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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우리 시대의 위대한 거절 지면기사
영문학의 3대 비극으로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그리고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꼽는다고 한다. 비록 '비극'이라는 장르적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단호한 규정은 멜빌의 남다른 문학사적 위상을 말해주는 사례일 것이다. 세계의 지성들도 이러한 찬사에 뜨겁게 가담한 바 있다. 영국 작가 로렌스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멜빌은 세계가 두려워하는 작가다. 우리는 지금도 그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라고 일갈했고, 미국 비평가 루이스 멈포드는 "멜빌은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가운데 하나다. '모비딕'은 셰익스피어의 '햄릿', 단테의 '신곡'에 맞먹는 수준의 문학작품이다"라고 칭송하였다. 그만큼 멜빌 혹은 '모비딕'은 세계문학사에 찬연한 이름으로 우뚝하다.월가이야기 소설 '필경사 바틀비'주인공 권력 지침 명령 단호히 맞서체제 비동일화 자신을 지키는 저항 멜빌은 1819년 뉴욕에서 태어나 1891년 그곳에서 타계했다. 온전한 19세기 작가인 셈이다. 그는 스무 살 때 상선을 타고 바다에 처음 나섰고, 포경선을 타고 4년 동안 남태평양을 누비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그를 일찌감치 '모비딕'의 작가로 예약해놓게 된다. 그의 나이 서른둘에 창작된 '모비딕'(1851)은 이슈마엘이라는 1인칭 화자에 의해 관찰되고 기록된 포경선 일지이다. 에이허브 선장은 거대한 흰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후 복수의 일념으로 살아간다. 선장의 광기와 절대권력, 고래와의 사투 끝에 난파되는 포경선, 모든 선원이 수장되는 가파른 서사 안에는 수많은 기독교 성경의 인유(引喩)가 담겼고, 형이상학으로부터 백과사전적 지식의 세계까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문장과 스타일이 장착되었다. 그러나 당시 독자들은 전혀 이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 작품의 형이상학적 면모가 재평가되면서 '모비딕'은 작가 사후에야 그 의미와 가치가 재발견되어 미국문학 최고 걸작의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모비딕' 이후 2년 만에 발표된 중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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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생경함과 두려움이 없는 육아휴직을 위하여 지면기사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올해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하는 것이 자유로운가'를 물은 데 대한 답이다. 출산 당사자는 3개월, 배우자는 10일에 불과한 출산휴가조차도 응답자의 33%가 사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1992년도, 2002년도 아닌 2022년의 대한민국 현실이다.법에 따르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다. 사용자는 출산 및 육아휴직을 거부할 수 없고, 근로기준법의 다른 조문과 달리 근로자 5명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도 모두 적용된다. 그런데도 절반 가까이 이 제도를 어려워하는 까닭은 불이익이 뻔히 예상되는 탓이다. 육아휴직에서 복귀하니 이전과 다른 업무 또는 다른 장소로 배치되는 일, 교묘하게 다른 사유로 징계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을 하여 회사를 그만두게 만드는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2022년의 현실이다.법은 출산휴가 또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회사의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근로자를 휴직 이전과 같은 업무로 복귀시킬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기란 어렵지 않다. 근로자를 징계하면서 육아휴직이 아닌 다른 이유를 둘러대거나,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라는 조문을 활용해 임금만 같게 유지할 뿐 아예 낯선 환경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 다른 직무·교묘한 징계사유·괴롭힘불이익 예상에 10명중 4명 사용 꺼려 일례로, 과거 대리했던 사건 중 사무직으로 일하다 육아휴직에서 돌아오자 돌연 서비스직으로 배치된 노동자가 있었다. 상식적으로는 황당하고 억울한 사례지만 전후로 지급되는 임금이 같았기에 회사가 법을 명백히 어겼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화해를 통해 노동자는 종전과 일정 정도 유사한 직무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이런 비상식적인 처분도 엄히 다스릴 수 없는 현실에 뼈 아팠다. 책임자들이 모성보호와 일·가정 양립에 관한 탁상공론만 하는 사이 약은 조치들은 제대로 처벌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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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생명·인권 가장 우선시 축제문화 만들자… 카타르 월드컵부터 지면기사
어떤 말로도 이 참담함을 표현할 수 없는 '이태원 참사' 사건이 발생한 지 삼 일이 지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오늘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여기서 핼러윈 축제 중에 발생한 참사의 원인 규명과 다중밀집사고의 재발 방지책을 논하기보다 축제를 즐기는 놀이문화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축제 또는 이벤트란 '바람직한' 특정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특정 시간과 장소에 사람들이 모이도록 인위적으로 벌이는 행사를 가리킨다. 이벤트를 방문하는 것은 평소에 느낄 수 없는 무언가 특별하고 멋진 것을 체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며, 이벤트 운영자는 방문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그런데 이벤트 방문자나 운영자가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원칙은 이벤트 중에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고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것을 지키지 못할 때, 이벤트는 절대 '바람직한' 목적을 실현할 수 없다. 축제의 재미에 빠져 자칫 이 원칙을 놓치기 쉽지만, 이벤트 방문자나 이벤트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모든 사람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제일 중요한 가치이다. 이달 20일부터 한달간 세계인 축제대회 준비하며 외국인 노동자 학대10년간 네팔인 등 6500명 사망 충격 11월에 또 하나의 축제가 시작된다. 20일에 시작해서 한 달간 지속하는 카타르 월드컵대회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의하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시청한 인구가 35억7천200만명에 이르러 세계 인구의 절반보다 많다고 하니, 월드컵대회를 세계인의 축제라고 부를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1986년부터 10회 연속 월드컵대회 본선에 진출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더구나 유럽에서 인정받는 손흥민과 김민재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여 이번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하지만 카타르가 2010년에 월드컵대회 개최지로 선정된 후에 대회를 준비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학대한다는 보고가 계속 나온다. 카타르는 경기도보다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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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나의 인생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아들러와 함께하는 코칭 지면기사
코로나19와 함께한 우리의 긴 시간들도 이젠 무뎌진 일상의 편린이 되고 나라 안팎 부산하고 위기 가득한 사연과 사건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도 오늘의 역사는 나름의 기록을 남긴다. 지금 나는, 내 삶의 역사에 어떤 스토리를 남기게 될까?여름이 지나간 자리, 강렬했던 여름 햇살의 생명력은 아름다운 색의 향연으로 돌아왔다. 제각기 자신의 모습을 견디며 깊고 고운 빛과 풍성한 열매로 우리 곁에 머무는 자연, 그 의연함에 깊은 감사가 아침을 깨운다. 내 마음의 가을은 어떤 울림일까? 내 삶의 파동은 어떤 공명으로 돌아올까? 나 다움의 의미 선택하는 용기속에나에 대한 성찰 깨달음 내 삶에 반영 삶이 열매로 남겨진 사람들의 흔적이 그리운 시간. 소크라테스의 무지로부터 출발한 깊은 성찰과 자각, 밀턴 에릭슨의 한계를 뛰어넘은 삶의 모습, 개별적 인간의 존중과 변화의 가능성을 교육의 중요성으로 역설했던 아들러…. 깨달아 알게 된 것들을 실천한 사람들의 모습이 내 안에 역동을 불러온다. 그들의 탁월한 가치와 연결된 나의 가치를 조심스레 들여다보며 나 다움의 삶을 위한 마음의 작동에 깊은 사색이 더해진다.자기발견과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을 목적론적 인간관으로 정리한 아들러. 그는 당시 지배적이던 프로이드의 성적충동의 동기에 반한 연구의 가설을 세웠다. 아들러는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고 열등감을 창조성의 원리로 보았으며 유전형질이나 환경을 넘어 사회적 배움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이 우선함을 전제했다.자아이상인도(guiding-self-ideal)와 완벽의 추구(goal of perfection)는 자신만이 아닌 공익을 위한 능숙함의 노력이라는 점에서 더 큰 시사성을 갖게 되며 모든 개인은 완벽추구를 위해 동기화되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사건의 해석과 선택에 창조적 힘을 발휘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수많은 선택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삶을 신뢰할 수 있음은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지향하며 행동함에 있다고 하였다. 모든 행동에는 목적이 있다는 합목적성에 기반하여 전인적 인간으로부터 총체론적 개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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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유아교육' 성인 위한 돌봄인가, 유아 성장 위한 교육인가 지면기사
0~5세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교육부로 일원화하여 통합하는 것은 유아교육계의 오랜 숙원입니다. 가정이 아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영유아를 돌보고 교육하는 시스템은 현재 0~2세가 다니는 어린이집과 3~5세 유아가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어린이집은 0~5세 전연령, 유치원은 3~5세 연령의 유아를 위한 기관인 셈입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유아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유치원은 교육부 소속으로 설립 목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교육부는 국가의 교육·학술 관련 업무와 교육정책을 관장하는 국가행정조직으로 교육이 교육부의 유일한 역할입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위생과 방역 등 국민보건에 관한 사무와 생활보호, 자활지원 및 사회보장, 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 및 가족 지원 등 사회복지 증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조직으로 교육업무는 여러 사업 중 일부입니다. 이 차이는 일상의 삶에서 다양한 격차를 만들어 냅니다. 어린이집은 복지 대상 돌봄서비스유치원 비해 교육 접근 상대적 부족이원화로 차별받는 교육 질적 상향 3~5세를 교육하는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는 유아학비(28만원)와 방과후과정비(7만원)가 교육부 예산으로 동일하게 지원되지만 무상급식비(5만6천원), 저소득층유아지원금(15만원), 학급운영비(50여만원) 등의 교육부 예산은 교육부 소속인 유치원에만 지원됩니다. 어린이집의 경우 유아학비 안에서 급식비, 교사지원비 일부 등을 나눠 써야 하고, 그마저도 교사지원비는 원아가 줄면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학급당 원아가 몇 명이든 교육은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육적 관점이 아니라, 돌봐야 할 대상의 많고 적음이란 숫자의 효율성으로 접근하는 서비스가 기본전제이기 때문입니다. 교사처우개선비(유치원은 74만원, 어린이집은 지자체별 2만~3만원에서 20만원까지 다양), 장애유아교육비(유치원은 아동 4명당 특수교사 1명 외 부모지원비·특수교육치료지원바우처 등 지원, 어린이집은 아동 6명당 특수교사 1명) 등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차등지원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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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K-콘텐츠는 우리의 '힘'이다 지면기사
'기생충', '오징어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수리남'까지. 우리나라의 드라마가 연속 히트다. 영상만이 아니다. 한국인이 만드는 음악, 게임을 세계인들이 함께 즐기고 있다. 새로운 K-콘텐츠들은 앞으로도 계속 생산될 것이다. 세계사의 변방이었던 우리나라가 대중문화 콘텐츠의 흐름을 주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K-콘텐츠의 성공 비결을 알아보자. 무엇보다 우리는 '풍류(風流)'의 민족이다. 한국인들의 유전자에는 흥과 신명이 있다. 한반도의 옛 역사를 기록한 '위지 동이전(魏志 東夷傳)'은 한민족(韓民族)이 '축제와 놀이'를 즐긴다고 묘사한다. 고구려의 동맹(東盟), 동예의 무천(舞天), 그리고 부여의 영고(迎鼓)와 같은 제천의례(祭天儀禮)를 통해 모두가 참여하여 축제를 열었다. 자연스럽게 음주가무(飮酒歌舞)와 놀이가 뒤따랐을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는 후손들에게 전수되었다. 우리는 모두 '끼'를 갖고 있다. 끼가 억압되면 '한(恨)'이 되지만 발산되어 표현되면 축제와 놀이가 된다. 오늘날에는 그것을 대중문화 콘텐츠라고 부른다. 드라마·음악·게임 전세계인이 즐겨대한민국 '역사' 소재로 작품 형상화경제발전·예술교육 고급 인력 배출 한반도의 역사는 다양한 이야기의 보물창고다. 우리는 식민지와 해방, 분단과 내전을 겪었다. 단기간에 압축 성장하여 선진국의 대열에 도달했다. 민주주의도 실현되었다. 20세기 대한민국은 민족분단, 이념갈등 그리고 자본주의의 장점과 문제점을 모두 경험했다. 현재는 지역, 세대, 젠더갈등도 부각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수난과 영광의 역사는 K-콘텐츠의 중요한 소재가 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문화예술인들은 그 경험을 활용하여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경제는 문화가 꽃피울 수 있는 토양이다. 생활 수준이 향상되지 않으면 문화를 즐길 여유가 없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는가. 경제발전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등장했다. 또한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수 인력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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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한류문화의 원천 콘텐츠로서의 한국문학 지면기사
우리는 새로운 세계문학 지도가 그려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말할 것도 없이 서구의 명작들이 비서구의 언어로 번역되어 고전의 지위를 차지하는 과정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한국문학을 비롯한 비서구 문학이 서구어로 소개되는 과정이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별히 서양의 출판사에서 한국문학을 자발적으로 앞다투어 번역하거나 출판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해졌다. 우리가 번역하여 소개해달라고 애원하던 시대는 이미 까마득한 과거가 된 것이다. 세계문학 시장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펼쳐가는 이러한 가능성을 일러 혹자들은 'K-문학' 혹은 '문학 한류'로 명명하는데, 한국문학이 인류의 문화자산을 풍요롭게 할 것으로 폭넓은 기대를 받고 있는 셈이다. 확장 가능성으로 충만한 지금, 한국문학은 단순한 번역과 소개를 넘어 세계의 심장부로 진입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는 것이다.이제 우리는 세계 흐름과 함께하며새로운 문화예술 환경 반영해 가야 이처럼 서구 일변도의 번역 문화가 다원화되어가는 시대에 한국문학은 번역과 해외출판, 세계문학과의 교류, 차세대 번역가 양성을 통해 세계문학의 일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한류문화 콘텐츠 차원에서 한국문학이 크게 성장한 것이다. 그 역할은 역량 있는 번역가들이 수행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양성해온 그동안의 노력이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온라인 강국인 우리가 비대면 국제 문학교류를 활성화하고 비대면 플랫폼을 활용하는 문학행사를 적극 펼쳐간 것도 역설적으로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다. 서구권은 이미 문학의 위상이 많이 떨어진 데 비해 한국은 아랍이나 아시아, 남미와 함께 문학적 전통이 살아 있는 편이다. 언어권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그쪽 독자들이 한국문학을 퍽 반기는 흐름 속에서 그동안 한국문학의 해외소개와 문학교류에 정부와 민간 모두가 전력을 기울여온 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써오던 '세계화'라는 말은 한국문학을 바깥에서 알아달라고 호소하던 시대의 수동적 술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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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우리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에 책임이 있다 지면기사
스토킹 가해자 전주환이 신당역에서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 후, 현재까지도 안타까운 사건의 원인과 대책을 두고 사회적 논쟁이 격렬하다. 이 사건의 피해자를 포함하여 너무나 오랫동안 억울한 피해자들, 특히 여성들이 유사한 형태로 목숨을 잃거나 고통을 받아왔다. 많이 늦었으나 이제라도 사회가 중지를 모아 해결책을 찾는다면 다행인 일이다.그런데 신당역 살인사건과 약간이라도 관련 있거나 일종의 식견을 가진 자들이 저마다 어떤 제도, 어떤 기관이 가장 큰 문제라고 떠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수사기관은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이 문제라 하고, 검찰과 경찰은 서로의 수사 능력을 힐난한다. 여성가족부는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소속된 서울교통공사가 정보를 제공했어야 한다고 하고, 서울교통공사는 피해자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교묘히 탓한다.신당역 살인사건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방치하다 끝내 흉악 범죄로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어떤 사업장, 한 제도,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 있는 모든 기관과 사람들이 직장 내 성폭력, 스토킹 범죄, 여성혐오, 성차별에 대해 무책임하고 무관심하다 끝내 평범한 노동자의 목숨을 잃게 만든 사건이다. 끝내 살인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큰 원인부터 작은 원인의 제공자까지 모두 뼈저린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서울교통公, 기소 불구 직위해제뿐접근차단 위한 어떤 조치도 하지않아선제 대응했다면 슬픈일 없었을것 노무사로서 안타까운 점은 직장 내 성폭력, 괴롭힘, 스토킹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속해 있는 사업장이자 사건의 1차적 책임이 있는 서울교통공사가 소속 직원인 피해자에게 문제 해결에 관한 어떤 신뢰도 주지 못했었다는 사실이다.불신의 이유를 파악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주환이 불법촬영 및 스토킹 범죄로 기소당했음을 통보받았음에도 직위해제만 했을 뿐 접근 차단을 위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고(이러한 조치는 피해자 신원을 인지하지 못해도 가능하다), 살인사건 발생 후 '여성 직원 당직 축소'라는 한참 어긋난 대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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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인권 발전의 토대 '놀이'의 힘 지면기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종영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 회자하며 여러 분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의하면 우영우의 1회 시청률은 0.95%였으나 마지막 16회는 17.53%로 치솟아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음을 잘 보여준다. 이런 인기 덕분에 출연 배우들은 물론 인지도가 없던 ENA 채널까지 대중적 인지도와 함께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이뿐만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과 가족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최근 정부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관한 정책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질병관리청은 국가가 실시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자폐 진단 검사항목을 더 추가하여 지금보다 더 빨리 증상을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같은 드라마에 함께 열광하면서 장애 문제에 공감하게 되자 장애인 인권 의식이 높아지고 사회제도까지 개선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드라마 '우영우'·슈퍼볼 '하인스 워드'열광하는 놀이 통해 사회제도 개선 많은 사람이 함께 열광하는 놀이를 통해 사회제도가 개선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영우와 비슷한 경우를 들자면 한국계 미국인이자 미식축구 선수였던 하인스 워드(Hines E. Ward, Jr)를 들 수 있다. 2006년 2월 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에서 워드는 자기 팀을 승리로 이끌며 아시아계 선수로는 처음으로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되었다. 미식축구경기는 한국에서 별로 인기가 없어서 국내에서 시청하기 어렵지만, 단일 경기 이벤트로서 세계 최대 규모인 슈퍼볼 경기만큼은 국내에서 중계되어 우리도 슈퍼볼 경기를 보면서 워드에게 열광하고 그의 삶의 굴곡도 알게 되었다. 워드는 한국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미국으로 갔는데, 아버지는 주한 미군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고 어머니는 한국인이다. 부모 이혼으로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둘이 살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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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나다움의 나침반 'Narrative Purpose Coaching'-과거를 넘어 새로운 이야기와 삶 지면기사
난생 처음 시골에서 맞이한 추석 한가위. 마당에 어설프게 펴고 앉은 휴대용 의자와 캠핑테이블, 차 한잔의 여유로움과 정담조차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시간. 더딘 걸음을 옮기듯 흘러가는 흰빛 고운 달님이 마냥 자유롭다. 초저녁 서쪽 하늘 둥근 눈썹 모양의 초승달이 이제 한가위 보름달 되어 100년 이래 가장 둥근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왔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시구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 밤, 유년시절 토끼가 방아 찧던 향수의 달이 그리움으로 다가선다.기억 속에 달은 우리 가슴에 저마다의 의미가 되어 자신만의 스토리로 존재한다. 지금 나는 어떤 스토리를 꺼내어 어떤 내면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스토리(story)는 줄거리를 담고 있는 말이나 글을 의미하며 삶의 모든 측면을 다루는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핵심으로 설명된다. 이러한 스토리를 포함한 내러티브(narrative)란, 스토리나 언어로 기술이 불가능한 모든 종류의 서사성 전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기술되고 경제, 교육, 지식, 영화, 음악 등 분야에서 나름의 독특성에 바탕하여 각종 매체의 표현양식에 대한 대응으로 정의된다.스토리를 통한 의사전달과 내적 성찰 및 자율적 선택에 의한 행동의 변화는 인간이 지닌 차별화된 특성으로 이에 기초한 내러티브코칭은 가치중심적 철학사상에 기반하여 스스로 의미를 찾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며 도움이 되지 않는 옛 스토리로부터 도움을 줄 수 있는 더 새롭고 성숙한 자신만의 스토리를 개발하는데 무게를 싣는다. 즉, 자신의 진정한 발견을 위해 옛 자기를 해체하고 재구성을 실행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조작적 정의가 전제된다. 내러티브코칭은 과거 분석이 아닌현실 자각과 비전 향한 창조적 발현 더 깊고 심오한 내면을 향한 탐색과 내적 냉정함으로 목적을 발견하며 자신의 정의를 확장한다. 또한 타인의 세계를 향한 침묵과 이해는 타인에 대한 깊은 존중과 건전한 상호작용에 기여하는 자원이 되고, 구성적 특징으로서 현실과 스토리는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가족, 사회, 종교 등에 영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