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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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나다움의 나침반 'Narrative Purpose Coaching'-과거를 넘어 새로운 이야기와 삶 지면기사
난생 처음 시골에서 맞이한 추석 한가위. 마당에 어설프게 펴고 앉은 휴대용 의자와 캠핑테이블, 차 한잔의 여유로움과 정담조차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시간. 더딘 걸음을 옮기듯 흘러가는 흰빛 고운 달님이 마냥 자유롭다. 초저녁 서쪽 하늘 둥근 눈썹 모양의 초승달이 이제 한가위 보름달 되어 100년 이래 가장 둥근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왔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시구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 밤, 유년시절 토끼가 방아 찧던 향수의 달이 그리움으로 다가선다.기억 속에 달은 우리 가슴에 저마다의 의미가 되어 자신만의 스토리로 존재한다. 지금 나는 어떤 스토리를 꺼내어 어떤 내면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스토리(story)는 줄거리를 담고 있는 말이나 글을 의미하며 삶의 모든 측면을 다루는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핵심으로 설명된다. 이러한 스토리를 포함한 내러티브(narrative)란, 스토리나 언어로 기술이 불가능한 모든 종류의 서사성 전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기술되고 경제, 교육, 지식, 영화, 음악 등 분야에서 나름의 독특성에 바탕하여 각종 매체의 표현양식에 대한 대응으로 정의된다.스토리를 통한 의사전달과 내적 성찰 및 자율적 선택에 의한 행동의 변화는 인간이 지닌 차별화된 특성으로 이에 기초한 내러티브코칭은 가치중심적 철학사상에 기반하여 스스로 의미를 찾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며 도움이 되지 않는 옛 스토리로부터 도움을 줄 수 있는 더 새롭고 성숙한 자신만의 스토리를 개발하는데 무게를 싣는다. 즉, 자신의 진정한 발견을 위해 옛 자기를 해체하고 재구성을 실행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조작적 정의가 전제된다. 내러티브코칭은 과거 분석이 아닌현실 자각과 비전 향한 창조적 발현 더 깊고 심오한 내면을 향한 탐색과 내적 냉정함으로 목적을 발견하며 자신의 정의를 확장한다. 또한 타인의 세계를 향한 침묵과 이해는 타인에 대한 깊은 존중과 건전한 상호작용에 기여하는 자원이 되고, 구성적 특징으로서 현실과 스토리는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가족, 사회, 종교 등에 영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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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우리의 환호와 우리의 외면 지면기사
뮤지컬 킹키부츠를 보는 동안 그녀를 생각했다. 드랙퀸의 화려한 공연은 신났고 함께 관람하는 많은 이들은 환호했다. 80㎝의 부츠를 신은 여장 남자는 1890년대 영국의 노스햄튼이라는 보수적 시공간에도 불구하고 배제되거나 추방되지 않았다. 그를 거부하던 이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 직접적이거나 미묘한 눈빛을 성찰할 수 있었고, 그들의 성찰로 그는 '있는 그대로' 온전한 '사람'이 됐다. 드라마 속 드랙퀸 롤라는 그렇게 살았으나 드라마에 열광하는 관객들의 세계 속 그녀는 죽었다. 공간을 가득 채운 열광에도 불구하고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으로 살고자 했던 현실 속 그녀는 살지 못했다. 무대의 드랙퀸을 향한 열광이 그녀에게 닿기에 현실 속 그녀는 덜 화려했고 그녀를 대하는 관계는 더 관습적이었다.발달장애인의 죽음 또한 줄을 이었다. 쏟아져 내린 비를 피하지 못했거나 갑작스런 불길을 피하지 못해 죽기도 했고, 막다른 길에 몰려 더 이상 보살필 수 없던 가족에 의해 살해되기도 했다. 언론은 국가의 부재를 통탄했고, 소식을 접한 이들은 비극적 죽음을 안타까워하기도 했으며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는 현실에 분노하기도 했다. 먼 소식에 대한 슬픔과 분노는 그렇게 당연했으나, 지하철 플랫폼에서 만난 눈 앞의 장애는 당연한 일상의 삶과는 달라 거추장스러웠고 그래서 당연하지 못했다. 양쪽 눈동자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창백한 그녀가 바쁘게 오가는 플랫폼 한 편에 그림처럼 정박한 채 내미는 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았고, 이동권 보장을 외치는 장애인 단체의 시위는 불편함 없던 이동을 불편하게 만든 상식없는 행동일 뿐이었다. 폭우나 보살핌 한계 느낀 가족 의해발달장애인 안타까운 죽음 줄이어 성장과 자본의 세계 속에서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말하던 정당 또한 별난 당원을 견디지 못했다. 당장의 보지 않을 자유는 함께 하는 연대란 추상적 지향보다 더 힘이 셌다. 관념은 쉽게 지향이 되어 글이 되고 말이 될 수 있었으나 삶은 쉽게 부딪히고 들끓어서 지향을 향하기 어려웠다. 평범치 못했던 그는 합당하다고 판단된 논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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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가을 야구를 기대한다 지면기사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공기는 시원하고 하늘은 파랗다. 불과 며칠 전의 무더위와 물난리가 아주 먼 일처럼 느껴진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간다. 이제 곧 수확의 시간이 돌아온다.2022 프로야구도 시즌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가을야구 출전권은 다섯 팀에게만 주어진다. 이미 각 팀은 100게임을 소화했다. 30여 경기가 남았다. 최종 순위를 위해 각 팀은 마지막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렇지만 순위는 단기간에 뒤바뀌지 않는다. 지난 몇 해 동안 축적된 전력, 스토브 리그에서 보강한 선수 그리고 봄·여름의 일승일승(一勝日勝)을 위한 노력 등이 모두 모여 결실을 맺는다.마지막 티켓 5위 두고 각축 한창감독은 신인들 기량 발휘하도록공정한 경쟁통해 출전기회 줘야현재 1위는 인천SSG다. 투타(投打)와 신구(新舊)조화가 잘 이루어졌다. 새롭게 팀을 인수한 모기업의 지원도 확실하다. SSG의 평균 연봉은 2억7천44만원이다. 리그 평균 1억5천259만원에 비해 앞도적으로 높은 1위다. 추신수, 김광현 선수 등 고액 연봉자의 기여가 크지만 우수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증거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잘 꿰어야 한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도 무시하기 어렵다. 지난해 챔피언인 수원KT는 3위다. 시즌 초반 부진했다. 5월에는 8위까지 추락했으나 이후 꾸준하게 성적이 오르고 있다. 상승추세다. 8월에는 강백호 선수가 합류하여 팀전력이 완전체로 나아가고 있다. 포스트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백업선수들의 활약과 시즌 초반 무리하지 않은 감독의 팀 운영이 돋보인다. 수원KT의 평균연봉은 1억2천847만원이다. 리그 평균보다 낮다. 젊은 선수가 많다는 증거다.2위는 서울LG다. LG는 꾸준하게 팀 리빌딩을 추진했다. 신인선수들을 육성했다. 취약한 포지션은 외부 FA 영입을 통해 보완했다. 서울LG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는 1994년이다. 거의 한 세대 전의 일이다. 21세기의 LG는 우승 경험이 없다. LG의 2022년은 정상에 도전하는 해이다.4위는 서울 히어로즈다. 히어로즈는 독특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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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서정시의 역설 지면기사
서정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그것을 순간적으로 초월하려는 상상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언어 예술이다. 따라서 합리적 이성으로 현실을 파악하는 과정과 상상에 의해 새로운 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서정시의 커다란 두 개의 축을 구성한다. 자연스럽게 그것은 복잡한 현실을 드러내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세계를 마련하여 그 경계로부터 새로운 삶의 자양을 만들어간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할 만한 서정시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끝없이 질문하고 그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경험해간다. 이러한 서정시의 좌표와 행방을 보여주는 사례들 가운데 먼저 릴케의 시 한두 구절을 읽어보자.'당신에게 위안을 주는 이라고 해서 그가 자신이 하는 말처럼 소박하거나 평탄하게 산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이 역시 어려움과 슬픔 속에 살고 있으며 당신보다 훨씬 더 지쳐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그렇게 당신을 위안할 수 없었으리라'. 시간 흐름속 완성 예술임은 분명삶의 언어예술로 봐도 마찬가지 마음과 대상, 상처와 위안, 순간과 영원에 관한 시인의 사유에 공감하면서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에게 느끼곤 했던 존재의 넘침과 모자람을 동시에 생각해본다. 위안을 주는 사람이 사실은 위안을 필요로 했던 사람이라는 말을 통해 우리는 고통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위안하고 누군가에게 위안을 받는 마음을 상상해본다. 주어가 사실은 목적어였다는 진실이야말로 서정시의 역설적 지점과 매우 닮았지 않은가. 어릴 때 열심히 읽었던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도 선연하게 떠오른다.'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그리하여 너희 사이에서 하늘 바람이 춤추게 하라/서로 사랑하라/하지만 그것으로 서로를 구속하지는 말라/그보다 너희 영혼과 영혼의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펼쳐 놓아두라/서로 잔을 채우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서로 빵을 나누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더불어 노래하고 춤추고 즐거워하되 모두는 스스로 혼자 있게 하라/현악기 줄이 하나의 음악을 울려도 저 혼자 하나이듯이/서로 가슴을 주되 그 안에 묶어 두지는 말라'.이러한 마음에는 집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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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권모술수 권민우'도 강제로 권고사직시킬 순 없다 지면기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나도 재밌게 보고 있다. 자폐인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로펌에 다니고, 우영우에게 라이벌 의식을 가진 변호사 권민우 캐릭터가 화제다. 권민우는 사회적 차별을 옹호하는 계급 의식, 본인의 영달과 경쟁자의 실패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행동으로 극 중 '권모술수 권민우'라는 별명이 있다. 그의 악행에 분노한 시청자들은 "권모술수 권민우를 한바다 로펌이 권고사직시켜야 한다"라고 분노하며 그 별명을 '권고사직 권민우'로 바꿔 부를 정도다.운율을 맞춘 '밈(meme)'의 하나인 것은 알지만 노무사로서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대목이다. 권민우를 권고사직시켜야 한다는 얘기는, 악행에 따른 처분으로서 회사가 그를 강제로 퇴사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일방적인 근로관계 종료 처분인 해고의 다른 말로 권고사직을 사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 한바다가 권민우를 강제로 권고사직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권민우의 행동이 그 정도로 나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권고사직 자체에 이유 불문 강제성이 없는 탓이다.회사가 근로자 합의없이 통보해도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불가능 권고사직은 근로자의 자발적인 퇴사가 아니라는 점을 제외하면 해고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권고사직은 해고의 다른 말이 될 수 없음에도 이를 혼동할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라면, 권고사직 통보를 받을 가능성이 '0'이 아니라면 더더욱 해고와의 차이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권고사직의 핵심은 '합의'다. 회사가 권고사직을 통보하더라도 근로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권고사직은 불가능하다. 권고사직은 법률에 정의된 용어는 아니며, 말 그대로 회사가 근로자에게 '사직'을 '권유'한다는 의미다. 권유는 구속력이나 강제력이 없는 요청이므로, 근로자가 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회사는 강제로 그만두게 할 수는 없다. 반대로 근로자가 합의한다면 근로자에게 어떤 잘못이 없어도 권고사직 처리가 가능하다. 그렇기에 많은 사업장에서 권고사직 합의를 위해 위로금 등의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다.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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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휴가가 가진 다차원적 의미와 가치 지면기사
새해 달력을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8월이다. 8월에 사람들은 보통 휴가를 보내며 남은 한 해를 다시 잘 살기 위해 숨고르기를 한다. 휴가의 한자어를 보면 쉴 휴(休), 틈새 가(暇)로 '쉬어 가는 틈'을 뜻한다. 경제활동에서 휴가란 '본래 근로의무가 있는 날이지만 근로자의 휴가 청구에 의해 근로의무가 면제된 날'을 뜻하고 근로자는 유급으로 휴가를 보낸다. 일하는 만큼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근로기준법에 휴가에 관한 법을 만들었고 사업체는 휴가제도를 운영한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근로자 휴가조사'에 의하면 2020년에 근로자에게 부여된 평균 연차휴가 일수는 14.9일인데 비해 실제 사용한 일수는 10.7일로 연차소진율 71.6%로, 연차 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일하는 만큼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연차휴가를 100% 사용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일하는 만큼 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는데, 쉬는 것이 어떻게 중요한 것인지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쉰다는건 편안한 상태에 이르지만개인 심신에너지·사회적 관계 회복 다소 짧은 시간 동안 쉬는 휴게(休憩)와 휴식(休息), 다소 긴 시간 동안 쉬는 휴가, 이 단어에 공통으로 있는 휴(休)의 의미와 가치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행위적 측면의 휴 의미와 가치이다. 보통 쉰다고 할 때 소극적 여가활동을 한다고 생각한다. 집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보다 운동하거나 취미 활동을 하거나, 여행 가는 것이 적극적인 여가활동으로 자기 계발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뇌연구는 쉬면서 정신을 이완하는 것이 창의성을 높인다고 밝히며 휴식이 중요한 여가활동임을 지적한다. 앤드류 스마트는 저서 '생각을 멈추면, 깨어나는 뇌의 배신'에서 바쁘게 살면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여 멀티태스킹을 하는 현대사회에 인간의 뇌가 적응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깨어 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뇌의 기저 상태(Default Mode Ne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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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목적이 이끄는 삶의 자유 'With Coaching' 지면기사
여름의 중턱 짙은 녹음이 감추어진 자리에 지리한 장마를 뒤로한 폭염과 열대야 사이로 모처럼 맑은 공기와 코발트빛 하늘이 또 다른 선물이 되어 한아름 다가서는 아침. 언제부터 였던가, 자연의 작은 숨소리와 흩날리던 결 고운 내음들이 내 안에 손님 되어 찾아든 때가.경제적 성장과 윤택해진 삶, 자본을 중심으로 팽창되어 숨 가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었다. 인간존중을 향해 변화하는 시대, 다양해진 성공의 의미로부터 목표를 넘어 목적의 중요성과 삶의 질에 대한 자각이 의미를 더해가고, 기업의 성과나 이윤추구로부터 생태학적 개념으로의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향한 영향력을 반영하는 자본주의의 혁신이 시작된 지금, 인간존중의 문화적 확산은 개인의 가치와 목적을 공유하는 조직문화의 정착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목적'은 성취하고자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으로 정의되며, 개인의 내적 동기로부터 시작되어 가치의 실현과 정체성 확립에 궁극적 동인이 된다. 또한 개인 특유의 사물에 관한 인식에서 비롯되어 객관적 세계의 법칙에 의존하며 수단을 통해 행동으로 드러나는 특징을 지닌다. 또한 목적은 인간의 자유와 법칙에 대한 필연성으로 풀이되어 개인의 올바른 목적이 이끄는 삶은 자유함으로 확장, 건강한 사회로의 발전을 촉진하는 동력이 된다. 치열한 삶속 자유 요구되는 지금나의 걸음은 조금 더뎌도 괜찮다느림으로 느끼는 것 발견할 수도 우리는 무엇에 매어 있는가? 자유의 민낯은 시대적 변화로부터 변천되었다. '자유'의 사전적 정의는 타인의 구속이나 얽매임 없이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는 일이나 상태로 풀이된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동질화되어가는 세상으로부터 독창성과 개성화를 주장하며 자신만의 삶을 확정하는 자유에 대해 언급하였고, 샤르트르는 인간의 자유에 대해 본질에 앞서 그 본질을 가능하게 하는 그것으로 설명하며 인간의 실존을 자유로부터 이해하였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의 기본을 자유라고 명명했다.나는 어떤 자유를 갈망하는가. 자신의 생각을 가질 자유를 갈구했던 나치 대학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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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왜 우리는 개인에게만 분노하는가 지면기사
보육실습 3주 만에 포기를 선언했다. 보육실습은 보육교사 자격 취득을 위한 필수 과정이고 6주 실습 중 이미 3주를 진행한 상황이었음에도 학생의 결정은 단호했다. 어린이집의 일상이 학교에서 이야기하던 교사의 역할과 가치, 자부심과는 거리가 멀었을 것이다. 실습 방문지도를 하다 보면 현장 분위기가 체감된다. 영유아 수는 해마다 줄고 국공립어린이집조차도 존폐를 걱정한다. 학급의 최저 유아 수에 따라 교사 급여나 교육과정 지원이 결정되므로 이사를 가거나 전원을 하는 등 유아 수가 충족되지 않는 순간 국가 지원도 끊긴다. 교사는 수당을 못 받고 학부모와 기관 부담은 커진다. 교사 1인당 0세 3명, 1세 5명, 2세 7명, 3세 15명, 4~5세 20명인 현재 비율로는 교사가 유아를 안전하게 돌보고 교육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기관에서의 영유아는 크고 작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교사는 아무리 애를 써도 안전사고와 이에 대한 책임 공방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지나치게 높은 '교사 대 영·유아수'교육에 집중하기 어려운 노동강도어린이집 2세 유아 간식 먹다 사망 그러니 매년 많은 교사가 배출돼도 교사 수급은 쉽지 않다. 유아교육과에 입학하여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면서도 일 년에 몇 번씩 이슈가 되는 유아교육기관의 안전사고, 아동학대 뉴스는 교사직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자극한다. 어린이집 6주 실습과 유치원 4주 실습 동안 현장이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교육하는 공간이기보다는 차량에 탑승해 아이들의 승하차를 돕느라 이미 체력이 방전된 채 교실에 들어서고, 숨 돌릴 틈 없이 교사 손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과의 긴 하루에 지치고, 그러면서도 각종 행사와 지역 견학을 해내야 하는 상황을 학생들은 목도한다. 유아들 간의 갈등은 곧잘 학부모들의 갈등으로 번지고, 혹시라도 상처가 생기면 아동학대를 의심하는 학부모들의 cctv 확인 요청과 경찰 고발이 이루어지기도 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해당 교사도 이를 지켜보는 동료 교사도 잠재적 가해자가 되는 상황을 견뎌야 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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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프로 정당을 꿈꾼다 지면기사
올스타전을 앞둔 프로야구는 전체 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했다. 현재 1위는 인천SSG랜더스. 수원 Kt위즈는 4위다. 10위는 한화 이글스다. 인천 SSG는 메이저리그 출신들이 공수의 주축이다. 추신수 선수는 주요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 선수는 승리의 보증수표다. 신예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베테랑의 뒷받침을 통해 가능하다. 새로 참여한 모기업의 지원도 좋다. 지금 분위기라면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실하다. 수원 Kt는 출발은 부진했지만 꾸준히 상승하여 중위권에 들어섰다.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와 타선의 핵심인 강백호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들의 빈 자리는 극복되었다. 창단 초기에 입단한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고 경험이 축적되면서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외부 영입 베테랑과 조화를 이룬다. Kt는 강팀의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현재 추세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운이 따른다면 2연패(連패)도 바라볼 수 있다. 한화는 전반기에 10연패(連敗)의 수모를 당했다. 올해만이 아니다. 3년 연속 10연패로 KBO리그 신기록이다. 2년 연속 꼴찌였고 올해도 유력하다. 전문가들은 한화의 부진을 세대교체 실패에서 찾는다. 신인선수를 육성하지 못했다. 외국인·외부 선수 영입도 성과가 없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다. 승부의 고비마다 어이없는 플레이가 속출한다. 한화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그로 인해 리그 전체의 흥미도 떨어진다.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다. 야구단만이 아니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정당도 예외일 수 없다. 정권 유지와 수권 능력 창출을 위해서는 원활한 세대교체와 신구조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유권자의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정당, 수권능력 창출 신구조화 필요2030 이끌어낸 이준석 '정치적 자산'성추문 단호했던 박지현 '이름 알려' 우리의 정당은 지역과 이념을 기반으로 대립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세대와 젠더 갈등도 더해졌다. 국민의 힘은 젊은 이준석 대표를 앞세워 혁신의 이미지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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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한여름에 만나는 종이책의 서정 지면기사
한여름이다. 어디서는 러브버그로 고생을 하고 어디서는 새로운 감염병 확산이 예고되고 있기도 하다. 이래저래 성하(盛夏)에는 모든 생명체들이 자신의 존재증명을 위해 가장 왕성한 에너지를 내뿜는 것 같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고 장마나 태풍 같은 자연 현상도 한여름을 달구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바캉스니 여행이니 하는 외출 충동이 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역발상을 해보면 이런 때일수록 내면 지향의 독서에 빠지면 어떨까 하는 제안도 만만치 않게 제기될 수 있다. 법정 스님은 '비독서지절(非讀書之節)'이라는 산문에서 가을이 책을 읽기에 부적합하고 한여름이 오히려 책과 마주하기 가장 좋은 시절이라는 역설을 피력하기도 하지 않았던가.최근 정점을 구가하고 있는 디지털 문명은 모든 정보나 지식이 특정인에게 집중되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민주적으로 공유된다는 장점을 지닌다. 나아가 다양한 매체가 공존하면서 서로 결합하는 다매체적 성격을 띠기도 한다. 이는 우리에게 여러 변화를 가져다주었는데 가령 사람들은 '책'보다는 '영상'으로, '사유'보다는 '유희'로, '지성'보다는 '감각'으로 무게중심을 현저하게 이동하게 되었다. 따라서 책 읽기보다는 운동, 요가, 여행, 게임 등이 여가시간을 점령하게 된 것이다. 다양한 매체 공존… '책'보단 '영상'세계 최초 금속활자 나라 '아이러니' 이러한 환경에서 책이 가지는 문화적 위상은 지난 시대에 비해 매우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 언제나 독서 캠페인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우리는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1인당 독서량을 열등 지표로 기록하고 있다. 선진국을 우습게 볼 정도로 급상승한 경제력이 우리의 자부심을 든든하게 해주지만 그 자부심은 문화적 역량의 부실로 인해 삶의 윤리나 가치로 전환되는 데는 여전히 굼뜨기만 하다. 이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을 찍어낸 나라라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부끄러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물론 우리가 읽어야 할 책은 현란한 광고로 치장된 처세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