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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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경기도판 샐러리맨의 신화' 지면기사
'샐러리맨의 신화'리는 말이 있다. 봉급쟁이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그 조직을 총괄하는 리더가 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오죽 어려우면, 우리는 이에 대해 '신화(神話)'라는 단어까지 붙였다. 현대판으로 말하면 '흙수저의 인생역전'이다. 능력을 기본으로 남들보다 더한 노력과 열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민우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내정자는 경기신보의 22년 역사를 꾸준히 지키며 수장 자리에 내정돼, 경기도판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고 있다. 전국 신용보증재단은 물론 도 산하기관 중에서도 내부 발탁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사실 경기도 사정을 잘 아는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선 언젠가 나올 내부 발탁 1호 기관장으로 내심 이민우 내정자를 생각했다. 그가 수십 년간 경기도에서 해온 행보를 잘 알기 때문이다. 이민우 내정자는 누구보다 부지런했다. 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있는 곳에선 언제나 그가 먼저 나타나 있었다. 현장 보증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먹고살기 바쁜 이들이 굳이 영업점을 찾지 않고서도 보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시장·군수를 열 번이면 열 번 백번이면 백번 찾아가, 보증을 위한 출연금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지원을 받아냈다. 타 기관은 혼나기 일쑤인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경기신보는 수해와 메르스 피해 등에 대한 적극 지원으로 칭찬을 받았다. 그 배경에는 지점장, 기획실장, 본부장을 두루 거친 이민우 내정자가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경기도와 조직에 충실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간혹 '성공주의자'라고 오해받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조직 내부가 이민우 내정자를 인정하고 지켜줬다. 그의 내정이 알려진 후 가장 먼저 환영의사를 내비친 것도 경기신보 노조다. 과연 현재 수많은 경기도 산하기관의 간부급 인사 중 이민우 내정자에 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결정적으로 이민우 내정자가 신화를 쓸 수 있었던 데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탕평책 인사가 있었다. 무엇보다 공정을 내세운 이 지사는 경기도 최대 산하기관장에 측근이나 이해관계인이 아닌, 일 잘하는 사람을 등용시키기 위해 '이민우'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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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공부하기 좋은 도시 지면기사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다. 지저분한 개천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겨지는 용이 나온다는 것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훌륭한 사람이 나온다는 속담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 속담은 쓰이질 않고 있다. 초등학교 학력으로 대기업 총수가 되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에서 어렵게 공부하며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검사가 되는 모습은 이젠 TV속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요즘엔 '할아버지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한다. 사교육에 워낙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사교육 외에도 교복과 동기부여를 위한 진로 탐색 체험 등 부수적으로 소요되는 학비가 너무나 많다.이러한 여건 속에서 안산시가 학생들이 잡생각을 하지 않고 공부만 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나섰다. 모든 학생이 경제적 부담을 갖지 않고 안정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에 다가서고 있다.먼저 안산시는 신입생들의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교복 구입비를 전액 지원한다. 중학교 신입생들의 교복은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 일부 지원을 받아 지원하고, 고교 신입생들은 시가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진정한 보편적 복지를 위해 안산시에 주소를 두고 있지만 다른 지역 학교에 다니는 학생, 대안학교 학생에 대한 교복지원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또 대표적 다문화도시인 안산시의 특성을 감안해 전국 최초로 외국인 아동들의 누리과정 학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학생 대부분이 차별 없이 같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내년 청소년재단을 출범하고, 청소년들의 적성과 흥미를 개발할 수 있는 현장직업 체험공간을 확대하고, 수시로 전문가들과의 만남도 주선하기로 했다. 모든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진로선택과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명확하게 심어준다는 계획이다."학생들의 안정된 학교생활 보장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다"는 윤화섭 안산시장의 말이 할아버지의 경제력처럼 든든하고, 앞으로의 안산시 교육정책을 기대하게 만든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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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지갑이 열려야 경제가 살아난다' 지면기사
경기침체 장기화가 심상치 않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촉발된 수출 부진이 내수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부진과 반도체 시장의 잿빛 전망에 이어 중소기업체의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게다가 사무직, 기능원 및 장치·조립 종사자 등 중숙련 분야의 일자리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면서 가계를 주로 책임지는 30~54세 가장들의 경제 활동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0~54세 남성들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올해(9월 기준) 93.1%로, 지난 1996년 95.9%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할 경우를 대비한 직업훈련 강화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단편적으로 보더라도 노동 공급 여력 축소 및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 하락 등이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 성장률을 깎아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를 입증하듯 올해 한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과 비ICT 제조업, 가구별 격차 확산 등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수출 의존도가 심해지면서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 1분기 내수 기여도는 전기대비 1.2%p 상승에서 2분기에는 0.7%p 감소했다. 가계 소득 역시 3분기 기준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7.0% 감소했다.여기에 정부의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던 서민 대표 난방유인 등유값은 7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라 서민들의 경제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소비자물가지수도 두 달 연속 상승해 밥상물가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지갑이 굳게 닫히고 있다. 갈수록 지출을 할 곳은 늘어나지만 지갑 사정은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 돈이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서 지출과 생산의 순환고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제 물가는 지갑의 열고 닫힘에서 평가된다. 지갑이 많이 열릴수록 경제는 살아나고 지갑을 닫을수록 경기는 침체된다. 정부는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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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모이는 곳과 떠나는 곳 지면기사
4차 산업을 이끌 신성장 동력 선점을 위한 국내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에서 현지 개발자 등과 함께 AI, 모바일서비스, 홈 사물인터넷 등에 관한 혁신기술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삼성전자는 앞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랩스'를 인수한 적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실리콘밸리에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엠큐브'를 열었다. 현대모비스는 이곳에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연결성), AI, 차량보안 등 분야에서 유망한 글로벌 스타트업의 발굴과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은 인공지능과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5G 등의 분야 글로벌 인재를 찾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찾았다.얼마 전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차를 만든 한 대학 연구진이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 자율주행 택배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창업하려 했지만, 여러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실리콘밸리는 50여 년 전만 해도 체리, 자두, 살구 등 과일이 풍성한 과수원 마을이었다. 그런데 컴퓨터와 인터넷 등 첨단 기술산업 발전의 시작점을 알린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모태 역할을 하면서 지금껏 기술 발전과 혁신의 상징이 되고 있다. 구글과 우버,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 등 4차 산업의 대명사 격인 유명 기업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창업자나 투자자들에게 역시 이곳은 기회와 가능성의 공간이 되고 있다.인천에 터전을 잡고 창업의 꿈을 시작했지만, 얼마 못 가 인천을 등지는 창업자들이 많다고 한다. 투자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창업과 투자에 더욱 좋은 조건과 환경을 찾아 인천을, 우리나라를 떠나는 이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담보할 혁신성장의 주역이라면 더욱 그렇다. 언제까지 떠나는 이들을 보고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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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인천 해안선을 시민의 품으로 지면기사
인천은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다. 하지만 부산이나 강원도, 남해 지역 등 다른 해안도시처럼 시민들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은 거의 없다. 바로 도심 해안가를 가로막고 있는 철책선 때문이다. 항만과 공항, 발전소, 군부대 등이 도심 해안가에 자리 잡으며 시민들의 바다 접근이 힘들어졌고, 이들 시설의 보호 명분으로 철책이 쳐졌다. 인천시는 그동안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민들에게 바다를 돌려주겠다는 구호 아래 여러 친수공간 확대 정책을 추진했지만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군(軍)과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천 바다가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최근 국방부는 인천 도심 해안가를 둘러싸고 있는 해안철책 44㎞를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천 지역 전체 해안 철책 길이의 70%가 사라지게 되는 것으로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해안친수공간 조성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국방부는 2021년까지 인천 지역 해안 철책선 44㎞를 포함해 전국 해안가를 가로막고 있는 철책 284㎞를 철거한다는 방침이다.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인천 도심 지역의 해안선 길이는 212㎞로 이 중 63.6㎞가 군(軍) 철책으로 막혀 있다. 국방부가 63.6㎞의 인천 해안철책선 중 70%에 해당하는 44㎞를 제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박남춘 인천시장 취임 이후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추진하고 있는 해안친수공간 조성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국방부가 철책 철거 의지를 밝힌 만큼 인천시도 앞으로 인천의 바다를 어떻게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킬지 무게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해안선 개방에 따른 친수공간 조성이 다가 아니라 매립으로 사라져 버린 과거의 해안선을 복원하고 체계적으로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사업 등 외연을 넓혀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정권이 바뀌고 모처럼 찾아온 남북 훈풍이 인천 해안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인천시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해양 도시 인천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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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완벽한 타인 지면기사
가까운 친구들과 테이블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며 모두의 휴대전화를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저녁을 먹는 동안 오는 문자, 전화, 카톡 등 모든 것을 공개한다. 이른바 '휴대전화 잠금해제 게임'의 룰이다.얼마 전 개봉한 '완벽한 타인'이라는 영화는 이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40년 지기 친구 커플이라는 설정으로 서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영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겉은 웃으며 우정을 말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 같이 사는 부인에게도 숨겨왔던 진실이 하나둘씩 공개되면서 가장 믿고 있던 친구는 알고 보니 가장 완벽한 타인이었다. 영화는 이야기한다. 자신의 분신처럼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스마트폰은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너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함께 같은 자리에 있어도 언제부턴가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는 사람들보다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며 다른 짓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같은 자리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이들도 많다.스마트폰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사람들이 사람들을 외면하는 건 아닐까? 최근 한 드라마의 대사가 기억에 맴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게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에 단호하게 답변자는 "아니 기계는 아프지 않잖아. 감정의 기본은 아픔이거든. 아파야 서로를 이해하고 아파야 사랑도 하는 거니까"라고 말한다.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 본들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면 정보가 아닌 공해일 뿐이다. 그런데 마치 모든 기계의 정보를 사람들이 다 다루고 있고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인간의 만용이다.아파야 사람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늘 아프면서 살지만 그 치유의 답을 기계에서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완벽한 타인이라도 좋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자. 어차피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알고 지낼 수 없는 타인이니까./최규원 사회부 차장 mirzstar@kyeongin.com최규원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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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평화는 연평도를 바꿔야 한다 지면기사
매년 이맘때면 인천 섬에서 나는 자잘한 굴을 맛보는 게 재미다. 통영 굴처럼 알이 크지는 않지만 초장 대신 양념간장에 비벼 숟가락으로 슥 떠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인천 옹진군 섬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찬바람이 불 무렵부터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굴을 따 인천 연안부두로 보내주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맛이다.8년 전 이맘때도 그랬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서해 최북단 연평도 섬 주민들은 물이 빠진 갯벌에 옹기종기 모여 굴을 따고 있었다. 북한의 포탄이 내 집 마당에 떨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굴 한 바구니 팔아서 손주들 용돈이나 챙겨줘야지 하는 할머니도 있었을 것이고, 육지에 사는 자식들에게 보내줄 생각에 열심히 굴을 캐던 어머니도 있었을 것이다. 마을은 북한이 쏜 포탄으로 쑥대밭이 됐다. 군부대 막사 공사를 하던 민간인 2명과 해병대 장병 2명이 숨졌다. 민가에 포탄이 떨어졌음에도 인명피해 하나 없던 이유는 주민들이 모두 굴을 따러 바다에 나가 집을 비웠기 때문이었다. 어찌 보면 연평도 주민들의 목숨은 굴이 살려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로부터 8년 뒤 연평도에 포탄을 날렸던 북한의 해안포 진지는 굳게 문을 닫았다. 4월 판문점선언과 10월 평양공동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0일 연평도를 찾아 군부대를 둘러보고 북한의 해안포 폐쇄를 확인한 뒤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해찬 대표는 "이제 이 지역이 평화수역이 되면 공포가 사라지고 주민들이 안심하고 어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매년 11월 23일이면 연평도 주민들에게 의무감처럼 던지는 질문이 있다. '여전히 불안하시냐'고. 그때마다 주민은 "여기는 원래 평온한데 언론이나 주변에서 난리"라고들 답했다. 대신 "이럴 때만 관심 갖지 말고 평소에나 관심 가져달라"고 한소리 듣곤 한다. 내년 11월 23일에는 질문이 바뀌었으면 한다. '살기 좋아지셨냐'고. 평화의 시대라면 이제 연평도는 바뀌어야 한다. 평화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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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인구 늘리려는 가평군, 산부인과 조차 없다 지면기사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절벽의 기형적 사회구조가 지역사회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구감소에 따른 마을 소멸론까지 등장했다. 인구감소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소멸론에 거론됐던 지자체는 물론 다수의 공동체 등은 이 문제 해결 방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몇몇 대도시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지방자치단체 등이 한결같이 인구 늘리기 정책을 위한 시책 등을 쏟아 내는 행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6만4천여명 인구의 가평군도 자족 도시 16만명을 표방하며 인구 늘리기 정책에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군은 최근 '내년부터 다자녀 가정 지원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의 하나로 다자녀가정 지원정책을 확대 시행한다는 것이다. 또 출산·입양 축하금 지원과 다자녀가정 대상 상·하수도 사용요금 및 자동차취득세 감면 등의 시책도 내놨다. 하지만 다수의 주민은 이러한 인구 정책을 두고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등 정책의 모호성을 지적한다. 예컨대 가평군은 산부인과 의료시설이 전혀 없고 응급시설 또한 1곳에 지나지 않는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비롯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중첩 규제 등으로 인구 늘리기,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이처럼 가평의 현실은 참담하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이제라도 군은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적 우선순위 결정을 비롯해 의료 시설 인프라 구축, 각종 규제 완화, 문화 인프라 구축 등 지역의 열악한 정주 여건을 하나하나 개선하는 거시적인 인구정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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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안성과 평택 사이좋은 이웃 되려면 지면기사
우리나라 속담에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안성시와 평택시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최근 안성과 평택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와 스타필드 안성 건립, 송전철탑 건설 등의 현안 문제를 두고 보이지 않는 골 깊은 갈등을 겪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는 평택에 위치한 미군부대 비상급수 시설인 유천취수장으로 인한 각종 개발 규제 범위가 평택은 2%에 불과한 반면 안성은 98%에 달해 두 지자체 간의 불균형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문제다. 스타필드 안성 건립 문제도 안성과 평택의 접경지역인 안성IC 인근에 지어질 예정이어서 골목상권 붕괴와 교통체증을 우려한 평택의 반대 입장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원하는 안성 간에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안성 원곡·양성면에 설치될 송전철탑 건설 문제 또한 평택에 위치하고, 삼성전자가 입주하는 고덕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진행되는 사업으로 평택을 위해 안성이 희생하는 모양새인 만큼 두 지자체 간 찬·반으로 의견이 나눠 공방 중이다. 이런 갈등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권을 쥔 사람들은 시장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각자의 지역에서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 공무원들이다. 그렇기에 수십 년간 상호 간의 주장과 입장만을 앵무새처럼 되뇌며,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자는 '소통'을 제시하고 싶다. 물론 두 지자체에 속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말이다. 안성과 평택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문화와 경제 등 각종 분야에서 겹치는 매개체가 없어 교류 또한 미비한 실정이다. 그로 인해 안성과 평택 주민들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데다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도 부족하다.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빠른 때다. 이제부터라도 안성과 평택 주민들을 중심으로 하는 상시적인 교류협력체를 구성해 주민들 간에 긴밀한 소통과 교류를 이어 나가야 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대를 올곧게 바라보는 시선과 각자 처한 입장을 이해한다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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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칭찬으로 직원들을 춤추게 하자 지면기사
"인명구조는 순간의 강도 높은 훈련보다는 일상의 습관적인 훈련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2일 이천소방서 대월 119안전센터에서는 쉬는 시간에도 틈틈이 뒤뜰에 나가 인명구조탑에 올라 수직이동 수평이동, 개구부를 만든 맨홀 통과 등 쉴 틈 없이 오가며 습관처럼 훈련에 임하는 대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항공구조대에서 근무했던 한 대원이 20여명의 동료들과 장장 4개월여 만에 2층 높이의 구조 훈련탑을 지난 10월말 공들여 만들어 냈다. 자체 안전도 등을 검토한 결과 소방 학교의 대형 구조탑 보다는 못미치지만 수상구조를 제외한 모든 훈련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천여만원의 경비가 소요된 구조 훈련탑은 본서에서 일부, 철재 구입부터 용접 등 시공까지 도맡아 용역비가 거의 투입 되지 않은 순수 대원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그래서인지 대원들은 기초훈련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남다르다. 훈련은 물론 관리를 위한 부식 방지 등 원활한 훈련의 관리, 점검도 이들의 몫이 됐다.이제는 본청 자산으로 귀속되겠지만 경기도 내 유일한 훈련 탑으로 인근 시·군대원들까지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 관리·훈련 지도에 따른 부담으로 대원들은 더욱 피곤해질 수밖에 없게 됐지만 우뚝 서 있는 훈련탑에 성취감도 높다. 이번 구조 훈련탑 완공으로 직원들은 습관적 훈련으로 인명구조사 2급 자격을 취득한 대원도 2명이나 된다. 그러나 정작 고된 작업으로 훈련탑이 완성됐지만 일부 대원 및 민간 자율 단체 임원들은 칭찬에 인색한 공직사회에 서운함을 표출하고 있다. 대원들과 함께 제작에 임한 일부 민간인과 대원들은 '고생했다. 고맙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도 했다.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을 받기 위해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듣기 위해 한 일은 물론 아니지만 늦지 않은 시점에 노고를 치하하고 표창이라도 상신해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칭찬에 고래는 춤을 추겠지만 인간은 힘을 얻지 않는가. /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sib@kyeongin.com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