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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일용 엄니' 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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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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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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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자살 단톡방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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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지면기사
우주는 오랜 세월 인류의 상상 밖에 있었다. 크기도 모르고 기원도 모르니 신의 천지 창조로 여겼고, 신의 가장 아름다운 피조물인 인간의 별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 놓았다. 갈릴레오가 천체 망원경으로 목성을 발견하고 천동설을 부인했다가 종교재판에 회부된지 400년이 지났다. 그래도 여전히 우주를 신의 피조물로 믿는 창조론자들이 적지 않다. 칼 세이건의 말처럼 '신' 대신 '중력의 법칙'에 기도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인류는 1990년 우주를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가졌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 559㎞에 자리 잡고 우주 관측을 시작한 것이다. 허블이 밝혀낸 우주의 실체는 상상대로 상상을 초월했다. 우리 은하와 같은 은하가 우주에 수천억개가 존재하고 있었다. 우리 은하에만 태양과 같은 항성(별)이 5천억개라니, 우주를 채운 별의 숫자와 거기에 매달린 행성과 위성은 지구 전체의 모래알갱이 만큼일테다.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이며, 우주가 지금도 빛의 속도 보다 빠르게 팽창 중인 사실도 허블의 발견이다. 최근엔 이런 우주가 수없이 많을 수 있다는 다중우주 이론이 정설처럼 됐으니, 신의 영역으로도 우주를 가두기 힘들게 됐다.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인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쏘아 올렸다. 수명이 다한 허블 우주망원경 대신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쏘아 올린 것이다. 적외선 망원경인 제임스웹은 허블보다 성능이 월등해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을 찾을 수 있고, 훨씬 멀리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우주 최초의 별과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을 찾는다면 우주의 물리법칙을 숭배하는 종교가 생길지도 모르겠다.광대무변한 우주에 생명이 사는 행성이 지구뿐이라면 칼 세이건의 말대로 "엄청난 공간 낭비"다. 어느 은하엔 서울서 부산 가듯 행성 간 여행을 하고, 어느 은하엔 우주전쟁이 한창일 수도 있다. 지구는 고립되고 초라한 행성일지도 모른다. 이런 미시 공간에서 인간은 지구의 주인을 자처하며 자기 행성을 파괴 중이다. 그도 모자라 인간이 인간을 핍박하고 혐오하는 자아 분열이 한창이다.지금 당장 신의 능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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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설강화' 논란 지면기사
JTBC 드라마 '설강화' 방영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0만명을 넘었다는 뉴스에 놀라 보지도 못한 드라마 홈페이지를 열었다. "분단의 엄혹한 현실 속에서…끝내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준 두 청춘의 뜨거운 사랑. 그들의 사랑이 이 땅을 가로막은 장벽을 녹이고…." 분단의 장벽을 녹이는 로맨스라니, 홍보 문장답게 거창하다.그런데 국민청원의 취지는 심각하다. 간첩인 남자 주인공 때문에 북한의 민주화 운동 개입설이 떠오르고, 안기부를 미화했다니 말이다. "노골적으로 정치의 압력이 들어간 걸로만 보인다"는 추정과 함께 촬영 중단과 촬영 분량 제거를 요구했다.JTBC가 지난주 방영을 강행하자 방영금지 여론이 번지면서 사회적 쟁점으로 불거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운동권에 잠입한 간첩, 정의로운 안기부, 시대적 고민 없는 대학생, 마피아 대부처럼 묘사되는 유사 전두환이 등장하는 드라마에 문제 의식을 못 느낀다면 오히려 문제"라고 설강화 비판에 올라탔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너무 무책임하고 너무나 명백한 왜곡 의도를 지닌 드라마"라 비판했다.시사평론가 진중권의 반박이 예리하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라며 '다른 시청자들의 권리를 침해할 권리는 없다'고 했다. 설강화 1, 2회의 시청률은 3.9%였다. 전체 2천만가구 중 78만가구가 시청한 셈이다. 실제 시청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테고 드라마를 본 소감은 천차만별일테다. 일각의 주장과 시선으로 전체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는 건 자유주의 체제의 원칙이니 진중권의 주장은 타당하다. 표현의 자유가 사라지면 펑솨이의 나라가 된다.드라마 제작진의 공식 입장은 구구절절해 안쓰럽다. "기득권 세력(군부정권)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정권과 야합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라며 "역사 왜곡과 민주화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해소될 것"이라 해명했다. 창작된 주인공에 분노한 진보 진영 시청자를 달래려 가상의 군부정권-북한정권 야합을 강조하니, 이번엔 군부정권 인사들과 북한 당국이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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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형사미성년자 연령 논란 지면기사
최근 포항의 한 무인모텔에 미성년자 5명이 입실해 난동을 부렸다. 술 마시고 침구를 담뱃불로 지져놓고 창문과 입구 손잡이를 파손했다. 모텔 주인이 야단을 치자 이들은 "우리는 미성년자이고 촉법소년이니 죽이고 싶으면 죽여보라"고 대든 것은 물론 출동한 경찰에도 욕설을 퍼부었단다. 모텔 주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을 올리자, 소년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이들 중 4명은 15세로 밝혀지자 싹싹 빌었다니 어이가 없다.우리 형법 제9조는 14세 미만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해 범죄행위를 벌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만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 할 수 있는데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형사미성년자가 바로 '촉법소년(觸法少年)'이다. 아무리 중죄를 범해도 범죄기록이 남지 않는 소년원 보호 조치가 고작이다.그런데 이 조항을 악용하는 청소년들의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범법이 만연하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촉법소년 소년부 송치 건수가 총 4만건을 육박하고,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절도 2만건, 폭력 9천여건, 추행 2천여건에 살인(8건)과 강간(42건) 같은 강력범죄도 적지 않다.작년엔 렌터카를 훔친 중학생 8명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을 치어 숨지게 했다. 성착취물 채널을 운영한 12세 소년도 있고, 흡연을 꾸짖은 어른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가 쑥대밭을 만든 중학생들도 있었다. 딸을 성추행하고 동영상을 찍은 가해 소년을 처벌할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한 한 엄마의 국민청원도 있었다. 상당수 범법 소년들과 부모들은 촉법소년을 앞세워 법대로 하자는 태도로 공분을 샀다. 범죄자가 준법을 요구하는 적반하장에 피해자들은 억장이 무너진다.온라인 정보화 시대를 맞아 청소년들의 사회화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중국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2세로 낮추었다고 한다. 처벌이 능사는 아니겠으나, 도를 넘은 미성년자들의 법 희롱과 부모들의 무책임엔 대책이 있어야겠다. 단순히 처벌 연령 인하 논란에 그칠 게 아니라, 범죄 피해의 실질적 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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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법원이 채점한 수능 지면기사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을 취소하라는 수험생들이 법원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은 15일 "주어진 조건이 모순되게 잘못 제시됐다"는 판결로 문항의 오류를 인정했다. 법원은 17일 예정됐던 선고일을 대입 전형 혼란을 최소화하려 이날로 앞당겼다고 한다. 하지만 문항의 오류가 너무나 명백하다는 판단이 조기 판결의 결정적 배경이지 싶다.법원 판결로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낯을 들 수 없게 됐다. 평가원은 수험생과 입시 전문가들의 이의제기에도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며 정답 유지를 고수했다. 문제는 틀렸지만 문제는 타당하고 정답은 있다? 해괴한 논리였다.집단유전학 석학인 조너선 프리처드 미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도 자신의 전공과 관련한 이번 소동이 흥미로웠는지 제자인 아기레 연구원의 풀이를 공유했다. 아기레는 "문제 조건 자체가 모순"이라며 "만약 정답을 고른다면 의도적으로 진실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평가원의 국제 망신을 공인한 셈이다. "고등학교 시험에서 이렇게 어려운 문제가 출제된다는 것이 놀랍고 인상적이다." 프리처드 교수의 총평은 뼈 아프다.수능은 고3 수험생들의 인생 행로를 결정짓는 결정적 관문이다. 조부모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버지의 바짓바람이 자녀 교육 성공의 3대 법칙일 정도로 자녀를 키우는 국민이면 모두 수능 전문가이다. 지난 11월 한국사 1타 강사인 최태성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능 한국사 19, 20번 문항을 예상해 화제가 될 정도로 한국은 수능 전문가들의 나라이다. 수능 시험이 아무리 어려워져도 1타 강사와 입시학원들의 족집게 강의를 벗어날 수 없다.평가원의 수능 출제 경향이 정상적인 교과 수업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파격적이고 기상천외한 문제로라도 수험생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워야 하는 대학입시 구조 때문이었을테다. 그래도 이번처럼 명백한 오류를 부인하다 법정에 끌려가 망신을 당한 평가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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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누가 먼저 '87체제' 극복을 선언할텐가 지면기사
지난 5월 '윤인수 칼럼'에서 "'이재명·윤석열' 구도는 국민의힘에 절망하고 더불어민주당에 또 절망한 민심이 선택한 시대적 대안"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두 사람의 정치적 부상을 집요하게 견제할 때였다. 샛별 같은 두 아웃사이더의 대선 경쟁을 통해 변할 의지도 이유도 없는 여야 기득권 동맹을 해체해주기를 응원했다. 지금 20대 대선은 '이재명·윤석열' 경쟁구도로 확정됐다. 하지만 두 사람을 향해 품었던 민심의 기대와 희망은 길바닥에서 헤진 낙엽처럼 뒹굴고 있다.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성골 후보 옹립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변방에서 거칠게 성장한 단기필마의 이재명에게 대선 후보를 진상했다. 민주당의 운동권 순혈주의는 무너졌다. 국민의힘은 정권이 버린 전직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선 주자로 입양했다. 권력 불임 정당의 누추한 쇠락이었다. 당심과 민심은 이재명과 윤석열로 두 정당의 기득권을 부정하고 시대적 효용이 완료됐음을 선언한 것이다. 이재명 '이재명이 민주당' 전체주의적 발상민주당 586, 권력 연장 혈안 '아무말 대잔치' 이번 대선은 9차 대통령직선제 개헌으로 시작된 '87체제'에서 치러지는 8번째 선거이다. 어떠한 장기집권도 불허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낳은 5년 단임 대통령제는 87체제의 주역들이 국정을 맡았을 때 꽃을 피웠다. 노태우는 북방으로 외교영토를 넓혔다. 김영삼은 금융실명제로 경제의 근본을 바꿨고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척결했다. 김대중은 IMF를 극복했고 정적들을 용서했다.영고성쇠의 법칙은 예외가 없다. 김대중 이후 87체제는 정권이 정권을 응징하는 퇴행적 기록을 누적시켜왔다. 체제의 주역들이 퇴장하자 체제의 산물인 586은 타락했다. 여야 586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권력추구 집단으로 변질했고 상대를 향한 적대와 혐오로 공생해왔다. 민주당은 이번 정권에서 민주세력의 도덕성을 잃었고, 국민의힘은 전 정권에서 산업세력의 가치와 기능을 상실했다. 그 결과가 이재명이고 윤석열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87체제의 마지막 배설물이다.87체제는 대통령이 국회를 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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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코로나19와 선거 지면기사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정치의 꽃인 선거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2020 미국 대통령 선거였다. 재선을 노리던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 한 달을 남기고 덜컥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트럼프는 처음부터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으로 여겨 봉쇄,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의 기초를 무시했다. 자랑스럽게 마스크를 벗고 다니고, 질문하는 기자에겐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했다.대통령이 이 모양이니 지지자들도 노마스크로 지지를 표현했고, 펜실베이니아주의 셧다운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연방판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한참 대선 유세에 전념해야 할 10월1일 트럼프와 영부인 멜라니아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방역을 거부한 그에게 조롱이 쏟아졌고, 마스크를 쓴 조 바이든의 지지율이 치솟았다. 사흘 만에 퇴원을 강행한 트럼프가 백악관 취재진 앞에서 마스크를 벗었을 때 미국은 경악했다. 결국 트럼프는 세계 제1의 코로나19 사망자를 남긴 채 재선에 실패했다.코로나19 국면에서 우리도 두 번의 선거를 치렀다.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마스크 대란과 신천지교회발 대구 1차 대유행이 터졌다. 정치권은 여당에 불리한 선거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코로나 위기가 오히려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민심을 결속시켰다는 사후 분석이 그럴듯했다. 하지만 1년 뒤 치러진 4·7 재·보선에선 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압도적으로 이겼다. 코로나19 보다는 부동산 등 정부 실정이 여론의 심판대에 오른 결과였다.대선(2022년 3월9일)을 앞두고 최악의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다. 7천명대 1일 확진자 수는 1만명 진입을 앞두고 있고, 위드 코로나 개시 한 달여 동안 사망자가 2년간 전체 사망자의 3분의1에 달한다. 대통령은 과거(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지만, 방역 당국은 과거 회귀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병상도 의료인력도 부족하다. 초등학생도 준비 없는 위드 코로나를 비판하고 나섰다. 매일 인파 속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대선 후보들은 지켜보기에 아슬아슬하다.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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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고3 연설' 보다 못한 '어른 정치' 지면기사
플라톤은 철학자가 통치하는 '철인 정치'로만 이상국가 실현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런데 통치 계급인 철학자 육성 과정이 장난이 아니다. 20세 청년들 중에서 선발된 인재들을 30년의 커리큘럼으로 거르고 걸러 소수의 50대 통치자들을 남긴다니 말이다. 정치 권력의 본질과 현실에 비추어보면 너무 이상적이니 철인 정치는 정치 철학에 그쳤고, 플라톤의 이상국가는 실현된 적이 없다. 명상록을 남긴 로마의 철학자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조차 후계자인 자기 아들을 망나니로 키웠으니, 철인 정치의 실현은 헛된 꿈에 가깝다.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10대들의 정치 참여 요구가 거세다. 플라톤이 들었다면 기절할 일이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투표 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문제가 정치적 쟁점이 됐다. 스위스 취리히 주의회가 16세 투표법안을 채택해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유럽 청소년들의 투표권 요구 배경에는 청소년 기후행동 시위를 주도한 그레타 툰베리가 있다. 툰베리는 탄소를 쏟아내는 기성세대가 청소년들의 미래를 망친다며, 청소년의 정치 참여에 불을 댕겼다.16세 투표를 놓고 유럽 사회의 찬반은 첨예하다. 논점은 16세가 투표할 만큼 성숙한 연령인지 여부이다. 반대 측은 법적 성인 연령이 18세인 점을 앞세운다. 16세는 성인으로 인증하기에 미숙한 연령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찬성 측은 '어른들은 성숙하냐'며 16세의 정치 참여권을 옹호한다. 정치 혐오를 초래한 기성세대가 연령을 기준으로 정치적 성숙과 미숙을 판단할 수 없다는 반론에 할 말이 없다.대선 국면에서 고3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은 대선 광주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에 18세 여고생을 세웠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선 18세 남고생 당원이 찬조 연설을 했다. 21대 총선부터 투표권을 행사한 18세를 의식한 선거 캠페인이었다. 자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두 사람의 연설은 청소년답게 맑고 신선해 반향이 컸다.그런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이라고 자랑해 사달이 났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고3도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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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민주당의 과유불급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캠페인이 불안해 보인다. 조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게 혼외 자녀가 있다는 폭로가 터졌다. 선대위 총괄 특보단장 안민석 의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짜뉴스라 분노했다. 다음날 조 전 위원장은 '사실'을 시인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혼한 사실을 이렇게까지 공격해야 할 사안이냐"고 받아쳤다. 당 선대위는 폭로 당사자인 유튜브 채널을 고발했다. 당 입장에서 조 전 위원장은 잔인한 우파 언론의 희생양이다.하지만 조 전 위원장이 전 남편을 속이고 기만한 사실이 사라지진 않는다. 그는 남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알고 키웠다. 법원은 조 전 위원장에게 1억원으로 남편 피해를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가해의 무게가 심각하다는 판결이다. 이를 외면한 채 조동연의 비극을 30대 워킹맘의 비애로 일반화하니 맥락이 이어지질 않는다. 사과와 손절매로 조용하게 끝낼 일을 과장된 '희생의 제의'로 만들어 얻은 이익이 초라하다.최근 이재명 후보는 "민주개혁 진영은 더 청렴해야 되고 작은 하자조차도 더 크게 책임지는 게 맞다"며 두 번 연속 '조국의 과오'에 사과했다. 하지만 당은 다르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자칭 조국 수호자이자 이재명 전도사인 김남국 의원은 침묵한다. 중도 확장을 위한 이 후보의 조국 사과는 적절했지만, 당내 반응은 지나치거나 모자라니 후보의 의지가 흐려진다. 이 후보가 조국을 세 번 부인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할 정도다."제 출신이 비천함은 저의 잘못이 아니니까 저를 탓하지 말아달라." 이 후보의 말도 과할 때가 많다. 이 후보를 비천하게 본 국민은 없다. 입지전적인 스토리는 이 후보의 자산이다. 그의 부모가 화장실 청소를 했든, 숨진 여동생이 청소노동자였든, 남동생이 환경미화원이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직업은 인간의 품격을 규정할 수 없다. 많은 국민들을 비천한 출신으로 만드는 자학적 독백이 폭력적이다. 여론이 이재명을 탓하면 이재명 때문이지 그의 출신 때문이 아니다.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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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잠적한 이준석 지면기사
한 고조 유방은 창업에 성공하자 대장군 한신을 처단한다. 자신의 권력과 맞먹을 정도로 한신의 안하무인이 선을 넘자 신하들의 손을 빌려 살해한 것이다. 명 태조 주원장도 왕조를 세운 뒤 수많은 권신들과 일가족을 숙청했다. 조선 태종도 자신의 즉위를 지원한 처가 일족을 멸문시킨데 이어, 아들인 세종의 외척들도 숙청했다. 자신은 물론 자식의 왕권에 걸림돌이 될 권력들을 소멸시킨 것이다.권력은 나눌 수 없어 불행을 초래한다. 사마천이 '사기'에 남긴 "토사구팽(兎死狗烹) 조진궁장(鳥盡弓藏)"은 권력의 생리이자 법칙이다. 토끼 사냥을 마친 사냥개는 솥에 들어가고, 새를 떨어뜨린 활은 창고에 방치된다. 토사구팽의 원칙을 거스르면 최고 권력이 화를 입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문고리 3인방과 최서원(최순실)의 비공식 권력에 갇힌 바람에 권력을 잃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과 윤석열을 어정쩡하게 관리한 탓에 광화문과 서초동을 촛불로 밝혔다. 토사구팽에 실패한 권력의 누수는 나라의 혼란으로 이어진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글을 남기고 당무를 내팽개친 채 잠적했다.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제1야당 대표이자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당무 거부는 전례 없는 일이다.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대선 정국에 미칠 영향을 놓고 평론가들은 갑론을박 중이다.이 대표의 돌발 행동의 원인은 윤석열 후보와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가 자신이 공개적으로 반대한 이수정 교수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것도 모자라, 윤 후보 측근들은 후보 일정마저 자신을 패싱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갈등의 원인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과정의 앙금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갈등의 원인이 무엇이든 이 대표의 행보는 무책임하다. 대선을 앞둔 제1야당의 대표가 페이스북 문장 하나 남긴 채 잠적한다면 정치인의 기본을 의심받을 행동이다. 국민의힘 내홍이 대선 승리 이후의 토사구팽을 염두에 둔 권력 다툼이라면 어처구니없다. 밥이 익기도 전에 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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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안식처 못 찾는 노태우·전두환 지면기사
독재자의 말로가 좋을 리 없다. 구 소련이 개혁·개방으로 민주화 바람이 불자 소련 전역의 레닌 동상들이 가장 먼저 쓰러졌다. 박정희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며 쿠데타의 정당성을 강변했지만, 먼 훗날 젊은 진중권은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고 답했다. 산업화 시대의 추억을 공유했던 세대가 퇴장하면서 박정희 격하도 선명해지고 있다.지난 27일 전두환 전 대통령 5일장이 끝났다. 그의 죽음이 몰고 온 소동의 크기에 비하면 한줌 재가 되어 버린 유해의 무게는 너무 가벼웠을 테다. 광주 5월단체들은 5·18 사죄 없는 그의 죽음마저 죄로 규정했다. 광주의 억울함과 분노에 공감하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신군부 인사들과 극우 보수 유튜버들은 전 전 대통령이 억울하다고 반발했다.언론들은 '전두환', '전두환씨', '전두환 전 대통령' 등 다른 호칭으로 그의 죽음을 평가했고, 청와대도 여론을 따라 호칭을 변경했다. 망월동 묘역 입구에서 웃으며 전두환 표석을 밟았던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빈소 조문 의사를 밝혔다가 두 시간 뒤에 취소했다. 이 후보의 분노는 선을 넘었고, 윤 후보의 변덕은 여론의 감정선에 못 미쳤다.모든 죽음이 숙연한 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서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공정은 생전의 영욕을 덧없게 만든다. 톨스토이는 죽음이 확실한 만큼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생전에 쿠데타와 5·18의 매듭을 풀지 못했다. 그 탓에 그의 장례는 난장판이 됐고, 그가 남긴 유산은 남은 자들의 다툼과 반목 뿐이다.전 전 대통령 유해는 생전의 연희동 자택에 머물고 있다. 한달 쯤 앞서 작고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해도 경기도 파주시에 소재한 검단사에 임시로 안치 중이다. 노 전 대통령은 파주 통일동산 인근에, 전 전 대통령은 전방 고지를 묘역으로 희망한다는데 관련 부처는 난색을 표한다. 내란죄인으로 국립묘지 안장이 힘들어, 묘역 조차 정하기 힘든 굴욕적인 죽음이다.큰 정치 하겠다는 사람들이라면 방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