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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빨간 버스'와 '계란 흰자' 지면기사
서울을 감싸고 있는 경기도는 50여년 전 이주민들이 일군 지역이다. 서울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있었다. 서울을 번듯하게 개발하려 군사정권은 무허가 판자촌 사람들을 경기도에 집단 이주 시켰다. 지금 성남시의 모태가 된 광주대단지가 대표적이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년)',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1977년)'는 금만 그어진 땅에 내팽개쳐진 사람들의 비극을 그렸다.서울로 향했던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사람들 상당수는 경기도에서 멈추었다. 서울에 일자리는 있어도 잠자리는 없었다. 그 시절 서울 경계의 경기도 땅에 우후죽순 들어선 공단이 이들의 북상 한계선이었다.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1987년)'은 서울 경계선 부천시 원미동에 터전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그악스러우면서 애잔한 일상을 그렸다.지금의 경기도는 '난쏘공'과 '원미동 사람들' 시절의 경기도와는 확연히 다르다. 난쟁이 김불이의 식구들이 살았던 '낙원구 행복동'은 '천당 아래 분당'을 품은 대도시 성남으로 면모를 일신했고, 원미동 사람들도 이제는 이주 초기의 불안에서 벗어나 정착의 안정감을 찾았을 것이다. 수원 같은 도시는 한 세대를 지나는 동안 삼성이 초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자족도시의 면모를 갖췄고, 분당·일산·평촌·산본 등 1990년대 1기 신도시를 이어 판교, 광교, 동탄 등 2기 신도시가 들어서고, 이제 3기 신도시들이 도내 곳곳에 들어설 예정이다.하지만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과 주변으로 가르는 고정관념은 여전히 강력하다. 경기도 사람들은 여전히 서울을 선망하고, 부동산 가격에 쫓겨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하는 사람들은 절망한다. 경기도민들의 서울 출퇴근 버스인 광역버스는 '빨간 버스'로 서울과 경기도를 분리하는 '기호'가 됐다. 최근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경기도는 계란 흰자 같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라는 대사가 경기도민의 가슴을 후벼 팠다. 마치 감춰왔던 자격지심을 들킨 듯한데, 엄연한 현실을 반영하니 씁쓸하다.'빨간 버스'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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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검수완박' 대소동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수완박 관련법 처리를 가열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과반의 국민 여론이 반대하고 진보와 보수를 초월해 법조계와 시민사회단체가 한 목소리로 반발하고 우려하는데도 오불관언이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에 아무 생각 없이 합의했다 번복해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민심은 분노하는데 민주당은 신났고, 국민의힘은 무능하다.검수완박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정략적 손익은 두고두고 사후 정산하면 된다. 하지만 검수완박 세상에서 살아야 할 국민의 손익은 제도시행과 동시에 확정된다. 당장 계산해야 맞다. 법조계와 시민단체들의 회계 결과는 이견 없이 '검수완박=국민 손해'이다.손해사정의 근거로 다양한 사례들이 거론된다. 검수완박이 되면 검사는 경찰이 넘긴 사건에 대해 사실상 보완수사가 불가능하다. 피의자의 여죄를 발견해도 수사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아동학대사건에서 성폭력 사실이 확인돼도 수사 못하고, 송치된 사기범의 살인이 밝혀져도 수사도 기소도 불가능하다. 수사지휘권도 없어졌으니 검사가 담당 경찰에게 추가 수사를 읍소해야 한단다. 범죄현장의 검찰과 인권변호사들의 주장이다. 정의는 합법적으로 지체되거나 증발한 것이다.대법원은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분리한 검수완박법으로 재판이 무효가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수사검사가 조금이라도 재판에 영향을 미치면 변호사들의 재판의 절차적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법정은 대형 로펌의 변호사가 지배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판이 될 수 있다.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검수완박) 혼란으로 인한 피해는 힘 없고 빽 없는 국민들이 입는다"고 개탄한다.27일 박병석 국회의장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 의사를 밝혔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의사진행 저지에 나섰고,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국민투표 카드를 제시하는 등 막판 대소동을 벌였다. 대한변협은 오늘부터 악법 저지를 위해 사상 초유의 '시민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단다. 대검은 위헌심판 제기를 검토 중이다. 검수완박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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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코로나 학번'의 비애 지면기사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란 두 신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 했고, 그래서 "친구가 많다는 것은 친구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인디언 속담처럼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와 같은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 힘드니, 러시아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친구를 찾는 자는 무덤으로 가라'는 격언을 남겼을 것이다.주체적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사귄 친구는 오래 가게 마련이고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젠 국회의원이 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고교 시절 친구인 강명훈 변호사를 업고 등하교 하면서 서울대 법대와 사법시험에 같이 합격한 미담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신입생들이 기숙사에서 1년 동안 삶을 공유하도록 '레지덴셜 칼리지'를 운영한다. 이 시기의 친구 맺기가 학생들의 미래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기대해서다.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더스틴 모스코비츠는 하버드 대학의 기숙사 룸메이트였다.코로나19로 2020년 입학한 고교생과 대학생들은 인생에 남길 친구를 사귈 시공간을 박탈당했다. 지금 고3은 운동회, 수학여행은 물론 체육활동이 사라진 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채 눈빛만으로 우정을 쌓았다. 친구는 생겼겠지만 공유할 추억은 빈약하다. 수원 한 고등학교 교장인 친구는 "동창(同窓)의 기억이 통째로 함몰된 학창 생활이 애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고 걱정한다.이른바 '코학번(코로나 학번)'인 20~21학번들은 한층 심각하다. 비대면 수업 장기화로 대학 캠퍼스는 지난 2년 넘게 적막강산이었다. 동아리 활동이 멈추고, 지도교수도 학과 동기도 모른다. 어학연수도 교환학생 등 세계로 나가는 입구도 막혔었다. 주요 대학의 총학생회가 투표율 미달로 구성하지 못해 학생운동의 구심점이 와해됐다. 캠퍼스에 정을 붙이지 못한 학생들은 군대에 가거나 편입시험에 대거 몰려 동시대의 연대가 희박해졌다.정부의 위드코로나 선언으로 고교와 대학도 코로나 봉쇄에서 풀렸다. 하지만 고2, 고3은 목전에 닥친 대학입시에, 대학의 코로나 학번들은 취업 스펙 쌓기에 전념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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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350억원 펜트하우스 지면기사
농부 바흠(톨스토이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의 주인공)은 죽을 힘을 다해 더 넓은 땅을 가지려다 정말 죽어버렸다. 그가 죽어 차지한 땅은 딱 몸뚱이 만큼의 구덩이뿐이다. 인간의 목숨이 유한하기 망정이지 무한하면 욕망의 끝이 어디에 이를지 짐작하기 힘들다.역사 이래로 집은 계급과 계층을 나누는 기준이다. 현대에도 주택은 여전히 계급과 계층의 강력한 상징이자 욕망의 대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입주 거부로 대통령의 권위를 내려놓겠다고 주장할 수 있는 배경이다.인도의 석유화학 재벌 무케시 암바니가 2009년 뭄바이에 완성한 집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졌다. 1조1천억원에서 1조5천억원까지, 추정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말이 집이지 높이 173m, 연면적 1만1천여평인 27층의 건물이다. 저택 명칭이 전설의 섬 아틀란틱을 의미하는 안틸라이다. 암바니 가족 5명은 600여명의 시중을 받으며 초호화판 인생을 즐긴다. 1인당 국민소득 100위권 인도에서 그의 저택은 인간계를 벗어난 신계(神界)의 영역이다.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공인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힌다. 러시아 신흥재벌인 올리가르히들을 쥐락펴락하는 최고 권력자로 장기집권한 푸틴의 실제 자산이 2천억 달러에 달한다는 미국 의회 증언도 있었다. 정적들은 10억 달러 짜리 푸틴 궁전, 수 척의 초호화 요트, 수십대의 자가용 비행기 등 푸틴의 숨겨진 재산을 폭로했다가 목숨을 잃거나 보복을 당했다. 그런 푸틴이 지난해 공개한 소득은 1억5천만원이다. 인간의 욕망은 양지보다 음지에서 더 왕성한 모양이다.어제 국내 최고가 아파트가 주인을 찾았단다. 강남 청담동에 건설 중인 '워너 청담'의 슈퍼펜트하우스인데 분양가 350억원에 취득세 43억원은 별도다. 전용면적 497㎡(구 150평)이니 평당 2억3천만원이 넘는다. 서민은 물론 웬만한 중산층에게도 비현실적인 숫자이다.문재인 정부에서 폭등한 집값으로 청년들은 자력으로 내집 마련이 불가능한 사회가 됐다. 반면 대물림 부자들과 한국판 올리가르히들의 욕망의 꼭짓점은 워너 청담 슈퍼펜트하우스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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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상하이 봉쇄' 지면기사
상하이(上海)는 2천400만여 명이 거주하는 중국의 경제수도이자 최대 도시이다. 영국이 아편전쟁으로 청나라를 굴복시킨 뒤 상하이는 식민제국들의 자치 해방구가 됐고 2세기 가까운 세월 동양 최대의 국제도시의 명성을 이어왔다. 중국 공산당은 상하이 개방을 통해 경제대국의 기초를 쌓았다. 대한민국이 임시정부를 세워 독립운동을 펼친 상하이에서 지금은 수많은 기업들이 다국적 기업들과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중국의 자부심이던 상하이에서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극한의 생존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공산당 정부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겠다며 도시 전체를 봉쇄한 탓이다. 식품을 비롯한 생활필수품 공급이 막히자 시민들은 상점 약탈을 감행했다. 중증질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못해 죽고, 봉쇄에 절망한 시민들의 자살도 속출한다는 소식이다.불똥은 국제도시에 둥지를 튼 다국적 기업들과 외국인들에게도 튀었다. 봉쇄 첫날 테슬라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농심,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상하이공장도 문을 닫았다. 대중교통이 멈춘 도시에서 외국인들은 공항까지 도보로 이동해 탈출을 시도한단다. 최근엔 시 당국이 확진자 격리시설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징발하려다 시민들과 충돌하기도 했다.코로나19 발생국 중국은 초기부터 '칭링'(淸零·제로 코로나)'을 방역정책으로 시행하면서 발생지를 원천 봉쇄했다. 코로나19가 '우한폐렴'으로 불리던 2020년 1월 우한시와 후베이성 봉쇄가 신호탄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마당에 중국은 불가능한 제로 코로나에 집착해 도시 봉쇄를 강행한다. 코로나 도시 봉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기본권인 이동의 자유를 제한할 법도 없고 강제할 수도 없어서다. 대구 신천지 사태 때 한 여당 의원은 대구 봉쇄론을 거론했다가 여론의 비난에 직면해 사과하고 당직을 사퇴했다. 그런데 중국은 가능하다. 공산당의 결정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정치체제라서다. 도시 봉쇄로 코로나 청정국을 유지했다는 착각이 공산당의 자부심을 부추겼다. 오미크론에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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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 지면기사
정부조직법 제32조(법무부) 1항은 법무부장관의 권한을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 관장'이라 규정했다. 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감염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 책임론이 터진 이유이다. 그래도 법무부장관의 힘은 직속 외청인 검찰청에서 나온다.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총장을 지휘하고 검사들의 인사 제청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정치중립이 생명인 검찰의 특성상 장관이 검찰총장을 존중하고, 법무장관 대다수가 검사 출신이던 관행 때문에 법무부 장관의 힘은 제한적이었고 여론의 주목도 덜했다.노무현 전 대통령이 판사 출신 변호사 강금실을 최초의 여성 법무부장관에 임명하면서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한 솥밥' 정서가 깨졌다. 진보성향 법조인 강 장관은 진보진영 검찰개혁 대장정의 신호탄이었다. 강 장관은 검찰총장과 상의 없이 검찰인사를 단행해 검사들이 집단반발했다. 사태 진화를 위해 평검사와의 대화에 나선 노 전 대통령이 "이쯤 되면 막 가자는거지요"라는 어록을 남긴 것도 이때였다.두 번의 보수정권을 거쳐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장관은 여론의 한복판에 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총애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족 비리혐의에 대해 '윤석열 검찰'이 칼을 빼들자, 법무부가 검찰개혁으로 맞섰다. 조 전 장관의 뒤를 이은 추미애 전 장관과 박범계 장관은 검찰 역사상 단 한 번 있었던 수사지휘권을 세 번이나 발동하고, 윤석열 총장 직무를 정지시키고, 윤석열의 검사들을 한직으로 좌천했다. 그 결과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다.윤 당선인이 13일 새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에 한동훈 검사장을 지명했다. 파격과 반전에 여론이 화들짝 놀랐다. 한 지명자는 조국 수사를 주도한 탓에 스스로 밝혔듯이 "네 번 좌천당하고 두 번의 압수수색에 사적 동선을 사찰당하고 후배 검사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강골 검사이다. 채널A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 지난 6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지 1주일 만의 환골탈태가 눈부시다.지명 시점도 의미심장하다.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처리를 당론으로 공식화한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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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경기도지사, 정치 말고 자치할 사람이어야 한다 지면기사
6·1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으로 번지고 있다. 대선 승패는 갈렸지만 0.73%포인트라는 미세한 격차는 승리한 쪽이나 패배한 쪽 모두 개운치 않다. 5월 10일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긍정평가는 대선 득표율 언저리를 맴돈다. '졌잘싸' 이재명은 172석 민주당을 쥐락펴락하는 '재명이네 마을' 이장에 취임했다. 미래권력 윤석열은 행정부를 장악했고, 장외권력 이재명은 입법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의 대주주다.지방선거는 윤석열과 이재명에게 어정쩡한 대선 결과를 확실하게 자기 쪽으로 보정할 기회이다.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은 상승한다. 민주당이 승리하면 정권 견제의 칼날이 예리해진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패배하면 윤석열 정부의 전반기는 입법권력과 지방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에 압도당한다. 민주당이 패배하면 당이 위험해진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대선 패배 책임론까지 소환해 '졌잘싸'로 유지했던 결속이 흔들린다. 총선을 앞둔 의원들은 제 살 길을 찾아 무리무리 갈라질 수 있다. 대선서 전국 승패 저울대 지역 된 '경기도'道에 대한 관심 제한적이었던 후보들 대결 이처럼 살벌한 정치공학적 배경에서 경기도가 핫코너로 부상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은 경상도 광역단체와 충청권 3개 광역단체 및 강원도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전라도 광역단체와 세종·제주에서 이겼다. 수도권에선 국민의힘이 서울, 민주당이 경기·인천을 분점했다. 윤석열은 서울에서 31만700여표를 더 얻었다. 이재명은 경기도에서 46만2천800여표, 인천에서 3만4천700여표를 더 받았다. 대선이 24만7천여표의 득표차로 갈렸으니 경상도 득표율이 손톱만큼이라도 저조했거나, 충청·강원 광역 단체 한 곳에서만 실패했더라도 '윤석열 정부'는 없을 뻔했다. 경기도 득표율 차이 5.02%포인트가 대통령 선거를 뒤집을 뻔한 것이다.1천350만 인구의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 서울을 제치고 전국선거 승패의 저울대 지역이 됐다. 지역적 특성상 당연한 귀결이다. 경기도는 대한민국판 멜팅 팟이다. 도민의 대부분이 전국에서 유입됐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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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첫 흑인 여성 미 연방대법관 지면기사
"미국은 우리의 연방을 완성하기 위해 먼 길을 걸어왔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에 임명된 커탄지 브라운 잭슨의 첫 공개 연설은 역사적 감회로 벅찼다. 미국 민주주의는 흑인과 여성을 제외한 백인 남성의 민주주의로 시작했다. 흑인은 1870년 수정헌법 15조를 통해 참정권을 보장받았지만 백인들은 일명 '짐 크로 법'으로 흑인의 민권을 사실상 박탈했다. 1964년 민권법으로 헌법상 권리를 행사하기까지 흑인이 당한 박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미국 여성들도 1919년 여성 보통선거에 관한 법이 통과되고 나서야 참정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그나마 연방선거에만 가능했다. 연방에 속한 각 주(州)의 주 선거 여성 참정권은 미시시피주가 마지막으로 인정할 때까지 미뤄졌다. 1984년의 일이다.미국 헌법의 수호기관인 연방대법원도 백인 남성의 전유물로 흑인과 여성에겐 오랜 세월 유리천장이었다. 1790년 헌법 제정과 함께 시작된 연방대법원 232년 역사에서 커탄지를 포함해 흑인 대법관은 3명, 여성 대법관은 6명이 고작이다. 중복 차별의 상징인 흑인 여성의 연방대법관 인준의 의미가 각별한 이유이다. 연방대법원의 마지막 차별 철폐로 모든 미국인이 평등한 미연방의 꿈이 완성되는 서사가 가능해졌다. 커탄지가 "나는 노예의 꿈이자 희망"이라 자찬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역사에서 진정한 변화의 순간"이라고 강조한 배경이다.역사적인 커탄지 대법관 탄생에는 미국 정치의 양심도 일조했다. 바이든은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 지명을 공약했고 지명했지만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반대하면 불가능했다. 2020년 트럼프가 지명한 강경한 여성 보수인 에이미 코니 배럿을 민주당 상원의원 48명 전원이 반대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공화당 상원의원 50명 중 3명이 커탄지 인준에 찬성해 53표 대 47표로 통과됐다. 공화당 의원의 소신투표가 아니었으면 역사도 없었다.바이든은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밋 롬니,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 이름을 거명하며 "당파성을 제쳐놓고 판단을 내려준 데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고 감사를 표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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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반달가슴곰은 무죄 지면기사
용인시 처인구의 한 전원마을이 인적이 끊긴 채 적막강산이 됐단다. 주민들이 밤낮으로 외출을 삼가고, 동네 나갈 일이 있으면 차량으로 이동하는 탓이다. 마을 곳곳에 걸린 현수막에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곰 탈출지역 현재 포획중으로 입산금지'.지난해 11월 이 마을에 있는 곰 사육장에서 반달가슴곰 다섯마리가 탈출했다. 네 마리는 포획했지만 한 마리는 네 달 넘게 종적이 묘연했다. 다행히 최근 인근 마을 뒷산에서 발견돼 용인시가 포획에 나선 상태다. 오랜 시간 굶주린 곰과 조우했다가는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 집 나간 곰이 사람들을 집에 가둔 셈이다.반달가슴곰은 지리산 서식 복원사업으로 대중에게 친숙하지만 엄연한 맹수다. 조건만 맞으면 손쉽게 사람을 해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반달가슴곰이 산나물을 캐던 노인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도 있었다. 환경부의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너무 낭만적이라는 비판에 시달린 배경이다.하지만 정작 반달가슴곰 사달은 사육농가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1980년대 농가에 반달가슴곰 사육을 장려하고 직접 보급했다. 그런 정부가 1993년 야생동물보호협정에 덜컥 가입했다. 하루 아침에 보호종인 반달가슴곰의 상업적 유통이 막힌 것이다. 이때부터 반달가슴곰은 사육농가와 정부의 지루한 책임 공방에 갇혔다. 사육농가는 수익을 위해 불법을 감행했고, 정부는 보상 없이 규제만 했다. 처인구 농가를 탈출한 반달가슴곰은 사실 2차 피해 곰이다. 농장주는 지난해 7월 구속돼 10월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곰 한 마리가 탈출했는데 당국에는 두 마리로 허위 신고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죄였다. 곰을 불법 도축한 사실이 드러날까봐 한 거짓말이었다. 주인이 구치소와 감옥을 전전하는 동안 남은 곰들은 방치되는 2차 가해에 시달렸고 견디다 못한 곰 다섯 마리가 집단 탈주를 감행한 것이다.지난 겨울 내내 먹잇감 없는 용인시 야산을 헤맸을 반달가슴곰은 오히려 인간에게 포획되기를 바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돌아온다 해도 인간의 욕심과 제도가 만든 우리에 다시 갇힌다. 지리산 방사든 가축 사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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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정치인 격투기 지면기사
지금은 전세계에 두터운 팬덤을 형성한 종합격투기(MMA)가 제도권 스포츠로 자리잡은 역사는 짧다. 세계 최고의 MMA 단체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의 초창기 경기규칙은 체급도 글러브도 없이 물어뜯기와 눈찌르기만 제외하고 모든 공격이 가능했다. 케이블 방송들이 경기를 유료로 판매했지만, 피비린내 나는 유혈 난투극은 방송금지 처분을 받았다.파산 위기에 직면한 UFC는 2001년 데이나 화이트에게 인수된 뒤 기사회생한다. 체급을 나누고 경기규칙을 정비해 대중 스포츠로 변신한 뒤 케이블 방송과의 협업으로 MMA 시장을 장악했다. 화이트는 200만 달러에 매입한 UFC를 2016년 40억 달러에 매각한 뒤에도 경영을 계속 맡고 있다.하지만 아무리 경기규칙을 강화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했다지만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모든 공격이 가능한 경기는 선혈이 낭자하다.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지는 일도 다반사다. 심판의 제지가 없으면 의식을 잃은 상대를 계속 가격하는 경기방식은 위험천만해 보인다. 피범벅이 된 얼굴은 흑백 처리로도 위화감을 감추기 힘들다. 그나마 선수들이 포옹하고 격려하며 무도인의 자세를 보여주는 경기후 장면으로 스포츠의 명맥을 유지한다.국내 MMA 단체 로드FC 정문홍 회장이 최근 정치인 격투기를 추진하며 지원자를 모집하고 나서 화제가 됐다. 허언이 아니다. 민주당 소속 여수 시의원이 지원했는데 지목한 상대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이다. 정 회장은 "한쪽은 파란색(민주당)이고 한쪽은 빨간색(국민의힘)인데 서로가 무조건 싫은 것 같다"며 "격투기 안에서 화합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정치인 격투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싸우고 나면 친해진다"는 것이다.실제로 지난해 브라질에선 정책 갈등을 벌이던 자치단체 시장과 전직 시의원이 격투기를 벌인 적도 있다. 현직 시장의 판정승 후 두 사람은 포옹하고 악수를 나누었다고 한다. 경기보다는 쇼에 가까운 이벤트였을 것이다.이 대표가 반응하지 않으니 실제 경기 성사 가능성은 없다. 정 회장도 실제 경기 성사를 기대하진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