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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MZ세대 아픔, 선심 공약보다 근본적 해법 제시가 답이다 지면기사
20대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여·야 두 후보의 초박빙 구도 속 2030세대가 각종 여론조사 주요변수로 작용, 판세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MZ세대가 20대 대통령 선거의 강력한 캐스팅보터란 말이 선거판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MZ세대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대선 승리도 없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선심성 공약이 차고 넘쳐 리스트를 만들어야 할 지경이다.윤석열 후보는 얼마 전 '여가부 폐지'라는 다섯 글자로 MZ 표심 공략에 선점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이대남(20대 남자)의 보수화라고 평한다. 실제로 최근 한 언론사의 조사결과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대남이 60대보다 오른쪽에 있고 이대녀(20대 여성)는 40대만큼 왼쪽에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보수화와 진보화는 젠더 이슈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서 눈여겨 살펴봤다. 정책 전반에서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한마디로 이대남은 가장 보수적인 60대보다 더 보수, 또 이대녀는 가장 진보적이라는 40대보다 더 진보적이다. 같은 세대 남녀가 극과 극으로 다른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진보와 보수로 단정하기 전에 무엇이 같은 세대인 이들을 이렇게 다르게 만들었는지 혹은 만들고 있는지 그 요인이 무척 궁금했다. 당장 취업 어려운 판에 결혼비용집 마련·아이 양육·교육비용 등청년층 아픔 파악후 대책 세워야 물론 이런 현상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지만 대부분 동의가 안 된다. 한 정치학 교수의 분석을 인용하자면 'MZ세대가 공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인데다 남자들은 현 정부를 페미니즘 정부로 인식, 상대적으로 보수정당에 공감도가 높고 여성은 남성들의 시각과 반대'라는 것이다. 필자는 단순히 현 정부 때문에 큰 차이가 발생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들의 차이점을 둘러싼 의문은 자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납득할 이유를 찾고 싶었다. 이대녀 둘을 두고 있는 필자는 이대남을 둔 지인 대상으로 탐문했다.아들과 대화를 중시하는 필자 지인은 이대남의 보수화는 아주 긴 시간에 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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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워라밸시대, 지루함과 재미 지면기사
코로나19 때문에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면 별일 없었는지 안부를 묻고 뭔가 재미있는 일은 없었냐고 묻곤 한다. 이 질문에 사람들은 참 다양한 답을 한다. 주식투자로 재미를 봤다, 골프 배우는 게 재미있다, 새로 만든 모임에 나가는 게 재미있다 등을 답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우리는 모두 지루하지 않은 삶, 재미있어 활력이 넘치는 삶, 그래서 삶의 만족감이 높은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최근 미국 학자 애니 브리톤과 마틴 쉬플리는 지루함을 더 높게 경험하는 사람은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보다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숨지는 비율이 2.5배나 높다는 것을 밝혔다. '지루해 죽겠다'는 농담을 과학적으로 검증한 것이다.그런데 '지루함'과 '재미'란 과연 무엇인가? 미국 심리학자 메리 하리스는 지루함이란 어떤 사건이나 행동 속에서 흥미를 찾지 못하는 무디어진 감성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루함은 '한가함'과 다르다. 일본 철학자 고쿠분 고이치로는 지루함은 주관적인 상태로서 무언가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감정'이라면, 한가함은 객관적 조건으로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할 필요가 없는 '시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정부가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를 2018년부터 시행하여 노동시간을 단축한 것은 '한가함'을 이전보다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노동단축으로 더 늘어난 한가한 시간에 지루함에 빠지지 않는 지혜를 가지고, 무엇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는지 성찰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다양한 여가로 비영구적 지루함탈피 가능하지만 내적 노력없이영구적 지루함 벗어나기 어렵다 교육학자 손 디모네는 지루함을 '비영구적' 지루함과 '영구적' 지루함으로 나누었다. 비영구적 지루함의 경우, 어떤 외부상황으로 인하여 지루하다는 감정적 기분에 잠시 빠지지만 곧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 기분을 바꿀 수 있다. 영구적 지루함은 비영구적 지루함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데 다음 여섯 가지의 경우에 영구적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첫째, 지적, 감성적 그리고 심리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긍정적 자극을 전혀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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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관계를 살리는 코칭적 대화… 행복으로의 첫 걸음 지면기사
메타버스에서 울려 퍼진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맞이한 2022년. 메타버스란 새로운 문화가 어색하지 않은 현실이 되어 삶 곳곳에 자리한다.급속한 변화가 요구되는 요즈음 그 변화는 예측을 뛰어넘는 상황에 대한 불안을 포함하는 것이 아닐까?지금, 우린 어디 머물러 있는가?삶의 궁극의 목적인 행복. 하버드대의 연구결과에서도 드러났듯이 행복의 절대적 조건인 관계는 소통의 의미로 이어지며 우리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조직의 이직률에도 관계로 인한 불편함이 첫 번째 요인임이 밝혀졌다. 상대에게 나를 잘 드러냄과 동시에상대를 더 잘 듣는것으로 표현되는경청은 자기의 지각 내려놓은 상태 관계의 사전적 정의는 둘 이상의 사물이나 사람, 현상 등이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는 영역으로 표현되며 관계 중시의 문화인 우리나라에서 관계의 중요성은 더 크다 하겠다. 그럼에도 현대사회에서 가족 간의 대화시간이 13분이라는 연구 결과는 대화의 부재가 던져주는 사회의 문제점과 더불어 효율적 소통을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드러낸다.관계는 삶에 있어 사물과 상황 및 사건을 관련 짓는 총체이며 좋은 관계, 이상적인 관계란 내재된 감정상태에 대한 느낌으로 생각이나 감정의 교환에 대한 전반적 행위를 포함한다. 관계에서의 대화는 상대의 느낌, 생각, 뜻을 알게 되는 도구이며 관계를 맺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로 표현된다. 시각과 청각의 이미지, 즉 비언어의 중요함과 함께 말의 내용인 언어는 고작 7%의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메라비언의 법칙도 주목할 만하다.관계를 살리는 코칭적 대화란 무엇일까?코칭 대화가 코칭 프로세스와 코칭 스킬로 구성된다면 코칭적 대화는 표현되는 행위 이전의 내면 상태를 포함한다. 드러남이 연결된 내면의 가치체계, 즉 마인드 셋(mind-set)을 의미하며 인간의 온전성과 존중으로 대변하는 코칭 철학에 기반한다.코칭적 대화에 있어 내적 가치의 인식은 독특성과 다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인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존중과 대극적 성향의 차이로 이어지며 학문적 이해를 바탕으로 다름을 받아들이는 자세, 그리고 독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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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본래의 천진함, 본래의 선의 지면기사
"이제 더는 못 올 것 같아. 걷기가 힘들어." 할머니의 포교당과 수영장 30년지기 친구 다섯은 이제 셋만 남았다. 한 분은 작년 92세로 돌아가셨고 다른 한 분은 몇 년 전부터 없는 번호라 뜨며 연락이 끊겼다. 다섯에서 셋이 된 친구들은 두 시간거리 교외로 이사 간 할머니를 만나러 지난 10년간 일 년에 한 번 버스와 택시를 타고 길을 걸었다. 바로 옆 바닷가 동네에서 회도 먹고 수다도 떨며 내년을 기약하기를 열 번 쯤 했겠고 아흔 언저리의 어느 날, 그러니까 이제 지팡이에 의지해 느릿느릿 걸어도 친구에게 닿기 힘들겠다 생각된 어느 날 그런 대화가 오갔다. 제일 먼저 걸음이 불편해진 할머니를 더 이상 보러 오지 못할 친구들은 넷이 똑같이 나눠 내던 음식값을 그날은 할머니를 제외하고 극구 셋이 나누어 냈고, 미안해진 할머니는 식당에서 판매하는 젓갈을 친구들에게 선물했다.이후로는 서로의 생일이나 연말연초, 전화로 안부를 확인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고 할머니는 도시로 돌아왔다. 세 명의 친구는 그해 가을, 그러니까 2021년의 가을, 끊겼던 만남을 다시 시작했다. 여전히 버스를 타야 하고 느릿느릿 지팡이를 의지한 걸음이지만 같은 도시에 있다는 연대감은 몸의 고단함에 비할 게 아니었다. 할머니는 할머니보다 한 살 많은 아흔넷 친구와 동갑내기 아흔셋 친구, 그리고 한 살 적은 아흔둘 친구와 오랜만의 해후를 했다. 저절로 더 굽어버린 손가락마디와 달근달근 저절로 움직이는 서로의 입술 근육을 바라보면서 그들은 조금 덜 늙었던 때처럼 이야기 나누었다. 상처받고 상처내며 2021년 지났다상흔과 고통은 매장되며 잊혀졌고서로 선한 인간이라고 더 빤해졌다 1930년생 할머니는 강원도 회양군에서 태어나 1950년 4월 아들을 낳아 전쟁통의 젖먹이를 데리고 이남으로 피난 왔다. 전쟁 이후, 이방인의 삶은 그 시절 여인들의 삶과 다르지 않았다. 일가친척이란 보험 없는 피난민은 가깝게 지내던 이들과의 계를 통해 상도 치르고 자식도 출가시켰다. 그때부터 사람들과 어울려 정기적으로 식사도 하고 여행도 하던 습관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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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파이팅! kt, 이겨라! 현대건설 지면기사
수원은 우리나라 프로 스포츠의 메카가 되었다. 4대 인기종목인 야구, 축구, 배구, 농구 팀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성적도 뛰어나서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1. 야구는 올해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kt 위즈는 창단 8년 만에 챔피언이 되었다. 페넌트 레이스와 코리안시리즈에서 모두 승리하여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다. 앞으로도 계속 가을 야구를 하는 강팀이 되기를 기원한다.#2. 우승은 못했지만 축구는 내년 시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금년에 1부 리그로 승격한 수원FC는 5위를, 전통의 강호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6위를 기록했다. 두 팀 모두 국내 최상급 클래스인 K리그 파이널 A그룹에 속해 있다. 내년에는 더욱 분발하여 상위 3개 팀에게 주어지는 AFC 챔피언스리그 참가를 기대한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아시아 최고의 축구 팀을 가리는 대회다.#3. 야구, 축구만이 아니다. 겨울 스포츠에서도 수원 팀들은 앞서가고 있다. 여자배구의 현대건설은 현재 17승1패로 압도적 1위다. 아직 시즌이 반 이상 남아 있지만 조심스럽게 우승을 전망한다. 만년 하위권 팀이었던 남자배구의 한국전력도 현재 3위다. 포스트 시즌 진출이 가능하다.#4. kt 소닉붐은 올해 본거지를 수원으로 이전했다. 서수원의 칠보체육관에 자리잡았다. 현재 1위다. 우승에 도전한다. 수원 kt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구로, 겨울에는 농구로 스포츠면의 팀 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같은 모기업이 하계와 동계 스포츠를 모두 석권하는 위업 달성에 다가가고 있다. 창단 8년만에 챔피언 된 kt위즈내년 우승 가능성 보여준 '축구'여자배구, 17승1패로 압도적 1위 이미 수원은 야구와 축구에서 동시에 챔피언에 오른 전과(戰果)가 있다. 2004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K리그에서 우승했다. 같은 해 수원종합운동장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현대 유니콘스도 우승했다. 한 도시가 축구와 야구 모두 챔피언이 되는 것은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배구 또는 농구에서 우승한다면 수원은 일 년 내내 챔피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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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송구 2021년, 영신 2022년 "희망의 끈 놓지 맙시다" 지면기사
"거스름돈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칠천육백원 맞는데요?""전에는 만원 내면 거스름돈이 몇 백원 정도였는데…." "아이참! 이제 만 육십오세가 넘으셨잖아요." 지난 봄 산행하다가 미끄러진 적이 있습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나무를 붙잡다가 몸이 뒤틀려 허리에 충격이 왔지요. 한의원에 들렀는데, 진료비가 전보다 적게 나왔습니다. 의아해서 물었더니 '경로우대'를 적용해서라는 것이었지요. 기분이 묘했습니다. 돈이 덜 드니 좋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나도 별수 없이 이제 늙은이 취급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좀 씁쓸했지요. 예비군복을 벗을 때도 비슷했었습니다. 이젠 훈련을 안 받아도 된다는 생각보다는 '내 청춘이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하는 감정이 더 컸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국가 공인 노인'이 됐으니….며칠 전, 시장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아내가 뜬금없이 카카오톡(Kakao Talk)으로 사진 한 컷을 보냈지요. 앞서가던 저의 뒷모습을 찍은 건데, 민망할 정도로 머리털이 허룩해 보였습니다. 허허함에 가슴이 시렸지요.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이면 사랑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새삼스럽게 아내가 저에게 새로운 사랑의 감정을 싹 틔웠을 리는 없을 테고, 아마 '내 남편도 세월엔 별수 없구나!' 하는 안쓰러움이 더 컸을 겁니다. 기분이 묘했지요. 저는 아내가 보내준 사진을 보며 그저 허공을 향해 헛기침만 몇 번 날리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이래저래 허전함으로 가득한 연말IMF때보다 힘든 시기 견디는 우리서로 위로와 존경의 박수 보냈으면 그러고 보니 저는 제 뒷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더군요. 현역 은퇴 후에야 비로소 지난 삶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만, 생각은 많아졌으되 이를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이성이라는 채에 걸러내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인생 60부터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니, '있었습니다'라고 해야겠지요. 100세 시대 운운하는 마당에 이제는 인생 70부터라고 해야 맞는 말일 테니까요. 60부터든 70부터든 그게 뭐 중요하겠습니까. '늙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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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감염병 이후, 새로움은 어떻게 오는가 지면기사
올해도 감염병과 함께한 세월이 속절없이 저물어간다. 작년부터 한 시대의 키워드로 군림하기 시작한 코로나19, 확진, 방역, 마스크, 백신, 비대면 등은 이제 한시적 응급실이 아니라 상시적 거실까지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확진자나 사망자 숫자는 그 어떤 생활지수, 예컨대 주식, 물가, 이자율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상적 관심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인류는 이제 새로운 변이형과 다시 싸워야 할 기로에 서 있다.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한판 승부가 끝없이 이어지면서 어쩌면 이 긴 터널에서 오랫동안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도 생겨날 법하다. 이처럼 어둑한 감염병 시대에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코로나 이후 생명·자연·농경 존중야생동식물 서식지 파괴하지 말고 서양사의 한쪽을 보면 우리는 감염병 사태가 소강상태에 이르면 어김없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해석 조류가 등장하곤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양사에 새로운 근대의 물결로 밀려온 르네상스는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 그 기원을 둔다. 이 작품은 페스트가 한창이던 어느 아침 남녀 열 명이 모여 나눈 이야기 모음이다. 이들은 어이없이 감염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자신들도 그러한 죽음의 공포를 한없이 느끼면서, 지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종교적 엄숙주의가 지배하던 나날에서 벗어나 인간 이성에 바탕을 둔 현세적 삶의 중요성을 예감하고 갈파한 '중세 이후'의 선언이었던 셈이다. 르네상스의 제1원리인 인간 발견 모티프가 페스트라는 존재조건으로부터 시작된 아이러니가 그 안에 들어 있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때 유행했던 이른바 스페인독감 이후 등장한 아방가르드는 오랫동안 근대 사회를 추동했던 인간 이성의 몰락을 선언하고 새로운 인간 이해의 비전을 제시한 운동이었다. 삶과 예술의 새로운 창조와 수용을 통해 인간 이성이 가한 기형적 폭력에 대한 반성적 사유를 실험적으로 끌어낸 것이다. 이성이 열어젖힌 근대 사회가 실은 전쟁과 감염병을 초래한 병원(病源)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아이러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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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알 권리로 포장된 조동연 교수 관련 보도 참사… 그 참혹함에 대하여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물 1호인 조동연 교수의 사생활 논란은 사퇴 후에도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영입 인물 발표에 이어 사생활 논란, 사퇴, 조 교수 측의 '성폭력으로 원치 않은 임신'이라는 혼외자 관련 발표 등 일련의 사태가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짧은 기간 불거진 사생활 논란 보도와 그 파장이 참혹하게 느껴진다.아무리 공인의 길을 선택한 경우라 해도 한 개인의 사생활을 짓밟고 가족의 안온한 삶을 무너뜨린 선정적인 언론 보도가 너무나 잔혹해 보인다. 언론 보도에 부화뇌동하며 마녀사냥식 비난 여론에 편승한 것은 아닌지, 부끄럽고 먹먹하다. 자녀의 신상 정보 노출에 아이 얼굴까지 공개된 터에 피눈물을 흘리며 '성폭력 임신'이라는 아이의 출생 배경을 알려야만 했을 어미의 심정이 어떨지 차마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그저 이 사태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짚어 보고 성찰하며 작은 반성이라도 끌어내 힘든 여정을 선택한 그녀에게 위로가 되고 싶을 뿐이다. 개인의 인권·사생활 침해 아랑곳정치권 선거철만 되면 영입 인물 애초에 공인으로서 흠결이 있는 사생활 문제가 이 사태의 핵심이 아니다. 민주당의 인물 검증 부실 책임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알 권리를 빙자한 언론의 저급한 사생활 캐기식 보도와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치적 후진성 문제에 있는 것 아닐까.언론이 국민의 알 권리를 등에 업고 검증이라는 이름의 선정적 보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처음 조 교수의 혼외자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을 빚은 유튜브 채널은 현재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당해 검찰에서 선거·정치 전담 수사부서에 배당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의 인용을 맨 처음 보도한 한 종편방송과 신문에서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가 불가피'하다면서 알 권리와 무관한 내용 보도로 빈축을 사고 있다. 확증편향의 끝판왕이 제기한 논란을 객관적 검증 없이 인용해 공인이 아닌 자녀의 사생활을 시시콜콜 보도한 것이다. 인권 침해 우려가 있는 조 교수의 결혼과 이혼에 관한 세세한 내용, 심지어 자녀의 출생 시점 등 공익과 무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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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위드코로나, 웰빙과 주관적 행복 지면기사
어느새 고운 단풍잎들이 낙엽되어 거리에 뒹구는 겨울의 문턱. 달력 한 장을 남긴 채 12월이 문을 열었다. 시간의 무게만큼, 그 무게를 더한 한 해의 삶을 되돌아본다. 소소한 일상이 먼 옛일로 기억되고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시간 속에 예상치 못한 많은 일들이 겹겹이 둘러쳐진 병풍처럼 우리의 삶을 에워싸고 주마등 되어 스쳐 지나간다. 계절이 바뀌고 해를 넘기며 이어졌던 끝을 알 수 없었던 불확실한 시간들을 뒤로한 채 위드 코로나(With Corona)란 단계적 일상회복의 모험을 시작했다.우린 지금 어디 서 있는가? 자본주의 급성장의 산물인 물질 만능으로부터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에 대한 기대는 웰빙(Well being)의 출현을 요구하였고 더불어 행복에 대한 근원적 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특별한 사람들의 선택된 영역으로 여겨졌던 행복, 그 정체는 무엇일까?일상적 생각은 반복통해 강화되고과거 경험은 느낌을 동일하게 지배 같은 환경과 상황에서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은 모두 다르다. 그 생각의 다름은 각자의 신체, 감정, 정서를 관장하며 행복에 이르는 자신만의 길이 된다. 삶의 본질은 현재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행복이란 무엇을 이룬 결과가 아닌 '어떻게?'의 상태에 대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것으로 충분히 자기적이고 주관적이다. 웰빙은 정서적, 심리적, 육체적 행복을 말하며 몸과 마음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태도나 행동으로 정의된다. 이는 일반적 상황과 사실에 기반한 보편적 상태로 개인의 절대적이고 주관적인 삶을 전제로 표현되는 주관적 행복과 유사성을 지닌다. 커다란 목표를 성취할 때만 행복한 것이 아닌 소소한 일상의 작은 일들도 충분히 행복에 이르는 가치를 지니게 된다. 행복의 구체성을 정의해 나가는 과정의 확장과 함께 강도가 아닌 빈도가 중요시되며 그 횟수를 늘리는 것에 주목한다. 행복장부(Booking Happiness)! 나만의 행복장부에 행복이 발현되는 다양한 종목들을 세세히 기록하라!누군가는 한 소절의 음악이 위로가 되어 행복하고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하는 식탁의 행복을 말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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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5회 연속 유아교육 정책토론회의 의미 지면기사
지난 11월18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제3차 정책토론회가 진행됐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우리나라 유아교육정책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를 진행하는 국책연구소다. 유아교육과정인 개정누리과정의 경우,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 완료 이후 5개월여 만에 해당 연구를 골자로 개정된 교육과정이 고시되어 7개월여 만에 현장에 적용되었으니 정책연구의 중요성을 새삼 알 수 있다.정책연구는 연구소 내·외부 연구진의 주도하에 이루어지지만 정책연구가 소수 연구자의 개인적 연구가 아니라는 점,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야 정책연구가 현장에 적용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민간과 국공립, 기관장과 교사, 학계와 학부모 의견을 두루 수렴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그동안의 정책연구 또한 토론회, 공청회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왔으나 홍보 미흡, 제한된 인원 등 충분한 현장 의견이 수렴된 것인가, 보고서를 위한 형식적 절차에 그친 것은 아닌가에 대한 의문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국공립 vs 사립·유치원 vs 어린이집서로 날카롭게 베었던 언어들 주춤상대방 이야기 들을 수 있는 틈 생겨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육아정책연구소의 5차 연속 토론회는 이례적이고 그래서 의미를 갖는다. 대한민국 미래유아교육·보육 체제개편을 위한 정책연구과정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국공립과 사립, 학부모와 교사 등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의견을 총 5차례에 걸친 토론회를 통해 수렴하겠다는 공식적 약속임과 동시에 유튜브 채널을 통한 공개 토론회를 지향하며 마이크가 주어지지 않았던 현장의 여러 관련자들에게 목소리를 허락한 셈이다.실제 지난 1, 2차 토론회는 토론자로 참여한 핵심 패널뿐 아니라 그동안 목소리를 지니지 못했던 현장의 여러 관계자들 또한 채팅창을 통해 활발히 의견을 개진했다. 지나치게 날 것의 언어로 오간 의견들에 대해 부정적 평가 또한 존재하지만 그동안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던 이들의 들끓는 감정이 그대로 분출된 결과였다고 생각된다. 국공립과 사립의, 원장과 교사의, 유치원과 어린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