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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가을 편지 지면기사

    계절의 여울목에 빗장을 걸어 놓고늘 헤어지는 마음으로오늘을 살아가자쓸어도 사라지지 않는 낮달 같은 사랑 하나한 점 구름 벗 삼아思惟의 뜰 밝히면물빛이 몸살 앓으며 江기슭을 더듬고돌아서 노을에 젖는그림자 내 그림자. 홍승표(1956~)낙엽은 인간에게 쓰는 자연의 편지인가. 한 잎, 한 잎의 낙엽이 하나의 의미로 보이면서 동시에 문장으로 치환되는 계절이다. 이제 낙엽은 더 이상 낙엽이 아니라 무엇인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된다.우리는 “계절의 여울목에 빗장을 걸어 놓고” 떨어지는 낙엽을 한 없이 바라보면서 가슴으로 읽어낸다. “늘 헤어지는 마음으로/오늘을 살아가자”라고 이별을 구했던 “쓸어도 사라지지 않는/낮달 같은 사랑 하나”간직하고 있지 않은가.‘한 점 구름’으로 ‘思惟의 뜰’로 빛나기까지 “몸살 앓으며 江기슭을 더듬고” 왔던 세월을 본다. 그 속에서 빛이 바래가며 “돌아서 노을에 젖는” 당신의 ‘낮달 같은 사랑 하나’가 그냥 ‘그림자’도 아닌 ‘내 그림자’로 떠있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가을은 그렇게 쓴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