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본 기사
-
사람 이야기에 담긴 '인생 사는 법'
2024-11-14
-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 '영화문고'… 영화책 출판 연대기 담은 첫 전시
2024-11-13
-
작은 아기 동물들의 '생존전략'… 생명 주체로서 삶의 태도 주목
2024-11-14
-
일상 고고학 14번째 여행지 '수원화성'… 정조 제작 일대기·설계 등 다방면 조명
2024-11-14
-
'출장지 GPS 인증' 경기아트센터, 행감서 '소통 부재' 지적 제기
2024-11-12
최신기사
-
문화일반
쓸모 모르던 공간 찾아 예술의 숨결 불어넣다 지면기사
공공예술은 우리 주위에서 하나의 풍경처럼 녹아드는 동시에 예술성과 활용성 등 다양한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분야이다. 지난해 경기문화재단은 공공예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의정부·평택·연천에 예술적 감성을 더한 버스정류장 '아트정류장'을 조성하면서 '이용 가능한 예술작품'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올해 경기문화재단 공공예술팀은 도내 지자체들과 협의해 쓸모를 찾지 못한 공간을 도민들에게 돌려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기영 공공예술팀장은 "작품을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원칙"이라며 "수요를 늘리는 것보다 만들어진 곳이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단순히 지원해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참여 작가와 지역이 함께 호흡하며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예술의 가치를 높였다.시흥, 오이도 퇴역 함선 문화복합공간 변신 '아름다운 노을'과 조화평택, 폐버섯재배사 4동 탈바꿈 홍보관·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화성, 친환경 소재 조개 조형물 낮에 빛 머금고 밤에는 반짝 공공예술팀이 선보일 프로젝트로는 먼저 시흥 함선이 있다. 시흥 오이도에 있는 퇴역한 함선은 전시 등을 위해 2013년 매입됐지만 이후 크게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돼 있었다. 이를 다시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고안한 방법은 함선의 가운데를 시원하게 뚫는 것이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 공간은 전시장으로, 데크를 깔아놓은 바깥 공간은 야외 공연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지역문화복합공간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바다에 맞닿아 있는 함선에서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이다. 야간에는 함선과 계단에 조명을 비춰 더욱 돋보이게 했으며,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본 주변 상인들과 지역의 반응은 이미 뜨겁다고 한다.이어 평택에서는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지었던 폐버섯재배사 4동을 탈바꿈시키고 있다. 평택 신리에서 쌀로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는 미듬영농조합, 체험시설을 운영하는 초록미소마을 등과 각 마을 이장이 참여하는 '황금뜰신리 농업회사법인'이 홍보관 및 커뮤니티에 특화된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
In-Depth
[덕후만세·(2)] 한국카메라박물관 김종세 관장 지면기사
보기 힘들다던 아마존 강의 핑크돌고래를 만난듯한 느낌이었다. (빙산의 일각이지만) 카메라 수집가로 유명했던 그의 전적을 익히 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과천 한국카메라박물관에는 김종세 관장의 30여 년간 전 세계를 돌며 모아온 카메라와 렌즈 등 2만 5천여 점이 모여있다. 과연 이 수집의 처음은 어디였는지, 대체 이 많은 카메라는 어떻게 모은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사실 시작은 평범했다. 군 제대 이후 김 관장이 돈을 벌어 제일 처음 산 것이 오토바이, 두 번째로 산 것이 카메라였다. 중고로 산 아사히 펜탁스 카메라로 3~4년을 사용하며 취미로 사진동호회에 들어가 활동하기 시작했다. 보통 새로운 카메라를 사려면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파는 경우가 많은데, 김 관장은 한번 손에 들어온 카메라를 되팔지 못했다. 박물관의 역사는 어쩌면 그런 김 관장의 성격에서 시작됐는지도 모르겠다.악착같이 구하다 보니 어느새 경매장의 유명인사 종류별로 카메라를 사고 각기 다른 렌즈도 끼워보고 사진 찍어 비교해보는 재미에 흠뻑 빠진 김 관장은 형편만 되면 카메라를 사서 모았다.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악착같이 카메라를 구하다 보니 어느새 경매장의 유명인사가 되고야 말았다. 동양인이 뭐하러 카메라를 이렇게 사는지, 장사하는 사람인지 묻기도 했어요."영국에 있는 친구를 통해 크리스티 경매의 카탈로그를 전해 받고, 사고 싶은 카메라를 구하러 1년에 2번씩 영국을 갔어요. 처음 경매에 갔을 때 맨 뒤 좌석에 앉았는데 앞에서 경매 번호판이 자꾸 올라가는 게 보이니까 꼭 사야 하는 것도 부담돼 손을 들지 못했어요." 그렇다. 그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다음에 경매장에 갔을 땐 경매사 앞 맨 앞자리에 앉아서 사고 싶은 게 있으면 계속 손을 올렸죠. 이렇게 해야 뒤가 안 보이니까 압박감이 덜했어요. 다들 동양인이 뭐하러 카메라를 이렇게 사는지, 장사하는 사람인지 묻기도 했어요." 원하는 목제 카메라 갖기 위해 가게 통째로 사 그는 원하는 목제 카메라를 구하기 위해 베
-
보건·헬스
오십견으로 아픈 어깨, 한쪽 주사치료 했더니 반대편도 좋아져
중년에 흔히 생기는 심한 어깨 통증인 '오십견'. 오십견은 유착관절낭염, 동결견 등으로 불리는데, 어깨 관절주머니 주변에 생긴 염증으로 어깨 관절이 굳고 통증이 심한 질환이다.이런 오십견이 양쪽 어깨에 생기더라도 한쪽 어깨에 주사치료를 하면 반대편 어깨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윤승현 교수 연구팀은 최근 약물과 운동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양측성 오십견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한쪽 어깨에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시행하고 6~8주 뒤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했다.그 결과 주사를 맞은 어깨는 통증 63%, 어깨를 바깥쪽으로 펴는 외전 각도 37% 등 통증 정도와 관절 수동 운동범위가 나아진 것이 확인됐다. 또 주사를 맞은 어깨보다는 효과가 작지만, 주사를 맞지 않은 반대편 어깨의 통증(45%)과 외전 각도(15%)도 호전됐다. 연구팀은 한쪽 어깨에 주사된 스테로이드 일부가 전신으로 흡수되면서 반대편 어깨의 염증을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양쪽 어깨에 오십견이 생기더라도 증상이 심한 어깨를 먼저 치료한 후 양쪽 어깨의 호전 정도를 살펴볼 것을 권했다.이러한 치료는 스테로이드 과량 투여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고, 필요 용량을 반으로 나눠 양쪽 어깨에 주사하는 것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했다.윤 교수는 "양측성 오십견의 경우 당연히 증상이 있는 양쪽 어깨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해야 한다고 여겨져 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오십견 환자들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2021년 11월 SCIE 국제 저널인 국제의학연구에 게재됐다./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윤승현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아주대병원 제공
-
문화일반
꿈의 무대 '베를린 필'서 한국인 연주자들 활약… 기대감 높아진다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이자 솔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 중인 김수연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아시아 첫 여성 객원 악장으로 활약한다. 세계 최고의 악단으로 손꼽히는 베를린 필에서 근래 들어 한국인 연주자들이 객원 단원 등으로 활약하는 모습이 잇따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소속사인 아트앤아티스트는 김수연이 17일(현지시각)부터 3일간 존 엘리엇 가디너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 정기연주회에 객원 악장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김유빈, 유성권 등 유럽 악단서 활약 연주자 객원 수석 초청돼 주목"세계 유수 악단 정단원, 뛰어난 솔로이스트 배출 만큼 중요"1882년 창단 이후 오랜 세월 여성 연주자들에게 벽이 높았던 베를린 필은 지난 3월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공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리사 바티아쉬빌리를 객원 악장으로 발탁한 후 일주일 만에 김수연을 객원 악장으로 초대했다. 이번 공연에서 베를린 필은 멘델스존의 교향곡 2번과 브람스의 '운명의 노래'를 선보인다. 이후 김수연은 5월에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객원 악장으로 초청받아 이반 피셔와 함께 헝가리, 이탈리아, 독일 투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유구한 역사와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가진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은 연주자들에게 꿈의 무대로 여겨진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유럽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한국 연주자들이 베를린 필 객원 연주자로 초청돼 뛰어난 실력과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김수연과 같은 악단의 수석 플루티스트인 김유빈은 지난해 존 윌리엄스와 수잔나 멜키가 각각 지휘한 베를린 필 공연의 객원 수석으로 참여해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수석으로 주목받은 김유빈은 베를린 필에서의 공연 뒤 "음악 인생에서 단연 정점을 찍은 경험", "많은 긴장을 했지만 너무 행복하게 연주하고 감동적인 시간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어려움을 겪기 전이었던 2019년에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수석 바수니스트인 유성권이 베를린 필 객원 수석으
-
문화일반
경기도의 한 줄기 정체성, 실학을 퍼뜨리다 지면기사
경기도는 실학의 본고장이라 부를 수 있는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지난 2020년에 제정된 '경기도 실학연구 및 진흥에 관한 조례'는 실학의 가치를 경기도의 정체성으로 삼기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도와 실학박물관은 조례를 토대로 실학 정신을 도민들에게 확대 보급하고, 다양한 형태의 실학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공모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사업 수탁수행기관으로는 (사)다산연구소가 선정됐다.이에 실학박물관과 (사)다산연구소 산하 경기실학연구센터는 올 한해 '실학연구와 자료발굴', '실학교육문화프로그램 운영', '국내외 학술대회' 3개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우선 실학문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실학과 문화 현장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이 현재 요구되는 경기실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한강문화를 접목한 문화·예술·관광 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실학관련 문화 콘텐츠를 제안한다. 또 실학자들의 공부방법을 바탕으로 이를 현재 교육에 반영해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 예정이다. 실학박물관·다산연구소 3개 영역 사업전문가 연구·직장인 단체 등 대중화 추진 이번 사업에는 도민이 실학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대중화 방안에도 집중한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다산공렴아카데미가 '세상을 바꾸는 실학'이라는 이름으로 직장인 단체와 일반 시민까지 교육대상을 확대한다. 찾아오는 실학문화대학에서는 전문 강사진이 시군의 도서관과 박물관으로 찾아가 우리 동네 실학자를 소개하는 강좌를 진행하며, 경기실학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2박3일의 일정으로 정약용을 중심으로 한 실학자의 유적지를 탐방하는 '실학원정대'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국내외 유수 학자들과 현장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대회와 콘퍼런스도 개최할 예정이다. 경기실학에 대한 전반적 연구와 후학양성, 대중화 사업은 지속성과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얼마나 꾸준한 지원이 이뤄지는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희 실학박물관장은 "경기실학연구센터가 지속돼야 실학이 경기도의 자산이자 가치로 발전하고 도민에게 자부심을
-
연예·영화
'오징어 게임' 美 크리틱스초이스 2관왕… 에미상에 성큼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이 13일(현지시각)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미국 방송·영화 비평가들이 수여하는 27년 역사의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 한국 드라마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오징어 게임은 현지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 수상에도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크리틱스초이스협회(CCA)는 이날 LA에서 시상식을 열고 TV 드라마 부문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 수상작으로 오징어 게임을 선정했다. 오징어 게임은 애플TV플러스 코미디물 '아카풀코'(멕시코)와 넷플릭스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프랑스), '뤼팽'(프랑스), '종이의 집'(스페인), '나르코스:멕시코'(멕시코)를 제치고 상을 거머쥐었다.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은 오징어 게임의 주연 배우 이정재가 받았다. 이정재는 최근 미국배우조합(SAG)상과 미국 독립영화 시상식인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 이어 이번 크리틱스초이스까지 품에 안게 됐다. 이정재는 소속사를 통해 발표한 별도의 수상 소감에서 "언제나 한국 영화와 한국 드라마를 응원해주시는 대한민국의 관객 여러분 덕분에 상을 받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오징어 게임이 후보에 올랐던 작품상은 HBO 드라마 '석세션'이 차지했다.앞서 2020년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과 아역상(앨런 김)을 차지한 바 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12월 미국독립영화 시상식 중 하나인 고섬 어워즈에서 '40분 이상의 획기적 시리즈'로 첫 수상을 한 뒤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등 수상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 참석한 오징어게임의 이정재와 정호연의 모습 /UPI 제공
-
문화일반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하)] '백남준의 세가지 작품' 지면기사
만약 백남준이 지금 살아서 아흔번째 생일을 맞았다면, 과연 그는 오늘날의 예술과 기술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예술과 삶을 통합한 새로운 예술을 추구한 백남준의 작품은 장르와 소재의 경계를 뛰어넘고 미래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칭기즈 칸의 복권'(1993년 作)1990년대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유목민과 같은 삶을 살았던 백남준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독일관 대표로 황금사자상을 받는다. '칭기즈칸…' 주유기·텔레비전 등 활용미디어 통한 세계적 영향력 확대 표현 작품 '칭기즈 칸의 복권'은 이때 전시됐던 작품으로 몸통과 팔은 주유기로, 머리는 잠수 헬멧으로 만들어진 로봇이다. 자전거를 타고 있는 로봇은 열 대의 텔레비전을 자전거 짐받이에 가득 싣고 있으며, 그 텔레비전 안에는 네온관으로 만든 기호와 문자가 채워져 있다. 이에 어두운 전시 공간에서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작품의 뒤태를 좋아하는 관람객들도 많다고 한다. 작품의 이름이 '칭기즈 칸'인 것은 미디어를 통해 영향력과 영토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며,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가 오고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예견한 백남준의 '예술인류학적' 사고방식을 잘 드러내는 작품 중 하나이다.#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1977년 作)백남준이 어린 시절 '쇤베르크가 가장 극단적인 아방가르드'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의 음반을 듣고 싶어 했으나 서울에서 구할 수 없었다. 이후 백남준은 도쿄대에서 쇤베르크로 졸업 논문을 썼고, 독일로 가서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고자 했다. 하지만 독일에서 만난 쇤베르크와 그 학파들의 음악은 백남준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클래식 음악을 공격할 수 있는 새로운 매체를 찾아 자신만의 예술의 길을 떠났다. '나의 축제…' 쇤베르크 파격 해석느리게 돌린 음악으로 현대적 경험 1977년 한정판으로 발매한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라는 제목의 LP 음반 뒷면에는 45세의 백남준이 쓴 글들이 적혀 있다. 그리고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
-
문화일반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상)] '백남준의 세가지 장면' 지면기사
기존 예술에 대한 인식이나 형식을 부정하고, 새로우면서 혁신적인 예술을 주장한 예술운동을 '아방가르드'라고 한다. 올해로 탄생 90주년을 맞은 백남준은 이러한 '아방가르드'를 자신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존재로 인식했다. 그를 항상 새로운 예술로 이끄는 근원이자 방향성이었던 '아방가르드'는 지나간 과거가 아닌 지금도 유효한 정신이다. 백남준아트센터의 특별전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를 기획한 이수영 학예연구사가 꼽은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설명해 줄 장면과 작품을 소개한다.#1993 칭기즈 칸의 복권1990년대 대중적 인기 얻어… '인터넷의 시대' 예견 대형프로젝트 1990년대는 백남준에게 있어 가장 좋은 시기였을 것이다. 그간의 고생을 보상받듯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작품도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또 그가 앞서 예견했던 것들에 대한 업적들도 인정받으며 수많은 상을 받았고, 한국 미술의 세계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사진 속의 백남준이 있는 곳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현장이다. 이곳에서 그는 독일관 주변으로 로봇들을 설치했고, 그 로봇들은 베니스의 바다를 바라봤다. 작품 '칭기즈 칸의 복권' 앞에서 사진을 찍은 그의 건강하고 익살스러운 표정, 트레이드 마크가 된 하얀 셔츠에 멜빵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은 우리가 기억하는 백남준이다. 당시 '전자 초고속도로 : 베니스에서 울란바토르까지'라는 주제로 동서양의 교류와 소통을 다룬 백남준은 자신이 20여 년 전 내다본 인터넷의 시대가 실현되고 있다는 견해를 굳건히 다지며 매체에 대한 기억과 역사를 다루는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1974 TV 부처부처가 자신 비춘 TV모니터 보게 하는 연출에 열중하는 모습 불상과 TV 모니터가 마주 보고 있는 작품 TV 부처는 백남준의 작품 중에서도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작품이다. 종교적 구도자이며 동양적 지혜의 상징인 부처와 현대 문명의 상징이자 대중매체인 텔레비전이 대비를 이루며 많은 주제를 담고 있다. 백남준이 이 작품을 구상하고 설치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잘 나타나 있는 사진은 그와 오랫
-
보건·헬스
무조건 적게 먹어야 한다는 건 오해… 삼시세끼·저지방·저염식단 지켜야 지면기사
흔히 당뇨환자의 식단에 대해 '모든 음식을 최대한 적게 먹거나 절제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당뇨병의 치료 목적이 혈당 유지에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면 음식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당뇨병 환자의 식이요법은 병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체계적인 혈당관리를 위해서는 당뇨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규칙적인 식사로 저혈당 위험 낮추고녹황색 채소·잡곡밥·콩 섭취 늘리길당뇨환자를 위한 식이요법 첫 번째는 1일 3회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다. 하루 세 번 규칙적인 식사는 과식과 폭식을 막고 체중증가와 저혈당의 위험성을 낮춘다. 체중증가는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인슐린을 투여하는 경우에 끼니를 거르면 저혈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두 번째는 저지방 식이를 통한 영양섭취이다. 트렌스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이 많이 포함된 육류, 가공육류 등을 섭취하는 경우 당뇨 수치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도 함께 상승한다. 이러한 음식을 섭취할 때는 최대한 기름기를 제거하고, 찌거나 삶는 조리법을 선택하도록 한다.마지막으로는 염분의 섭취를 줄이고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당뇨환자는 혈압을 낮게 조절할 필요성이 있어 장아찌나 젓갈류, 소금구이 등의 음식은 되도록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또 식이섬유는 혈당과 혈중지방의 농도를 낮춰준다. 녹황색 채소의 섭취량을 늘리고 잡곡밥과 채소, 콩류 등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는 "당뇨병 환자는 당지수를 낮추는 식사 요령을 터득하고, 본인에게 맞는 식사량을 규칙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식습관의 변화를 통해 혈당관리를 하며 동시에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
공연·전시
[공연리뷰] 뮤지컬 '팬레터' 지면기사
3월에 잘 어울리는 뮤지컬이 있다. 구멍을 찾아볼 수 없는 연기력과 호흡, 넘버가 주는 섬세함과 강렬함, 시대적 배경의 간절함과 캐릭터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인상적인 '팬레터'이다.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팩션(팩트+픽션) 뮤지컬 '팬레터'는 "나라가 이 지경인데 지금 문학이 무슨 의미냐"는 말을 들으며 안팎으로 혼란한 시기 자신들의 순수한 문학 열정을 이어나가는 칠인회와 폐병에 걸려 죽어가면서도 세상에 남길 작품에 대한 강한 열망을 불태우는 천재 소설가 김해진, 그런 그를 동경하는 소설가 지망생 정세훈과 베일에 싸인 천재 여류작가 히카루가 극을 이끈다.소설 쓰는 3인 연결하는 그림자·안무 등극의 몰입도 높여… 밴드 연주 '완벽 호흡' 해진에게 전달된 팬레터로 세훈, 히카루와의 복잡한 삼각관계가 시작 된다. 슬픔을 아시느냐 묻는 편지는 해진에게 소설을 쓰는 힘이 되고 하루를 더 살아갈 수 있게 했지만, 결국 그를 깊은 늪에 빠뜨리게 하는 존재가 된다.해진과 세훈, 히카루가 소설을 쓰는 사방이 어두운 검은방은 현실과 이상 사이를 넘나드는 인물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해진이 편지인지, 아니면 편지를 보낸 사람인지 모를 대상에 집착할수록 건강은 잃어가고 작품이란 결과물을 얻어간다. 절친한 친구 이윤이 '그만하라'며 만년필을 뺏을 때도, 사실은 살고 싶어서 글을 쓴다는 그의 눈물이 가슴을 파고든다. 세훈이 진실을 고백하는 순간 해진은 그동안 받아온 편지를 흩뿌리며 처절하게 무너지는 듯하지만, 이후 담담하게 그간의 진심을 펼쳐 보이는 마지막 해진의 편지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이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대사와 가사에 있었다. 보고 나서도 오랫동안 곱씹었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최고의 문학가였던 김유정과 이상, 김기림 등의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삼았다.작품은 2016년 초연부터 사연을 거치며 스토리의 디테일과 인물 묘사에 대한 완성도를 높였다. 해진과 세훈, 히카루의 안무와 곳곳에서 이야기를 연결해주는 그림자, 무대로 쏟아져 내리는 원고지,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