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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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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트럼프 귀환의 교훈, 차별·혐오에 맞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 지면기사
'품위 지키자' 의지 표명한 민주당명언대로 고소득층서 표 얻었지만 트럼프 극우 마케팅 넘을 수 없어 이번 대선, 비흑인 유색인종이 결정 낮은 곳 마음 얻어야 품격 지켜2016년 힐러리와 트럼프가 맞붙었을 때 미셸 오바마는 "When they go low, we go high"로 회자되는 연설을 한다. 막말과 혐오를 쏟아내는 트럼프가 인기를 끌더라도 품위를 지키자는 의지의 표명이다. 비록 선거는 전국투표에서 지고도 경합주를 신승한 트럼프의 승리로 귀결됐지만 이 연설은 시대의 명언으로 남았다. 트럼프의 귀환을 알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토를 너무 잘 실현하는 바람에 대권은 물론 상하원까지 내주게 된다. 심지어 1992년 이래 단 한 번밖에 지지 않은 전국투표마저 패배했다. 태도에서는 저열하지 않되 정책에서는 트럼프보다 더 낮게 가야했지만 그 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지난 3번의 대선에서 소득별 지지율을 보면 달라진 계급투표가 눈에 띈다. 민주당은 연소득 3만~5만달러 미만 가구로부터 각각 52%, 56%, 45%를 득표했다. 트럼프는 41%, 43%, 53%로 세를 늘리며 가난한 이들을 파고들었다. 5만~10만달러 미만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46%, 56%, 46%를 얻을 때 트럼프는 49%, 42%, 51%를 획득했고, 저소득층과 중간소득층을 포괄하는 계층에서 민주당을 앞섰을 때 본 선거도 가져갔다. 10만~20만달러 미만의 고소득층에서는 민주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세 후보가 47%, 41%, 51%일 때 상대는 48%, 58%, 47%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비로소 트럼프를 꺾었다. 하지만 전체 선거는 참패를 당했다. 2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2020년 바이든과 트럼프는 동률을 보였는데 해리스는 51대 45로 완승을 거뒀다. 힐러리는 20만~25만달러 미만에서 2%p 우위를 점하고 25만달러 이상에서는 비겼다.결국 고소득층에서 이기고 그 이하 계층에선 역전을 당한 2024년 선거에서 민주당은 대패를 맛봤고 이와 유사했던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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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딥페이크 지인능욕 시대의 남녀관계 뉴노멀 지면기사
한국, 세계 성착취물 53% '심각'소설 '우리가 끝이야'가 말해주듯여성 폭력 과민반응 문제라는비상식적 남성의 연인 점점 줄어법 통해 적극적 수사·처벌 기대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비쟁점 법안 77건이 통과되었다. 출산 및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확대와 같은 저출산 대책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가운데 그에 못지않은 관심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 일명 '딥페이크 처벌법'에 쏟아졌다. 온갖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의 부족은 여성의 목소리를 폄하하는 성차별 문화의 일환이고, 이것이 초저출산의 거대한 지반임을 많은 여성들이 지적해온 바, 딥페이크 처벌법이 저출산 대책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로맨스 소설 '우리가 끝이야(It Ends With Us)'는 전 세계 1천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최근 개봉한 동명의 영화도 글로벌 박스오피스 4천억원을 돌파하며 제작비의 열 배가 넘는 흥행수익을 올렸다. 로맨스 장르로는 드물게 벌어진 세계적 열풍의 진원지는 틱톡에 서평을 올린 여성팬들이었다. 2016년 미국에서 발표된 이 소설은 그해 3만6천부의 인쇄본을 판매하며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여기서 그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무언가가 여성들을 마니아로 만들었고 이들의 자발적인 홍보에 힘입어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우리가 끝이야'는 어머니 세대와 다른, 그러나 완전히 단절되지는 않은, 여성의 삶과 연애, 결혼, 출산 등을 다루는 작품들의 조류와 결을 같이한다. 예를 들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2021년 노르웨이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The Worst Person in the World)'는 페미니즘과 미투운동을 직접적인 소재로 삼고는 페미니스트를 자임하는 여성이 성차별주의자로 비판받는 유명 만화가와 사랑에 빠지고, 동거하고, 임신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풀어낸다(이별의 이유와 젠더 전쟁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2022년작 프랑스 영화 '라이즈(Rise)'는 여성주의가 두드러지지는 않는 풋풋한 성장드라마인데, '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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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100등이 99등을 커닝한다고 출산율이 오르겠는가 지면기사
홍콩, 외국인 가사노동자 증가세현재 총 노동인구의 9%에 달해1993~2006년 출산율 1.3→0.9로↓스웨덴, 전업주부 획기적 줄면서출산율 2점대까지 반등 '정책 성공'지난 6일 필리핀 가사노동자 100명이 입국했다. 이들은 생활법률과 성희롱 예방 등 4주간의 교육을 거쳐 다음달 초부터 각 가정에 배치된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는 저출산 대책을 명분으로 현 정부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공조해 도입한 정책이다. 학계에서는 홍콩과학기술대의 김현철 교수가 전도사를 자임하며 세미나 등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정책의 실효성을 위해 한국 최저임금의 반토막 수준인 월 100만원가량의 급여가 적정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조정훈 의원의 주도로 최저임금 적용을 배제하는 법안이 발의된 적도 있지만 각계의 반발 속에 최저임금 적용 조건으로 일단 사업이 시작되었다.외국인 가사노동자의 임금을 대폭 낮추려는 데는 홍콩의 사례를 분석한 연구가 근거로 제시된다. 홍콩에선 이미 1970년대부터 가사 및 돌봄을 저개발 국가의 노동자에게 외주를 주었는데, 본격적인 변화는 이들의 임금이 확연히 낮아지는 90년대에 들어서다. 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25~54세 홍콩 여성의 노동시장 추이를 5세 이하와 6세 이상의 자녀별로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06년 사이 자녀 연령과 무관하게 여성 노동시장 참여율이 상승한다. 특히 5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의 참여율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며, 6세 이상 자녀가 있는 경우와 같아졌다. 이는 분명 임금이 대폭 낮아진 외국인 가사노동자의 증가가 주원인이다.홍콩과기대 김 교수에 따르면 대졸 여성의 경우 25%P의 노동시장 참여율 상승이 있었는 바, 이는 인류 역사상 본 적이 없는 정책 효과이며, 이 제도 덕분에 홍콩의 출산율이 더 떨어지지 않았다. 홍콩의 외국인 가사노동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현재 총노동인구의 9%에 달할 정도이지만 한국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저출산에 머물러 있다. 1993~2006년 사이에도 출산율은 1.3에서 0.9로 하락했다.초저임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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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죽어도 어쩔 수 없는 낙오자들의 나라 지면기사
개같이 벌어 정승이 되긴커녕일하다 죽는 사람 '해마다 2천명'최저임금 170원 오른 '1만30원''적절하다'는 우리사회의 악습나아질 기미마저 보이지 않아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는 속담이 있다. 험한 일도 마다 않고 어렵게 번 돈을 뜻깊게 쓰는 의로운 이들이 없지는 않지만 한국 사회엔 이런 말이 더 현실적이다. '개같이 벌다가 개처럼 죽는다'.지난 5월28일 쿠팡CLS 대리점의 배송기사로 14개월을 근무했던 고 정슬기씨는 새벽배송을 마친 뒤 자택에서 쓰러지고는 숨을 거두었다. 4남매의 아빠였던 고인은 사망 전 심야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10시간 30분씩, 주당 63시간이라는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41살의 한창인 나이에도 버티기 쉽지 않은 과로였다.쿠팡플렉스 남양주2캠프의 이름모를 직원과 고인이 나눈 카톡에는 쿠팡 측의 '예의 바른' 독촉과 고인의 고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탁드립니다. 달려주십쇼'라는 쿠팡 측의 요구에 고 정슬기씨는 '개처럼 뛰고있긴 해요….'라며 넋두리하듯 대답한다.저출산 때문에 망할 거라는 나라에서 어린 자녀가 넷이나 된다면, 하루 4시간만 일해도 생계와 육아에 지장이 없도록 전 사회의 지원이 필요할 듯싶지만 어림없는 일이다. 하루 10시간도 넘게 야간 일을 하며 '개처럼 뛰어야' 올바른 부모이고 그래도 건강에 이상이 없어야 모범적인 시민이다.한국사회의 모범시민은 새벽에 배송 일을 하는데 폭우가 쏟아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을 맡긴 기업 쪽의 정답은 죽음의 위험까지도 무릅쓰는 것이다. 지난 9일 새벽 집중호우가 내린 경북 경산에서 쿠팡의 물품을 배송하던 40대 여성 A씨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지 사흘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쿠팡 측은 배송중단 등 악천후에 따른 안전사항을 기사들에게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고 당시 A씨는 비 때문에 배달할 수 없다고 회사에 전했음에도 다른 곳부터 배송하라는 콜센터의 연락을 받았다. 이것이 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아니지만, 쿠팡의 말과는 다르게 폭우 배송의 위험을 감수하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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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연애 지원정책을 꼭 해야 한다면 지면기사
저출산 한국, 성차별 가장 악독경제분야도 72%가 남성우월주의중국, 잠재적 폭력남편 韓의 절반정책 실행해야한다면 성차별 편견선진국만큼 10% 안팎 하향 급선무최근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의 저출산 대책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보고서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지점이 여럿 있었지만 가장 논란이 된 것은 '남녀 간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방안'이다. 원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령에 있어 여성들은 1년 조기 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며 해당 정책은 본 분류에 포함될 수 있다'. 여기서 '본 분류'란 저출산 대책 가운데 '교제성공 지원 정책'을 말한다. 여자아이만 콕 집어 1년 조기입학을 시키는 것이 어떻게 훗날 이성에 대한 매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인지 마땅한 근거도 없거니와, 그저 임신과 출산을 위해 1년 일찍 학교에 가야 한다는 여자아이에겐 날벼락이 따로 없다.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모를 나이 때부터 출산을 위한 도구처럼 다뤄지는 여아에게도, 더 나은 교육을 제공받는 대신 덜 자란 여아를 짝꿍으로 두라는 남아에게도 터무니 없는 정책이다.연애와 결혼, 출산이 선택 사항으로 변모함에 따라 기본적으로 교제에 대한 유인이 줄어들었다. 누군가에게 끌리는 마음이 과거보다는 한층 강해져야 연애가 이뤄진다. 한국의 경우 낙후된 노동시장으로 인해 훨씬 더 유인이 적다. 이에 더해 후진적인 성차별 관습 또한 저연애, 저결혼, 저출산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경제성장 선행국가들의 공통점이다. 일본, 싱가포르, 한국, 대만, 홍콩, 중국, 태국 등 7개국은 동아시아에서 경제성장의 단계가 높다. 태국의 경우 국민소득 1만 달러에 미달하지만 주변국보다는 한결 성장도가 높다. 이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일본이 지난해 1.2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모두 1.0 미만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낮다(중국은 1.0이다). 일본을 뺀 동아시아 6개국은 비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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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8.5%의 성평등 가구가 85%가 되는 세상이라면 지면기사
한국 청년세대, 기성세대와 달리가사분담 성평등 인식 매우 높아긍정적 평가 일색 '잘못된 진단'정말로 저출산 걱정한다면 노동시장부터 바꾸는데 힘 모아야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에 그치며 세간의 예상대로 0.7대가 무너졌다. 이 같은 극저출산의 시발점은 2015년으로, 이해 정점(1.24)을 찍은 출산율은 이후 바닥의 바닥을 뚫고 있다.최근 KDI(한국개발연구원)는 경력단절의 측면에서 극저출산의 원인에 대한 실증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2013년 1.19에서 2019년 0.92로 떨어진 데는 여성의 출산에 따른 고용상 불이익이 40%가량의 지분을 차지한다. 2015년을 기해 무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은 대폭 감소했지만 유자녀 여성의 그것은 소폭 감소에 그쳤는데, 이는 곧 여성들로 하여금 직장에서 퇴출되지 않으려면 출산도 결혼도 피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한다.과거와 달리 우리 시대의 청년여성 다수는 자녀보다 일을 택한다. 경제성장이 진행될수록 여성이 양자택일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노동시장에서, 가정에서, 온 사회에서 갖은 노력을 다하는 것이 일반적인 선진국의 모습이지만 지금껏 한국은 정말 저출산을 우려하는지 의심이 들 만큼 헛물만 켰다.한국의 후진적 노동시장은 유자녀 가정에도 악영향을 끼치며 저출산을 부채질한다. 10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유급 및 무급 노동의 양태를 보면,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 입장에서도 롤모델로 삼을 만한 가정이 소수에 불과하다.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10세 미만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는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제2유형 가구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일일 평균 유급노동시간(이동시간 포함, 식사시간 제외)이 각각 9시간55분과 8시간18분이고 무급노동시간은 53분과 3시간6분이다. 여성의 전체 노동시간이 하루 36분 더 많아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풀타임으로 일하고도 가사노동을 도맡다시피하는 여성이 불만을 제기했을 때, 남성 입장에서는 이성적인 대화와 조정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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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조국의 복수극보다 더 짜릿한 정치를 꿈꾸며 지면기사
노동이 강한 사회로 가기 위해선피할수 없는 영세 업체 구조조정스웨덴, 해고후 더나은 직장으로한국, 이중노동시장 문제 풀어야'가붕개'의 가슴 뛰게할 수 있을까조국혁신당의 대표 조국을 몰락시킨 건 내로남불이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내로남불을 공격하며 이번 총선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했다.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지지율은 최고 30%에 이른다.사법적으로 조국 대표는 일가족과 함께 처참하게 단죄당했다. 머잖아 그는 대법원 판결을 받고 2년간 실형을 살 가능성이 높다. 조국혁신당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당연히 이를 강하게 질책한다. 하지만 조국 대표가 받은 법적 심판은 오히려 그 같은 심판 자체를 피해가는 검찰 특권층에게 '느그들이야말로 역대급 내로남불'임을 상기시키는 최고의 무기로 기능한다.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기상천외한 전개에 헛웃음이 나지만 조국의 돌풍이 선거에 재미를 더한 것은 분명하다. 희대의 복수극이기에 말초적 흥미를 자극할뿐더러 '나에게 했던 만큼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도 수사하라'는 조국의 항변은 심지어 공정하기까지 하다. 복수의 조사에서 검찰의 전횡에 대한 심판에 동의하는 여론은 과반을 훌쩍 넘는다. 문재인 정부 이래 민주당 진영의 아픈 가시였던 내로남불과 불공정이 조국의 정치적 부활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겨누는 날카로운 칼로 변모했다.최고 권력을 향해 조국이 펼치는 공정한 복수극을 보며 황당함과 재미를 오가는 사이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 왔다. 평범한 이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에 신명이 났다는 어느 나라의 역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1932년 스웨덴 총선에서 사민당은 44년 연속 집권의 시작을 알리는 대승을 거두는 바, 이는 서민경제에 사활을 건 선거전략이 주효한 것이었다."선거운동 과정에서 정교한 경제이론의 논리와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정책 계획을 제시했으며, 그 내용은 특정 집단이나 이념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당시 대다수 사람들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바람에 정확히 부응하는 것이었다. 사민당 당원들의 운동은 신바람이 났고 구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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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이준석, 이대로 끝나는가 지면기사
상대 멸시·조롱 습관… 적 만들고심대한 자아도취에 판단력 잃기도지지층 '안티페미니즘' 과소 평가여성혐오 흥한자 여성혐오로 망해팽배한 남성우월주의 '기회' 될수도과도한 나르시시즘, 자아비대, 싸가지 없음. 정치인이자 인간으로서 이준석의 결함으로 지적돼온 것들이다. 하지만 그의 지지층은 인정하지 않았고 언론에서도 패기와 당돌함으로 포장해주곤 했다. 청년 남성의 표심을 견인한다는 이준석의 포지션은 특히 국민의힘 대선의 마지막 퍼즐이었기에 그의 단점은 승리의 영광에 희석되었다.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제3지대의 합당 이후 개혁신당의 기존 지지자들은 이준석을 물어뜯기에 여념이 없고 언론은 그의 난처한 상황을 시시각각 중계한다. 이준석 대표가 맞이한 작금의 정치적 위기는 '미소지니로 흥한 자 미소지니로 망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성차별 또는 여성혐오의 핵심이자 출발점은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인식이다. 이를 국가별로 비교하는 유엔개발계획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남성우월주의는 OECD 가운데 가장 심각할 뿐 아니라 경제후진국과도 별 차이가 없다. 상기 보고서는 성편견과 관련된 설문으로부터 세계 각국의 인식을 살펴본다. 각 문항을 보면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가 민주주의에 필수인지', '정치 지도자로서 남성이 여성보다 나은지', '대학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중요한지, '일자리가 부족할 때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권리를 가져야 하는지, '남성 임원이 여성 임원보다 일을 더 잘하는지', '가정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낙태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스웨덴, 뉴질랜드, 영국, 네덜란드의 경우 하나 이상의 성차별적 편견을 가진 남성의 비율이 29~34%로 나타난다. 반면 한국 남성의 경우 무려 93%에 달하고 있어 이들 나라보다 3배나 높은 남성우월주의를 과시한다. 둘 이상의 편견을 가진 남성의 비율에서도 4개국은 13~15%에 그치지만 한국은 80%에 이른다.세계 어느 나라든 이 같은 편견은 여성이 남성보다 소폭 낮다. 즉, 남성의 성차별 편견이 심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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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핀란드의 역설과 한국 저출산의 미래 지면기사
행복도 6년 연속 1위·출산률 하락독특한 핀란드 사례… 눈여겨봐야바닥 깨는 한국 삶의질·극저출산주 35시간·월급여 250만원 이상노동여건 파격 변화 최우선 과제북유럽의 출산율 하락 추세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과거에도 하락과 반등의 부침을 겪었지만, 이번 하강기는 최저치를 갱신했거나 갱신할 추세라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 특히 핀란드의 경우 일본과 비슷한 1.2대를 기록하며 초저출산 국가로 변모했다. 핀란드의 사례는 여러모로 독특하다. 핀란드는 세계행복보고서에서 2018년 첫 1위에 오른 뒤 6년 연속 선두를 지키고 있다. 세계 최고의 삶의 질을 구가하는 동시에 급격한 저출산을 겪는 것이다.핀란드의 역설을 설명해주는 몇 가지 자료를 보면, 먼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눈에 띈다. 세계가치관조사에서 일을 중요시하는 인식이 크게 증가한 반면, 가족을 중요시하는 인식은 소폭 하락했다. 핀란드 자체 조사에서는 일과 소셜미디어를 중요하게 여기는 집단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이유로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나타났다. 국제사회조사에 따르면 '자녀의 성장이 가장 기쁜 일'인지 물었을 때 북유럽 중 핀란드의 응답이 가장 낮다. 세계가치관조사에서 '부모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지 물었을 때도 핀란드의 동의가 가장 적다. 도시화 정도에 따른 출산율 비교에서 핀란드 대도시의 출산율은 북유럽 가운데 두드러지게 낮다. 종합하면, 최근 핀란드에선 대도시에 살며 출산보다는 일과 개인생활을 선호하고 또 그 삶에 매우 만족하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록적인 저출산과 세계 최고의 삶의 질이라는 역설이 벌어지는 중이다. 핀란드의 출산율 하락세와 삶의 질 최전성기가 언제까지 동행할 것인지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한국은 바닥을 알 수 없는 극저출산과 낮은 삶의 질에 머물러 있다. 노동시장과 가정 내 성평등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에 변죽만 울려댄 결과이다. 짧은 노동시간과 위아래로 튀지 않는 적정 소득의 일자리를 성별 불문 보편화하고 가사 및 돌봄 분담의 균등도를 끌어올림으로써 출산율 방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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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9시 출근, 4시 퇴근, 급여 300만원 지면기사
일자리 기준점 된다면한국의 문제 3분의 1쯤 해결 기대가당치 않지만 스웨덴 등 현실화노동시간 못미치는 급여 일자리 많고출퇴근 시간 길어 낮은 임금 이중고지난 13일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연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주당 최장 근로시간의 상한을 구분해 늘린다는 입장이다. 노동시간 연장에 대한 정부의 꿈을 듣고 나니, 한 달 전 'X(옛 트위터)'와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던 글이 떠올랐다. X의 어느 유저가 올린 단상이 시발점이었다. "난 9시 출, 4시 퇴, 월급 300. 이게 기준이어야 한다 생각함." "이렇게 되면 현존하는 한국의 문제 대략 3분의1쯤 해결될 듯." 이 두 개의 포스팅도 꽤 널리 퍼졌지만, 이를 받아 X의 또 다른 유저가 올린 글은 훨씬 대박을 쳤다. "이러면 일단 20대, 30대 정신병 싹 낫고 갑자기 애 낳고 싶어질 걸." 이 짧은 포스팅이 X에서만 좋아요 2천800개, 공유 9천500개, 총 노출수 220만을 기록했다. 반응은 세 갈래로 나뉘었다. 저 정도론 안 되고 더 파격적이어야 한다는 의견, 안 될 거지만 말만이라도 어디냐는 장난 섞인 의견, 실현 여부는 차치하고 진지하게 효과가 상당할 거라는 의견들이 분출했다. 노동시간을 늘리려는 윤석열 정부의 꿈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바람들이다.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달려드려는 건 아니지만, 임금 및 노동시간의 최고 선진국들에서 '9시 출근, 4시 퇴근, 급여 300만원'이라는 기준점은 현실화의 정도가 상당히 높다.2023년 한국의 평균임금을 일자리행정통계 기준 360만원으로 추정했을 때, 300만원은 평균임금의 83.3%에 해당한다. 같은 기준으로 집계된 스웨덴의 급여를 19개 업종별로 분석하면, 2019년 기준 숙박·음식점업의 급여가 가장 낮아 전체 평균임금의 74.2%를 기록했다.이 업종 내에서도 급여가 낮은 편인 주방보조원의 평균급여는 35~54세의 경우 노동자 평균임금의 70.3%이다. 산별단체협약서를 토대로 실근로시간을 추정하면, 주당 평균 34.2시간 근무 시 저 정도 급여를 받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