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소프트웨어 엘리트 육성 방안 마련 필요
    칼럼

    소프트웨어 엘리트 육성 방안 마련 필요 지면기사

    현재 세계 각국은 소프트웨어(SW) 교육에 미래를 걸고 있다. SW 교육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SW 교육을 포함한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ematics) 교육 프로그램을 국가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국, 핀란드 등 많은 나라가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고 정규 과정에 컴퓨터 SW 작성 교육을 추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SW 작성 교육 열풍이 불고 있는 까닭은 SW 산업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다.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소프트웨어 기업의 비중이 1990년 17%에서 2010년 34%로 2배 증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2011년을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1조572억 달러로 반도체의 약 3.4배, 휴대전화의 약 6배 수준이다. 기존 제조업 분야에서도 소프트웨어의 비중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개발원가 중 소프트웨어의 비중은 이제 자동차는 52%, 항공 분야는 51%, 의료 서비스는 46%를 차지할 정도로 점점 확대되고 있고, 전 산업에서 고부가 가치 창출의 필수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국가경쟁력의 요소이기도 하다.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인공위성 제어 등 현대 생활에서 SW가 사용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할 정도로 활용 범위가 폭 넓다. SW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만 좋은 인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IT 강국인 미국조차 SW 인력이 모자라 인도·중국 등 아시아계 엔지니어를 수혈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SW 인력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소프트웨어 인재를 충분히 구하기 어렵다는 게 삼성전자의 말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컴퓨터 SW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청소년들에게 컴퓨터 SW 작성 교육을 강화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현재 미국의 중요한 먹거리 중 하나는 인터넷 응용기술,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 SNS 기술 등 SW 산업 분야이다. 우리도 정부나 산업계에서

  • 이런 군대여야 할까?
    칼럼

    이런 군대여야 할까? 지면기사

    2014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지출한 군비는 1조7천760억 달러이고, 이는 세계 GDP(국내총생산량)의 약 2.3%에 해당한다(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 세계 모든 나라가 같은 돈을 군비로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부자 나라는 부자 나라대로, 가난한 나라는 가난한 나라대로 많은 돈을 들여 군대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0번째 군비지출국이며, 세계에서 몇 안되는 징병제 국가 중 하나다. 심지어 현대사의 상당기간을 군사정권 아래에서 보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많은 시민들은 “군사적 가치들을 택하여 그 자체를 더 중요하게 여기며, 군사적인 해결 방식을 각별히 효율적이라 생각하고, 군사적 태도로 접근하는 것을 최선으로 여겨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보도록 군사화되어있다.(신시아 인로 <군사주의는 어떻게 패션이 되었을까>, 바다, 2015) 군사화된 대한민국은 법과 토론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보다는 힘과 위계에 의한 문제해결이 우선된다. 사회에서도 마치 군대처럼 말이다. 최경민의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제목처럼 변하지 않은 군대에 대한 자기고백의 보고서다. 작가는 “부조리를 전통이라 배우고, 보잘 것 없는 내무실 권력을 뺏기지 않으려 또래 후임들에게 폭력”을 가한 과거를 고백한다. 만화는 이제 막 자대 배치를 받은 기두식 이병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휴식해야 할 일요일 기두식 이병이 속한 소대는 구 면회실에 모여있다. 구타는 부대 고참인 남상엽 병장부터 시작해 아래로 내려온다. 구타의 이유는 간단하다. 남 병장이 천주교 종교행사에서 나오는 피자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는데, 눈치 없는 정병수 이병이 한 조각 나온 피자를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작가가 경험한 군대다. 작가가 경험한(만화에서는 두식이 들어간) 부대는 효율성을 내세우며 계급에 의한 폭력과 억압으로 굴러간다. 소대라는 작은 조직 안에서 폭력은 끊임 없이 대물림된다. 두식도 폭력에 익숙해지고, 정당성을 부여한다. 단, 눈치 없고 행동이 굼뜬 두식의 동기 병수만 익숙해 지지 못

  •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정치개혁 탁상공론
    칼럼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정치개혁 탁상공론 지면기사

    유권자 참여확대로 후보자의지역대표성 부각시킬지 궁금미국 오픈프라이머리와 역선택 문제·투표방식도 달라당대표들 공천 본선결과 책임국민에 떠넘기는건 아닐지 의심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논란이다. 이 제도는 안심번호 이용 대국민 여론조사를 당내 경선에서 실시하고 그 결과로 지역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정치개혁이란 명목으로 여야 대표가 전격 합의한 이 제도에 대해 언론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간 갈등을 부각시키며 다양한 정치공학적 해석을 한다. 그런데 이 해석들로는 이 제도가 왜 도입되는지,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와 이 제도가 어떻게 다른지, 이 제도 도입이 선거제도적 측면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도대체 이 제도는 누구의 무엇을 위한 것일까?우선, 이 제도가 유권자 참여확대로 후보자의 지역 대표성을 정말 부각시킬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 제도는 경선여론조사 수행 시 이동통신사 배정 가상번호 사용으로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을 줄여 응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50~100%로 매우 높지만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유권자 수는 매우 적고(예 300~500명/15만 유권자), 경선 후보자는 많으며(예 6~7명), 선거 초기 유권자들의 지지후보 미결정 응답률이 매우 높아(예 40~70%) 그 결과의 실효성 논란이 많다. 특히 응답률을 높여 전체 표본의 숫자를 키운다고 해도 지금처럼 유권자들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지지후보 미결정 응답이 많다면 이 제도는 무용지물이다. 이 때문에 표본 수로 여론조사 비용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여론조사 기관의 비즈니스만 돕는 것은 아닌지 묻게 한다.둘째, 유권자가 지지정당을 밝히지 않고 예비선거 투표를 하는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와 이 제도는 역선택 문제와 투표방식에서 다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타당 지지자가 자당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역선택을 문제삼지 않지만, 이 제도는 역선택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 미국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택한 주(洲)는 역선택이 경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 가을 편지
    칼럼

    가을 편지 지면기사

    계절의 여울목에 빗장을 걸어 놓고늘 헤어지는 마음으로오늘을 살아가자쓸어도 사라지지 않는 낮달 같은 사랑 하나한 점 구름 벗 삼아思惟의 뜰 밝히면물빛이 몸살 앓으며 江기슭을 더듬고돌아서 노을에 젖는그림자 내 그림자. 홍승표(1956~)낙엽은 인간에게 쓰는 자연의 편지인가. 한 잎, 한 잎의 낙엽이 하나의 의미로 보이면서 동시에 문장으로 치환되는 계절이다. 이제 낙엽은 더 이상 낙엽이 아니라 무엇인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된다.우리는 “계절의 여울목에 빗장을 걸어 놓고” 떨어지는 낙엽을 한 없이 바라보면서 가슴으로 읽어낸다. “늘 헤어지는 마음으로/오늘을 살아가자”라고 이별을 구했던 “쓸어도 사라지지 않는/낮달 같은 사랑 하나”간직하고 있지 않은가.‘한 점 구름’으로 ‘思惟의 뜰’로 빛나기까지 “몸살 앓으며 江기슭을 더듬고” 왔던 세월을 본다. 그 속에서 빛이 바래가며 “돌아서 노을에 젖는” 당신의 ‘낮달 같은 사랑 하나’가 그냥 ‘그림자’도 아닌 ‘내 그림자’로 떠있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가을은 그렇게 쓴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