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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광장]가장 '나' 답게 사는 '우리' 집

    [수요광장]가장 '나' 답게 사는 '우리' 집 지면기사

    과밀화된 도시 주거 갈등 진원지로잇단 시민 발길 공동체주택 설명회 '비싼 집값·단절된 관계' 대안 주목수요맞춤·지불가능·좋은이웃 장점'외롭고 힘든 시기 대비' 바로 시작얼마 전 우리 협동조합이 공동주관하는 수도권 협동조합형 공동체주택 입주자 모집 설명회가 있었다. 충분히 여유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다. 공동체주택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빠르게 늘고 있음을 실감했다. 여러 해 동안 공동체주거 전도사를 자처하며 공동체주택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나로서는 매우 보람된 순간이기도 했다.그렇다면 공동체주택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집값이다. 개인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싸져 버린 집값은 갈수록 늘어나는 1인 가구는 물론 보통의 중산층마저도 하우스푸어와 전세난민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다음은 '관계'의 문제다. 빠르게 진행된 도시화 속에서 개인의 자유와 이익을 중시했던 우리 사회는 어느새 함께 사는 법과 공동체 기반을 잃어버렸다. 과밀화된 도시 주거 환경에서 관계가 단절된 우리의 집은 많고 다양한 주민갈등과 세대갈등의 진원지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체주택이 하나의 대안으로 시민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동체주택은 일반 주택과 무엇이 다른가?첫째, 나의 필요에 맞는 집이다. 공동체주택은 수요자 맞춤형 주택이다. 사업자에 의해 만들어진 집에 맞추어 사는 집이 아니라 나의 필요에 맞도록 집의 크기와 공간을 직접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둘째, 지불 가능한 집이다. 사적소유를 압박하는 현 주택시장에서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상당한 빚을 지고 집을 살 수밖에 없으며, 집을 사고 나면 집값에 집착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공동체주택은 소비자주도 건축으로 집값의 거품을 제거할 수 있으며, 공유공간을 활용하여 내 집을 작게 해도 불편하지 않게 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유권도 개인소유, 협동조합소유, 임대 등 다양

  • [수요광장]언어폭력 막말 정치인들, 실 보다 득이 많다고?

    [수요광장]언어폭력 막말 정치인들, 실 보다 득이 많다고? 지면기사

    폭언·수준 낮은 질문 '인사청문회'돌출발언·품격 잃은 표현들 '난무'인지도·존재감 짧게 유지되겠지만갈등 유발로 국민들 신뢰하지 않아미래세대 위해 혐오정치 자제해야서슴없이 막말을 내뱉는 그들은 당당했다. 막말 전문가답게 침착하고 자신감까지 넘쳐 보였다. 마치 혐오 유발 경진대회를 보는 것 같았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인사청문회장 풍경이다. 내정 인사 후보자들의 부적절한 언사와 이들에게 제기된 의혹도 민망할 정도였다. 더 큰 문제는 인신공격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인 낮은 질문 수준에 폭언과 막말만 무성했다는 점이다. 청문회의 본질은 업무능력이나 정책 관련된 질문을 통해서 후보들의 업무수행 능력 검증에 있다. 당연히 시간과 품을 들인 수준 높은 질문 속에서 후보들의 면면이 드러날 수 있고 제대로 된 검증이 이루어진다. 그저 '막말쇼' 같아 보이는 청문회라면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공직자들의 바른 품성과 바른 언어사용은 어디로 실종된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뿐 아니다. 얼마 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돌출발언은 또 어떤가. 국회에서의 당 원내대표 연설 파문도 모자라 대구 방문에서는 '뼛속까지 빨갱이' 등 운운하는, 가뜩이나 경색된 정국에 사회적 갈등까지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젊은 야당의원의 품격 실종 막말까지 가세해 점입가경이다. 당대표를 향해 '꼰대', '불통', '찌질' 등 혐오정치의 극단을 보이는 듯한 표현들이 난무했다. 물론 막말을 일삼는 그들의 속내와 셈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상대 진영을 향한 혐오, 자극적인 말을 통해 유명세를 빨리 손쉽게 획득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다매체 시대에 이들의 막말이 매체의 화제로 떠오르고, 갑론을박으로 이어진다. 막말 당사자는 인지도를 얻고 또 나름의 존재감까지 더해진다. 막말 정치인이 점점 많아지는 실태를 보면 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여기는 것 아닐까.과연 정말 그럴까. 단기적으로는 지지자들을 열광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정치생명을 짧게 끝내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언어적 유희와 막말

  • [수요광장]환경 변화에 따른 스포츠 콘텐츠의 변화

    [수요광장]환경 변화에 따른 스포츠 콘텐츠의 변화 지면기사

    미세먼지 일상화 실내스포츠 대세닌텐도·VR 운동콘텐츠 속속 개발스크린스포츠 10년새 50배 증가세급변 속에 스포츠 본질 간과말아야전통성에 전 연령층 소비 충족을요즘 대한민국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미세먼지이다. 마스크 착용은 일상화가 되었으며 공기청정기는 가정과 학교, 회사에 필수품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 환경도 점점 트렌드가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전에는 실외스포츠를 선호했다면 현재는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감 없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결과적으로 탁구, 배드민턴, 수영과 같은 전통적인 실내스포츠들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미세먼지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매출에서 그 뚜렷한 성과를 볼 수 있다. 예시로 수영업계의 경우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수영장 운영업의 매출액은 2012년 132억원에서 2016년 236억원으로 약 2배가 상승하였다.이외에도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욱 다양한 형태의 운동 콘텐츠들 또한 속속히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닌텐도 Wii를 활용한 운동, VR을 활용한 승마, 야구 등의 콘텐츠들이 있다. 지난 3월 개최된 서울국제스포츠레저사업전(SPOEX)에서는 실내운동 기구들은 물론 화려하고 재미있는 모양새를 보이는 새로운 기구들과 운동 콘텐츠들이 전시되었다.야구, 축구 같은 대표적인 실외 스포츠도 이제는 스크린 야구나 풋살 같이 규모는 작지만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모양새로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골프, 낚시, 사격, 배드민턴, 컬링, 등 다양한 스포츠로 이루어진 스크린 스포츠의 총 규모는 2007년 1천억원에서 2017년 5조원의 시장규모로 10년 이내에 약 50배가 증가하였다고 한다.미세먼지와 최근의 기후 환경과 같은 외부 요인에 따라 스포츠 산업 기업들이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고,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눈에 보기에도 큰 변화가 스포츠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환경에 따른 대안을 내놓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변화이다. 다만 이렇게 급격하게 이

  • [수요광장]말의 인저리 타임을 위하여

    [수요광장]말의 인저리 타임을 위하여 지면기사

    사계절 표현 言衆들 인준받고 정착공통감각 없으면 사용 드물고 사라져훌륭한 작가들 없어지는 말 되살려미학적 변형 거쳐 예술적으로 승화창조적인 언어 만들어 내는 역할우리가 쓰는 말은 어느 누군가에 의해 시작되었다가 그 타당성과 적실성이 언중(言衆)들에 의해 인준을 받으면 정착되고 그렇지 못하면 드물게 사용되거나 사라져가게 마련이다. 가령 사계절을 뜻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당연히 평등한 위상을 갖추고 있지만, 합성어나 파생어를 만들면 어울리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보통 봄이 오면 '새봄'이라고 하지만 우리 말에 '새여름', '새가을', '새겨울'은 없거나 거의 쓰지 않는다. 아마도 봄만 '새로움'에 어울린다는 언중들의 공통감각이 그러한 선택적 불균형을 낳았을 것이다. 반면 일부 명사 앞에 붙어 '한창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한'을 붙여 파생어를 만들면 '한여름'이나 '한겨울'은 자주 쓰는 데 비해 '한봄', '한가을'은 잘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여름과 겨울은 심리적으로 길고 또 더위와 추위의 정점을 표현하는 말이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봄과 가을은 비교적 짧게 지나가는 과정적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한'을 붙일 정도의 정점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자연 현상이나 사물에 계절을 붙여보아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계절을 뜻하는 '철'을 붙여보면 봄철, 여름철, 가을철, 겨울철 모두 평등하게 많이 쓴다. 이르거나 늦은 느낌을 주려는 초봄, 초여름, 초가을, 초겨울도, 늦봄, 늦여름, 늦가을, 늦겨울도 그렇다. 그런데 비나 눈, 바람 같은 것을 붙이면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 자연 현상이나 사물은 대체로 봄에 기지개를 펴고 여름에 절정을 보이다가 가을에 소멸하기 시작하여 겨울에 잠드는 형상을 많이 보이기 때문에, 모든 자연 현상이 활력을 보이는 여름은 그것을 특화하여 지정하는 경우가 드물다. 가령 봄바람, 가을바람, 겨울바람은 많이 쓰지만 굳이 여름바람은 많이 쓰지 않고, 봄비, 가을비, 겨울비도 낭만적으로 다가오지만 여름에 비가

  • [수요광장]함께 할 수 없는 것은 이민자가 아니라 혐오와 차별이다

    [수요광장]함께 할 수 없는 것은 이민자가 아니라 혐오와 차별이다 지면기사

    뉴질랜드 테러로 전세계 큰 충격이주민·난민적대 국내도 예외 아냐고든 올포트 증오범죄 5단계 나눠부정적 발언·기피 극단행위 '씨앗' 평화 지키려면 내부 차별등 맞서야3월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지에 위치한 이슬람사원 두 곳에 백인 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가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현재까지 50명이 사망했다. 범인은 이민자와 난민, 특히 무슬림에게 반대하며, 백인들만의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 극단주의자다. 그는 이 테러 장면을 생중계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에 관한 많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무방비의 시민에게 총을 난사해서, 심지어 3살에 불과한 어린아이까지 살해한 행동에 어떤 논리적 해석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주기적으로 벌어지는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테러에 전 세계가 다시 한 번 큰 충격에 빠져있으며, 한국사회도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상황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처지다. 왜냐하면, 이주민, 난민 특히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있어 더 이상 한국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후인 3월 21일은 UN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다. 이날은 196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샤프빌에서 벌어졌던 인종학살을 기리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샤프빌 사건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에 의해 통행증을 소지하고 다녀야 했던 흑인들이 경찰서에 통행증을 반납하는 비폭력 시위에 백인경찰들이 총기를 난사해서 69명이 사망한 사건이다.이 사건 이후에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백인 정부는 자신들은 인종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각자의 차이에 따라 분리해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분리를 당연시하고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려 했다. 이에 UN에서 인종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이날을 세계 인종차별철폐의날로 정하고 전 세계에서 기념행사와 더불어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날을 기념하여 기념일과 가까운 3월 17일 일요일에 전국 곳곳에서 행사가 이어졌다. 서울에서 진행된 인종차별철폐의날 기념행사 맞은편에는 비록 30여명의 소수의 인원이지만, 난민과

  • [수요광장]n분의 1은 공정하지 않다

    [수요광장]n분의 1은 공정하지 않다 지면기사

    협동조합은 조합원에 역할 주고다양한 수준 참여기회 제공해야'쓸모없는 사람없고, 모든 시간은동등하다'는 타임뱅크 사상에 근접상황맞게 '1인분役 부여' 가장 공평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제3차 협동조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신고·인가된 협동조합은 1만615개로 확인되었다. 2012년 말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된 이후 약 4년 만에 드디어 1만개를 넘어선 것이다. 가히 협동조합 전성시대라 할만하다. 그러나 실제 사업 운영을 하고 있는 협동조합은 53.4%로 절반에 불과하다. 이 숫자는 협동조합이 만들기는 쉬워도 운영은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협동조합의 운영, 왜 어려울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협동조합의 '조합원 노동'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은 한두 가지 사례를 일반화할 만큼 단순하지 않다. 여기에 필자가 쓰는 이야기는 어느 가치지향적인 모임과 커뮤니티가 사업조직으로 성장하고자 노력하는 스타트업 협동조합 이야기임을 밝혀둔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노동과 자발적 참여로 작동한다. 이때 우리는 모두가 똑같이 참여하고 일하는 게 민주적이고 공평하고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럴 수 없다.협동조합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낯선 조직이다. 오랜 시간 시장에서 거래하는 인간으로 살아온 우리가 협동하는 인간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조합원 노동의 문제는 스스로가 협동조합의 조합원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었을 때 의미가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스타트업 협동조합 대부분의 초기 조합원들은 관계로 참여한 것이다. 도와주는 마음으로. 사실 이때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상태의 조합원들이 늘어나면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리더그룹은 소진현상이 나타나고 조력자 그룹은 "왜 나만?"하는 화가 쌓이고 '연결'보다는 '느슨한'에 방점을 두고 있는 다수는 언제든 발을 뺄 준비가 되어 있다.나름 조직의 체제가 필요한 것이 이 시점이다. 조합원으로서 자부심, 활동의 가치, 성장의 기회 등 조

  • [수요광장]북·미 하노이회담에 가려진 3·1절 100주년을 보내며

    [수요광장]북·미 하노이회담에 가려진 3·1절 100주년을 보내며 지면기사

    매체들 회담결과 갑론을박 호들갑'100주년 의미·과제' 보도엔 인색비폭력으로 더 빛난 헌신·애국정신공유하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 중요'기념비적 축일' 덮는 일 없어야지난 3·1절,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늘 그렇듯이 3·1절이 되면 여기저기에서 하루 반짝 기념행사를 한다. 언론 매체들도 이날을 전후해 기념행사를 다루거나 자체 특집 보도를 하곤 했다. 그리곤 끝이다. 그런데 올해는 그마저도 하노이회담에 가려 조명받지 못한 것 같다. 실제로 매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북·미 하노이 회담 결과를 두고 갑론을박 호들갑스럽게 논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3·1절 100주년의 의미와 과제에 대한 보도엔 매우 인색했다. 심지어 어느 유력 일간지는 3·1절 당일 1면에서 12면을 모두 회담 내용으로 채우고도 성이 안 차는지, 노딜이 여권의 실책 인양 비판적 논조로 일관했다. 물론 '논평은 자유다. 그러나 사실은 신성하다'고 했던 영국 가디언의 편집장 찰스 스콧의 말이 떠오른다.사람은 각자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인지 심리학 연구 결과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언론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알리고 싶은 것만 관심갖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는 경계와 성찰이 필요하다. 100주년이 되는 3·1절을 눌러가며 매체에 도배된 그 많은 하노이 회담 논평들은 사실을 잘 전달한 것일까? 넘쳐나는 정보로 사실을 왜곡시키지는 않았을까 의문이 들면서 이번 100주년 3·1절은 특별한 언론 보도를 기대했던 터라 실망감 또한 크게 다가왔다.필자는 돌아가신 애국지사 아버님 때문에 유독 더 3·1절이나 8·15처럼 특별한 날 언론의 보도나 논평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필자의 부친처럼 독립운동을 하다 투옥되고 일생을 고문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떠난 모습을 지켜본 가족이라 느껴지는 기대일 수도 있겠다. 3·1절 의미가 퇴색되지 않게끔 선조들의 독립운동 정신과 가치를 일깨워 줄 것을 기대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발굴, 존경과 추모하는 국민적 분위기를 기대했다. 그날의 함성이 오늘의 대

  • [수요광장]"고령사회 대한민국, 체육의 가치를 더해야 할 때"

    [수요광장]"고령사회 대한민국, 체육의 가치를 더해야 할 때" 지면기사

    '고령화' 선진국 비해 엄청난 속도준비도 못한채 상황 맞은게 문제노인 대상 프로그램 미비 한계점참여 의지 높이는 대책 마련 시급건강한 노년의 삶 '운동'은 필수대한민국은 IT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 한일월드컵과 평창올림픽 등 세계적인 대회들을 치러낼때마다 성공적인 대회 운영과 함께 자국 기술력의 발전 속도는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놀라움을 자아냈다. 필자 역시 스포츠선수로서, 스포츠행정가로서 다양한 대회를 다니다 보면 자국의 변화 속도에 놀라곤 한다. 이렇듯 질주하는 변화의 속도는 쉽게 가늠할 수 없다가 어느 순간 우리 주변에 자리 잡고 어느 시점에서 확연하게 다가온다.한국은 기술력의 발전 속도만큼 세계가 놀랄만한 속도를 가진 변화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고령화 속도이다.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17년만인 2017년 8월 고령사회로 진입하였으며 통계청에서는 2022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령사회 도달 속도는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일본보다도 무려 7년이나 빠르게 도달한 것이며 프랑스 115년, 스웨덴 85년, 미국 65년 독일과 영국이 각각 45년 걸린 것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라 할 수 있다.고령화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저출산 등과 맞물려 일어난다. 국내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도 겪고 있는 변화이며 흐름이다. 이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다. 평균 50년 정도의 고령사회 진입속도를 보였던 선진국은 고령화로 인한 자국의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었던 반면 한국은 그 변화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 문제라 할 수 있다.고령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생산인구의 감소와 의료비 및 복지의 문제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체육이다. 체육을 통한 건강한 삶의 영위는 의료비 절감의 효과와 더불어 노인 인구의 지속적 생산활동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질병의 치료보다 중요

  • [수요광장]행복 체험으로서의 예술에 빠진다는 것

    [수요광장]행복 체험으로서의 예술에 빠진다는 것 지면기사

    현실로부터 탈주하는 상상 결과물도장 이용해 창조한 '스탬프 아트'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취미·놀이건조한 삶에 에너지 순간적 부여봄이 오면 '예술 세계' 발견해가자모든 예술은 현실 질서의 억압으로부터 순간적인 탈주를 꿈꾸는 상상적 운동의 결과이다. 물론 예술은 그러한 원심력에 일종의 관습적 형태를 부여하여 매우 구체적인 매혹의 대상이 되게끔 한다. 소리, 색채, 물질 등에 형식을 개입시키면 음악이 되고, 회화가 되고, 건축이 되고, 또 여러 예술 양식으로 번져갈 것이 아니겠는가. 프랑스 비평가인 장 벨망 노엘은 '정신분석과 문학'에서, "꿈, 놀이, 예술의 환영은 억압된 욕망의 변형된 성취이며, 현실 법칙에 길들여진 이들은 두 가지를 잃어버리는데, 그것이 유머와 예술"이라고 하였다. 역시 프랑스 비평가인 조르주 풀레도 '비평과 의식'에서 "놀이와 취향은 가장 매혹적인 자극인 동시에 가장 마르지 않는 몽상의 원칙"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예술은 '꿈(몽상)', '놀이', '취향'과 겹쳐지면서 우리로 하여금 깊이 빠져들게끔 하는 매혹을 두루 지니고 있다. 그야말로 falling in art의 순간이다.최근 이러한 행복 체험으로서의 예술을 소개하는 책을 한 권 만났다. 여기서 소개하는 '스탬프 아트'는 말 그대로 도장을 이용해 창조해낸 예술 세계를 뜻하는데, 윤정현이 쓴 '스탬프 아트에 빠지다'는 파격적인 친절함과 구체성으로 이 생소한 예술을 살갑게 만나게 해준다. 책에 들인 시간과 정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책은 스탬프 아트에 관한 저자 자신의 실물 경험을 다양한 시각적 서비스로 알려주는데, 저자는 이 복합적 현대예술에 빠져가는 과정에서 느꼈던 행복감을 우리에게 낱낱이 전해준다. 예술이 처절한 고통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일반론과 역주행하면서, 그녀는 예술이 행복 체험의 소산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윤정현은 학창 시절 밤샘 공부는 하지 않았어도 미술 숙제할 때만큼은 아침 해 뜨는 것을 볼 정도로 심취했다는데, 그만큼 그녀는 예술과 오랜 연애를 한 셈이다.

  • [수요광장]공동체 구성원의 자격, 기여론과 동정론

    [수요광장]공동체 구성원의 자격, 기여론과 동정론 지면기사

    사회적 소수자였던 프레디머큐리뛰어난 음악적 재능으로 사랑받아사회기여 가능 여부로 구성원 판단동조 못하는 사람들 분리 배제 안돼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전설적인 록그룹 퀸과 리드싱어인 프레디머큐리의 생애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와 그의 음악이 세대를 넘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은 것이 흥행의 주요 이유였다고 한다. 프레디머큐리는 아프리카의 잔자비르지역, 현재의 탄자니아에서 출생했다. 부모의 국적은 인도였고, 그는 인도인중에서 아주 소수민족인 페르시아계였으며, 20세 전후로 난민이 되어 영국으로 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집안은 불을 숭배하는 종교인 조로아스터교를 믿었다. 그리고 프레디머큐리 자신은 성소수자였고, 튀어나온 앞니 때문에 미남은 아니었다는 평이 있다. 출생지, 민족, 종교, 성적지향, 외모 면에서 그는 사회적 소수자였다. 게다가 '난민'이었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그와 관련된 국가인 이란, 인도, 영국 모두에서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사회적 소수성의 집합과 같은 프레디머큐리가 이런 모든 불리한 배경을 극복할 만큼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이 없었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까? 모든 소수자가 대중 다수로부터 뛰어난 재능으로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 그럼 특정 분야에 뛰어난 재능이 없거나, 속한 공동체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역할과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자격이 없는 것일까?작년에 한국사회 공동체 구성원의 자격과 관련하여 유심히 살펴볼 법원과 정부의 결정이 있었다. 마크(가명)는 1999년 한국에 체류 중이었던 나이지리아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몇 년 후 아버지가 불법체류자로 단속되어 추방되고 난 후, 어머니와 동생들과 한국에 남아 체류비자 없이 줄 곧 생활하며, 한국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 되는 처지였던 마크는 공장에 취직해 일을 하다 2018년 단속에 적발되었고, 외국인보호소에서 법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