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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논단] 필리핀 이모와 할머니 가설

    [월요논단] 필리핀 이모와 할머니 가설 지면기사

    저출산 해결에 18년간 380조 투입韓, 젊은 부부 초점 기존 정책 한계할머니 가설, 출산·양육 문제 해결책 외국인 가사관리사 확대 방안보다는조부모에 대한 다양한 지원 늘려야 '필리핀 이모'.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별칭이다. 저출산과 육아 문제의 해결방안 가운데 하나로 시작된 가사관리사를 현재 필리핀에서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최저임금이 적용된 월 238만원의 임금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근로기준법과 ILO 협약에 따라 국적에 의한 임금 차별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출산과 양육의 과제를 노동과 비용의 문제로 보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논쟁을 보면서 근원을 다시 생각해본다.왜 여성은 45세 전후에 폐경을 맞이함에도 장수를 하는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제시된 것이 바로 '할머니 가설(grandmother hypothesis)'이다. 인류학자인 허디(Hrdy)는 인간 진화의 원동력이 협동적 양육에 있다고 했다.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으로 독립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엄마 혼자 감당할 수 없다. 아빠를 비롯하여 형제자매, 할머니 혹은 비혈연으로부터 자원을 지원받아야 한다. 협동적 양육이 출산과 인간 진화의 핵심이라는 것. 호크스(Hawkes)교수는 협동적 양육 중에서도 할머니의 역할에 주목했다. 루마나(Lummaa) 교수도 핀란드와 캐나다의 가족사를 조사해 할머니가 자손의 번창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할머니가 오래 산 가족에서는 아들딸이 더 빨리 결혼했으며, 손자 손녀의 터울도 짧았다. 그리고 이들이 탈 없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비율도 높았다. 그는 할머니들이 자식들에게 아이들을 키우는 경험을 전달하고, 직접 손자들의 양육에도 도움을 줘 자식들이 아이를 갖는 데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루마나 교수는 지난 7월 발표한 논문에서 사회경제적 지위와 출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핀란드의 150년간(1800~1949) 무자녀의 역사적 추세를 조사한 후 출산의 회복력은

  • [월요논단] 미국 대선과 민주주의의 위기

    [월요논단] 미국 대선과 민주주의의 위기 지면기사

    바이든 후보직 사퇴·트럼프 총격 등 그 어느때보다 다사다난했던 美 대선결과 어떻든 민주주의 위기징후 뚜렷국민이익 도외시한 세력 설자리 없어운명 개척해 나가는 시민의지도 필요미국 대선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선거에 참여하는 '선거의 해'인 올해 미국 대선은 전 세계인이 가장 주목하는 선거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세계 전체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측 불가능한 성격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초방빅 판세라 세계가 더욱 긴장하고 있다.필자의 기억에 이번만큼 다사다난했던 미국 대선은 없었던 것 같다. 선거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이 투표를 불과 100여 일 앞두고 후보직을 사퇴했고, 트럼프는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하기도 했다. 또한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의미가 큰 선거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는 것이고, 트럼프가 승리하면 22·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재기에 성공하는 드문 기록을 세우게 된다.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미국 대선 과정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의 징후들을 더욱 뚜렷하게 확인하게 된다. 특히 트럼프는 민주주의 가치와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들을 노골적으로 하는데 여전히 거리낌이 없다. 재선에 실패한 2020년 대선 때처럼 선거 직후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자신이 졌을 경우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트럼프의 선동에 의해서 촉발된 2021년 의회 난입 사태에 맞먹는 심각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말할 것도 없지만, 다수 국민의 필요와 어려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민주당도 민주주의 발전에 저해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반민주적인 트럼프가 또 다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그만큼 상대당인 민주당과 후보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반증이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다. 그러나

  • [월요논단] 성심당과 계룡문고

    [월요논단] 성심당과 계룡문고 지면기사

    온라인·원도심 가속화 등 어려움에30여년만에 폐업한 대전 향토 서점폐허 공간서 수습한 거래 책 13권뿐빵집 가보니 수백명 건물 휘감은 줄출판사 남은 과제는 잘 죽는법 고민가히 독서의 계절이다. 폭염에 지친 심신을 책의 향기로 달래려는 듯 전국의 지자체에서 책축제와 지역독서대전이 열렸다. 압권은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다. K-컬처의 화룡점정이라 할 만한 쾌거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은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대로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문화강국으로 우뚝 섰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을 모국어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정겹다.와중에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책과 빵의 운명이 극명하게 교차했다. 결과적으로 빵은 살아남았고 책은 죽었다. 성심당 대전역점 임대계약 연장과 계룡문고 폐업에 관한 이야기다. 특정 지역기업의 흥망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지금, 여기'의 슬픈 현실이 오롯이 드러난 사례로 볼 일이다.2년 전 독서문화상 대통령상 후보에 올랐었다. 잠시 설렜고 은연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심사과정에서 필자의 이름은 거론조차 되지 않더라고, 심사에 참여했던 모 인사가 알려줬다. 자존심이 상했지만, 수상자의 이름을 듣는 순간 곧바로 수긍했다. 2022년 독서문화상 대통령상 수상자는 계룡문고 이동선 대표였다.(참고로 필자는 이듬해 독서문화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지난 9월 계룡문고가 문을 닫았다. 30년을 이어온 대전 유일의 향토 서점이, 공교롭게도 대통령상을 수상한 지 2년만에 폐업하고 만 것이다. 계룡문고는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었다. 연중 학생 견학 프로그램과 북콘서트를 여는 등 문화공간으로서 지역의 독서문화를 이끌어왔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서점인 계룡문고는 온라인서점과 대형서점의 공세, 원도심 공동화 현상의 가속화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동선 대표는 "서점을 생명처럼 여겼고, 어떤 방식으로든 살려보려고 몸부림쳤지만 더는 어쩔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해 30여 년 영업을 종료하게 되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비슷한 시기, 대전의 또 다른 향토기업 성심당이 대

  • [월요논단]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월요논단]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지면기사

    불황 허덕이던 온라인 서점 활기'한강 작가' 대한민국 국격 높여극단적 정치갈등에 좋은 기회 흘려명태균·김건희 특검 검색어 압도특별한 감동 그치지 않아야 한다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신드롬이 열흘 넘게 계속되고 있다. 엿새만에 한강 작가가 쓴 책은 100만부 넘게 팔렸다. 대형서점 판매 1위에서 10위를 죄다 한강 작가가 휩쓸었다. 지방서점은 책 수급에 애를 태우는 상황이다. 그동안 불황에 허덕이던 온라인 서점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서버가 다운되고 예스24는 주식시장에서 한때 상한가를 기록했다. 도서 시장은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시장 전반에서 선순환을 기대하는 눈치다. 지난주 수요일 종로 교보문고에서 반가운 광경을 접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이들이 한강 작가 책을 구입하느라 북적였다. 이들은 매대 주변에 모여 어떤 책이 대표작인지를 서로에게 물으며 두 서 너 권씩 챙겼다. 반가운 건 대부분 6070세대라는 것이다. 이들 세대에게 한강은 낯설다. 그런데도 그들은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를 들고 서점을 나섰다. 자신이 읽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선물하려는 것인지를 떠나 흐뭇했다.지하철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본지 오래다. 문고판 독서왕국으로 대표됐던 일본 또한 마찬가지다. 십 수 년 전 일본에 갈 때마다 책 읽는 일본인은 인상적이었다. 지하철이나 공원 벤치에서 책 읽는 광경은 부러웠다. 그러나 이제 일본인도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다. 최근 도쿄에 열흘 넘게 머물렀지만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하나같이 스마트폰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다. 한국,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 어느 나라나 흔한 풍경이다.노벨문학상은 노벨상 6개 부문 중 하나지만 위상은 남다르다. 노벨문학상은 한 나라의 지적 산물이자 인문학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1968년이다. 당시 일본은 경제적으로 급부상하던 시기였다. 서구사회는 일본을 돈만 아는 '이코노믹 동물'이라며 경멸했다. 허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그들은 '설국'

  • [월요논단] '문화의 날, 문화다양성의 날'

    [월요논단] '문화의 날, 문화다양성의 날' 지면기사

    '유엔 세계 이주민의 날' 다름 존중모두를 생각하는 기념일 이었으면사회통합·갈라치기… 원론적 논의 광역·기초자치단체 먼저 나설 수도기왕에 경기도·도의회 물꼬 터주길오는 10월 셋째 토요일(19일)은 '문화의 날'로 1972년에 지정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어떤 기념일이 있는가 찾아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기념일이 있음을 알았다. '국경일', '법정 공휴일', '국가기념일'이 있다. 이 가운데 '국가기념일'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한 기념일도, 법령에 따른 기념일도 있으며 각종 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기념일도 있었다. 관심을 두는 분야가 아니면 기념일을 다 기억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아무튼 '문화의 날'은 '방송의 날', '영화의 날', '잡지의 날'을 흡수·통합하여 제정하였으며 2006년에 10월20일에서 10월 셋째 토요일로 변경되었다.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문화의 날' 제정 이유를 보니, '대중들이 문화예술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방송·잡지·영화 등 문화 매체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각종 문화예술을 홍보하고 주류의 문화를 비롯해 비주류의 문화도 대중에게 노출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기념일'이라고 하였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각종 공연, 전시, 강연 등 문화예술 행사와 미술대전, 민속예술경연대회 등이 펼쳐지고 있다. 제정 당시 문화예술을 진흥하는 한편 대중들에게 예술문화의 향유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매년 5월21일로 지정된 '문화다양성의 날'은 또 어떤 기념일일까 궁금하다. 2001년 유네스코 정기총회에서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이 채택되었고 우리나라는 2014년 법령을 만들고 '문화다양성의 날'을 지정하였다. 그런데 2005년 유네스코 제33차 총회에서 '문화콘텐츠와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를 위한 협약' 때문이었는지 현재 우리나라 문화다양성에 대한 문체부의 시각은 예술의 다양성에 경도된 듯하다. 법률에 의거 문화다양성의 날부터 1

  • [월요논단] 멧돼지의 난동

    [월요논단] 멧돼지의 난동 지면기사

    농작물 헤집고 마을까지 내려와생존권·생태계의 원리 지켜져야최고 권력·이익 독점 날뛰는 행동이제는 사회 공적 영역 무시 독주민주주의 붕괴 임계점 넘으면 침몰이맘때 농촌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멧돼지 난동이다. 애써 가꿔놓은 배추밭이며 각종 농작물을 헤집고 다니는 것은 물론, 마을까지 내려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사실 멧돼지야 무슨 죄가 있을까. 먹이가 부족하니 그렇기도 하고, 새끼 멧돼지를 키우기 위해서도 필요하니 나름대로 돼지의 사정도 이해할만하다. 그렇지만 게걸스럽게 먹이를 찾거나 애꿎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멧돼지를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다. 서식처를 파괴당한 야생동물이 사람이 사는 영역으로 침입하면서 생기는 각종 문제를 무시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상태가 된지 오래지 않은가. 인수공통 바이러스 문제로 초래된 코로나19 사태를 생각해보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야생동물의 생존권은 자연정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결국 서로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생태계의 자연 원리를 지켜내는 것이 관건이다. '정의'란 말이 '각자에게 각자의 정당한 몫을 주는 데 있다'라는 오랜 철학적 규정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문제는 언제나 과도한 욕심과 지켜야할 자연규범을 어기는 무모함에 있다.멧돼지의 난동이 어디 생태계에서만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도 무모하게 날뛰는 멧돼지들이 너무도 많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의 성공이 현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데 있다. '안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으로 세계 최저의 빈곤상태를 넘어섰을뿐 아니라, 동시에 그 안에 담겨있던 개발독재를 극복하고 민주화를 이뤄낸 그 힘이 지금 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그 물질적 성공을 틈타 우리 사회의 최고 권력과 이익을 독점한 이들이 아예 이렇게 날뛰는 멧돼지처럼 행동하고 있다. 권력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온갖 거짓과 불법을 동원할뿐 아니라, 조작과 날조는 물론

  • [월요논단] 고려아연 사태는 경제 안보의 문제

    [월요논단] 고려아연 사태는 경제 안보의 문제 지면기사

    사모펀드의 국가기반산업에 대한적대적 M&A·해외매각 문제 제기국내 자동차·제철산업 큰 영향 줘정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 급선무국회와 사태재발 방지 입법 조치도고려아연에 대한 공개 매수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각하고 있다. 고려아연 공개 매수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에너지 안보 싱크탱크인 SAFE로부터 제기됐다. 고려아연 인수 시도가 중국이 아연에 그치지 않고 여러 핵심 광물의 글로벌 공급망까지 장악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MBK 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하면서 '현 시점에서 대상회사의 향후 합병, 분할, 영업양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 MBK측은 중국 자본이 5% 정도이며, 중국 매각계획을 부인했다.그러나 SAFE는 중국의 지원을 받는 MBK가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할 수 있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우려되는 적대적 매수라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조업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고려아연은 연간 24만t, 영풍은 18만t의 아연을 생산한다. 2023년 기준 매출액은 9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6천600억원이다. 2차 전지 핵심 소재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을 하고 있다. MBK 측의 공개 매수가 성공하면 자동차와 제철 등에 필요한 연간 42만t의 국내 아연 필요량이 사모펀드에 좌우된다.미국의 CFIUS는 외국 투자에 대해 기업과 외국의 지배 여부를 판단한다. MBK는 외형적으로는 국내 사모펀드이다. 그러나 MBK 측에 속한 기업집단 180여 개에 대한 실체가 문제다. 국내 자본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 자금 주체는 누구인지. 만약 SAFE의 분석처럼 중국과 관련이 있다면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안보 차원에서 판단해야 할 사항이다. 일본은 외국 투자에 대해 투자자의 속성을 고려하여 실질 심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안보추진법은 금속 광산물을 특정 중요물자로 지정하여 투자규제 및 기술 보호 대상으로 하고 있다.사모펀드의 특성은 기본적으로 이익 실현에 있다. 국가의 기간산업이 외국 투자자나 사모펀드에 좌우되

  • [월요논단] 김대중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월요논단] 김대중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지면기사

    탄생 100주년 여야 떠나 업적 주목사람·이념에 대한 균형있는 태도국가와 세계 전체 아우르는 안목주위 사람과 함께 나누는 생활인현재의 정치적 문제 해결 나침반올해는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김대중만큼 논란이 많고 극단적인 평가를 받아온 정치인이 없지만, 최근에는 대통령이자 정치인으로서 그의 면모와 업적에 여야와 좌우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현직 대통령이나 정치권의 무능과 문제점을 지적할 때 참고해야 할 모범으로 제시되곤 한다.평생 민주화와 남북평화를 위해 헌신해 온 김대중의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은 독보적이다. IMF 위기를 조기 극복하는 리더십을 발휘했고,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으며, 건강보험 도입·의약분업 실시·국민연금 보편화·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입으로 생산적 복지국가의 토대를 다졌다. 또한 IT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정보통신 산업을 육성했고, 문화예술 분야에 적극 투자해서 BTS, 봉준호 등을 보유한 문화강국이 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김대중 이후 5명의 대통령이 나왔지만 그만큼 우리의 삶과 국가의 위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뚜렷한 업적을 남긴 대통령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20여 년 전의 일이지만 그와 이후의 정치인들 사이에 아득한 격차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물론 국내외의 정치적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 큰 요인이기는 하지만 필자는 정치인, 더 나가서 한 인간으로서 그릇의 크기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보다 나은 정치를 위해서 김대중의 삶과 정신을 계승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먼저, 사람과 이념에 대한 균형 있는 태도다. 그는 자신과의 친소관계를 떠나 사람들을 공정하게 평가하려고 했다. 자신을 핍박했던 박정희든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장면이든 그들의 공과와 장단점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우유부단하고 위기 앞에서 나약했던 장면이나 영속적인 권력을 탐하다가 비운에 간 박정희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둘째, 국가와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안목이다. 지금까지

  • [월요논단] 곁이 되는 인문학

    [월요논단] 곁이 되는 인문학 지면기사

    노숙인 인문학 명맥 오직 시민의 힘어떤이는 자존감 회복 꿋꿋이 자활찾아와 곁이 돼주는 사람 있다는것돈·잠자리 없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다정한 말동무 돼주는것 알리는 일전남 순천시의 노숙인 재활시설(디딤빌)을 필두로 24년 사단법인 인문공동체 책고집에서 주최하는 전국 노숙인시설 인문강좌의 막이 올랐다. 올해의 강좌는 성남 '안나의집'과 광주 다시서기센터, 인천 '내일을여는집', 원주 '다시서는집' 등 7개 기관에서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다.지난 8월30일, 순천 디딤빌에서 첫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전 순천시 공무원들과 만나 함께 시설로 향했다. 워낙에 외진 곳에 터를 잡은 시설이어서 초행자로선 찾아내기 힘든 곳이었다. 이후 외부에서 오는 강사들은 시설직원이 순천역으로 나가서 모셔 오기로 했다.이번 강좌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선의에 선의가 더해졌다. 작년에는 전국 12개 시설에서 진행했지만 올해는 지원이 끊겨 강좌를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고심 끝에 모금 운동을 전개했는데 불과 한달만에 200명에 가까운 시민이 참여해 3천여만원을 모았다. 덕분에 7개 시설에서 강좌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실로 다양한 분들이 모금에 참여했다. 책고집 회원의 참여가 많았고 그 외 다양한 분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지역의 기자와 지방의원, 작가, 주부, 직장인, 공무원, 심지어 어린아이까지. 울림이 큰 사연이 많지만 그중 두 가지만 소개하려 한다.무려 1천만원을 보내준 분이 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었다. 사연인즉 "'가난할 권리'를 읽은 뒤 책고집 후원을 결심했고 마침 모금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뒤늦게 책고집을 방문해서는 "좋은 책 써줘서 고맙다"는 말로 눙치려 했다. 돈이 많은 분인가 상상했는데 막상 대화해 보니 그런 분이 아니었다. "귀농해 농사지으며 살고 있을뿐이며 나눔을 실천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을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할뿐이었다.또 하나의 감동 사연이 있다. 지역의 재활시설(디딤빌)에서 강좌를 연다는 소식을 접한 순천시 공무원들이 모금에 동참했다. 참여 인원이 무려

  • [월요논단] 여론 재판과 불신 사회

    [월요논단] 여론 재판과 불신 사회 지면기사

    BTS 슈가 전동 스쿠터 음주 '송치'과한 돌팔매질·호들갑 돌아볼 필요해외언론들 '지나친 여론재판' 비판"왜 집요한지 이해 어렵다"는 반응우리는 언제 관용·균형 다가설지…음주 상태에서 전동 스쿠터를 몬 혐의로 입건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24일 만에 검찰로 송치됐다. 슈가는 지난 한 달여 가까이 여론의 주된 관심사였다. 돌아보면 세계적인 그룹 멤버가 관여됐기에 관심을 가질만했구나 싶다가도 지나친 여론재판은 아니었나하는 불편함에 미친다. 전동 스쿠터 음주 운행을 감싸자는 것도, 유명인이기에 관대하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과도한 돌팔매질이자, 알권리를 빙자한 호들갑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멀쩡한 병무행정까지 꼬투리 잡고 불신사회를 조장하는 이들은 경계해야 한다.많은 이들은 슈가를 둘러싼 여론 흐름을 보면서 얼마 전 삶을 마친 배우 이선균을 떠올렸다고 한다. 사실을 넘어선 추측성 보도로 인해 그동안 많은 연예인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때마다 비판 목소리는 봇물을 이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질적 보도행태는 반복됐다. 당시 그악스러운 보도가 이씨를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았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한 번의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는 삭막한 곳으로 변했다. 대신 지나친 도덕적 기준을 강요하거나, 아무 말이나 던지고 엿보는 관음증 사회가 됐다.해외언론은 한국사회를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나라마다 사회적 분위기와 정서가 다르기에 그들 주장을 마냥 수긍하는 건 아니다. 허나 상당부분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는 "이 사고로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슈가의 무조건 탈퇴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슈가와 소속사 사과에도 불구하고 '증오의 행렬'은 가라앉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슈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 이용권을 준 것이냐"며 과도한 여론재판을 비판했다.또 '엘르 인디아'는 한국 사회가 K팝 아이돌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할리우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