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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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종이책 '껍데기'만 오라… '모형책' 전성시대 지면기사
독서인구 주는데 모형업체 호황'스타필드 별마당' 등 소품 인기서점은 "책 안 팔려 문구류 채워" 14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의 한 공공도서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부터 권정생의 '몽실언니'까지 다양한 책이 로비 벽면에 놓여져 책장을 수놓았다. 하지만 이 책들은 빌릴 수 없다. '모형책'이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방문객이 몰려드는 수원 스타필드 내 별마당도서관에서도 모형책들이 책장을 가득 메운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이곳 도서관에 모형책을 납품한 황선영 우진메이킹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주 고객이 아파트 모델하우스였다면, 최근엔 도서관 같은 공간을 꾸미는 고객들로 대상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단순 인테리어 분야를 넘어 이제는 종이책을 펴내는 출판업체들마저 모형책 제조업체 고객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황 대표는 "출판사에서 자신들의 책을 모형책 표지에 사용해달라고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책을 읽는 인구가 줄어들며 관련 업계 전반이 불황을 겪고 있는 반면, 모형책 업계는 오히려 호황을 누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책의 목적이 점차 소품화되고 있는 셈이다.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종이책을 1권 이상 읽은 성인 비율은 지난 2013년 71.4%에서 지난해 32.3%로 10년 새 39.1%p 감소했다. 전자책, 오디오북 등을 포함한 종합독서율도 같은 기간 72.2%에서 43%로 줄었다.이 같은 독서 인구 감소는 서점 업계의 침체로 이어졌다. 성남에서 25년째 서점을 운영하는 손억헌씨는 "책이 안 팔려 책장에 문구류를 대신 채워넣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원에서 24년간 서점을 운영해 온 조승기 경기남부서점협동조합장도 "매년 매출이 10%씩 감소하는데 올해는 어떻게 버텼지만 내년에는 정말 모르겠다"며 "업계에선 책이 점점 소품화되는 걸 안타깝게 생각한다. 책 읽는 문화 정착을 위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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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소설 '채식주의자' 폐기 논란… 경기도교육청 '진땀' 지면기사
도내 학교도서관 유해도서 처리 목록 포함"한 학부모단체 기사 참고하라 했을뿐" 해명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과거 경기도 내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된 성교육 도서 2천528권 내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13일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전 의원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학교 도서관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경기도 내 초·중·고교 도서관에서 성교육 도서 총 2천528권이 폐기됐다. 이 중 성남의 한 고교는 '채식주의자' 두 권을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도교육청은 올해 2월까지 '유해한 성교육 도서 선정 유의 안내',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 도서목록' 등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4차례에 걸쳐 각 학교에 발송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공문에 '한 학부모단체가 학교 도서관에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를 폐기하라면서 열었던 기자회견을 다룬 기사를 참고하라'고 했을 뿐, 명확한 유해도서 목록을 보내진 않았다고 해명했다.반면 학교 현장에서는 해당 학부모단체가 임의로 정한 청소년 유해도서 목록을 참고해 성교육 도서를 폐기했다는 입장이어서, 도교육청이 유해도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그럼에도 도교육청은 책의 선정과 관리는 개별 학교의 자율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이 달라 참고자료 이상으로 특정 책이 유해하다는 식의 기준을 교육청 차원에서 마련하긴 어렵다"며 "도서관 내 도서의 선정·폐기는 각 학교의 자료선정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2024.10.1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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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경인 Pick] '한강 신드롬' 하루만에 15만부 중쇄 돌입 지면기사
'노벨 특수' 누리는 서점가 '소년이 온다' 521배 '흰' 2072배 등주요 온라인 서점 판매량 폭증해한국 문학계서 독서 시너지 기대한강의 대표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하루 만에 15만부 중쇄에 들어갔다. 그동안 해외 작품이 독점해오던 '노벨 특수'를 한국 문학이 가져오면서 '한국 문학 붐'이 일 거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최근 출판사 문학동네 관계자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강의 대표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원래도 판매가 잘 되는 작품이기는 하나, (노벨문학상인 만큼) 수상 발표 후 다음 날 15만부 중쇄에 들어갔다. 다만, '노벨상 에디션'은 아직은 계획에 없다"고 전했다. 문학동네는 국내에서 한강의 소설 작품을 가장 많이 출간한 곳이다.통상 책을 출판할 때 많게는 1쇄에 3천부 가량을 찍는다. 15만부를 중쇄하는 건 단번에 50쇄를 돌파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수치다. '소년이 온다'를 출간한 창비와 한강의 시집 등을 선보였던 문학과지성사 역시 바쁘게 추가 물량 공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는 판매량이 폭증했다. 알라딘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이후와 전일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소년이 온다' 521배, '채식주의자' 901배, '작별하지 않는다' 1천719배, '흰' 2천72배, '희랍어 시간' 1천235배 증가했다. 예스24와 교보문고 역시 비슷한 수치를 발표했다.출판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이른바 '노벨 특수'라고 부른다. 앞서 지난해 2023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작품이 수상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과 맞물린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사상 최초로 한국 작가인 한강이 수상한 덕에, 매해 해외 작가의 저서가 반짝인기를 얻던 '노벨 특수'를 한국 문학이 누리게 된 셈이다. 출판계와 서점가가 분주해지면서 한국 문학계 전반으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도 기대된다. 현재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스타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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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역사적 트라우마 맞선 강렬한 '한강 문학'… 은폐된 고통 짓눌린 목소리 형상화 지면기사
'노벨문학상' 한강의 작품세계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지옥같은 참상 전한 '소년이 온다'제주 4·3 조명 '작별하지 않는다'치유되지 못한 아픔 오롯이 담겨너무도 쉽게 망각해버리는 누군가의 아픔, 현대사에 생채기를 남긴 참사, 그리고 여전히 그런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의 우울. 지난 1993년 시인으로 데뷔한 이래 한강(53)이 부단히 좇아온 실존하는 삶이다. 그렇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강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부조리는 무엇이었을까. 2024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얻으며 덩달아 그의 작품이 조명받는 지금, '한강 문학'의 정수라 불릴만한 대표작과 작가로서 그의 일생을 톺으며 그 의미를 되짚어봤다.■ 혼의 등장… 너무 아파서 죽지 못한다 | 작품세계작품마다 소재는 제각각이지만, 문장 곳곳을 지탱하는 심지는 동일하다. 한강의 작품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의식은 '인간의 고통'이다. 특히 몇몇 작품에서는 이런 고통을 한으로 체화한 '망자의 혼'이 화자로 나타나기도 한다.이는 결코 굴곡진 한국의 현대사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앞서 한강은 아버지 한승원이 보여준 한 사진첩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 사진첩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에 의해 무참히 학살된 시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이런 한강의 작품에 대해 김태선 문학평론가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강의 작품은 우리에게 은폐되고 그동안 고통에 짓눌렸던 목소리를 들리도록 하게 한다"며 "그러면서 억압된 존재, 타자를 향한 관심을 모색하게 하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지난 10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한강을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꼽은 스웨덴 한림원의 심사평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 흔적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가장 명징하게 드러난다. 각각 5·18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과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제주 4·3 사건을 그리며,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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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노벨문학상' 한강은 누구인가… 부녀 2대 이상문학상 배출한 '문인 집안' 지면기사
2016년 '채식주의자' 부커상 명성 아버지 '아제아제…' 집필 한승원한국인으로서, 또 아시아 여성으로서 노벨문학상에 호명된 최초의 이름, '한강'. 소설가로서의 첫 시작은 필명 '한강현'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잡지사 기자, 시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1994년 한 언론사의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이름을 알린다.이듬해 발표한 '여수의 사랑'부터는 본명을 사용한다. 이후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하며 이상문학상·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 한국 문단의 젊은 거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다.전 세계에 그의 이름이 더욱 진하게 각인된 건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받으면서다. 당시 심사위원으로부터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부커상을 받으면서 한강은 노벨문학상 문턱에 더욱 가까워진다. 그간 수상자에 아시아 여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세계 유수의 문학상 트로피를 하나둘 세워가고 있던 한강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 이후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의 영예를 얻었다.소설가로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은 한강. 그의 문학적 재능은 '문인 집안'으로 불리는 가족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강의 아버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등을 집필한 유명 원로 소설가 한승원(85)이다. 한승원은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국내 문학상 중 권위 있는 상으로 손꼽히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 역시 2005년 '몽고반점'으로 해당 상을 받으며, '이상문학상 부녀 2대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세웠다.소설가 아버지와 소설가 딸은 문학적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듯하다. 한승원은 딸의 작품에 대해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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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0월 둘째주 종합 베스트셀러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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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종은 중요치 않아, 마음을 나눴으니까 지면기사
사람과 동물의 여정을 담은 책 2권 ■ 기린과 함께 서쪽으로┃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열린책들 펴냄. 536쪽. 1만9천800원대공황의 여파로 시름 하던 1938년 미국, 가족을 잃고 뉴욕항을 배회하던 혈혈단신의 고아 소년 우디 앞에 허리케인을 뚫고 기린이 도착한다. 이 기린들을 실은 트럭이 가난한 실향민들의 꿈인 캘리포니아주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디는 무작정 트럭을 쫓아 나선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 '기린과 함께 서쪽으로'는 105세의 나이로 죽음을 앞둔 우디 니켈이 기린과 함께했던 여정을 돌아보며 남긴 기록을 따라간다. 그는 최초로 미국을 횡단한 기린의 이송 과정에 참여했었다. 캘리포니아에 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기린 이송 책임을 맡은 라일리 존스 영감을 설득해 따낸 트럭 운전사 자리. 그러나 2미터가 넘는 기린 두 마리를 실은 트럭을 싣고 가는 여정은 쉽지 않았다.기린을 그저 '돈'으로 여기는 무자비한 이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타인을 믿을 수 없게 된 우디. 그런 그를 변화시킨 것은 기린과 기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따듯한 마음이었다. 기린들의 갈색 사과 같은 눈에서 조건 없는 온화함을 본 우디는 그것이 자신의 '집'이자 '가족'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작가는 당시 기사 일부를 작품 속에도 그대로 담아냈으며, 주인공들의 여정 속에 등장하는 장소와 지형 등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해 이야기의 생생함을 더했다. 책은 아픔을 간직한 시대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안을 줬던 동물, 그리고 아픔과 고난 속에서 성장하는 소년과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려내며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얼룩덜룩해도 아름다워┃릭 브래그 지음. 황유원 옮김. 아카넷 펴냄. 304쪽. 1만7천800원주근깨 낀 얼굴, 반쯤 눈이 멀어 해적처럼 보이는 인상, 빽빽한 긴 털과 얼룩덜룩한 몸을 가진 떠돌이 개. 도로 한복판에서 쓰레기를 핥거나 로드킬에 맞서 위험천만하게 살아가는 개가 한 남자의 집 안으로 들어왔다. 남자는 퓰리처상까지 받은 기자였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심신이 무너졌다. 삶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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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북리뷰] 창경궁 대온실에 숨겨진 '역사의 생채기'… 신간 '대온실 수리 보고서' 지면기사
김금희의 섬세한 필체로 쓰인 장편소설 ■ 대온실 수리 보고서┃김금희 지음. 창비 펴냄. 420쪽. 1만8천원"어차피 사람들이 원하는 건 사면이 유리로 된 온실의 아름다움이지 그 아래 무엇이 있었는가가 아닐 테니까. … 하지만 질서에는 어긋날 것이다. 그렇게 묻은 상태로는 전체를 알기란 어려울 것이다. … 개인적 상처들이 그렇듯이. 그렇게 한쪽을 묻어버린다면 허술한 수리를 한 것이 아닐까."김금희의 신작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창경궁 대온실 보수공사의 백서를 기록하는 일을 맡게 된 30대 여성 '영두'의 시선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나가는 장편 역사소설이다.일제강점기 대온실을 만들었던 일본인 후쿠다 노보루의 회고록, 대온실이 만들어졌던 당시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의 당사자 마리코의 이야기,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모든 역사를 톺아가는 영두의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된다.인천 석모도 출신인 영두는 중학생 때 서울 원서동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 그런 영두는 건축사사무소에서 '창경궁'이라는 단어를 듣자 멈칫하게 된다. 어린 시절 창경궁 인근 원서동의 '낙원하숙'이란 곳에서 하숙하며 겪었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낙원하숙의 주인 할머니 '안문자'는 해방 이후 남한에 남은 잔류 일본인이었다. 고국인 일본에서도, 이주한 한국에서도 외면받은 아픔을 지니고 있다. 문자의 손녀 '리사'까지 셋이 함께 생활했던 일은 창경궁 대온실 수리 과정과 맞물리며 되살아나고, 영두의 마음을 어지럽힌다.온실 보수공사 중 비밀을 간직한 어느 흔적이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반전을 맞는다. 영두는 이 흔적이 문자와 연관됐음을 직감하고, 온실 보수공사와 이곳에 얽힌 일들에 더욱 몰두하기 시작한다. 문자가 간직한 오랜 비밀을 하나둘 알게 된 영두는 비로소 자신의 아픔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한국 최초의 서양식 온실에 얽힌 우여곡절은 한국 근현대사 생존자들의 숭고한 삶과도 연결된다. 소설은 '수리 보고서'를 써내려가는 과정이 곧 아픈 역사에서 기인한 누군가의 마음 속 생채기를 들여다보고 '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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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낮은 곳, 아픈 곳으로… 7인이 써낸 '술의 속성', 그 쓰디쓴 인생에 대해 지면기사
인천 女문학동인 '소주한병' 20주년 소설집 ■ 곳 것거 산 노코┃김진초 외 6명 지음. 미소 펴냄. 204쪽. 1만5천원인천에서 활동하는 여성 작가 7명이 엮은 테마소설집 '곳 것거 산 노코'가 출간됐다.이들은 2004년 결성한 문학 동인 '소주한병'의 동인들이다. 이번 소설집은 '소주한병' 20주년을 기념하고자 엮었다. '소주한병'은 지난 2015년 첫 번째 테마소설집 '인천, 소설을 낳다'를 펴낸 바 있다. '곳 것거 산 노코'는 이들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소설집에는 작가들이 한 편씩 써낸 소설 7편이 등단 순으로 실렸다. 낮은 곳, 아픈 곳, 깊숙한 곳을 향해 흐르는 술의 속성을 살핀 작품들에는 여러 종류의 술이 등장한다.친구와 동암역에서 빨간 어묵을 먹고 귀가하던 길에 넘어져 코뼈가 부러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 김진초 작가의 '의심 바이러스'에는 와인이 등장한다. 이목연 작가의 '맨발'에는 구두 수선공의 고단한 삶을 소주가 배웅하고, 신미송 작가의 '열차를 타다'에는 하룻밤에 10차례 이어지는 술자리 앞에 온갖 종류의 술이 오른다.양진채 작가의 '명자'에도 그 아린 속을 달래주는 소주가 나오고, 구자인혜 작가의 '마지막 인터뷰'에는 막걸리가 용기를 돋우며, 정이수 작가의 '개철수가 죽었다'에는 술붕어가 개철수의 죽음을 애도하며 술을 따른다. 이선우 작가의 '오후 두 시의 친절한 이웃'에도 술에 의존하는 힘든 이웃이 있다.윤후명 소설가는 '일곱 명의 여작가'라는 시를 지어 '소주한병'을 응원했다. 이 시는 책에 수록됐다. 동인의 태동부터 지켜본 경인교대 문광영 교수는 책 말미에 작가들의 특성을 적어 격려했고, 김윤식 시인은 병 속에 든 술처럼 아주 간결한 마음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소설집 제목 '곳 것거 산 노코'는 송강 정철(1536∼1593)의 시조 '장진주사'(將進酒辭)의 구절에서 따왔다. 선비들이 울울한 대숲에 앉아 시담과 시정을 나누는 자리에서 꽃가지를 꺾어 잔을 세며 취흥을 돋우는 장면이다. 작가들은 소설과 술을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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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땅끝마을 해남서 ‘카프카 타계 100년 심포지엄’ 열린다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에서 카프카를 소재로 한 심포지엄이 열린다. 올해는 유대계 독인인 소설가인 프란츠 카프카(1883~1924) 타계 100주기가 되는 해로 유라시아대륙 땅끝인 해남 인송문학촌 '토문재'에서 오는 12일 오후 4시 프란츠 카프카 타계 100년 심포지엄 '땅끝, 해남에서 카프카를 만나다'가 개최된다. 100년전인 1924년 6월3일 카프카는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동안 카프카는 현재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작가로 손꼽혔고 전 세계적으로 숱한 연구자들은 카프카 문학의 신비를 해명하는 일에 매달려 왔다. 그리고 올해 100주기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카프카 재조명 열풍이 불고있는 가운데 토문재에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박병두(시인·소설가) 토문재 촌장이 좌장을 맡아 기조 강연에 김태환(서울대 독문학과 교수) 문학평론가가 '혼돈의 바다에서 카프카의 꿈'을 주제로 발표한다. 또 정찬 소설가가 '카프카의 펠리체와 이상한 사랑', 장석남(한양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시인이 '성(城) 밖에서 서성이기' 시를, 방민호(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문학평론가가 '한국문학과 카프카'를 재조명한다. 특히 박해현(나남출판사 주필) 문학평론가가 '카프카의 아포리즘 일기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박 문학평론가는 카프카의 잠언 100여 편을 새롭게 번역했고 상세히 해설을 담아 나남 출판이 펴낸 무크지 '카프카, 카프카'에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언론으로부터 카프카의 난해한 잠언을 세밀하게 풀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토문재 촌장은 “카프카 타계 100주기를 맞아 왜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카프카 재조명 열풍이 불고 있는지를 풀이하고 카프카 문학이 문인들뿐만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카푸카 문학을 이해하는 길을 심포지엄에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프카의 소설을 비롯해 그가 남긴 일기, 편지, 잠언 등을 총동원해 소개되는 카프카 심포지엄은 문학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박 촌장은 “땅끝 순례문학관 백련재 문학의집과 인송문학촌 토문재에서 입주작가로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