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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설날 축구 삼국지 지면기사
축구는 공과 골대와 선수만 있으면 가능한 스포츠이다. 진입장벽이 없고 직관적인 경기규칙 덕분에 세계 어디에서나 남녀노소가 참여하고 관전하며 즐기고 열광한다. '공은 둥글다'는 격언대로 의외의 승부가 속출하는 것도 축구의 매력이다. 덕분에 축구는 많은 나라의 국기(國技) 대접을 받고 있지만, 그 탓에 앙숙 관계인 국가 대항전은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긴다. 1969년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축구 때문에 전쟁을 했고, 한·일전은 양국의 자존심 대리전으로 격상한지 오래됐다.한국, 중국, 베트남의 설날 축구 삼국지가 화제다. 설날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지역 예선경기 결과에 삼국 국민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시리아를 2대0으로 제압한 한국은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출전을 확정했다. 10회 연속 출전은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에 이어 여섯번째인 대기록이다. 2002년 월드컵 4강의 위업 만큼이나 대단한 업적이지만 국민들은 덤덤하다. 탈락이 이변이지, 본선 진출은 당연하다는 자신감 때문일 테다.오히려 중국과 베트남의 설날 축구대첩 결과가 더 흥미롭다. 중국은 최약체 베트남에 1대3으로 패한 충격에 나라 전체가 가라앉았다. 축구팬들은 춘제(중국의 설)를 망친 대표팀에게 '귀국하지 말라'고 악담을 퍼붓고, 한 축구팬은 TV를 때려부쉈다. 본선 진출은 이미 물 건너 간 상태지만 베트남에까지 지자 국가 자존심에 제대로 상처를 입었다.반면 베트남은 축제 분위기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 최초 진출, 첫승으로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박항서 매직에 중국이 희생양이 된 드라마에 베트남 전체가 열광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불편했던 역사적 배경을 생각하면 베트남에게 이번 승리는 각별한 모양이다. 설날 최고의 선물에 총리는 선수단에 세뱃돈을 뿌렸다.세 나라는 아시아에서도 음력 설이 명절인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올해 설엔 영어권 국가와 기업들이 음력 설(Lunar New Year)을 중국 설날(Chinese New Year)로 표기하는 문제가 논란이 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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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코로나19 3년차 설날 지면기사
오늘부터 사실상 설 연휴가 시작된다. 설날은 추석과 더불어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지만 양력 새해를 한 참 전에 시작한 터라 음력 새해라는 문화적 의미는 조금씩 시들해져왔다. 농업과 어업에서는 여전히 음력의 절기가 유용하지만 일상은 양력이 지배한지 오래이다. 나이 기준만 해도 양력 기준의 만 나이로 통일하겠다는 대통령 선거 공약이 나올 정도이다. 떡국 한 그릇에 나이 한 살 쳐주는 문화가 없어지면 설 상에서 '떡국'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그래도 명절 분위기 망치기로는 코로나19 만한 원흉이 없다. 이번 설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세 번째이다. 2020년 설 연휴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직후에 시작됐다. 당시엔 공식 명칭 없이 '우한 폐렴'으로 불렸다. 우한 폐렴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제 이름을 찾자 순식간에 공포가 확산됐고 사상자가 속출했다. 사람들은 이동을 멈추고 거리는 어두워졌다.2021년 설날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명절이 됐다. 경기도민 85%가 귀향을 포기하고, 64%는 연휴 '집콕'을 선택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명절 귀향을 종용하는 시댁을 고발하자는 며느리들의 항변이 온라인에 가득했다. 재고 폭탄에 산화한 전통시장 상인들이 속출했다.하지만 최악은 올해 설날이다. 코로나19 감염이 폭발하는 시점과 겹쳤다. 이달 중순 3천~4천명대이던 확진자 수가 27일 기준 1만4천명 이상으로 폭증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탓이다. 일일 확진자 규모가 늘자 정부의 방역대책도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감염자를 놓칠 우려가 있다며 한사코 거부했던 간이검사를 시작했고, 확진자 폭증에도 현재의 느슨한 방역대책을 유지한다는 말도 들린다.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집단감염을 집단면역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코로나19 3년 차 국민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수천 년 각인된 문화적 본능이 강력하다. 고향과 가족을 찾는 집단적 회귀본능을 신뢰를 상실한 정부의 호소로 막기엔 역부족이다. 그래도 오미크론은 가장 악질적인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다. 치명률은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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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 지면기사
1932년생 백남준은 일제 치하 경성(서울)의 상류층 자제들만 입학했던 수송국민학교와 경기공립중학교를 거쳐 홍콩에서 유학한다. 한국전쟁 때는 일본으로 넘어가 도쿄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독일 뮌헨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과 음악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시절 전위예술의 전설 존 케이지의 영향을 받아 뉴욕에서 행위예술가로 데뷔한 뒤, 비디오 아트라는 새로운 장르의 비조가 됐다.청년 백남준이 세계를 유랑하며 예술적 소양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엔 부친의 막대한 재력이 있었다. 아버지 백낙승은 식민지 조선과 독립 대한민국의 거부였다. 직물, 제약, 군수업체를 거느린 재벌의 효시라 할만했다. 박정희 군사정권이 재산을 몰수했고, 일제에 협력한 탓에 친일 인명사전에도 올랐다. 만일 백남준이 대한민국에 계속 있었다면 위대한 예술가로 성장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백남준은 1984년 새해 벽두에 최초의 인공위성 예술작품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제작했다. 전 세계인이 동시에 시청하며 자자해진 명성이 고국에도 알려졌다. 1988년 88올림픽을 기념해 1천3대의 TV브라운관으로 비디오 타워 '다다익선'을 제작해 대중과도 친숙해졌다. 그래도 백남준은 여전히 세계인이었고, 한국 대중은 그의 예술보다는 명성에 호감을 가졌다.그런 백남준이 늘그막에 용인에 자신의 예술혼을 집약했다. 인연의 중심에 경기도가 있다. 2002년 4월 임창열 경기도지사가 백남준 미술관 건립계획을 공표했다. '백남준' 이름 석자가 들어간 유일한 미술관이었다. 감사원은 건립계획 재검토를 권고했지만 경기도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백남준은 미술관 기공 직전인 2006년 1월 타계했지만 '백남준아트센터'는 2008년 10월 용인시 상갈리에 우뚝 솟았다.올해 탄생 90주년을 맞아 문화계에 백남준 열풍이 불고 있다. 과천현대미술관은 '다다익선'을 리모델링해 영상을 작동시킬 준비에 한창이다. 전국의 백남준 작품 보유 미술관들도 각종 기획전을 펼친다. 그래도 백남준 예술의 중심은 그가 생전에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 명명한 '백남준아트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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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사이버 전쟁의 공포 지면기사
우크라이나 사태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자, 영토를 잃은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EU(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해왔다. 러시아가 무력으로 저지하려 하자 미국이 막고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국경에 두 나라의 무력과 병력이 집결하고 있다.전쟁은 이미 은밀하게 시작됐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의 7개 부처와 국가 응급서비스 등 70여 개 정부 웹사이트가 해킹으로 먹통이 됐다. 사이트 화면엔 "최악을 내다보고 두려워하라"는 섬뜩한 문구가 게시됐다. 우크라이나는 며칠 뒤 "모든 증거가 해킹 공격 배후로 러시아를 가리키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실이라면 러시아는 선전포고 없이 사이버 전쟁을 개전한 것이다. 2015, 2016년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 의심되는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었던 우크라이나의 심리적 공포는 극심할 수밖에 없다. 전쟁을 앞둔 국민의 대응도 분열할 수 있다.사이버 전쟁이 무서운 것은 심리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컴퓨터 악성 코드로 원자력 발전소의 핵연료 냉각시설 작동을 멈추면 핵미사일 발사와 같은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여전히 출처가 불분명한 악성 코드 '스턱스넷'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한 때가 10여 년 전인 2010년의 일이다. 전력망 붕괴, 전략무기 네트워크 파괴, 금융 전산망 중단 중 하나만 발생해도 한 나라의 국력은 초토화된다.문제는 북한이 사이버 전력 강대국이라는 점이다. 북한은 일찌감치 사이버 전력을 양성해왔다. 북한 정찰총국 산하의 해커 조직 '김수키'가 대표적이다. 한국형 전투기를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국산 잠수함 등 함정 건조 업체 대우조선해양, 원전기술의 보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모두 북한 해커 조직에 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검색창엔 북한의 눈부신 사이버 테러 전적이 줄줄이 뜬다. 지난해에만 해킹으로 챙긴 돈이 4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고, 사이버 보안이 취약한 국가와 민간기업은 북한의 현금 지갑으로 전락했다.고도의 정보화 국가인 대한민국은 북한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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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반송된 대통령의 편지 지면기사
2018년 9월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내온 친서를 언론에 흔들어대면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며 "역사적인 편지",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앞서 두 사람은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체제안전보장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다. 2차 회담을 요청하는 김 위원장의 친서 2통은 외교 업적 과시용으로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2019년 2·28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회담은 '하노이 노딜'이라는 외교참사로 끝났다.전자메일로 인해 친필 편지, 친서가 사라진 시대이다. 친필 편지를 나누는 사이라면 보통 사이가 아니고, 친서는 진심의 표현이라는 무게를 갖는다. 트럼프가 김정은 편지에 홀딱 반한 이유일테다. 일전에 여학생들의 군 위문편지가 문제가 된 것도, 진심이 없는 위문편지를 관행적으로 강요한 문화적 맹목 탓이었다. 겉치레 편지는 발신인과 수신인 모두에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긴다.엊그제 청와대 앞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족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받은 편지를 반납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10월8일 피살 공무원의 아들에게 친서를 보냈다. 대통령은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며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는 피살 사건과 관련한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유족들이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정부는 항소했다.대통령 편지에 대한 아들의 답장 편지가 가슴을 때린다. "아버지를 월북자로 만드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대통령님의 약속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며 "대통령님의 편지는 주적인 북한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거짓말"이라 했다. 유족들은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 아버지가, 남편이, 동생이 월북자로 낙인찍힌데 분노하고 있다."이 편지가…수백년 동안 전해져서 안목 있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더라도 조롱받지 않을 만한 편지인가를 생각해본 뒤에야 비로소 봉해야 한다." 다산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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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군인 심정민 보라매 지면기사
매는 가장 빠른 새이다. 지상의 사냥감을 향해 내리꽂힐 때의 하강속도가 무려 400㎞에 가깝다. 우리 선조는 이런 매를 사냥용으로 길들였다. 태어난지 1년이 안된 매를 보라매라 하는데 길들이기 쉽고 활동력이 왕성해 사냥매 중 최고로 친다. 보라매로 들어와 사람 손에서 1년이 지나면 '수진이', 3년이 지나면 '삼계참'이라 불렀는데 해가 더할수록 사냥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중원 왕조의 한반도 매 사랑은 유별났다. 그 탓에 고려와 조선은 중원에 조공으로 바칠 매를 잡으려 관청을 설립할 정도였다. 주인은 매 꽁지에 뿔로 만든 시치미를 매달아 표시해두는데 간혹 이 시치미를 떼고 자기 매라 주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시비가 벌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사냥매의 가치가 대단했다. 세종실록엔 최고의 송골매인 '옥송골(玉松骨)' 포획자가 양민이면 7품직의 벼슬을, 벼슬아치이면 3등급 승진을, 천민이면 쌀 100석이나 무명 100필을 포상금으로 지급한 기록이 있을 정도이다.이런 문화적 배경으로 보라매는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의 상징이 됐다. "기상의 나팔소리 나를 깨우고/ 우렁찬 폭음소리 온 겨레를 깨우네/ 짙푸른 하늘 위에 하얀 줄무늬/ 오늘도 우리는 하늘에 산다." 공군 군가 '보라매의 꿈' 1절이다. 지난 14일 용맹한 보라매 심정민 소령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지난 11일 F-5E 전투기 엔진 고장으로 지상에 추락해 순직했다. 추락 지점이 민간인 밀집지역과 가깝자 비상탈출 스위치 대신 끝까지 조종간을 잡았다.전투기는 보충할 수 있지만 '보라매' 1명의 전력은 대체할 수 없다. 유사시 전투기를 포기하더라도 조종사가 탈출해야 할 이유이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대한민국 보라매들이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전투기와 함께 산화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살신성인의 군인 정신이라 가능한 초인적 선택이었다. 29세 심 소령의 헌신이 군을 향한 신뢰를 되살렸다. 민주당 청년대변인이 "주적은 (군)간부"라며 심 소령 영결식을 모욕했지만, 수많은 '심·정·민'의 헌신이 모여 우리는 '주적'의 도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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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학도병 정해용의 졸업장 지면기사
인천중학교가 11일 열린 졸업식에서 72년이나 지각한 특별한 학생에게 졸업장을 수여했다. 1950년 인천중학교 2학년 정해용은 학도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훈련은 겉치레였을테고 군장은 부실했을 테다. 열여섯 살 소년은 참전 3개월 만에 강원도 안흥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학교는 국가기록원에서 겨우 정해용의 학적부를 찾았다. 여든셋 셋째 동생이 명예 졸업장을, 일흔아홉 넷째 동생이 총동창회 회원증을 형 대신 받았다.한국전쟁은 미국과 UN의 개입이 없었으면 북한의 승리로 끝날 전쟁이었다. 화력도 병력도 남한은 북한의 상대가 아니었다. 어린 소년들이 군번 없이 자의 반 타의 반 전선에 내몰린 이유이다. 화력의 열세를 정신력으로 극복했다. 정신력의 원천은 같은 민족을 향해 전쟁을 벌인 북한 공산당 정권을 향한 적개심이다. '멸공(滅共)'은 한국전쟁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남긴 유훈이 됐다.정전 후에도 '멸공'과 '반공' 의지는 한동안 이어졌다. 군인들은 '멸공의 횃불'을 부르며 훈련했고,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광장에서 멸공을 외쳤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제적 번영이 북한을 압도하고 평화통일 정책이 지속되면서 '멸공'은 일상에서 잊혔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멸공' 놀이가 정치적 쟁점이 되고 사회적 논란으로 커졌다. 정 부회장의 '멸공' 게시물을 야당 인사들이 여러 버전으로 따라하자, 민주당 인사들이 스타벅스·신세계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일파만파가 됐다.헌법상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이고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한다. '멸공'은 헌법 의지이다. 멸공의 대상인 북한이 정용진을 응징하고 신세계를 보이콧한다고 을러대면 모를까, 대한민국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정용진과 신세계를 저격하니 기이하다. 북한에 대한 과도한 적개심이 한반도 평화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논리의 연장일 테다.핵무장국 북한이 최근 최종 시험이라며 극초음속 미사일을 연달아 발사했다. 마하 10의 속도로 선회기동을 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국도 속수무책인 비대칭 무기이다. 비대칭 전력의 남북 격차는 한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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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대선 판 다시 짜는 이성적인 민심 지면기사
인공지능(AI)의 시대이다. 체스와 바둑으로 인간을 희롱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젠 인간계에 AI를 능가할 초월적 천재는 멸종했다. 인간의 감성적 판단 보다 AI의 과학적 판단을 신뢰하는 세상이 됐다. 코로나19 방역에 실패와 성과를 반복하는 정부를 인내하기보다 차라리 방역을 AI에 맡기는 편이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전지전능한 AI에게 인류가 의지하는 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될 것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AI 유토피아를 낙관한다.인문학자들의 반론은 심각하다. 전지전능한 AI가 인류를 지배하고 인간을 퇴보시키는 디스토피아를 걱정한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가 감정 없이 인류를 억압하는 상상력은 영화 소재로도 진부하다. 무서운 건 인류가 상상을 현실로 실현해낸 종(種)이라는 사실이다. 영화적 상상처럼 AI 디스토피아가 도래하면 인류는 AI 알고리즘에 따라 삭제와 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본성인 자유의지를 잃는다. AI 유토피아 찬미자들은 AI의 최종적 주인은 결국 인간이라고 반박한다. 그런데 전지전능한 장난감을 가진 인간이 악당이라면 대책이 없다. 권력자들은 늘 악당에 가깝다. 최악은 독재정권과 AI의 조합이다.농담 따먹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AI의 알고리즘이 설계한 디지털 공간에서 춤을 추고 있다. 대중은 페이스북 알고리즘으로 크고 잘게 분리됐다. 크게는 정당과 후보로 나뉜 유권자들이 작게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담을 쌓고 있다. 집단 이익의 요구는 즉각적이고 구체적이다. 나의 탈모가 남의 희귀질병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SNS 알고리즘은 이들이 담장 밖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섬세하게 관리한다. 끼리끼리 모일 수 있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그 친구들이 읽는 매체와 정보를 친절하게 소개한다. AI 기술은 국민 갈라놓고 정치는 취사 선택대통령은 대중을 국가앞에 통합시켜야 한다 AI가 분리하고 분류해놓은 대중은 정치권력의 손쉬운 먹잇감이다. 현재 권력이든 미래 권력이든 우호 그룹을 관리하고 타깃 그룹을 유혹해 절반의 대중만 획득하면 된다.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통합의 메시지는 소구력 없는 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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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민주화 열사의 부모 지면기사
부모를 여읜 슬픔을 천붕(天崩)이라 한다. 슬픔의 크기를 하늘이 무너진데 비유했다. 그런데 자식을 잃으면 참척(慘慽)이다. 무엇에 비교할 수조차 없는 그저 '참혹한 슬픔'이라서다. 자하(子夏)는 스승인 공자가 죽자 삶을 이어갔지만, 자식이 죽자 너무 슬피 울다가 눈이 멀었다. 이순신도 임진왜란 중 삼남이 전사하자 통곡하고 통곡했다.부모는 산소에 모시지만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 가슴에 묻는데 그치지 않고 자식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고로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유족회를 만들어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향해 외롭게 투쟁했다.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가 어제 오전 별세했다. 꽃다운 나이에 1987년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숨진 이 열사는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방관하던 넥타이 부대들이 민주화 시위에 가세했고, 직선제 개헌을 통한 '87체제'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 열사를 가슴에 묻은 배 여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해 민주화의 실질적 완결을 위해 헌신했다.배 여사뿐 아니다. 전태열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2011년 별세) 여사는 스스로 노동운동가가 되어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이자 노동운동의 대모로 존경받았다. "종철아! 잘 가그래이. 아버지는 아무 할 말이 없데이." 87체체의 서막을 연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2018년 별세)씨도 유가협 활동을 하며 자식의 유지를 이어나갔다. 자식을 민주화의 제단에 바친 참척의 고통을 민주화 운동으로 승화시킨 열사의 부모들도 차례차례 자식 곁으로 떠났거나 향하고 있다.열사들의 친구들은 국회의원, 장·차관, 대통령 등 권력의 주류가 됐다. 최근 민주화 운동세력이 주축인 진보 정권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수처는 기자들과 일반인들의 통신기록 조회를 남발하고,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는 여당 시장의 의회 발언을 통제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검찰과 법원 장악을 의심받는다. 5·18왜곡처벌법으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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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휴전선은 이상 없는가" 지면기사
'서부전선 이상 없다'는 독일 작가 레마르크가 1차 세계대전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쓴 반전 소설이다. 1차 세계대전은 지옥 같은 참호전으로 악명 높다. 수십m 전진을 위해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희생시킨 탓에 무려 천만여명이 전사했다. 소설의 주인공 파울도 급우들과 함께 참전했지만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그들은 전선의 총알받이로 소모된다. 그가 전사한 날 후방의 독일군 사령부는 "서부전선 이상 없다"는 전황 기록을 남긴다. 단 한 문장의 반전(反轉)으로 완성된 반전(反戰) 주제가 묵직하다.같은 전쟁터라도 전선과 후방은 천지 차이다. 병사 입장에선 적과 교전하는 전선이 생지옥이라면 후방은 천국일테다. 하지만 전선이 무너지면 후방도 생지옥이 된다. 전선의 장병이 사기를 잃지 않도록 후방의 지원에 물 샐 틈이 없어야 하는 이유이다. 총만 안 들었지 후방도 제 역할 수행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우리 휴전선이 뻥뻥 뚫리고 있다. 2020년 11월 철책을 뛰어넘은 '점프 귀순' 탈북자가 새해 첫날 같은 경로로 월북했다. 휴전선은 전쟁을 쉬고 있을 뿐 중무장한 남북 병사들이 삼엄하게 경계 중인 전선이다. 시나브로 밝혀지는 월북 경위가 기가 막히다. 월북자가 탈북자로 밝혀진 것만 해도 놀라운데, 철책을 넘는 장면이 GOP 내 감시카메라 3대에 다섯 차례나 포착됐는데도 병사들은 눈뜬장님이었다니 말이다. 녹화영상 입력 시간과 촬영시간이 달라 엉뚱한 시간대 영상만 뒤지다가 월북 사실조차 모른 채 귀순자의 행적으로 오인했다니 어처구니없다. 혈세 수천억원을 쏟아부은 감시 장비들을 무용지물로 만든 기강해이가 참담하다.문제의 22사단은 노크 귀순, 점프 귀순, 헤엄 귀순으로 오명을 쌓아왔다. 지난해 헤엄 귀순자는 7번 국도를 유유히 걸어 내려왔다. 그 바람에 동부전선 22사단은 별들의 무덤이 됐다지만, 강화도 배수로 월북 사건을 상기하면 서부전선이라고 다를까 싶다. 북한 일반 주민들이 이 정도면 북한이 작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골이 송연해진다.이번 월북 사건과 관련 현장 지휘자는 상부 보고도 생략한 채 "특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