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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동자승이 위대한 까닭은? 지면기사
계속되는 학교 폭력의 실상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합니다. 지난 16일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참석한 행사장에 여고생이 단상에 올라 동생의 사연을 소개해 모두를 울렸습니다. 이렇게 안타까운 일들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예일대 의대 김영신 교수에 따르면, 학교 폭력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도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받는다고 합니다. 김 교수의 말입니다. "왕따 가해자들을 추적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성인이 된뒤 자살률과 범죄율과 실업률이 일반인보다 몇 배나 높다", "가해자들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때 이미 '조짐'을 보이는데, 이 단계에서는 왕따를 시키는 아이가 당하는 아이보다 마음의 병이 더 깊기 쉽다", "중학생 폭력이 심각하다지만, 그땐 이미 문제가 곪아 터진 다음이다."참 섬뜩한 이야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인성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그렇다면 인성이란 무엇일까요? 인성은 곧 건강한 인격입니다. 건강한 인격은 인간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듭니다. 건강한 인격에서 비로소 '사랑'이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성이란 사랑을 주고받는 지혜의 샘입니다. 하버드대학과 여러 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승진에 영향을 준 요인은 크게 두 가지, 즉 '전문성'과 '인간관계 능력'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전문성은 불과 15%밖에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85%는 인간관계 능력이 좌우했습니다. 인간관계 능력이 곧 인성이고 인격입니다.건강한 인격은 어디서 나올까요? 바로 건강한 '꿈'이 강렬할 때 형성됩니다. 에머슨의 말을 빌리면,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이 건강한 꿈입니다. 꿈은 나와 다른 생명체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것입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사랑'을 먹고 성장합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보고 듣고 체험하면서 사랑의 위대함을 발견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사랑이란 대상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사랑의 주고받음은 나와 상대의 부족함을 채워줌으로써 행복으로 안내하는 소중한 교량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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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속 프로그램 간접광고 재정비 필요 지면기사
간접광고란 상품배치(PPL: Product placement)라고도 하는데,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가 광고의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프로그램에 녹아들어가 통합되는 것을 의미한다.간접광고는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일반적 광고를 집행하는 것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노출을 증대하고 제품명을 널리 알릴 수 있다. 또한 협찬받는 입장에서는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에서 종전까지 비공개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어 왔다.영화 속의 간접광고로는 198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T'에 등장한 M&M 초콜릿 캔디가 유명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신씨네가 제작한 '결혼이야기'에서 등장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등이 성공적인 간접광고로 평가받고 있다.간접광고가 허용되기 전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의 경우 '파리의 여인'의 대우자동차, '사랑에 미치다'의 아시아나항공 등은 과도한 간접광고로 규제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그후 사회적으로 간접광고에 대해 비판이 일자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자동차의 경우에는 엠블램이나 상표를 모자이크 처리하였다. 또한 심할 경우 달리는 자동차의 양옆 거리의 간판을 전부 모자이크 처리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2010년 1월 미디어관련법이 개정됨에 따라 간접광고가 법적으로 허용되었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오락, 교양분야에 한하여 방송시간의 5%, 화면의 4분의 1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2011년 5월 3일 SBS 인기가요에서 '네이트 시맨틱' 검색광고가 간접광고가 허용된 후 처음으로 실시되었다.간접광고의 매체별 유형을 보면 영화, 텔레비전, 연극무대, 뮤직비디오, 출판물, 인터넷, 게임, 광고영상 등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를 노출 유형으로 보면 제품이나 서비스가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와 제품, 광고, 차량 등의 로고 노출, 직접적인 제품이나 제품에 대한 설명, 제품이나 간판 및 서비스가 배경이 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KBS-2TV 주말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에서는 특정 등산화를 안 미끄러지는 신발이라고 표현하면서 실제 실현까지 함으로써 이는 간접광고 형식에서 상호나 제품노출 수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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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해균 선장의 '캡틴정신'을 배우자 지면기사
오른손에 지팡이를 짚고 부자유스러운 왼손을 흔들거리면서 석해균 선장이 강의장에 나타났다. 지난 5월 4일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에서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초대하여 초청강연을 들었다.1979년부터 32년간 외항선을 탄 베테랑 바다 사나이, 1년 평균 지구를 두 바퀴나 도는 마도로스가 갑자기 해적을 무찌른 '영웅'으로 재탄생한 것은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 덕분(?)이다. 그는 오랜 세월 배를 탔지만, 해적을 만난 적이 없었으며 있어 보았자 겨우 좀도둑 수준의 우발범들을 만났을 뿐이다. 삼호주얼리호는 그가 회사를 옮기고 처음 타는 배였다. 솔벤트를 싣고 아랍에미리트를 출발하여 스리랑카로 향하던 중 소말리아 북쪽 아덴만에서 2011년 1월 15일 진짜 해적을 만난 것이다. 그날따라 안개가 자욱하여 바다는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는 해적들의 감시를 뚫고 인근 청해부대와 연락을 취했고 기지를 발휘하여 항해를 지연시키면서 시간을 벌었다. 1월 21일 새벽 청해부대의 여명작전이 시작되어 해적들은 사살하거나 체포하고 선원들을 구출했다. 그러나 석 선장은 몸에 6발의 총상을 입었다.이때부터 아주대 의료원 이국종 교수팀이 투입되어 외상을 치료하고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건졌다. 280일, 9개월의 투병생활을 마치고 석 선장은 이제 해군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군무원이 되어 '교관'으로 새 생활을 시작했다. 석 선장은 당시에 그가 체험한 숨막히는 상황을 청중에게 80분간 들려주었다. 필자는 그가 들려준 이야기에서 진정한 '캡틴정신'을 읽었다. 이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리더십의 요체였다. 그의 이야기에서 필자가 뽑은 캡틴정신은 다섯 가지이다.첫째, "위기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1월 15일 아침 7시 평상시처럼 선교를 체크하던 석 선장은 안개를 틈타, 짐을 잔뜩 실어 갑판이 낮아진 삼호주얼리호를 올라타고 있는 해적들을 발견한다. 석 선장은 침착하게 비상벨과 안전벨을 울리고 선원들을 대피시킨다. 선원들은 불안에 떨었다. 석 선장도 처음 당한 일이라 불안했다. 그러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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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푼도 줄 수 없다 지면기사
한국 최고의 부자라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단단히 화가 났나 보다. 형제간 상속 문제와 관련하여 "주식 한 주도 줄 수 없다"라는 인터뷰 발언을 했다. 동생으로서의 발언 수위와 방식을 두고 '도를 지나쳤다'라고 SNS 매체에서는 논란이 한창이다. 하여간 아무리 돈이 많아도 명분 없이는 사용하기가 싫은 모양이다. 다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삼성의 제품이 우수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선택하여 주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삼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는 우수한 기능을 가진 삼성의 제품뿐만 아니라, 그것을 소비하면서 기계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그리고 의미까지 소비하고자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이윤에도 중요한 요인이 되는 이유이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현 정권의 최고 실세 중 하나로 '왕의 남자'라고 불리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청탁과 관련하여 8억여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대가성 없는 순수한 자금이었다는 발언을 하고 있어 당황스럽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황이라 공권력이 정확한 내용을 밝히겠지만, 다시 우리 사회에 음모론과 '카더라' 언론이 기세를 부리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 우려된다. 사실 '나꼼수'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인 것은 무엇인가 미심스러워 하던 우리 사회의 많은 구린내 나는 쟁점에 대해 직설적 화법으로 이야기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히 내놓고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일반인들에게 대리 만족의 기회를 주었고, 권력에 대해 저항하는 대리만족 즉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였다. 그러나 이번 19대 선거를 거치면서 이러한 표현 '방식'에 대해 기성세대의 엄중한 경고 메시지가 '표심'으로 전달되었고, 방송인 김구라의 퇴장을 보면서 자정의 기회가 마련되는 듯하였다. 그러나 대가성 없다는 정치인의 자금수수 속에 더 큰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호기심은 다시 비공식 매체의 목소리를 찾는 계기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의 시각이 강화될 것도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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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명 의원들에게 세종이 던지는 화두 지면기사
치열했던 선거가 끝나고, 우여곡절 끝에 300명의 당선자가 결정됐습니다. 국민은 '내'가 뽑은 여러분에게 희망을 걸었습니다. 국민의 소망을 담아 몇 가지 당부말씀을 전합니다.먼저 필요한 말씀만 했으면 합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많은 말씀을 해야만 했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꼭 필요한 말씀만 하시고 귀를 열어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어느 날 자금이 묵자를 찾아와 이렇게 물었습니다."저는 사람들 앞에 서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입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말 잘하는 방법이 없을까요?""말은 그다지 중요치 않소. 파리와 모기는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소리를 내지요. 하지만 그 소리가 아름답게 들리던가요? 그저 사람을 괴롭힐 뿐입니다. 하지만 수탉이 아무 때나 울던가요? 날 밝기 시작할 때 우는 소리에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 일하지 않던가요?"둘째, 끝까지 듣는 정치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한 중년 백인이 차를 세우더니 자주 가던 카페에 들어가 바텐더에게 물었습니다."여보게, 딸꾹질 멈추는 법을 아는가?"바텐더는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중년신사의 뺨을 느닷없이 때리더니 말합니다."이제 멈췄죠?"당황한 신사가 대답합니다."아니, 내가 아니라 차 안에 있는 우리 집사람인데."셋째, 미리 판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가 믿고 있는 신념이 강할수록 상대편이나 국민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듣지 못할 때가 많아 일을 그르치곤 합니다.미국의 유명 앵커인 링클레이터가 한 아이를 인터뷰했습니다."얘야, 장래 희망이 뭐니?""비행기 조종사예요.""만약 나중에 조종사가 되어 여객기를 몰고 태평양 위를 날다가 엔진이 멈춰버리면 어떻게 하겠니?""음, 일단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꽉 매라고 하고, 저는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릴 거예요."방청객들과 링클레이터 역시 아이의 이기심에 혀를 차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아이가 그런 반응에 당황하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려는 거지?""연료를 가져오려고요. 그래야 사람들을 구할 수 있잖아요."사람들의 판단은 아이가 혼자만 살기 위해 탈출한다고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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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이 황폐화하고 있다 지면기사
남한산성은 지하철 8호선 산성역에서 9-1, 52번 버스를 타고 15분만 가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이른 주말 아침 헝클어진 머리에 모자 하나 눌러쓰고, 1천500원짜리 김밥 한 줄에 생수 한 병 그리고 집에서 끓인 보이숙차를 보온병에 넣으면 준비완료이다.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올라가면 군데 군데 진달래 피고, 뭉쳐있는 개나리집단이 아른 아른 지나간다. 파랗게 솟아오르는 나뭇잎의 향긋한 냄새는 삶을 윤택하게 한다. 나는 매월 한번 정도 버스를 타고 남문 앞에서 내려 주차장을 거쳐 옹성에 도착하여 김밥 한 줄 먹고 동문을 거쳐 장경사에서 손못 씻는 약수터에서 약수 한잔하고 뒷산을 올라 북문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등산을 한다.사실 등산이라기보다는 약 2시간 내외의 산책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나의 아름다운 산행이 피곤해졌다. 나에게 즐거움을 주던 남한산성이 지난 몇 년간 변하기 시작했다.경기도는 남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위해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작업차량이 쉬지 않고 산속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면서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남한산성은 성남에서 광주로 넘어가는 2차로 도로가 있으며, 북문에서 남문까지 대형 유원지도로, 산중턱까지 거대한 콘크리트 도로인 망월사, 장경사, 개원사, 국청사 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버스도 여러 노선이 수시로 운영되고 있어 편리하다. 여기에 8개의 대중형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다.이러한 도로와 주차장만 해도 산의 절반을 내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남한산성 성곽 보수공사가 지난 수년간 이어졌는데, 산속에 조립식 건물이 들어서고 철제 담장을 설치하더니 어느 날부터 포클레인이 등산로를 파기 시작하고, 작업차가 들어와서 거의 군사작전을 하는 것처럼 산을 온통 헤집어 놓았다.남문에서 동문을 거쳐 북문까지 성곽길 대부분이 차들이 다닐 정도의 도로가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했다.또한 성벽을 접근하기 위해 산 곳곳에 차량용 도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남한산성 성곽 산책로 중 가장 아름다운 동문에서 제3남옹성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은 산 중턱이 콘크리트 운동장으로 변했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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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시대, 다양성관리 역량이 핵심 지면기사
한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여러 개 있어 근로자들이 골라서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제도가 복수노조다. 우리나라에서는 60년대 초 개발경제가 시작되면서 형식적으로는 근로자의 단결권을 보호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상당한 제약을 가하고 있었고,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는 이 복수노조 역시 금지돼 있었다. 그러던 것이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이 문제가 사회 이슈화되고 1997년 복수노조제도를 도입한다고 선언했다.그러나 노사문제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계에서는 복수노조가 도입되면 큰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예상하고, 복수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에 다수의 노조를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단체교섭을 할 때는 창구를 단일화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 마련이 쉽지 않았다. 결국 제도를 도입하되 그 시행을 2002년 1월 1일로 유예했고, 그 사이 노동부장관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루도록 했다. 그런데 2001년이 되어도 창구단일화 해법을 찾지 못했다. 노동부장관 혼자서 할 수가 없고 노사가 합의를 해줘야했기 때문이다. 그 후에도 법시행은 계속 유예되었고 급기야 2009년말에 이르러서야 창구단일화에 대한 해법을 찾았고 그 결과 2011년 7월 1일부터 13년 동안의 논의를 종결하고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되기에 이르렀다.복수노조의 시행을 앞두고 경영계와 노동계는 양측 모두 비상이었다. 경영계는 경영계대로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노사관계가 다시 파행으로 가지 않을까, 노동계는 노동계대로 노노간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그래서 복수노조제도 도입은 "산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다" 또는 "노사관계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등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시간이 흘러 드디어 2011년 7월 1일이 지나자, 아니나 다를까 새로운 노조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7월 1일 이후 100일 동안 498개의 노조가 설립 신고를 했다. 그 전까지는 노조의 숫자가 연 100개 정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증대는 순전히 복수노조제도 도입 효과라 할 수 있다. 신설 노조 대부분(82%)은 기존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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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의 법칙과 민주주의 지면기사
'인간은 민주주의를 해야 할 정도로 악하지만, 민주주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선하다'. 선거의 계절에 곱씹어 볼수록 새로운 맛이 나는 명문장이다. 각자 자신의 생각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쉽게 남의 의견에 수긍하지 않기 때문에 다수결이라는 숫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때로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독재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수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또 사회의 방향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서 우리 사회의 중요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비록 이 과정에서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많은 비용을 수반하게 되지만, 그것은 사회의 발전을 위한 학습비용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 당일의 한 표 행사뿐만 아니라, 선거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방향을 점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정책공약 선거 운동이 그러한 관점에서 중요하다.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정당의 공약을 보면 복지 경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특징이 있다. 복지 도입에 속도의 완급 차이가 있을 뿐이고, 복지는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화두가 되어 있다. 정치학에 중간투표자 이론이 있다. 극단적 진보나 극단적 보수를 표방하면 가장 많은 표를 형성하고 있는 중간층의 표를 잃게 되기 때문에 선거를 많이 치르다 보면 정당 간 차이가 없어지고 중간 지점에서 수렴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우리 사회에는 중산층이 보이지 않는다. 중산층마저 복지의 수혜자라고 착시 현상이 있거나, 아니면 중산층이 사라진 것이다. 아니면 성장의 과정에서 수혜자이었던 이들이 기꺼이 사회를 위해 재원을 분담할 용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럴 경우 복지 제공자에게 정확하게 부담분을 제시하고 용인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정당은 공약을 통해 향후 부담해야 할 세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제시할 의무가 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여 신규 진입을 만들어내는 노력과 함께 현재 일하고 있는 세대에 대한 우대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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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말, 희망을 전해야 한다 지면기사
2차 세계대전의 주역들은 처칠과 프랭클린 루스벨트, 그리고 히틀러였습니다. 이 세 사람의 역사적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립니다. 히틀러는 최악의 리더로, 나머지 두 사람은 최고의 리더로 꼽히곤 합니다.루스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될 당시 미국은 '대공황'이란 늪에 빠져있었습니다. 고통과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야 했습니다. 처칠 역시 히틀러가 유럽 대륙을 유린하던 당시, 절망에 빠진 영국 국민을 일으켜 세워야 했습니다. 불안해 하고 두려워하던 국민에게 루스벨트와 처칠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정적들을 폄하하거나 비방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들이 반대하는 정책에 대한 꾸밈없는 설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풀리거나 거짓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국민에게 전했습니다.처칠은 독일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하자고 외치면서도, 만약 전쟁에서 패할 경우 받아들여야 할 시련에 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루스벨트 역시 같았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시작된 '난롯가의 담화'라고 불린 라디오 방송에서 취임 직후 단행한 '은행 폐쇄'에 대한 말을 했습니다. 국민들이 힘들게 번 돈은 은행에 묶여 있었고, 그 은행들이 문을 닫는다는 현실 앞에서 국민들은 절망하고 분노했습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 앞에서 그는 정부 시책이나 배경에 대해 정직하게 말하면서,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라와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국민들이 가졌던 공포와 불안감은 그의 말을 통해 희망으로 전해졌고, 정부와 국민 사이의 신뢰감이 조성되었습니다.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남'을 높이는 화법을 구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용기를 얻었고, 위기를 구할 당사자들이 곧 자신들임을 깨달았습니다.히틀러는 어땠을까요? 그는 자신을 높이는 말에 몰두했습니다. 교묘한 선동술로 자신을 신격화했습니다. 그의 말을 살피면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분법적 논리를 펴라.' '신비로움을 조성하고 유지하라.' '거짓말도 반복하면 믿는다'. 그는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는 대신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여기에 속은 국민들은 99.7%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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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김태희 누른 '최고 CF모델 이승기' 지면기사
우리나라 텔레비전 방송은 KORCAD(호출부호 HLKZ-TV)라는 이름으로 1956년 5월12일 개국하였다. 최초의 방송광고는 슬라이드로 제작된 유니버셜 레코드로 '최고의 전통,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유니버셜의 깨지지 않는 레코드가 나왔습니다'라는 광고 문안이었다. 이런 텔레비전 광고가 이제는 연간 2천편 이상 새로 제작되고, 광고비가 3조원에 가까운 가장 강력한 광고매체로 발전해 시청자에게는 가까운 친구이면서 또한 생활세계를 황폐화시키는 애물단지이기도 하다.텔레비전 광고를 보고 난후 효과조사를 하면 광고주가 전달하고자 하는 판매소구점보다는 모델, 광고노래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렇듯 텔레비전 광고에서 모델의 역할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업들은 제품과 어울리는 인기모델을 찾아 전속모델, 준전속모델, 단발모델 등으로 구분해 활용한다. 전속모델로 가장 오래 활동한 사람은 제일제당 '고향의 맛 다시다' 광고캠페인 모델 김혜자로 1975년부터 30년 이상 활동했다.텔레비전 광고에서 3B전략이란 용어가 흔하게 사용되는데 이는 Beauty, Beast, Baby를 의미한다. 아름다운 여자와 동물, 어린아이를 등장시키면 강한 영향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득수준 증가, 소비자가 개별화, 파편화되면서 단순한 아름다움보다는 소비자에게 감동을 준 스포츠선수 등이 대거 모델로 등장하기 시작해 김연아, 박지성, 최경주, 박태환, 추신수, 차두리 등이 텔레비전 광고모델로 기대 이상 호감도를 얻기 시작했다. 최근 광고모델의 변화 과정을 분석한 한국CM전략연구소 자료를 보면 2009년에는 스포츠스타 김연아가 이승기, 김태희를 누르고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그는 현대자동차, 라끄베르, 매일우유, 삼성하우젠, 샤프란, 바이오거트, 나이키, 국민은행, 위스퍼, 아이비클럽 등 10개 이상의 브랜드에 겹치기 출연했다. 광고모델로서 김연아의 인기 비결은 생기있고, 자신있는 모습 그리고 연예인 같은 끼가 소비자에게 호감을 얻은 것으로 분석되었다.2010~2011년은 이승기의 해라고 할 수 있다. 이승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