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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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인류의 삶 뒤바꾼 ‘기후변화’]이상기후에 뜨는 새사업 지면기사
이상기후로 건강관리에는 황색불이 켜졌지만, 이상기후 현상을 역으로 이용한 새로운 사업 가능성도 커졌다.폭염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시민들이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풍 매트 등 숙면상품을 앞다투어 내놨다. 실제로 7월동안 아이스방석 등 숙면상품 판매량은 동기대비 다섯 배 이상 늘어났다. 또 10년 전보다 고온다습한 날이 2주 가까이 늘어나면서 제습기 역시 판매율이 67% 늘어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지자체 역시 이상기후를 대비하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시작했다.수원시는 지난 2009년부터 총 사업비 25억원을 들여 ‘레인시티 사업’을 계획해 빗물 재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레인시티 사업은 이상기후로 장마가 사라지고 사막화현상을 대비한 수자원 확보와 수질관리 일환이다.수원시는 빗물을 저류하는 방안으로 조례를 통해 1천㎡ 이상 건축물은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또 시민과 함께 ‘빗물저금통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설치비의 90%를 지원해 빗물로 화장실과 비상용수, 조경용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만들었다.수원시 뿐만 아니라 이상기후를 대비한 사업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독일은 하천 유역에서 빗물을 가장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빗물저류 공급업체인 Mall-Beton Gmbn 사는 독일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통해 지난 10년동안 1만개 이상의 저장탱크를 토지와 주택 등에 공급했다. 독일 베를린에 고급 호텔과 컨퍼런스 센터, 극장과 상점들이 들어선 ‘소니센터’, 뮌헨을 대표하면서 카페·화랑·극장들이 들어서 있어 학생과 예술가에게 사랑받는 ‘레오폴드 거리’ 역시 빗물 이용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수원시 관계자는 “수자원확보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레인시티 사업을 오는 2018년까지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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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인류의 삶 뒤바꾼 ‘기후변화’] 대한민국 4계절이 무너졌다 지면기사
폭우 쏟아질땐 ‘전신우산’차례상에 ‘빙수’ 한그릇무중력 침대 ‘수면 온도조절’홀몸노인 ‘캡슐텔’■온실가스 가상 시나리오대표농도경로(RCP,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8.5로,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 없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오는 2100년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940PPM에 도달하는 것으로 예측했다.2115년 7월17일 오후 2시 한반도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50)씨의 스마트워치 홀로그램 온도계가 42℃를 가리킨다. 숨을 쉴때마다 뜨거운 기운이 몸속으로 빨려들어온다. 김씨는 자연스럽게 휴대용 개인 에어컨을 켜고 한시름을 놓는다. 50여년전부터는 한반도에도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 공식이 무너졌다. 100년전인 2015년에 비해 7월 한달 평균 기온이 5℃가 상승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로 양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은 최대 99㎝ 상승해 일부 해안가 지역은 지도상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기후변화는 의식주 등 인류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대한민국 경기도에 사는 김씨는 시시때때로 내리는 폭우로 전신형 대형 우산을 매일 소지하고 다닌다. 버튼만 누르면 몸 전체를 감싸주는 전신 우산의 발명으로 우비와 장화는 사라진 지 오래다. 비가 그치고 나면 열대야가 50일 이상 이어진다. 때문에 모든 가정마다 최적의 수면 온도를 자동조절 해주는 무중력 침대를 사용하고 있다. 4계절이 무너지면서 한반도에는 사실상 여름과 겨울 등 두 계절만 있는 셈이다. 하지만 1년중 겨울은 고작 2달 가량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여름이다. 그나마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은지 수십년이 넘었고, 단지 여름에 비해 선선하다는 느낌이 고작이다. 경기도 곳곳에는 홀몸노인들의 개인 거주지인 캡슐텔이 더욱 늘었다. 폭염으로 지친 100세 이상의 노인들의 이동 주택인 캡슐텔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최적의 온도뿐 아니라 습도 등까지 맞춤식으로 조절해줘 70~80대 장년층(?)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불쾌지수가 80이 넘어 위험 수준에 다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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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기록이 일상으로] ‘밥 먹듯이 찍는 사진’ 다양한 소통창구로 지면기사
식당·길거리 안가리고 SNS 공유… 일상·취미생활 자리전문가 못잖은 장비·스마트폰 전시회 개최 ‘무너진 영역’“인생 전환점” “삶의 활력소” 남녀노소 저마다 다른 의미타인 신체 도촬·불특정 다수 유포 등 ‘부작용’은 아쉬움인천대 학생 이종원(24)씨는 거의 매일 사진을 찍는다.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린다. 이씨가 사진을 찍는 장소와 주제는 제한이 없다. 항상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즉흥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음식점에서 요리를 찍기도 하고, 오랜만에 찾은 동네 상가의 간판을 찍기도 한다. 길을 걷다가도 특이한 모습이 보이면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이씨는 이렇게 찍은 사진을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려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자신의 생활을 사진을 통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이씨는 스마트폰으로만 사진을 찍지 않는다. 인천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씨는 역사와 관련된 장소를 찾아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렇게 촬영한 것은 페이스북에 게시한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사진을 보면서 소감을 나눈다. 자신도 다른 이들이 올린 사진에 댓글을 단다.이씨는 “사진은 나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말과 글로도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은 다른 수단보다 더욱 직관적으로 나를 알리고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이씨의 생활처럼 사진은 일상이 됐다. 사진 없는 삶을 상상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이 현재의 삶이다.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다른 이들의 사진을 본다.30~40년 전만 해도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었다. 과거에는 명절, 소풍, 입학식·졸업식, 여행 등 주로 일상과 다른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사진관에서 현상과 인화를 거쳐 집에 있는 앨범이나 액자에 넣어 보관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진을 찍어서 그 자리에서 보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사진의 ‘일상화’는 사진의 다양성으로 나타났다. 과거엔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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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기록이 일상으로] 필름카메라가 간직한 기억들 지면기사
소풍·졸업식·결혼 같이 특별한 날카메라 빌려서 촬영하던 1980년대짜장면 값 10배 불구 없어서 못 써동네마다 3~4곳씩 달하던 사진관수십년된 단골들만 드문드문 발길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리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가정은 많지 않았다. 특별한 날 찍는 것이 사진이었다. 사람들은 졸업, 소풍, 여행, 결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집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집은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렸다. 당시 카메라를 하루 동안 빌리는 가격은 5천원이었다. 짜장면 한 그릇에 500원 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카메라를 빌리기 위해서 사진관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사진관들은 수십 대의 대여용 카메라를 가지고 손님들을 맞이했다. 사진관은 카메라를 빌려주고, 손님이 찍어온 사진을 인화해 주면서 수입을 올렸다. 손님들은 각 사진에 나온 사람의 수만큼 사진을 인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48번 촬영할 수 있는 필름이 들어간 카메라를 빌려도, 인화하는 것은 수백 장인 경우가 다반사였다.당시 가장 손님이 많았을 때는 각 학교의 ‘소풍철’이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관을 찾았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카메라를 빌리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학생들도 많았다.사람들은 특별한 날 찍은 사진을 앨범이나 액자에 보관했다. 종종 앨범을 펼쳐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이때는 동네마다 사진관이 3~4곳씩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카메라를 빌려주는 사진관은 없다. 다만 여권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촬영해 주는 사진관이 몇 곳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전문스튜디오’가 생겨서 ‘사진관’이라는 이름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예전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인천지역 사진관을 찾았다.인천시 중구 동인천역 인근에 있는 ‘성신카메라’는 인천에서 오래된 사진관 중 한 곳이다.성신카메라 이준석 사장은 1970년 6월 동인천역 앞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당시 인천에서 가장 비싼 동네에 문을 열었고,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하루에 1천 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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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기록이 일상으로] 사진의 역사 지면기사
사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세기 초반이다. 사진(photograph)이란 용어는 1839년 영국의 화학자 허셀(Herschel, 1792~1871)이 처음 사용했다.국내에 사진이 도입된 것은 19세기 후반이다. 당시 지식인 사이에서 사진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일본에서 사진을 배운 황철(1864~1930)은 1883년 집을 개조해 사진촬영소를 설치했다. 이때부터 사진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입돼 서서히 확산됐다. 이때만 해도 사진은 모두 흑백사진이었다. 컬러사진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53년으로 전해지고 있다.컬러사진이 등장했지만 이를 사용하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1960년대까지 흑백사진이 주를 이뤘으며, 일반 가정에서 컬러사진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1970년 안팎이다.사진은 1990년대 디지털카메라 등장으로 급격하게 대중화됐다. 필름 카메라는 찍은 사진을 보기까지 현상과 인화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에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찍은 사진을 별도의 비용없이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가 보편화되고, 이 휴대전화에 카메라 기능이 장착되면서 사진은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2010년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은 SNS라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이는 단순히 사진을 찍고 간직하는 것을 넘어 사진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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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기록이 일상으로] 당신에게 사진이란? 지면기사
아내와의 결혼사진 꺼내보며 옛생각 ‘방울방울’삶의 발자취 모두 ‘찰칵’… 나를 표현하는 매체전문가 영역이었던 사진, 누구나의 세계가 되다사회의 모습이 달라짐에 따라 단어가 가지는 의미도 변하게 마련이다. 사진도 그렇다. 사진의 사전적 정의는 ‘물체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이다. 하지만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진에 대한 생각은 다르다. 특히 사진은 1990년대 들어 빠르게 변화했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발달, 인터넷과 SNS 활성화 등은 일상적인 삶과 사진간의 간극을 없앴다.경험에 따라 정의는 달라진다. 누군가는 사진을 추억이라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사진을 찍은 지 50년이 된 이준석(71) 성신카메라 사장은 “사진은 드라마”라고 했다. 그는 아내와 결혼할 당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결혼을 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고 했다. 1960년대 동인천역사 앞을 찍은 사진을 보면 당시 상황과 이후의 변화 과정이 떠오른다고 한다. 그가 사진을 ‘드라마’라고 하는 이유다. 40년간 사진관을 운영한 송선숙(71·여) 씨는 “사진은 추억”이라고 했다. 송 씨는 “과거에는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있어 사진은 ‘추억’보다 ‘일상’에 가까웠다. 대학생 이종석(24) 씨는 “사진은 나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매체이자 수단”이라고 했다. 그는 큰 의미가 없어도 자신이 먹은 것, 본 것, 간 곳을 사진으로 남긴다. 전문가 영역으로 여겨지던 사진이 ‘누구나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카메라가 보편화되고, 기술발달로 사용이 편리해진 이유가 컸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던 한창민(52) 씨는 “사진은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느낌, 감정, 기분 같은 것은 스스로 드러나지 않는다”며 “표정, 몸짓, 눈물, 웃음, 말 같은 매개체를 필요로 한다. 사진은 내 몸 밖에 존재하는 표현의 매체”라고 했다. 인천 배다리에서 사진갤러리를 운영하는 이상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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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화성·안산 인근 체험마을들 지면기사
백미리마을 외에도 도내에는 10여곳의 어촌체험마을이 있다. 화성과 안산 인근에 위치한 몇몇 어촌체험마을을 소개한다.#궁평리마을궁평리란 지명이 옛날 궁(국가)에서 관리하던 땅이 많아 ‘궁평’ 또는 ‘궁들’이라 불리던 것에서 유래될 정도로 좋은 천연 여건을 갖고 있다.슬로우푸드 체험장에선 굴밥, 칼국수, 연포탕, 낙지회, 매운탕, 소라무침, 해물파전, 회무침,낙지철판볶음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부모가 자녀들을 태우고 2인 1조로 체험하는 ‘뻘썰매타기’도 인기다.#전곡리마을 세계 요트경기대회를 개최하며 해양레저테마어항으로 떠오른 전곡리는 레포츠의 천국이다. 갈매기 먹이주기, 돛 올리고 내리기, 키 잡고 운전하기 등 요트세일링 체험과 페인트 건을 사용한 총싸움 ‘서바이벌 게임’, 소라화분과 바다액자 만들기 등의 수공예 체험도 가능하다.#선감마을대부도 가는 길목에 있는 선감도는 높은 산 위에 있는 정결한 바위에 신선이 내려와 맑은 물로 목욕을 했다고 한 것에서 유래됐다. 9월에 대부도의 특산물인 꿀포도 따기 체험을 할 수 있고, 밀물 때만 가능한 후리질 체험도 인기다. 망둥어와 숭어가 많이 잡힌다.#종현마을 4천원의 체험료로 즐길 수 있는 ‘미꾸라지 잡기’가 인기다. 바나나보트와 제트스키 등 해양레포츠는 물론, 단체로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레프팅 체험도 즐길 수 있어 특히 성인들이 많이 찾는다. 산책로와 무인도를 둘러볼 수 있는 해양관광열차를 타보는 것도 재미다./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김호연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장이 경기만 어류 채취 및 수중촬영을 위해 바다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궁평항의 모습./강승호·조재현기자 kang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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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살아있는 자연’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마을 지면기사
낮은 물 높이에 부모들도 안심“가을 낙지 잡으러 다시 올 것”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해 있는 백미리마을.작고 조용한 마을이지만, 많게는 하루 수천 명이 다녀가는 시끌벅적한 마을이기도 하다. 셀 수 없이 많은 손길과 발걸음에도 마을은 깨끗하기 그지없다. 이는 날이 어둑해지면 갯벌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인데, 인근에 군부대가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결국 이 때문에 마을이 깨끗하게 보존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백미리마을을 찾는 이들은 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원생들과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다. ‘외박’을 하지 않아도 당일치기로 체험이 가능한 데다, 마을 자체가 작고 안전해 아이들이 맞춤형 체험을 즐길 수 있다.지난달 20일 오전, 백미리마을을 찾았을 때에도 많은 꼬마 손님들이 마을을 누비고 있었다. 마을의 트랙터는 부지런히 손님들을 갯벌로 날랐다. 호미만 갖고 나섰을 뿐인데, 1시간도 채 안 돼 망태기에 바지락이 가득 찼다. 어른들은 경쟁하듯 바지락을 캐느라 바빴고, 아이들도 나름대로 까르륵 소리를 내며 갯벌을 뛰어다녀야 했기에 역시 바빴다. 성남에서 온 김지성(35)씨는 “이렇게 가까운 곳에 어촌체험마을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며 “아이에게 책에서만 본 갯벌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 것 같아 뿌듯하다. 가을에는 낙지를 잡으러 다시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지락 캐기 체험 외에도, 한 쪽에선 카누와 카약을 타려는 아이들도 줄을 이었다. 뒤집어져도 물이 초등학생 허리 높이에 그치기 때문에, 아이들에겐 그야말로 ‘천국’이다. 겨울에는 아이들이 사랑하는 반찬인 김을 직접 만들어보는 ‘수제 김뜨기’ 체험도 진행된다.한편 백미리마을은 경관·서비스, 체험, 숙박, 음식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아, 해양수산부로부터 ‘행복한 어촌’ 1등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ATV 사륜바이크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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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김호연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장 지면기사
“어촌체험마을은 어민들의 희망 공간이자,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공간입니다.”김호연(52)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장 겸 화성시 백미리 어촌계장은 어촌과 어민, 어촌체험마을의 관계를 ‘공생’으로 정의한다.깨끗한 바다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체험이 마련돼 많은 도시민이 찾아오면 그만큼 어민들의 수익이 증가하고, 어촌사회가 발전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경기만의 어촌체험마을을 꼽는다. 김 회장은 “경기도 어촌체험마을은 인구 2천500만명이 밀집된 수도권을 배후로,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며 “이는 많은 도시민이 어촌을 찾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민들은 어촌체험마을을 통해 수산물의 판로를 확보함은 물론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차별화된 체험을 많이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 공통의 현안 문제로 지적되는 휴식 공간 부족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 회장은 “도시민들을 오라고 부르기만 했지 쉴 공간이 부족하다”며 “어민이 사는 집을 리모델링 해 도시민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터전인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을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도 마련했다. 올해 중으로 꽃게·젓갈 가공공장을 운영해 다양한 먹거리를 준비하고, 내년에는 7천㎡ 규모에 해수풀과 머드풀을 만들어 즐길거리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는 보다 전율 넘치는 체험을 마련해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찾아오는 체험마을을 만들어가려 한다. 요소요소에 즐거움이 넘치는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될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김호연 어업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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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어족자원의 보고 경기만] 제대로 된 이름조차 없는 물김… 맛 하나는 ‘천하일품’ 지면기사
‘뛰어난 품질’ 자루당 1만~2만원씩 비싸대부분 외지서 가공… ‘경기’ 명칭 못써풍부한 어패류 잠수기면허탓 그림의 떡공동어장 ‘불법 침범·강탈’까지 잇따라경기만의 김은 서글프다. 지난 30여년간 국민들의 밥상에 올라 입맛을 돋워왔지만 제대로 된 이름하나 없다. 더욱이 고향 집인 경기도를 등지고 타지로 팔려가 그 지역 이름표를 단다. 사실 경기만의 김은 전국에서 ‘가장 맛 좋은 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수협의 위판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1월 경기만의 물김 120kg 한 자루는 다른 지역 김보다 1~2만원 가량 비싼 13만~14만원에 거래됐다. 다른 지역 바다에서 자라난 김 보다 훨씬 더 고소하고 단맛을 내는 데다 부드러운 질감과 진한 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높은 가격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지난 1월 경기만의 물김 120kg 한 자루는 다른 지역 김보다 1~2만원 가량 비싼 13만~14만원에 거래됐다.다른 지역 바다에서 자라난 김보다 훨씬 더 고소하고 단맛을 내는 데다 부드러운 질감과 진한 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높은 가격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현재 도내에는 총 71개 어촌 농가가 화성시, 안산시 등 1천606ha 해상에서 김을 생산하고 있다.지난해 342만 속(낱 김 100장 단위 )에 그쳤던 생산량은 올해 43% 증가한 478만 속으로 확대되며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보탬이 됐다.그런데도 지역을 대표하는 공식화된 브랜드조차 없는 실정이다. 일부 생산자단체가 ‘제부도 원조 김’ 등 3개의 개별 브랜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물김은 채취와 동시에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팔려가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만에서 김이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드물다.정규학 전 김 생산자협의회장은 “경기만의 김은 맛과 품질이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아직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며 “서둘러 지역 대표 특산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 건조·가공시설을 구축하고, 통합 브랜드화를 서두르는 등 적극적인 김 사업 추진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조성원 경기남부수협 조합장은 “도내에 김 산업 발전을 위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