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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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사고위험 내력벽 철거, 낮은 재건축 사업성… 계륵된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지면기사
고용적률 아파트 경우 실익 안 커 절차 다시 밟고 주민 동의 거쳐야정부, 가구수 40% 확대 방안 검토경기도내 리모델링 단지 곳곳에서 재건축 전환을 놓고 파열음을 내고 있는 가운데 현 정부가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기조인 만큼 가구 수 확장에 제한이 뒤따르는 리모델링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1기 신도시 특별법 등으로 '우리 아파트 단지도 용적률 상향이 가능하지 않을까?'란 기대들을 가지고 있다. 규제가 많은 리모델링의 인기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기존 골조를 두고 정비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제약이 있다. 사업성적인 측면에서도 재건축보다 나은 부분이 많지 않다"며 "제약이 (사업에) 속도를 내기에 제한적인 요소로 보인다"고 전했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가 리모델링의 해묵은 이슈다. 철거가 가능해야 설계변경이 용이해 다양한 평면이 나와서다. 하지만 내력벽을 수선하면 사고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이전보다 안전이 중시된 상황인 만큼 철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리모델링 적극 추진은 쉽지 않다. 이미 재건축으로 전환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무턱대고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전환하는 것도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매몰비용부터 사업기간 연장 등으로 인한 사업성 하락 등 고민해야 할 문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현재 아파트가 고(高)용적률인 경우, 재건축을 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뿐더러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리모델링조합을 해산하고 재건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되기 때문에 사업기간 연장으로 인한 사업성 악화도 우려된다. 특히, 재건축 추진을 놓고 주민들 간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재건축으로 인한 기대수익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이 때문에 정부도 리모델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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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재건축·재개발 집중된 대책… 사라진 리모델링 장점, 엇갈린 주민 의견 지면기사
용적률 상향·안전진단 백지화 등 정부 정책, 재건축 규제완화 추세유지-전환 놓고 곳곳에서 파열음'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 제정 이후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재건축·재개발에 집중되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이 계륵(鷄肋)이 되고 있다.게다가 리모델링 단지 내에서도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유지하는 쪽과 재건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쪽으로 엇갈리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2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6월 말 기준으로 고양시(3개 단지·2천980가구), 광명시(1개 단지·1천568가구), 군포시(7개 단지·1만400가구), 부천시(1개 단지·1천236가구), 성남시(6개 단지·5천242가구), 수원시(8개 단지·9천616가구), 안양시(10개 단지·9천662가구), 용인시(13개 단지·9천592가구) 등 8개 시, 49개 단지, 5만296가구에 달한다.이들 단지 중 착공에 들어간 단지는 성남시의 느티나무3단지(770가구), 느티나무 4단지(1천6가구), 무지개마을 4단지(563가구) 등 3개 단지 2천339가구에 불과하다. 나머지 단지는 '조합설립인가' 단계가 6개 단지 8천135가구, '안전진단 완료(1차)' 단계가 10개 단지 7천930가구, '건축심의완료' 단계가 25개 단지 2만7천102가구, '사업승인' 단계가 4개 단지 4천328가구 등이다.특히, 지난해 12월 말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이 제정되고 정부의 8·8 부동산대책을 비롯해 부동산 관련 대책들이 용적률 및 안전진단 완화, 사업기간 축소 등 아파트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규제완화에 집중되면서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리모델링에 대한 찬반'에서 '리모델링 vs 재건축'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실제 지난 1월 용인 현대성우8단지(1천239가구)는 소유자 75% 이상 동의를 받아 사업승인을 신청, 경기도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앞둔 상태였지만 동의 철회서로 인해 동의율이 75%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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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인력개발원 설립 취지 온데간데없고… 대한상공회의소는 '적자 개선' 혈안 지면기사
교육생 감소에… 재정난 심화 원인 '어쩔 수 없다'식 축소, 취지 어긋나자본논리 치우쳐 기능상실 비판도"체질개선 불가피… 대책 마련 중" 대한상공회의소가 인천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인력개발원 정리에 나선 직접적 이유는 교육생 감소에 따른 재정난 심화에 있다. 교육생 감소는 산업구조에서의 비중 하락, 인력 수급 불일치(미스매치) 등 제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한상의는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 산업구조와 기업 수요에 맞게 직업훈련을 제공해 온 인력개발원 본연의 역할을 무작정 축소하거나 없애는 것은 사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공공직업훈련 교육' 이어받은 대한상의…재정난에 인력개발원 정리 추진대한상의는 1994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던 공동직업훈련원 8개를 이관받아 산업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인력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정부 협력 사업인 만큼 고용노동부로부터 매년 예산을 받아 직업 교육, 자격증 취득, 취업 연계 등을 지원했다.하지만 교육생 규모가 줄면서 제조업 실습을 위한 설비 유지 비용 부담이 커진 데 이어 고용노동부의 예산도 줄어들자 대한상의는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비수도권 지역 인력개발원 매각을 추진했다. 2020년 충북·강원·전북 등 3개 인력개발원 매각을 시작할 당시 대한상의 당기순손실은 134억원에 달했다. 전북인력개발원의 경우 전라북도와 군산시가 2년간 인력개발원 자금 지원책을 마련해 폐원을 피했지만, 충북과 강원은 끝내 문을 닫았다. → 표 참조■인천·부산·광주 등 존폐 기로…매각 순탄치 않아 비어있는 곳도자산 매각을 통해 2022년에는 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로 전환하자 대한상의는 인천·부산·광주인력개발원도 매각 리스트에 올렸다. 대한상의 인력개발사업단 관계자는 "학령인구와 국내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었고, 한국폴리텍대학 등 직업훈련기관이 늘면서 인력개발원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첨단 산업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인력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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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산업구조 변화·제조업 기피에… 존폐 기로 선 '기능인 요람' 인력개발원 지면기사
매각 추진… 현장엔 또다른 악재 2010년대 교육생 감소·코로나 위축 대한상의, 인천·부산·광주 등 고려업계 인력난에 육성기관 문닫을땐'기초 공업 기술발전 악영향' 우려제조업 전문기능인 양성의 요람 역할을 했던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원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산업구조 고도화와 함께 교육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한상의가 인천을 포함한 일부 지역 인력개발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상의는 현재 전국 7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인력개발원 가운데 인천인력개발원 등 일부 인력개발원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인력개발원은 기계·장비·전기전자·금속 등 제조업 현장의 전문기능인을 양성하기 위해 1994년부터 대한상의가 정부 예산과 회원사 회비 등으로 운영하는 직업전문학교로 출발했다. 제조 분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일정 점수 이상의 학점을 인정받으면 2년제 전문학사 학위도 취득할 수 있어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교육 수요가 많았다.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설립된 인천인력개발원도 2015년 기준 연간 1만5천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등 인천 제조업계 기능 인력의 요람으로 자리했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인력개발원의 교육 이수자는 600여 명에 머무는 등 10년 전과 비교해 급감했다. 인천지역 산업 구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고, 청년층의 제조업 기피 현상과 학령인구 감소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인천인력개발원이 세워졌던 1996년 당시 41.5%로 가장 높았지만 2020년에는 25%로 낮아지는 등 위상이 하락했다.인천상의 관계자는 "상의 회원사들이 인력 채용을 진행할 때 인천인력개발원의 교육과정을 토대로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등 협력해왔다"며 "교육을 이수하면 취업이 보장되던 시절이 있었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교육생이 감소하다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역할이 많이 위축됐다"고 했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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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클러스터 차질' 삼성전자 반도체 한파에… 용인에 드리운 그림자 지면기사
땅값 들썩이던 부동산시장 후폭풍 기존 공장 증설 연기될 정도 악재투자 문의 활발하던 처인구 '불안' 국내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의 위기설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또 다른 대규모 개발 사업 추진에도 동력을 잃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테일러시 파운드리 2공장과 P4 공장 외에도 용인지역에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 360조원을 투입해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남사읍 728만㎡에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반도체 산업의 지각변동에 대비한 선제적·공격적 투자로 미래시장 선점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팹(공장) 6기를 구축하며 첫 번째 팹은 2028년 착공해 2030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부동산 시장의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전까지 처인구는 용인시에서도 수지구와 기흥구보다 개발이 더딘 곳으로 여겨졌지만, 개발 호재에 따른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실제 한국부동산원 조사를 보면 올 상반기(1~5월 기준) 처인구 주택값은 0.59%(누적기준)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주택값은 0.44% 떨어지고, 전국적으론 0.48% 하락했다. 땅값 역시 급등했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0.99% 상승한 가운데 처인구는 무려 3.02% 뛰었다. 전국 평균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그러나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가 처한 상황 탓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규모 산단은 국가 기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믿고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시장 상황 등 여러 요인으로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한 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관련기사 ([경인 WIDE] 새 수장 영입·'반도체인 신조'… 반도체 50주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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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새 수장 영입·'반도체인 신조'… 반도체 50주년 삼성전자, 회복 노린다 지면기사
'초격차 경쟁력' 향상 앞장선다 국내외 장비 공장 증설 잠정 보류내년 상반기 평택캠 P4 차질 불구 31년만에 '제2의 도쿄 선언' 기대 삼성전자는 1974년 12월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해 올해 12월 50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반도체 한파에서 비롯된 위기설이 제기된 가운데 오는 12월 초 평택·화성캠퍼스 등에서 개최키로 했던 반도체 50주년 행사도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그동안 야기됐던 삼성전자 반도체의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증권가도 반도체 부문의 일회성 비용 증가와 비메모리 적자 지속, D랩 출하량 전망치 소폭 하락 등의 우려를 나타내며 이달 초에 발표될 예정인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을 81조8천억원, 영업이익을 10조원으로 예상했다.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6조5천억원에서 5조1천억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예상 영업이익을 14조원에서 10조4천억원으로 낮췄다. DS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도 8조4천억원에서 5조4천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국내외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반도체 장비 공장 증설 계획이 잠정 보류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할 예정이었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에 대한 팹 설비 발주 등을 현지 공사 일정 지연 등의 영향으로 내년 초로 수정했다. 또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했던 평택캠퍼스 내 제4공장(P4)의 가동도 보류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그러나 어둠이 깊어질수록 새벽은 가까워지듯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새로운 반도체 수장으로 영입해 초격차 경쟁력 회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50년을 맞아 '반도체인(人) 신조'를 새롭게 만들며 혁신에 나선다. 1983년 '반도체인의 신조'라는 10가지 행동 다짐을 만들어낸 지 31년 만이다.1983년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이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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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버스 준공영제 농어촌선 한계… 예산 아닌 '최소 이동권' 중요 지면기사
공영 노선 손실지원금 체계 부담 수익성에 노선 없애면 불편 가중郡 단위 지자체 적용 형태 달라야경기도는 지속되는 농어촌 버스 적자에 대해 도가 예산과 노선을 관리하는 '준공영제'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군 단위 지자체에선 현실적 적용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도는 효율적 노선 개편을 요구하는데, 이에 동반하는 대규모 증차와 벽지 비수익 노선 정리가 군 단위 지자체들 입장에선 부담이기 때문이다.22일 도내 복수의 군 단위 지자체에 따르면 농어촌 버스의 운영상 어려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현재 군 단위 지역 버스운송업체들은 운영의 대부분을 도 및 지자체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양평군은 약 50억원, 연천군은 관내 3개 버스업체에 약 40억원, 가평군도 약 40억원의 운행 보조금을 지급해 운송회사의 손실을 메워줬다.지자체 보조금으로 버스업체 손실액의 90%가량을 채우고는 있으나, 매년 나머지 10%가량의 적자가 누적되며 운영상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양평지역 금강고속에 따르면 2022년 농어촌버스의 운송원가는 71억원 규모였으나 운송수입 21억원, 손실지원금 44억원으로 약 6억원의 운송수지 적자가 발생했다. 연천교통은 2023년 기준 약 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가평교통은 2020년 당시 적자 누적으로 인한 부채가 100억원대로 불어나다 결국 2022년 선진그룹에 버스회사를 매각했다.양평·가평·연천군은 면적이 크고 산악지형 비율이 높으며 주민들의 주거지가 산개해 있어 운행 거리와 노선굴곡도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노선굴곡도가 높아질수록 통행시간과 거리가 증가, 정시성이 감소하며 이는 배차간격이 벌어지는 효과를 낳는다. 군 단위 지자체 대부분의 노선 굴곡도는 1.5~2.5다. 수원시 버스노선 대부분이 1~1.5의 노선굴곡도를 보이고 서울시 평균이 1.2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지자체는 상대적으로 적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긴 거리를 오랜 시간 운행하고 있는 셈이다.지형과 여건에 관계 없이 모든 지자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도 30%, 지자체 70%의 도 공영노선 손실지원금 체계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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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버스 배차간격 529분… 발묶인 벽지 주민들 "갇히는 기분 들어" 지면기사
양평·가평·연천, 운행 환경 열악 병원 다니는 어르신들 불편 호소경영난 운수업계는 감회 불가피양평군 단월면 명성1리. '별빛마을'이란 별칭으로 알려진 이곳엔 약 150가구가 거주한다. 대부분 주민이 65세 이상인 이곳의 시간은 버스에 맞춰져 있다.생필품 구매와 병원을 가기 위해선 오전 7시50분께 양평읍으로 나가는 버스를 놓치면 안된다. 최소 3시간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이다.옆 마을인 명성2리 등 약 500가구가 3~4시간에 한 번씩 정차하는 버스에 매여 산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시간도 오후 4시·7시 두번인 까닭에 외출은 큰 숙제다. 명성1리 주민 김명천(가명)씨는 "버스를 눈앞에서 놓쳐 5시간 기다린 적도 있다. 주민 대다수가 운전면허가 없는 할머니들이 많다. 그래서 운전면허가 있는 노인의 경우 80세가 넘어도 반납을 주저한다"며 "외부로 외출이 어려워지니 점점 갇히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가평군 북면 적목리에 거주하는 우영훈(가명)씨도 비슷한 처지다. 그는 "여든 넘은 어머니께서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니시고 마을 대부분 어르신들 사정이 비슷해 차를 얻어타지 않으면 외출하는데만 한세월이 걸린다"며 "큰 병원이라도 가려면 춘천으로, 적어도 가평읍까지는 나가야 하는데 하루 4번 남짓 다니는 버스로는 일상생활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경기도 내 군 단위 지자체들의 버스 경영이 악화됨에 따라 농어촌 등 벽지 주민들의 '발'이 사라질 위기다.전철 등 타 교통수단 이용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과 지자체의 노선별 손실지원금이 운송원가를 채워주지 못해 적자가 누적되는 것이 주 원인이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농어촌 버스의 감축 및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평군에 따르면 지역 내 총 162개 버스노선 중 145개(90%)의 노선이 1일 운행횟수 5회 미만이며, 이 중 72개(44%) 노선은 하루에 1회만 운행하는 등 양평지역 평균 버스 배차간격은 529분에 달한다.도내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연천군도 버스 운행 상황이 열악하기만 하다. 89개 노선 중 74개(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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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인력난→격무→기피, 응급실 '악순환'… 리스크 해소·전문성 인정을 지면기사
응급실은 어쩌다 문까지 닫게 됐나 레지던트 191명 중 152명 지원 '미달'민형사상 책임 항시 노출 근무 꺼려의대생, 전문의 가치 하락에 우려구조적 해결 없이는 의료대란 가속의료계에선 의정갈등 장기화로 인한 인력난과 응급실 의사들이 떠안고 있는 사법리스크 등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응급실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응급의료대란은 이제 막 시작된 것에 불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응급의학과는 전공의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지원결과'에 따르면 응급의학과 모집정원 191명 중 152명이 지원, 지원율 79.6%를 기록했다. 지난해 85.2%의 지원율 대비 줄어든 수치며, 2년 연속 정원에 미달됐다. 의사로서의 사명감만으로는 더 이상 격무에 따른 보상이 어렵다는 통념이 의료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내 한 의과대학 의대생 A씨는 "과를 지원할 때 선배들의 의견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응급의학과는 정말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된다 해도 응급실에서 나와 의원을 개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최근 응급실 사태만 봐도 앞으로 응급의학과 기피 현상은 훨씬 더 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응급실에 이송된 환자에게 응급처치 도중 문제가 발생하거나, 응급처치 이후 배후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 응급실 의사에게 민형사상의 책임이 가해져 항시 사법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응급실 근무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이로 인해 응급실을 떠나 24시간 운영하는 365의원을 개원하거나, 요양병원 당직의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응급실 전문의들도 있다는 게 의사들의 설명이다. 도내 한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B씨는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를 응급처치해도 배후진료를 할 사람이 없어 하루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전원할 병원을 찾는 일이 빈번하다"며 "최선을 다해도 문제가 생기면 소송을 피할 수 없고 이후 시술이나 수술이 늦어져도 응급실 의료진이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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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1년 안돼 응급실 의료진 절반 이탈… 사명감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 지면기사
하루 120명 찾는 아주대병원 응급실 전공의, 정부 정책에 반발 '집단사직'인력난 장기화로 전문의들도 사직서남은 의료진 격무 누적에 운영 제한 "전공의는 환자와 전문의 사이의 간극을 메웠던 존재입니다."지난 5일 아주대병원 응급실 문은 굳게 닫혔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최전선이나 다름없는 응급실에서 심정지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응급환자를 24시간동안 받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은 하루 평균 110~120명의 응급환자들이 찾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인데다 수용하는 응급환자의 중증도가 전국에서 1~2위를 앞다투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한시적 진료제한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아주대병원 응급실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문의와 전공의 등 32명의 의료진이 존재했다. 소아응급 포함 18명인 지금과 비교하면 인력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인력 감소로 인한 남은 의료진의 업무 과중이 결국 응급실 문을 닫게 한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2월 의료개혁 완수를 목표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발표했다.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정원 확대를 골자로 한 내용은 곧바로 의료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의료현장에서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전공의들은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을 결사반대하며 집단 사직에 나섰다. 아주대병원의 경우 2월19일 소속 전공의 225명 중 130여 명이 개별 의사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했고, 다음날부터 전공의들은 하나둘씩 근무지를 떠났다.응급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응급실 전공의들의 집단이탈로 인한 격무는 고스란히 남은 의료진에 누적되기 시작했다. 24시간 쉴틈 없이 이어지는 환자들에 대응하기 위해선 전문의와 호흡을 맞추는 전공의들의 역할이 필수였다는 게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응급실 전문의는 "전문의만으로 응급환자들을 모두 감당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특히 응급실에서 전공의는 환자와 전문의 사이의 간극을 메워주는 존재였다"고 전했다.전공의들의 공백으로 인한 응급실 인력난의 장기화는 전문의들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