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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대선 정국과 소시오패스 지면기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 메리 트럼프는 지난해 7월 재선 행보에 여념이 없는 작은아버지를 저격했다. 임상심리학 박사인 그녀가 트럼프 가문의 어두운 가족사를 담은 신간을 통해 트럼프를 '소시오패스'라고 단정한 것이다. 그해 말엔 트럼프가 대선 패배에 불복하자 "이 사람은 승리를 너무 중요시해 거짓말, 반칙, 강도질을 동원해서라도 이기려고 한다"며 작은아버지를 법정에 세울 것을 주장했다.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는 병명이 아니라 심리학 용어이다. 둘 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보이지만 사이코패스가 선천적인 반면 소시오패스는 후천적이라고 한다. 즉 사이코패스는 자신이 악마인 걸 모르는 악마이고, 소시오패스는 자신이 악마인 걸 아는 악마라는 것이다.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는 목적 달성을 위해 병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도덕성이 없으며 규칙을 위반하고, 공감능력이 부족하며, 우월감이 지나치고, 사람을 도구나 물건으로 여기며, 피해자를 길들이는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사이코패스는 평소에 만나기 힘들지만 소시오패스는 인구 100명당 4명꼴로 쉽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직장마다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거짓말을 일삼고 상사와 부하를 이용하는 야심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모욕적인 질문들이 난무하는 압박면접이 소시오패스를 선발할 수 있다는 심리학자 김경일의 경고는 그럴듯하다. 각 분야에서 정상에 선 초엘리트들 중에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다. 히틀러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종청소를 벌였고, 트럼프는 수많은 거짓말로 지지자들을 길들였다. 피도 눈물도 영혼도 없는 재계의 거물들도 즐비하다.최근 국민의힘 대선 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부인 강윤형씨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해 "소시오패스, 반사회적 경향을 띠고 있다"고 말해 난리가 났다. 여당은 황당한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반면 원 전 지사는 "대선 후보의 정신건강은 공적 영역"이라며 물러설 기미가 없다. '형수 욕설사건', '대장동 사태',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개 사과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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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명예 치안감 최불암 지면기사
경찰청이 오늘 제76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어제 명예 경찰관 승진 및 신규 위촉 인사를 발표했다. 배우 김영철은 명예 지구대장(경정), 다수의 경찰 드라마 대본을 쓴 김은희 작가는 명예 과학수사팀장(경감), 영화 '범죄도시'의 감독 강윤성은 명예 강력팀장(경감)으로 신규 위촉했다. 하지만 이날 명예 경찰관 인사의 백미는 영원한 수사반장 최불암의 치안감 승진이다. 보직은 명예 형사국장이다.'수사반장'은 MBC가 1971년 첫 방송을 시작해 1989년 완전 종영될 때까지 880회 방영된 한국 수사 드라마의 전설이다. 지독한 골초인 박 반장(최불암)이 세 형사(김상순, 조경환, 남성훈)를 지휘하며 범인을 추적하는데, 실화를 소재로 한 온갖 범죄들은 당시 세태를 보여주는 미시사에 가깝다. 강렬한 오프닝 음악이 울릴 때쯤이면 온 가족이 모여 정황과 증거를 따라 발로 뛰는 형사들의 진정성에 공감하며 손에 땀을 쥐고 집중했다.당시 꼬맹이들은 '수사반장'과 '형사 콜롬보'를 두고 누가 더 나은지 옥신각신하기 다반사였다. 둘 다 단벌 트렌치코트를 입고 골초이지만, 직관적인 수사반장과 논리적인 콜롬보의 수사 스타일을 두고 편을 갈라 끝도 없이 설전을 벌였다. 형사 콜롬보 피터 포크는 2011년 작고했다. 반면 수사반장 최불암은 명예경정에서 시작해 총경, 경무관을 거쳐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치안감이면 시·도경찰청장도 될 수 있는 계급이다. 수사반장의 부전승인가.김창룡 경찰청장은 명예 경찰관 승진, 신규위촉에 대해 "경찰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데 대한 감사"라 했다. 그러나 드라마와 영화에는 독직 경찰들도 수두룩하게 등장한다. 영화 '아수라'의 한도경, '악질경찰'의 조필호 형사처럼 사적 이익을 위해 범죄를 감추고 조작하며 범인과 협력하는 캐릭터들이다. 허구라지만 현실의 반영이다. 경찰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신뢰와 불신 사이를 오간다."빌딩이 높아지면 그림자도 길어집니다." 수사반장 최종회에서 박 반장이 남긴 명대사다.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독버섯처럼 퍼지는 반사회적 범죄를 경고한 것이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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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방역전쟁의 희생자들 지면기사
정부가 다음 달 1일부터 '위드(with) 코로나' 방역체계를 실행할 준비에 들어갔다. 통제와 규제 중심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을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방역으로 전환한다는 얘기다. 위드 코로나 방역은 확진자 보다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축소에 집중하면서 일상을 회복하는 방역체계이다. 백신 접종완료율이 집단면역 수준에 이른 국가들이 이미 시행 중이다. 정부는 이달 말이면 우리도 위드 코로나 방역 수준의 백신 접종완료율에 이를 것으로 자신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20년 1월20일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1년 9개월여 만에 일상회복의 첫걸음을 떼는 것으로 감개무량한 일이다. 기나긴 방역전쟁의 끝에서 찾은 평범한 일상이 꿀처럼 달콤할테다. 하지만 모든 전쟁이 그렇듯이 방역전쟁에서도 수 많은 희생자들을 남겼다.질병관리청의 공식집계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2천660명. 정부는 지난 6월쯤부터 위중증과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며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올봄과 여름까지 이어진 백신 춘궁기에 백신만 있었으면 사망하지 않았을 생명들이 적지 않았다는 자백과 같다. 백신 전쟁에서 느긋하게 허세를 부린 정부 당국자들의 판단 착오는 코로나19 백서에 꼭 담겨야 한다.이뿐 아니다. 전쟁터의 유탄은 곳곳에서 억울한 희생자를 양산했다. 무너진 생계에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 22명의 합동분향소가 국회 앞에 차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숨진 이들의 합동분향소를 경찰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막아섰다가 여론의 분노를 자초했다. 화재, 해양사고 때마다 조의를 표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환한 표정으로 BTS와 외교일정을 소화했다.최일선 방역전선에 동원된 공무원들과 의료진들의 희생도 눈물겹다. 연일 계속된 비상방역에 뇌출혈로 쓰러진 공무원도 있고, 과로의 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간호공무원도 있다. 백신 접종 후 멀쩡했던 사람이 사망했다는 억울한 호소가 그치지 않지만 당국은 좀처럼 백신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는다.코로나19 사망자가 수십만명인 국가들에 견주어 K방역을 자찬할 일인지 모르겠다. 생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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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대장동 1타 강사' 지면기사
시험으로 인생이 판가름 나는 우리 사회에서 '시험 시장'의 규모는 엄청나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소득 스타 강사가 탄생하는 배경이다. 스타 강사의 원조는 1980~1990년대 참고서 시장을 석권한 3인방이다. 종로학원 강사였던 홍성대는 강의자료를 모아 출판한 '수학의 정석'으로 대박을 쳤다. 전북의 명문 상산고등학교를 설립할 정도로 재력을 쌓았다. '성문종합영어'의 저자 송성문도 경복학원 강사였다. 서한샘은 자신이 지은 '한샘국어'를 펼쳐 들고 "밑줄 쫙"을 외치며 TV 과외 시장을 석권한 뒤 유명세를 바탕으로 국회의원 배지까지 달았다.학원 중심의 사교육 시장이 인터넷강의로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등장한 스타 강사가 바로 '1타 강사'다. '1등 스타 강사', '1타임 강사', '1번 타자 강사' 등 어원은 모호하지만 1타 강사들은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한다. 1타 강사에 몰리는 인강 수강생들이 무제한이기 때문이다. 계약금이 수십, 수백억원에 연봉은 100억원이 넘고 교재 판매수수료도 챙기는 1타 강사들은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들이다.1타 강사의 영향력은 대입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취업난에 공무원시험 시장이 커지자 공시족을 겨냥한 1타 강사 영입전이 치열하단다. 최근 수능시험 시장의 강자인 메가스터디가 공시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사 1타 강사를 영입하자 기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뿐 아니다. 공인중개사와 같이 응시생이 많고 합격 난이도가 높은 자격증 시험에도 1타 강사들이 즐비하다. 인터넷을 만나 만개한 1타 강사 전성시대는 시험 만능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이다.최근 난데없이 '대장동 1타 강사'가 화제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출마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대장동 비리구조를 강의식으로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얻은 별명이다. 화이트보드에 직접 필기하면서 대장동 비리 혐의자들의 관계와 역할을 익살과 풍자를 곁들여 설명하는데, 강의 솜씨가 인강 1타 강사 뺨친다. 비리의 꼭대기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있다는 결론은 수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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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침묵하는 민심이 심판관이다 지면기사
문재인 대통령이 양념이라 했던 팬덤은 이제 단순한 정치적 기호((嗜好) 수준을 넘어 정당과 정치지도자의 운명을 결정할 정치 결사로 진화했다. 조국 사태가 기폭제가 됐다. 진보의 표상이 감추어왔던 볼품 없는 민낯은 민망했다. 진보진영은 반성과 성찰 대신 조국을 수사하는 검찰을 표적으로 삼아 서초동을 촛불로 밝혔다. 여당은 이를 민심으로 받들어 윤석열의 검찰을 박해했다.서초동 공간에서 조국은 예수와 맞먹는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유시민은 정경심의 PC 반출을 증거인멸이 아닌 증거보전이라 주장했다. 이 공간에서 발언권을 얻어 조국 무죄를 외친 사람들이 금배지를 달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조국 수호를 외친 덕분이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는 법. 조국 팬덤이 같은 질량의 윤석열 팬덤을 창조했다. 윤석열이 여당의 표적이 되자, 갈 곳 없던 보수층과 중도층이 표적 뒤로 줄을 섰다. 권력 작용의 반작용이 현직 검찰총장을 대권 후보로 밀어 올렸다. 조국 팬덤이 검찰총장으로 끝났을 윤석열의 운명을 바꾸었다. 팬덤 정당·정치지도자 운명 결정체로 진화그러나 묵언 민심은 결정적 순간 훅 들어와 한국 정치는 맹신적인 팬덤에 갇혔다. 강력한 팬덤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다. 팬덤의 정치적 안전과 정서적 안정을 보장해 줄 인물에게 집중한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다. 여당 팬덤 연합체들의 선택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는 이재명을 정권 재창출의 적임자로 판단했고, 조국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조국 대체제로 지목했다. 이재명의 손가락혁명군이 여당 내 팬덤을 천하 통일했다.확정된 권위를 허물기란 계란으로 바위치기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투표 집계를 시비 걸어 경선 불복에 버금가는 저항에 나섰지만 사후 약방문이다. 당 지도부가 경선 투표 결과를 수정해 결선투표를 결단하는 순간 당은 쪼개진다. 정치적 자살을 결단하는 바보는 이 판에서 밥을 먹을 자격도 없다. 무엇보다 이재명을 정권 재창출의 유일한 희망봉으로 선택한 팬덤 연합체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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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개 식용 금지법 논란 지면기사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 개고기 식용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재점화됐다. 동물권단체들은 대통령 발언을 환영하며 아예 개 식용 금지 법제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법으로 전통적인 개 식용 문화를 금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 한다. 여기에 육견협회 등 식용견 유통 종사자들의 생존권 투쟁이 겹치면서 양상이 복잡해졌다.추정 통계에 따르면 반려견 인구가 1천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들에게 개는 개가 아닌 가족이다. 올해 전체 펫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라니, 가족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 눈에는 개 식용이 식인행위에 버금가는 패륜일 수도 있겠다. 유감스럽게도 보신탕 마니아들이 한 해에 먹어치운 개고기 양이 7만t, 150만마리이다(2019년 기준). 반려견과 가족애를 나누는 1천만명과 개고기 7만t을 먹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현실에서 문화 충돌은 필연적이다.추세는 동물권단체와 반려견 인구 편이다. 보신탕에 집착하는 세대는 늙어가고 인구는 줄고 있다. 대선 경선에 나선 여야 대권 주자들이 개 식용 금지에 호응하고 나선 배경이다. 반려견을 비롯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1천500만명 앞에서 개 식용을 주장한다? 정치적 자살 선언일 테다. 개 식용 금지법이 현실화될 수 있는 정치적 배경이다.그래도 개인의 기호와 취향인 음식문화를 법으로 간섭하는 일이 옳은지는 의문이다. 문화는 법적 규제를 초월한 가치이다. 문화도 역사와 같이 흥망성쇠의 고리를 순환한다. 시대와 주류의 관심에서 멀어진 문화는 소멸한다. 푸세식 변소가 비데가 달린 화장실로 변하기까지는 법이 아니라 변화를 이룰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박지성이 선수 시절엔 자랑이었지만 지금은 불편하다며 맨유 팬들에게 자신의 응원가인 '개고기 송'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호소하고 설득하는 방식이 문화적이다. 중국이 방탄소년단 팬클럽 SNS 계정을 폐쇄해봤자, 방탄소년단에 홀린 중국 '아미'들은 기어코 열광의 통로를 찾아낼 것이다.개 식용 산업과 문화는 이미 사양길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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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주인 찾은 김치냉장고 현금 지면기사
벼룩(flea)이 들끓는 고물을 거래한다 해서 벼룩시장(flea market)이라지만, 벼룩시장에서 돈벼락을 맞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주인이 헐값에 내놓은 명품이 안목 좋은 임자나, 순전히 운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경우인데, 예술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은 벼룩시장 단골 횡재수다. 한 미술 애호가는 프랑스 아를르시 벼룩시장에서 400프랑을 주고 구입한 풍경화 6점이 고흐의 작품으로 판명돼 대박을 쳤다. 한 프랑스인은 1991년 파리 근교 벼룩시장에서 1천500유로에 구입한 유화 한 점이 고흐 작품으로 인정받자, 경매를 통해 300만 유로에 팔아 돈벼락을 맞았다. 가난했던 거장의 작품들이 벼룩시장에 등장한 건 우연이 아닐테니, 작품도 작가의 기구한 운명을 꼭 닮았다.하지만 벼룩시장에서 얻은 행운도 평등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여성은 벼룩시장에서 박스에 담긴 인형이 탐나 7달러를 지불했다. 놀랍게도 그 박스에서 르누아르의 작품이 발견됐다. 최소 감정가가 7만5천 달러.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작품은 도난당한 장물로 밝혀졌고, 판사는 원소유자인 볼티모어 미술관에 반환하도록 판결했다.동네 공터에 펼쳐지던 벼룩시장도 이젠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주 거래 품목이 생활용품이라 돈벼락 횡재가 쉽지 않다. 그런데 지난달 6일 한 제주도민이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구입한 중고 김치냉장고 바닥에 5만원권 2천200장, 1억1천만원의 현금이 매달려왔다. 깜짝 놀란 구매자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결국 경찰이 어제 이미 사망한 60대 돈 주인을 찾았다고 밝혔다. 유족들이 돈의 존재를 모른 채 폐기물업체에 김치냉장고를 처분했던 모양이다.김치냉장고 구매자의 결단이 놀랍다. 견물생심이고, 더군다나 표나지 않는 현금이었다. 눈 딱 감고 횡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현금이 가져올 불안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버지니아 여성의 행운은 백일몽으로 끝났다. 행운이 불행이 된 로또 1등 당첨자들이 적지 않다. 엄청난 행운의 결과가 행·불행으로 엇갈리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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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오징어게임'과 대장동 일확천금 지면기사
지난 주말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게임'을 정주행했다. 전 세계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최초의 한국 드라마라는 명성에 걸맞게 끊어갈 수 없는 몰입감이 압권이었다. 오징어게임은 자본주의 사회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 456명이 데스 매치를 벌여 최후의 승자가 456억원의 상금을 독식하는 서바이벌 게임이다.게임을 주최한 미지의 권력은 참가자들에게 '공정한 게임'을 약속한다. 참가자들은 게임 직전까지 게임 주제를 모르고, 게임 수행의 조건을 스스로 선택한다. 하지만 456억원을 향한 참가자들의 희망은 첫 번째 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무참하게 깨져버린다. 탈락의 벌칙은 목숨이었고, 절반 이상이 첫 게임에서 무참하게 살해당한다. 오징어게임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로 해석되는 대목이다.권력이 설계하는 공정의 룰이 과연 공정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화두이다. 현실이라면 이 게임은 당연히 불가능할테다. 456억원을 차지할 한 사람을 위해 455명이 죽어야 하는 게임의 법칙이 공정한가? 1인당 1억원이라는 목숨의 가치는 누가 결정하는가? 또한 그가 누구이든 그에게 결정할 권리가 있는 것인가? 무엇보다 탈락의 대가가 목숨이라는 사실을 첫 게임 이후 공개한 것은 공정한가? 게임의 설계가 불공정하니 게임 자체의 공정은 무의미해진다.드라마는 현금 456억원이 담긴 슈퍼볼에 눈이 멀어버린 참가자들이 미친 듯이 서로 속이고 죽이는 아수라에 갇힌다. 결국 인성(人性)을 지킨 주인공이 인성을 잃은 경쟁자들을 물리치는데, 진부한 휴머니즘으로 풍자의 신랄함이 깨져버렸다.대선정국을 강타한 대장동 개발의혹 사건은 오징어게임 못지 않은 스토리로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3억5천만원으로 4천40억원을 챙겼다. 앞으로 거둘 수익도 수천억원대라 한다. 오징어게임은 없는 사람들의 아귀다툼을 관람하려 456억원을 지불한 가면 쓴 설계자들의 유희였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라는 가면을 쓴 7명이 천문학적인 잭팟을 터트렸다. 4천40억원엔 개발사업에 땅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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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추석 민심과 불편한 사실들 지면기사
추석 연휴에도 대선 시계는 격렬하게 돌았다. 연휴 전에 터진 여야 당내경선 유력후보들이 연루된 불편한 사실들이 밥상머리 화제로 올랐던 탓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검찰 고발사주 의혹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휘말렸다. 의혹은 일부 사실과 그럴듯한 추정으로 정치적 실체, 즉 선거 프레임으로 강화되는 중이다.검찰 고발사주 의혹은 윤 전 총장이 현직이던 시절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2020 총선을 앞두고 김웅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에게 범여권 주요인물들에 대한 형사고발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를 젊은 정치 낭인 조성은씨가 폭로하자 여권은 곧바로 윤석열의 고발사주 의혹으로 단정했다. 윤 전 총장은 정권에 핍박받아 수족이 다 잘린 상황에서 고발사주가 웬말이냐는 반론을 내세워 여권의 윤석열 죽이기 정치공작 의혹으로 맞받아치면서 배후로 현직 국정원장을 겨냥하고 있다. 공수처, 검찰, 경찰이 모두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대장동 의혹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의 치적으로 내세웠던 대장동도시개발사업에서 7명의 민간 투자자가 4천여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사업이익을 독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동산에 민감한 여론이 화들짝 놀랐다. 이 지사는 '대장동에서 한 푼이라도 이익을 취했다면 이 자리까지 오지도 못했다'며 공직과 후보직 사퇴를 걸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 의혹 역시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드러난 사실이 그럴듯하면 숨겨진 진실은 힘을 잃는다. 검찰 고발사주 의혹은 제보로 공개된 '고발장'이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로 회자되면서 '윤석열 사주 여부'의 진실을 덮는다.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은 사실로 드러난 '비상식적인 민간인의 개발이익'이 '이재명 연루 여부'의 진실을 압도한다. 진실 앞에서 사실로 포장된 거짓과 소문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다만 진실은 너무 늦게 온다.검찰 고발사주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진실이 대선 전에 밝혀질지 의문이다.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던 불편한 사실들이 선거 후 드러난 진실 앞에 거짓이 된 사례들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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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트럼프 리스크 지면기사
2017년 편법과 협잡으로 성공한 부동산업자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을 주목하는 세계의 시선은 불안했다. 불안은 현실이 됐다. 예측불허에 기고만장이고 죽 끓듯 변덕이 심한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국제정치에 끊임없이 분란을 일으켰다.트럼프 리스크는 동맹국인 한국에 특히 심각했다. 트럼프는 공언한 대로 동맹유지 비용 청구서를 들이댔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도발하자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한반도 정세를 냉각시켰다.실제로 트럼프는 한국 경제를 무너뜨리고 한반도에 전쟁을 촉발할 뻔했다. 전설적인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백악관 내부정보를 모아 2018년 9월 '공포-백악관의 트럼프'를 출간했다. 이 책에 한미 FTA 파기와 주한미군 가족 철수 작전이 무산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트럼프 책상에 올려져 있던 한미 FTA 파기 공식문서를 경제수석보좌관이 훔쳐 막았다는 일화는 거짓말 같다. 트럼프가 서명했다면 끔찍한 재앙이 될 뻔했다.김정은의 도발에 열 받은 트럼프가 북과의 전쟁에 대비해 주한미군 가족 철수 명령을 고민하자, 군 수뇌부가 북한에게 오판의 빌미를 줄 수 있다며 겨우 만류했다는 대목에선 모골이 송연해진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몇 년 뒤 "우리는 (전쟁에) 매우 가까운 상황이었다"고 긴박했던 실제 상황을 증언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백악관 참모의 절도(?)와 미군의 직언으로 2017년 위기를 넘긴 셈이다. 그랬던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갖고 김정은을 극찬했으니 어이없는 일이다. 물론 김정은도 트럼프의 하노이 노딜 선언으로 쓴맛을 봤지만….밥 우드워드의 신간 '위기'가 또 한 번 화제다. 이번엔 지난 미국 대선을 전후해 미국 합창의장이 트럼프 몰래 중국 합참의장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걸어 '중국과의 전쟁은 없다'고 안심시켰다는 일화를 공개한 것이다. 재선 실패로 제정신이 아닌 트럼프가 군사 도발을 벌일까 불안해하는 중국을 달랬다는 얘기인데, 합참의장이 군통수권자인 대통령 몰래 벌인 일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