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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인칼럼]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반공 이데올로기로 회귀하나

    [경인칼럼]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반공 이데올로기로 회귀하나 지면기사

    21세기 탈냉전의 국제관계 속에서 동아시아·태평양에서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정책, 과도하게 미국과 일본에 경도되는 외교정책에 많은 우려가 따르지만 급기야 국내정치에 끼치는 영향이 과거회귀적 경향을 보이는 건 더욱 우려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념적 역사인식의 일단은 각종 경축사와 발언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정부 비판 세력을 의식한 듯한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은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여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분단의 현실에서 이러한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 그런 사기적 이념에 굴복하거나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고, 우리 한쪽의 날개가 될 수 없다"라고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야당이나 이른바 운동권 경력을 가진 정치인이나 인사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대상이 누가 됐건 국가의 수반인 대통령이 통합의 메시지보다 대결과 철지난 반공주의를 소환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특히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 등의 흉상을 철거한다는 국방부의 방침에는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사와 한국현대사를 공부해보면 좌파의 항일투쟁이 훨씬 적극적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때는 지금의 북한 정권의 존재는 당연히 없었고 우리가 대치하고 있는 북한 공산주의 정권과는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육사 교정서 옮기는건 해묵은 이념 논쟁과거 암흑·폭력의 시대 재구성 아니라면尹 정부의 극우 편향적 인식 바로 잡아야극한적 퇴행 인식이 정치를 억눌러 개탄 새삼 역사논쟁이라고 할 것도 없이 홍범도 장군과 독립투쟁을 한 순국선열들을 육사 교정에서 이전한다는 것은 명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해묵은 이념 논쟁을 야기시킬 뿐이다. 정쟁이 없어서 또 다시 정쟁을 촉발시키는건지, 역사인식의 부재와 현대사에 대한 무지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공동체의 해체와 정치의 양극화는 물론 사회 전반의 격차가 심화되는 상

  • [경인칼럼] '종이거울'에 비친 삶

    [경인칼럼] '종이거울'에 비친 삶 지면기사

    우리는 거울과 함께 생활한다. 일어나면 거울을 보고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고 옷매무새를 확인하고 외출하며 돌아와서 손발을 씻고 이를 닦을 때도 거울을 본다. 거울은 몸을 비출 때만 쓰는 게 아니다. 한자문화권에서 거울은 역사의 비유어이기도 하다.'자치통감'이나 '동국통감'과 같은 역사서에도 거울 감(鑑)자를 썼다. 이 글자는 그릇의 수면을 거울처럼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표상한 것이다. 역사의 거울을 편찬하는 데 나라마다 힘을 쏟은 것을 보면 개인은 물론 국가나 사회적 삶을 되돌아보는 거울이 필요하다는 반증이겠다. 사람들이 동물과 달리 거울을 곁에 두고 생활하는 것은, 거울을 보고 또 보는 것은 가다듬어야 할 게 많다는 것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바르게 사는 것은 다른 일이다.거울에 겉모습을 비추어 먼지를 털고 옷매무새야 가다듬을 수 있지만 삶의 자세를 가다듬을 수는 없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 보는 거울에 비친 모습은 물리적으로도 실제도 아니다. 좌우가 뒤바뀐 좌우반전상이기에 '셀카'로 찍은 자신의 얼굴이 낯설 때도 있다. '거울' 국가와 사회 돌아보는 '역사의 비유'김해자 시인, 영혼 들여다보는 글쓰기 소망 삶을 비춰주는 거울이 있을까? 염라대왕의 업경대(業鏡臺) 같은 거울 말이다. 업경대는 사람의 평생을 주마등처럼 비춰 보이고 잘잘못을 심판하는 거울이다. 그런데 그 거울은 죽어서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다.'나'와 세상을 비추는 거울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 본 사람은 고려의 문호 이규보이다. 이규보는 수필 '경설(鏡說)'에서 '흐린 거울'의 비유를 통해 세계와 나의 관계를 날카롭게 드러냈다.이 글은 늘 안개가 낀 듯 흐린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는 '거사'와 먼지 낀 거울을 들여다보는 '거사'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는 '손님'의 대화이다. 손님은 맑은 거울이라야 거울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다. 거사는 거울이란 겉이 흐려도 사물을 비추는 맑은 본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흐린 것은 흐린 대로 비추어 그 흐린 모습을 확인함으로써 반성하고 참모습을 스스로

  • [경인칼럼] 로즈버드, 재나두, 그리고 판전(板殿)

    [경인칼럼] 로즈버드, 재나두, 그리고 판전(板殿) 지면기사

    '시민 케인'은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영화는 지금부터 82년 전인 1941년 당시 25세였던 청년 오손 웰즈(1915~1985)의 작품이다. 웰즈가 제작·대본·감독 그리고 주연까지 1인 4역을 했다. 그러나 조선을 설계하고 세운 이가 이성계인지 정도전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처럼 이 영화를 놓고도 이것이 감독인 웰즈의 작품인지 극작가 허먼 J. 맨키비츠의 작품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기는 하다.영화는 찰스 케인이라는 언론 재벌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지인들의 회상을 통하여 서사화하는데, 서사의 핵심은 기억과 돌아갈 수 없는 유년시절의 순수한 동심의 세계에 있다. 영화사에서 가장 유명한 단어, '시민 케인'하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단어는 바로 '로즈 버드(Rosebud)'다. 영화는 사람들의 기억들과 회상들을 모자이크처럼 긁어모아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스토리를 이어가는 영화 속의 작자며 화자는 찰스 포스터가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말인 '로즈버드'가 무엇인지를 추적하는 기자 제리 톰슨이다.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에게는 '로즈버드'가 무엇인지 알려지지 못하며, 관객들에게만 그것이 쓰레기로 태워져 버린 어린 찰스 포스터의 눈썰매임을 슬쩍 보여준다.그런데 '로즈버드'는 영화 '시민 케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영화에서 '로즈버드'는 눈썰매지만 그것은 고정된 의미를 지니지 못한 채 부유하는 텅 빈 기표와 같은 것으로써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형태와 의미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 시민케인 '로즈버드' 주인공 눈썰매돌아갈 수 없는 '유년시절의 동심' 서사화 재나두(Xanadu)는 영화이면서 추억의 팝 스타 올리비아 뉴튼 존의 노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재나두는 14세기 탐험가인 마르코 폴로가 중국의 이상향처럼 묘사하면서 유럽에 전파됐는데, 이곳은 베이징으로부터 약 300㎞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원나라 황제의 별장을 뜻한다. 정확히 말하면 몽골제국의 5번째 칸이면서 원나라 초대 황제가 된 쿠빌라이의 별장으로 한자로는 상도(上都)다. 중국어는

  • [경인칼럼] 씁쓸한 버스요금 인상

    [경인칼럼] 씁쓸한 버스요금 인상 지면기사

    전국의 대중교통요금 인상 러시가 시작되었다. 오는 12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요금이 300원씩 인상되어 일반시내버스는 1천500원, 마을버스는 1천200원이 되고 광역버스는 700원 오른 3천원을 받는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주민들은 교통비로 하루 6천원 이상을 지불할 예정이다. 지하철요금은 금년 10월7일부로 150원이 인상된 1천400원이 적용된다. 지하철과 버스 운영으로 인한 적자폭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는데 반해 대중교통요금은 2015년 이후 8년째 동결상태인 것이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적자는 1조2천억원, 버스 운영적자액은 8천500억원이다.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2019년 2천915억원에서 작년에는 8천114억원으로 3년만에 무려 2.8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시는 이번 대중교통요금 인상으로 지하철과 시내버스 운영적자가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인천시는 오는 10월부터 지하철 요금 인상은 물론 시내버스 250원, 광역버스 350원씩 각각 인상하기로 했다. 인천시의 재정지원금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초기인 2010년 430억원에서 작년에는 무려 2천650억원으로 급증했다. 인천시의 지방세수입만으로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다. 부산시도 동일한 이유로 시내버스 400원, 도시철도 400원 인상을 예고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하반기 물가가 걱정스럽다. '혈세 먹는 하마' 버스준공영제에 눈길이 간다. 버스 회사의 수익금을 업체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부족할 경우 지자체가 세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민영버스 운행의 공익성을 강화한 제도이다. 버스 운행 및 차량, 노무관리는 각 버스회사가 맡고, 의사결정 및 책임은 지자체가 담당하는 것이다. 수익성 있는 노선에의 편중 억제 및 취약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 제고, 환승서비스 제공, 버스업체 경영안정과 운전원 처우 개선효과가 있으나 도덕적 해이 내지 지자체 재정이 악화되는 약점이 있다. 12일부터 서울 '시내' 300·'광역' 700원 인상8년째 동결됐던 요금… 적자 20%

  • [경인칼럼] 정치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서야 한다

    [경인칼럼] 정치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서야 한다 지면기사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회의 국무총리 복수 추천, 불체포특권 포기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이른바 '최소개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중 권력구조 개편을 목적으로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1987년의 9차 헌법개정으로 지금의 5년 단임제가 실시된지 36년의 시간이 흘렀고 '87체제'의 종식을 위한 개헌 관련 논의는 숱하게 이루어져 왔다. 시민사회와 정치권 등의 원론적인 공감대는 형성되었으나 개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없다. 정파간 이해관계가 조율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과연 김 의장이 제안한 내용으로 개헌이 되면 지금의 극단적인 퇴행의 양태를 보이는 정치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김진표 국회의장 내년 총선 '최소개헌' 제안現 한국정치 아부·위선 가득한 투기판 전락 한국정치는 갈등 조정이라는 본령을 상실하고 공적인 권력을 자신의 출세와 영달의 수단으로 여기는 천민정치로 전락했다. 정치가 이해 충돌을 절충함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모색해 나가는 과정으로서 작동하지 않고, 상대 정파를 헐뜯고 깎아내리는 데 혈안이 된 모리배 정치의 양상을 띤 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치가 사익을 탐닉하고 권력이 이를 위한 도구로 전락할 때 정치는 길을 잃는다. 사적 이해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천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 아부와 위선과 독설이 판을 치는 거대한 투전판의 양상을 보이는 것이 지금의 정치현실이다. 정치가 '산업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최악의 정치를 정상적 정치로 복원시킬 수 있을 때에만 개헌은 의미를 갖는다. 제도개혁과 정치문화 개선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당장 지상파, 보도채널, 종합편성 채널, 유튜브 등의 방송 통신 기제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의 성찰과 검토가 필요하다. 이러한 방송 관련 장치들이 정치 양극화를 조장하고 정치가 사익 탐닉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데 상당한 보완제 역할을

  • [경인칼럼] 기록물 관리는 지방자치의 기초

    [경인칼럼] 기록물 관리는 지방자치의 기초 지면기사

    인천기록원 설립이 본격화된다. 인천시는 지난 5월 '인천기록원 설립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2030년에 개관할 인천기록원은 인천시와 인천 지역 10개 군·구, 인천시교육청 등이 생산하는 주요 공공기록물을 영구 보존하는 시설이다. 2007년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시도별 기록물의 영구보존·관리를 위한 지방기록물 관리기관(지방기록원) 설립이 의무화된 지 무려 17년 만이다. 인천기록원에는 현재 77만권 분량으로 추산되는 시 본청과 10개 군구, 인천시교육청 등에서 생산한 영구보존문서를 우선 보존하게 될 예정이다.인천기록원 설립은 사실 만시지탄이다. 국내에서는 2005년부터 기록원 설립 논의가 시작되어, 2007년에는 기록물의 보존과 관리를 위한 지방기록원 설립을 의무화한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인천시는 2009년 지방기록원 설립·운영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기록물 수요 예측, 운영 방안, 재원확보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재원 마련과 관계 부서와의 협의 문제에 부딪혀 사업은 번번이 중단됐다. 그동안 광역자치단체로는 경상남도기록원(2018년)과 서울시에 기록원(2019년)이 문을 열었으며 기초자치단체 기록보존소인 청주기록원(2022년)이 개원했다. 지방자치단체가 기록보존소 설치가 미뤄지는 동안 기록물 관리를 위한 기구나 예산, 전문인력 배치에도 소홀했다. 그러다보니 지방의 기억을 중앙(정부)에다 위탁하는 기묘한 관행이 연장되었다. 지방의 기록관리는 증명서 발급에 필요한 근거 문서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지방정부에서 생산한 문서는 보존기간이 지나면 대부분 폐기되고 일부 영구보존문서만 정부기록보존소로 이관되어 온 것이다.인천기록원 2009년 설립·운영 검토했지만재원·관계부서 협의 문제에 번번이 중단 인천기록원 설립 추진을 만시지탄이라 했는데 인천시가 내놓은 추진일정을 보니 태평스럽기만하다. 인천기록원 설립은 2024년에 설립타당성조사를 거쳐 2030년에 기록관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설립예산이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는 과정까지

  • [경인칼럼] 수능과 노벨상

    [경인칼럼] 수능과 노벨상 지면기사

    노벨상이 올해로 123회째를 맞는다. 본상은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기부와 출연으로 설립되어 1901년부터 매년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문학·평화·의학·물리·화학에 경제학까지 6개 부문이며,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엄정한 심사를 통해 시상한다. 경제학은 1968년에 제정됐고, 이는 일종의 노벨 기념상에 해당한다. 세계적 권위를 가진 까닭에 매년 10월이면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된다.대한민국은 원조에 의존하던 극빈국에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거의 유일한 국가로 경제·제조업·대중문화 등에서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비원(悲願)으로 남은 전인미답의 영역은 우리도 이제 다양한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것이다. 무려 122회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단 1건.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이 유일하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비약했어도 우리는 여전히 2%의 결핍감을 가지고 있는바, 그것은 바로 예술과 학문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빠르게 선진국 반열 올랐지만 '2% 결핍감'한국인 예술·학문 분야 노벨상 수상 염원 노벨상이 국격을 결정짓는 요소도 아니고 또 노벨상 자체도 그간 세계인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게 완벽한 심사와 시상이 이뤄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가령 노벨문학상 제1회 수상자는 프랑스 출신의 시인 쉴리 프리돔(Sully Prudhomme, 1839~1907)으로 그의 대표작은 1865년에 펴낸 시집 '구절과 시'인데, 1회 수상자임에도 대중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이 문학인이 아니면서도 195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노벨문학상이 유럽중심주의적 맥락에서 다소 자의적(恣意的)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 위에서 여타 지역문학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을 보여왔다.이해조 등의 신소설 시대를 거쳐 염상섭과 김소월 등이 나오면서 한국 근대문학은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 노벨상 후보에 근접한 다수의 작가와 작품을 보유하고 있으나 문학

  • [경인칼럼] 상도(商道) 부재가 전통시장 죽인다

    [경인칼럼] 상도(商道) 부재가 전통시장 죽인다 지면기사

    지난 6월은 전통시장이 묵사발(?) 되었던 한 달이었는데 지난달 4일 방송된 KBS2 '1박2일 시즌4' 경북 영양편이 발단이었다. 영양 산나물축제 현장의 한 상인이 출연진들에게 옛날과자 한 봉지를 정상가보다 무려 2∼3배 비싸게 팔아 누리꾼들의 공분을 산 것이다. 그 상인은 졸지에 악덕 장사꾼으로 매도되었으며 행사를 주최했던 영양군은 체면을 구겼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난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전통시장 야시장행사를 작년의 19곳에서 56곳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되었던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의도이다. 지자체들은 저마다 바가지 근절을 언론에 흘리지만 이를 믿을 국민들은 별로 없을 듯하다. 전국적으로 상인들이 축제장을 찾은 구경꾼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상식이 된지 오래인 때문이다.'방송 1박2일' 영양편, 옛날과자 덤터기 공분지역축제·전통시장의 '바가지 상술' 악명붙박이 상인들의 폭리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14일에는 인천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 100여 명이 시장 앞에서 호객행위, 섞어팔기, 물치기(물을 넣어 무게 늘리기), 바가지요금 등을 척결하겠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지난 5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래포구에서 꽃게를 바꿔치기 당했다'는 사연이 뜨면서 포털이 후끈 달아오른 때문이다. 소래포구에서 살아있는 꽃게를 구매했지만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다리가 떨어진 꽃게들로 바뀌어 있었다는 것이다. 소래포구 어시장은 1970년대 새우 파시 형성을 계기로 관광객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수도권의 대표 어시장으로 부상했고, 꽃게가 잡히는 5~6월과 김장철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소래어시장 주변에 현대적인 종합어시장 건물을 짓고 주차시설을 완비한 직후인 2012년에는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보다 많은 845만 명의 관광객들이 소래포구를 찾았다. 그러나 바가지 상술로 악명이 높아지면서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 근래부터는 481개 점포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지난달 2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전통시장의 6월 전망 경기지수(BSI)는 전월보다 9.

  • [경인칼럼] 제3지대론의 당위와 현실

    [경인칼럼] 제3지대론의 당위와 현실 지면기사

    22대 총선이 다가올수록 거대양당의 구태와 정당 간 이합집산은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것이다. 총선이나 대선을 앞둔 탈당과 분당, 합당 등을 통한 연합정치의 과정은 자연스러운 정치현상이다. 문제는 정치현상의 하나로서 정당체제의 분화가 정치공학적 차원에서 전개될 때 정치의 왜곡과 결절의 정도는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특히 거대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기 위한 제3지대 정당 논의가 또 하나의 정치공학 차원에서 전개된다면 이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제3정당론은 어떠해야 하는가.한국정당체제의 극단적 대치 구도로는 정치의 본령을 다 할 수 없음은 물론, 정치가 오히려 사회의 해악으로 등장하는 극한적 상태에 와 있음은 충분히 인지되어 있다. 일제로부터 벗어난 공간에서의 좌우익의 대립, 정권을 연장하고 유지하려고 반정부 인사들을 '빨갱이'로 몬 반공주의와 안보 논리에 기인한 이념 논쟁 등을 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직접적 원인은 박근혜 탄핵 과정에서의 촛불과 태극기의 충돌, 이후 문재인 정권에서의 이른바 '적폐청산' 작업이 가져온 보수의 상실감 등이다. 2019년의 조국사태는 이에 화룡점정을 찍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유가 어떻든 지금의 대치구도와 정치의 양태는 국민이 인내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었다. 그래서 제기되는 이슈가 제3지대론이다. 제3지대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정치에서 선거가 임박하면 예외없이 주요 의제로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1992년의 통일국민당, 1995년의 자유민주연합, 2016년의 국민의당 등이 좋은 예이다. 이들 정당이 나름 성과를 거두고 양대 정당체제에 경종을 울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선이 끝나거나 대선 과정에서 양대 정당에 흡수됨으로써 오히려 거대양당제의 위력만을 실감나게 한 정치적 경로를 밟아왔다. 다가오는 총선, 정당간 이합집산 등 예상문제는 극단적 대치구도·정치왜곡 심화 그러나 이번의 제3정당론이 의미심장한 것은 정당과 정치가 아무런 해결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국회와 정당의 권력 탐닉과 정치라는 영역이

  • [경인칼럼] 희망고문 된 '수원 군공항'

    [경인칼럼] 희망고문 된 '수원 군공항' 지면기사

    아무리 발버둥 쳐도 헤어나지 못하는 절망스런 상황이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해 더 괴로워지는 참담한 때가 있다. 어떤 이는 친구도, 연인도 아닌 이성을 두고 이별을 고하지도 사랑을 고백하지도 못하고 저 혼자 속 앓이를 하다 청춘을 보내기도 한다. 눈물이 되고 마는 '희망고문'의 비애(悲哀)다. '수원 군 공항'이 이 모양새다.수원 공군비행장 이전은 2013년 '군 공항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발화점이다. 국방부는 2017년 화성호 일대를 이전예비후보지로 지정했다. 주민 공청회 등 절차를 거쳐 후보지로 선정하기 위한 전 단계다. 해당 지역이 반발하자 수원시는 민간공항 기능을 보태 민·군통합공항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수원에선 '이보다 좋은 카드가 없다'고 했으나 화성 주민들 반응은 싸늘했다.첫 단추가 잘못 꿰지니 갈수록 태산이다. '군 공항 이전을 위해 꼼수를 쓴다'는 의심만 키웠다. 7년 전, 레이스 초반에 고꾸라져 아직껏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별 진전이 없자 화성에선 '공항은 물 건너갔다'고 반색한다. 이원욱 국회의원은 지난해 "이젠 걱정 안 해도 된다"며 "그래도 경계의 끈은 놓지 말자"고 했다. 수원서도 '군 공항이 이전하기는 틀렸다'는 회의론이 커진다. 경기국제공항 '군공항 이전 배제' 조례안軍 빠지며 신공항의 당위·목적성 불분명 이 와중에 치명적인 악재가 터졌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는 주초 '경기국제공항 건설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수정 의결했다.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군 공항은 제외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수원 군 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다'는 내용을 배제한 게 핵심이다. 국제공항 유치를 위한 노력과 별개로 군 공항 이전과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화성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수정안을 발의했다. 지역 갈등을 해소하고 목적에 부합하도록 했다는 취지라고 한다. 군 공항 이전을 위해 민군통합공항으로 제안된 경기국제공항의 주객이 전도(顚倒)된 거다.수원시가 난감하게 됐다. 경기도가 수정안에 동의하면서 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