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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광장] 굿바이! K-정부!

    [수요광장] 굿바이! K-정부! 지면기사

    여야의 대통령 후보가 최종 결정되었다. 누가 당선되든 이제 100여일이 지나면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의 시간이 가까워진다. 문 대통령은 훗날 어떻게 기억될까. 지난 11일 문 대통령은 '2021 K박람회'에 참석했다. 이 박람회는 금년에 처음 개최된 행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브랜드 K'를 강조했다. 브랜드 K는 중소기업상품 수출 촉진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인증한 상품이다.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은 K-시리즈를 들어왔다. K-방역이 대표적이다. K-백신, K-바이오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만이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K는 등장한다. K-뉴딜, K-조선, K-유니콘, K-콘텐츠, K-푸드. 최근에는 K-뷰티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브랜드 K를 강조하는 문 정부는 'K-정부'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차기 대선을 앞둔 우리는 이제 K-정부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대표적인 K-시리즈를 통해 K-정부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먼저 K-방역. 정부는 코로나 초기 대응을 방역 모범 사례로 홍보했다. 외신의 주목도 받았다. '메르스'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매뉴얼이 유효했다. 확진자 이동경로 추적 시스템이 작동된 것이다. 초기의 성공은 방심을 유발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의 조기 종식을 예측했고 방역 경계심은 느슨해졌다. 전염이 확산되고 확진자 수는 급속하게 증가했다. 방역 시스템은 붕괴됐다. 마스크 대란이 이어졌다. K-백신은 백신의 국내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국민들을 호도했다. 백신 조기 확보에 실패했고 국민들은 또다시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위드 코로나 조치 이후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의 수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겸하는 국무총리는 사적모임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했다. 이제는 아무도 K-방역을 자랑하지 않는다. 방역, 초기 성공은 결국 방심 유발뉴딜, 요소수사태 무능 또 보여줘콘텐츠, 민간 예술인들의 성과물 K-뉴딜은 K-정부의 신성장산업 육성 의지를 상징한다. 현실에서는 신성장산업은커녕

  • [수요광장] 어느 욕쟁이 할머니 추억

    [수요광장] 어느 욕쟁이 할머니 추억 지면기사

    "야, 이놈들아! 너희들만 처먹니? 그만 먹고 가!"경기도청 공보실에서 언론에 도정 홍보자료를 제공하는 일을 할 때입니다. 당시 차트 보고가 많았는데, 홍보팀에 있던 제가 글씨를 좀 잘 쓰는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옆 부서인 문화재계 일을 가끔 도왔습니다. 매직펜으로 한자(漢字)를 섞어 쓰는 차트 보고서 일을 끝내면 으레 '꽁술'이 따라왔지요. 처음으로 일을 도와준 후 도청 앞 네거리 건너편에 있는 '소골집'에 갔었을 때입니다. 한참 맛있게 먹고, 추가로 고기와 술을 주문했는데 느닷없이 주인 할머니가 큰소리로 욕을 섞어가며 그만 먹고 가라는 거였지요. 할머니의 호통에 다들 주눅이 든 듯 "알았어요. 갑니다, 가요"라고 하며 어안이 벙벙했지요.다음날 궁금해서 물었습니다."엄 주사님! 어제 그 '소골 집' 머리 하얀 할머니가 그만 먹고 나가라며 욕을 하던데…." "그 할머니가 원래 그래. 입에 욕을 달고 사는데, 모두 그냥 웃으면서 받아들여. 그 욕쟁이 할머니는 한 사람당 고기 1인분과 소주 한 병 이상 안 팔아. 다른 사람 먹을 거도 있어야 한다는 거지…." "야 이놈들아! 너희들만 처먹니?""지랄하고 자빠졌네~"… 요즘은정겨운 식당주인 찾기 어렵네요 이후에는 저도 그러려니 드나들었지요. 자꾸 들으니 친근함마저 느껴지더라고요. 아무튼, 그 집에는 도청 공무원들이 꽤 드나들었는데, 인사는 나누어도 권주(勸酒)는 자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금세 소주 한 병이 사라지니까요. 그런데 그 소골집이 '도로가각(街角)정리사업'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후 할머니를 본 사람도 없지요.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공무원은 꽃길과 공원 조성, 옥외간판 정리 등으로 휴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당시 임사빈 지사도 경기가 열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강행했는데, 어느 일요일 성남시에서 저녁을 하게 됐지요. 이해재 성남시장이 일행을 한 식당으로 안내했습니다. 미리 연락했는지 나이 지긋한 여성 주인장이 마중 나와 있었습니다."사장님! 지사님 오셨으니 잘 부탁합니다." 이 시장이 이렇게 말

  • [수요광장] 최현배와 윤동주, 한글과 시조

    [수요광장] 최현배와 윤동주, 한글과 시조 지면기사

    지난 10월19일 세종대왕기념관에서는 제43회 외솔상 시상식이 열렸고, 22일에는 울산 중구청에서 제5회 외솔시조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글학자이자 시조시인인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을 기념하여 시행되고 있는 이 행사들은 선생이 10월19일에 탄생하였고 또 10월에 한글날이 있어서 줄곧 그 어름에 열려왔다. 선생은 울산에서 태어나 일본 히로시마고등사범학교 문과를 마치고 교토제국대학 문학부 철학과에서 교육학을 전공하여 졸업하였다. 주시경 선생 이후 문법 연구를 새롭게 발전시킨 빼어난 공적을 이루었는데, 이 점은 선생의 생애를 두고두고 빛나게 하는 고갱이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말본', '한글갈', '조선 민족 갱생의 도', '우리말 존중의 근본 뜻'으로 이어지는 한글 혹은 우리말 연구의 성과가 그 찬연한 세목을 이루고 있다 할 것이다. 외솔, 백여수 작품 남긴 '시조 시인' 외솔에 얽힌 삽화 가운데 한순간을 떠올려본다. 외솔은 1926년 4월 연희전문학교 교수가 되어 1938년 9월 흥업구락부 사건으로 파면될 때까지 재직하였다. 1938년 연희전문에 입학한 신입생 윤동주는 선생의 수업을 첫 학기에 수강했다. 한 한글학자와 한 청년시인의 짧은 조우였지만 이들은 모두 제국의 심장을 온몸으로 돌파해간 공통점으로 우리 뇌리에 남았다. 우연이 필연이 되어 한국 근대사의 가슴 벅찬 만남으로 기록될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그 인연은 후대에까지 이른다. 윤동주는 후배 정병욱에게 열아홉 편이 담긴 유고를 건네고 일본으로 건너가 후쿠오카형무소에서 타계했다. 친필 유고를 간직했던 정병욱은 해방이 되자 그것을 윤동주의 동기 강처중에게 건넸다. 강처중은 당대 최고 시인 정지용에게 시집의 서문을 부탁하였고 자신은 발문을 준비했다. 당시 정지용은 경향신문의 주간, 강처중은 기자였다. 강처중은 윤동주의 또 다른 동기 유영에게 조시(弔詩)를 부탁해놓고 자신이 이런저런 맥락으로 수습해두었던 윤동주의 시 열두 편까지 보태 서른 한 편이 실린 유고시집을 내려고 마음먹었다. 출판사는 정음사가

  • [수요광장] 품격있는 언어로 정책 대결 펼쳐야 국민 공감 얻어

    [수요광장] 품격있는 언어로 정책 대결 펼쳐야 국민 공감 얻어 지면기사

    내년 3월 대선은 점점 다가오는데, 유력 대선 주자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역대급으로 높다는 여론조사 발표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필자 주변에는 누구를 찍어야 할지 찍고 싶은 사람이 없어 고민이라는 이들이 많다. 여당 이재명 후보의 경우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으며 의혹 해소를 위해 국감장에서 특유의 달변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의혹 해소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설상가상 경선 후유증까지 겹쳐 우려스러웠는데 그나마 이낙연 후보와 차담을 통해 어렵게 '원팀'으로 봉합,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與 이재명 '대장동 의혹' 해소 못해국힘 윤석열·홍준표 '막말리스트'상대방 향한 비난 경쟁 '점입가경' 야당도 문제가 있긴 매한가지다. 국민의힘 본경선이 갈수록 혼탁한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어 지지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로 수차례의 TV 토론에서도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상대방을 겨냥한 비난이나 인신공격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 전 총장의 잦은 말실수는 상대 진영뿐 아니라 지지자들까지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윤 예비후보는 '120시간 노동, 페미니즘, 불량식품,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안 됐다' 등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들 만큼 말실수가 잦아 끊임없이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오죽하면 '윤석열 1일 1망언'이란 신조어까지 나돌며 설화를 겪고 있다.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을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며 전두환을 추켜세우는 듯한 발언으로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유감 표명을 하고 사과를 했으나 이후 SNS에 자신이 키우고 있는 개에게 과일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도 성향의 지지자들까지 "사과는 개나 주라는 뜻이냐"며 거센 반발에 "제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임으로써 일

  • [수요광장] 코칭 리더십으로 준비하는 포스트코로나

    [수요광장] 코칭 리더십으로 준비하는 포스트코로나 지면기사

    가을의 중턱, 어젠 겨울의 표정을 닮은 날씨 덕에 철 이른 겨울 코트를 꺼내입고 길을 나섰다. 제 몫을 다한 나뭇잎들이 힘을 잃고 휴식으로 향해 가는 계절. 자연스러운 사유와 사색이 내적 성찰을 더하는 시간들로 이어진다.모습을 바꾸며 계속되는 코로나19.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코로나는 일상으로부터 삶의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울감이나 무기력함을 의미하는 코로나 블루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소통으로 이어진 언택트(Untact),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을 의미하는 온택트(Ontact), 더 나아가 자신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로 대변되는 포택트(Fortact)에 이르기까지 300여개가 넘는 다양한 신조어의 탄생과 파생어의 등장은 사회적 분위기를 대변하는 새로운 문화가 되었으며 근자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신경언어프로그래밍' 등을 활용한셀프코칭으로 신념·가치체계 발견 지그문트 바우만의 레트로토피아의 그리움이 잔상으로 남아있는 지금,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시대를 향한 우리의 준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과연 코로나 종식만이 진정한 일상의 회복을 보장할 수 있을까. 예외적인 코로나 사태의 상황으로부터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하는 학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되어 무게를 싣는다.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며 익혀진 크고 작은 습관과 타성들로부터 깨어나려는 의지와 노력을 코칭리더십과 함께 하면 어떨까. 리더십은 리더(Leader)와 십(Ship)의 합성어로 리더가 배를 목적지까지 끌고 가는 능력으로 이해되며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리더의 역량이나 기술로 정의되었다. 또한 집단의 목표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도록 영향을 주는 활동으로 정의되었고, 상황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특정한 목표의 성취를 위한 상호 간의 영향력으로 정의되기도 하였다. 이같이 시대와 문화 및 입장과 관점에 따라 실로 많은 정의가 존재하며 이런 모든 정의는 가능한 것으로 인정되었다.초기 전

  • [수요광장] 그들만의 리그, 유아교육 정책

    [수요광장] 그들만의 리그, 유아교육 정책 지면기사

    만 3·4·5세의 공통 교육과정인 개정누리과정은 2018년 6월 정책연구가 시작되어 7개월만인 2019년 2월 교육부에 최종연구가 보고되었고, 5개월 뒤인 2019년 7월 고시되어 2020년 3월 현장에 적용됐다. 2012년 제정되어 2020년 2월까지 약 9년간 적용된 기존의 유치원 교육과정인 누리과정을 개정하여 개정누리과정으로 현장에 적용하기까지 정책연구부터 현장적용까지 고작 1년10개월이 걸린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정과정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고시 이후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준비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특히 개정누리과정은 교사 역량이 매우 큰 교육과정임에도 교사재훈련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2016년 혹은 2017년 대학에 입학하여 2020년 2월 졸업 후 현장에 투입된 교사들은 마지막 졸업학기인 2019년 2학기에 기존 누리과정과 다른 개정누리과정으로 한 학기를 수업한 후 개정누리과정으로 변경된 현장에 교사로 바로 투입되었다. 원장이나 원감의 경우, 많게는 700~800명 규모로 이루어진 2시간 혹은 2시간30분의 연수, 교사의 경우에도 몇 백명 대단위로 이루어진 8시간 연수가 개정누리과정의 현장 적용 이전 공식적 재교육의 전부였다. 정책연구는 개인적 특권일 수 없다최전선의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이정책결정 시스템·문화로 정착돼야 개정누리과정과 연장선에 있는 유치원교사 양성교육과정 개선방안에 대한 국책연구 또한 지난 9월 마무리되었다. 충분한 현장수렴없이 이루어진 정책연구가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것 아니냐, 결국 개정누리과정과 같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연구 마무리 몇 주 전 해당 정책연구에 대한 토론회가 개최되었으나, 유치원교사 양성교육과정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발제 30분, 이후 7명의 토론자가 각각 10분씩 토론을 한 후, 10분간의 질의응답을 거쳐 토론회는 2시간 만에 마무리되었다. 토론자들의 토론뿐 아니라 실시간 채팅을 통해서도 유치원 교사 및 원감과 원장, 유아교육

  • [수요광장] '오징어 게임' 참여자들

    [수요광장] '오징어 게임' 참여자들 지면기사

    이제는 '오징어 게임'이다. '기생충', BTS에 이어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감독 및 각본, 출연자 모두 한국인이며 촬영도 국내에서 이루어졌다. 제목인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다른 게임 소재들은 우리나라 중장년층이 어렸을 때 즐겼던 놀이였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의 위상(位相)을 제고했다.과거에도 우리나라 드라마가 해외에서 호평받은 바 있다. '사랑이 뭐길래'가 대만에서 인기를 얻은 것이 25년 전이다.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대장금'이 아시아 전역에서, 비교적 최근에는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른바 '한류(韓流)'다. 한류는 국내 지상파방송 인기 드라마가 해외로 수출되어 그 나라 지상파방송을 통해 소개되는 구조였다. 넷플릭스, 제작자 자율성 존중 유명그들의 역량 최대 발휘 '성공 비결' 오징어 게임은 어떤가. 그 뒤에는 '넷플릭스'가 있다. 국내 방송용 드라마로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 제작비의 한계와 각종 규제로 인해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영화로 만든다면? 영화의 상영시간은 100분 내외다. 밀도는 더 높아진다. 세계 유명 영화상을 수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흥행에 성공한 '신과 함께'처럼 국내 천만 관객 돌파에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에 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성공에 따른 보너스가 없다는 식으로 비판한다. 그러나 이는 '국뽕'적 발상이다. 글로벌 콘텐츠의 제작-유통-소비 과정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다. 한국 시장만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에 2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는 1차적으로 한국 가입자를 타깃으로 한다. 그렇지만 세계 '대박'도 염두에 둔다. 콘텐츠의 성패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추가 비용 없이 각국 언어로 번역하여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넷플릭스의 투자는 국내 영상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 넷플릭스는 제작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

  • [수요광장] 이 시대의 워킹맘(working mom)

    [수요광장] 이 시대의 워킹맘(working mom) 지면기사

    "홍 사장! 순댓국 한 그릇 합시다." 경기관광공사 대표사원 임기를 마친 직후, 친분이 있는 전직 언론인 한 분이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미 대표사원에서 물러났는데 여전히 사장이라 부르면서 말이지요. 그분을 만나 수원역 인근의 순댓국집에 갔습니다. 막걸리를 한 모금 들이켜고는 어쩐 일로 불현듯 저를 찾았는지 궁금해서 물었지요. "성희가 사표를 써서 가져갔는데 홍 사장이 휴직원으로 바꿔오라 했다며? 딸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르겠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몰라! 진작 한 번 만나고 싶었는데 현직에 있을 땐 좀 그래서 미뤘지. 이젠 퇴직했으니 부담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 점심이나 하자 그랬지…."경기관광공사에서 일할 때 그분의 따님이 회계담당이었는데 착실하게 일을 잘해 평판이 정말 좋았지요.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사표를 내밀었습니다. 이미 육아휴직을 2년간 했는데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다시 휴직을 해야 할 형편인데 다른 직원들에게 미안해 그만둬야겠다는 것이었지요. "괜찮아! 휴직원으로 바꿔 써와!" 일 잘하는 능력 있는 직원이 아이 문제로 그만두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란 후에 다시 직장을 갖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지요. 퇴직 직전에 휴직 중인 그가 찾아왔습니다.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휴직 처리해줘서 정말 고마웠다며 잊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고 갔지요. 그때 그리한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들 경제활동 비중 날로 높아져육아·일 모두 잘할 수 있을까 '고민'집안일과 직장 스트레스로 '이중고' 하남시 국장으로 일하는 아내의 친구 아들 주례를 선 일이 있지요. "여보! 나도 공무원 계속했으면 국장을 했겠지?" 주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뜬금없이 한마디 던졌습니다. "그럼, 국장하고도 남았겠지!" 한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 "사실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게 당신을 그만두게 한 일이야!" 광주군에서 함께 일하던 아내와 결혼을 한 달 정도 앞두고 그만두라고 했고 아내는 사표를 냈지요. 그 후

  • [수요광장] 워싱턴윤동주문학회와 최연홍 시인

    [수요광장] 워싱턴윤동주문학회와 최연홍 시인 지면기사

    며칠 전 '워싱턴윤동주문학'이라는 책을 우편으로 받았다. 워싱턴윤동주문학회에서 연간으로 내는 책 2호였다. 권말에 실린 '행사 및 연혁'에서 나는 2008년, 2010년 두 번이나 워싱턴DC를 방문하여 그곳 문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는 것을 환하게 추억하였다. 오래전이지만 그곳 분들과의 기억이 떠올라 연락처를 수소문하여 몇몇 분과 메일을 주고받았다. 시간이 흘러 최연홍, 윤석철, 이천우 시인이 타계하셨지만, 윤동주 모임이 지금도 지속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특별히 올해 초 돌아가신 최연홍(崔然鴻) 시인의 추모 특집이 마련되어 새삼 그분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짧게나마 여기에 그분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교포시인으로서 고국의 정서·문화재성찰하고 표현하는 일 지속 수행 최연홍 시인은 1941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연세대 재학 시절인 1963년 '현대문학'에 '빈 의자' 등이 추천을 받아 등단하였다. 1967년 가난한 학생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1972년에 인디애나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곳에서 위스콘신대학, 올드도미니언대학, 미시시피대학, 워싱턴대학 교수를 역임하였고 국방장관 환경정책보좌관을 맡기도 했다. 첫 시집 '정읍사'는 고국을 떠나 가난한 유학생으로 생활했던 이국에서의 청장년 시절을 담았다. 시집 '아름다운 숨소리'에서 시인은 파킨슨병을 앓고 계신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어머니와 함께한 7년여의 시간을 노래하였다. 시집 '잉카 여자'에서는 여행에서 만난 이방인들의 삶과 풍속과 아픔을 시적으로 승화하였고, 시집 '별 하나에 어머니의 그네'에서는 가없는 사향(思鄕)의 마음을 노래하였다. 시인은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낡고 오래된 사물과 기억을 옹호해 왔고 그러한 시심을 열정적으로 일구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최연홍 시인은 이민문학으로서의 시를 통해 이민자의 삶을 아름답게 형상화했다. 그 세계를 통해 고국의 정서와 문화를 다시 한 번 성찰하고 표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였다. 그렇게 시인은 워싱턴을 삶

  • [수요광장] 지지율에 매몰된 대선 경선, 대한민국 맡겨도 될까

    [수요광장] 지지율에 매몰된 대선 경선, 대한민국 맡겨도 될까 지면기사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경선 시계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경선 정국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여론조사 업체들도 하루에도 여러 차례 후보 지지율 결과를 쏟아내며 주목받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유권자의 지지율에 따라 대선 후보의 정치 운명이 바뀌거나, 희비가 엇갈리는 대선판에서는 업체의 지지율 순위 발표에 따라 표심도 덩달아 이동하는 결과를 만든다. 그만큼 여론조사의 지지율 순위 발표는 선거판에 큰 영향을 미친다.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지 않은 상태로 치르는 이번 대선은 후보가 유권자를 직접 대면할 수도 없는 SNS 중심의 선거 여건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를 예의 주시하며 실시간 참고하게 된다. 한마디로 유권자나 후보 진영 양측 모두 그 어느 대선 때보다도 여론조사 결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시쳇말로 여론조사 업체는 그 어느 때보다 선거판 대목에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형국이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과 풀어야 할 과제도 늘고 있다. 여론조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떻게 설계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지적을 받아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론조사 업체들 결과 '들쭉날쭉'왜곡땐 표심 못 정한 유권자 혼란국가관·인격·정책 등 검증은 뒷전 그도 그럴 것이 76개 여론조사업체가 내놓는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워낙 둘쭉날쭉 다르게 나온다. 심지어 같은 날 조사한 지지율 결과가 업체에 따라 동일 후보의 순위가 높게 나오거나, 낮게 나오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동일 조사 업체가 며칠 만에 지지율 순위에 납득할 수 없는 수치 변화를 내놓으며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이처럼 여론조사가 왜곡될 경우, 무엇보다도 표심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큰 혼란을 주거나 민의와 동떨어진 인물이 후보로 낙점될 수 있게 된다. 설령 여론조사가 왜곡되지 않고 바른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라 해도 이에 대한 높은 의존 현상,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우려스럽다. 왜냐하면 지지율 1위 후보라는 이미지에 가려 후보의 국가관을 비롯해 인격과 정책 등 치열한 검증은 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