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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악의 대변자 지면기사
제2의 계엄상황 이끌어가는 자들 권력욕·총칼 지배하는 세상 옹호 대항 아닌 기본적 삶 거부하는 것 민주와 정의, 인권과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정치적 문해력 필요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간을 맞이할 때면 언제나처럼 우리는 상반된 감정에 빠지게 된다. 많은 경우 아쉬운 일에 대한 반성과 후회와 함께 다가올 시간에 대한 설렘과 결심으로 이때를 맞이한다.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지만 인간은 이 순간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이를 서사적으로 만들어간다. 서사야말로 인간의 시간이다. 그런데 이 귀중한 시간을 계속되는 제2의 계엄 상황으로 이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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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탄핵 심판과 헌법정신 지면기사
본래 통치행위, 사법심사에 제한적 대법 ‘국헌문란’ 비상계엄 심사대상 재판관 개인 종교나 신념·사상 아닌 ‘헌법’의 이름으로 준엄한 단죄 필요 국민의 민주주의 열망 담아 판단해야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 등이 12·3 비상계엄을 통치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절차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 본래 통치행위는 국가 행위 중에서 고도의 정치성을 갖기 때문에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거나 사법심사가 제한되는 행위를 말한다. 학설은 나뉜다. 부정설은 실질적 법치주의 확립과 재판청구권 일반적 보장을 위해 통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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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차기 대선과 김동연의 기회 지면기사
국민 최대 과제인 차기 대통령 선출 이재명 유리한 고지 점령 분명하지만 이후 전개될 한국 정치모습 예측불가 국가 위기상황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 다음 대선, 그 출발점이 될 수 있길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지만 다수의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적어도 12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자 많은 국민들이 환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은 결코 아니다. 당장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남았고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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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 설립을 준비하며 지면기사
책고집, 노숙인 시설서 인문학 강좌 5개월간 진행된 강의, 감동의 연속 연장요청 등 다양한 구성에 만족감 사람들 마음에 희망의 씨앗 심는 일 문화·예술·인문교육 기회 확대돼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문화와 예술, 인문 교육의 기회가 확대되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주요한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문화 정책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습니다. 이제라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상의 기쁨과 삶의 희망을 선사할 문화예술, 인문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지난 여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만남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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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광복 80년, 일본을 대하는 자세 지면기사
한일관계, 굴곡진 근현대사 공유 조세이 탄광 수몰참사 추적 보도 양심적인 日 시민의 힘 확인 계기 성급했던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지혜 필요 지난달 홋카이도 전역을 훑다시피 하고 돌아왔다. 11월 홋카이도는 비수기에다 어정쩡한 달이다. 라벤더가 아름다운 여름도, 그렇다고 설경을 감상하는 겨울도 아닌 까닭이다. 그럼에도 서둘러 다녀온 건 내년 1월을 목표로 책을 내기위해서였다. 내년은 광복 8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2025년은 한일관계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뜻깊은 해다. 머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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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정치와 법치 지면기사
법에 정치 맡기는 행위 퇴행에 불과 법관 판단이 결정력 행사하는 사회 윤리적 문제 사법화하는 위험 증대 정당성 위해 보편적 가치 부응해야 법조개혁 없는 민주주의 불가능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판결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는 극명하게 분열되었다. 한쪽에서는 ‘사법정의’가 실현되었다고 환호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정치판결’이며 심지어 ‘사법살인’이라고 주장한다. 판결의 정당성과는 무관하게 5년 이상 야당대표의 피선거권을 박탈할 수 있는 선고는 분명 정치적인 판결임에는 틀림이 없다. 뿐만 아니라 몇 년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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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필리핀 이모와 할머니 가설 지면기사
저출산 해결에 18년간 380조 투입韓, 젊은 부부 초점 기존 정책 한계할머니 가설, 출산·양육 문제 해결책 외국인 가사관리사 확대 방안보다는조부모에 대한 다양한 지원 늘려야 '필리핀 이모'.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별칭이다. 저출산과 육아 문제의 해결방안 가운데 하나로 시작된 가사관리사를 현재 필리핀에서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최저임금이 적용된 월 238만원의 임금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근로기준법과 ILO 협약에 따라 국적에 의한 임금 차별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출산과 양육의 과제를 노동과 비용의 문제로 보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논쟁을 보면서 근원을 다시 생각해본다.왜 여성은 45세 전후에 폐경을 맞이함에도 장수를 하는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제시된 것이 바로 '할머니 가설(grandmother hypothesis)'이다. 인류학자인 허디(Hrdy)는 인간 진화의 원동력이 협동적 양육에 있다고 했다.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으로 독립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엄마 혼자 감당할 수 없다. 아빠를 비롯하여 형제자매, 할머니 혹은 비혈연으로부터 자원을 지원받아야 한다. 협동적 양육이 출산과 인간 진화의 핵심이라는 것. 호크스(Hawkes)교수는 협동적 양육 중에서도 할머니의 역할에 주목했다. 루마나(Lummaa) 교수도 핀란드와 캐나다의 가족사를 조사해 할머니가 자손의 번창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할머니가 오래 산 가족에서는 아들딸이 더 빨리 결혼했으며, 손자 손녀의 터울도 짧았다. 그리고 이들이 탈 없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비율도 높았다. 그는 할머니들이 자식들에게 아이들을 키우는 경험을 전달하고, 직접 손자들의 양육에도 도움을 줘 자식들이 아이를 갖는 데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루마나 교수는 지난 7월 발표한 논문에서 사회경제적 지위와 출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핀란드의 150년간(1800~1949) 무자녀의 역사적 추세를 조사한 후 출산의 회복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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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미국 대선과 민주주의의 위기 지면기사
바이든 후보직 사퇴·트럼프 총격 등 그 어느때보다 다사다난했던 美 대선결과 어떻든 민주주의 위기징후 뚜렷국민이익 도외시한 세력 설자리 없어운명 개척해 나가는 시민의지도 필요미국 대선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선거에 참여하는 '선거의 해'인 올해 미국 대선은 전 세계인이 가장 주목하는 선거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세계 전체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측 불가능한 성격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초방빅 판세라 세계가 더욱 긴장하고 있다.필자의 기억에 이번만큼 다사다난했던 미국 대선은 없었던 것 같다. 선거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이 투표를 불과 100여 일 앞두고 후보직을 사퇴했고, 트럼프는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하기도 했다. 또한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의미가 큰 선거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는 것이고, 트럼프가 승리하면 22·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재기에 성공하는 드문 기록을 세우게 된다.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미국 대선 과정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의 징후들을 더욱 뚜렷하게 확인하게 된다. 특히 트럼프는 민주주의 가치와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들을 노골적으로 하는데 여전히 거리낌이 없다. 재선에 실패한 2020년 대선 때처럼 선거 직후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자신이 졌을 경우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트럼프의 선동에 의해서 촉발된 2021년 의회 난입 사태에 맞먹는 심각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말할 것도 없지만, 다수 국민의 필요와 어려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민주당도 민주주의 발전에 저해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반민주적인 트럼프가 또 다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그만큼 상대당인 민주당과 후보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반증이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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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성심당과 계룡문고 지면기사
온라인·원도심 가속화 등 어려움에30여년만에 폐업한 대전 향토 서점폐허 공간서 수습한 거래 책 13권뿐빵집 가보니 수백명 건물 휘감은 줄출판사 남은 과제는 잘 죽는법 고민가히 독서의 계절이다. 폭염에 지친 심신을 책의 향기로 달래려는 듯 전국의 지자체에서 책축제와 지역독서대전이 열렸다. 압권은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다. K-컬처의 화룡점정이라 할 만한 쾌거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은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대로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문화강국으로 우뚝 섰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을 모국어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정겹다.와중에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책과 빵의 운명이 극명하게 교차했다. 결과적으로 빵은 살아남았고 책은 죽었다. 성심당 대전역점 임대계약 연장과 계룡문고 폐업에 관한 이야기다. 특정 지역기업의 흥망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지금, 여기'의 슬픈 현실이 오롯이 드러난 사례로 볼 일이다.2년 전 독서문화상 대통령상 후보에 올랐었다. 잠시 설렜고 은연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심사과정에서 필자의 이름은 거론조차 되지 않더라고, 심사에 참여했던 모 인사가 알려줬다. 자존심이 상했지만, 수상자의 이름을 듣는 순간 곧바로 수긍했다. 2022년 독서문화상 대통령상 수상자는 계룡문고 이동선 대표였다.(참고로 필자는 이듬해 독서문화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지난 9월 계룡문고가 문을 닫았다. 30년을 이어온 대전 유일의 향토 서점이, 공교롭게도 대통령상을 수상한 지 2년만에 폐업하고 만 것이다. 계룡문고는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었다. 연중 학생 견학 프로그램과 북콘서트를 여는 등 문화공간으로서 지역의 독서문화를 이끌어왔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서점인 계룡문고는 온라인서점과 대형서점의 공세, 원도심 공동화 현상의 가속화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동선 대표는 "서점을 생명처럼 여겼고, 어떤 방식으로든 살려보려고 몸부림쳤지만 더는 어쩔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해 30여 년 영업을 종료하게 되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비슷한 시기, 대전의 또 다른 향토기업 성심당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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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지면기사
불황 허덕이던 온라인 서점 활기'한강 작가' 대한민국 국격 높여극단적 정치갈등에 좋은 기회 흘려명태균·김건희 특검 검색어 압도특별한 감동 그치지 않아야 한다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신드롬이 열흘 넘게 계속되고 있다. 엿새만에 한강 작가가 쓴 책은 100만부 넘게 팔렸다. 대형서점 판매 1위에서 10위를 죄다 한강 작가가 휩쓸었다. 지방서점은 책 수급에 애를 태우는 상황이다. 그동안 불황에 허덕이던 온라인 서점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서버가 다운되고 예스24는 주식시장에서 한때 상한가를 기록했다. 도서 시장은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시장 전반에서 선순환을 기대하는 눈치다. 지난주 수요일 종로 교보문고에서 반가운 광경을 접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이들이 한강 작가 책을 구입하느라 북적였다. 이들은 매대 주변에 모여 어떤 책이 대표작인지를 서로에게 물으며 두 서 너 권씩 챙겼다. 반가운 건 대부분 6070세대라는 것이다. 이들 세대에게 한강은 낯설다. 그런데도 그들은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를 들고 서점을 나섰다. 자신이 읽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선물하려는 것인지를 떠나 흐뭇했다.지하철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본지 오래다. 문고판 독서왕국으로 대표됐던 일본 또한 마찬가지다. 십 수 년 전 일본에 갈 때마다 책 읽는 일본인은 인상적이었다. 지하철이나 공원 벤치에서 책 읽는 광경은 부러웠다. 그러나 이제 일본인도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다. 최근 도쿄에 열흘 넘게 머물렀지만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하나같이 스마트폰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다. 한국,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 어느 나라나 흔한 풍경이다.노벨문학상은 노벨상 6개 부문 중 하나지만 위상은 남다르다. 노벨문학상은 한 나라의 지적 산물이자 인문학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1968년이다. 당시 일본은 경제적으로 급부상하던 시기였다. 서구사회는 일본을 돈만 아는 '이코노믹 동물'이라며 경멸했다. 허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그들은 '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