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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한 해가 저물 때 절친은 누구? 지면기사
늘어나는 주름과 반비례하는 ‘친구’ 근심·걱정만 끈질긴 절친으로 남아 소크라테스도 ‘통제 못해 무시’ 표현 계엄 등 나라 안팎으로 불안하지만 올 연말 ‘절친’은 잊고 행복 하시길 2024년도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대부분 사람은 12월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보면서 세월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실, 올해가 가장 빠르게 느껴지지만 아마도 내년이 되면 내년이 더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내 이마의 주름이 늘어나는 것과 반비례하여 줄어드는 것이 친구들이라고 한다. 특히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만남이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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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사회 변화의 근간, 기억해 내는 힘 지면기사
비상계엄 사태에 국민 관심 쏠리며 대한체육회·축협 논란 등 흐지부지 이기흥·정몽규 회장 연임 위기 닥쳐 스포츠 조직 문제 해결 잊지 말아야 기록하고 기억할 때 바꿀 수도 있어 인간의 ‘기억’에 관한 상반된 주장이 있다. 스페인계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할 수 없는 자는 그것을 반복할 운명”이라고 하면서 기억의 중요성을 말하였다. 이와 반대로 폴란드계 미국 소설가 숄렘 애쉬는 “기억해 내는 힘이 아닌 잊는 힘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더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개인의 삶에서 이 두 가지 힘은 모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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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더 이상 차별은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지면기사
성에 대한 사회 기회 균등해졌대도 문제 제기시 ‘드센 여자’ 꼬리표 등 여전히 성차별 관련 지수서 ‘맨 뒤’ 이런 시류에 얽힌 동덕여대 사태는 마녀사냥에 안전한 공간으로서 필요 여중을 졸업하고 남녀공학에 입학했지만 반이 구분되어 있어 여고와 다름이 없었다. 대학에 입학해 대학원까지 다녔으나 남학생이 거의 없어 그동안은 성차별을 겪을 틈이 없었다. 이것이 성에 대한 차별이겠구나 싶었던 건 대학에 교수로 임용된 후였다. 학과에 발생한 문제에 접근하는 대학의 남성 보직자 교수나 남성 교직원의 태도는 권위적인 아버지가 딸을, 혹은 권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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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감독 지면기사
금년 코리안시리즈 젊은 감독 대결 프로야구 최연소 감독 이범호 등 선수뿐 아니라 감독 세대교체 진행 MZ세대 강압 리더십 통하지 않아 변화 받아들이고 선수들 이해해야 금년 코리안시리즈는 젊은 감독의 대결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1981년생이다. 국내 프로야구 최연소 감독이다. 박진만 감독도 지난 시즌까지 최연소였다. 젊은 감독들이 정상에서 만났다.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의 세대교체도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이범호 코치는 전지훈련지에서 갑자기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통합우승을 이루어냈으니 연속해서 운이 따른 셈이다. 박진만 감독은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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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존재론적 원형으로서의 시인, 박경리와 한강 지면기사
한국 소설사의 거장 박경리 선생 타계 전 詩로써 실존적 제의 증명 한강 존재 알린 10여년전 펴낸 詩 역사와 시적 산문 조화롭게 결속 시인이라는 원적, 문학 끌어갈 것 박경리 선생은 ‘토지’ 등의 빛나는 소설을 통해 근대사의 불우한 난경(難境)들을 재현하고 치유해온 한국 소설사의 거장이다. 그러니 ‘시인 박경리’라는 표현은 조금 생소하다. 그러나 선생은 첫 시집 ‘못 떠나는 배’(1988)로부터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2008)까지 모두 다섯권 시집을 출간한 엄연한 ‘시인’이다. 선생의 첫 시는 195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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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지면기사
칼 포퍼 "열린 사회, 인류 나아갈 길"이데올로기 조작으로 발휘되는 '선동'과학적인 검토 없이 이루어지는 실수신자에게 '믿음' 강조하는 교권주의자순종 강요하는 편향적 사상 경계해야 칼 포퍼(Karl Popper, 1902~1994)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 1945)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나치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열린 사회'에 대한 자신의 깊은 고민을 담고 있는 대표 저서이다. 이 저서에서 포퍼는 과학적 탐구와 민주적 사회에 대해서 항시 비판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 이론이 반드시 절대적 진리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기에 과학에서도 실험과 관찰을 통해 틀릴 가능성을 찾아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퍼는 인류의 역사가 '닫힌 사회와 열린 사회 간의 투쟁 역사'라고 규정하면서 그가 경험한 나치즘과 마르크스주의와 같은 통제된 사회에서 인간이 나아갈 길은 오직 '열린 사회'로 향하는 길뿐이라고 주장했다.그가 말한 열린 사회(Open Society)란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이 존중되고, 비판과 수정을 할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러한 열린 사회는 권위와 독단을 거부하고, 민주적 참여를 통해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사회이다. 그리고 그가 경험한 당시의 독일은 나치와 독일 기독교 권력 세력이 상호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국민들에게 '아리안 순혈주의'와 '새로운 기독교 의식'을 가질 것을 선동했다. 이들은 '유대교에 의해 오염된 모든 것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독일 사회를 닫힌 사회로 몰아넣었다. 이 선동의 결과, 세뇌된 독일의 기독교인들은 1938년 11월 유대인 상점 7천500개를 약탈하고 1천400개 이상의 유대인 회당을 파괴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1941년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하는 인류 최대의 잔혹한 홀로코스트 시발점이 되었다.군중의 선동이 항상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일으켜지는 점은 역사의 교훈이다. 선동은 객관적, 과학적 근거가 아닌 이데올로기 조작을 통해 발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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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스포츠거버넌스 변화를 촉구하는 시대 지면기사
체육회·축협·배협 회장 태도문제에조직 안팎서 비판, 수장들 사퇴 요구생활스포츠 발전 '활동' 주목적으로결과로써 과정 덮는 문제회피 안돼 예외주의서 벗어나 변화 도모해야 2024년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올해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의 하나는 체육조직 문제이다. 2월7일에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졸전으로 패배하면서 대한축구협회(축협)의 감독 선임에 대한 팬들 비판이 시작되었다. 7월에 홍명보씨가 감독으로 선임되자 축협 운영에 대한 팬의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축협은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 조사와 국회 감사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8월에 파리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가 대한배드민턴협회(배협) 문제점을 폭로하였다. 문화부가 배협도 조사하여 10월에 결과를 발표했는데 협회의 운영개선 과제를 5개 분야 26개 사안으로 도출하고, 김택규 회장을 직장 내 괴롭힘 건으로 신고하였다. 동시에 대한체육회(체육회)도 문화부 조사와 국회 감사를 받으며 방만한 운영과 여러 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거기에다 이기흥 회장의 3선 연임을 반대하는 체육회 노조 성명, 정몽규 회장의 4선 연임을 반대하는 축협 노조 성명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체육조직들이 안팎으로 비판받으며 조직 수장들이 사퇴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한국을 대표하는 여러 체육조직이 팬, 선수, 노조, 문화부, 국회로부터 한꺼번에 문제점을 지적받으며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체육회, 축협, 배협 회장이 보여준 태도를 보면 사소한 실수를 했을 수는 있지만 중대한 잘못을 했다고는 거의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한 조직의 수장에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리더십, 운영 능력, 품성에 관한 눈높이와 이들의 태도 간에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 왜 나타나는 것일까?여러 이유 중에 필자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재미가 중심인 스포츠산업에 팽배한 '결과 중심주의' 때문이다. 홍명보씨는 감독 선임 후 인터뷰에서 "대표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며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경기에서 승리하면 기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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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지면기사
노동부모 서비스로 보는 보육현장1일 9시간 이상 일하는 사립유치원'네가 넘어지면 내가 일으켜 주고…가시밭길… 아픈다리 서로 기대며'김남주 시인 여전히 호명하는 시대긴급조치가 발동되고 민청학련·인혁당 사건이 발생한 1974년은 정치적으로 엄혹한 시기였다. '잿더미', '진혼가' 등 김남주 시인의 시 7편은 그 해 '창작과비평'을 통해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는 군사독재정권의 폭력에 저항한 혁명시인이면서 시 '종과주인(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 주인이 종을 깔보자 종이 주인의 목을 베어버리더라 바로 그 낫으로)'를 쓴, 땀흘려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 누려야 하는 존엄한 권리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전사시인이기도 했다.1978년 8월, YH무역의 일방적 폐업에 맞선 여성 노동자의 농성을 정부가 1천여 명의 경찰을 투입해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노동자 김경숙이 사망하자, 그는 남민전 조직원들과 함께 서울시내에 2만여 장의 유인물을 뿌려 죽음의 진상과 유신정권의 부도덕성을 알렸다. '그 해 연말 회사는 관리직 사원에게 100퍼센트의 상여금을 지급하면서 생산직 사원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 이 같은 차별에 이의를 제기하자. 총무 이사는 "억울하면 관리직으로 취직하세요. 여러분은 초등학교만 나와서 키우는데 돈이 적게 들었지만 관리직은 다 고졸 이상입니다. 함께 대우하라는 게 말이 됩니까"'. 무지막지한 이러한 말과 인식이 YH 무역사건이 일어나게 된 여러 복선 중 하나가 됐고, 시인 김남주는 종과 주인을 가르는, 심지어 종이 그 안에서 또 종과 주인을 경계지어 구분하고 배척하는 일상의 부당에 저항했다.올해는 김남주 시인의 30주기다. 지난 9월에는 시인의 생가가 있는 해남에서 국제학술제와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1974년 당시, '창비' 주간이었던 문학평론가 염무웅 선생은 학술제 기조강연에서 "그의 이름은 다시 우리를 역사 앞에 불러내고 있다. 그것은 오늘의 이기를 넘어설 새로운 혁명의 요청이다"고 하면서도 "우리가 마주한 객관적 현실은 변화되었으므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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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프로야구 전성시대 지면기사
응원·치맥… 스트레스 해소 공간20·30대 여성층에겐 '핫플레이스'경기력 저하에 흥미 더하는 역설프로스포츠 변화 사회 발전 증표내년 시즌 kt 위즈 승리하길 기대프로야구의 열기가 뜨겁다. 정규시즌에서 천만 관중을 돌파했고, 포스트 게임도 연일 매진 행진이다. 최종 챔피언을 가리는 코리안 시리즈는 올해 야구 인기의 정점을 이룰 것이다. 프로야구는 2024년 히트 상품이다.12·12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스포츠를 정치에 활용했다. 집권기간 내내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상과업으로 설정했다. 프로복싱 외에 인기 구기종목인 야구와 축구를 프로화하고 민속씨름도 적극 지원했다.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대중오락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3S(스포츠, 스크린, 섹스)는 우민화(愚民化)정책으로 비판받았다. 1981년 12월 프로야구 창립총회에서 KBO(한국야구위원회) 서종철 초대 총재는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꿈을 키워주며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에게 밝고 건강한 여가선용"이 프로야구 출범의 의의라고 설명했다. 다음해 3월27일,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야구장에서 전두환 대통령의 시구로 프로야구는 개막되었다. 시작은 우민화 정책이었을지 몰라도 40여 년이 지난 지금, 프로야구가 국민들에게 '건전한 여가'로 자리 잡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프로야구 인기의 원동력은 경제성장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여가를 찾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도 그렇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국민소득은 144만원이었다. 작년은 4천405만원이다. 30배 성장했다. 정부예산도 9조5천억원에서 올해 612조1천억원으로 60배 늘어났다. 삼성라이온즈의 모기업인 삼성전자의 매출은 1982년 1조원대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는 258조원, 주가는 80원대에서 최근에는 6만원 내외로 상승했다. 수백배 오른 것이다.프로야구의 발전도 비약적이다. 원년에는 6개팀이 참여하여 총 240게임, 143만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금년에는 10개팀, 총 720게임, 1천88만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 수는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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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융합예술의 한 경지로서의 달항아리 그림전 지면기사
인사동 한국미술관 권갑하 그림전고요함·역동성 담긴 '미학적 전율'사물 존재론 한참 들여다본 '연작'외적 관찰과 내적 침잠 동시 탄생언어 예술을 통한 존재 양상 채록시조시단의 중진 권갑하 시인의 '마음꽃 달항아리' 그림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달항아리는 조선 백자의 특징인 온화한 흰빛과 유려하고 원만한 곡선 형태를 갖춘 예술품으로 유명하다. 매력적 볼륨과 질감, 공간감을 견지하여 많은 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아왔으며, 해외에서도 도예가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그림전은 이처럼 아름다운 달항아리를 때로 사실적으로, 때로 변형된 색상과 형상으로 그려낸 결실들을 풍요롭게 품고 있다.권갑하의 그림에는 여백의 미를 살린 사례들도 있고, 현대성을 여러 차원으로 갖춘 실례들도 많다. 이 그림들은 달항아리의 구체적 존재론을 온전하게 재현하면서 감각적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다양한 미학적 전율을 생성하면서 고요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시인은 달항아리의 궁극적 존재증명을 예술적으로 수행해간다. 아름답고 단단한 의장들이 다가오는 순간, 우리는 다양하게 번져가는 예술적 파문 속에서 한없는 울림과 떨림을 경험하게 된다.그동안 시인은 달항아리 연작 시조를 꾸준히 써왔다.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그로부터 얻은 감동을 갈무리하면서 그 정점의 순간을 시조로 담아온 것이다. 시조가 응축과 긴장의 방법론을 통해 사물과 마음 사이의 순간적 점화를 첨예하게 수행해온 양식이라는 점에서, 권갑하 시조는 특별히 사물의 구체성과 그에 대한 시인의 실물적 감각을 함께 풍요롭게 담고 있다. 그럼으로써 달항아리와 거기서 비롯한 예술적 전율의 순간은 선명한 자리를 얻고 있다.시인은 달항아리에서 '빈 듯 가득 찬 듯/거룩한 적막'('달항아리-혼빛')을 읽어내고 '헛헛한/마음의 소요/귀 따가운 저 묵언'('달항아리-고요')을 발견하기도 한다. 한결같이 적막과 묵언이라는 달항아리 특유의 고요한 형상을 부조한 것이다. 또한 시인은 '허기마저 내색 않는/묵묵한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