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뜨거운 봉사의 샘, 우리들 가슴마다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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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봉사의 샘, 우리들 가슴마다 솟아올랐다 지면기사

    메르스 공포가 클텐데도마스크도 안쓴채 곳곳 소독자가격리 농촌일손 돕기도적십자봉사원 베푼 사랑은언제나 따뜻하고 흐뭇봉사는 모두를 이롭게하는 힘산다는 것은 고달프고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의 하루 속에도 신나는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걸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봉사하는 너와 내가 있어 숨통이 트이는 훈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여전히 따뜻한 인정들이 넘칩니다. 한여름이 다가옵니다. 지난 5월20일 첫 확진환자 발생 이후 전국민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한풀 꺾인 듯합니다. 모두가 감염 걱정을 하며 손사래를 치는데 적십자봉사원들이 나섰습니다. 도내 자가격리자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은 환자가 아닙니다. 어찌 보면 피해자인지도 모릅니다. 백미 10kg, 라면 1박스, 생수 한 묶음, 참치 10캔, 카레 10개를 한 세트로 묶어 이틀 분량을 이들에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도내 1천650여명의 자가격리자에게 1억원 상당의 물품이 지원되었습니다. 소독과 방역활동에도 선뜻 나섰습니다. 보건소에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인근에서 확진자가 나와 메르스 공포가 클텐데도 방제복을 입고 전통시장, 전철역 등 공공장소 일대를 누볐습니다. 부드러운 천에 소독약을 묻혀 지하철역 개찰구, 계단 손잡이, 시장 가판대 등을 박박 문질렀습니다. 먼지가 아무리 날려도 공기감염이 안 된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마스크마저 벗어던지고 작업했습니다. 지나친 불안감을 덜어주는 홍보역도 한 셈입니다. 열감지 모니터링, 메르스 예방 및 안심 홍보물과 마스크 무료배부 등 메르스 확산을 막는 일이라면 기꺼이 자원하였습니다. 메르스에 취약한 독거노인들을 방문하여 발열 등 건강체크, 수시로 안부 전화 드리기 등에 6천여명의 적십자봉사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격리대상자 중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서 심리사회적지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도내 자가격리 농가일손 돕기에도 적십자봉사원들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제때 수확을 못하는 블루베리 농가를 찾아

  • 교도소담장 안과 밖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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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도소담장 안과 밖의 시간 지면기사

    수감자들은 간절함에아무것도 못하는 감옥안 10년과뭐든 할 수있는 밖의 1년을맞바꾸고 싶어하는데정작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무심히 흘리는것 같아 안타까워제가 강의하는 대상과 장소는 매우 다양합니다. 교도소에서부터 청와대 대통령실까지 많은 곳을 갑니다. 교도소에 강의 가는 날은 정문부터 강의장까지 들어가려면 무려 10개가 넘는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처음에 교도소강의 갈 때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만나고 보니 서로 정도 들고 친해져서 사적인 얘기도 나눕니다. 듣노라면 안타까운 사연들이 너무나 많습니다.장기수는 만기출소 전에 사회 적응경험을 쌓으라고 일정한 기간의 가출소 휴가를 줍니다. 재소자들이 꿈에 그리던 시간입니다. 한번은 친하게 지내던 장기수 A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탈옥했습니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가출소 휴가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저도 반가운 마음에 맛있는 저녁을 사주려고 만났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A씨가 휴가를 나온 지 3일째 되는 날 만났는데, 그때까지 한숨도 자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자신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몇 년 만에 나오면 그렇게 한다는 것입니다. 가출소 몇 달 전부터 휴가기간 동안 일정표를 분단위로 쪼개서 24시간계획을 수립한다고 합니다. 듣고 보니 이해가 가는 얘기였습니다. 담장 밖이 얼마나 그립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 것이며, 가고 싶은 곳이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그야말로 이분들에게는 시간이 금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넘쳐나니까 그 시간이 언제까지나 내 시간일 것으로 착각하고 철 지난 점퍼처럼 밀쳐놓고 심드렁하게 쳐다봅니다. 그러나 시간은 유한한 것이고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내가 보낸 시간이 나를 만들기 때문에 잘못 보낸 시간은 언젠가는 내게 치명적인 역습을 가합니다. 그래서 시간의 역습을 피할 수 있는 시간관리 매트릭스 4단계를 소개합니다.1, 중요하고 긴급한 일: 가족사고 같은 위기상

  • 대량재난에 대한 국민 슬기를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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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량재난에 대한 국민 슬기를 모아야 지면기사

    국가적 재난 ‘메르스 사태’책임소재만 따질게 아니라우리의 잘못 무엇인지깨닫고 고통 나눠야 한다그래야만 또다른 사고 발생때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로 인해 6월 한달은 나라 전체가 마스크 속에서 살아야 했다. 작은 기침도 혼자 숨죽이고 해야 하는 한달 동안 우리 모두가 겪었던 감정들은 두려움과 분노, 슬픔과 동정, 무기력과 분노 등이었을 것이다.잘못을 따진다면 감염의 진원지로 질타를 받고 있는 병원의 잘못도 있었을 것이고 초기대응을 안이하게 한 정부의 무능도 있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면 물론 현 정부이다. 실상을 사실대로 알리라는 국민들의 추궁에 감염의 근원지가 되는 병원과 환자의 위치를 감추어 오다가 결국 실명을 거론해야만 하는 사태를 보면서 해당 병원의 대책도 문제지만 감염 질환에 대한 전문가가 없는 복지부도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 현정부의 대응 부재가 국내에서는 언론의 난타를 받고 해외에서는 선진한국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창피를 감수해야 했다. 국가적 손실은 또 얼마인가?우리는 항상 대량재난을 겪어왔고 또 앞으로 그러한 대량재난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구 지하철 사건, 서해페리호 사건, 삼풍백화점 사건, 세월호 사건 등등…. 우리 세대가 겪어왔던 수많은 대량재난을 통해 이제는 답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 되지 않았는가? 만약 한국의 어느 원자력 발전소가 후쿠시마처럼 파괴되었을 때를 상상해보라. 지금의 메르스가 누가 일부러 퍼트린 질환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만약 악의적인 집단이 독가스 살포는 물론이고 감염된 사람을 이용하여 다중 이용시설에 침투한 뒤 세균살포, 사스, 에볼라 확산을 시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순간에 국가가 마비될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인가 병원인가 아니면 국민들인가?나는 감히 근본적인 문제는 물질주의에 물든 우리들의 마음에 있다고 본다. 현 메르스 사태의 실질적인 해결책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지적을 들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또 지적하고 싶지는 않다.어려운 시간들이었다. 정보공유의 부족, 초기대응의 실수, 복지부 대책의

  • 메르스와 행정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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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와 행정권력 지면기사

    ‘페스트 모델’의 권력은사람을 위축시키는게 아니라되레 유익한 결과 이끌어 내정부 ‘메르스 확산’ 부실 대응은주어진 행정책임 행사 의무를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같아최근 온 국민의 관심사인 메르스 확산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의 ‘페스트의 모델’을 떠올리게 된다. 푸코는 권력의 본질을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전염병인 페스트의 사례에서 찾았는데 그것이 ‘페스트의 모델’이다.중세 페스트 선포 지역의 사람들은 각자 자기 집에 들어앉아 이웃들과도 철저하게 고립된 채 당국의 세심한 분석과 꼼꼼한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페스트 상태의 도시들은 몇 개의 구(區)로 나눠졌고 구(區)는 다시 가(街)로, 가(街) 안에 로(路)를 분리시켰다. 그리고 각자가 있도록 한정된 집 앞에는 보초가 망을 보았고 로(路) 안에는 감시인, 가(街) 안에는 감독관, 구(區) 안에는 담당관, 도시 전체에는 총독 또는 행정관이 배치되었다. 이를 통해 지역에 대한 조직과 분석이 가능했으며 현대의 행정체계가 여기에 들어있다는 것이 ‘페스트 모델’의 배경이다.푸코는 로(路), 가(街), 구(區) 그리고 도시의 책임자에 이르는 위계적이고 지속적인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일종의 거대한 권력이 생겨나고 더욱 세분화되었다고 주장한다. 감독관들은 매일 도시를 순시하며 그 도시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 기록하고 모든 집 앞을 지나치며 호명을 하여 페스트로 인해 아픈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죽은 사람 등으로 개인을 분류하였고 이것은 권력의 행사로서 ‘당국의 개입’이었다.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권력은 한 개인이 규칙을 잘 지키는가, 규정된 보건수칙을 잘 지키는가를 알기 위해 끊임없이 개인들을 평가하였는데 지속적인 관찰과 분류는 권력의 세분화이며 개인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이었다.(정원식 저, 공공행정과 정치)‘페스트의 모델’의 사례에 따른다면 권력은 사람들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익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생산적인 것일 수 있다. 이는 전염병 확산에 대비한 철저한 관찰, 기록과 같은 감시와 통제를 통해 권력의 행사가 최대한

  • 유비무환, 그 말은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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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무환, 그 말은 진리다 지면기사

    봉사원들 재난발생 대비해마다 구호종합훈련 받아실제상황 닥칠 경우매뉴얼대로 구호 나서고이재민 심리회복까지 도와재난대처, 시간끌면 절대안돼“기다리기만 하는 자는 마중 나가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옳은 말입니다. 요즘 대한민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공포로 휩싸여 있습니다. 이 역시 재난입니다. 하루빨리 진정되도록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들판은 가뭄이 극심해 걱정인데 일부 도시 여기저기는 메르스로 텅 비어 있는 듯 썰렁합니다. 초기대응이 잘못되었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낱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준비가 있으면 근심할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왠지 그 말이 늘 진리라는 느낌이 확 다가옵니다.적십자봉사원 400여 명이 한 주일 전에 여주 금모래은모래 야영장에서 재난구호 종합훈련을 가졌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매년 다양한 형태의 재난이 일어납니다. 재난에 대한 책임과 준비를 통해 적십자의 사명을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단순한 행사 참여가 아니라 실제 상황을 가정하여 진지하게 진행된 종합훈련입니다. 혹자는 봉사원들이 훈련되지 않고 재난현장에 뛰어든다는 우려를 하기도 합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적십자만은 다릅니다. 재난 시 국민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고 이재민의 고통을 경감해 주는 게 적십자 봉사원의 임무입니다. 해마다 다양한 재난구호역량을 몸에 배게하고자 종합훈련을 가집니다.적십자사는 법적으로 ‘재난관리책임기관’입니다. 재난 발생에 대비한 교육, 훈련에 대한 조치의무도 있습니다. 이날 설정된 훈련상황은 가상태풍 경보발령과 함께 집중호우로 남한강이 범람, 저지대 주택가가 침수되어 사망, 실종자 및 이재민이 다수 발생하여 긴급구호 요청을 받은 것을 가상한 훈련입니다. 대피수용, 심리상담, 자원봉사, 구호물자반을 편성하여 반별 활동 내용을 실습 위주로 훈련했습니다. 심폐소생술, 응급처치 등을 실습하고 급식, 국수, 세탁 등 특수차량 운용교육도 실시했습니다. 이재민 수용소는 어떻게 설치하고 운영해야 좋은지, 이재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모바일 쉘터(shelter)박스를 실제 설치하여

  • 국자는 국 맛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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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자는 국 맛을 모른다 지면기사

    도전이 두렵다는 것은도망갈 구멍이 있다는 뜻올인하지 않는 도전은결코 성공하지 못해진정 원하는걸 얻으려면죽을 힘을 다해 맞서야장사익 선생의 ‘하늘가는 길’ 앨범을 처음 구매한 때가 20년 전입니다. 한 맺힌 듯 구성진 그 목소리가 마음 깊은 곳을 울려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몇 해 전에 장사익 선생과 오붓하게 저녁을 하면서 사연을 들어보니 그의 노래가 눈물 나는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고향이 충청도 광천인데 농사짓는 게 싫어서 은행원이 되려고 선린상고에 진학을 합니다. 그러나 보험회사 외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죠. 7남매 중 맏이였는데 당시에는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그의 고난은 시작됩니다. 가구점 총무, 독서실 매니저, 전파상, 노점상, 카센터 등 25년 동안 무려 18개의 직업을 전전합니다.그러다 그는 45세 때 중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앞으로 딱 3년만 내 뜻대로 살아보자.” 마지막으로 배터리 가게를 정리한 그는 쇄납연주자로 93년·94년 2년 연속 전주대사습 장원을 따내는 기록을 세웁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노래를 시작해서 현재에 이른 것입니다. ‘찔레꽃’ ‘봄비’ ‘님은 먼 곳에’를 들으면 그 짜릿함에 지금도 눈물이 흐릅니다.그런데 그런 말을 하더군요.“저도 노래를 하기 전에 사회생활을 25년간 하면서 18번의 직업을 전전했지만, 이렇게 뒤돌아 보니까 열심히 했다고는 하는데, 죽을 힘을 다해서 한 것은 아니었더라구요. 그런데 태평소를 분 그 삼년 동안은 죽을 힘을 다해서 치열하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길이 열리고 보이더라구요.”법구경에 ‘국자는 국 맛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현자를 가까이 하여도 그 지혜를 알지 못하고, 지혜로운 자가 현자를 가까이 하는 것은 혀가 음식 맛을 아는 것과 같이 비록 잠깐의 순간이지만 참다운 진리를 안다는 뜻입니다. 국자는 늘 국솥에서 국그릇으로 열심히 국을 나르지만 정작 국 맛을 모른다는 얘기입니다.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그저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합

  • 세월호 사고, 자원봉사활동 체계정비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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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고, 자원봉사활동 체계정비 계기 삼아야 지면기사

    대다수 자원봉사자충분한 사전 교육이나훈련없이 위험한 현장에그대로 노출되는 상황관리자들 컨트롤타워로서의역량 키우는데 집중해야행정기관의 구호활동은 주로 획일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명령과 통제가 주요 조직원리로 작동하는 관료제로 인해 소수자의 요구를 무시하게 되고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외부 변화에 신축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직성을 띠게 된다. 그래서인지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 태안 원유유출 그리고 최근의 세월호 침몰사고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이를 직접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정부의 대응능력은 항상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반면에 재난현장에서 보여 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활동은 오히려 공공부문에 못지않은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재난관리에 있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연계는 필수적인 사항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 참여는 재난의 예방과 대비·대응·복구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재난현장에 모인 다양한 자원봉사자와 단체들의 역할조정이 되지 않을 경우 적절한 활동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혼란을 피하고 체계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관리자의 개입과 역할조정이 요구되는데 이것이 자원봉사활동체계의 개선 이유다.자원봉사활동체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거 재난방지 경험을 바탕으로 내·외부 실패 요인을 분석해 성공적인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요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연구에 따르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재난현장에서는 총괄관리체계가 없어 자원봉사자들이 우왕좌왕했고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임의대로 활동해 혼란을 가중시킨 바 있다.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시에는 임의적인 봉사활동 참여로 봉사자의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인한 낭비가 심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경우 자원봉사 인력 증가분에 비해 방제물품 부족현상이 발생한 것은 인력활용과 물품배분에 대한 계획, 자원봉사 인력계획과 운영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게다가 대부분의 재난현장에 참여하는 다수의 자

  • 사랑과 봉사로 세상과 마주한 청소년적십자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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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봉사로 세상과 마주한 청소년적십자 단원 지면기사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은인종·국가·종교를 초월해사람을 사랑하는 것청소년들이 인간 존엄성을존중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어른들의 관심과 격려 필요한순간의 축적(蓄積)이 한평생을 만들어 갑니다. 사랑과 봉사로 세상과 마주하며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열띤 자리가 펼쳐졌습니다. 지난 주말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4천500여명이 적십자 깃발 아래 모였습니다. 지도하시는 선생님들도 함께했습니다.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단원과 지도자가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을 배우고 실천하며 글로벌 리더로 인성발달을 도모하는 청소년 활동입니다. 인도주의 정신은 인종, 민족, 국가, 종교를 초월해 사람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청소년기는 심장이 뛰고 피가 끓는 시기입니다. 뭔가를 성취하는 시기가 아닙니다. 꿈과 이상을 갖고 무언가에 푹 빠져 심취하는 시기입니다. 미래를 만들어 갈 주역들이 적십자활동을 통해 인도주의를 실천하기를 마음먹고 행동하는 뜻깊은 일입니다.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아름다운 정신이 바로 적십자 정신입니다. 고통을 줄여가는 데 모든 의지와 노력을 기울입니다. 개인의 존엄성을 존중하기 위해 자유와 평화를 배우며 협력합니다.적십자운동은 1859년 이탈리아 통일 전쟁터에서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스위스 청년실업가 장 앙리 뒤낭이 평시에 전상자(戰傷者) 구호를 위한 헌신적이고 자격 있는 자원봉사 구호단체를 각국에 설치할 것과 이들을 보장할 수 있는 국제적인 조약체결을 제안한 것에서 출발한 국제구호단체입니다. 우리나라는 110년 전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고종황제 칙령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적십자의 사랑과 봉사의 정신이 새로 입단하는 이들을 통해 실천될 것입니다. 이들 적십자청소년 단원(RCY)들은 사랑과 봉사 활동을 통해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합니다.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고 지키고자 서로 간의 이해, 협력, 우정, 평화를 지속시키면서 배우고 실천하는 가운데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합니다. 또한 인성 교육과 함께 체험을 통하여 스승을 존경합니다. 삶의 깊

  • 기적을 만든 슬기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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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을 만든 슬기의 꿈 지면기사

    좌절과 절망을 뚫고성취 경험했기 때문에‘방향을 설정하고목표를 향해 간다는게얼마나 중요한지’스스로 절실하게 깨달아제가 운영하는 멘토링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는데, 학생이나 기업 2세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꿈과 미션을 만들고 수행하는 방법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입니다.우선 꿈을 어떻게 찾고 설정할 것인지를 지도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시기별로 나누고, 사진과 글로 만들어서 방에 붙여 매일 보도록 지도합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꿈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신기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멘티들을 지도하면서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도 느끼고, 때로는 그들이 만들어 낸 결과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최근 사례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3년 전에 지인으로부터 안양의 명가원 대표의 딸 표슬기를 멘토링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었습니다. 슬기는 초·중학교 5년 동안 뉴질랜드와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고교 입학을 위해 입국하면서 엄마에게 이런 얘기를 하더랍니다.“엄마, 대학에 왜 가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꼭 대학을 가야 하나요?” 엄마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떨어지는 줄 알았답니다.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키워서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려고 5년 동안 유학을 보냈더니 돌아오자마자 대학 안 간다는 선전포고를 하니 그럴 법도 했을 것입니다. 표슬기는 일반고에 진학하지 않고 경남에 있는 대안학교를 선택합니다. 학교생활은 대만족이었다고 합니다. 공부하라고 닦달하는 사람도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주로 하면서 자유롭게 공부하는 그 환경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것입니다.그런 상태에서 저와 만났습니다. 고등학생치고는 매우 묵직한 중심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는 첫인상을 받았습니다. 3시간 동안 멘토링을 하는데 자신이 갖고 있는 구체적인 꿈도 없고, 꿈이 없으니 당연히 미션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고등학생으로서는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등을 토론하고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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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누구인가? 지면기사

    단순히 내 이름만이 아닌참 생각과 마음을 통해판단하는 가치관과 인생관변하지 않는 참 모습…이러한 정체성을 깨달아야내가 존재하는 것이다우리는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데 막상 나에게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해본 적이 있는가? 만약 상대방이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묻는다면 ‘글쎄요, 나는 납니다’라고 대답할 수도 있고 ‘나는 OOO입니다’ 하고 내 이름을 말할 수도 있겠다. 또 ‘당신의 정체성이 뭐요?’라고 묻는다면 ‘나의 정체가 무엇이냐구요? 내가 뭐 잘못했습니까?’하고 기분이 나쁠 수도 있을 것이다.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너는 왜 그렇게 사냐?’ ‘너는 누구 편이냐?’ ‘너 도대체 왜 그렇게 행동한 거야?’ 하는 질문들도 알고 보면 나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수많은 질문에 답하려면 나에 대한 나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어야 하는데 막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 사는데 바빠서’ 이러한 질문을 잊어버리고 산다. 즉 내가 누구인가를 대답할 수 있는 능력은 중요한 나의 특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질문과 대답을 잊고 산다.정체성이란 말은 ‘정체’와 ‘성’이 합친 말인데 일관된 나의 실체가 나의 ‘정체’이고 그것을 인식할 때 나의 ‘정체성’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정체’는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인식하고 느끼지 못하면 나는 ‘정체성’이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나의 이름만이 아닌 참 생각과 마음을 통해 흘러나오는 행동을 좌우하는 밑바탕 신념이 나의 정체성인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변하지 않는 참모습, 내 본디의 깨닫는 성질, 판단하는 가치관, 인생관, 살아오면서 변형되거나 일그러진 모습이 아닌 독립적이고 예측 가능한 본질적인 참모습을 말하는 것이다.다시 말해서 정체성(Identity)이란 ‘일관된 고유한 실체’와 그것을 ‘의식’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정체성은 환경이 바뀔 때 겉으로 바뀌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쉽게 변하지 않는 나의 참모습이며 이것을 내가 주체적으로 ‘의식’할 때 소중한 나의 ‘정체성’이 확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