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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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작은 아기 동물들의 '생존전략'… 생명 주체로서 삶의 태도 주목 지면기사
알이나 작은 새끼로 태어나 어른이 되기 위해 기다리고 준비하는 미약한 존재들. 지구 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동물의 '어린 시절'만을 주목하는 책 '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가 출간됐다. 책은 그동안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종의 어린 시절과 그들의 생존, 성장을 보여준다.저자 대나 스타프는 포유류, 조류, 파충류, 곤충 등 종을 가리지 않고 탄생부터 유치자 시절까지의 생태와 생존에 주목한다. 어미가 남긴 특별한 침전물을 통해 어릴 적 소화 능력을 갖추게 되는 쇠똥구리의 시스템, 1980년대 초반 27마리였던 캘리포니아 콘도르가 504마리까지 늘어날 수 있었던 양부모 새의 노력, 17년 주기 매미 중 가장 큰 무리인 '브루드 10'의 2021년 대규모 우화 현장 등 갓 태어나 맹렬하게 살아가는 여러 유아 동물들의 고군분투가 책에서 그려진다.어린 생명체는 아직 성체가 되지 않은 무능력하고 미숙한 개체가 아니라, 어엿한 생명의 주체로서 기묘하고 정교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이에 책은 흥미롭지만 진지한 각 종의 생존 전략을 다채롭게 보여주고, 각각의 동물이 그들 고유의 방식대로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한 질서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주체적인 한 생명체로서 어린 동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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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고고학 14번째 여행지 '수원화성'… 정조 제작 일대기·설계 등 다방면 조명 지면기사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4번째 여행지는 '수원화성'이다. 신간 '나 혼자 수원화성 여행'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굴레와 취약한 지지기반 속에서도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정조가 보여준 명확한 현실인식과 주도면밀한 실행력을 보여준다.이번 책은 특히 단행본 최초로 정조와 동시대를 통치한 청나라 건륭제와 비교해 수원화성의 새로운 의미를 살펴보는 독특한 접근이 흥미를 더한다. 수원화성을 매개로 두 군주를 비교해보는 새로운 시도는 물론, 병자호란 이후 상당한 기간 긴장 관계를 이어가던 조선과 청나라가 정조시대 이후 어떤 관계로 변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영조와 정조의 대표적 업적 중 하나인 탕평책. 이는 세력다툼을 전제로 하는 만큼 사도세자의 아들로서 왕위에 오른 정조의 입지가 평탄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책은 이러한 처지의 정조가 원대한 꿈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 어떤 명분으로 계획을 추진했는지 상세히 풀어내는데, 정조가 현실과 꿈의 틈새를 좁혀나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다.수원화성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가 된 '화성성역의궤'에는 수원화성에 대한 청사진이 모두 담겨 있다. 훼손된 성은 의궤 덕분에 원형에 가깝게 복원될 수 있었고 그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그래서 화성성역의궤와 더불어 수원화성을 답사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의궤 속 건물과 실제 건물을 비교하고, 역사적 배경과 군사적 쓰임에 따른 설계의 묘미를 알려주는 등 문헌과 화보 자료를 동원해 수원화성을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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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이프
'인천투어' 누리집 개선 설문 지면기사
인천시는 인천투어 누리집(itour.incheon.go.kr) 기능 개선을 위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다음 달 5일까지 온라인 설문 조사를 한다.설문 항목은 누리집 접속 경로, 자주 이용하는 정보, 콘텐츠 만족도, 개선해야 할 점 등으로 이뤄졌다. 인천시는 설문 조사 참가자 230여명에게 추첨을 통해 전자 상품권을 준다. 당첨자는 다음 달 12일 인천투어누리집 공지사항을 통해 발표되며 개별 문자로도 안내된다.김충진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누리집을 개선하고, 인천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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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문화재단,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 개최
(재)이천문화재단은 오는 30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12월1일 오전 11시에 이천아트홀 대공연장에서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을 개최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사업인 공연예술유통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연간 판매 랭킹 1위(인터파크 아동·가족 부문 기준)을 기록한 가족뮤지컬이다. 백희나 작가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재탄생한 '장수탕 선녀님'은 5살 '덕지'와 아주 옛날옛적 하늘에서 내려왔다가 날개 옷을 잃어버려 되돌아가지 못한 '선녀 할머니'가 우연히 목욕탕에서 서로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뮤지컬이다. 원작 그림책 속 실제 오래된 목욕탕을 옮겨놓은 듯한 세트가 등장하면서 부모 세대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자녀 세대에겐 낯설지만 흥미로운 마법의 세계를 열어준다. 현실과 판타지 요소를 적절히 연결해 아동 가족 뮤지컬로서의 재미를 주었으며, 세대를 아우르는 정서를 녹여내 진한 감동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이천문화재단 및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 전석 3만원으로 예매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공연기획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천문화재단 이사장 김경희 시장은 “국비지원사업에 선정이 되어 수준 높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시민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천문화재단 이응광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국비지원사업 유치를 통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공연을 제공하는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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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인의 오늘의 운세] 11월 14일(오늘의 띠별운세, 생년월일 운세) 지면기사
子(쥐띠)=96년 결실이 코앞인데 서리가 내리는 형상이니 빠져나오는 것이 좋고 84년 웃음 속에 가시를 구분하지 못하면 뒤통수 맞게 되니 조심하고 72년 주식 코인 등에 투자할 일 생기나 무리하면 손해 보고 60년 투자 제의 받으나 이롭지 않으니 신중하게 대응하도록 48년 남을 모함하고 상처 주는 언행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丑(소띠)=97년 일이 잘 풀리고 원하는 문서 얻게되니 신상에 좋은 일 생기고 85년 한발 양보하면 얻는 것도 있으니 여유 갖고 출발하도록 73년 이일 저일 신경 쓰지 말고 한가지 일에 집중하도록 61년 새로운 갈이 열리고 지원군이 나타나니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49년 집안에 근심 있으나 귀인 도움으로 잘 해결되니 한시름 놓게 되고寅(범띠)=98년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일이 성공의 지름길이니 대응 잘하도록 86년 독선적인 행동은 위험하니 윗사람 믿고 따라가도록 74년 혼자 결정하기 어렵다면 전문가 찾아 도움받는 것이 좋을 듯 62년 환경이 바뀌고 새로운 길이 열리니 기회활용 잘하도록 50년 중요한 문서는 가족과 상의하여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고卯(토끼띠)=99년 토끼가 덫에 걸린 형상이니 남의 꾐에 빠져 손해 볼 일 생기고 87년 중요한 일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추진하는 것이 이롭고 75년 어설픈 투자는 손해로 이어지니 분별력 잃지 말기를 63년 투자 제의 받으나 이롭지 않으니 상대방 과신하지 말기를 51년 외부적인 일보다 집안일부터 해결하는 것이 순서이고辰(용띠)=00년 부정한 일에 손대면 책임질 일 생기니 유혹에 넘어가지 말기를 88년 진실은 밝혀지는 것이니 조작질이나 꾸밈은 절대 하지 말기를 76년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는 행동은 비겁한 짓이고 64년 길이 아니면 멈추는 것이 좋으니 정리 미루지 말기를 52년 출행 이익 없으니 무리하지 말고 다음 기회로 미루도록巳(뱀띠)=01년 과도한 욕심은 화를 자초하는 일이니 투자 등에 신중하도록 89년 남의 말만 듣고 투자하는 일은 불 속으로 뛰어드는 짓이고 77년 순간의 이익에 사로잡히면 큰 손해 보게 되니 과욕 부리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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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의 숭고한 희생, 발레로 승화… 인천시티발레단 '평화의 볼레로' 지면기사
남동소래아트홀서 28~30일 무대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지역대표 예술단체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된 전문예술법인단체 인천시티발레단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인천 남동소래아트홀에서 6차례에 걸쳐 창작 발레 '평화의 볼레로'(사진)를 선보인다.'평화의 볼레로'는 인천상륙작전의 순간과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발레로 재조명해 평화와 화합의 가치를 널리 전하고자 기획한 헌정 공연이다.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관현악곡 '볼레로'의 선율 위에 한국전쟁 참전국 22개국의 애국가를 덧입혀 각국 전통 춤을 발레로 재해석했다. 40여 명의 무용수가 출연하는 웅장한 스케일의 작품이다.인천시티발레단은 이번 공연에서 다양한 예술 장르와 협업해 풍성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식 기획사 MEG클래식과 미디어 콘텐츠사 아델앤코콘텐츠랩이 참여해 '평화의 볼레로'의 예술성을 극대화한다. 김용진 음악감독과 최영민 작곡가는 라벨의 '볼레로' 특유의 단순하면서도 반복적 선율에 웅장함을 더하고, 참전국들의 애국가를 정교하게 편곡했다. 아델앤코콘텐츠랩은 프로젝션 맵핑 기법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로 인상 깊은 무대를 연출할 예정이다.인천시티발레단은 지역대표 예술단체 육성 지원사업을 통해 시즌 단원 오디션을 열어 청년 무용수 40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했다. 지역 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다. 인천 시민에게 국제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대규모 발레 공연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남동소래아트홀을 공연장으로 선정했다. '평화의 볼레로'는 지난 9월11일 개최된 인천상륙작전 제74주년 기념식에서 개막 공연으로 일부 선보이기도 했다.인천시티발레단은 '평화의 볼레로'를 인천을 대표하는 창작 발레 작품으로 육성해 국내외에서 널리 공연한다는 목표다. 박태희 인천시티발레단 총예술감독 겸 단장은 "대한민국과 인천이 국제 평화도시로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비전을 전달하는 공연"이라며 "다양한 예술 장르와 융합해 예술성과 감동을 극대화하면서 관객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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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진실, 필름이 입을 떼다… 다큐멘터리 '되살아나는 목소리' 지면기사
日 제국주의 피해자 증언 등 담긴 박수남 감독의 기록 일부 복원 '부당한 삶' 쉽게 치부하는 시대… 박 감독 "영화 목적은 혁명"스크린에 피어난 형상, 비극을 체화한 얼굴들이 과거를 또렷하게 회상한다. 제암리 학살의 생존자 전동례(1898~1992),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1928~2022),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피폭됐던 김분순(1927)…. 차마 입으로 내뱉기 힘든 고통이 때로는 말 대신 눈빛으로 전달됐다. 그의 카메라는 무심코 놓쳐버릴 깊은 침묵까지도 포착해 필름에 기록했다.역사가 저버렸던 민중의 모습이 13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되살아나는 목소리'에서 재등장했다. 이들의 증언이 되살아난 건 지난 1967년부터 박수남(89) 감독이 녹음·촬영해 온 16㎜ 필름, 10만 피트(30㎞가량)의 분량 중 일부가 복원되면서다. 박수남 감독의 딸 박마의(56) 감독이 필름 복원 작업을 이어가며 영화를 만들었다.창고에 있던 필름은 그저 홀로 재생되지 않는다. 영화는 필름에다 부단히 기록을 남겼던 박수남 감독의 일생과 함께 흐른다. 1935년 일본에서 태어난 뒤 재일조선인(자이니치) 2세로 살아왔던 그의 삶은 그 자체로 굴곡진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담고 있었다.박수남 감독은 한복을 차려입은 어머니와 거리를 걸으며 체감했던 어린 시절의 두려움을 회상한다. 조선인이라는 게 대놓고 티나는 그의 어머니와 그에게 돌덩이들이 날아온 것. 모녀가 마주한 차별은 소수자의 삶이 어째서 비참할 수밖에 없는지를 드러낸다. "돌이 날아온 순간, 저는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조차 스스로 부정하고 마는 것. 일본 제국주의가 자이니치에게서 앗아간 보편적인 삶이었다.한때 조선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현실로부터 도망치려 했다던 그의 고백은 또 다른 자이니치, 이진우를 취재했던 기억으로 이어진다. 이진우는 지난 1958년 벌어진 고마쓰가와 사건의 가해자로, 일본 여학생 두 명을 살해해 사형당한 인물이다. 박수남 감독은 이런 이진우의 삶에 가난과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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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 '영화문고'… 영화책 출판 연대기 담은 첫 전시 지면기사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영화박물관에서 기획전 '영화문고-영화 출판과 읽기의 연대기, 1980년 이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화 책을 주제로 1980년부터 현재까지 영화 출판의 연대기를 조명한다. 영화출판은 전통적인 출판 관행과 달리 영화문화의 동향이나 영화의 유행 경향에 따라 그 변화와 부침이 컸다. 즉 영화 출판의 경향과 연대기를 통해 오히려 한국의 영화 관객들이 어떤 영화와 감독에 주목했는지, 한국 영화산업의 화두는 무엇이었는지, 영화와 대중문화 사이 상호 관계는 어떻게 형성됐는지, 학계에서 어떤 영화 이론이 유행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이번 전시는 1980년부터 40여 년간 출판된 영화 도서 중 반드시 읽어야 하는 주요 도서와 절판돼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영화 도서는 물론 현재 유통되고 있는 영화 도서까지 총 500여 종 3천여 권의 책을 전시해 한국 영화의 문화를 탐구한다.전시 중 '일련의 추천' 섹션에서는 정주리·박찬욱 감독, 고민시·박정민 배우, 김중혁·정서경 작가, 손희정·정성일 평론가가 추천하는 도서를 전시한다. 더불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디자이너 그룹 신신, 정사록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그래픽 디자이너가 기획·제작한 새로운 영화 책을 최초로 공개한다.영화 속 책과 서점 풍경을 담은 비디오 에세이도 특별 상영한다. 김태양 감독이 편집하고 연출한 '부록-책이 장면이 될 때는'은 감독만의 서정적인 감성으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책과 서점의 풍경,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전시는 내년 2월 8일까지.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한국영화박물관에서 기획전 ‘영화문고-영화 출판과 읽기의 연대기, 1980년 이후’ 포스터 /한국영상자료원 제공‘일련의 추천’ 섹션에 참여한 박찬욱 감독, 박정민 배우, 고민시 배우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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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지하던전'서 '마계 인천' 무찌른다 [부평, 문화로 도시 채우다·(2)] 지면기사
편견 날리는 '힙한 로컬 콘텐츠' 서울 연남동에 '로컬 팝업 스토어' 열어인형과 '어깨빵'· 참참참 게임으로 극복인천 유나이티드·인천탁주 등 굿즈 전시'리치 앤 피스' 이미지 젊은이들에 어필'힙스터'(Hipster)라는 세계적 문화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힙하다'라는 신조어로 통용된다. 요즘 젊은이들을 일컫는 이른바 'MZ세대'의 문화 소비 경향 또한 '힙하다'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의 뜻으로 정의할 수 없는 말이지만, '개성이 강하다' '최신 유행만을 좇지 않는다' '오래된 것(레트로·Retro)이나 부정적인 것(밈·Meme)조차 참신하게 보는 태도' 등의 공통 요소를 찾을 수 있다. 비주류 문화로 인식되는 '서브컬처'(Subculture)가 이러한 현상에 호응하며 주류로 편입되고 있기도 하다.최근에는 그 지역만의 색깔을 띤 '로컬 콘텐츠'가 '힙하다'와 결합해 또 하나의 문화 현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로컬은 힙하다'라는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연남동, 성수동, '힙지로'라 불리는 을지로 등이 '힙한 로컬'의 선두 주자다. 인천에서는 이러한 경향으로 중구·동구 일대의 '개항로 프로젝트'가 주요 사례로 꼽힌다. 개항로 프로젝트는 인천에 대한 부정적 도시 이미지이자 금기어처럼 여겨지는 '마계인천'을 유쾌하고 힙한 상징으로 적극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인천광역시 안에서도 고유한 색깔을 내고 있는 도시 부평은 어떨까. 부평구문화재단은 '문화도시부평' 사업으로 2021년부터 ▲서브컬처의 잠재력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언더시티 프로젝트' ▲도시 브랜드를 담은 '굿즈 제작사업' ▲1990~2000년대 부평을 조명한 역사문화자원 발굴·아카이브 '응답하라, Y2K 부평' ▲그래피티 아트월 프로젝트 '부평에 그래피티 벽을 허하라' 등을 추진하고 있다.최근 들어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도 로컬 콘텐츠를 생산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지원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부평은 이미 수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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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피티·스케이트보드·디제잉… 서브컬처 집합 [부평, 문화로 도시 채우다·(2)] 지면기사
부평구문화재단, 'LAC 스튜디오'·'라이엇'·'슬로스'와 협업 프로 활발 부평을 대표하는 예술 장르는 단연 '풍물'이다. 그렇다고 부평에 풍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평은 어느 도시보다 개방적이고 다양성을 지닌 도시다. 1990년대 이후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서브컬처'가 자연스럽게 부평에서 태동하게 된 이유다. '문화도시부평'이 서브컬처에 주목하기 전부터 그래피티, 스케이트보드, 디제잉 등 떠오르는 서브컬처의 핵심 주자들이 부평에서 활동하고 있었다.여러 그래피티 작가가 소속된 'LAC 그래피티 스튜디오'는 부평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평구문화재단의 '부평에 그래피티 벽을 허하라' 사업을 통해 부평삼거리 앞 정석빌딩 벽면에 일명 '김구 선생 그래피티'를 선보인 것으로 유명한 단체다. '김구 선생 그래피티'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부평구문화재단은 삼산동 분수공원 X-게임장과 부평구청소년수련관에 그래피티 작업을 진행했으며, 올 연말까지 3곳에서 추가로 그래피티를 그릴 계획이다.평리단길에 있는 스케이트보드 전문 매장 '라이엇'(RIOT)은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이끄는 '보더들의 성지'로 불린다. 레코드바 '슬로스'(Sloth) 역시 로컬 DJ들의 활동 공간이다. 부평구문화재단은 이들과 협업해 다양한 서브컬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재단 관계자는 "부평은 오래 전부터 서브컬처 분야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터를 잡은 지역"이라며 "최근엔 서브컬처 분야에서 타 지역 예술가들이 부평으로 모여들고 있으며, 부평의 아티스트들이 타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인천 부평구 부평삼거리의 한 건물 벽면에 그려진 '김구 선생 그래피티'. /부평구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