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월요논단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지면기사

    감사위원회 독립성 강화와소수주주, 이사선임 복수의결권행사 가능한 집중투표제 필요전자투표제 의무화 도입과대표소송제 보완 통해기업경영 투명·건전성 확보해야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소식이 세간의 화두가 되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상법 개정논의가 있는 몇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첫째, 감사위원회 제도의 개선이다. 상법에는 회사의 업무를 감시하도록 감사제도가 있는데 회사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를 두어야 한다. 감사위원회는 우리나라가 IMF 경제위기 때 국제금융기관의 권고로 도입한 것인데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한 후 선임된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을 선임하여야 한다. 감사위원회의 기능에 있어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개정논의에서는 주주총회서 이사를 선임하는 단계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을 분리하여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해 실질적 기능 확보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한편 이 제도가 투기적 외국 자본의 기업 경영간섭 수단으로 악용되어 기업이 피해를 보는 경우 소수 주주의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반론이 있다.둘째, 집중투표제의 의무화다. 집중투표제란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것으로 이사 선임 시 주주가 복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인데 소수 주주도 추천하는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대주주의 이사선임 독점 현상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상법은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있는 여지를 인정하여, 이 제도를 원치 않는 회사는 정관에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었다. 대부분 회사가 정관에 이사 선임 시 집중투표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집중투표제가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개정논의는 일정규모 이상의 회사부터 이사 선임 시 소수 주주들이 집중투표를 청구하는 경우 정관으로도 이를 배제할 수 없도록 하여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면 의사결정의 지연으로 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저하되고, 국제투기자본의 경영개입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있다.셋째, 전자투표제의 의

  •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월요논단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지면기사

    맹자 어머니가 왜 세차례나이사했는가를 깨닫고 본받아야 인간의 근본적인 삶의 명제를배움을 통해 성찰하게 하고살아가는 방법 고뇌 할 수 있도록교육의 장 마련하는데 지혜 모아야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는 우리에게 널리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인즉슨 맹자의 어머니가 처음에 공동묘지 근처로 이사했는데 아들이 밖에 나가 곡하는 것만 배워오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거처를 시장터 근처로 옮겼더니 이번에는 아이가 종일 상인들이 장사하는 모습만 흉내 내기에, 다시 서당 근처로 이사했더니 비로소 아이가 공부에 전념하더라는 것이다. 자식 교육을 위해서는 세 차례나 이사를 마다 않는 맹모의 교육열은 매우 감동적이지만, 학군따라 유명학원따라 서울로 강남으로 심지어 가족과 생이별을 감수하며 해외로 떠나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 역시 실로 맹모삼천지교에 못지 않다.그런데 세 번의 이사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설명하는 견해가 있다. 처음 공동묘지 부근으로 갔던 것은 생명이 유한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도록 돕기 위함이었고, 두 번째 이사는 시끄러운 시장터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보고 느끼라는 것이었으며, 세 번째 서당 근처로 간 것은 인간의 유한함을 깨우치고 치열한 삶 속에서 진정한 위대함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는 가르침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이야말로 맹모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이며, 우리나라의 지도자들과 부모들이 새겨들어야 할 교육관이 아닐까 생각한다.최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공식석상에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뜨거운 교육열과 교육제도에 대해 예찬했다는 보도를 종종 접한다. 6·25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이 곧 우리 사회 저변에 내재되어 있는 교육의 힘이었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공교육의 부실과 사교육의 광풍을 생각하면, 우리 국민들의 실제 정서와는 상당 부분 괴리가 있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실제로 얼마 전 하버

  • 청년실업 대책과 아르바이트 인생의 불일치
    월요논단

    청년실업 대책과 아르바이트 인생의 불일치 지면기사

    정부, 기업중심 일자리 대책취업문제 해결 발상 걱정스러워100만 청년실업자들대부분 절차 복잡한 취업 대신해고돼도 부담없고 여러곳서푼돈 벌수 있는 아르바이트 선호얼마 전 정부는 청년실업 대책으로 임금피크제,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사회맞춤형 계약학과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임금피크제는 기존 취업자들의 정년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 과정에서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다. 이는 2016년 1월부터 일반 기업의 기존 정년(55세)을 60세로 연장하면서 기 취업자와 청년 구직자가 서로 일자리를 나누는 노동정책이므로 새로운 청년실업 대책은 아니다.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은 대기업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협력업체 등에서 근무할 인턴을 모집하고 3개월간 직무교육 후 관련 협력 업체에서 다시 3개월 간 인턴 근무기”회를 주는 것이다. 사회맞춤형 계약학과는 기업이 채용을 조건으로 학교와 계약을 맺어 특별한 학위과정을 운영하게 하는 제도로 이 학과를 졸업한 학생은 해당 기업의 계열사나 협력업체로의 취업이 100% 보장되게 하는 제도다. 정부가 새로 마련한 청년실업 대책은 인턴채용 확대와 직업교육 강화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에 신규채용 등과 관련해 세제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 같은 기업중심 청년실업 대책은 일자리만 많으면 취업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발상에 근거한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대책을 보면서 과연 정부와 기업이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 진다.2004년 기준으로 전체 실업자의 47.8% 이상이 청년(15~34세)실업자고 2015년 현재 대졸실업자 50만명과 고졸실업자 44만명을 합해 청년실업자는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2015년 6월 청년실업률은 10.2%로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처럼 통계적 실업자로 간주되는 이들은 정말로 일도 하지 않고 그래서 돈도 없을까? 좀 더 살펴볼 부분이 있지만, 이들은 정식으로 일하지 않을 뿐 나름대로 열심히 아르바이트하느라 너무 바쁘고 고된 인생을 살고 있다. 아마도 100만 청년실업자 대부분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편의점·카페

  • 다가온 휴가철, 제대로 쉬고 힘차게 새출발
    월요논단

    다가온 휴가철, 제대로 쉬고 힘차게 새출발 지면기사

    갈라파고스 개인액티비티 시간마음 준비 안돼 스노클링 못해다른 크루저 무용담에 아쉬움여행 미리 피지컬·멘탈 챙겨야인천, 이번에 재충전 기회 되길올 하반기 다시 새롭게 시작칠팔 년 전쯤 남미 여행 때의 일입니다. 페루의 잉카 유적을 둘러보고,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군도를 체험하는 이삼 주 정도의 여정이었습니다. 잉카문명 유적지인 잉카의 수도 쿠스꼬와 마추픽추 등을 둘러보고, 페루 리마공항에서 에콰도르행 비행기를 갈아타는 과정에서 사단이 일어났습니다. 쿠스꼬에서 비행기가 두 번이나 출발시간을 연기하는 바람에 우리 일행 넷은 리마공항에서 다음 비행기로 갈아탈 수 없게 되었습니다.우리는 항공사 측에 항의했고, 이로 인한 손실에 대해 적정하게 보상하라 요구했습니다. 사전에 아무런 고지없이 비행기 출발을 늦추게 된 것이 근본 사유이니 당연히 항공사 측이 사과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항공사 직원은 완강히 거절했고, 이제까지 그런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며, 나중에는 공항경찰을 불러 항의하는 우리를 공항에서 몰아내려고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시간 여의 긴 항의와 몸싸움 끝에 우린 보상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시민의식을 남미 한복판에서 유감없이 드러내며 정당한 요구사항을 관철했던 것이죠. 사전 고지없이 세시간 연착했고 도착해서도 아무런 해명이 없었던 상황이었는데도, 우리 일행이외 항의하는 다른 나라 승객들이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 또한 우리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다음 날 우린 예약했던 크루즈 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로 바로 가서 이후의 갈라파고스 여행 일정을 소화하게 되었습니다. 소형 크루즈선이어서 여행객들은 열다섯 남짓이었는데, 국적은 다양해서 이스라엘에서 온 청년들과 모녀, 네덜란드·영국·미국·일본 등지의 젊은이들, 그리고 저희 네 명이었습니다. 모선에 해당하는 배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밤새 이동한 후 섬 근처 바다에 정박하면, 아침에 작은 보트를 타고 하루 한 개 섬씩 예닐곱 개의 섬들을 방문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었죠. 그리고 그룹체험 활동 중간에 각자가 자유스럽게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월요논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지면기사

    외국자본 투기적 행위이번에도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합병은 규모의 경제 실현위한 것주주들의 이익 극대화 시키고취약한 지배구조 보완해자본시장 체질강화 계기 삼아야지난 5월 26일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한다는 이사회의 합병결의가 있었다. 합병의 목적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다양한 사업영역 및 운영 노하우와 삼성물산이 보유한 건설 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 및 해외인프라를 결합하여 외형적 성장과 신규 유망사업을 발굴함으로써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 0.35로 관련 규정에 의해 산출됐다.이러한 합병공고가 나자 미국의 사모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주식의 7.12%를 매수하였고, 합병비율이 적절하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엘리엇은 합병비율이 지나치게 삼성물산에게 불리하게 산정돼 조정이 필요하며,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보유 지분가치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 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위해 부당한 합병 비율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주주총회 개최 및 합병 결의 금지 가처분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운용자산이 260억달러나 되는 엘리엇의 최고경영자인 폴 싱어는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 출신이며, 부도난 아르헨티나 국채에 투자하여 채무 재조정 요구를 거부하며 법정 다툼을 하여 승리를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7월 17일에 합병을 위한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주총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주주들이 몰렸다. 동등하고 공정한 거래로 합병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합병반대 의견도 나왔다. 전체 주주의 84.7%가 출석하였고, 출석한 주주의 69.5%가 찬성하여 합병안은 통과되었다. 이러한 합병결의는 관련 규정에 의해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3%포인트 정도 찬성표가 초과된 것이었다. 삼성물산측은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합병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며 설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엘리엇도 외국인과 국내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합병을

  • 돈, 명예, 권력
    월요논단

    돈, 명예, 권력 지면기사

    수많은 구성원들 경쟁속엔갈등·불안감·조급증은 불가피이러한 상황 극복 위해선비정한 경쟁보다는 인간가치 높이는 자기성찰 통해섬김과 긍휼 실천하는게 중요우주 탐사선 주노가 5년여의 항해를 거듭해 내년 7월에는 목성에 도착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상상만으로도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에 대해 무한한 외경심을 느끼게 한다. 사실 우주공간에 비하면 모래알보다도 작을 이 지구촌에서도 선지자들은 줄곧 자연의 무궁함과 영원함에 무한한 경애심을 표해 왔다. 어느 글쓴이는 사막을 횡단하는 여행객들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평선을 한없이 마주하고 나서는 공간의 무궁함에 압도되어 말을 잃고 만다고 했다.거기에다 모래 속에서 물고기나 해조류 화석마저 발견할 때에는 이 메마른 모래땅이 바다였을 것이라는 생각에 경건한 마음을 가누지 못한다고 했다. 인간이란 존재의 찰나적 삶과 왜소함을 극명하게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어느 진화생물학자는 인간들이 스스로 만물의 영장인 것처럼 살고 있지만 인간은 진화하는 생명체의 유전자를 옮겨주는 운반체에 불가하다고 했다. 인간은 유전자가 자기복제를 위해 선택한 한갓 생존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세속적 승부에 온갖 것을 다 걸고 치닫는 세상이지만, 삼라만상의 번성과 사멸의 관점에서는 인간은 한 점의 찰나 속에 머무는 객에 불가하다는 것이다. 무궁한 시공간 속의 한 지점에서 단지 찰나적 삶을 거쳐 가는 존재로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새삼 각성하게 한다.요즘 세속의 삶속에서는 우주의 장대함이나 자연의 유구한 신비에 대한 외경심을 찾아보기 어렵다. 계곡의 바위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한평생을 침묵속의 근엄함과 겸허한 인내심을 배우고 자연의 이치에 순종적인 삶을 살았던 어느 소설의 주인공이 그리워지는 즈음이다. 소설은 주인공의 소박하고 성찰적 인생을 통해 인간의 위대한 가치는 부자상인과 장군과 정치가와 시인이라는 직업으로 화려하게 살아가는 삶에서가 아닌 자연이 가르치는 진리를 끊임없이 탐구함으로써 얻어진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된 삶에 있다는 교훈을 제시한다. 극히 고전적인 가르침임에도

  • 조선 붕당정치에 비춰본 오늘날 여야정치 실루엣
    월요논단

    조선 붕당정치에 비춰본 오늘날 여야정치 실루엣 지면기사

    선조때 훈구파·사림파 갈등 심화밥그릇 싸움에 당쟁으로 변질지금의 야당 ‘친노·비노’ 다툼여당의 친박·비박·원박…다양한 ‘~박’그룹 분화를 보니사색당파 조선시대같아 안타까워언론에서는 연일 여야 수뇌부 갈등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여야의 정치적 권력투쟁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조선을 멸망으로 이끈 사색당파 붕당정치를 생각하게 된다. 생각과 뜻이 같은 사람들이 함께 정치적 의견을 나타내는 붕당정치는 의견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정책 대결을 한다는 측면에서 민주적 권력 분립에서 강조되는 견제와 균형 (Check & Balance)을 위한 비교적 긍정적 정치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조선시대 선조에 의해 도입된 붕당정치는 당쟁의 상징이 됐고, 조선이라는 국가 몰락의 근원으로 평가된다. 무엇이 민주적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붕당정치를 정권 몰락의 근원으로 전락시켰을까? 우선, 조선의 붕당정치가 실패한 이유는 붕당정치가 권력의 민주적/합리적 운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관료들의 밥그릇 싸움을 위해 활용됐기 때문이다. 당시 집권층이었던 훈구파의 비대해진 권력에 불안해하던 선조는 재야 지식인들을 대거 기용해 서로 경쟁시켰다. 이 과정에서 재야 지식인 집단인 사림파의 관료화로 전체 양반/관료의 수가 늘었고 이들에게 지급할 녹봉/토지 수급의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에 관직의 세습 문제까지 겹치면서 훈구파와 사림파 간의 갈등이 심화 됐다. 결국 붕당정치가 당쟁으로 변질 된 가장 큰 이유는 밥그릇 싸움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벌어진 야당의 친노와 비노 간 갈등과 여당의 친박과 비박 간의 이전투구가 공천이라는 여야 붕당들의 밥그릇 싸움 때문인 것 같아 걱정된다. 둘째, 선조의 붕당정치가 당쟁으로 전락한 이유는 요직에 대한 자리다툼 때문이다. 조선시대 당쟁은 문반 관료의 인사권을 쥔 이조 전랑 자리를 둘러싸고 훈구파와 사림파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이조전랑직은 종 5품·6품의 낮은 자리이지만, 삼사(三司)의 하나인 홍문관(옥당) 출신의 엘리트 관료가 관례로 임명되는 자리로 삼사의 공론을 수렴하여 대신들을 견제하고, 후

  • 냉정하게 인천을 바라보면
    월요논단

    냉정하게 인천을 바라보면 지면기사

    충분히 넓은 땅·적당한 인구위치 좋아 상업·산업 활발늘 활력 넘치는 스페인을 보고관광 진작위한 인천의 시도과연 세계인에게 먹힐수 있을지객관적·글로벌 시야로 돌아봐야얼마 전 유럽에 교환학생으로 나가 있는 딸아이와 함께 스페인을 여행했습니다. 가기 전 돌연 큰 걱정거리가 생겼는데, 그건 한국에서 창궐하고 있는 바로 메르스 바이러스 때문이었습니다. 당연히 한국에서 나가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유럽 국가에 들어가려면 입국절차가 매우 까다로울 것이란 예상을 했습니다.그래서 평소보다 더 일찍 공항으로 나갔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인천공항에서의 출국절차도 까다롭지 않았고 사람들로 붐볐지만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유럽 대표 허브공항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때나, 목적지인 마드리드에 들어섰을 때에도 한국사람이라 해서 특별히 세심하게 체크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스페인 입국 심사원은 한국에서 날아온 몇 쌍의 신혼여행객들에게 오히려 먼저 친근한 농담을 걸며 아예 노골적(?)으로 반가운 기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유럽 한복판의 가장 혼잡하다는 공항에서의 환승시간이 두 시간 정도여서 빠듯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고, 도착시간이 자정 가까운 시간이라 입국이 지연되면서 마드리드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방법이 택시밖에 없을 것이란 걱정도 기우였습니다.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이었지만, 지하철은 쌩쌩하게 달렸고 활기 있는 표정의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스페인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수도 마드리드의 이러한 심야 활기 또한 제겐 의외였습니다. “실업률 25%에 이른다는 나라에서 이 시간에 이런 분위기라니….”이처럼 이번에도 나라밖 세상은 제가 판단하고 해석하는 수준을 넘어선 곳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깥세계의 실상은 제 예단과 추측을 넘어섰습니다. 투박한 이념과 설익은 지식으로 밖의 세상을 내다보고 해석하려 했던 일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를 알아차렸던 것이 9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이후 20년 이상이 훌쩍 지났지만 제 글로벌 시선은 이처럼 아직도 우물 안

  • 메르스 조기 종식
    월요논단

    메르스 조기 종식 지면기사

    감염환자 응급실 오래 머무는현 병원체계 개선 시급올바른 지식전달·예방책 마련해막연한 불안감 해소도 중요신종 감염병 대응은공공영역이므로 투자 확대해야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6월 19일 기준으로 메르스( 중동호흡기질환)의 확진자가 166명이고, 사망자는 24명이라고 밝혔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메르스 발생현황은 세계적으로 사우디 다음으로 많다. 사우디에서는 지금까지 1천29명이 발병하여 452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 메르스 확진자를 유형별로 보면 입원 또는 내원한 환자가 77명(46%)으로 가장 많았고, 환자 가족이나 가족 이외의 문병 등 방문객이 59명(36%), 의료진 등 병원 관련 종사자가 30명(18%)으로 나타났다. 또한 격리 중인 사람은 총 5천930명으로 자가 격리자는 5천161명이고 병원 격리자는 769명으로 집계되었다. 격리가 해제된 사람은 총 5천535명이었다. 메르스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는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다. 첫째로 의료진과 일반대중의 메르스에 대한 이해 부족, 둘째로 병원내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가 최적화되지 않은 점, 셋째로 병원의 혼잡한 응급실과 다인병실에서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과 노출기간 증가, 넷째로 여러 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문화, 다섯째로 많은 방문객과 환자가족이 병실에서 머무는 문화로 인해 접촉자들의 2차 감염이 활발했다는 점들이 국내에서 메르스의 확산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긴급위원회는 확진자로부터 채취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대한 변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첫 번째 메르스 환자는 지난달 20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당시 그와 밀접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격리하여 전염을 막았어야 했는데 초동대처가 미흡하여 추가적인 감염자가 속출했다. 첫 환자와의 접촉 범위를 좁게 설정해 같은 병동에 있던 사람들이 감염될 가능성을 간과했던 것이다. 그 후 병원 이름을 일찍 공개했더라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는데 비공개로 인해 선제적으로 메르스를 차단할 기회를

  • 메르스 조기 종식
    월요논단

    메르스 조기 종식 지면기사

    감염환자 응급실 오래 머무는현 병원체계 개선 시급올바른 지식전달·예방책 마련해막연한 불안감 해소도 중요신종 감염병 대응은공공영역이므로 투자 확대해야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6월 19일 기준으로 메르스( 중동호흡기질환)의 확진자가 166명이고, 사망자는 24명이라고 밝혔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메르스 발생현황은 세계적으로 사우디 다음으로 많다. 사우디에서는 지금까지 1천29명이 발병하여 452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 메르스 확진자를 유형별로 보면 입원 또는 내원한 환자가 77명(46%)으로 가장 많았고, 환자 가족이나 가족 이외의 문병 등 방문객이 59명(36%), 의료진 등 병원 관련 종사자가 30명(18%)으로 나타났다. 또한 격리 중인 사람은 총 5천930명으로 자가 격리자는 5천161명이고 병원 격리자는 769명으로 집계되었다. 격리가 해제된 사람은 총 5천535명이었다. 메르스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는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다. 첫째로 의료진과 일반대중의 메르스에 대한 이해 부족, 둘째로 병원내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가 최적화되지 않은 점, 셋째로 병원의 혼잡한 응급실과 다인병실에서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과 노출기간 증가, 넷째로 여러 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문화, 다섯째로 많은 방문객과 환자가족이 병실에서 머무는 문화로 인해 접촉자들의 2차 감염이 활발했다는 점들이 국내에서 메르스의 확산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긴급위원회는 확진자로부터 채취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대한 변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첫 번째 메르스 환자는 지난달 20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당시 그와 밀접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격리하여 전염을 막았어야 했는데 초동대처가 미흡하여 추가적인 감염자가 속출했다. 첫 환자와의 접촉 범위를 좁게 설정해 같은 병동에 있던 사람들이 감염될 가능성을 간과했던 것이다. 그 후 병원 이름을 일찍 공개했더라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는데 비공개로 인해 선제적으로 메르스를 차단할 기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