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수요광장]고단하고 성실하게 '정성을 다해 쓰는 일'
    칼럼

    [수요광장]고단하고 성실하게 '정성을 다해 쓰는 일' 지면기사

    좋은 서정시는 독자들에게 따뜻하고 서늘한 '경험적 실감' 이재무 시집 '데스밸리…' 에도엄마 음성·목련 조등… 찰나 포착낮고 약한 인간 향한 위안 목소리좋은 서정시는 경험적 실감을 독자들에게 한편 따뜻하고 한편 서늘하게 제공한다. 구체적 상황과 절실한 기억이 아름다운 이미지의 도움 아래 제 목소리를 드러낸다. 무의미한 난해함이나 의뭉스러움 저편에서 쓰여진 그러한 시는, 그래서 찰나적인 정서적 충격을 주고 시인에게나 독자에게나 어떤 발견의 순간을 허락한다. 최근 나온 이재무 시집 '데스밸리에서 죽다'에는 40년 가까이 이어져온 그의 이러한 시적 기율과 원리가 지속되면서도 어떤 점에서는 중요한 변곡점을 담고 있다. 기억할 만한 은유, 대상에 대한 간절함으로 낱낱 사물과 순간을 불러왔던 이재무는 이번 시집에서 자신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예감케 해준다. 특별히 그는 지난여름 데스밸리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시원(始原)' 곧 원초적 순수 생명의 세계를 발견한 경험을 들려주고 있는데, "내 지난날의 습기 많은 생을 묻었다"라면서 존재론적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렇다면 "습기 많은 생" 다음에는 어떤 차원이 펼쳐질까?이번 시집에는 지상의 감각들이 그의 예민한 관찰에 의해 다양한 소리와 풍경으로 선연하게 되살아난다. 시인은 창으로 들어오는 빗소리나 '차갑고 투명해진 개울물 소리', '엄마의 음성', '개구리울음', '낙과처럼 떨어지는/종소리'에 귀 기울인다. 스스로의 서식처인 '고요의 마을'에서 '어쩌다 쓰는 시에도 소리가 들어와 울음 짓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평생 소리의 형태를 관찰하며 살아온 연장선에서 '매순간 태어났다 사라지는 소음들'도 소중하게 안아들이고 있다. 이 점, 이재무 시의 가장 살가운 성과로 나타난다. 착착 안겨온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지상의 감각에 머물지 않는다.짧은 시 한 편을 읽어보자. "사회복지사가 다녀가고 겨우내 닫혀 있던 방문이 열리자 방 안 가득 고여 있던 냄새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 무연고 노인에게는 상주도 문상

  • [수요광장]신종 바이러스에 우리 모두가 이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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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신종 바이러스에 우리 모두가 이기는 방법 지면기사

    불안·공포·증오·적개심·혐오…우리 사회에 퍼진 더 무서운 증상신뢰·화합·격려로 위기 극복해야손씻기·마스크착용등 예방책 철저'바이러스의 해악'서 승자가 되자일주일 전 아이와 놀이터에 갔다. 7살 아이는 또래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잠시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다른 나라 말을 쓰는 사람들을 보며 누구냐는 질문에 "중국 사람들이야"라고 답했고 아이는 "바이러스"라고 외쳤다.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사람들이 못 들은 것 같아, 얼른 자리를 피한 후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는 TV에서 본 내용을 말한 것이었다. 우리가 피하고 싸워야 할 대상은 바이러스지 사람이 아니며, 바이러스로 지칭된 사람들이 얼마나 슬퍼할지에 대해 한참을 함께 이야기 나눴다. 다행히도, 아이는 잘 이해해주었다.비상사태다. 매일 아침 사망자와 확진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거린다. 몇 번 환자와 그 환자의 동선, 접촉자의 소식 그리고 비관적 전망이 뉴스를 통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상은 몸살, 기침, 고열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증상이 있다. 이번 바이러스는 인간의 정신과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이 사회에 불안, 공포, 미움, 타인에 대한 적개심, 배제의 욕망 그리고 혐오를 일으키고 있다. 이런 혐오 현상은 중국인을 대상으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 확진자, 의심자, 접촉자, 보건 및 의료 종사자는 물론 그 가족 그리고 심지어 항공사에 근무하는 부모를 둔 자녀에게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자와의 2~3m 이내에서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불안과 증오는 다르다. 전파를 타고 빛의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대위기다. 향후 사람들이 실제 얼마나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바이러스의 치명적 해악은 이미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모두가 모두를 경계하고 배제하고 혐오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이번 위

  • [수요광장]공존의 조건, 사회통합형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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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공존의 조건, 사회통합형 주택 지면기사

    現 주택정책 소수자 공존 불가능자기권리 주장 어려운 사람들도도시의 주인으로 함께 살아가야공동의 목적·필요를 가진 시민들차별·배제없이 어우러질 집 꿈꾼다"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입니다."새해 신년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투기와의 전쟁을 언급하였다. 과거 아예 부동산에 대해 언급조차 않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인 것에 비하면 달라진 것이다. 이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민심을 어느 정도는 인지한 것 같다. 하지만 진정성 있는 개혁 의지가 결여된 정권마다 반복되는 익숙한 레토릭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여전히 주된 관심은 '시장의 안정'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시장이고, 누구를 위한 안정인가? 문제는 아무리 시장이 안정된다 한들 그 '시장'에서 다수의 시민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라는 주택상품을 중심으로 '빚내서 집사라!' 일변도의 우리의 시장화된 주택정책은 집을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양극화를 심화시켰으며 집을 차별과 배제의 공간, 사회갈등, 주민갈등, 세대갈등의 진원지로 만들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공에서 공급자 주도로 다양한 사회계층이 어울려 살 수 있는 소셜믹스 정책을 시도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집을 돈벌이의 대상으로 만든 결과, 빚을 내어 집을 살 수도 없고 주거복지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렇게 기존 주택시장에서 소외된 시민들을 위하여 사회주택과 공동체주택이라는 공공지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사회주택은 사회적경제 주체를 통해 공급되는 주거약자를 위한 사회임대주택(임대료 시세 80% 이하)으로 주로 청년 1인가구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사업성 위주로 입지가 선택됨에 따라 임대료 수준이 청년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공동체주택은 획일화된 아파트 대신, 같은 관심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며 공동으로 생활문제를 해결하는 주택이다. 공동체주택 참여자들

  • [수요광장]'젊은 인재영입' 호들갑 여·야, 누굴 위한 총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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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젊은 인재영입' 호들갑 여·야, 누굴 위한 총선인가 지면기사

    개개인의 인생 역경 스토리 이용선거프레임·이미지 전략만 보여이주민 인권·권익 챙기는 인물등지역현안 풀어 갈 사람 공천해야유권자 요구 읽히고 표심도 얻어4·15 총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여·야 할 것 없이 정당의 인재영입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당은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게 된 여교수를 시작으로, 가난한 청년·전직 소방관·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 이어 전직 공익제보 판사, 방위산업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11번째 영입 인물 발표를 마쳤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목발 짚고 탈북한 인물, 체육계에서 '미투'를 선언한 젊은 여성에 이어 최연소 기초의원 출신 등 여섯 번째 영입 인물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가의 인재영입은 자신의 삶을 바꿔줄 인물이기를 바라며 기대하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크나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여·야의 인재영입을 들여다보면 유권자들의 바람은 읽히지 않는다. 개개인의 인생 역경 스토리를 이용한 선거 프레임과 이미지 전략만 보일 뿐이다. 정치적 '방향성'이나 '어젠다' 대신에 정당정치의 속내와 노림수만 보이는 탓에 거대한 쇼로 비칠까 걱정이다. 여당은 민주연구원 중심의 빅데이터로 리스트를 뽑았다는데 영입된 11명 중 6명이 30대이고 당에서 청년으로 간주하는 45세 미만이 2명이다. 정치에 훈련되지 않은 청년들에게 좋은 정책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역시나 "정책을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 저는 정치에 '정'자도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이들의 발언에 수년간 정치에 몸 바쳐 온 이들의 분노를 유발하며 빈축을 사고 있다. 정치 경륜 문제 외에도 인물 자체에 대한 흠결 등 이런저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도 대거 젊은 층 영입으로 표심만 노리는 것 아니냐며 비판받고 있다. 인맥 중심이라는 황교안 대표는 수첩에 한 명씩 추천 인재를 적어 간다는데 1차 인재영입 이후 두 달 만에 2차 영입 발표를 했고, 나다은 대표는 3일 만에 해촉돼 선거가 장난이냐는 조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당 지도자들이 유권

  • [수요광장]亞 최초 동계유스올림픽 유치 '2024 강원유스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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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亞 최초 동계유스올림픽 유치 '2024 강원유스올림픽' 지면기사

    IOC 개최지 결정방식 변경이후처음으로 신규규정 적용한 사례평창 올림픽레거시 활용 큰 의미대표단, 남북공동개최 의사 밝혀'2032년 공동유치' 마중물 되길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초 동계유스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지난 10일 스위스 로잔 스위스테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유효표 총 81표 중 찬성 79표, 반대 2표로 2024 동계유스올림픽 개최지를 강원도로 확정했다.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스포츠 강국을 넘어 스포츠를 통해 올림픽 정신과 다양한 가치를 전파하는 스포츠 선진국으로 한 단계 나아갔다. IOC는 지난해 6월 제134차 IOC 총회에서 올림픽 개최 7년 전에 차기 대회 유치도시를 결정하던 기존 방식을 시기에 상관없이 결정할 수 있고, 도시만 유치 후보로 나서던 것에서 벗어나 개최지를 지역의 개념으로 확대하여, 새로운 개최지 선정 절차인 '미래유치위원회(Future Host Commission)'를 통해 결정하는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였다. IOC는 그동안 대회유치를 희망한 후보국 중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올림픽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가 타당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협상과 노력으로 마침내 2024 동계유스올림픽 유치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이로써 이번 유치는 IOC가 올림픽 개최지 결정 방식을 바꾼 후 처음으로 새 규정을 적용한 사례가 되었다. 이날 총회에선 필자를 비롯한 정부 대표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차준환 피겨스케이팅 선수, 강원도 학생 최연우양이 함께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단독 후보였지만 '함께 즐기며 경쟁하고, 함께 성장하는 대회'라는 주제로 각계 전문가와 정부, 국민이 한마음으로 우리의 의지를 잘 표현하여, IOC 위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유스올림픽은 전 세계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우정과 화합을 통한 올림픽 정신을 전파하고자 2010 싱가포르 하계유스올림픽을

  • [수요광장]저항 정신의 선비, 조지훈의 탄생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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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저항 정신의 선비, 조지훈의 탄생 100주년 지면기사

    몰락한 왕조의 고궁 소재 '봉황수'나라 잃은 울분·수심 표현한 작품망국의 슬픔 노래하며 비애 절제일제말 견딤으로 파시즘에 대항했던그 나름의 현실이해 방식이었을 것올해는 지훈(芝薰) 조동탁(趙東卓, 1920~1968)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훈은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할아버지 아래서 한학을 배웠고 정규 학교는 다니지 않다가 16세에 상경하여 조선어학회에 출입하였으며 혜화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하여 3년간 수학하였다. 한학 교양이 몸에 밴 조숙한 청년 지훈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민족주의적 독립운동가들을 많이 만났으며, 시인 가운데는 지사 황매천과 한용운을 가장 존경하였다. 이름난 선비였던 할아버지는 인습 개혁에 앞장섰고 자녀들을 도쿄에 유학시켰는데, 해방 후 제헌의원이었던 조헌영이 지훈의 아버지다.지훈은 열일곱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열아홉 되던 1939년 '고풍의상'과 '승무'로 <문장>에 추천을 받았다. 선자(選者)는 정지용이었다. 시집 '고풍의상' 후기에서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애수, 민족 정서에 대한 애착이 나를 이 세계로 끌어넣었다"라고 했듯이, 지훈의 초기시에는 전통적 시어 속에 단아한 민족 정서가 담겨있다. 해방 후 그는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공동시집 <청록집>(1946)을 펴냈으며, <풀잎단장>(1952)을 시작으로 모두 네 권의 시집을 냈다. 해방 후에는 학자 혹은 논객으로서 더 인상적인 활동을 폈다. 그는 순전히 독학으로 문학, 철학, 사회과학을 탐독했고 그 결실 <한국문화사서>, <한국문화사대계> 등 방대한 기획을 실행하였다. 자유당 시절 이승만의 송시 청탁에 대해 "나는 누구든 살아있는 사람의 송시는 쓰지 않는다"라고 거절하였고, 1960년대에는 한일협정 비준반대 교수로 나서는 등, 시에서는 전통적 순수의 세계를 추구한 반면 정치적으로는 지조 있는 지식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다.나는 그가 남긴 많은 시편 가운데 선비정신과 애수가 함께 깃들인 '봉황수'와 낭만적 풍류가 가득한

  • [수요광장]모두가 '메리' 한 크리스마스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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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모두가 '메리' 한 크리스마스를 꿈꾸며 지면기사

    경북 영덕 수산물가공업체 4명사망赤水 난민소행 가짜뉴스·산재사고정치인 망언… 올해 이주인권 '얼룩'내년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등밝고 긍정적인 10대뉴스 소망한다얼마 전, 미얀마와 네팔을 다녀왔다. 한국에 이주노동을 하러 가려는 청년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왜 한국행을 선택했는지 물어보았다. 한 명도 빠짐없이, 높은 임금과 한류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음악과 드라마 속의 한국은 이들에게 '일생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나라로 비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꿈꾸며 동경해마지않는 드라마 속 한국의 모습과 한국에서의 실제 이주민의 삶이 얼마나 다를지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한국에서 이주노동 후 본국으로 귀환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이제 막 한국으로 가고자 하는 자국의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귀환 노동자들은 자국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든 노동 및 생활환경을 꼽았다. 다른 나라로 이주노동을 하러 떠나는 노동자들이 나름의 단단한 각오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겪었던 진짜 한국 사회의 현실은 각오보다 더욱 가혹했나 보다. 12월 18일은 UN이 정한 '세계이주민의 날'이다. 이날을 맞아 이주민 지원단체들의 네트워크인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에서는 이주인권 활동가들이 뽑은 2019년 올해의 이주인권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10대 뉴스에는 4명의 이주노동자가 한꺼번에 사망했던, '경북 영덕 수산물 가공업체사건' 등을 포함하여 이주노동자들의 연이은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우선 뽑혔다. 2018년 한 해에만 136명의 이주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그리고 정치인들의 연이은 망언이 포함되었다. 올해는 특히 정치인들 망언의 해이기도 했다. 이주노동자에게 차등임금을 실시하자는 주장과 이들은 한국사회에 기여하지 않고 있다는 혐오발언들이 이어졌다. 특히나 정현율 익산시장은 이주 아동을 '잡종'이라고 표현하며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 [수요광장]노후를 위한 주거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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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노후를 위한 주거의 조건 지면기사

    베이비붐세대 꿈 '전원의 단독주택'부모 부양·자녀 뒷바라지 '이중고'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에 가까워전재산인 부동산 처분문제도 난관사회적고립 피할 이웃과관계 중요"야~야~ 다 필요 없어. 나 혼자 살 거야. 늙으면 요양원 가면 돼! 내 걱정하지들 말고, 니들이나 잘 살아~." 홀로 되신 부모님 거처 문제로 함께 대책을 논의하다 보면 대개가 이런 식으로 결론이 나곤 했다. 이렇게 부모의 노년을 경험한 자녀(베이비붐)세대는 노후주거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베이비붐 세대의 꿈 '전원의 단독주택'. 베이비붐 세대를 대상으로 은퇴 후 주거이전에 대한 계획을 물었다.('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주거특성 분석 및 시사점',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2014) 전체의 82.9%가 주거이전 의사가 있다고 답을 했다. 그 이유는 안락한 노후생활(49.8%)과 경제적 부담(20.2%)이 가장 컸으며, 원하는 주택유형은 전원주택이 압도적(42.9%) 이었다.경쟁에 지친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수도권의 전원에 작고 아담한 집을 지어 텃밭도 가꾸며 가끔은 친구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여유로운 노후의 삶을 꿈꾸는 것이다.과연 이들은 그 꿈을 이루었을까? 안타깝게도 이들의 꿈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에 가깝다. 현실의 베이비붐 세대 대부분은 살던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연로하신 부모의 부양은 물론 아직까지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 자녀 사이에서 스스로의 노후준비를 챙기지 못한 이들은 나이 들어서도 경제활동을 멈출 수 없다. 보유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인 베이비붐 세대가 절대자산인 '집'을 처분하고 이전하는 것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집, 사야 할까 팔아야 할까?", "집값은 오를까 내릴까?" 여전히 집에 대한 우리의 질문은 자산 관점에 머물러 있다. 사실 이러한 질문들은 "주식이 오를까 내릴까"하는 질문과 다르지 않다. 누구도 모르는 일이며,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답을 줄 수 없는 잘못된 질문이다. 노후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주거를 원한다면 이제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 [수요광장]품격 없는 방송, 시청자는 멍든다
    칼럼

    [수요광장]품격 없는 방송, 시청자는 멍든다 지면기사

    언론으로서의 영향력 커진 '종편''민주여론 형성' 당초목적 실현하고건전한 콘텐츠·질적 수준 갖춰야자사 유불리 따지는 도구 인식 탈피사회적 책임·공적기능 함께 봐야최근 종합편성채널인 MBN이 승인 당시의 편법 자본금 충당과 관련해 검찰 조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종편효과에 대한 비판이 촉발되고 있다. 종편 승인 10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시점에 방송콘텐츠 질적 하락문제 등 미디어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종편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MBN을 포함 4개 종편이 승인 당시, 황금 채널 배정 등 특혜라는 비난과 함께 출범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0년.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엄청난 반대와 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법 개정안이 날치기로 통과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제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미디어법 개정안이 기습적으로 통과되던 그해 연말, 그날 분위기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당시 필자는 한국신문발전위원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미디어법에 통으로 묶여있던 신문법도 덩달아 개정되면서 지금의 언론진흥재단과 필자가 근무하던 두 기관이 통합됐다. 말이 좋아 통합이지 당시 덩치가 더 큰 언론재단에 흡수된 셈이어서 필자를 비롯해 신문발전위원회의 연구원 4명은 하루아침에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꼭 실직을 당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언론 유관 분야의 연구자 입장에서 볼 때 미디어법 개정은 종편 승인을 위한 목적 외에 다른 명분이 없어 보였다. 암튼 당시 많은 미디어 전문가들이 종편 출범을 우려하면서 제기했던 문제들이 오랜 시간이 흘러 하나둘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종편이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의 생태계를 교란시켰다는 지적에는 반대 의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JTBC를 제외한 일부 방송의 질적 저하로 언론의 신뢰도 하락에 일조한 것은 부정하기 힘들어 보인다.편법 자금 문제는 비단 MBN뿐이 아니다. 승인 당시 다른 종편들도 신문사의 방송 지배력을 줄이기 위해 30%만 소유할 수 있도록 한 상한선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

  • [수요광장]대한민국 인재를 국제스포츠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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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대한민국 인재를 국제스포츠 무대로 지면기사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통해韓, 세계 4대 스포츠 그랜드슬램국제무대 활발한 의사소통 결실유능한 '글로벌 인재' 육성 위해중장기적 로드맵 갖고 지원해야대한민국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 개최를 통해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 그랜드슬램의 타이틀과 함께 올림픽 최초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여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도약을 이루어냈다. 또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동계올림픽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통해 국내 스포츠 전문가들의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의사결정 수준뿐 아니라 실무 수준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국제스포츠계와 의사소통과 협력을 이루어낸 결과들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이 국제스포츠의 중심에 있기까지는 많은 전문가들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국제스포츠 역량이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내 유능한 인재들이 다양한 분야의 국제무대로 진출하여 활발히 활약함과 동시에 현장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도 국내 많은 전문가들이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국제연맹(IFs) 그리고 각종 분과위원회에 진출한 임원들이 141명(2018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전문가뿐만 아니라 실무자들까지도 국제기구로 진출하여 소통 창구로서 국내에 있는 기관 및 단체들과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정부 및 다양한 기관에서도 우리나라 국제스포츠인재들이 제 기량을 펼쳐 대한민국의 스포츠 위상을 넓혀가고 스포츠 외교력을 증대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인 대한체육회는 국제연맹(IFs) 인턴 파견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3년부터 2018년에 이르기까지 약 70명을 파견하였다. 또한, 국제전문인력을 채용하여 국내의 종목별 회원종목단체에 배치, 종목단체의 원활한 국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특히, 국제스포츠기관 진출 역량 강화와 차세대 국제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