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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논단] 여의도 대통령

    [월요논단] 여의도 대통령 지면기사

    오만했던 이회창 정치 초라한 말로지금 공교롭게도 15대 직후와 흡사이재명 1인체제 굳건해진 듯하지만내연한 갈등 언제 폭발할지 몰라강렬한 사법리스크 대처 만만찮아제22대 총선 직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따라붙었다. 여권에서 그리 부르는 건 수긍할 만하다. 총선 결과에 대한 불만에 더해 다수당의 폭주를 우려하며, 경계심을 드러낸 것일 테다. 일부 민주당 지지층에서 진의도 모른 채 서슴없이 그 호칭에 환호하는 건 얄궂고 뜨악하다. 여의도 대통령의 함의가 만만치 않다.여의도 대통령은 부득불 이회창 전 신한국당 대표를 소환한다. 1996년 당시, 이회창 대표는 15대 총선 승리 후 지나치게 오만한 행보를 보인다.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듣게 된 이유다. 총선 패배와 각종 게이트 정국으로 레임덕에 빠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초라했던 위상을 생각해 보면 총선 승리에 취해 마치 대통령 당선인처럼 오만했던 이회창의 행보는 그런 구설에 휩싸일 만했다.이회창의 당시 행보를 복기해 보자. 대통령이 주재한 전국 광역단체장 회의에 자당 출신 단체장들을 불참시켜서 '반쪽' 회의로 만들고, 청와대 영수 회담에서는 고령의 김대중 대통령 앞에서 지나치게 고자세로 일관해 오만한 이미지를 굳힌다. 부인 한인옥 여사 역시 주변에 "하늘이 무너져도 집권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하니 내외가 동시에 경거망동했던 셈이다.오만의 극치는 정치영역에서 도드라졌다. 당시 잠재적 우군이었던 김종필 자민련 총재에게 "숙이고 들어오라"는 식으로 거만하게 굴었다. 이후 김종필은 이회창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중립으로 돌아섰고, 이후 대선에서 충청표는 수도 이전 공약을 내건 노무현 후보에게 쏠리게 된다. 이회창은 기존의 특권층 이미지에 더해 대통령이 다 된 듯한 오만한 행보로 일관했고, 그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노무현 후보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이회창은 두 번째 대선에서도 패배한다.연거푸 대선에서 패배한 이회창의 이후 정치 행보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선

  • [월요논단] 대화하지 않는 22대 국회

    [월요논단] 대화하지 않는 22대 국회 지면기사

    여야, 시작부터 네탓 공방 진흙탕특검 대치 정점 정치 혐오감 증폭'협치' 사치스러운 놀음으로 공격'숙론' 가장 필요한 분야는 여의도"소통법 배울 국회의원" 핀잔 민망22대 국회가 개원했는데, 시작부터 가관이다. 헌정 사상 처음 야당만 참석한 가운데 개원하고 국회의장을 선출했다. 절반 개원, 반쪽짜리 의장이다. 22대 국회가 얼마나 험난할지 가늠하는 건 어렵지 않다. 야당을 향해 입법 폭주라고 비난하는 여당, 여당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야당이 뒤엉켜 난장판이다. 불과 수개월 전 총선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외쳤던 다짐은 공허한 말장난이 됐다.요즘 신문 읽고 뉴스 듣는 게 우울하다. 여의도에서 연출하는 볼썽사나운 모습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무얼 하자는 담론 대신 온통 지난 과거를 놓고 누가 더 잘못했는지 진흙탕 싸움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부터 안보, 경제, 외교까지 현안은 산적해 있는데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만 한다. 국민들은 총선에서 협치를 요구했는데 소귀에 경 읽기다. 오로지 어떻게 상대를 절멸시킬지 혈안이 된 모습이다.특검 발의에서 강퍅한 대치는 정점을 이룬다. 22대 국회 임기 1주일 만에 발의된 특검은 모두 5건. 단기간에 무더기로 특검이 발의되기는 처음이다. 특검 면면을 살펴보면 더더욱 기막히다. 모두 과거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다. 김정숙 여사 호화 외유, 김건희 여사 의혹,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등이다. 특검은 진행 중인 수사가 미흡하거나 공정하지 못한 경우다. 몇몇 사건은 공수처 수사 중이다. 여권이 정치적 목적이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일상화된 특검은 특검이 아니다. 정치 혐오감만 증폭시킨다.미래지향적 담론을 놔둔 채 누가 더 잘못했냐만 따지는 과거 싸움은 퇴행적이다. 이 정도면 국민에 대한 예의는커녕 정치 지도자로서 기본적 책무마저 저버렸다.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은 합의된 기준 준수, 사회적 대화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회는 국민의 뜻을 실현하고 국민의 삶에 보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여야합의를 전제로 국민 의사를

  • [월요논단] 사회통합프로그램 개선되어야 한다

    [월요논단] 사회통합프로그램 개선되어야 한다 지면기사

    이민자의 한국생활 소양 습득 도와더 나은 여건서 일하려면 꼭 필요인터넷 접수의 어려움 원성 사기도'학기별 강좌' 온라인 확대 되어야신청 유연하게·절차는 간소화 바라한국의 인력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연도별 이주 노동자 도입 규모는 코로나19로 감소한 2021년(5만2천명)을 제외하면 2022년 6만9천명, 2023년 12만명, 2024년 16만5천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를 보아도 국내 생산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지 2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의 재정비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그 가운데 하나가 '사회통합프로그램'이다. 사회통합프로그램(KIIP)이란 '한국 이민과 통합 프로그램(Korea Immigration & integration program)'으로 이민자의 한국 생활에 필요한 기본소양의 습득을 돕기 위한 것이다. 도입 취지는 이민자가 한국어는 물론 한국문화를 빨리 습득하여 한국민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지역사회와도 융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에 KIIP를 이수한 이민자가 영주권을 신청하거나, 그 외 체류자격을 신청할 때 한국어 능력 입증을 면제하거나 가점 등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니 더 나은 여건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제도이다.2023년 이민자 체류실태·고용조사 결과를 보니 비전문 취업(E9) 이주 노동자의 71.1%가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임금 및 보수에 대한 만족도는 68.9%였다. 이를 보아 잠정적으로 한국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일하고 싶어 하는 이주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숙련기능인력으로 일할 수 있는 E7-4 비자의 발급대상을 기존 5천명에서 3만5천명으로 늘린 것도 이주 노동자들의 한국 내 근무기간 연장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어 능력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확보되어야 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숙련된 인력의 안정적 수급과 이주 노동

  • [월요논단] 바꿔야 한다

    [월요논단] 바꿔야 한다 지면기사

    의료·교육개혁 현상의 허상 허우적국가 공동체 이끌어가는 규범과정의 사라질때 파멸은 시작된다민중의 맹목적 진영논리 가속화태도 안 변하면 분열은 현실될것한 순간 나라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성과에 취해 있다가 돌아보니 온 나라가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고 있다. 1876년 개항으로 근대 체제를 강제받은 한국은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져 폭력과 야만이 일상화되었으며, 민중의 삶은 극한으로 내몰렸다.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의 죽음과도 같았던 삶은 차지하고라도, 이후 남북이 갈라져 싸웠던 잔혹한 전쟁, 군부독제에서의 일상적인 폭력을 돌아보면 그 기나긴 질곡을 직시하기가 너무도 고통스럽다. 그 시간을 감내하고 이겨내면서 겨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었다는 생각도 잠시 어느 순간 다시금 그 폭력과 고통이 일상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게 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한 국가가 올바르게 유지되려면 그 사회 체제의 합리성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민중의 사회적 규범이 확립되어야 한다. 사회 체제의 타당성은 그것을 근거짓는 규범에 대한 민중의 사회적 합의와 동의 없이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 우리 사회는 체제와 제도적 합리성은 확립했지만 그를 토대짓는 규범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기껏 소비와 성과 중심의 사회, 나아가 정치적 자유주의 정도가 이런 규범적 토대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이념은 이미 실패했으며, 사회철학적 관점에서도 그 맹목성이 온전히 드러났다. 소비주의와 성과주의는 무이념적 자본주의의 기능적 현상일 뿐이다. 정치적 자유주의 역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서 실패로 판정된 이념에 불과하다. 그 자리를 대신할 규범을 우리는 어떻게 확립하고 있는가. 조선은 적어도 성리학적 규범을 통해 500여 년의 시간을 유지했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규범이 파산했을 때, 또 그를 대신할 규범과 체제를 만드는 데 실패했을 때 역사에서 보는 극심한 혼란과 민중의 죽음과도 같은 고통이 이어졌다. 누구의 실패인가? 그 사회의 기득권을 소유한 집단이 공동체 정신을 철저히 배신했

  • [월요논단] 라인 사태와 데이터 주권

    [월요논단] 라인 사태와 데이터 주권 지면기사

    주요국가들 개인정보 중요성 강조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법률통제새로운 형식의 반경제적 위압조치반일조장 정치프레임 해결책 아냐범부처 TF 구성, 주권 재구축해야라인 사태. 한일간의 현안이 되었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본 정부를 규탄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종 외교가 불러온 참사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가 역사, 영토에 이어 이제는 기업까지 강탈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난해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라인 야후의 개인정보 52만건이 유출된 이후 네이버나 일본 정부와 소통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반일을 조장하는 정치 프레임이 국익이나 우리 기업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그러나 라인 사태를 친일과 반일로 보는 시각을 넘어, 내재한 문제의 본질을 볼 필요가 있다. 왜 일본이 행정지도의 방식을 사용하였는가. 알려진 대로 일본 총무성은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라인 야후에 대해 네이버의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도록 행정지도를 하였다. 행정지도는 일본 특유의 행정 수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상대방의 동의와 협력을 전제로 한다지만 압박 등과 같은 권력적 사실행위 방식으로 행해진다. 특히 행정의 근거가 되는 법률이 없을 때 사용된다.라인 사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주요국이 개인정보와 정부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하는가를 봐야 한다. 미국은 2024년 2월 '우려국에 의한 미국 시민의 대량의 민감 개인 데이터 및 미국 정부 관련 데이터 접근 방지에 관한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미국은 자국민의 민감한 개인 데이터나 정부 관련 데이터가 중국 등에 의해 악용되는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이버 공격이나 스파이 활동을 위해 공무원 등을 추적해 프로파일을 구축하거나 저널리스트 등의 정보를 수집해 협박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대국이 대량의 민감 개인 데이터를 사용해 AI 능력이나 알고리즘을 개발하게 되면, 그 결과 역시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친다는 것이다.주요국마다 차이는

  • [월요논단] 성공하는 리더십의 비결

    [월요논단] 성공하는 리더십의 비결 지면기사

    尹 정부·민선8기 지자체 성공위해민생이슈 선택해 시간·자원 집중시대정신과 미래세대 고려한지도자의 통찰력도 뒷받침돼야지금은 행동하는 리더의 용기 절실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선거에 참여하는 '선거의 해'인 올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선거는 11월 미국 대선이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리매치로 벌어지는 미 대선의 결과에 따라 세계정세가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가 앞서는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은 정치를 은퇴하는 것이 전통이기 때문에 직전 선거에서 패배한 대통령이 다시 선거에 도전하는 것은 미국 정치역사에서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재도전에 나서고 또 당선가능성도 높은 것은 그만큼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이 인기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미국 경제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만, 사실 지난 4년 동안 바이든의 업적이라고 할만한 것이 별로 없다. 상원에서 36년간 재직하면서 대표적인 외교통으로 이름이 났지만, 정작 대통령으로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현재 진행 중인 국제분쟁에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또 잦은 실언과 활력 없는 모습으로 '슬리피 조'(sleepy Joe)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미국민 사이에 인기가 없는 대통령이다. 그만큼 미국 대통령은 힘든 직업이다.미국 역사학자 제레미 수리는 최근 '불가능한 대통령제'라는 책에서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워싱턴, 링컨, 시어도어와 프랭클린 루스벨트 등에 비해서 케네디 이후의 20세기 후반의 대통령들이 별다른 업적을 남기지 못한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수리는 국가에 중요한 소수의 핵심과제를 선택해서 거기에 대통령의 권력을 집중했느냐의 여부에 따라 성공한 대통령과 실패한 대통령이 나뉜다고 주장한다. 최근의 대통령들은 열심히 대통령직을 수행한 것 같지만 그때그때 눈앞에 닥친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작 큰 그림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다.수리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일에 다 관여하려고 하지 말고 우선 조용히 생각할 시간

  • [월요논단] 한동훈 일병 구하기

    [월요논단] 한동훈 일병 구하기 지면기사

    尹대통령에게 있는 총선참패 책임韓, 고군분투 했지만 불똥만 튀어홍준표, 차기경쟁자 싹 자르기 심사'누가 공명·중달인지' 각자 상상에뒷물이 앞물 밀어… 洪, 또 헛물만1950년, 북한군은 파죽지세로 남쪽으로 진격을 거듭한다. 물러설 곳이 없는 국군은 연합군의 도착을 기다리며 낙동강 전선 사수에 사활을 건다. 한편, 포항에선 한 무리의 소년들이 북한군에 맞서 싸운다. 영화 '포화 속으로'의 줄거리다. 영화는 소년병들이 온몸을 던져 포항여중을 사수하는 전투 장면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소년병들의 중대장 오장범 역을 맡은 최승현(아이돌그룹 빅뱅, 탑)의 연기가 단연 압권이다.22대 총선 참패로 여당은 자중지란에 빠진 모양새다. 자성의 목소리 대신 책임론만 난무한다. 책임론의 한복판으로 불려 나온 이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다. 정치초년병 한동훈의 경험 부족과 무능, 오판이 참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동훈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단언컨대, 총선 패배의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 집권 중반기 총선은 필연적으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띤다. 집권 초부터 줄곧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바닥 수준이었다. 그뿐만 아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용산발 악재들(양대 특검 거부, 김건희 일가 양평 땅 문제, 채상병 사건 수사 과정에 얽히고설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홍보수석의 막말 등)이 차고 넘쳤다.악조건 속에서도 한동훈 비대위는 얼핏 희망의 씨앗을 틔울 것처럼 보였다. 잠시나마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엄청난 인파를 몰고 다녔다. 박근혜 이후 전국단위 선거에서 그만한 바람을 일으킨 정치인은 없다. 선거는 구도이자 프레임이라고 볼 때, '이재명 대 한동훈', '정권 심판론 대 운동권 심판론'은 나름 그럴듯한 구도로 보이기도 했다.그러나 대통령의 잇따른 헛발질에 한동훈의 고군분투는 도로였다. 야권의 공세가 더없이 거셌다. 당 대표에서 쫓겨난 이준석이 '윤석열 죽이기

  • [월요논단] 극한 대치, 누가 웃을까?

    [월요논단] 극한 대치, 누가 웃을까? 지면기사

    목숨마저 내주는 우정 '문경지교'작은 분노보다 국가 우선하는 도량조나라 인상여·염파 일화서 비롯총선 후 또 탄핵 이야기 스멀스멀적대정치 끝내고 통큰 협치 바라2000년 전, 역사서 '사기(史記)'는 시공을 초월해 끊임없는 영감을 준다. 극한 대치를 예고한 22대 국회가 어디를 향해야 할지도 '사기'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서로 죽음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막역한 사이라는 '문경지교(刎頸之交)'와 관련된 일화다.양육강식이 지배하던 전국시대, 조나라에는 걸출한 두 인물이 있었다. 한 명은 외교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인상여(藺相如) 재상, 다른 한 명은 전쟁영웅 염파(廉頗) 장군이다. 전국시대 최강대국은 진나라였지만 조나라 또한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웃한 진나라가 조나라를 함부로 하지 못한 이유는 인상여와 염파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처음부터 사이가 좋았던 건 아니다. 한때는 오해와 시기, 질투로 서로를 등한시했다. 인상여는 진나라를 상대로 능숙한 외교를 펼쳐 조나라를 보존했다. 염파 또한 수많은 전쟁터를 누비며 나라를 위기에서 구했다. 조나라 왕은 인상여를 최고위 관직에 등용했다. 염파는 인상여가 고작 몇 마디 말로 자신보다 높이 올랐다며 분개했다. 게다가 인상여는 나이도 아래였다. 염파는 공사석을 가리지 않고 인상여를 비방했다. 그를 만나면 창피를 주겠다고 별렀다. 이 말을 들은 인상여는 길거리에서 염파를 만나면 수레를 돌렸다. 또 조회석상에 염파가 나오면 병을 핑계로 나가지 않았다. 가족과 지인들은 그를 겁먹은 강아지라고 조롱했다. 그러자 인상여는 "진나라 왕과 염파 장군 중 누가 더 무서운가? 나는 진나라 왕과 면전에서 설전을 벌이고 그 신하들을 꾸짖었다. 그런 내가 염파 장군을 두려워하겠는가? 내가 염파 장군과 다툼을 피한 건 그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나라를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했다.이를 들은 염파는 크게 뉘우치고 사죄를 청했다. 인상여는 자기 잘못이라며 예를 갖췄다. 이후 두 사람은 형제의 교분을 맺었다. '목숨마저 내주는 돈독한 우정'은 작은 분노보다 국가를 우선하는

  • [월요논단] 푸바오가 남긴 것

    [월요논단] 푸바오가 남긴 것 지면기사

    힘들때 위안·웃음 준 그리움 대상관심·사랑 넘어 중요한 메시지 줘국회의원 당선인들에 바라건대특권 포기·법 잣대 수용 선언을더 나은 미래 열어줄 정치인 바라 혼돈 속 선거는 끝났지만, 아직도 씁쓸함이 남아 있다. 비방은 여전하였고 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실이 규명되기 전 당락이 결정되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정치는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사람이 한다는데 여건이 무엇인지는 알 듯도 했다. 인간적 도덕성이니, 전문가로서의 역량이니, 지도자로서의 덕목 같은 것은 꼭 필요한 조건이 아님도 확인하였다.선거기간, 그나마 위안은 피어나는 봄꽃과 푸바오였는데 어느덧 봄꽃은 지고 푸바오는 떠나갔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절, 우리에게 찾아온 '푸바오'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행복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자연 번식에 성공한 사례였기에 더욱 세간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푸공주', '푸뚠뚠', '뚠빵이' 등 온갖 애칭으로 불리며 푸바오는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에버랜드 동물원 유튜브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가 5억 회에 달하였으며, 첫돌을 기념하여 발행된 책은 15만 부가 판매되었단다.한국을 떠나기 전 이별을 앞두고 방영된 프로그램은 71만 뷰였으며 댓글은 무려 3천300여 개에 달했다고 하니 푸바오에 대한 열렬한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이다.이렇듯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행복을 주는 보물' 푸바오(福寶)는 한국에서 1천354일간의 생활을 마치고 부모의 나라 중국으로 갔다. 푸바오의 중국 귀환은 이미 양국의 협약을 통하여 예정된 것이었다.그래도 한국인들의 요구로 한국 땅을 밟았다가 버려진 동물들에 비한다면 푸바오는 행운아였다.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려진 이주 동물들이 한국에 다수가 존재한다.말하자면 파양되어 버려진 셈이다. 황소개구리도, 꽃사슴도 뉴트리아도 필요 때문에 수입되었지만,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버려진 것들이다.그렇게 보면 버려진 동물들이 측은하기도 하다. 한국산으로 미국에서 생태교란종이 되어 퇴치대상이 된 가물치도 안타깝다

  • [월요논단] 국가정체성과 총선

    [월요논단] 국가정체성과 총선 지면기사

    서구적 자유민주주의 정치 유입사회적 왜곡 경제적 불평등 초래이번엔 진부한 진영논리 벗어나 공동체 운명위해 투표하길 바라우리사회 미래 바꾸는 계기될것이틀 뒤면 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한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후보자를 결정했겠지만 이 기회에 이번 선거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권심판론과 정권위기론이 팽팽하게 갈려 있는 이번 총선은 정치철학적 관점에서는 민주주의의 이상적 모습이지는 않다. 최고 통치자를 뽑는 대선과 달리 총선은 지역 사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선거의 최대 쟁점이 정권을 둘러싼 논쟁으로 나타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가 그만큼 정상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이념 중심의 양당정치와 국회 운영의 기형적 모습을 보면 총선의 쟁점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는 않다.얼마 전 상영된 '건국전쟁'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전기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 영화는 역사적인 평가와는 어긋나게 그를 복권시키려는 무리한 시도를 펼침으로써 논란을 자초했다. 너무도 전제적이며 반민주적인 정치를 펼친 사람을 초대 대통령이라는 후광만으로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게 그려낸 것은 이번 총선의 정권 평가 논쟁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해방 이후 수립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연결되며 한국인의 역사의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한민국은 정부를 수립하면서 시작되었는가, 아니면 역사와 국가를 강탈한 일본제국주의의 폭압에서 해방된 국가인가? 전자일 경우 우리는 이 땅에 있었던 역사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적어도 한 국가의 정체성이 그 이전의 역사를 떼고 정립할 수 없다면,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강변하는 것은 빈약한 주장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 자신의 역사와 정체성을 제한시키는 어리석음이다.대한민국이 그 이전의 역사적 정체성과 함께 일제 강점기의 독립투쟁을 배경으로 성립된 국가라면 삼일독립선언과 그 이후 성립된 임시정부의 전통을 수용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한 임시정부 강령은 삼균주의를 표방한다. 조소앙에 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