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월요논단] 군사기록유산의 백미, 군영등록(軍營謄錄)
    칼럼

    [월요논단] 군사기록유산의 백미, 군영등록(軍營謄錄) 지면기사

    조선후기 군사제도뿐 아니라정치·외교·경제·사회분야 등다양한 생활사 담아낸 자료 가치있는 300년 기록속에서 평화의 의미 찾아볼 수 있어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돼야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기록문화의 나라이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등 13개가 등재되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소속된 조선왕조 왕실도서관인 장서각에는 왕실문헌 12만 권과 문중에서 기증 기탁한 고문헌이 5만 권으로 총 17만 권의 찬란한 기록문헌이 소장되어 있다. 그중에 조선왕실의궤, 동의보감은 이미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이에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는 세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군영등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키는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조선왕조가 문무양반제도를 갖추었음에도 무를 경시하고 문치에 치중했다고 하지만 무에 대한 중요성을 소홀히 여긴 것은 아니다. 장서각이 소장한 조선왕조의 군영등록은 조선후기 도성(都城)에 주둔하던 중앙 군영에서 제작한 국가기록물로서 조선후기의 군사제도를 비롯하여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의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 기록물이다. 군영등록에는 임진왜란과 명·청 교체기를 지나며 형성된 국방강화와 평화유지라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되어 있으며 동북아시아의 역사상에 시사하는 바가 큰 기록이다. 즉 군영등록은 1615년 인조 재위기간부터 1894년 고종 대(代)까지 약 300년에 걸쳐 기록한 책으로 전체 분량은 89종 689책이며, 기록유산적 가치는 물론 기존의 연대기 자료로 대체할 수 없는 역사적 실상을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록한 자료이다.조선왕조 군영등록은 조선후기 왕실의 호위와 도성의 경비를 담당한 훈련도감, 어영청, 금위영 등 각 군영의 일지류, 규정집, 왕의 거동 수행, 성역 감독, 군사훈련, 시재 및 포상, 재정, 공문 모음, 인사, 민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내용은 기존의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 연대기 자료에 없는 내용들이다. 조선왕조 군영등록은 대외적인 침략이나 진출목적에서가 아니라 왕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평화적 군사조직의 기록으로서 군

  • [월요논단] 친일, 그 자기기만의 역사를 넘어
    칼럼

    [월요논단] 친일, 그 자기기만의 역사를 넘어 지면기사

    인천연극계나 문단에서함세덕을 기리고 싶은것은 당연그의 뛰어난 성과와 과실조차안타깝게 이해하는 날 올것그가 남긴 작품 깊이있게 탐구사색하며 실천하는게 중요지난 7일 인천 문학시어터에서는 인천연극협회 주관으로 '함세덕과 인천연극의 미래'라는 주제로 작은 포럼이 열렸다. 2015년이 탄생 100주년이었으나 변변한 기념행사도 준비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공유된 자리였다. 함세덕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인천이 낳은 한국근대연극사 최고의 작가이다. 그러나 친일과 월북으로 그의 문학이 제대로 조명되고 해석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렸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현재 친일부역행위가 명백한 인물을 기념하는 사업에 공공재원을 지원받을 수는 없다. 당연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불공평하게 시행되고 있는 현실이나, 과실 때문에 공적으로 기릴 수 없는 불합리한 지점을 들어 재고를 요구하기도 하며 심지어 당시에는 누구나 친일을 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더 이상 이를 거론하지 말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친일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이는 아예 거론되지 않거나 누구나 다 그랬다는 합리화로는 절대 극복될 수 없다. 친일의 문제는 현재에도 청산되지 않았고 이는 우리 사회 전 영역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거론할 수 없으니 간단하게 문학의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의 판단으로 친일문학은 일종의 자기기만의 결과이다. 친일작품을 심층 분석하면 대부분 친일부역을 강요받는 자아와 이를 용인하는 자아가 복잡하게 뒤엉켜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식민지 조선의 대부분 작가는 식민지 조선인이 평등하게 일본제국의 신민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친일작품의 1차 주제는 일본제국을 찬양하고 전쟁참여를 독려하며 희생과 헌신을 예찬하는 것이었다. 스스로 믿지 못하는 것을 외칠수록 표현은 과격해지고 목소리는 높아졌으며 종국에는 한낱 식민지의 소모품인 주제에 제국의 지배자처럼 사고하고 산 채로 먹히면서도 그것이 영광이라고 호도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것이 현재도 남아있는 친일문제의 일원인 것은 이

  • [월요논단] 현충일과 태극기
    칼럼

    [월요논단] 현충일과 태극기 지면기사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소용돌이치는 국제 정세와21세기 문명전환의 시대에태극기에 담긴 조화통일의 원리남북통일 뜻과 길을 새겨 보는 현충일이 되었으면오늘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고귀한 넋을 기리는 61회 현충일이다. 이 강토를 목숨으로 지켜온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새기며 나라사랑의 정신과 실천을 일깨운다. '호국영령(護國英靈)'은 '나라를 지키다 죽은 사람들의 영혼'으로 주로 6·25전쟁 중 대한민국을 수호하다 산화하신 국군용사들을 지칭한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쳐 먼저 죽은 열사'로 주로 일제강점기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고통과 탄압 속에서도 조국 광복을 위하여 목숨 바쳐 저항하다 돌아가신 독립투사들을 일컫는다. 즉,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삶보다 죽음을 기꺼이 택했던 모든 애국지사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다. 생자(生者)는 사지근(死之根)이요 사자(死者)는 생지근(生之根)이란 말처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오늘날 꽃피어 있는 우리들의 삶의 밑뿌리가 되어 영원히 살아있는 거룩한 혼령들이다. 현충일을 처음 제정하던 1956년 당시 추모 대상은 한국전쟁 전사자 즉 호국영령에 한정되었다가, 1965년 국군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되면서부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함께 추모하게 되었다. 이후 국립묘지에는 6·25 전몰장병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대한민국 수립 이후 국가원수, 국가유공자, 경찰관, 전투에 참가한 향토예비군 등이 추가 안장되었다. 1982년 5월부터 현충일을 국정공휴일로 정하여 모든 애국지사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아울러 추모하는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현충일에는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의미에서 태극기를 반기(半旗)로 게양하고 아침 10시에는 전 국민이 사이렌 소리와 함께 1분간 묵념을 올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명복을 빌며, 국립현충원, 국립묘지, 전쟁기념관, 독립기념관 등 위령을 모신 곳을 방문하여 분향하고 헌화한다. 올해 현충일에는 가족 자녀와 함께 현충일의 의미를 새겨

  • [월요논단] 홍만표의 불법과 강봉수의 감동
    칼럼

    [월요논단] 홍만표의 불법과 강봉수의 감동 지면기사

    홍 전검사장 '거액 수임료·탈세'강 전법원장의 '73세 박사학위'많은 사람들 퇴직후 삶 걱정과인생 마무리에 대해서도 고민강 박사의 도전과 성취는돈·권력보다 더 중요함을 보여줘홍만표와 강봉수. 같은 시기, 뉴스에 등장한 인물이다. 홍만표 전 검사장. 특별한 수식어가 필요치 않다. 다만 100억대 수임료로 문제가 된 최유정 전 부장판사와 함께 '유전무죄와 전관예우' 라는 사법부와 검찰의 오랜 부패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있다. 전직 검사장의 소환을 놓고, '검찰의 추락'이라고들 한다.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대박 문제에 이어 홍 전 검사장의 거액 수임료와 탈세가 일파만파이기 때문이다. 홍 전 검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에 직접 관여했던 터라 국민들이 보는 시선이 더 싸늘하다. 그러나 강봉수 전 법원장에 대해서는 낯선 이들이 많다. 한때 인천지방법원장으로 근무한 적도 있다. 그가 최근 뉴스에 등장한 것은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사실 때문이다. 그것도 73세의 나이에. 미국에 건너간 지 7년 만에 딴 학위다. 그는 본래 물리학자가 되고자 했으나 부친의 권유로 법대에 진학하여 법관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법조인이나 법대생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법고을 LX'의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의 표현을 빌리면 '수억 원대 연봉을 마다하고', 퇴임 후 로펌에서 근무하다가 66세에 토플과 GRE를 보고 유학의 길에 올랐다. 그의 육성 인터뷰를 보면서 생각했다. 참으로 대단한 분이구나. 감동이 몰려왔다.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분들 가운데 퇴임 이후 행태가 실망스러웠던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조인들이 퇴직 후 홍 전 검사장과 같은 길을 가는 것은 아니다. 동아대의 조무제 전 대법관이나 인하대의 박시환 전 대법관은 후학양성의 길을 선택했다. 대형 로펌에 비하면 형편없는 월급이다. 비서도, 차량제공도 없다. 그렇기 때문일까. 전 대법관의 대학교수 생활에 대해 궁금해한다. 전 대법관이라고 해서 평교수와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강의를 위해 매일 준비한다. 로스쿨 학생들의 답안지를 강평하

  • [월요논단] 한국의 서원, 세계화에 힘을 모으자
    칼럼

    [월요논단] 한국의 서원, 세계화에 힘을 모으자 지면기사

    도산·소수서원 등 9개 서원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예비심사서 자료 보완점 지적신청기준 미흡함 보충작업 필요국민적 관심과 긍지 가지고지구촌 공유 문화공간 만들어야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세계에 알려져 왔다. 그러한 교육의 힘이 20세기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은 독립투쟁의 힘으로, 전쟁의 폐허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성취의 역사를 가능하게 했다. 국가의 지원을 안 받아도 민간인들이 자율적으로 학교를 세운 전통도 사립 명문학교 서원의 큰 특징이다. 특히 전통교육에는 지식의 전수뿐 아니라 심성을 끊임없이 바로 잡는 인성교육이 중심에 있었다. 서원 교육에는 인류의 미래지향적 가치인 소통, 화합, 나눔, 배려, 자연, 평화를 추구하는 융합적인 조화의 기능이 있다. 서원에 들어서면 수려한 자연 경관이 눈길을 끌고 주변 산세, 계곡과 어울리는 목조건축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필자는 2011년 국가브랜드위원장 시절, 여러 전문가와 함께 서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문화재청, 해당 지방자치단체, 각 서원의 유림들이 힘을 합하여 5년 동안 온갖 열정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국내외 학술대회도 수차례 열면서 더욱 서원의 유형유산으로서 가치와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교육정신에 공감한 바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서원은 9곳이다. 즉 경상북도 영주 풍기의 소수서원(안향, 1243~1306), 안동의 도산서원(퇴계 이황, 1501~1570), 안동 하회마을의 병산서원(유성룡, 1542~1607), 경주 양동마을의 옥산서원(이언적, 1431~1553),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김굉필, 1454~1504), 경상남도 함양의 남계서원(정여창, 1450~1504), 전라남도 장성의 필암서원(김인후, 1510~1560), 전라북도 정읍의 무성서원(최치원, 857~?), 충청남도 논산의 돈암서원(김장생, 1548~1631)이다. 유네스코의 자격기준인 진정성, 완전성에 맞추다 보니 600개 가까운 서원 중 9개가 연속유산으로 선정된 것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원형 자체가

  • [월요논단] 차별을 승인하는 사회, 다시 평등을 생각하며
    칼럼

    [월요논단] 차별을 승인하는 사회, 다시 평등을 생각하며 지면기사

    현실을 오해하는 '돈키호테형'재산·권력, 인간 평등에 우선왜곡된 세계관 우리 사회 횡행부단한 투쟁·희생으로 성취한'인간·민주주의·평등'에 대해근본에서 다시 생각해야할 때흔히 저돌적이고 무모한 인물을 '돈키호테형'이라고 한다. 스페인의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중세 기사소설에 심취한 라만차의 사나이 '돈키호테'는 이웃의 평범하고 어리숙한 처녀를 고귀한 공주로 오해하고 이 공주를 지키겠다, 기사의 맹세를 한다. 그리고는 풍차를 거인이라며 공격하고 죄수들을 폭정의 희생자라 단정하고는 호송행렬을 습격해 탈옥시키는 등 도처에서 '악'을 발견하고 이를 척결하겠다며 좌충우돌 소동을 빚는다는 내용이다. 이 소설은 17세기 초반 스페인과 유럽에서 새삼스럽게 유행했던 중세 기사도 소설과 대결한다는 목표로 집필된 것이었다. 요즘식으로 보자면 유행하는 막장드라마가 인간의 갈등과 선택에 바른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쓴 것이라고 보면 될까.그런데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돈키호테'라는 탁월한 인물의 중심이 무모하고 저돌적이라는 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 돈키호테는 말 그대로 현실을 '오해'하는 인물이다. 비현실적으로 추상화한 세계, 대체로는 역사적으로 과거를 이상화해 그 세계를 철석같이 믿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인간인 것이다. 용이 날아다니고 거인이 세계를 위협하는 중세를 현실로 살고 있다.물론 혼자서 중세를 살든, 고대를 살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나아가 전 시대의 옳은 가치를 실천하는 경우라면 '이 시대 마지막 선비' 같은 낭만적이면서도 존경 어린 찬사를 바칠 수도 있다. 소설 속의 돈키호테 또한 고귀한 공주로 표상되는 중세적 가치, 달리 말하면 절대적 가치가 의심되고 선악시비가 상황에 따라 재고되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충성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여 여기에서 비롯된 영화, 뮤지컬, 연극, 애니메이션 따위에서는 멋진 로맨스로 각색되기도 한다.그러나 이런 인물을 현실에서 만난다

  • [월요논단] 가정의 달에 새겨보는 童心
    칼럼

    [월요논단] 가정의 달에 새겨보는 童心 지면기사

    푸른 신록속 따사로운 햇살과상쾌한 바람이 축복 쏟아내는 5월해맑은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내곁에 머무르지만 곧 떠나버릴애틋한 자녀·부모·스승·제자에아름다운 감사 인사 건네보자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을 지나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이 연이어 있다. 어린이를 보살피고, 부모·스승을 공경하는 정신과 실천을 일깨운다.오늘날 어린이는 존중되며 사랑받기보다는 대부분 부모의 과욕으로 과중한 학습에 내몰리거나 결손 또는 빗나간 부모로부터 학대·방임 당하며 아동인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사례들도 빈번해 지고 있다. 어린이란 말을 처음 짓고 보급한 소파 방정환 선생은 천도교사상에 입각해 어린이는 곧 하늘(童乃天)이라 했다. 어린이는 민족의 희망이자 미래 그 자체이며 대우주 뇌신경의 끝은 늙은이에게도 젊은이에게도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들에게만 있다고 갈파하셨다. 예수님도 어린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셨다. 어린이의 맑은 눈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비추는 마음이 없이는 천국에 이를 수 없다는 말씀이다. 어린이날을 맞으며 어린이는 부모의 소유 물건이나 기성사회의 주문품이 아님을 상기하고 내일의 주인공에게 자유로운 영혼과 개성을 펼칠 시간과 공간을 돌려주어야 한다.부모는 내가 세상에 나온 통로이자 뿌리이다. 나의 뿌리를 소홀히 하고서 내가 세상에 존립할 수 없다. 효행과 부모공경은 일찍이 모세 10계명, 유교의 효경과 불교의 부모은중경에서 으뜸가는 계율로 강조돼 왔다. 유교의 효경에 따르면 부모는 하늘이 내리신 분으로 부모를 공경함이 곧 하늘을 공경함이 되니 경친(敬親)과 경천(敬天)은 하나이다. 부처님이 설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은 효성 깊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세운 용주사 은중경 탑에 잘 새겨져 있다. 부모 십대은(十大恩)은 ①어머니 태에 품은 은혜 ②해산날에 고통을 이기시고 ③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으며 ④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고 ⑤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며 ⑥젖을 먹여서 기르시고 ⑦손발이 닳도록 씻어주시며 ⑧길을 떠날

  • [월요논단] 유정복 시장의 성공조건
    칼럼

    [월요논단] 유정복 시장의 성공조건 지면기사

    부시장이나 기관장 자리개인 입신위한 역할 돼선 안돼주요인사 인천발전 걸림돌 작용왜 비판 제기되는지 점검 필요상투적 시정 과감하게 탈피하고공무원 존중하며 함께 행동해야인천시가 경제부시장 공모에 들어갔다. 벌써 3번째다. 배국환 부시장은 1년, 홍순만 부시장은 8개월 정도의 임기였다. 유정복시장의 임기가 반환점을 앞둔 시점. 스스로 인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시정과 자신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듣고 있을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광역자치단체 평가 조사 결과 유 시장은 17개 시·도지사 중 15위, 그리고 3월은 11위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에 3선의 국회의원과 두 번의 장관을 지낸 시장이다. 그러나 시민들로부터 저녁 대폿집에서 유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어렵다. 좋게 말하면 '조용한 행정'을 하는 스타일. 좀 더 냉정한 평가는 '공무원 같다'는 평가. 후자가 더 정확한 평가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다. 어쩌면 그런 평가는 박근혜 정부와 관련된 한계일 수도 있다. 인천은 바다가 살아나야 한다. 그러나 개성공단의 폐쇄와 남북한의 대화단절은 인천의 입지를 오그라들게 하고 있다. 제조업 부진과 물동량이 줄어드는 인천항만이 걱정이다. 인천국제공항도 다르지 않다. 이미 하네다가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했다. 중국공항들의 성장세도 무섭다. 인천시장이라면 지금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의 통합을 말해야 한다. 동남권신공항에 대해서도 정부가 아니라 인천의 시각에서 분명하게 문제가 있다는 점을 천명해야 한다.최근 경기도는 경기평택항만공사와 경기도시공사의 통폐합 방안을 발표했다. 물론 거센 반대의견이 있다. 그러나 인천항만과 인천의 발전전략과 관련하여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인천항만공사와 인천해운항만청이 동시에 존재해야 하는가. 인천항만공사가 인천항보다는 자신들의 존립과 경영을 우선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폿집의 분노를 평가할 때가 되었다. 물론 시장이 항상 정치적 쟁점의 중심에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시장이 이른바 대권후보의 반열에 거론되기를 바라는 시민들도 있다.

  • [월요논단] 가족의 달 5월, 초심을 찾자
    칼럼

    [월요논단] 가족의 달 5월, 초심을 찾자 지면기사

    바로 내 안의 행복은 마다하고멀리 파랑새만 찾으러 헤매면불만과 갈등만 증폭되는 것착한 마음으로 가족과 이웃간에사랑과 화합 의미 되새기고희망의 가지 쭉쭉 뻗어 갔으면…5월은 가족의 달이고, 인연의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 소중한 인연을 기리는 의미 있는 날들이 유난히 많다. 기념일을 제정한 배경은 그 뜻을 생각하면서 메말라가는 각박한 현실에서 진정한 참된 의미를 찾아 사회적 미풍양속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취지가 있다. 5월 5일 어린이날은 1919년 3·1독립운동을 계기로 내일의 기둥이 되는 어린이들을 귀하게 여기고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방정환 선생님을 포함한 일본 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5월 1일로 제정하였다. 1939년 일제 탄압으로 중단되었다가 8·15해방 이후 1946년 5월 5일로 다시 정해졌고, 1975년에는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어버이날은 1956년 5월 8일 어머니날로 제정되었다가 1973년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함께 표현하는 어버이날로 정해졌다. 이날만큼은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에 대한 은혜를 되새기고 자식의 도리를 다해야 함을 다짐하는 날이다. 그러나 요즈음 그런 날들의 의미가 퇴색하고 형식적으로 변질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요즈음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학대하는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 사회를 경악시키고 있다. 어린이는 어른들이 사랑하고 보호해야 할 가장 약한 존재임에도 어찌 이러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어도 인간이 아닌 것이다. 이제 근본부터 짚어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자식이 부모를 폭행하고 살해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패륜의 행위도 도를 넘어선 일이 허다하다. 어디서부터 해답을 찾아야 할지 겸허하게 반성하고 어렸을 적부터 평생교육까지 교육체계부터 가다듬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왔다.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은 옛날 선조들의 지혜를 통해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세종10년에 아들이 아버지를 때려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세종대왕께서

  • [월요논단] 만인을 위한 자유
    칼럼

    [월요논단] 만인을 위한 자유 지면기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은나 혼자 될 일도 아니고남에게 맡겨서도 안된다나와 타인이, 정치하는 자들과이를 인정한 사람들 모두가같은 주권자임을 기억해야요 며칠 이미 1994년 작고한 시인 김남주의 음성이 자꾸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작고한 시인의 음성이 들린다면 괴이쩍게 여기기 쉽지만 고인의 음성을 듣는 것은 어렵지 않다. 1997년 김남주 시인의 자작시 낭송을 담은 음반 '김남주 육성낭송시선'이 발매되면서 사람들을 만났고 이는 2000년 가수 안치환이 김남주 시인을 추모하면서 발매한 음반 'Remember'에도 일부 곡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모두 좋은 작품이지만 제일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자유'이다. 안치환의 노래도 좋지만 시인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도 시인이 들려주는 '자유'의 정의를 생각하느라 다시 듣고는 한다. 근대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자유'란 이념을 최초로 소개하고 정의한 것은 유길준이다. '부(夫) 인민(人民)의 권리(權利)는 기(其) 자유(自由)와 통의(通義)를 위(謂)홈이라.' 무릇 인민의 권리는 그 자유와 통의를 위한 것이다. 여기에서 '인민'이란 낯선 단어는 피플(poeple)의 번역어였고 이는 본디 주역(周易)에 등장하는 단어로 지배자 '人'과 피지배자 '民'을 합쳐 지칭하던 것이었다. 강산이란 단어가 강과 산을 합쳐 자연을 지시하듯 전근대사회에서는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합쳐 모든 사람들을 가리켰던 것이고 이것이 주권자이면서 자발적인 권력의 이양을 통해 피지배를 받아들이는 근대 민주주의의 주체, 피플의 역어로 사용된 것이다. 그러니까 유길준은 모든 인간에게 자유와 정의의 권리가 있음을 충격적으로 접수하였던 것이다. 유길준은 '자유'란 '기심(其心)의 소호(所好)하는 대로 하사(何事)든지 종(從)하야 궁굴구애(窮屈拘碍)하는 사려(思慮)의 무(無)홈을 위(謂)홈'이라고 요약한다. 자유란 그 마음이 좋아하는 바대로 어떠한 일이든지 따라 막히고 굽히고 얽매이고 거리끼는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이렇게 자유를 정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