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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세상에 이런 법이" 지면기사
정치인 김종필은 그림도 곧잘 그렸다. 1984년 작 '주먹'은 미국 컬럼비아대가 소장하고 있다. 자신의 주먹이 모델이다. '힘 없는 정의는 무기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라고 나중에 구두해설을 붙였다. 파스칼의 법 이념을 나름대로 형상화했다고 할까. 그렇다면 정의의 주먹이겠다. 보는 이에 따라 철권(鐵拳)을 떠올릴 수도 있다. 박정희 철권통치의 영원한 이인자가 전두환 철권통치에 전 재산을 헌납당한 시기이니까. 혹은 군사쿠데타에 제압된 원조 쿠데타 주축이 총칼을 빼앗기고 맨주먹으로 맞선 상황을 그렸을지도 모를 일이다.여하튼 정의의 상징이면 주먹보다 칼이 제격이겠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할 때 주먹은 정의와 거리가 멀다. 물론 불끈 쥔 맨주먹은 정의를 향한 저항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보통은 '정의의 칼을 받으라'고 하지 않나.정의의 여신이 천평과 함께 긴 칼을 들고 있는 배경이겠다. 천평이 한쪽으로 기울면 불의한 상황이다. 여신은 즉각 칼을 휘둘러 정의를 구현한다. 눈을 가린 것은 불편부당,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세계 각국 사법부가 정의의 여신상을 상징물로 세운 것도 이런 맥락이겠다. 한데 우리 대법원 중앙홀에 있는 정의의 여신은 사뭇 다르다. 정의의 칼 대신 법전을 들고 있다. 눈도 가리지 않고 똑바로 뜬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정치인 노회찬은 1998년 5월 한 라디오방송에서 "눈을 가리는 것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점을 상징하는데, 눈을 안 가리고 있으니 결국 '너 누구냐, 네 아버지 뭐 하시냐, 청와대는 뭐라고 하더냐'하는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칼이 아니라 법전을 들고 있는 것도 엄정한 처단보다 주변 눈치를 살펴 판결에 '법 기술'을 쓰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거다.곽상도 무죄 판결 심각한 의문부호50억클럽 대법관 등 수사 하는건지또 고무줄 선고 형량은 어떠한가최근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른바 대장동 일당에게서 5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으나 무죄 선고가 나자 노회찬 어록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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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지면기사
과학기술과 경제가 국가안보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정부와 기업 모두 국가와 국민경제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시기가 되었다. 국방과 산업 경쟁력은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어 국익 우선이 지상과제다. 지정학적 국방안보는 과학기술과 경제력에 기초하며 국가의 효율적 대외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은 인재와 첨단과학산업이 원천이기에 반도체, IT, AI, 무인기, 로봇, 2차전지, 로켓, 항공우주산업과 바이오를 포함한 첨단과학기술은 경제와 안보의 핵심이 되고 관련 인재는 더욱 중시된다. 정부정책과 기업전략도 국가전략과 기업 비전 및 인재 수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제사회에서 각국의 생필품과 전략물자 생산과 소비 및 인적·물적 이동으로 생산되는 경제효율은 국제정치와 연결된 경제안보의 중요성을 더욱 확실하게 한다. 더구나 경제 제재도 대외억지력이라는 점에서 산업과 무역 및 금융은 총성 없는 전쟁이 되었다. 여기에 첨단과학기술은 안보의 하드웨어인 국방과 소프트웨어인 국민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정책, 기업 경영, 인재 공급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야 국가 경제와 안보도 강해져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된다. 또한, 국방과 경제의 대외교섭능력인 외교는 국제사회에서 국익을 증대할 수 있는 국력의 지표가 된다. 정부정책·경제·인재·기업·산업…국가경쟁력 높이기 위해 협력해야 즉, 인재양성과 첨단과학기술은 경제와 국방의 원천동력으로 자본과 함께 기업과 국가의 생명력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국제사회의 과학기술 및 산업과 유통 및 시장은 국경을 초월하여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되었지만, 이것이 오히려 국가 간 경쟁의 원인이 되었다. 국방의 원천이 경제에 있고 경제의 핵심에는 인재와 과학기술이 있기에 과학기술 경쟁은 경제와 안보 마찰의 단초(端初)이다. 미·중 마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러하다. 진영 간 대립에서 가치관과 사회체제를 배경으로 한 대립 이면에는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한 국가이익이 있기에 자본과 인재 그리고 과학기술이 바로 국력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공급망으로 복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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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난방비 폭탄이 북한 미사일보다 더 치명적인 3가지 이유 지면기사
난방비 폭탄 이슈로 전국적으로 분노한 민심이 들끓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비교할 때 윤석열 대통령 임기 이후 가스요금이 40% 안팎으로 올랐다. 체감되는 가스요금 인상률은 2배나 3배 정도 되는 수준이다. 특히 저소득 가구의 경우 생계비 지출에서 가스 요금과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상 넘을 정도로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의 경우 가스 사용 정도에 따라 한 달에 수 백 만원 아니 수 천 만원의 요금이 나올 정도로 경악스러운 수준이라고 한다. 가스 요금이 오르게 되면 다른 물가 역시 동반 상승하게 된다. 벌써부터 우유 값이나 아이들이 간식으로 즐겨먹는 과자 가격이 인상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겨울 난방비 부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6년 전인 2017년 11월20~28일 두잇서베이가 자체적으로 실시했던 온라인 모바일 조사(전국 3천718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61%P,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겨울 난방비에 대한 부담감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본 결과, '부담된다'는 의견이 58.6%나 되고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고작 12.5%밖에 되지 않았다. 경제 얼어붙고 일상생활 치명타국민에게 큰 부담 주는 '즉시성' 난방비 인상의 첫 번째 원인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LNG(액화천연가스)의 비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까지 열 배 가까이 올랐다는 점이다. 에너지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나라의 에너지 확보 기준으로 볼 때 원가 상승은 최종 요금 인상에 결정적인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원재료 인상에다 기존에 누적되어 왔던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급 공공기관의 만성 적자도 요금 상승의 요인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자료에 따라 최대 10조원에 육박하는 미수금이 남아 있다고 한다. 당장 수입 가스 요금이 내리더라도 가격 인상 요인이 단기간 내 사라지지 않는다.한국가스공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략 8차례 정도 가격 인상을 적극적으로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코로나 국면에서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