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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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왕빙 감독 영화 향한 정성일의 애정·공력 지면기사
14년만에 단독 저서… 국내 첫 '왕빙' 소개9편 중심 작품세계·인터뷰 등 모든 것 담아■ 나의 작가주의┃정성일 지음. 마음산책 펴냄. 444쪽. 2만2천원35년여간 평론가이자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성일의 신작 '나의 작가주의'가 출간됐다. 저자가 단독 저서를 선보이는 것은 14년 만으로, 그의 말과 글을 통해 영화적 유대감을 구축해온 이들에게 반가운 기회이다.책에는 '왕빙, 영화가 여기에 있다'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왕빙은 중국 선양시의 스러져가는 공장단지 '테시취'를 담은 9시간11분짜리 다큐멘터리 '철서구'로 2003년 등장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 영화계에 각인시켰다. 이후에도 '세자매', '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사령혼' 등 국가에 의해 정체성이 훼손당하고 주변부로 내몰린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촬영하고 있다.왕빙 감독은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된 작품이 없어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공개하는 작품마다 세계 주요 영화제에 초청받는 것은 물론 평론가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왕빙에 대한 저자의 사랑은 각별하다. 저자는 영화와 평론 쓰기에 권태를 느낄 무렵 '철서구'를 보게 되었고, 줄곧 왕빙을 향한 존경과 애정을 보내왔다. 20년 동안 눈앞에 도착하는 왕빙의 작품을 저항 없이 환대하며 때로는 글을 쓰고, 때로는 쓴 글을 폐기하며 왕빙을 따라갔다.'나의 작가주의'는 영화감독 왕빙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책으로도 그 의미가 깊다. 감독의 영화는 긴 상영시간으로 유명한데, 그중에는 16시간30분에 달하는 작품도 있다. 편집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 다큐멘터리에 작품의 의도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저자는 왕빙의 영화를 볼 때 상연되는 무대가 '중국'이라는 점과 영화가 '다큐멘터리'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책은 이러한 왕빙의 영화 아홉 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왕빙 감독에 대해, 또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철저하게 써 내려간다. 왕빙의 생애부터 영화평론, 부산에서 직접 나눈 인터뷰와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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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으로 쉽게 접하는 '평화통일 수업 안내서' 지면기사
대화문·일상 소재 접근… 현장교육 도움 ■ 11권의 그림책으로 만나는평화통일 수업┃경기평화교육센터 지음. 살림터 펴냄. 304쪽. 1만9천원현장의 교사들에게 평화통일교육은 다른 주제들에 비해 어렵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에 누구나 쉽게 접하고 소통할 수 있는 '그림책'을 통해 전쟁과 평화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 '11권의 그림책으로 만나는 평화통일 수업'은 평화통일 수업에 관한 종합적인 안내서 역할을 한다.책은 분단·전쟁·통일·평화의 개념과 학년 수준, 연령대를 고려해 선정한 그림책으로 해본 수업들을 꼭지마다 두 차시로 나눠 소개한다. 그림책을 읽기 전의 활동부터 텍스트와 그림의 의미, 발문 내용과 활동 결과까지 전체 과정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현장 수업에 참여하는 느낌을 준다. 또 11권의 그림책 외에도 꼭지마다 관련한 그림책이 다양하게 수록돼 있고, 수업을 풍부하게 하는 배경 지식과 관련 영상 자료들도 QR 코드로 활용할 수 있다.특히 이 책은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의 생생한 반응을 담아낸 대화문들과 함께, 통일 교육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일상에 가까운 주제와 소재로 어떻게 접근하며 풀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예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통일 관련 수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줄 '11권의 그림책으로 만나는 평화통일 수업'은 경기평화교육센터 그림책 팀원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으로 다져온 경험을 공유하고, 더 나은 교육으로 함께 나아가자는 뜻이 담겨 있어 잔잔한 감동을 더한다. 그리고 "누구나 주인공이 되어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과 분단을 감각하고, 불안한 평화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때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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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북리뷰] 초저가, 넌 계획이 다 있구나… 신간 '알테쉬톡의 공습' 지면기사
테무·알리 등 C-커머스, 세계 곳곳 침투 국내시장 생태계 파괴 등 위험요소 커'저렴함' 뒤 노동 착취·모방품 등도 문제면세한도 조정 등 현실적인 대응책 제시■ 알테쉬톡의 공습┃박승찬 지음. 더숲 펴냄. 270쪽. 2만원당장 필요한 건 아니지만 집에 놔두면 나쁘지 않을 물건. 이를테면 책의 읽던 곳을 표시하는 파스텔톤의 북마커나 아름다운 유리잔 따위 말이다. 지금 주문하면 해외배송으로 2주가량 뒤에 도착한다.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잠시 망설이는 사이, 쿠폰이 적용된 가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O리단길'의 어느 소품 가게에서 본 것과 비슷한 제품이지만 무려 90%가 저렴하다. 도저히 주문 버튼을 누르지 않고는 못 배긴다.이른바 '알테쉬톡'(알리·테무·쉬인·틱톡샵)을 필두로 한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가 글로벌 시장 곳곳에 침투한 비결이다. 중국 기업인 이들은 '대체 마진이 남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초저가 공세를 펼치며 세계 각국의 내수시장을 거세게 흔드는 중이다. 당연히 한국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단순히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고 좋아하기엔 의심스러운 것 투성이이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국내 시장 생태계를 망칠 위험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신간 '알테쉬톡의 공습'에 따르면, 현재 해상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는 해상 특송 수입 물품 중 67%는 평택세관을 거친다. 이곳으로 오는 대부분의 물품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같은 중국 해외 직구품들이다. 2019년 152만건, 2020년 1천335만건, 2021년 2천333만건, 2022년 3천204만건, 2023년 4천9만건으로 매년 대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초저가를 내세운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의 위엄을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그렇다면 알테쉬톡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초저가 마케팅을 유지할 수 있는 걸까. 이유는 제법 씁쓸하다. 우선 이곳에 입점한 의류 업체의 경우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 노동으로 수확한 면화를 사용하고 있었다. 노동에 정당한 값을 지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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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이프
한국근대문학관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 11월 말까지 지역 서점 21곳 54차례 행사 지면기사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11월 말까지 지역 서점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연다.한국근대문학관은 오는 11월30일까지 지역 서점 21곳에서 총 54차례에 걸쳐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신바람 동네책방 참여 서점은 ▲중구 '문학소매점' '서점마계' ▲동구 '나비날다책방' '책방마쉬' '한미서점' ▲미추홀구 '딴뚬꽌뚬' ▲연수구 '열다책방' '세종문고' ▲남동구 '책방건짐' '그루터기책방' ▲부평구 '미래문고' '쓰는하루' '낮잠과 바람' ▲계양구 '책방산책' ▲서구 '서점안착' ▲강화군 '책방국자와주걱' '책방시점' '우공책방' '딸기책방' '낙비와책수다' '책방바람숲'이다.한국근대문학관은 서점별 특색이 있는 책담회를 기획해 시민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학 작품부터 에세이, 그림책, 놀이책, 만화책 등 폭넓은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자세한 책담회 정보와 일정은 한국근대문학관 홈페이지나 서점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또는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 관계자는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는 독서의 계절 가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독서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풍성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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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계간 ‘백조’서 만날 마음을 흔들 작품… 28일 ‘노작문학축전’서 시상
노작홍사용문학관이 계간 '백조'의 가을호(통권 제18호)를 발간했다. 각각 제24회 노작문학상과 제2회 음유시인문학상을 받은 시인 황유원과 가수 강허달림의 작품 등이 실렸다. 한편, 해당 문학상의 시상식은 28일 '2024 노작문학축전'에서 진행된다. 이번 백조 가을호에는 올해 노작문학상을 수상한 황유원의 '하얀 사슴 연못'에 수록된 5편의 대표적인 시를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음유시인문학상 코너에서는 강허달림의 수상곡 '바다라는 녀석'의 가사와 악보, 자선 대표곡 5편의 가사를 소개한다. 이외에도 이번 가을호에서는 '한국문학의 다른 얼굴'을 주제로, 젊은 세대의 언어를 세심하게 살피는 글들을 만날 수 있다. 사회 기득권의 주변에 머물며 여러 고충을 겪는 젊은 세대가 그 대상이다. 박수연, 노지영, 허민, 박정석 편집위원이 기획한 이번 특집은 문학 안팎으로 다양한 활동을 개진하는 젊은 작가들을 통해 한국문학의 새로운 면모를 모색한다는 취지다. 최지인, 이소연(이상 시인), 임승훈, 송지현(이상 소설가)을 조명한다. '한국문학의 다른 얼굴' 특집란은 김태선, 이정현 문학평론가가 펜을 잡았다. 김태선 평론가는 이소연과 최지인의 시에서 발견한 불화와 사랑을 통해 증오의 벽을 허무는 '사랑의 기술'을 설명한다. 이정현 평론가는 임승훈과 송지현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우울과 비애에 빠진 인물들을 분석해낸다. 창작란에서는 풍성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故김남주 시인의 노제에서 조시로 바쳤던 황지우 시인의 미발표시 '그대, 뇌성번개 치는 사랑의 이 적막한 뒤끝'을 공개한다. 원고지 20매(4천자) 분량의 장시다. 이 밖에도 신작시에 권민경, 권태주, 권현형, 김서현, 김왕노, 백애송, 서요나, 신철규, 이경림, 이상인, 임곤택, 함순례 시인의 신작시가 실렸다. 소설란에는 송지현, 이유리 소설가가 신작 단편을 발표한다. 이어 연속 기획 '잡지를 발굴하다'에서는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 손동호 연구교수의 글로 잡지 '동명'의 문학사적 정체성과 역할을 탐구한다. 연속 기획 '백조 동인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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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9월 넷째주 종합 베스트셀러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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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강단에 서면 막막… 강의, 당신도 잘할 수 있다 지면기사
김희봉 박사 '실용적인 교수법' 등 제시 ■ 강의를 시작하는 당신에게┃김희봉 지음. 파지트 펴냄. 200쪽. 1만7천원강의,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교육학·교육공학적 이론 및 풍부한 경험에 기반한 교수법 노하우를 전하는 책이 발간됐다.리더십(M.A)과 교육공학(Ph. D)을 전공하고 경인일보 오피니언 필진으로 활동 중인 김희봉 박사가 펴낸 '강의를 시작하는 당신에게'는 교수법의 이론적인 내용 설명보다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을 담아 이제 막 강의를 시작하거나 강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교수자들에게 더 나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다시 강단에서'의 개정판으로 출간된 이 책은 총 8부로 구성됐다. 교수자들이 가져야 할 마인드부터 각종 교수법 스킬 및 교안 구성과 제작 방법 등부터 이제는 일반화된 온라인 강의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어 기업의 사내강사 부분까지 제시되어 실제 강의를 하는 교수자는 물론, HRD담당자에게도 유용하다.강의를 잘하는 방법, 이른바 교수법에 대한 내용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교수자의 입장에서 정말 가려운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놓치면 안 되는 것들을 중심으로 교수자가 강의를 즐기고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양형종기자 yang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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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이프
"비평은 무엇인가" 인천작가회의 계간 웹진 '작가들' 가을호 지면기사
호인수·정경해·유영갑·정선임 등 신작도 인천작가회의가 계간 웹진 '작가들' 2024년 가을호(통권 90호)를 발행했다.'작가들' 편집위원회는 이번 가을호에서 '비평'과 관련한 특집을 준비했다. 이론과 문학작품 사이, 시장과 문학작품 사이, 독자와 문학작품 사이 등 비평은 언제나 '사이'에 있었음에 주목했다. 문학평론가 선우은실은 그 중 독자와 문학작품 사이에 주목했다. 비평의 권위를 의문시했던 시대에 호출됐던 독자에 대한 진지한 질문 속에서 비평의 형질 변화를 절실하게 끌어안는 자리를 발견하고 있다.'기획연재'에서는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지난 호에 이어 나혜석과 입센의 '인형의 집' 번역 전반을 광범위하게 다뤘다. 3·1운동 직후에 상승했던 '인형의 집' 인기와 함께 약동했던 잡지 '신여자'의 여성운동(가들), 그 속에서 청일점으로 활약한 백화 양건식, '인형의 집' 주제가 '노라'의 작곡가 김영환과 백우용의 문학적 삶이 지면 위에서 펼쳐진다.'우현재'에선 부평 캠프마켓 아카이브 전갑생 수석연구원이 1단계 아카이브 사업에서 건져낸 미군 사진 자료를 확인하며 인천육군조병창(현 캠프마켓)의 역사를 조감했다.'르포'에 실린 정윤영의 도살장 르포 '진실의 증인이 된다는 것: 도살장 비질의 기록'을 추천한다. 정윤영은 도살장을 찾아가 인간의 가해성을 증언했다. 우리 앞에 도착하는 포장육에서는 감지할 수 없는 도살장의 참혹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웅변이 정돈된 문장 속에서 울려온다.올여름 유난히 길었던 폭염을 뚫고 나타난 창작의 산물들이 싱그럽다. '시'에선 호인수, 정경해, 유현아, 손유미, 박한, 이원석, 황정현, 주향수, 양승은, 이은주가, '소설'에선 유영갑, 정선임, 박서련이 각각 신작을 냈다. 아동문학을 싣는 '노마네'는 방주현, 이소현의 동시, 김다노의 동화, 조우리의 청소년 소설, 오세란의 아동청소년 문학 비평으로 채웠다. '서평'에서는 황유지가 '신을 잃어버렸어요'(이성혜)를, 이병국이 4·3 사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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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미군 커피가 커피믹스로… 한국 소비사회 변천사 지면기사
소비라는 새 시각으로 역사와 소통 모색 ■ 소비의 한국사┃김동주·김재원·박우현·이휘현·주동빈 지음. 서해문집 펴냄. 320쪽. 2만1천원자본주의는 지구의 모든 인구와 지역, 국가를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게 만들었다. 이러한 세계에서 우리는 생존을 넘어 소비를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소비자'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신간 '소비의 한국사'는 다섯명의 역사 연구자들이 한국의 소비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 역사를 더듬어 본다. 이들은 쌀·물·라면·커피·부동산·가전제품과 같이 생활에 필요한 것들과 함께 사회 변화에 따라 일상적 소비재가 된 것들을 다루기도 하고, 음악·영화·관광·장난감·도박처럼 기호나 취향에 따라 소비문화가 바뀐 것들을 이야기한다.책에는 '밥 없이 살 수 없는' 한국인들의 쌀밥을 향한 유별난 애정과 가족과 함께 흰 쌀밥을 먹고 싶다는 열망이 이끌어낸 시대의 동력, 물장수에게 물을 사먹던 시절에서 생수를 집 앞까지 배송해 먹는 한국인의 물 이용 역사, 미군 부대에서 몰래 빼돌려 먹던 커피가 커피믹스로 재탄생하며 인기 먹거리가 되는 과정 등이 흥미롭게 전개된다.이와 함께 극장과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여가 시간을 즐기고 소비했는지와 산업화한 관광의 역사를 통해 즐거움을 얻으려는 대중과 수익을 내려 한 국가의 욕망까지 아우른다. 한국 장난감 산업이 보여 주는 경제 개발의 씁쓸한 이면과 같은 주제나 도박과 마약을 소비하다 중독돼 범죄가가 되는 사람들, 이를 처벌하는 국가의 관계로 더듬어 보는 어두운 현대사도 눈길을 끈다.각 장에서 풀어낸 이야기를 통해 책은 소비라는 키워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사적 맥락을 살펴보며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와 소통하게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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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과 현장] 토론이란 싸움 아닌 '공통분모' 만들기... '최소한의 시민' 지면기사
인문학시즌2 북토크 정주식·이재훈 등 토론서 공통 토대·핵심 찾는 과정 강조'정치적 올바름'의 논쟁 구도 꼬집기도 ■ 최소한의 시민┃강남규·박권일·신혜림·이재훈·장혜영·정주식 지음. 디플롯 펴냄. 312쪽. 1만8천800원'찬성과 반대, 승자와 패자, 그리고 합격과 불합격'.으레 '토론'하면 떠오르는 서로 대척점에 있는 키워드들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시민' 저자들의 생각은 다른 동시에 확고하다.지난 24일 수원시 행궁동 책고집에서 진행된 '정기강좌: 오늘을 이해하는 인문학 시즌2' 북토크에서 만난 저자 3명, 칼럼니스트 강남규·한겨레21 편집장 이재훈·칼럼니스트 정주식은 생각의 '공통분모'를 만드는 '과정'을 강조했다.한겨레21 편집장 이재훈은 "정치인이나 비평가들이 양쪽 편을 갈라서 대립하는 의견으로 벌이는 배틀 식의 방식으로 토론하는 게 우리 사회에 정착된 토론 문화"라며 "꼭 진보나 보수로 나누지 않아도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단순 타협과는 다르며, 공통의 토대를 만드는 작업이 토론에 있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이날 북토크의 재료, '최소한의 시민'은 모 아니면 도밖에 없는 한국 사회 토론 문화를 답습하는 대신,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며 생각의 새로운 지대를 발견하고자 하는 여섯 명의 인물들이 저술한 책이다. 여섯 저자가 속한 생각 협업 공동체 '토론의 즐거움'은 지난 2022년부터 2년 동안 98회가량 모임을 진행했고, 여기서 나온 주요 내용들을 정리해 책에 담았다.이들은 토론을 누군가의 생각을 전환하거나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게 아닌, "다른 의견을 발명하고 밝히는 일"이라고 서두에서 분명하게 밝힌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에서도 긴장감이 느껴진다. 사적 복수·세대론·도파민 중독·장애 담론·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국가주의·혐오정치·소비주의 등을 기존의 뻔한 논거를 들어 설명하기보단, 주요 사안들과 엮어 풀어낸다.현재 각종 소모임 앱에서는 토론을 기반으로 한 책모임이 성황이다. 시민들의 질문도 대개 '모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