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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인칼럼]포스코건설 '인천철수설'

    [경인칼럼]포스코건설 '인천철수설' 지면기사

    송도에 근무하는 임직원만 5천명 웃돌아 현실화 된다면 당장 일자리 창출 '직격탄' 시·정치권등 사태 관망하는것 같아 '답답'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개관한 것은 삼년 전 8월이었다. 한 해의 절반도 훌쩍 넘어선 시점이었다. 미리 편성돼 있는 예산을 갖고 그럭저럭 교육커리큘럼을 구축하긴 했으나 마음 한 구석 불안함이 남았다. 인천은 방송문화의 불모지다. 그 흔한 메이저방송사의 지방네트워크나 총국도 하나 없다. 20년 전 가까스로 iTV가 개국해 드디어 사막에도 싹이 돋나 싶었는데 2004년 말 정파된 이후로 다시 방송의 암흑기가 이어지고 있는 도시다.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뿌리를 내리기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미디어리터러시 운운하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봐야 빈 메아리가 될 게 자명했다. 뭔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길만한 강력한 요소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시청자교양아카데미'다. 한국의 방송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저명한 인사들을 인천으로 초청하자. 그들로부터 직접 얘기를 듣고, 그들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그들과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자.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포스코건설의 도움이 컸다. 프로그램 기획이 늦게 이뤄진 탓에 초청인사들의 강연사례비와 프로그램 운영비를 마련하기가 막막했다. 당시 인천시는 재정위기 탓에 돈 얘기 꺼낼 상황이 되질 못했다. 며칠 고민 끝에 포스코건설 이사를 만났다. 프로그램의 공익성을 설명했다. 그리고 강조했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인천시민을 위한 미디어교육기관이고, 미디어문화기관이고, 미디어복지기관이다. 그 센터가 송도국제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포스코건설의 상징이지 않은가. 센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이자 책임이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그램이 지금도 '시청자교양아카데미 시즌3'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방송기자, PD, 아나운서, 카메라감독 등이 자유학기제를 실시중인 중학교 현장을 찾아간다. 반응도 반응이려니와 보람 또한 큰 지역사회 기여프로그램이 됐다. 올해부터는 인천의 사라

  • [경인칼럼]외환위기 20년과 은행

    [경인칼럼]외환위기 20년과 은행 지면기사

    은행들 가계대출 치중 부채 1400조원 달해더 심각한 것은 세계적 저금리시대 끝 보여20년전과 같이 이자놀이 올인 서민만 고통지금부터 꼭 20년 전인 1997년 11월 21일 밤 10시에 신임 임창열 경제부총리가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름도 생경한 IMF에 대한민국의 경제주권을 통째로 넘긴다는 선언으로서 이날은 제2의 국치일이다. 다급했던 정부는 IMF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일본, 미국 등에서 국제통화기금 역사상 최대 규모인 583억5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 무렵 국내 금융권의 부실채권이 은행 33조1천억원, 종금사 5조1천억원 등으로 파산지경이어서 정부는 금융기관을 살리려고 IMF사태를 자초했던 것이다.국제금융자본은 한국에 급전을 제공한 대가로 첫째 경상수지 흑자를 목표로 한율 격상과 수입억제, 외화반출 규제, 고금리정책을 요구했다. 둘째, 경제체질 개선을 위해 불건전한 금융기관 정리와 재벌 계열사 간의 채무보증 금지 및 주력업종 위주의 슬림화와 셋째, 정리해고제 도입을 통한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강요했다. 자본시장 자유화를 통한 외국인투자에 유리한 환경조성은 점입가경이었다.천정부지의 환율에다 살인적인 고금리에도 서민들은 독립운동 하는 심정으로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다. 1997년 12월 30일 내무부가 전국 시도의 부단체장 회의에서 전 국민이 장롱 속에 깊이 감춰둔 금붙이 수집운동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면서 전국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새마을운동중앙연합회, 귀금속업계와 주택은행과 (주)대우, 고려아연 등이 앞장섰다. 할머니들은 애지중지하던 금반지를, 신혼부부들은 자녀 돌반지를 내놓았다. 모금운동 한 달 만에 무려 117t가량을 모아 세계인들을 경악케 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국내 은행들의 무덤이었다. 대마불사 신화에 도취된 은행들이 30대 재벌에 경쟁적으로 여신공세를 펴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동반부실의 늪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은행들은 두 번 다시는 재벌들의 덩치를 불리는데 부역(?)하지 않겠다며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정부는 금융기관을 회생시키고자 천문학적인 세

  • [경인칼럼]정당 재정렬이 긴요하다

    [경인칼럼]정당 재정렬이 긴요하다 지면기사

    작금의 '통합 논의' 각당 인물 입신 도구 불과개혁 필요한데 現 정치는 구체제 연장 도울뿐집권당, 개혁연대 위한 적극적 통합 모색해야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정부와 대표자들을 실질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절차를 가진 체계로서 대표성·책임성·반응성 등을 핵심 가치로 한다. 정당은 갈등의 표출, 집약, 조정, 정책화의 과정을 거치는 제도화의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구현해 나간다. 따라서 정당정치의 성패가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좌우한다. 한국정당은 서구의 정치선진국의 정당사와 견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정당의 생성에서 소멸까지의 주기가 짧다. 정당의 빈번한 이합집산은 정당이 시민사회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대표체계로서 기능하지 못함을 방증한다. 규범적 당위의 여부를 떠나 선거 전후의 정당의 분당 및 합당 등의 분화는 한국정당정치의 기본 공식이 되었다. 정당의 분화는 연합정치의 측면과 정치의 역동성이라는 측면에서 일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당의 연합도 일정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현실정치의 공간이지만 최소한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 정치공학적 연대를 마냥 비난할 수도 없겠지만 현실과 이상의 조화라는 정치의 본령이란 면에서도 무분별한 정당의 이합집산은 퇴행적 정치를 결과하기 일쑤다. 지금의 정당체계는 불안정한 구도다. 여소야대라는 분점정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해 총선 결과는 지금의 여당이 과반을 획득하지 못했다. 물론 야당때 치른 선거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로 정치지형은 급변했다. 탄핵을 전후해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화했다. 박근혜 정권의 부도덕성과 민주주의를 유린한 국정농단은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그 집권세력의 일각을 형성했던 정당으로서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진정성을 국민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고 알지 못한다. 오직 박근혜의 출당이 통합의 명분으로 포장되고, 친박청산의 핵심으로 치부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은 이미 정치적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다. 한국당은 박근혜 정부를 창출한 세력으로서 국정농단의 책임에

  • [경인칼럼]미국우선주의와 한반도

    [경인칼럼]미국우선주의와 한반도 지면기사

    국제기구 탈퇴·일방적 협정 파기 선언 잇따라트럼프, 한·일·중 방문 앞두고 '이익 우선' 압박적절한 대응과 북핵 해결 인식차 줄이는게 관건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교육과 문화 교류를 위한 국제협력기구인 유네스코(UNESCO)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가입을 승인한 것에 대한 항의로 6년간 분담금 납부를 미뤄오다가 결국 탈퇴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미국은 지난 6월 세계각국이 온실가스 축소를 위해 노력해온 결정체인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2차대전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세계무역기구(WTO),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각종 국제기구를 창설하면서 이를 통해 미국의 국가적 이익과 영향력을 관철해왔지만 지금은 가시적 손익을 기준으로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거나 일방적인 협정 파기를 선언하고 있다. 국제기구 탈퇴와 파기 행진은 오바마의 성과 지우기인 'ABO(Anything But Obama) 와 관련된다는 해석도 있지만, 트럼프식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에 따른 것이다.미국우선주의가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훼손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방적 외교는 계속되고 있다. 국가 신뢰도의 저하나 우방국들 간의 관계 훼손을 감수하더라도 당장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식이다. 미국우선주의의 후폭풍은 국제적으로 파급된다. 미국이 균형자의 역할과 책임에서 물러난 자리는 국가와 집단간의 무한 대결장으로 화할 공산이 크다. 이라크나 시리아와 같은 분쟁지역의 갈등은 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최근 미국은 이란과의 핵협정을 '불인증'했다. 이 조치로 핵 비확산체계의 위기감과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한반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7일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국회를 찾아 연설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에 앞서 5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고, 8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

  • [경인칼럼]정찬민의 길 공재광의 길

    [경인칼럼]정찬민의 길 공재광의 길 지면기사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놓고 '갈등' 틀어져12월 존치여부 용역결과 발표 따라 처지 갈려 결과 승복 감정 풀고 상생지혜 모으는게 '정치'정찬민 용인시장과 공재광 평택시장은 닮은꼴이다.정 시장은 신문기자 생활을 접고 정치에 입문했다. 공 시장은 서기보(9급)로 공직에 입문, 청와대 행정관(서기관, 4급)을 하다 출사표를 던졌다. 정치를 위해 생업(生業)을 내던진 '벤처 유전자(DNA)'를 나눠 가졌다. 둘 다 초선에, 자유한국당이다.201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체면을 세웠고, 남경필 도지사를 일으켰다. 당시 새누리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쑥대밭이 됐다. 도내 대도시는 죄다 민주당이 점령했다. 정찬민이 버틴 용인만 예외였다. 평택은 초반부터 시종 새누리 페이스였다. 남 지사는 민주당 김진표 후보에 4만3천177표 차로 신승했다. 평택 2만3천496표, 용인 처인구 1만2천330표 우세가 명운을 갈랐다. 취임 초 남 지사는 '평택과 용인에 예산을 많이 줘야겠다'고 했다.그런데, 둘 사이가 싸늘하다. 사석은 물론 공식 행사에서도 같이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덕담은 없고, 서운함을 감추지 않는다. 같은 당에, 이웃사촌 지자체장 사이라기에는 참으로 불편하고 어색한 일이다. 둘이 틀어진 건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둘러싼 갈등에서다.38년 전, 정부는 평택 시민들의 식수원 보호를 위해 진위천 상류인 용인시 남사면 일대를 보호구역으로 묶었다. 팔당 광역상수도망이 연결돼 쓸모는 적어졌지만 규제는 풀리지 않았다. 용인 땅에 집을 짓는데 평택시장의 도장을 받아야 했다. 남사면 길거리는 여전히 1980년대 풍경인 영화 세트장이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족쇄를 풀어달라며 악을 썼다. 용인시의회가 힘을 보탰고, 시의회 의장이 1인 시위를 했다.정 시장도 나섰다. 2015년 가을 시민 1천 명과 함께 평택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장 나오라'는 함성이 십 리 밖까지 들렸다.공 시장은 출장을 핑계로 나타나지 않았다. 정 시장은 분노했다. 비겁하게 꽁무니를 뺐다는 거다. 용인이 지역구인 이우

  • [경인칼럼]내 아이가 1등 하는 비법

    [경인칼럼]내 아이가 1등 하는 비법 지면기사

    한정된 자원 '주의력' 마저 스마트폰에 빼앗겨발전하는 기술력에 의존할수록 지적능력 퇴보인류문명 종말 초래 휴대전화 잠시 거둬들이자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한국은 세계 최대의 봉제완구 생산국이었다. 전 세계 교역량의 70% 이상을 한국산이 차지했다. 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간 '테디베어'나 '산타베어'같은 곰 인형들이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뉴욕 백화점의 윈도를 점령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어린이를 위해 개최한 백악관 연말파티에 한국산 곰 인형을 안고 나타났다. 미국과 서유럽 어린이들의 로망이 생일이나 연말에 테디베어나 산타베어 선물을 받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가 있는 집이면 곰 인형 한 마리씩은 꼭 있었다. 곰 인형을 끌어안고 공감과 상상의 힘을 키웠다. 그런데 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완구가 아이들의 곁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테디베어나 산타베어가 떠난 아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건 이제 최첨단 디지털완구, 스마트폰이다. 그런데 이렇게 내버려둬도 되는 것일까. 지난 7일자 월스트리트저널 '토요 에세이'에 주목할 만한 글이 실렸다. "스마트폰은 어떻게 마음을 납치하는가(How Smartphones Hijack Our Minds)"라는 제목이다. A4용지 7장 분량의 글은 스마트폰과 인간 지적 능력의 상관관계를 다룬 여러 실험들을 인용한다. 재작년 미국 텍사스대학의 인지심리학자 아드리안 워드 교수와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 캠퍼스(UCSD)의 연구진이 UCSD 학부생 520명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어떤 일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가용인지능력'과 익숙하지 않은 업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지를 알아보는 '유동성 지능'에 관한 것이었다. 유일한 변수는 스마트폰과 피실험자의 거리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스마트폰을 눈 앞 책상 위에 둔 학생들은 나쁜 점수를 받았다. 스마트폰을 아예 다른 방에 두고 온 학생들의 점수가 높았다. 주머니나 핸드백에 넣은 학생들의 점수는 중간이었다. 지난 4월 한 저널에 발표된 아칸사스 대학생 160명을 대상으로

  • [경인칼럼]블라인드 채용 잘 될까?

    [경인칼럼]블라인드 채용 잘 될까? 지면기사

    민간기업,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한것 아닌지취업희망자들에게 기업선택 자유 보장되듯채용권, 이윤 중요시하는 기업의 고유 영역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으로 잘 알려진 베네치아의 카니발은 이탈리아 최대의 놀이문화이자 브라질의 리우카니발, 프랑스의 니스카니발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베네치아카니발은 매년 1월말과 2월 사이에 시작해 사순절(四旬節) 전날인 참회의 화요일(Mardi Gras)까지 약 10일 동안 진행되는데 이때 이태리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300만 명 이상이 '물의 도시'를 찾아 공동향연을 즐긴다.베네치아카니발은 가면무도회로도 유명한데 축제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나름대로 준비한 각양각색의 얼굴가리개와 독특한 의상으로 치장하고 베네치아 거리 곳곳을 누비며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이다. 옛날에 이 지방의 서민들이 가면을 쓰고 귀족놀이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풍습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귀족들에게까지 널리 퍼졌는데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1년 내내 탈바가지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단다. 조선시대 전국각지에서 성행한 상민(常民)들의 산대놀이가 연상된다. 바야흐로 취업시즌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국내최대의 청년취업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 간에 금년 하반기 채용관련 최대 이슈는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방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청년들이 학벌이나 학력, 지연, 혈연 등의 불평등에서 벗어나 "동일한 출발선에서 오로지 실력만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올해 공공부문 채용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주문했을 뿐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도입을 적극 권유한 것이다. 사람들에게 신분의 귀천을 불문하고 기본적인 자유와 평등, 공정한 기회 제공 등을 보장해야 한다는 존 롤스의 정의론에 근거한 발상이다. '모든 인간은 사회적으로 동등한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공리주의의 대전제와도 일맥상통한다. 문재인정부는 시장경제체제의 최대 특징인 효율성 보다는 휴머니즘에 입각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 [경인칼럼]개혁 위한 협치의 리더십 필요

    [경인칼럼]개혁 위한 협치의 리더십 필요 지면기사

    지금은 개혁을 혁명처럼 추진할 엄중한 시점정권이 분발해 여야협치 위한 정책연대 형성연정수준의 관행으로 제도화 시켜 나갈 필요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는 여전히 높다. 임기 초 감성적 소통행보와 이전 정권에서 보지 못했던 탈권위적 행보는 정권이 내세운 개혁 어젠다 등과 맞물려 역대 최고 수준의 지지로 이어졌다. 청와대와 내각 인사도 시민단체와 개혁적 인물들의 발탁으로 참신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초보적 수준에서도 걸러낼 수 있는 인사검증의 실패, 외교·안보 라인의 엇박자와 북핵 등 안보 위기 국면은 이명박 정권 등 지난 정권의 적폐청산 작업에도 불구하고 개혁 동력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국회 인준 이후에도 여권으로서는 예산은 물론 각종 입법에서 야당과 사안마다 힘겨운 협상을 해야 할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정권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 중 안보위기는 상황변수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요구된다. 대내적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국정원의 정치와 선거개입, 방송 장악 시도 등 적폐 청산은 시민적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동력을 받을 수 있다. 여소야대 상황을 돌파하려면 시민적 지지를 국회에 투영시킴으로써 야당이 협조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하는 야당이 여권의 정책과 입법에 반대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소야대는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1987년 절차적 민주주의의 확립 이후 여소야대는 오히려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여소야대의 분점정부는 여러 형태로 여대야소로 바뀌곤 했다. 1990년의 3당합당이 대표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정당구도가 재편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오히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통합론으로 이어질 확률이 보다 높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정책연대나 통합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의당 내부의 안철수 세력과 호남 중진과의 결별의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 있으나 이를 추동할 결정적 계기를 찾기 어렵다. 대통령에 대한 높은 시민적 지지가 여소야대 국회에서의 주도권 확보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개혁은 물 건너간다. 정치이론적으로

  • [경인칼럼]사교육 망상

    [경인칼럼]사교육 망상 지면기사

    십중 여덟 3수 해서라도 대학 가는 '이상한 나라'청소년들 다양한 진로 탐색·준비 환경 조성돼야금수저 독식·흙수저 대물림 극복 교육부가 할일#A(57)는 마흔 가까이 늦둥이 딸을 얻었다. 6살 때 유치원과 예능학원에 보냈다. 바이올린 선생님은 딸이 소질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사교육은 끊고 바이올린만 가르쳤다. 멘델스존을 연주하는 딸이 대견하고 기뻤다. 자라면서 걱정이 커졌다. 레슨비가 만만치 않았다. 아내가 피자 가게를 열었다. 둘이 벌어도 늘 버거웠다. 그렇게 12년이 지났다. 예술고 3학년 딸은 국내 유명대학에 가지 못하면 유학을 가겠다고 했다. 날벼락이다. 딸과 같은 생각이라는 아내와 크게 다퉜다. A는 "딸 키우느라 생활이 쪼들리고 삶이 오그라들었다"며 "더는 해 줄 마음도 능력도 없다"고 했다. 정년을 앞둔 경찰 얘기다.#영업직 회사원 B(57)는 중학생 딸과 아들을 미국으로 보냈다. 둘 다 유학을 졸랐다. 국내에서 사교육을 시켜야 한다면 유학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밤낮으로 일했지만 대학에 가면서 경제적 압박이 더 심해졌다. 한계선을 넘었다. 두 자녀는 휴학계를 내고 귀국했다. 딸은 알바를 했고, 아들은 군에 갔다. 딸은 복학해 학위를 받았다. 국내로 왔지만 취업하지 못했다. 아들은 복학을 포기하고 국내에 남았다. 대학 중퇴 학력으로 전공과는 무관한 일을 한다. B는 "후회는 없다. 그래도 앞날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회사원 C(48)는 딸(고2)을 실업계에 보냈다. 사교육비가 부담이었고, 대학을 안 가도 되는 세상이라 믿었다. 어느 날 딸이 대학에 가고 싶다며 인문계로 전학하고 싶다고 했다. 편입하면 내신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정시를 준비하려면 낯선 과목에 매달려야 한다. 딸은 정보고에 다니면서 대입을 준비하고 있다. C는 "실업계 학생은 대학이 더 절실해진다"면서 "딸도 주위 환경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교육부가 '2021 수능개편안'을 1년 미뤘다. 김상곤 장관은 "충분한 소통과 공론화를 통해 합리적

  • [경인칼럼]'욜로' 스타일을 돌아본다

    [경인칼럼]'욜로' 스타일을 돌아본다 지면기사

    미래나 남이 아닌 '현재 자신의 행복' 위한 삶 과소비로 생활비 충당위해 노예노동에 '허덕''하나뿐인 내인생' 찰나주의로 즐기는건 곤란2017년의 대한민국은 욜로 열풍으로 뜨겁다. 욜로 라이프는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핵심 키워드로 선정될 정도이다. 욜로(YOLO)라는 말은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미래 또는 남이 아니라 '현재와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한다. 욜로족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지상과제였던 내 집 마련, 자녀교육, 노후 준비가 아니라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쓴다. 극단적 현세주의의 뿌리를 한국 문화의 특성에서 찾을 수도 있겠으나, 그 직접적 토양은 '헬조선'으로 풍자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암울한 지표들이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의 증가로 불완전 고용률은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저금리로 무의미해진 저축, 너무 올라 '내집마련'의 꿈조차 어려워진 주택가격, OECD 회원국 중 최고의 청소년 자살률과 같은 지표들은 청년세대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현재의 만족을 추구하는 삶의 양식으로 기울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열풍의 지속성은 미지수이다.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자리잡기도 전에 여가산업의 사냥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욜로 마케팅의 심리전략 : 인생은 한번 뿐이니 마음껏 지르세요! '욜로의 이름으로' 개인을 호명하고 욕망을 선동하면 욜로의 '지름신'들은 '감읍하며' 응답한다. 마케터들은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에서 1인용 식음료에 이르기까지 고급화 전략으로 '욜로들'의 소비심리를 충동하고 있다. 소비지향적 욜로 스타일은 부작용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과소비로 인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더 많이 일해야 한다면 '한번 뿐인 인생'은 여가비용을 위한 노예노동으로 허덕이게 될 것이다. 욜로족의 삶은 본인의 희망과는 무관하게 관광산업이 조장하는 욕망의 포로가 되고, 일상은 자본의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