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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스토리] '비'정규직입니다… '비' 떨어져도, 보호해줄 우산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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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스토리] '비'정규직입니다… '비' 떨어져도, 보호해줄 우산이 없습니다 지면기사

    대기업 불법파견 '꼼수' 리포트 23명 목숨 앗아간 화성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인건비 낮고 처우 덜 보장받는 하청업체 외국인들사측은 정규직처럼 근무시켜놓고 '직접고용' 안해최근 불법파견 인정하는 법원 판결 속속 나오지만기업들 본사 아닌 자회사 만들어 정규직 고용 우회소송제기하지 않겠다는 조건의 '합의서'까지 요구현대위아·롯데케미칼·포스코·현대제철·SPC 등하청노동자들 불법파견 소송 제기하자 편법 도입최종 판결까지 오래 걸리는 점 악용, 회유·협박도긴 투쟁에 지친 노동자들, 울며 겨자먹기로 '사인'본사보다 낮은 임금 악조건에도 不제소합의 족쇄 정규직 고용은 기업에 부담이다.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시장경제 본령상 인건비가 저렴한 비정규직이나 하청노동자로 대체하고 싶은 것이 기업의 심리다. 다만 정도가 과하면 고용불안이 만연하고 노동약자를 양산할 여지가 커진다. 그래서 국가는 법으로 기준을 정했다. 기간제법은 비정규직의 보호받을 권리를 명시했고, 파견법은 적정한 하청업체 운영 방식과 하청노동자 처우 등을 규정했다.그래서 '불법파견'은 문제다. 법을 넘어선 과도한 외주화로 정규직 고용을 회피하고 하청노동자 처우를 침해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 달 전 대형화재가 발생한 화성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도 그랬다. 숨진 노동자 23명 중 대부분은 인건비가 낮고 처우를 덜 보장받는 하청업체 외국인이었다. 사측은 정당한 도급 계약을 맺었다고 해명했지만, 숨진 노동자들이 사실상 정규직처럼 근무해 왔다는 정황은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은 합당한 처우는커녕 기초적인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타지에서 일하다 숨을 거뒀다.다행히 최근 기업의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아리셀 참사 사망자들처럼,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외양만 하청노동자인 이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법원 명령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흐름에 기업이 대응하는 방식은 최근 새로운 양상을 띤다. 하청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며 동시에 그룹 내 자회사를 새롭게 만들고, 본사가 아닌 신설 자

  • [이슈&스토리] 여름방학·휴가철 '북캉스'… '책 읽는 도시' 만드는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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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스토리] 여름방학·휴가철 '북캉스'… '책 읽는 도시' 만드는 인천 지면기사

    작은 도서관·골목 서점에 '풍덩'… 책속으로 '피서 삼매경' 노인 위한 도서관 '큰 글자 그림책 가득'… 희망 동화 서점서 바로 대출도림초 교실서 매주 왁자지껄 '독서모임' 각자 이야기 에세이 출간 목표공공도서관 복합문화공간 '진화' 노후 설계·음악회·카페형 열람실 검토시교육청, 지역서점·작은 도서관과 협업 '읽·걷·쓰' 학부모작가 교실도매년 여름이면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휴가를 보내려는 시민들이 저마다 즐길거리를 찾아 나선다. 최근 무더운 날씨와 장마 등으로 외부 활동이 힘들어지면서 여유로운 '북캉스'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번 여름 지역 곳곳에서 책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인천이 '책 읽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을 짚어본다.■ 읽고 싶은 책이 생각날 때, 우리 집 앞 '작은도서관'인천 부평구 주택가에서 마주한 '춤추는달팽이도서관'. 이곳은 마을 주민들이 멀리 떨어진 공공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언제든 집 앞에서 책을 빌리고 읽을 수 있게 조성된 도서관이다. '노인을 위한 도서관'을 지향하는 만큼 이곳에는 저시력자를 위한 큰 글자 그림책이 가득하다.공간이 좁아 가끔 주민들이 찾는 책이 없을 때도 있지만, '상호대차 서비스'를 신청하면 부평구립도서관이나 인천북구도서관 등 인근 도서관에서 책을 제공한다. 또 인천시가 작은도서관 우수사례와 운영이 미흡한 곳을 매칭시켜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지역 작은도서관의 역량은 점차 강화하고 있다.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최선미(57)씨는 "인천시의 지원으로 노인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 인생을 돌아보고 그림책을 만드는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작은도서관 4곳에 운영 방식, 회계 처리, 프로그램 구상 등 전반에 걸쳐 컨설팅을 제공했는데,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말했다.도서관에 원하는 책이 없다면 '희망도서 바로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부평구 지역 서점인 '사각공간'에서는 동화책 '별이달이'를 빌릴 수 있다. 이 책은 인천시교육청

  • 魚… 어디 안좋니? 반려어 아플땐 진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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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魚… 어디 안좋니? 반려어 아플땐 진료해 드립니다 지면기사

    [포토&스토리] 경기도 유일 관상어 전문병원 '메디피쉬 수산질병관리원' 아픈 이유, 기생충 감염·물 관리 오염 주된 원인내원땐 현미경 검사 등 진찰… 입원 처치 진행도인터넷 떠도는 잘못된 처방 따라하는 경우 많아병원 찾아온 개체들, 상당수는 '위급 상태' 방문조영삼 원장 "물고기 치료 가능 인식 자리잡길""물고기도 병원에 가고, 진찰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합니다."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 1천500만 시대, 이들 중 7.3%(2022년 기준)가 열대어 등 반려 물고기를 기른다. 이 반려어(魚)를 위한 병원이 있다. 바로 물고기 병원인 수산질병관리원이다.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아프면 동물병원에 데려 가듯이 이곳에서는 가정에서 기르는 물고기를 위한 진료와 처방, 처치가 가능하다.조영삼(32) 메디피쉬 수산질병관리원장은 경기도 유일 관상어 전문 병원을 아쿠아리움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 세류동에 위치한 이곳은 다양한 약품과 장비, 물고기들로 가득했다. 물고기가 아픈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기생충 감염이나 잘못된 수질 관리로 인한 오염이 주된 원인이다. 아픈 물고기가 오면 조 원장은 우선 육안으로 간단한 진료를 한 뒤 수질 검사, 필요 시 현미경을 이용한 정밀 검사와 처치 순으로 물고기를 치료한다. 약품을 처방하거나 입원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내원객에게 올바른 물고기 관리를 위한 정보 제공도 잊지 않는다. 조 원장은 반려어를 기르는 인구는 늘고 있는데 이들을 올바르게 기르기 위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물고기가 아프면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처치를 따라하거나 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실제로 병원에 오는 개체 중 상당수가 위급한 상태로 온다며 안타까워했다.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려견과 반려묘를 기르는 인구 중 80%가 동물병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전국에 관상어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기관은 몇 군데 없다. 조 원장이 수산질병관리사를 취득한 뒤 관상어 전문 병원을 개원한 이유다. 그는 "물

  • '차떼기' 오명 씻고, 국민 공감대 토양위… 풀뿌리 정치 양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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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떼기' 오명 씻고, 국민 공감대 토양위… 풀뿌리 정치 양지로 지면기사

    [이슈&스토리] 생활정치 활성화 위한 '지구당의 부활' 2002년 한나라당 불법정치자금 사건에 폐지선관위, 정개특위에 구·시·군당 설치안 요구중앙당만 비대… 지방의회·지역정치 부실로신인 등용 차단, 결과적 정치개혁 마저 막혀민주, 당내 정책위 논의… 행안위 당론 방침국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 적극… 전대 변수"시·도당만으로는 정당정치 활성화에 한계가 있어 지구당을 살리고자 한다."2022년 9월2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록에는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인 박찬진의 이같은 의견이 여러차례 밝혀져 있다. 선관위는 그보다 1년여 앞선 2021년 5월, 정개특위에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을 개정, "생활정치 활성화를 위해 구·시·군당 설치를 허용하고, 구·시·군당의 사무실을 허용"하는 안을 냈다. 구·시·군 당, 넓게 말해 '돈 먹는 하마' 오명을 쓰고 2004년 폐지됐던 '지구당의 부활'을 선관위가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지구당은 2002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이른바 '차떼기 사건'으로 폐지됐다. 과거 정당법에 따르면 정당의 공식 지역 하부 조직을 일컫고, 지구당 위원장은 지역 사무실을 내고, 상시 정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과거 지구당은 지역 기업과 유력 인사들로부터 돈을 모금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 '지구당 폐지=정당정치 후퇴' = 선관위의 고민을 21대 의원 다수도 공감했다. 금권정치를 예방하고, 지구당 위원장의 사당화를 막으면서 지구당을 부활시킬 나름의 방안이 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에 담겨 발의됐다. 이원욱·우원식·김영배·박재호·이은주·김민철·김승남 등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정개특위에 상정돼 소위에서도 심도깊게 논의됐다. 당시 조해진 의원은 "지구당이 폐지되면서 정당활동이 전국적 단위에서 굉장히 위축됐다. 정당활동 부실화는 정치 부실로 이어졌고, 국가 최고 의사결정의 부실화로 연결됐다. 이런 측면에서 지구당폐지의 결정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정개특위 정치관계

  • [이슈&스토리] '악성민원' 김포 공무원 사망 100일… 아직 갈 길 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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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스토리] '악성민원' 김포 공무원 사망 100일… 아직 갈 길 먼 변화 지면기사

    말단 공무원에 화풀이하는 사회… "친절은 서로 지켜야 할 도리" 공무원 협박 잇단 실형·폭언시 통화종료 등 '일부 사법·행정 변화'그럼에도 욕설·기물파손, 근절 안 돼… '무조건 봉사' 왜곡된 인식"영국은 악성민원인 출입 제한… 싱가포르, 더 엄하게 괴롭힘 처벌"모호한 '친절 의무' 규정도 문제… "국민 인식 바뀌는 게 가장 중요"김포의 청년공무원이 좌표 찍기와 민원폭주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지 꼭 100일이 됐다. 포트홀 보수공사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은 고인이 밤늦게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었음에도 무책임하게 본분을 저버린 것처럼 매도됐다는 점에서, 사실관계는 뒷전으로 밀린 채 무차별적인 사적제재가 자행됐다는 점에서 공분을 일으켰다. 번듯한 직장에 다니다가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뒤늦게 공직에 입문했다는 고인의 사연은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전국의 공무원들은 악성민원의 칼날이 언제든 자신을 향할 수 있다며 강하게 연대했고, 정부는 유례없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공무원을 바라보는 사회 전반의 인식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고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사회의 뿌리 깊은 장벽 앞에 가로막혀 있다.김포 공무원 사망사건 이후, 이번 만큼은 악성민원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사회 각계가 일제히 움직였다. 가장 먼저 행동한 건 일선 공무원들이었다. 기초지자체마다 홈페이지상 공무원들의 신상을 가리거나 웨어러블 캠 또는 신분증 녹음기 등의 보호장비를 속속 보급했다. 고인이 생전 몸담았던 김포시 측은 형사고발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악성민원 대응을 위한 부처합동TF를 꾸리고 국민권익위원회는 악성민원 실태 파악에 나섰다. 정부TF는 전국 각지의 공무원이 민원에 시달리다 유명을 달리하고 잔혹하게 테러를 당할 때도 없었던 조치였다.정부기관의 판단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숨진 김포 공무원을 비난하고 협박성 전화를 건 민원인들이 경찰의 신속한 수사로 송치됐다. 고용노동청 공무원을 장기간 협박한 민원인이 1심에서

  • [이슈&스토리] 농업의 역사를 한눈에 '국립농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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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스토리] 농업의 역사를 한눈에 '국립농업박물관' 지면기사

    농촌 발전 '길라잡이'… 복합문화공간 새싹 틔운다 농업관 450점 유물·체험 코너 준비지속가능농업 스마트팜 '수직농장'제철 농산물 활용 요리교실도 운영박물관 포럼 등 교류 구심점 역할도수원의 서둔동 일원은 정조대왕이 농사에 쓸 물을 저장하기 위해 축조한 축만제(천년만년 만석 생산을 축원한다는 의미로 정조23년에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가 있는 곳이자, 2014년 전까지 농촌진흥청이 있었던 농업의 역사가 깃든 곳이다. 이곳에 지난 2022년 12월 15일 국립농업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농업문화유산을 전승하고 보존하기 위해 농업 관련 유물을 수집·관리하고 전시하는 것은 물론, 농업의 역사와 잠재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과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정기적인 학술행사를 하며 농업과 농촌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도 한다.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와 교육, 체험을 넘어 농업과 관련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 1년여간 농업을 새로운 관점으로 조명한 이곳에서 농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농업의 역사를 담은 농업관의 상설전시=박물관은 농업생산, 민속품, 역사자료, 회화, 농기계 등 현재 1만5천여 점의 유물을 수집하고 있다. 주요 유물로는 19세기 농촌 생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기산 김준근 풍속화에서부터 농사일에 축력이용을 보여주는 대표 유물 겨리쟁기, 삼베 길쌈용 베틀, 정조가 농업문제의 해결을 위해 백성에게 내린 권농윤음, 술과 음식 등을 끓이거나 데우는 데 사용하던 삼국시대 초두 등이 있다. 농업관은 450여 점의 농업 유물과 농업 체험 코너 등을 준비했으며, 시대순의 유물 배치가 아닌 9가지의 키워드로 농업을 조명한다.'농업관 1'은 생명의 원천인 농사를 '땅과 물', '종자', '재배', '수확'이라는 키워드로 한 해 동안 이뤄지는 농업의 전 과정과 농기구의 다양한 변화를 담고 있으며, '농업관 2'는 '저장과 가공', '운반과 유통', '축산', '다양한 쓰임', '미

  • [이슈&스토리] 4번째 활주로 타고 '1억명 손님'… '톱3 메가 허브' 곧 이륙합니다
    기획·연재

    [이슈&스토리] 4번째 활주로 타고 '1억명 손님'… '톱3 메가 허브' 곧 이륙합니다 지면기사

    '제2의 개항' 앞둔 인천국제공항의 성장과 미래 8년여 공사끝 2001년 방콕發 여객기 첫 착륙2단계 사업 '年 4500만명' 대형 공항 면모로제2터미널 2배 확장 '4단계 공사' 11월 완료항공수요 연평균 3.6% 증가 2031년 1억명대생체인증 스마트체크인 도입 출입국시간 단축T3 등 5단계 사업 구체화… 해외공항 수주도인천국제공항이 제2의 개항을 앞두고 있다. 인천공항에 네 번째 활주로를 짓고 제2여객터미널을 두 배가량 확장하는 '4단계 건설 공사'가 오는 11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준공되면 인천공항은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1억5천만명),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1억1천800만명)에 이어 연간 1억명의 국제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이 된다.1992년 11월 인천 영종도 앞바다를 메우는 공사를 시작으로 건립된 인천공항은 이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메가 허브 국제공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매립공사부터 제2여객터미널 준공까지김포공항을 대체하는 신공항 부지로 인천 영종도가 선정된 것은 1990년이다. 이후 설계를 거쳐 1992년 11월부터 인천공항 1단계 부지조성공사가 시작됐다. 2개의 섬 사이를 매립해 공사를 해야 하는 탓에 걱정이 컸다고 한다. 당시 공항 건설에 참여했던 김세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공항이 들어서는 영종·용유도 사이를 하늘에서 봤는데, '우리가 정말 이 공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큰 공사였다"고 회상했다.특히 2개의 활주로와 계류장, 관제탑 등 인천공항 주요 시설들이 모두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 바다를 매립한 구역에 자리 잡고 있어 지반 침하 우려도 있었다.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던 모든 첨단공법이 집약된 대공사가 진행됐다.8년4개월 간의 공사 끝에 2001년 3월 29일 오전 5시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항 운영이 시작됐다. 제1여객터미널은 연간 3천만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다.개항과 함께 항공 수요가

  • [이슈&스토리] 연금개혁 '17년째 표류'… 네탓공방 속 또 미룬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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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스토리] 연금개혁 '17년째 표류'… 네탓공방 속 또 미룬 정치권 지면기사

    양보 없는 방향키 싸움… 국민의 노후, 한치 앞도 안보인다 공론화委,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로'재정 안정' 국힘 vs '소득 보장' 민주 엇갈려더 내기는 합의… 얼마나 더 받을지 공방남아여야 신임 원내대표 직접협상 타결 여지속尹 "22대 국회로 넘기자" 기자회견도 변수시민단체 "노후 보장 내버린 무책임 결정""지금 내는 국민연금을 더 내고 노후에 연금을 더 받으시겠습니까?"지난달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진행한 공론화 조사에서 시민대표단 500인이 이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현행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월 소득의 몇 퍼센트를 내는지 의미)을 현재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노후에 받는 돈)을 40%에서 50%로 올리는 안(소득안정론)을 택했다는 의미다.하지만 공을 넘겨받은 국회 연금특위는 여야 간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보험료율은 13%로 합의했지만,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을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국민의힘은 소득대체율 43%를, 소득보장을 중시하는 더불어민주당은 45%를 주장하면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것이다. 양당은 서로에게 "연금개혁 의지가 없다"며 책임을 돌렸다. 그러는 사이 21대 국회 내 처리를 공언했던 연금개혁은 '2%p'의 간극을 좁히지 못해 사실상 좌초됐다.양당이 어떤 방식의 합의를 하더라도 연금 고갈 시점은 최소 8~9년 늘어나고, 누적 적자 규모도 2천766조~4천318조원 줄어들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회의 '네 탓 공방' 속 다시 한 번 '연금의 개혁'은 22대 국회로 미뤄졌다.국민연금은 17년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금개혁의 이유는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 빈곤을 덜어 국가의 탄탄한 사회안전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기 위해서다.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월급(직장인)을 줄여 국민연금에 넣도록 강제하거나, 노후에 받는 연금 혜택을 줄여야만 한다. 이에 여야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더 내기' 필요성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얼마나 더 받을 지'에 합의를

  • [이슈&스토리] '1987년 6·10항쟁 도화선' 인천 5·3민주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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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스토리] '1987년 6·10항쟁 도화선' 인천 5·3민주항쟁 지면기사

    전국에 번진 '그날의 외침'… 역사에 꺼지지않는 들불로 1986년 민주헌법·노동3권 요구… 학생·노동자들 자발적 나서군사정권 무리한 탄압 이어져… 작년 37년만에 국가가 인정기념사업회법개정 통과 불구 광역시중 유일하게 기념관 없어인천민주화운동센터 "민주화 집중 조명 노력" 市와 협의중1986년 5월 3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옛 시민회관 사거리. 유난히 화창하고 더웠던 날씨에도 이곳에는 학생과 노동자 5만여 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1만여 명의 진압경찰에게 격렬하게 맞서며 군부독재 퇴진, 민주헌법 쟁취, 노동3권 보장을 외쳤다. 이들의 외침이 바로 1987년 일어난 6·10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인천 5·3민주항쟁'이다.■ 민주화를 바라는 인천시민들의 열망1980년대는 인천 민주화운동이 정점을 이뤘던 시기다. 민주화를 열망하는 목소리를 군사정권이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학생과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죽음에 분노한 시민들이 민주화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산발적으로 거리 투쟁을 하던 시민들이 군부독재를 막고 대통령 직선제를 이루고자 하나로 응집한 결과가 바로 인천 5·3민주항쟁이다. 이는 특정 단체가 주도한 것이 아닌, 학생과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인천 5·3민주항쟁을 시작으로 학생과 노동자들은 인천 거리 곳곳에서 집회를 이어갔고, 이는 군사정권이 전국에서 대대적으로 민주화 단체를 소탕하는 발단이 됐다. 이 과정에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 무리한 탄압이 발생했고, 이듬해인 1987년 6·10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이날 역시 인천에서는 학생과 노동자 1만5천여 명이 부평역과 부평시장 일대 거리로 나와 독재 타도를 외치는 등 '6·10 인천시민대회'가 열렸다. 인천 5·3민주항쟁이 6·10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도 이러한 관점에서다.■ 37년 만에 국가가 인정하는 민주화운동으로그동안 지역에서는 인천 5·3민주항쟁의 의미를 알리고, 이에 맞는 법적 지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다.2020년 6월

  • [이슈&스토리] 레트로K : 보통의 역사-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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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스토리] 레트로K : 보통의 역사-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지면기사

    "더 벌려고 서로 싸워 뭐해요" 그렇게 시간이 비켜간 그 골목 "어려웠던 시절 애들 공부시키려 시작""미군 햄 넣고 끓여보니 맛 괜찮더라고"88올림픽땐 '명물찌개'로 잠시 개명도가게들 수십년 한자리… 비결은 '상도의'클럽·양복점… 미군 관련 추억들 가득전성기 상징 향군클럽 '기억저장소'로촛불 효시 '미군 장갑차 사고' 아픔도두 사진을 비교해보니, 옛 이름 그대로 운영되고 있는 식당들이 눈에 띕니다. 진미식당, 한양식당, 오뎅식당, 형네식당…. 진미식당 김용만 사장님은 어머니의 식당을 물려받아 3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26살때부터 어머니 도와서 식당을 했으니 오래됐죠. 저희가 시작할 땐 오뎅식당, 주민식당, 형네식당 이렇게 3개 뿐이었어요. 그게 초창기였죠. 그러다 점점 유명해지면서 많을 때는 20개가 넘게 늘어나기도 했죠. 그때는 지금 골목 뒤쪽 아파트 자리에 양주군청이 있었고 교육청도 있어서 낮이고 밤이고 늘 손님으로 꽉꽉 채워졌어요."형네식당 창업주인 박용복 사장님은 점심시간이 지나고 손님이 뜸한 시간, 신문을 보고 계셨습니다. 조용히 다가가 부대찌개 골목의 옛 추억이 궁금하다고 묻자 반갑게 그 시절을 회상해주셨습니다. "내가 1972년부터 부대찌개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지. 지금은 없지만, 그전에는 미군부대가 많았어. 그 부대에서 나오는 고기(햄)도 많았고. 거기서 고기를 가지고 나와서 장사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지. 그때는 살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먹는 것도 부족하지만 얘들 공부도 가르쳐야 하니까 뭘 해야 하나 생각을 하다가, 그 고기들에다 김치랑 파, 마늘 같은 양념 넣고 우리 식으로 얼큰하게 끓여봤더니 맛이 괜찮더라고. 그래서 팔아봤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 이름을 뭘로 해야 하나 생각하다 부대에서 나온 고기로 만든거니 부대찌개라 붙인거고."이름이 잠시 '명물찌개'로 바뀐 일화도 들려주셨습니다. "88서울올림픽 전에, 외국에서 손님들이 많이 올 텐데 시에서 부대찌개라는 이름이 좀 듣기가 그렇다는 거지. 그래서 이름을 의정부 명물찌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