름같이 모여들었다. 엿장사도 오고 지게꾼도 대섰다. 할머니도 '스트라익' 하고 할아버지도 '호무랑'(홈런의 일본어 발음) 소리를 외쳤다"고 당시 한용단의 야구 경기 분위기를 전한다. 이후 동산고등학교와 인천고등학교, 제물포고등학교 등 인천지역 야구 명문 고교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인천의 야구 인기는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뒤에도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지금의 SSG랜더스까지 6개 프로 야구단이 인천을 연고로 하면서 '구도 인천'에 대한 시민들의 자부심이 높다.그런데도 인천에는 고교 야구팀이 더는 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야구 꿈나무들이 다른 도시로 전학을 가거나 아예 야구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됐다.최근 인천의 네 번째 고교 야구팀이 드디어 탄생했다. 전국 유일의 섬마을 야구부인 덕적고등학교 야구부다. 덕적고 야구부는 지난 3일 창단식을 하고 인천 야구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전국에 하나뿐인 섬마을 야구부는 주민들의 노력으로 생겼다.지난해 덕적도의 유일한 고등학교인 덕적고의 전교생이 20명 이하로 줄면서 마을 주민들은 학교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이 학교로 진학하는 덕적중에 다니는 학생도 8명밖에 없어 곧 폐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 그나마 마을에 남아있던 젊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섬을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1천300여명에 불과한 작은 섬마을이 머지않아 소멸할 위기에 처한 셈이다.지난해 6월 '야구부를 창단해 덕적고를 체육 특성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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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일산대교 무료 통행'… GO냐 BACK이냐 지면기사
서울시민에게 한강 다리는 '명물'이다. 서울의 야경을 상징하는 피사체이면서,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바쁘게 오가는 다리 위 자동차의 행렬을 전망 삼아 인근의 아파트값도 높여준다. 이렇게 서울의 한강 다리가 시민의 사랑을 받는 데는 아무 부담 없이 강남과 강북을 빠르고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본연의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강의 가장 하류에 위치한 일산대교는 사정이 다르다. 김포, 고양, 파주의 수백만 경기도민들은 10여 년째 일산대교를 건너며 고통을 호소한다. 이들 지역을 보다 빠르고 쉽게 오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다리지만 그 자유에 대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탓이다.그렇게 10여 년간 해묵은 갈등이 최근 들어 격화된 모양새다. 무료화 통보,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등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절차적 오류, 정치적 수사 등 일산대교를 둘러싼 논란의 모든 것을 떠나 일산대교가 경기도민이 받아온 차별의 상징이 됐다는 덴 이견이 없다. 일산대교는 서울의 한강 다리처럼 경기 서북부 도민들의 명물이 될 수 있을까. ■ 갈등의 본질은 경기 서북부 주민을 향한 차별"일산대교는 1㎞당 652원의 요금으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109원)의 5배, 천안-논산 간 민자고속도로(59.7원)의 11배나 되는 통행료를 지급해야 지나갈 수 있는 '나쁜' 다리입니다."법원이 일산대교(주)가 제기한 '경기도 공익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인용 결정을 내린 후 김포시가 발표한 입장문의 일부다.김포시는 일산대교를 두고 시민의 교통권과 이동권을 보장해야 하는 공공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산대교의 길이는 약 1.84㎞에 불과하다. 채 2㎞도 되지 않는 다리를 건너기 위해 소형차는 1천200원, 중형차는 1천800원, 대형차는 2천4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어쩌다 한 번 지나는 길이라면 몰라도, 매일 아침 일산대교를 통해 출퇴근해야 하는 도민이라면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일산대교는 2008년 수익형 민자사업으로 조성됐다. 대림산업 등이 도비 299억원을 포함한 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