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수요광장]'시인'으로 기억될 무산선사의 오램과 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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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시인'으로 기억될 무산선사의 오램과 깊음 지면기사

    무산 큰 스님의 작품 '아득한 성자''아득한'·'하루살이떼' 표현은불가가 지향하는 정신적 高處시조 양식의 개척과 변형 통해스님이 바랐던 眞相의 세계일 것연전에 김병무, 홍사성 두 시인이 '무산선사 송수(頌壽)시집'이라는 표제의 '고목나무 냄새를 맡다'(2012)라는 시집을 펴낸 적이 있다. 여기에는 무산 조오현 큰스님에 대한 오랜 경험과 발견의 과정이 시인들의 빛나는 언어를 통해 풍요롭게 갈무리되어 있었다. 편자들은 "스님은 평생 스스로 빛나기보다는 남을 빛내주는 일로 사신 분이다. 시를 모아놓고 보니 스님이 얼마나 캄캄한 밤하늘이었는지 더욱 실감 난다"라고 말하였는데, 그만큼 이 시집은 이 땅에서 오랫동안 시를 써온 시인들에게 무산선사의 영향과 감염이 얼마나 크고 깊었던가를 절감케 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그런 '캄캄한 밤하늘'로서의 무산선사가 쓴 시편들을 권영민 교수가 집대성한 '조오현문학전집-적멸을 위하여'(2012)가 같은 해에 나와서 무산선사의 시조 미학을 조감하게끔 해주기도 하였다.지난 5월 말 조계종 원로의원이자 신흥사 조실이었던 무산 큰스님이 입적하셨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묵객들에게 늘 "한 그루 키 큰 무영수(無影樹)-된바람의 말"로 계셨던 스님은, 이 세상에 수많은 언어와 표정과 흔적을 남기고 떠나셨다. 마음 아득하기만 하다. 스님이 쓴 시조는 형이상학적 탐구가 빈약하기만 한 우리 시단에서 불일불이(不一不二)의 세계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 깊은 형이상학적 사유의 극점을 보여준 바 있다. 스님은 '재 한 줌'이라는 작품에서 자신이 결국 무(無)로 돌아가 천지만물과 섞여들 것이라고 예감하였는데, 그렇게 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서 무로 돌아가신 것이다. 또한 스님은 '침목(枕木)'이라는 작품에서 역사를 떠받쳐온 모든 순간이 다 철로를 가능케 해준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역사의 어느 한순간도 의미 없는 것이 없다는 전언을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아무리 어두운 세상의 억압을 받는다 해도, 쓸모없어 버림을 받는다 해도, 그것은 모두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 [수요광장]예멘 난민이 던진 질문 "한국은 살고싶은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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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예멘 난민이 던진 질문 "한국은 살고싶은 나라인가?" 지면기사

    희망 품고 찾아온 한국사회는얼마나 포용적이고 관용적인가?세계인으로서의 의무 충실한가?타인의 다양성 존중해 주며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인가?20년 가까이 이주민 지원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당신은 한국인인데, 왜 외국인 편을 드느냐?'였다. 임금체불 상담을 하던지, 폭행 사건을 다루던지, 한국인과 이해관계가 얽히면 상대편 한국인으로부터 으레 듣는 이야기였다. 대개 그러려니 넘겼지만, 가끔은 그 이유를 설명했다. 누구를 특별히 도운다기 보다, 그게 당연해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일이 '누구'라서 안 된다는 현실이 부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나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살고 싶은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곳, 전 세계 누가 봐도 꼭 살고 싶은 나라말이다. 얼마 전 제주에 500여 명의 예멘 난민이 왔고, 대다수가 난민신청을 했다. 이들을 두고 청와대에 난민반대청원이 올라가고 수십만 명이 함께 청원했으며, 6월 30일에는 서울과 제주에서 이들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난민을 반대한다는 여론이 퍼져나갔다. 누구는 유럽의 사례를 들며, 이들이 사회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난민 자체를 반대한다. 누구는 난민은 받아들이겠지만, 가짜난민이 문제라고 한다. 누구는 이슬람 난민이 문제라고 하며, 누구는 이들이 주로 이슬람 남성이라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한다. 어떤 방식으로 구분하던지, 한국사회에 불필요한 존재이며, 문제만 일으킬 것이라는 것이다.이들이 아직 어떤 죄도 짓지 않았지만,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 대부분의 이유다. 아직 어떤 죄를 짓지도 않은 사람을 앞으로 어떤 잘못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어떻게 한국사회에서의 존재 자체를 반대한다는 것인지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예멘 난민을 반대하는 모두를 인종차별주의자나 또는 일방적인 혐오현상으로만 몰아붙이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다. 반대 이유로 내세운 불안과 공포의 근거의 대부분이 일방적인 가짜 혹은 과대 정보이

  • [수요광장]어르신 中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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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어르신 中心 지면기사

    '치매 어르신' 마음 가운데에 놓고돌봐 드리는 日 '요리아이요양원' 차별받는 요즘 세상에 너무 놀라워아이하나 돌보는데 온 마을 필요하듯이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움직여야불과 50여 년 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60여 세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60이 넘게 산다는 것 자체만으로 존중받아 마땅하고 축하할 일이었다. 그래서 모두 장수를 꿈꿔 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2030년 출생자의 기대수명은 세계에서 한국 여성이 세계 최초로 90살을 돌파했고 남녀 모두 1위(여성 91살-남성 84살)를 차지했다고 한다. 남녀 공히 세계 최장수 국가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그런데 '장수의 꿈'을 이룬 사람들 표정이 밝지 못하다. 행복할 줄 알았던 노년의 삶이 생각처럼 그리 녹록지 않다. 힘든 세월을 견뎌낸 지혜로운 어르신으로 귀하게 존중받는 노인은 옛말이다. 대다수의 노인은 가난하고 병들고 외롭고 할 일이 없는 사회의 '짐'으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울한 노년의 삶. 그 중에서도 우리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간병문제이다. 노년이 되어도 스스로 독립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을 때에는 그런대로 괜찮다. 하지만 누구나 언젠가는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시간을 맞이한다.우리나라도 장기요양보험 도입으로 요양시설이 늘고 있지만 아직 가족이 직접 돌보는 비중이 높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 대상자 46만7천752명중 30만명이 넘는 노인이 자택에 머물렀다. 노인 요양 시설에 입소한 노인은 9만5천398명으로 10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가족에 의한 간병은 주로 여성의 몫이고 저소득층일수록 더욱 힘겹다. 어르신 돌봄 문제로 가족끼리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민간요양원에 모신 치매 부모가 학대를 당해 '두 번의 상처'를 입는 일도 드물지 않다. 비교적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공립요양원의 경우 수도권에서 입소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가족해체, 간병살인, 요양시설의 인권침해 논란이 이제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이런 현

  • [수요광장]지방선거 당선인들, 발달장애인 복지 관심 더 쏟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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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지방선거 당선인들, 발달장애인 복지 관심 더 쏟아야 지면기사

    쉬운말 뉴스 만들며 느낀게 있다면발달장애인 인식개선은 이들의사회적 참여와 함께 이뤄진다는것작은 일자리 마련과 관심으로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 기대해 본다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지 1주일이 지났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 때문인지 선거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제1 야당에서는 지도부 줄사퇴 요구와 내분 등 야권의 재편성이 화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지각 변동과 거센 후폭풍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어디 이뿐인가. '여배우 스캔들'에 얽힌 경기도지사 당선인에 대한 수사는 어떤 스토리로 끝날지 귀추가 주목 된다.여러 이슈 가운데 유난히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발달장애인들의 농성이 종료됐다는 소식이었다. 청와대 인근에서 발달장애인이 국가책임제를 주장하며 4월부터 68일간 벌인 긴 농성에 청와대가 국가 차원의 발달장애인 종합계획을 약속했다고 하니 우선 한고비는 넘긴 셈이다.발달장애란 신체 및 정신이 해당하는 나이와 다르게 발달이 나타나지 않아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장애유형으로 지적장애와 자폐증을 포괄한다. 장애인 증가 추이를 보면 지체장애 수는 감소하는데 발달장애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우리나라의 발달장애에 대한 복지정책은 유럽, 미국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소득 창출이 어려운 장애인에게는 철저한 국가책임제로 보편적인 복지가 아닌 과감한 선택복지를 펼치고 있다. 물론 장애인 등급제도 부양 의무제도 없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발달장애인법(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생기면서 이들의 복지에 많은 변화를 꿈꾸며 기대를 했다. 그러나 이 법이 시행되고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개선되거나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발달장애 가족들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그나마 이번 지방선거 당선인 중에서 발달장애인 관련 정책이 눈에 띄게 많은 것은 고무적이다. 서울시장은 선거 당시 발달장애인들도 알 수 있도록 쉬운 말 공약집에 이어 생활편의 서비스 지원 확대 등 장애인을 배려하고, 대구시장 당선인도 발달장애인 맞춤형 서비스 지원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이어 인천시교육감

  • [수요광장]'평화의 길'을 여는 스포츠의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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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평화의 길'을 여는 스포츠의 위대함 지면기사

    지난달 스웨덴 세계탁구선수권대회27년만에 '남북단일팀 결성' 감동정치적 논리나 상부의 지시 아닌탁구인 스스로 현장서 실행 큰 의미지속적 체육교류의 장 열리길 소망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을 넘어 서로를 반기며 평화의 악수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 직후 남과 북의 하나된 모습에 전 세계가 감동과 지지의 박수를 보냈다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5월 3일 스웨덴의 작은 도시 할름스타드에 다시 한 번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2018년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단체전 8강전, 치열한 남북 대결이 예고됐다. 서로를 상대로 피말리는 승부를 다퉈야 할 상황이 불과 12시간 만에 악수와 포옹, 평화의 미소로 바뀌었다. 남북단일팀이 어깨를 겯고 나란히 4강에 진출하는 사상 유례없는 사건이 펼쳐졌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남북 스포츠 사상 최초의 단일팀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지 무려 27년 만의 단일팀 결성이었다. ITTF 이사회가 한창이던 그 시각, 전 세계 탁구 리더들은 이사회를 잠시 중단한 채 현장 TV 생중계를 예의주시했다. 카메라가 어깨동무를 한 남북 선수들을 비췄다. '오늘, 남북은 싸우지 않는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코멘트에 이사들과 집행위원은 전원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남북 단일팀은 도대체 어떤 의미이기에 세계 탁구인들에게 이렇게 뜨거운 환영을 받는 것일까.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은 스포츠 활동을 통한 올바른 교육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 증진이라는 모토 아래 올림픽을 창시했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전 세계에 올림픽 정신, 평화의 정신을 전파해왔다. 지난 겨울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 공동입장,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전격 결성은 바로 스포츠를 통한 평화 증진이라는 IOC의 가치 아래 추진되고 이뤄진 것이었다.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평창동계올림픽의 바통을 남북 정상이, 그리고 남북 탁구선수들이 이

  • [수요광장]금석지감으로 바라보는 '민촌문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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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금석지감으로 바라보는 '민촌문학제' 지면기사

    해방후 곧바로 북으로 간 '이기영'최근 그를 기념하는 행사 잇따라월북작가라고 금기됐던 '민촌문학'그의 고향 천안에서 새삼 관심 받아냉전체제 황혼기로 바라볼 수밖에최근 급변해가는 남북관계는 그동안의 분단체제가 남북 양쪽을 모두 피해자로 만들었으며, 우리 역사를 불구의 것으로 몰아왔다는 사실을 잘 시사해준다. 그 점에서 지금 한반도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화와 상생 지향의 움직임은 우리 근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이는 70여 년 동안 누적해왔던 서로에 대한 적의(敵意)를 누그러뜨리고, 새로운 역사적 지평을 열어갈 것을 우리 모두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해방과 전쟁을 전후하여 북으로 가서 작품 활동을 지속했던 이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본다. 물론 그들의 선택은 이념적인 것일 수도, 인맥에 관련된 것일 수도, 그저 고향을 찾아간 것일 수도, 불가피한 폭력성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그들 역시 분단의 피해자라는 것, 그들의 작품이 그 피해 양상의 극점을 증언하고 있고 우리 근대사의 첨예한 반영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일 터이다. 1988년 납월북작가 해금 이후 행해졌던 홍명희, 정지용, 이태준, 김기림, 임화, 김남천, 박태원, 백석, 이용악, 오장환 등에 대한 폭넓은 연구와 수용의 과정은 그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이때 우리가 민촌(民村) 이기영(李箕永·1895~1984)에 주목하는 까닭은 그가 한국 근대사의 사상적, 이념적 궤적을 체현한 대표 작가의 한 사람이라는 것 때문이다. 그는 프로문학 최고의 작가였으며 식민지 시대 농민소설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준 작가로 평가받아왔다. 그는 철저히 현장의 구체성을 작품 속에 담아냈고, 인물들도 생생한 구체성으로 살아 움직이게 만든 탁월한 작가였다. 그는 최고 농민소설로 일컬어지는 '고향'에서 식민지 체제를 비판하면서 소작농, 마름, 지식인, 노동자 등의 역동적 관계망을 통해 농촌 현실을 사실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귀농인이며 지식인인 김희준의 형상은 그의 사상

  • [수요광장]문화다양성 확산, 혐오와 갈등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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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문화다양성 확산, 혐오와 갈등을 넘어서 지면기사

    한국인 배경·문화·견해 다른사람에20%만 '매우 관용적'이란 조사 나와서로의 다양한 정체성 존중하고갈등 해소·평화로운 사회 일구는데문화다양성 가치 존중 했으면 한다세계적으로 문화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으며 한국도 문화다양성을 확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21일은 UN이 정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이다. 한국은 2010년에 세계에서 110번째로 문화다양성 협약을 비준했다. 2014년에는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문화다양성법)을 제정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문화다양성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고 있다. 문화다양성법에 따라 5월 21일부터 일주일간을 문화다양성 주간으로 선포했으며, 관련된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었다.문화다양성에서 문화는 좁은 의미의 문화개념이 아니다. 단순하게 더욱 다양한 예술장르를 즐기고 확산하자는 것이 아니다. 문화다양성은 다양한 배경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편견과 갈등을 넘어서 함께 공존하며 발전해 나가자는 개념이다.한국의 문화다양성법에도 '국적, 민족, 인종, 종교, 언어, 지역, 성별, 세대 등에 따른 문화적인 차이를 이유로 문화적 표현과 문화예술 활동의 지원이나 참여에 대한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법의 목적 중 하나는 문화다양성에 기초한 사회통합이다. 그럼 한국사회의 문화다양성 수용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얼마 전 한 토론회에서 발제자는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110번째로 문화다양성 협약을 비준하였는데,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의 문화다양성의 인정과 수용 수준이 딱 그 정도일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한국사회의 전체적인 갈등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무척 심각한 편이다. 2016년 OECD 국가 34개국을 대상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사회갈등지수(Social Conflict Index)'에서 대한민국은 멕시코, 터키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지수 개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95∼2

  • [수요광장]친절의 대가,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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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친절의 대가, 5천원 지면기사

    태워다 줘 택시비라며 돈 건네 씁쓸사소한 일에도 경제로 따지는 세상부자되면 다 좋아진다는 믿음 접자서로 용기내 신세 좀 지고 살다보면돈으로 살 수 없는 '신뢰' 쌓여갈것집 근처에 작은 온천이 하나 있다. 도시의 찜질방처럼 크지는 않지만 물이 좋다고들 한다. 올해 구순의 어머니, 고령이시다 보니 허리 무릎 등 만성통증이 있으시다. 통증완화에 뜨거운 온천욕이 효과가 있어 가끔 온천에 다녀오신다. 거리가 가까워도 어르신이 걷기에는 쉽지 않아 주로 주말에 내가 차로 모셔다 드리고 모셔 오곤 한다. 언젠가 주말에도 어머니 모시러 나가던 차에 동네 입구에서 50대로 보이는 여성 한 분이 내가 가고자 하는 온천이 어디냐고 묻는다. 마침 가는 길이니 차에 타시라고 했다. 일행이 한 분 더 계셔서 두 분의 중년 여성을 태우고 갔다. 차에 타고는 너무 과하게 고맙다는 말을 거듭한다. 길도 모르고 택시도 안 잡혀서 한참 고생을 한 모양이다. 나야 어차피 가는 길에 좋은 일을 하게 된 거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멀지 않은 거리인지라 곧 목적지에 도착했다. 한 분이 내리시면서 "아이고 고맙습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하시기에, "아유 뭘요? 어차피 가는 길이었는데요 뭐" 이러며 덕담을 주고받던 차에 다른 한 분이 "그래도 어떻게 공짜로 타? 택시비라고 생각하고 받아요!" 하며 오천원짜리 한 장을 앞 조수석에 던진다. 2~3번의 실랑이 끝에 어렵게 그 분께 돌려드렸다. 마음이 씁쓸하다. 그저 덕담을 주고받으며 내렸으면 서로가 좋았을 것을…. 생각이 복잡하다. 우리는 어쩌다 이리 사소한 친절도 주고받기 불편한 세상에 살게 되었을까?만약 내가 그 5천원을 받았다면 나의 행위는 더 이상 친절이 아니다. 거래로 변질된다. 그분들도 처음에는 고마워했다. 그러나 그 마음은 곧 신세진 것 같은 불편함이 되었고, 5천원을 지불함으로써 그 불편함을 털어 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일상에서 소소한 친절과 호의, 나눔을 주기도 받기도 힘든 각박한 세상에 살고 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공동체지수가 꼴찌인 대한민국

  • [수요광장]뉴스편집 포기인 듯 포기 아닌 포털에 대하여
    칼럼

    [수요광장]뉴스편집 포기인 듯 포기 아닌 포털에 대하여 지면기사

    네이버, 개선책 내놓을때 마다'눈가리고 아웅하는 식' 비난 거세언론사·이용자 공감하는 정책 필요밥그릇 싸움 모양새로 가면 안돼서로 상생길 가야 멀리 갈수 있어드루킹의 댓글 조작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 되고 있는 가운데 포털 댓글 조작 방지 정책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가 모바일 앱 첫 화면에서 뉴스를 없애고 뉴스 편집을 않겠다는 발표를 하고도 뉴스 유통 권력을 더 정교하게 마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선책을 하나씩 내놓을 때마다 비판 수위도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는 비난을 많이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국민 3천만명이 이용하는 거대 포털에서 댓글 서비스를 없애지 않는 한 매크로를 이용해 또 다른 댓글 조작이 가능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인공기반 뉴스 추천(인공지능이 사용자 취향에 맞게 뉴스를 추천 하는 방식인 '뉴스피드판') 방식을 신설한다고 한다. 정작 편집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않으면서도 편집과 댓글 운영 방식은 언론사에 맡기겠다는 식으로 어물쩍 공을 언론사에 넘기려 하다 보니 꼼수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댓글 조작 파문 이전보다 네이버의 알고리즘 권력이 더 세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언론의 비판은 수그러들 기미가 안 보인다. 일부 대형일간지의 경우 네이버가 발표한 개선안 항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으로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거기다가 정치권, 학자들까지 가세해 포털 규제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연일 언론에 보도 되는지라 어쩔 수 없이 네이버와 힘겨루기 싸움판의 구경꾼이 돼 버린 포털 이용자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마도 시선이 곱지 만은 않을 것 같다. 개선안을 내놓은 네이버측도 이를 비판하는 언론사 측도 혹시 각자 이해득실 만 앞세우는 것은 아닐까? 네이버 고객의 한사람으로서 이용자 시각에서 따지고 보면 이번 '굿판'은 포털과 언론사 모두 각자의 이익만 추구하는 그야말로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포털이 사적인

  • [수요광장]4차산업혁명시대의 스포츠 IT 기술과 스포츠산업
    칼럼

    [수요광장]4차산업혁명시대의 스포츠 IT 기술과 스포츠산업 지면기사

    전문가·지도자들 신기술 이해와현장에 적용해 보려는 노력 필요 생활스포츠인 함께 즐길 수 있는인프라 확충 등 정부 지원 절실IT기술 융합 벤처기업도 육성해야4차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의 차세대 기술들이 일상생활과 산업전반에 걸쳐 앞다투어 도입되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도 예외없이 관련 기술들이 융합되어 성공적인 ICT 올림픽이라는 수식어를 하나 더 덧붙이게 되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보듯이, 스포츠는 다른 산업과 달리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세계인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스포츠 4차산업혁명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이 도입한 '매치인사이트' 분석프로그램, 2016년 메이저리그베이스볼(MLB)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활용한 '키나트랙스' 인공지능 시스템 등 이미 해외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기록과 움직임을 수집, 분석할 수 있는 센싱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활용되고 있고, 골프, 마라톤 등의 생활 스포츠를 즐기는 일반인들도 웨어러블 착용을 통해 개인의 기록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등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전반적인 스포츠영역으로 4차산업혁명이 확산되고 있다.스포츠용품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언더아머, 나이키 등 해외 유명 스포츠용품사들은 이미 경쟁상대를 삼성과 애플로 여기며, 운동관리와 피트니스 관리 애플리케이션 제작사등을 인수하는 등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스마트 운동화, 스마트 의류들을 출시하면서 스포츠용품 산업의 4차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가 스포츠와 IT 강국임을 다시 한 번 전 세계로부터 확인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스포츠산업 분야는 여전히 열악하다.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 산업전반에 거처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우선, 스포츠 전문가와 지도자들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