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인아고라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 [경인아고라] 선비정신과 공인(公人)

    [경인아고라] 선비정신과 공인(公人) 지면기사

    국어학자 이희승 선생의 호는 '일석'(一石)이다. 그저 한 개의 돌에 불과하다는 겸손일까. 생전 동료들은 '아인슈타인'으로 불렀다고 한다. 독일어로 아인(ein)은 하나, 슈타인(stein)은 돌을 뜻한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은 한 개의 돌, 즉 일석(一石)이 된다. 그러면 혹시 자신의 호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처럼 장단상교(長短相交) 의미를 담은 것일까. 길고 짧음과 크고 작음은 서로 비교함으로써 드러난다. 한 개의 돌에서 꼭 강가의 돌멩이나 길 위의 자갈을 떠올릴 이유는 없다. 하나의 암석으로 이뤄져 있지만 지구보다도 큰 거대 행성도 있으니까. 마치 '우구데이칸의 술잔'처럼 말이다.몽골 칭기스칸의 대를 이은 우구데이칸은 술을 지나치게 좋아했다. 보다 못한 형 주치가 군신의 예를 잠시 접고 형제의 예를 청해 준열하게 꾸짖는다. "대칸이 세운 제국을 술로써 무너뜨리려 하느냐"고. 이에 우구데이는 "하루에 딱 한 잔만 마시겠다"고 약속한다. 주치가 만족해 물러가자 시종에게 명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술잔을 만들어라." 일배(一杯)와 일석(一石)의 크기는 상상력이 좌우한다. 그 일석 선생이 1956년 수필집을 냈다. '벙어리 냉가슴'이다. 여기에 남산골 샌님들의 생활과 지조를 담은 수필 '딸깍발이'를 담았다. 의복은 남루하고 몰골은 우스꽝스럽다. 청렴과 결백, 지조가 있는 삶을 지향하지만 실제 생활에는 무능하기 짝이 없다. 무능해도 청렴·결백 지향하는 삶우리 민족의 '딸깍발이 선비정신' 하지만 딸깍발이 샌님의 '앙큼한 자존심'과 '꼬장꼬장한 고지식'은 우리 사회와 역사, 나아가 민족에 대한 결단이라고 문학평론가인 서울대 권영민 명예교수는 평가했다. 이해타산적 물질주의적 생활에 젖은 현대인을 비판하면서 '선비정신'을 강조했다는 거다. 영화 '베테랑'에서 주인공 형사(황정민 분)가 내뱉은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말이 한때 유행어가 됐다. 유래는 일본어 '가오(顔)'일 게다. 얼굴이란 뜻인데 체면과 자존심을 의미하기도 한다. 바로

  • [경인아고라] 인문교육과 사회 그리고 정치

    [경인아고라] 인문교육과 사회 그리고 정치 지면기사

    산업화 시기에 태어나 자란 586·386세대가 사회 전반에서 활동한 지 꽤 되었다. 그들은 국가 경제 발전 시기 인문학, 특히 외국어 전공만으로도 직장을 얻어 가장이자 영업과 수출의 일꾼이 되었고, 기타 이공계나 경상계, 사회과학 전공 출신과 같이 사회에서 각자의 역할을 했다. 당시 교양으로 배웠던 인문학적 지식과 자기계발은 사회 가치관이 되었고, 시민들은 윤리와 도덕을 기본으로 법을 준수하며 사는 방법을 배웠다. 애국이 사회와 개인적 권리보다 우선시 되는 시대도 살았고, 통일이 한국 정치의 지상과제로 여기며 반공교육도 배웠다. 가정윤리와 사회규범은 법과 비슷한 가치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화 사회에서 도시개발과 금융 위주의 사회로 변화하며 한국에서도 '건강하세요'라는 말보다는 '돈 많이 버세요'하는 말이 유행했고, 동양 가치관인 '장유유서'의 사회규범은 '개인적 권리'를 위주로 하는 사회 가치관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IT의 발전과 상업주의 사회의 중심에는 개인의 부와 인권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 공동의 마을이 아닌 아파트 같은 독립된 공간에서 자란 청년에게 인터넷이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 시간제 경제활동의 수입과 투자(투기)를 기초로 하는 빨리 부자 되는 것에 관심이 늘었다. 사회가 바뀌고 이들도 바뀌고 있다. 이제 인문학적 상식이나 사회적 규범보다는 개인이 보호받고 경제력에 기초한 자유로운 생활을 영유하는 것이 생존 문제가 되어간다. 이러한 사회 변화와 경제의 중요성을 체험한 부모들도 자식들에게 성공하는 법에 기초한 학습과 자신을 보호하는 법적 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산업화 사회에서 금융위주 사회로개인의 부·인권 더 중요 '시대 변화'이런 상황에서 사회 생존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지식이나 어른, 스승의 충고는 잔소리가 되었다. 밀폐된 주거환경과 인터넷 플랫폼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사회에서 '인식의 창'은 인터넷과 관련된 언어와 동영상에 기반하여 세대별 그룹이 따로 형성된다. 어른과 아이들, 선생과 학생들, 기성세대와 청소년인 한 공간에서 같은 문화적

  • [기고] 수소 클러스터, 인천의 선택

    [기고] 수소 클러스터, 인천의 선택 지면기사

    정부는 지난 20일 국가첨단산업 특화단지 선정 도시를 발표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경기 용인·평택을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한편 경북 구미를 반도체 공정 핵심 원재료 공급기지로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웨이퍼 등 핵심소재 생산라인이 갖춰진 구미 역시 2026년까지 현재 월 140만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200만장까지 끌어 올린다. 이차전지 산업은 광물가공(전북)-소재(포항)-셀(충북·울산)-재활용(전북)으로 전고체, 리튬황 등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의 소부장 특화단지 선정 배경을 보면 기술 자립화, 공급망 내재화가 주목적으로 소부장기업 생태계 육성 강화 계획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광주와 대구의 미래차 분야 특화단지는 미래차 전환에 따른 높은 수요가 발생될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부품의 자립화·내재화를 추진한다. 인천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있어 타 지자체보다 최적의 입지조건을 내세우며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총력을 다해 왔다. 시는 항공, 항만을 비롯해 영종~송도~남동산단 등으로 연결되는 반도체 후공정과 소부장산업 혁신 생태 조성에 최고의 도시임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인천에는 1천260여 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반도체 패키징 소부장산업을 이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3년부터 LG전자의 미래차 캠퍼스(LG마그마)가 서부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다. 이러한 입지조건과 생태계가 잘 발달되어 있음에도 특화단지 지정에 탈락한 점은 인천시의 종합적인 전략 미흡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인천시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될 것으로 판단했다면 크게 잘못한 것이다. 국가첨단산업 특화단지 지정 탈락인천, 종합적인 전략 미흡으로 보여 정부 입장에서는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최대 반도체기업이 평택·용인에 있어 반도체 특화단지는 경기도가 선정되는데 이의가 없다. 이번에 경기도에만 5개 단지를 선정했다. 그만큼 반도체는 경기도에 집중시키겠다는 의지이다. 더 나아가 반도체산업을 국토 균형발전에서 비수도권 중에서도 육성시킬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 지

  • [경인아고라] 국회 결정보다 김남국의 결심이 더 필요한 시점

    [경인아고라] 국회 결정보다 김남국의 결심이 더 필요한 시점 지면기사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정치 생명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자산의 의혹과 관련하여 국회의원직 제명 권고가 올라왔기 때문이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난 20일 거액의 암호화폐(코인) 거래 논란이 불거지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해 징계 최고수위인 '의원직 제명'을 윤리특위에 권고했다. 유재풍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김 의원에 대해 양당에서 징계를 요구한 사안이 품위유지 의무·성실 의무·사익추구 금지 위반 등인데 이에 대해 징계 토론했고 제명 의견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기구가 아닌 민간 자문위원들로 구성된 국회 윤리자문위원회에서 '김남국 제명' 결정이 내려진 것은 기본적으로 준엄한 민심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본적인 의정 활동뿐만 아니라 집중 호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여론은 더 바닥으로 내려가지 못할 정도의 불신으로 가득 차 있고 김 의원의 제명 권고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자산의혹 관련 의원직 제명 권고김남국 의원 정치생명 최대 위기 우선 '김남국 제명' 결정의 일차적 원인 제공은 '김남국 의원 자신'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고 없었고 여부를 떠나 여전히 자금 출처가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는 데다 의정 활동 시간 중에 버젓이 코인 거래를 했던 정황은 더 이상 국회의원으로서 존립 가치를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오해를 살 법한 코인 관련 법안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평소 청렴한 청년 정치를 표방했던 김 의원의 이미지와 배치되는 모습이다. 보통은 이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지면 국민들 앞에 용서를 구하고 자신의 거취도 국민들에게 맡기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전 정치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인데 김 의원으로부터는 그런 태도마저 찾아보기 힘들다.첫 번째 사유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라면 두 번째는 국민 여론이다. 국회의원은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자리다. 국민들은 코인 사태와 관련해 김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 [경인아고라] 인천의 정책금융과 과제

    [경인아고라] 인천의 정책금융과 과제 지면기사

    정책금융은 정책당국이 정책목표의 달성을 위해 정책대상을 신용 면에서 우대하는 정책수단을 말한다. 인천에 국한해 구체화하자면 정책당국은 인천광역시나 의회 또는 유관기관이다. 신용면의 우대란 자금이나 신용도 부족을 남보다 먼저 덜어준다는 뜻이다. 정책목표는 지역경제의 성장과 발전, 활성화를 위한 고부가·미래산업의 육성이나 고용 확대, 취약산업의 보호 등이다. 정책목표에 따라 정책대상이 정해진다.신용 면에서의 우대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일정한 자격에 부합하는 정책대상에 한해 신용에의 접근가능성(credit availability)을 확대하는 양적 우대다. 둘째는 이자나 수수료 등을 낮추어 비용부담을 줄여주는 질적 우대다. 셋째는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하여 금융기관이 자금 취급을 회피하지 않도록 보증, 보험을 들어주거나 채무를 인수해주는 신용보완이다. 어느 경우든 무제한 지원이 어려우므로 정책대상에 일정한 자격제한을 두거나 지원한도를 설정한다. 신용 면 특정대상 우대 '정책금융'인천서 중기경영안정자금 대표적'고금리 환경' 벌써 지원한도 소진 인천에는 어떤 정책금융이 있을까? 국가나 정책금융기관 등 유관기관이 전국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닌, 인천 정책당국이 인천의 경제정책 목표를 위하여 인천만의 정책대상에게 제공하는 대표적인 정책금융은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과 인천신용보증재단의 보증 등이다. 얼마 전부터 소상공인경영안정자금도 추가되었다.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은 시정부가 2% 이내의 이자를 대신 내주는 이차보전(利差補塡)을 해주며 15개의 협약은행이 취급하는 자금이다. 매출채권 보험이나 협약보증 지원, 기계설치나 공장확보 등을 위한 구조고도화자금이 포함된다. 매년 1조원을 웃도는 규모로 지원한다.인천의 정책금융은 충분할까? 자격을 제한하는 정책금융이 충분할 리 없다. 그런데 특히, 금년에는 상반기도 지나기 전에 올해의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 지원한도가 소진되었다. 영 부족하다는 말이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년 상반기중 경영애로사항으로 자금부족을 꼽은 기업이 의외로 적

  • [경인아고라] 교육기회의 사다리

    [경인아고라] 교육기회의 사다리 지면기사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한 드라마 이야기이다. 이른바 온라인 셀러브리티의 이면을 보여주는데, 극중 아이비리그 출신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미국 북동부의 다트머스대학이다. 김용 세계은행 전 총재가 총장으로 재직했던 바로 그 대학이다. 여주인공은 "집안이 망해 어쩔 수 없이 중퇴했다"고 고백한다. 아마도 드라마 제작진은 다트머스대학의 학비 정책을 살펴보지 않은 것 같다. 홈페이지의 '재정 보조' 페이지에는 '가족의 연 수입이 12만5천달러 미만이면 학비 전액을 지원한다'고 나와 있다. 2023~24학년도 학비는 6만3천684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연 학비 8천300만원인데 가족 수입이 1억6천300만원에 못 미치면 학비를 사실상 면제해 준다는 거다. 더 있다. 가족 수입이 연간 6만5천달러 미만이면 학비는 물론 기숙사비 식비 교재비까지 총 8만7천793달러를 지원한다. 연 수입이 8천500만원에 못 미치면 단돈 1원도 낼 필요가 없는 거다. 유학생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성적이 아니라 가정형편에 따라 장학금을 주는 방식은 하버드대와 예일대도 마찬가지이다.따라서 "집안이 망해 중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하는 극중 설정은 실제와 간극이 있다. 학업에 열정이 있다면 재정보조를 신청해 공짜로 다닐 수 있는 것이다. 학업 말고 레저와 유흥에 관심이 있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제작진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한국의 SKY대학과 비슷하게 본 것 아닐까. 경제사정이 어려워 아르바이트에 내몰리는 한국 대학생처럼 미국 대학도 접시 닦기라도 해야 하는 걸로 말이다. 한마디로 미국 하버드 예일 다트머스대학에서는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한다'는 말 자체가 불가능하다. 과연 우리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는 어떠한가. "돈없어 대학중퇴" 드라마 옥에티미국 학비 가정형편 따라 재정보조 결국 사다리 문제이다. 옛날에는 공부가 사회경제적 계층 상승의 사다리였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개천에서 용이 나는 거다. 책 속에 길이 있고, 가난한 수재들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요즘은 다르다. '엄마의 정보력과

  • [경인아고라] 자랑스러운 한국인, 한중관계 출구는 어디에?

    [경인아고라] 자랑스러운 한국인, 한중관계 출구는 어디에? 지면기사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 야당 대표를 초청해 준비된 각본대로 한국에 대한 정책을 읽는 모습을 보며 중국정부의 대사직이 참 어려운 일이구나 생각했다. 당정국가로 공산당이 다당제의 실제 일당인 중국에서 외교부도 공산당 선전부와 통일전선부의 전략에 기조를 맞춰야하는 것은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이러한 연출이 독립국가 한국에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생각하지 못한 이분법적 전략은 우습다. 특히 한국어와 문화에 능통한 대사가 중국의 입지를 좁히는 행위를 한 것을 보면 중국 외교의 해프닝이라 보고 싶다. 우리는 인간적 입장에서 대사를 이해할 수 있으나 그의 행위가 정부에 대한 과잉충성에서 나온 것이라면 외교관으로서 소통 능력은 부족해 보인다. 여하튼, 한국인들의 이번 사건에 대한 기억은 오래갈 것이다. 사건의 핵심은 이번 행위가 싱 대사가 청춘을 담은 한국에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길 것이란 것에 베팅하지 말라는 것"은 바꿔 얘기하면 북한과 공조하는 진영이 이길 수 있다는 해석이 된다. 이는 한국 안보에 대한 도전이자 대한 국민을 건드리는 내정간섭이다. 한반도에는 아직도 북한의 6·25전쟁 도발로 생을 못다한 영혼이 도처에 묻혀있고 백발이 되어도 그 아픔의 멍에를 품고사는 사람이 많다. 이런 상황에 국민을 대변하는 야당 대표를 불러 읽어내린 행위는 한국을 무시한 행위다. 싱 대사나 중국 정부의 적절한 사과와 관련 조치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싱하이밍 대사, 한국야당 대표 초청"미국이 이길 것에 베팅하지 말라"주변국과의 국제관계 무시한 언사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대한민국은 민주선거로 선출된 지도자가 민의에 기초해 정책을 집행하는데, 이런 한국 국민을 무시한 행위는 한국 정부가 중국과 교류하는데 큰 장애로 남는다. 한국은 오랜 기간 중국에서 들어온 도교와 유교를 받아들였고 중국을 거쳐 온 불교와 천주교, 기독교도 받아들였다. 문화적으로 중국화 된 것들을 배우며 중국문화를 존경해왔고 덕망있는 중국인과 교류하는 것도 자랑으로 생각했다. 냉전시기에는 6·25전쟁으로 망가진 영토에 민주주의

  • [기고] 가족 사진

    [기고] 가족 사진 지면기사

    얼마 전 일본 큐슈지역인 유후인과 구마모토성(城) 여행을 다녀왔다.유후인은 중앙정부의 일방적 댐 건설 계획에 반대, 주민참여방식의 관광지 개발에 성공한 일본의 대표적 온천 관광지다. 우리나라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계절에 관계 없이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는 일본 특유의 절제된 삶의 미학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나고야성(城) 오사카성(城)과 함께 일본의 3대 명성(名城)으로 일컬어지는 구마모토성(城) 또한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축성했고 당시 납치한 우리 국민들이 동원되어 성을 쌓는데 기여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부모님과 함께 가족여행을 온 아들에게 "가족사진 찍어 드릴까요"라며 말을 건넸다. 그러자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아들이 "그러고 보니 엄마, 아빠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없는 것 같네! 잘 찍어 주세요"라고 대답했다. 영원히 가족구성원으로 남을 아들세상에 없지만 '가족사진'과 함께군대갔을때 사진 못챙겨줘 아쉬움 순간 19년 전 군에 입대한 아들이 '가족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식이 군대 갈 때에 가족사진을 챙겨주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부부는 미처 그리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가족사진을 찾아보니 변변하게 찍어놓은 사진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사진관을 찾아 사진을 찍어 보낼 수밖에 없었으니 시간이 걸렸다. 고된 훈련이지만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했을 아이 마음을 헤아려보면서 군대 갈 때 챙겨주지 못한 아쉬움과 가족사진을 보며 고단함을 달래보려고 했을 아이를 생각하니 안쓰럽기까지 하다. 물론 아이는 지금 이 세상에 없다.카메라도 흔치 않던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가족사진'은 형제자매의 결혼이나 할머니·할아버지 회갑잔치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만 사진사가 집을 방문해 찍을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지금처럼 언제든지 마음대로 쉽게 찍을 수 있는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집안 대청마루 가장 보기 좋은

  • [경인아고라] 대통령의 '공정 수능' 킬러문항보다 사교육이 핵심

    [경인아고라] 대통령의 '공정 수능' 킬러문항보다 사교육이 핵심 지면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 지시한 '공정 수능' 관련 발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이 장관에게 전달한 지시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과도한 배경 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킬러 문항)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카르텔(한편)이란 말인가.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아예 다루지 않는 비문학 국어 문제라든지 학교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과목 융합형 문제 출제는 처음부터 교육 당국이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으로서 아주 불공정하고 부당하다.'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뜨겁다. 특히 발언 시점이 가장 크게 정치적 공격을 받는 부분이다. 수능을 5개월 여 앞두고 수험생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입시 관계자들에게 '혼란', '혼선'을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대학 입시의 안정성을 감안한다면 일리가 있다.수능 5개월전, 혼란 가중돼 공방전초중고 사교육비 총액 23조 '심각'한 집 '한달 수백만원 지출'에 비판 그렇지만 대통령의 발언 내용 특히 사교육을 생각하면 판단 방향이 달라진다. 통계청이 교육부와 공동으로 실시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끔찍할 정도다.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3조4천억원이고 사교육 참여율은 75.5%, 주당 참여시간은 6.7시간으로 전년대비 각각 21.0%, 8.4%p, 1.5시간 증가했다고 한다. 2021년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데 사교육은 더 심화되었다. 전년대비 전체 학생 수는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참여율과 주당 참여시간은 증가했다고 하니 말이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중에서 고등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64만9천원이라고 하는데 적게 잡은 수치로 보인다. 한 집에 자녀가 2~3명 되고 학원 다니는 과목이 2~3개 더 늘어나면 한 달에 줄잡아 수 백만원이 사교육비로만 지출된다는 계산이 가능해진다. 사교육으로 골병이 들어도 회복 불가능한 경제적

  • [경인아고라] 인천 고용정책 환경의 변화

    [경인아고라] 인천 고용정책 환경의 변화 지면기사

    코로나19로 썼던 마스크를 이제 거의 벗었다. 그동안 인천의 고용상황은 어떻게 변했을까? 평균적인 변화를 보기 위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와 가장 최신의 통계 확보가 가능한 2023년 1분기를 비교해 본다.먼저 고용동향을 보자. 그동안 15세 이상 인구가 전국은 1.6% 늘어난 데 비해 인천은 2.7% 증가했다. 기존인구의 노령화에 노령층 전입인구의 빠른 증가가 한몫했다. 취업자는 전국이 1.4% 증가하고 인천은 1.6% 늘었다. 인천 서비스업종에서의 취업 증가가 두드러졌다. 실업자는 전국이 3.0% 증가했지만, 인천은 17.2%나 늘었다. 30대, 50대와 60세 이상의 실업이 큰 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취업자와 실업자를 더한 경제활동인구는 전국이 1.4% 증가하고 인천은 2.2% 증가했다. 실업자 증가가 인천의 경제활동인구 증가를 주도한 셈이다. 한편, 취업자도 아니면서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는 전국에서 1.5% 늘어나는 동안 인천은 3.5% 증가했다. 일하기 어려운 고령인구가 늘기도 했지만 좋은 일자리 선택을 위한 청장년층의 망설임도 크게 작용했다. 요약하면 코로나19를 전후하여 전국의 실업률이 0.1% 증가하는 동안 인천의 실업률은 0.7%가 증가한 한편, 고용률은 전국이 0.2% 감소하는 동안 인천은 0.7%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전후 고용률 0.7% 감소노동시장 이중구조 더 심각해져구직·구인자간 마찰 두드러져 이러한 고용동향에서 눈에 띄는 첫 번째 문제는 코로나19를 전후하여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점이다. 인구가 감소한 40세 미만 청년층의 실업률은 전국이 하락을 보이는 가운데 인천은 상승했다. 아울러 50대 장년층도 전국은 취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실업자 수가 감소했으나, 인천은 취업자와 실업자 수가 모두 증가했다. 이러한 청년층과 장년층의 높은 실업률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중소기업, 기초·뿌리산업 부문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한 번의 선택으로 오랜 기간 영향을 받게 되는 구직자로서는 가능한 한 서울 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