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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광장] 초등 체육교과 분리과정의 민주적 정치문화 미흡

    [수요광장] 초등 체육교과 분리과정의 민주적 정치문화 미흡 지면기사

    1·2학년 '즐거운 생활' 체육 분리코로나 영향 비만율 증가 등 이유교육계 이해 당사자들 찬반 팽팽교사노조 설문 90% "필요 못 느껴"반대 배제… 민주적 문화 싹 밟아앞으로 초등학교 체육교육에 큰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지난 4월26일에 교육부 요청을 '그대로' 수용하여 초등학교 1·2학년의 체육, 음악, 미술을 통합한 '즐거운 생활' 과목에서 체육을 분리·신설하기로 결정하였다. 스마트폰 사용시간 증가와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청소년 체력이 약해지고 비만율이 증가하자 교육부는 작년 10월31일에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을 발표하여 초등학교 1·2학년에서 체육을 독립하여 신설하겠다고 하였다. 교육부는 이런 개정안을 지난 2월에 국교위에 요청했는데, 국교위가 교육부 요청을 두 달 만에 수용한 것이다. 앞으로 국교위는 교육과정 개정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개정안 연구를 하여 개정안을 만들게 된다. 국교위는 개정안이 만들어지면 심의·의결한 뒤에 '고시'하는 절차를 밟고 그 후에 교과명과 교과서 개발을 해야 한다. 그래서 교과목 분리에 통상 2~3년 정도가 소요된다. 현재 '즐거운 생활'도 1987년 6월에 통합과목으로 고시됐지만, 시행된 것은 1989년 3월부터였다. 35년이 지나 체육이 단독과목으로 시행될 예정이다.교육부가 교육과정 개정을 국교위에 요청하고, 국교위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2개월간 체육교육 분야 이해당사자들 의견이 찬반으로 팽팽하게 양분되었다. 먼저 체육학계, 학부모단체, 체육시민단체가 교육부 개정안에 찬성하였다. 한국체육학회와 체육학 17개 단체가 공동으로 "학생의 건강한 성장과 교육적 발달을 위한 국가교육위원회의 중대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초등 1·2학년의 체육 수업이 따로 없어서 '기본적인 움직임 기술(Fundamental Movement Skills:FMS)'을 익히는 기회를 놓치고 운동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운동과 멀어지는 문제가 있고, 초등 1·2학년이 신체 발달의 중요한 시

  • [수요광장] '기계'가 아닌 '사람'을 향한 유아교육

    [수요광장] '기계'가 아닌 '사람'을 향한 유아교육 지면기사

    유아까지 거센 디지털 교육 열풍3~4세 하루평균 184분 기기 노출언어·정서발달 부정적 영향 보고각국 미성년 디지털 규제 움직임자유로운 놀이 통해 연대·우애를평생, 목수로 살아온 59세의 다니엘 블레이크는 심장질환으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노동자를 위한 질병수당, 구직수당, 실업급여 등의 복지정책은 그에게 유명무실하다. 질병수당은 그가 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담당자에 의해 거절당했고, 디지털화되어 있는 관공서의 복잡한 절차는 실업급여 신청조차 어렵게 만든다. 구청에서 제안한 구직수당은 일 할 수 없는 그가 구직 활동을 증명해야 하니 수당 지급 기준을 맞출 수 없다. 전화 상담을 위해 2시간에 가까운 통화 연결시간을 기다려야 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컴퓨터와 분투하는 그 앞에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시종일관 앵무새처럼 매뉴얼을 되뇌거나 몇 분차로 신청을 거부하는, 사람 혹은 기계를 보여준다. 선진적 정책과 디지털 시스템은 있지만, 이를 사용하고 활용해야 할 '사람'에 대한 고민이 배제된 일상을 영화는 고스란히 그려냈다.정부는 2022년 7월 첨단산업 인재양성을 포함한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2023년 AI 보조교사 기능이 탑재된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 도입추진을 발표했다. 반도체, 디지털 등 첨단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은 증가하고 관련 제재는 완화되며 초중고뿐 아니라 유아교육 분야에서도 디지털 교육 열풍은 거세다. 교사의 디지털매체활용 능력이 강조될뿐 아니라 유아에게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디지털 관련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유아교육에서 디지털 관련 교육은 고등교육과는 달리 기술적 접근보다는 사회정서발달을 위한 보조도구로 강조된다. 영유아의 자유로운 놀이를 통한 감각교육 및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유아교육에서 기술 그 자체는 목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민교육', '디지털 놀이' 등과 같은 용어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 개념이다.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영아의 29.9%가 생후 24개월 이전 스마

  • [수요광장] 과거, 현재, 미래의 대통령

    [수요광장] 과거, 현재, 미래의 대통령 지면기사

    문 前대통령, 특정정파 이익 대변윤 대통령, 진정성 느끼기 어려워전·현직에 실망… 희망은 미래에스티브 잡스 닮은 이준석을 주목국민은 소통·포용의 대통령 꿈꿔총선은 국회의원 선출이 목적이지만 대통령 평가도 반영한다.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의 대통령도 포함된다. 총선 결과, 여소야대 상황에서 다음 대선이 치러지게 되었다.문재인 전 대통령은 '잊혀지고 싶다'는 약속을 저버렸다. '칠십 평생 이런 대통령은 처음'이라는 또 하나의 어록을 남기면서 선거에 개입했다. 정권 심판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를 찍으라고 국민들을 선동했다. 특정 후보들을 공개 지지했지만 대부분 낙선했다. 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모두 알게 되었다. 동시에 국가원로가 되기도 어려워졌다. 재임 중에도 갈라치기로 일관했던 그였다. 퇴임후에도 전혀 변함이 없다.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은, 국가원로로서 전직대통령은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국민 모두를 통합해야 한다. 특정 정파의 이익만을 대변하면 곤란하다. 어쩌면 문 전 대통령이 총선의 가장 큰 패배자라 할 수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치명상을 입었다. 탄핵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불과 2년 전에 대통령을 선택했던 바로 그 국민들이 그를 심판했다. 전 정부의 실정, 상대 후보의 도덕적 흠결, 당시 여대야소에 대한 견제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대통령이 되었음을 잊었는가. 윤 대통령은 뭔가 착각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자신을 국민들이 몰라준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국민들은 이미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경고를 보냈었다. 영부인의 명품백 사건, 호주대사 임명, 의료정책을 보면 대통령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는 다른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매일매일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본다. 총선결과에 대한 사과와 이어진 청와대 참모 인사 또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 이대로 간다면 윤 대통령은 '아집의 불통령'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전·현직에 실망했으니 희망은 미래에 있다. 총선을 통해 대권의 꿈을 꾸는 사람도, 버려야 하는 사람도 생겼다. 민주당에서는 이제 누구도

  • [수요광장] 추억이 되지 않는 사랑

    [수요광장] 추억이 되지 않는 사랑 지면기사

    '카사블랑카' 추억되지않는 연인을사랑의 힘으로 떠나보내는 영화라면'8월의 크리스마스' 연인품고 떠나사랑마다 기억되고 여전히 진행형도무지 추억이 되질 않는다누구에게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감동적인 영화가 몇 편쯤 있을 법하다. 수많은 명편들의 목록을 줄줄이 꺼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한두 작품의 디테일까지 선명하게 재현해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내 기억에도 여럿 있겠지만 해외 경우로는 '카사블랑카', 우리 쪽으로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별 망설임 없이 그 사례로 든다. 1942년 작품 '카사블랑카'는 2차세계대전으로 어수선한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서 옛 연인을 리스본으로 탈출시켜 떠나보내는 한 사내의 사랑을 담았다. 피아니스트 샘이 연주하는 'As time goes by(세월은 흘러가고)'가 선연하기만 하다. 1998년 개봉된 '8월의 크리스마스'는 당시 영화계 최고 스타였던 한석규와 심은하가 주인공으로 나온 작품으로서, 사진사인 정원과 주차단속원인 다림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허진호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정원은 소도시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 30대 중반의 그는 불치병으로 인해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다림이 그의 앞에 나타난다. 그녀는 정원의 사진관 근처에서 주차단속을 하고 있다. 다림은 차츰 정원의 일상이 되어가는데, 20대 초반의 다림은 당돌하고 생기가 넘친다. 정원은 죽어가는 자신과는 달리 이제 막 삶을 시작하는 다림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녀도 친절하고 진솔한 정원에게 마음을 둔다. 하지만 정원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에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던 중 정원이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 병원에 실려 가고 정원의 상태를 모르는 다림은 문 닫힌 '초원사진관' 앞을 몇 번이고 서성인다. 기다리다 못한 다림은 편지를 써서 사진관 닫힌 문틈에 우겨 넣는다. 집으로 다시 돌아온 정원은 다림의 편지와 자신이 언젠가 찍어주었던 다림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떨군다. 다림은 더

  • [수요광장] 노동자로서 어떤 공약을 고르시겠습니까?

    [수요광장] 노동자로서 어떤 공약을 고르시겠습니까? 지면기사

    국힘 '주4일제' 사실상 반대 입장민주 '4.5일제'… 포괄임금 금지도 정의당은 '최저소득 보장법' 제시'노란봉투법' 여·야 찬반 엇갈려온갖 정쟁속 중요도 밀려 아쉬움10일 오늘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본투표 날이다. 시민들의 투표를 얻어 의석수를 채우는 정당들은 향후 4년간 우리의 삶과 환경을 바꿀 법과 정책을 만들게 되므로, 4년마다 돌아오는 날이라고 해도 그 무게는 가벼울 수 없다. 하지만 내 가치관과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줄 후보와 정당을 고르기란 늘 쉽지 않다. 따라서 투표 당일 마음을 굳힐 유권자, 특히 임금을 받고 일하는 많은 시민들을 위해 각 정당의 노동공약을 살펴보고자 한다.이번 총선에서 노동분야 공약은 크게 ▲근로시간 단축 ▲일자리 개선 ▲노동조합 권한 등 세 가지 주제로 구분할 수 있다.먼저 근로자들의 일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공약은 여당과 그 외 야당의 입장이 크게 갈린다. 먼저 국민의힘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 4일제'는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주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려다 답보상태에 있는 만큼, 정부여당이 근로시간 단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적다. 다만 국민의힘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유급 공휴일을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더불어민주당은 4.5일제를 도입한 기업을 지원하여 점차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고, 근로기준법에 포괄임금제(일정액의 추가근무수당을 임금에 미리 포함하여 계약하는 제도) 금지를 명시하겠다고 공약했다. 녹색정의당은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 도입, 하루 노동시간 상한제, 11시간 연속 휴게제도, 심야노동 제한 등 근로시간과 관련하여 풍부한 공약을 내놨다.일자리 개선과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 금지 명시를 약속했다. 또 정규직 채용 원칙을 세우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원하는 공약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고용형태를 건드리기보다 허위 채용을 규제하겠다는 입장이다. 허위 채용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 [수요광장] 대한축구협회 조직변화 이끌도록 성장하는 팬의 열정

    [수요광장] 대한축구협회 조직변화 이끌도록 성장하는 팬의 열정 지면기사

    아시안컵 사태후 축협 폐쇄적 운영 더이상 지속 어렵다는 현실 알게돼팬들 조직 감시·시민운동 역량 갖춰국민 의견 귀 기울여야 할 당위성도 이제는 ESG경영으로 혁신할 때다우리는 일하거나 공부할 때 감정보다 이성을 앞세워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러나 여가 시간에는 긴장한 이성의 끈을 풀어 감정을 분출하고 쏟아낸다. 쏟아내는 감정 에너지 덕분에 문화산업이 성장하고 스타가 만들어진다.우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을 팬(fan)이라고 부른다. 팬의 감정 에너지는 문화산업 매출 규모를 올리는 핵심 동력이고 앞으로 문화산업 조직 체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다.지난 2월7일에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졸전으로 패배한 책임을 묻는 팬 움직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시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감독 선임과 관리에 무능했던 대한축구협회(축협) 혁신을 요구하며 분노가 들끓었다. 4강전 후 열흘도 지나지 않아 2월16일에 축협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다고 발표하였다.그러나 축협이 후임 선발을 서두르면서 팬들 비난이 거세지자, 2월27일에 황선홍씨를 임시 감독으로 선임하였다. 그 와중에 한 영국 신문사가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 간의 다툼을 보도하면서, 축협 회장 퇴진이나 조직 혁신에 대한 팬의 요구는 약해지고 이강인을 비난하는 것으로 치달았다.이강인이 4강 졸전을 낳은 원흉으로 취급받으며 욕받이가 되어 팬들로부터 공격받았다. 그 결과 축협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아시아 예선전으로 3월21일에 개최된 태국전 경기의 홍보 포스터에 이강인을 제외하였다. 당시 축협은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던 이강인을 태국전에 선발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이강인에 대한 맹비난은 이강인이 영국에 있는 손흥민에게 직접 가서 사과하고, 서로 화해하여 다정한 모습을 매체에 보여주고 3월26일 2차 태국전에서 승리하면서 사라지고 있다. 다행히 팬의 열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치달아 선수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지경까지 가지는 않았다.그런데 1차 태국전을 앞두고 응원단 '붉은 악마'는 정

  • [수요광장] 서로의 짐을 져주는 마음

    [수요광장] 서로의 짐을 져주는 마음 지면기사

    보편적이지 않은 그녀와의 수업주변 배려로 별일없이 학기 마쳐개강하고 새로운 지도학생 배정이해하고 심판 않고 관심 갖는다다시 한해를… '너'도 그랬으면첫 주 수업부터 그녀는 눈에 띄었다. 보편적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모두가 웃을 때 웃지 않았고, 모두가 웃지 않을 때 웃었다. 그녀는 수업 중 교실을 나가거나, 조용히 수업을 듣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어느날은 아이처럼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다르다'는 감각은 어찌나 쉽게 드러나는지 몇 주 지나지 않아 그녀와 나머지 학생 사이에는 금이 그어졌다. 교사는 차이를 품을 수 있어야 한다든지,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교사의 태도는 함께 공부하는 동기들과의 관계에서부터 연습되어야 한다든지와 같은 '말'로는 이미 그어지기 시작한 금을 지울 수 없었다. 학생들은 그녀에게 모진 말이나 행동을 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친절하지도 않았다. 주변이 함께 웃고 함께 쉬고 함께 토론하는 동안 그녀는 외딴 섬 같았다.우린 총 3번의 수업을 함께 했다. 첫 번째 수업에서는 복학생 선배들과 그녀를 한 조에 배정했다. 그녀는 토론에서 곧잘 말했고 그 학기는 크게 어렵지 않게 지났다. 두 번째 수업에서는 과대표와 그녀를 같은 조에 편성했으나 그 학기는 명백히 실패했다. 과대표를 뒤에서 조용히 지원하겠다던 내 방식도 실패했고, 그러니 과대도 한 사람의 몫을 온전히 해내지 못하는 그녀를 참지 않았다. 우리 셋의 실패와 그로인한 각자의 열패감은 그대로 뉘앙스가 되어 함께 강의를 들은 학생들에게도 전달됐다. '다른' 학생 한 명을 '우리' 안에 받아들이는데 실패한 셈이고 그 현장을 학생들은 고스란히 목격한 목격자이면서 어찌해 볼 수 없는 방관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선생인 내가 실패함으로써 학생들을 열패감의 공범으로 만들었다. 모두가 내상을 입었다."누구에게나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을 벗어나는 이를 볼 때 우린 불편하다. 나와 같거나 달라 불편한 강의실 안 그를 우린 어떻게 대할 것인가. 그 방식이 그대로 자신의 교실에서 재현될 테니 우린 좋은 교사가 되기 전에 좋

  • [수요광장] 총선 드라마

    [수요광장] 총선 드라마 지면기사

    '명품백 영상 폭로' 국민들 충격속한동훈 등장… 국힘 지지 극적 상승민주 '친명 공천' 틈탄 '조국 신당'좌파는 단결중… 용산이 빌미 제공합리적 해법 고민하는 대통령 기대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가 후보자 등록기간이다. 앞으로 길거리에서는 후보자들의 구호와 노래가 흐를 것이다. 지금까지의 총선과정은 코미디보다 재밌고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다. 매일매일 상식과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뉴스가 생겨났다.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고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DJ의 명언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총선 드라마와 코미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십일이면 새로운 여론이 형성되고 판세가 뒤바뀌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소셜미디어는 뉴스를 빠르게 전파한다. 민심도 함께 요동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참패했다. 보선의 원인 제공자를 다시 공천한 여당을 유권자는 냉정하게 심판했다. 대통령의 독선과 독단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명품백 영상'이 폭로되었다. 몰래 촬영한 영상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크다. 그렇지만 그 영상을 시청한 국민들의 충격도 컸다. 촬영 시점이 대통령 당선 이후라는 점도 실망이었다. 예정된 대통령 해외 순방일정이 갑자기 취소된 것도 석연치 않았다. 불과 몇 달전의 일들이다.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위기감은 높아졌다. 이때 등장한 사람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그는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모도 젊고 깔끔한 패셔니스트였다.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직설적인 언어를 구사했다. 참신한 정치 신인이 탄생했다. 본인의 총선 불출마 선언도 신선했다. 공천과정의 잡음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면 '식물'대통령이 된다는 걱정까지 더해져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극적으로 상승했다. 중도층의 마음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여당의 지지율 상승에 기여한 것은 바로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이재명 대표는 시스템에 의한 공천이라고 강변하지만,

  • [수요광장] 탄생 100주년을 맞는 시인 신동집

    [수요광장] 탄생 100주년을 맞는 시인 신동집 지면기사

    詩가 일종의 윤리적 행위라 주장전쟁으로 피폐 당대 정신사 충격인간 존재의 본질 투시하려 열망반공구호 범람할때 독자적 세계외롭게 분투했던 행적 기억해야1924년 대구에서 태어난 신동집은 대구 발행의 시전문지 '죽순'으로 작품 발표를 시작하였고, 첫 시집 '대낮'(1948)을 해방기에 펴냄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시단에 새겼다. 그리고 '서정의 유형'(1954)으로 아시아자유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당대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사람들 기억 속에 들어섰다. 그는 초기에는 휴머니즘 옹호와 서구적 이미지즘 경향을 결합하여 시를 썼으나 점차로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탐구로 주제를 옮겨갔다. 후기로 갈수록 노장(老莊)을 비롯한 동양사상에 관심을 가지면서 화해와 치유의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또한 그는 우리가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시어를 골라 역동적 리듬으로 시를 써갔다. 시가 단순한 예술적 결과가 아니라 일종의 윤리적 행위임을 주장함으로써, 전쟁으로 피폐해진 당대의 정신사에 창의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동안 이러한 그의 독창성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있었다.초기작 '목숨'은 전쟁으로 인하여 인간의 소중한 생명이 하찮게 버려지는 야만적 현실을 바탕으로 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어야 할 삶의 조건을 성찰한 시편이다. 이 작품은 전쟁으로 인한 실의와 좌절을 딛고 일어서 스스로 역사의 증언자 혹은 고발자가 되려는 자의식을 보여주면서도, 한편으로는 시인 자신의 본래 영혼을 회복하려는 긍정적 전망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대표작 '오렌지'는 인간을 둘러싼 사물의 세계를 '오렌지'라는 대상으로 은유한 시편으로서, 존재의 본질을 향한 그의 일관된 추구 의지를 보여준 실례일 것이다. 여기서 그는 인간이 오렌지 껍질을 벗겨 속살을 만나는 순간 오렌지는 사라지고 만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오렌지는 '껍질'이나 '속살'로 분리될 수 없는 유기적 전체이기 때문이다.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대는 순간/오렌지는 오렌지가 아니고 만다./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라

  • [수요광장] 위기의 대학

    [수요광장] 위기의 대학 지면기사

    출생률 급격히 떨어지며 존폐 기로20년 후에 개선책 없다면 '줄도산'4차산업 발전 또다른 위기 쓰나미지식공급 독점 붕괴 '무용론' 거론존재가치 없다면 도태 당연한 수순3월은 대학생 새내기들이 고등학교 시절의 입시지옥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학 교육 환경을 기대하고 첫 등교를 하는 시기다. '자유와 진리'를 추구하는 지성의 요람 대학에서 자기가 선택한 과목을 수강 신청도 하고 대학 축제도 상상하면서 심쿵할 것 같다.그러나 이런 대학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핑크빛 미래만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지금 정부와 의학계가 의대생 증원 문제로 대립하는 상황은 부족한 의사 숫자에 기인한 것이지만, 현재 처한 이 갈등은 현 정부의 3대 개혁 중 하나인 교육개혁의 일환 속에서 나타나는 과정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그 이유는 대학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한 존폐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일차적으로 대학의 위기는 외부적 환경 변화에 따른 인구감소다. 출생률의 급격한 저하(低下)는 등록금 의존의 대학을 부실화시킨다. 2023년 기준 대학입학 정원은 약 50만명, 충원 입학생이 약 35만명 정도니 당연히 미달이 발생한다.문제는 이런 현상이 차후에도 개선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20년 후에는 대학 입학생이 20만명 정도 추정되는데, 어떤 개선책이 없다면 등록금으로 유지하던 대학은 줄도산을 맞이할 것이다. 소위 대학의 위기는 기업으로 말하면 언제 문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한계 기업의 위치에 놓여 있다.인구가 밀집된 서울, 경기도 중심의 수도권 대학도 이런 외부적 상황에 대해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경기도 소재 약 69개 대학(전문대 포함)의 2023년 기준 입학 정원은 8만명 정도이지만 충원율은 91%로 약 9% 정도 미달 되는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또 하나의 대학위기 쓰나미는 4차 산업의 급격한 발전에 기인한다. 대학이 아닌 곳에서의 다양한 정보 취득은 결국 대학 무용론(無用論)까지 나오고 있다.지식정보의 다양한 네트워크는 대학 교육 생태계 파괴를 예상보다 빠르게 일으키고 있다. 인공 지능(AI)의 발전과 코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