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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수 칼럼] 경기도지사, 정치 말고 자치할 사람이어야 한다

    [윤인수 칼럼] 경기도지사, 정치 말고 자치할 사람이어야 한다 지면기사

    6·1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으로 번지고 있다. 대선 승패는 갈렸지만 0.73%포인트라는 미세한 격차는 승리한 쪽이나 패배한 쪽 모두 개운치 않다. 5월 10일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긍정평가는 대선 득표율 언저리를 맴돈다. '졌잘싸' 이재명은 172석 민주당을 쥐락펴락하는 '재명이네 마을' 이장에 취임했다. 미래권력 윤석열은 행정부를 장악했고, 장외권력 이재명은 입법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의 대주주다.지방선거는 윤석열과 이재명에게 어정쩡한 대선 결과를 확실하게 자기 쪽으로 보정할 기회이다.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은 상승한다. 민주당이 승리하면 정권 견제의 칼날이 예리해진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패배하면 윤석열 정부의 전반기는 입법권력과 지방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에 압도당한다. 민주당이 패배하면 당이 위험해진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대선 패배 책임론까지 소환해 '졌잘싸'로 유지했던 결속이 흔들린다. 총선을 앞둔 의원들은 제 살 길을 찾아 무리무리 갈라질 수 있다. 대선서 전국 승패 저울대 지역 된 '경기도'道에 대한 관심 제한적이었던 후보들 대결 이처럼 살벌한 정치공학적 배경에서 경기도가 핫코너로 부상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은 경상도 광역단체와 충청권 3개 광역단체 및 강원도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전라도 광역단체와 세종·제주에서 이겼다. 수도권에선 국민의힘이 서울, 민주당이 경기·인천을 분점했다. 윤석열은 서울에서 31만700여표를 더 얻었다. 이재명은 경기도에서 46만2천800여표, 인천에서 3만4천700여표를 더 받았다. 대선이 24만7천여표의 득표차로 갈렸으니 경상도 득표율이 손톱만큼이라도 저조했거나, 충청·강원 광역 단체 한 곳에서만 실패했더라도 '윤석열 정부'는 없을 뻔했다. 경기도 득표율 차이 5.02%포인트가 대통령 선거를 뒤집을 뻔한 것이다.1천350만 인구의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 서울을 제치고 전국선거 승패의 저울대 지역이 됐다. 지역적 특성상 당연한 귀결이다. 경기도는 대한민국판 멜팅 팟이다. 도민의 대부분이 전국에서 유입됐다. 1

  • [윤인수 칼럼] '정권 유지냐 교체냐'만 남은 진흙탕 대선

    [윤인수 칼럼] '정권 유지냐 교체냐'만 남은 진흙탕 대선 지면기사

    20대 대통령선거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참혹한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 후보와 공약을 집어 삼킨 악성 선거 캠페인은 정치학자들에겐 두고두고 연구 대상이 될 것이다. 진영의 편에서 진실과 허구 사이를 맴돌며 유튜브와 SNS 수준으로 격하된 언론에겐 되풀이해선 안 될 반면교사로 남을 것이다. 세대와 계층과 지역은 물론 청춘 남녀마저 투표 지향으로 쪼개진 국민 갈등은 상당 기간 우리 사회의 가치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를 남겼다.이번 선거에서 가장 먼저 정당이 사라졌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은 경선에서 비주류 후보와 외부인사를 후보로 확정했다. 민주주의에서 대중의 정치 의사는 정당으로 수렴된다. 정당은 정강과 정책을 대표하는 주도세력이 있기 마련이고 그 세력 내부의 경쟁으로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국민이 참여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경선 결과로 양당의 주류 세력은 부정당했다. 비주류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사과하고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했다. 전직 검찰총장 윤석열은 경선이라는 단 한 번의 정치 행보로 국민의힘 후보가 됐다. 대선 후보와 당 대표가 두 번의 불화를 겪고서야 유세장에 함께할 수 있었다. 정당·후보·공약 열등 경쟁속 차별화도 저열李·尹, 유세 대장정 목전 겨우 진영 결속 그쳐 정당은 사라지고 후보만 남아 시작된 대선 정국에서 후보마저 지워졌다. 정강과 정책에 기반한 정당 경쟁이 사라지니 상대 후보를 직접 겨냥한 악성 캠페인으로 선거판이 뻘 밭이 됐다. 야당은 이재명을 대장동 몸통으로 단정했다. 여당은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소환해 윤석열을 대장동 뿌리로 규정했다. 여당은 윤석열이 무능하다, 야당은 이재명이 거짓말쟁이라 진영을 세뇌했다. 후보만으로 부족하자 가족들도 저격대에 세웠다. 쥴리 의혹에 시달린 김건희는 학력 허위기재가 드러나 국민에게 사과했고, 주가조작 사범으로 몰렸다. 혜경궁 의혹의 강을 건넜던 김혜경은 대리 약처방과 법인카드 횡령 혐의를 받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녀의 아들은 도박, 성매매 의혹의 흔적을 남겼다.

  • [윤인수 칼럼] 진영 밖 민주 국민이 결정할 나라의 운명

    [윤인수 칼럼] 진영 밖 민주 국민이 결정할 나라의 운명 지면기사

    중국 정부는 2002년 동북공정으로 대한민국 복속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디뎠다. 5년간의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사를 통째로 중국 역사에 편입시켰다. 대한민국 고대사를 자기들 멋대로 국유화하는 만행이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인내했다. 역사적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보편적인 상식, 대중무역을 유지해야 할 경제적 고려, 한반도 정세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한 인내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인내로 중국의 만행은 더욱 방자해졌다. 역사를 가져가더니 역사에 스민 문화도 훔치기 시작했다. 김치와 아리랑을 자기네 것이라 하더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한복이 오성홍기를 받들게 했다. 모두 한민족의 얼이 스민 문화 상징들이다. 대한민국이 인내한 결과 중국은 대한민국 영혼까지 약탈하기에 이르렀다.중국 정부보다 무서운 것은 중국 인민들이다. 중국의 청년세대는 중국 정부가 왜곡한 역사에 세뇌당하며 성장했다. 정부가 통제하는 언론은 모든 것은 중화에 복속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발신한다. 중국의 13억 인민들이 중국 정부가 조작한 역사를 비판 없이 수용한다. 이제 스스로 김치, 아리랑, 한복이 자기문화라고 믿는다. 중화주의와 수정된 역사에 세뇌당한 중국 인민들이 일제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 극우세력처럼 타락하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역사와 문화뿐 아니라 한반도를 하나의 중국이라 주장할 수도 있다.세뇌된 대중의 일편단심 ‘대선 판세’ 접전결국 이성적인 부동층 선택으로 결정될 것세뇌된 대중은 위험하다. 권력의 칼과 방패가 되어 권력을 유지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권력 자체가 국가인 북한은 세뇌된 대중 없이는 권력 유지가 불가능하다. 권력은 세뇌된 대중을 동원해 적을 유린한다. 국제질서의 대변환기에 세뇌된 대중으로 무장한 북한, 중국, 일본의 군사적, 경제적, 역사적, 문화적 도전이 대한민국을 향하고 있다. 생존하려면 한치의 빈틈 없이 응전의 대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불행하게도 외우에 내환이다. 세뇌된 대중의 적대적 대립으로 대한민국이 갈라졌다. 조국사태가 발단이다. 명백한 범죄혐의를 두고 장외 촛불 재판이 열렸다. 조국을 믿는

  • [윤인수 칼럼] 대선 판 다시 짜는 이성적인 민심

    [윤인수 칼럼] 대선 판 다시 짜는 이성적인 민심 지면기사

    인공지능(AI)의 시대이다. 체스와 바둑으로 인간을 희롱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젠 인간계에 AI를 능가할 초월적 천재는 멸종했다. 인간의 감성적 판단 보다 AI의 과학적 판단을 신뢰하는 세상이 됐다. 코로나19 방역에 실패와 성과를 반복하는 정부를 인내하기보다 차라리 방역을 AI에 맡기는 편이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전지전능한 AI에게 인류가 의지하는 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될 것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AI 유토피아를 낙관한다.인문학자들의 반론은 심각하다. 전지전능한 AI가 인류를 지배하고 인간을 퇴보시키는 디스토피아를 걱정한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가 감정 없이 인류를 억압하는 상상력은 영화 소재로도 진부하다. 무서운 건 인류가 상상을 현실로 실현해낸 종(種)이라는 사실이다. 영화적 상상처럼 AI 디스토피아가 도래하면 인류는 AI 알고리즘에 따라 삭제와 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본성인 자유의지를 잃는다. AI 유토피아 찬미자들은 AI의 최종적 주인은 결국 인간이라고 반박한다. 그런데 전지전능한 장난감을 가진 인간이 악당이라면 대책이 없다. 권력자들은 늘 악당에 가깝다. 최악은 독재정권과 AI의 조합이다.농담 따먹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AI의 알고리즘이 설계한 디지털 공간에서 춤을 추고 있다. 대중은 페이스북 알고리즘으로 크고 잘게 분리됐다. 크게는 정당과 후보로 나뉜 유권자들이 작게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담을 쌓고 있다. 집단 이익의 요구는 즉각적이고 구체적이다. 나의 탈모가 남의 희귀질병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SNS 알고리즘은 이들이 담장 밖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섬세하게 관리한다. 끼리끼리 모일 수 있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그 친구들이 읽는 매체와 정보를 친절하게 소개한다. AI 기술은 국민 갈라놓고 정치는 취사 선택대통령은 대중을 국가앞에 통합시켜야 한다 AI가 분리하고 분류해놓은 대중은 정치권력의 손쉬운 먹잇감이다. 현재 권력이든 미래 권력이든 우호 그룹을 관리하고 타깃 그룹을 유혹해 절반의 대중만 획득하면 된다.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통합의 메시지는 소구력 없는 허언

  • [윤인수 칼럼] 누가 먼저 '87체제' 극복을 선언할텐가

    [윤인수 칼럼] 누가 먼저 '87체제' 극복을 선언할텐가 지면기사

    지난 5월 '윤인수 칼럼'에서 "'이재명·윤석열' 구도는 국민의힘에 절망하고 더불어민주당에 또 절망한 민심이 선택한 시대적 대안"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두 사람의 정치적 부상을 집요하게 견제할 때였다. 샛별 같은 두 아웃사이더의 대선 경쟁을 통해 변할 의지도 이유도 없는 여야 기득권 동맹을 해체해주기를 응원했다. 지금 20대 대선은 '이재명·윤석열' 경쟁구도로 확정됐다. 하지만 두 사람을 향해 품었던 민심의 기대와 희망은 길바닥에서 헤진 낙엽처럼 뒹굴고 있다.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성골 후보 옹립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변방에서 거칠게 성장한 단기필마의 이재명에게 대선 후보를 진상했다. 민주당의 운동권 순혈주의는 무너졌다. 국민의힘은 정권이 버린 전직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선 주자로 입양했다. 권력 불임 정당의 누추한 쇠락이었다. 당심과 민심은 이재명과 윤석열로 두 정당의 기득권을 부정하고 시대적 효용이 완료됐음을 선언한 것이다. 이재명 '이재명이 민주당' 전체주의적 발상민주당 586, 권력 연장 혈안 '아무말 대잔치' 이번 대선은 9차 대통령직선제 개헌으로 시작된 '87체제'에서 치러지는 8번째 선거이다. 어떠한 장기집권도 불허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낳은 5년 단임 대통령제는 87체제의 주역들이 국정을 맡았을 때 꽃을 피웠다. 노태우는 북방으로 외교영토를 넓혔다. 김영삼은 금융실명제로 경제의 근본을 바꿨고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척결했다. 김대중은 IMF를 극복했고 정적들을 용서했다.영고성쇠의 법칙은 예외가 없다. 김대중 이후 87체제는 정권이 정권을 응징하는 퇴행적 기록을 누적시켜왔다. 체제의 주역들이 퇴장하자 체제의 산물인 586은 타락했다. 여야 586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권력추구 집단으로 변질했고 상대를 향한 적대와 혐오로 공생해왔다. 민주당은 이번 정권에서 민주세력의 도덕성을 잃었고, 국민의힘은 전 정권에서 산업세력의 가치와 기능을 상실했다. 그 결과가 이재명이고 윤석열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87체제의 마지막 배설물이다.87체제는 대통령이 국회를 종으로

  • [윤인수 칼럼] 이재명 vs 윤석열, 무당파가 결판낸다

    [윤인수 칼럼] 이재명 vs 윤석열, 무당파가 결판낸다 지면기사

    20대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경쟁으로 압축됐다. 지표는 야당이 유리하다.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유지 여론을 압도한다. 이상한 건 이재명과 윤석열의 지지도가 호각세라는 점이다. 두 사람을 향한 비호감 여론은 60% 안팎으로 엇비슷하다. 무당파 여론이 두 사람을 진영에 가두어 놓고 누가 진짜고 가짜인지, 누가 최악이고 차악인지 간을 보는 형국이다.집권세력의 내로남불에 절망하고 무기력한 제1야당에 실망한 여론으로 인해 정당 권력은 진공상태가 됐다. 기득권 열외지대에서 입지전적 스토리를 쌓아 온 이재명과 윤석열이, 진공의 봉인을 풀고 거대 여당과 ·제1야당을 접수한 배경이다. 급히 먹은 떡은 체하기 십상이다. 정치적 압축성장에 가려졌던 두 사람의 이면이 뒤늦게 드러났다. 무당파 여론은 두 사람을 각자의 진영에 봉인해 놓고 차근차근 지켜보기로 작정했다. 내로남불 與에 절망하고 무기력 野에 실망교체가 유지 여론 압도에도… 지지 호각세 이재명은 대장동으로 이미 많은 걸 잃었고, 더 많은 걸 잃을지도 모를 위기에 처했다. 형수욕설, 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설, 김부선도 극복한 이재명이 대장동 올무에 발목이 단단히 걸린 것이다. 앞선 스캔들은 가족사요, 개인사였다. 사과와 반성, 신체검사와 무대응으로 모면할 수 있었다. 여론도 혀를 찰지언정 이재명의 정치생명을 끊지는 않았다. 대장동은 다르다. 민간인 몇 명이 설계를 통해 조 단위의 이익을 독식했다.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사업이라는 해명은 힘을 잃었다. 측근이 아니라고 부정당한 유동규가 최측근이라고 공인받은 정진상과 마지막 통화를 나누었다. 이재명의 해명들은 의심받고 있다.이재명은 장점인 정책인지감수성을 발휘해 대장동 탈출을 시도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음식점 총량제, 청년을 위한 자발적 포퓰리즘 선언 등 정책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한다. 하지만 대장동은 한밤중 타오르는 모닥불 같다. 꺼질 때까지 가릴 수 없는 불빛이다. 여론은 그의 정책보다 대장동의 결말에 더 집중한다.이재명이 본인 의지의 산물인데 비해 윤석열은 상황

  • [윤인수 칼럼] 침묵하는 민심이 심판관이다

    [윤인수 칼럼] 침묵하는 민심이 심판관이다 지면기사

    문재인 대통령이 양념이라 했던 팬덤은 이제 단순한 정치적 기호((嗜好) 수준을 넘어 정당과 정치지도자의 운명을 결정할 정치 결사로 진화했다. 조국 사태가 기폭제가 됐다. 진보의 표상이 감추어왔던 볼품 없는 민낯은 민망했다. 진보진영은 반성과 성찰 대신 조국을 수사하는 검찰을 표적으로 삼아 서초동을 촛불로 밝혔다. 여당은 이를 민심으로 받들어 윤석열의 검찰을 박해했다.서초동 공간에서 조국은 예수와 맞먹는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유시민은 정경심의 PC 반출을 증거인멸이 아닌 증거보전이라 주장했다. 이 공간에서 발언권을 얻어 조국 무죄를 외친 사람들이 금배지를 달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조국 수호를 외친 덕분이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는 법. 조국 팬덤이 같은 질량의 윤석열 팬덤을 창조했다. 윤석열이 여당의 표적이 되자, 갈 곳 없던 보수층과 중도층이 표적 뒤로 줄을 섰다. 권력 작용의 반작용이 현직 검찰총장을 대권 후보로 밀어 올렸다. 조국 팬덤이 검찰총장으로 끝났을 윤석열의 운명을 바꾸었다. 팬덤 정당·정치지도자 운명 결정체로 진화그러나 묵언 민심은 결정적 순간 훅 들어와 한국 정치는 맹신적인 팬덤에 갇혔다. 강력한 팬덤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다. 팬덤의 정치적 안전과 정서적 안정을 보장해 줄 인물에게 집중한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다. 여당 팬덤 연합체들의 선택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는 이재명을 정권 재창출의 적임자로 판단했고, 조국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조국 대체제로 지목했다. 이재명의 손가락혁명군이 여당 내 팬덤을 천하 통일했다.확정된 권위를 허물기란 계란으로 바위치기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투표 집계를 시비 걸어 경선 불복에 버금가는 저항에 나섰지만 사후 약방문이다. 당 지도부가 경선 투표 결과를 수정해 결선투표를 결단하는 순간 당은 쪼개진다. 정치적 자살을 결단하는 바보는 이 판에서 밥을 먹을 자격도 없다. 무엇보다 이재명을 정권 재창출의 유일한 희망봉으로 선택한 팬덤 연합체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이

  • [윤인수 칼럼] 대한민국의 서사(敍事)가 사라진 대선정국

    [윤인수 칼럼] 대한민국의 서사(敍事)가 사라진 대선정국 지면기사

    "지금 우리를 분열시키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치 홍보가들과 정치 선동자들, 정치적으로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오늘 밤 그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진보의 미국, 보수의 미국은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만이 있습니다. 흑인의 미국도 백인의 미국도 라틴계 미국도 아시아계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만 있을 뿐입니다." 2004년 미연방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깜짝 등장한 버락 오바마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념비적인 연설을 한다. '담대한 희망'으로 명명된 이 연설에서 오바마는 자신의 서사와 미국의 서사를 일치시킨다. "웃긴 이름을 가진 빼빼 마른 아이가 미국에 자신의 자리가 있음을 믿었던 그 희망"이 "(미국이라는) 이 나라의 기반"이라고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라는 아프리카 이름으로 훌륭한 교육을 받고 유색인 상원의원으로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된 자신의 서사가 미국이었기에 가능했음을 강조했다. 모든 미국인에게 미국의 가치를 일깨웠다. 국민을 국가에 결속 시켜야 할 지도자들이네거티브 오염·고발사주 의혹 등 분열 참담 회고록 '약속의 땅'에서 오바마는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은 후의 심경을 이렇게 밝혀놓았다. "나는 젊고 검증되지 않은 신참을, 흑인일 뿐 아니라 이름 자체에서 낯선 인생사가 연상되는 사람을 믿어달라는 힘든 일을 미국 국민에게 요구했다. (중략)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기회를 줬다. 정치 서커스의 소음과 잡담을 뚫고 그들은 뭔가 다른 것을 이야기하는 나의 외침을 들었다. 내가 늘 최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내 안에 있는 최상의 것을 알아봐 주었다. 그것은 우리가 저마다 다르지만 하나의 국민으로 묶여 있다고, 선의를 지닌 사람들이 뭉치면 더 나은 미래를 향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였다. 나는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오바마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그들의 창조주가 부여한 이양할 수 없는 권리를 타고났다"는 미국 독립선언문의 증거로 자신을 내세웠고, 20

  • [윤인수 칼럼] 국민 수준에 못 미치는 대선 후보 경쟁

    [윤인수 칼럼] 국민 수준에 못 미치는 대선 후보 경쟁 지면기사

    제20대 대통령직을 향한 여야 대선주자들의 전쟁 같은 정쟁이 한창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은 문심(文心) 획득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 수호 경쟁으로 시작된 세력 다툼이, 이재명·이낙연의 '명낙대전'으로 좁혀지면서 상대를 지우기 위한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강팔라졌다. 지역감정, 조폭연루설, 노무현탄핵 방조, 욕설녹취, 음주운전 등 상대의 원죄를 묻고 여죄를 들추어내는 전면전으로 살벌하다. 이재명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지만, 이낙연은 동의하면서도 이재명의 도지사 사퇴를 양심의 문제로 강요한다. 휴전은 오래가지 못할테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이라는 대어가 입당하면서 진흙탕이 됐다. 초현실적인 성취로 보수진영의 기린아로 떠오른 이준석 대표는 과도한 다변과 새털 같은 행보로 자리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실정과 실책이 즐비한 임기 말 정권과의 유리한 싸움 대신, 당 대표인 자가 대표임을 증명하려는 무의미한 시비에 몰두한다. 자존심에 집착해 대의를 잃는 청년의 오류를 바라보는 지지층은 불안하다. 윤석열은 잇단 실언으로 대선주자급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메시지의 진의와 맥락 전달에 번번이 실패하는 언어의 한계가 위험 수준이다. 국민의힘은 대어를 가두기에 너무 작은 연못이고, 윤석열은 메기인지 돌고래인지 분명치 않아 보인다. 여야 주자 모두 정치 철학 빈약·정책 빈곤민주당 정권 비판적 평가 피하며 질문 외면 대한민국은 선출된 대통령 권력으로 민주주의의 정체성과 국민의 삶을 이어가는 나라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남긴 정권의 유산을 계승하거나 극복하거나 청산하는 과정을 누적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하다못해 민주주의를 유린한 박정희 정치적 악업을 기어코 청산하고, 경제성장의 업적은 계승했다. 북한의 대남정책에 따라 부침은 있었지만 김대중 정권의 남북협력 기조는 여야 후속 정권이 모두 이어왔다. 민주화를 성취한 87체제 이후엔 수차례의 정계개편으로 민주화 진영과 경제성장 세력이 섞이면서 진보와 보수의 가치를 양립시키는 상식을 유지해왔다. 이번 대통령선거의 핵심도 문재인 정권의 유산 처리이다. 대선주자들

  • [윤인수 칼럼] 정권의 님비가 된 수도권매립지

    [윤인수 칼럼] 정권의 님비가 된 수도권매립지 지면기사

    환경부 '대체지 공모' 최종적으로 실패했다생폐물 직매립·건폐물 금지 등 변죽만 울려사용연장 의지 분명한데 솔직히 말 안한다결단 고통 '차기'로 미뤄… 국민 기억할 것환경부가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에 최종적으로 실패했다. 수도권 쓰레기를 매립하는 인천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신매립지였다. 인천시의 2025년 수도권매립지 폐쇄 선언에 대한 대응이었다. 3천억원의 인센티브를 걸었지만 지난 1월 1차 공모에 응한 지방자치단체는 전무했다. 지난 9일 마감한 재공모도 마찬가지였다.천문학적 인센티브에도 신매립지 공모가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자명하다. 자기 지역에 쓰레기매립지를 들여오는 시장·군수는 주민소환에 걸려 바로 잘릴 각오를 해야 한다. 선출직에 영원히 나설 수 없는 지역의 원흉이 될 수 있다. 3천억원의 주민 이익 보다 자신의 정치생명이 더욱 중요하다. 자치단체들이 환경부의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를 비웃었던 배경이다. 환경부는 "추가공모는 없다"고 밝혔지만 '할 수 없다'가 정답이다.대체매립지 공모 무산 직전 환경부는 2026년부터 현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는 시행규칙을 공포했다. 지금처럼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모아 그대로 매립하는 대신, 재활용품을 선별한 뒤 남은 쓰레기를 소각해 재만 묻으라는 얘기다. 수도권매립지에 매립하는 생활폐기물량을 80~90% 감축할 수 있고, 그만큼 사용기간은 연장된다는 얘기다. 공모 실패 직후엔 수도권매립지에 건설폐기물 반입 금지를 검토한다고도 했다. 실행하면 생활폐기물보다 훨씬 큰 매립 감축 효과가 발생하고, 인천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한은 더욱 늘어난다. 환경부는 인천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을 연장할 폐기물 감축 대책만 만들어 놓고 대체매립지 확보는 손을 놓아버렸다.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26년부터 소각재만 매립하려면 소각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대체매립지를 희망하는 시·군이 없듯이, 지자체 소각장을 반기는 읍·면·동도 없다. 경기도에는 내구연한이 다 된 소각장들이 즐비하다. 지자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