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신조어로 바라본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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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신조어로 바라본 한국사회 지면기사

    22.4% 극심한 체감 실업률 ‘금·흙수저’ ‘n포’ 표현프레임 다툼보다 정책 논의 등 담론으로 활용해야젊은층 “탈조선만이 최선” 정치적 대안 찾기 포기투표 외면=사실상 자학… 선거참여로 목청 키워야최근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헬’(Hell)과 우리나라를 뜻하는 ‘조선’(朝鮮)을 합해 만든 말로, 우리나라가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다. 주로 청년세대에서 많이 쓰고 있다. 이 단어를 놓고 ‘무기력한 비관주의’라는 비판의 목소리와 ‘청년세대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는 이해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신조어로 본 청년 문제헬조선과 비슷하게 쓰이는 신조어들도 최근 들어 속속 등장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이미 사회적 계층이 나뉜다는 ‘금수저·흙수저’, 기성세대가 청년에게 하는 조언이나 충고를 비꼬는 ‘노오력’ 등이다.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20~30대를 지칭하는 ‘삼포세대’는 최근 ‘5포’(취업·주택 추가), ‘6포’(인간관계 추가)를 넘어 ‘n포’(무한대로 포기한다는 의미)까지 확장됐다.이 같은 신조어들이 쏟아지는 배경에는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가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올해 1~8월 청년층(15~29세)의 공식 실업률은 9.7%이지만, 같은 기간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청년층 체감 실업률은 22.4%로 통계청 조사보다 2.3배나 높았다. 체감 실업률이란 임시직·일용직 등의 불완전취업자, 취업준비자, 구직단념자 등을 실업자로 보고 계산한 실질 실업률이다.또한 교육을 받지 않고 있으면서, 취업 또는 직업훈련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니트(NEET)족’의 규모도 올 3월 기준 20대 생산가능인구 635만4천명 가운데 147만3천명(23.1%)에 달한다는 통계 조사도 있다.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이다. 신조어가 한국사회의 청년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정부와 국회 등 정치권에서

  •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스물여덟 진달래씨 지방선거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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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스물여덟 진달래씨 지방선거 도전기 지면기사

    최연소 후보 노란 머리·차별화 공약… 비용·인력 걸림돌“관심영역 대변하는 목소리 작을 때 다시 뛰어들고 싶어”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의원 녹색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진달래(28·여) 씨는 당시 인천 최연소 후보자였다. 서울대학교 사회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역 주변 장애인·자전거 이동권 보장’, ‘성 소수자 차별금지 조례 제정’ 등 다른 후보자와는 차별화된 공약을 내세워 눈길을 끌기도 했다. 머리카락을 노랗게 염색한 채로 선거운동에 나선 것도 파격적이라는 반응이었다.진달래 씨는 “경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는 요즘 현실은 결국 사회가 생존의 마지노선으로 갔다는 의미”라며 “자립이나 생명 존중 등 대안적인 세계 구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녹색당 창당 과정에 참여하면서 정치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소수정당 소속의 청년 후보로 선거에 나서는 과정에는 수많은 걸림돌이 있었다. 진달래 씨는 “광역의원 기탁금 300만 원부터, 한 장에 10원짜리 공보물을 수십 만장을 만들어야 하는 것까지 청년 후보에겐 선거비용 마련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대학원 조교로 일하면서 시간을 쪼개가며 선거운동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제한된 비용과 인력으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선 그야말로 ‘발’로 뛸 수밖에 없었다. 주로 당원들과 함께 인천 곳곳을 돌며 선거운동을 했지만, 이른 새벽 지하철역 앞에서는 홀로 선거운동을 해야 했다. 다른 정당 후보들은 새벽 일찍 선거운동원 수십 명씩을 데리고 지하철역 광장의 좋은 자리를 바둑판처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6·4 지방선거 결과, 녹색당은 인천에서 1만399표(0.85%)를 얻었다. 인천에서 녹색당의 유일한 지방선거 출마자였던 진달래 씨가 받은 표나 마찬가지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소속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이 뿌듯했다”며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은 것이 많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진달래 씨는 앞으로도 정치를 계속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성 평등, 인권 등 내가 관심을 가진 영역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작을 때

  •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청년층 지방의회 진출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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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청년층 지방의회 진출 필요성 지면기사

    유럽 ‘20대 장관·10대 의원’ 선출IT등 전문성 살린 정책활동 강점‘정당공천제’ 극복 토양 만들어야2013년 말 오스트리아 연립정부는 당시 27세인 세바스티안 쿠르츠(Sebastian Kurz) 내무부 산하 사회통합 담당 차관을 신임 외무장관에 임명했다. 오스트리아 역대 최연소 장관이다. 23세에 인민당 청년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한 쿠르츠 장관은 2010년 빈 시의회 의원에 선출돼 정치 경험을 쌓았다.앞서 2011년 영국에서는 18세의 최연소 지방의회 의원이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되기도 했다. 영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브라이스(James Bryce)는 “지방자치란 민주주의의 최상의 학교”라며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방의회는 주민 투표를 통해 뽑힌 대표자들이 모여서 주민의 의견을 가장 가까이서 듣고, 의정 활동에 반영하는 ‘풀뿌리 정치’의 현장이다.특히 청년층의 지방의회 진출은 단순히 세대별 대표성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성을 가진 미래 정치인 육성, IT나 글로벌 문화에 익숙한 세대의 강점을 활용한 다양한 입법·정책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30대의 지방의회 진출은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20~30대 광역의원은 총 17명으로, 인천은 1명, 경기도는 4명이 각각 당선됐다. 20대 광역의원은 단 한 명(세종시)에 불과했다. 20~30대 광역의원 총 31명이 당선된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가 10명, 인천이 2명을 배출한 데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지난해 6·4 지방선거 기초의원 당선자 경우도, 전체 2천519명 가운데 40대 미만은 고작 3%인 88명이다.청년의 지방의회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정당공천제’이다. 청년층이 지역 내 조직력, 인지도, 경제력 등에서 중장년층 정치인보다 열세이기 때문에 정당에서 공천을 꺼린다는 것이다.김회창 한국지방정부연구원장은 “청년의 지방정치 참여는 현재의 정당공천제가 존재하는 한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문

  •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아저씨는 못해도… “아줌마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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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아저씨는 못해도… “아줌마는 할 수 있다” 지면기사

    20대 새댁부터 50대 워킹맘까지 4인4색 세대공감 수다“직장·가사 두 마리 토끼잡기, 가족의 힘 덕분에 가능”에너자이저, 1인 다(多)역, 버팀목, 아직은 피하고 싶은 존재.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아줌마’ 네 명이 만나 ‘아줌마’를 논했다. 여자가 셋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아줌마가 넷이나 모이니 이들의 대화를 받아적는 손가락이 아려왔다.20대 대표 이진형(27)씨는 이제서야 만 1년을 채운 ‘초보 아줌마’다. 몇 번이나 “저 아줌마로 얼굴이 알려지는 건가요?”라며 물을 만큼 아직은 호칭조차 낯설다. 올해 말 출산을 앞둔 30대 아줌마 성옥희(36·여)씨도 결혼 2년차로, 아줌마가 낯설긴 마찬가지다. 쭈뼛거리는 초보 아줌마들 옆에서 여유로움을 한껏 풍기는 이들도 있다. 40대 아줌마 한경희(46), 50대 아줌마 김미정(59)씨다.이들은 아줌마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극명한 의견차를 보였다.이씨와 성씨는 “아직은 우리 사회가 아줌마라는 호칭에 대해 인식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웬만하면 아줌마로 불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한씨는 “‘주부 한경희’라는 명함을 갖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아줌마로 불리는 것이 좋다”고. 더 나아가 김씨는 “할머니가 아닌 아줌마로 불러준다면 고마울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바쁘다는 것이다. 아직 자녀가 없는 이씨는 육아 대신 쿠킹클래스 사업과 가사일에 매진하며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경인일보에서 9년차 그래픽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성씨 역시 전문직 여성으로서 만삭의 몸을 이끌고 일과 가사를 병행하고 있다. 21년차 아줌마 한씨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쁘다는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데다 15년째 직장생활을 하면서 바리스타지도사, 생활안전지도사 관련 공부까지 하고 있는 슈퍼 맘이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수원지구협의회 부회장인 김씨는 두 자녀를 둔 35년차 아줌마. 오히려 가족들의 외조를 받을 정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피하고 싶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아줌마가 된 이들.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가정

  •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50평생 첫 월급… 내 자신이 장하고 떳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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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50평생 첫 월급… 내 자신이 장하고 떳떳” 지면기사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자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고 살 길이 암담했다. 전업주부로 아이들을 키우며 살림만 했던 난 직업을 갖기도 두려웠다. 하지만 집에 있는 것은 더욱 불안했다.지인의 소개로 힘들게 용기를 내 일한 지 벌써 7년째.살림하랴, 아이들 챙기랴, 처음에는 모든 면에서 서툴고 두려워 눈물도 많이 흘리고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꽉 찬 50살이라는 나이는 함부로 결정할 수 없이 약해져 있었다.1년만 참고 다녀보기로 결심하고 인내하며 성실히 일했다. 다음 달 내 이름 석 자가 찍힌 통장에 첫 월급이 들어왔다. 내겐 너무 큰 돈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벅찼고 아들딸에게도 자랑했다.생애 처음으로 내 힘으로 생활비에, 용돈에, 저축도 했다. 두 달, 석 달이 갈수록 내 통장에 돈이 불어나니 욕심도 생겼다. 좀 더 젊었을 때 일할 걸 후회하기도 했다.엄마로서 능력을 보여주니 나 자신이 장하고 떳떳하다. 언제까지 일할지 확실치 않지만 60살까지 계획을 세우고 일할 생각이다. 아들딸 혼수 자금도 도와주고 장한 엄마의 모습을 쭉 보여주고 싶다. 이 세상의 장한 엄마는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며 가족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직업 전선에서 일하는 모든 아줌마들, 건강하고 파이팅합시다. 오늘도 회사 가방을 들고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안산에 사는 아줌마 황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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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고무장갑 벗고 ‘키보드로 소통’ 지면기사

    수도권 신도시 ‘아줌마’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인터넷 커뮤니티 ‘맘 카페’가 지역 사회의 버팀목으로 진화하고 있다.실생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맘 카페가 이제는 경력 단절 여성의 재교육과 재능기부는 물론 치안활동까지 펼치면서 지역 사회의 핵심 단체로 떠오른 것이다. 회원 수가 17만 명이 넘는 고양지역 맘 카페 ‘일산아지매’는 컴퓨터 디자인, 영어, 미용, 메이크업 등 매달 수십 개의 강좌를 진행하면서 회원들의 재능 기부가 활성화되고 있다. 사회, 정치적 쟁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공론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13만3천여 명이 가입한 ‘수원맘모여라’ 카페에는 시사&이슈 카테고리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군포와 산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산사모’ 카페의 10만여 명 회원들은 피해·불법신고 카테고리를 통해 회원들이 같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동네 세탁소나 이사업체의 부당함을 고발하거나 병원, 식당의 서비스에 대한 지적도 가감 없이 이뤄지고 있다.용인 엄마들의 모임인 용인맘에 가입한 김모(33·여)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들끼리 주기적으로 오프라인 모임도 하고 여러 가지 고민도 나누면서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선미·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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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 지면기사

    경력단절 고민등 툭 터놓고 토론의 장봉사부터 강의까지 ‘팔방미인’ 존재감양성 평등·탈외모지상주의 목소리도“네트워킹 활성화해 함께 해결 나서야”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은 어떨까.‘잉여인력’, ‘제3의 성’ 등 부정적 편견을 깨고 사회 곳곳에서 아줌마의 저력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여성, 청소년 인권, 복지, 환경 각 분야 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인천YWCA 김말숙(53) 회장, 외모지상주의를 벗어나 여성의 권익을 찾고 양성평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인천여성민우회 채현자(45)대표, ‘행복한 아줌마,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사회 지향’을 모토로 생활 밀착형 이슈를 토론하는 아줌마 단체인 아줌마포럼 윤미경(47) 공동대표·장경순(56) 사무국장이다.우리 시대 ‘대표’ 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에 대해 들어봤다.김말숙 회장은 14년 전 선배의 권유로 YWCA에 처음 가입하면서 탈핵·평화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여성과 청소년의 권익을 위한 캠페인, 활동은 물론 사회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면서 여성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김 회장은 “아줌마들이 사회에 직접 뛰어들어 우리에게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현자 대표는 15년째 인천여성민우회 활동을 하면서 탈외모지상주의 운동, 성폭력 피해자 재판동행 활동 등 여성의 권익과 양성평등을 위한 인식 개선 운동에 힘쓰고 있다. 채 대표는 “육아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경력단절에 대한 소외감을 받고 민우회 활동을 시작한 만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권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장경순 사무국장은 지속적인 봉사활동, 여성리더 공개특강 등 활동으로 아줌마들의 토론의 장을 만들고 있다. 장 국장은 “아이를 다 키우고 나니 문득 우울감이 왔는데 봉사, 강의, 토론 등 활동으로 극복했다”며 “아줌마들과 함께 여성, 육아, 교육 등의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들은 아줌마의 특징으로 ‘뭐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여성’이라는 단어가 진취적이고 이성적인

  •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가정과 직장사이 ‘아줌마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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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가정과 직장사이 ‘아줌마 24시’ 지면기사

    어려워진 형편에 ‘직업전선’ 뛰어들어어느새 성취감 느껴 인생 전환점으로집집마다 돌며 정수기점검 고된 하루귀가후 밀린 가사 “자식 잘되는 게 꿈”안산에 사는 ‘아줌마’ 황순희(55)씨의 하루 속엔 엄마와 아내, 직장인이 뒤섞여 있었다.지난 19일 오전 7시께 알람소리에 눈을 뜬 황씨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다 큰 딸(27)에게 과일 한 조각이라도 챙겨 먹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자녀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아침 식사를 거르는 날이 늘었지만, 빈속으로 내보내는 것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간단한 아침 식사후 아이들과 남편의 출근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자 그제서야 황씨는 서둘러 출근 준비를 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예약된 정수기 점검 일정 탓에 출근 채비를 서둘렀다. 오전 9시께 정작 황 씨는 빈속으로 집을 나섰다.지난 2009년부터 시작한 정수기 점검일은 가정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황씨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전업주부였던 황씨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한때 집안일을 하거나 취미로 운동을 하곤 했던 오전시간. 이제 황씨는 안산시 상록구 일대 가정집이나 사무실을 돌며 정수기를 점검하면서 보낸다. 황씨는 체감상 3㎏ 정도 되는 맥가이버식 가방을 손에 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름엔 땀으로 속옷까지 흠뻑 젖고 겨울엔 건조해진 손이 부르트곤 했다. 황씨의 손마디는 종종 걸음한 지난 세월만큼이나 굵고 거칠어져 있다.황씨는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이어서 두렵고 서글프기도 했지만, 막상 일을 하면서 ○○엄마나 ○○아내가 아닌 황순희라는 이름을 되찾게 됐다”며 “전업주부로는 느끼지 못했던 자신감과 성취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오후 2시께 안산시 단원구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황씨와 같이 ‘아줌마’로 불리는 여성들이 앉아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줌마들은 아줌마의 원동력에 대해 묻자 “젊은 시절에는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힘을 냈다면 아이가 하나둘 품을 떠나면서는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며 “아줌마는 억척스럽고 용감하다고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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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천고마비의 계절’ 자전거길 낭만여행 지면기사

    강아지풀 손짓하고 바람이 답하는 풍경전문라이더도 가족·연인도… 힐링 질주지난 11일 모처럼 휴일을 맞아 찾은 자전거길. 이미 많은 사람이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 위해 모여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찾은 이들도 있었고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전거’라는 매개체를 통해 삼삼오오 집합했다. 근처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다. 직접 자전거를 갖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렇게 대여소에서 1∼2시간 자전거를 빌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일단 2시간 대여료를 내고 자전거를 골랐다. 자전거를 받고 나니 자전거 길로 향하는 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자전거 길이 유명한 이유는 자전거를 타면서 느긋하게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요즘, 자전거 여행처럼 가을을 즐길만한 게 없을 듯하다.자전거 길의 매력은 각기 다른 장소마다 주변 환경이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길은 강아지 풀이 무성하고, 또다른 길은 강변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언덕도 지나고 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그때 살결에 스치는 바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시원했다.또 자전거길 곳곳에는 음식점과 카페들이 숨어있다. 자전거를 타러 나온 사람들은 자전거 코스를 지나며 지친 몸을 이곳에서 푼다. 자전거 위에서 본 풍경과 한 모금의 커피를 마시며 바라보는 경치는 사뭇 다르기에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자전거 타기가 지루해졌다면 자전거 길 옆으로 마련된 인도를 걸으면서 산책을 해도 무방하다. 이 길은 각자의 목적에 맞게 모두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전문 자전거를 즐기는 동호인들은 자신이 목표한 지점까지 질주하면서 속도를 즐겼다. 짧게는 몇 ㎞에서 길게는 수십 ㎞까지 되는 거리다. 가족, 친구,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문한 이들은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자전거 길에서의 에티켓만 잘 지킨다면 전문가이든, 초보자이든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하늘은 높고, 나무들은 저마다의 색으로 물들어가는 계절. 일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자전거를 타며

  • [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홍근호 생활체육 광주시자전거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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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홍근호 생활체육 광주시자전거연합회장 지면기사

    “헬멧과 장갑은 자전거 안전을 위한 필수 아이템입니다.”홍근호(사진) 국민생활체육 광주시자전거연합회장은 자전거를 탈 때 유의 사항으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홍 회장은 “자전거는 심폐 지구력 향상과 하체 근력 발달 등 건강을 유지하는데 좋은 운동이다”면서 “자전거는 운동을 위한 것이니 만큼 안전하게 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그는 “아직까지 자전거 타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안전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하면서 “점차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자전거 안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자전거를 갖고 밖으로 나갔을 때는 법적으로 ‘자동차’와 같이 분류가 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홍 회장은 광주시에서 자전거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는 “자전거는 엔진에 해당하는 부분이 먼지 속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고장이 쉽게 날 수 있다”며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지만 근처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사는 것이 향후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무엇보다 나에게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많은 분들이 비싼 자전거가 최고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로 안전하고 즐겁게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