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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광장]드디어 60… 새로운 가능성으로 나이듦을 배우자

    [수요광장]드디어 60… 새로운 가능성으로 나이듦을 배우자 지면기사

    58년 개띠 한국의 '베이비부머'경제적 여유로워도 불안해 하고서민들 더 위축 소중한 시간 허비누구도 경험 못해 본 새로운 노년숨겨진 곳과 틈에서 기회를 찾자58년 개띠로 상징되는 한국의 베이비부머. 이들이 올해 드디어 60이다. 베이비부머에 대해 참 말도 많다. 지면이고 방송이고 하루도 이들에 대한 뉴스는 거르는 날이 없을 정도다.인터넷에서 '베이비부머'를 검색어로 검색한 결과, 눈에 띄는 제목 몇 개를 골라 보았다.'벼랑 끝 베이비부머… 700만 은퇴 쓰나미 온다', '베이비부머, 청년세대에 죽을죄를 지고 있다', ''낀 세대' 베이비부머 더 숨 막힌다', '베이비부머 10명중 6명, 은퇴자금 전혀 준비 못했다', '위기의 베이비부머세대, 노후 준비 막막하다', '베이비부머 4가구 중 1가구 노후 '절대 빈곤''… 등. 이건 뭐 끝이 없다.매일 같이 이런 소리를 들으면 누군들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 싶다.하지만 염려를 쏟아낼 뿐 어느 누구도 제대로 된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누구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고 하고, 다른 이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고 한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한단 말인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상 살 만큼 살았고 알만큼 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직장이라는 우산을 내려놓고 보니 '여긴 어디이고 나는 누구인가?'가끔은 '이 분은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은 분들도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모습을 볼 때,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무엇이 문제인가?'먼저 각자 처한 입장이 다르고 상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베이비부머'로 대표되는 공통의 불안과 염려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으로 여건이 좋은 사람조차도 불안해하고 있으며, 보통의 서민들은 더욱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허비하고 있다는 것이다.모두가 집단의 틀 속에 자신을 가두고 있는 것이다.착각하지 말자. 집단의 문제가 모두 내 문제는 아니다. 내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

  • [수요광장]'강함과 약함의 공존' 인정하고 지키는 사회-반려견을 떠나보내며

    [수요광장]'강함과 약함의 공존' 인정하고 지키는 사회-반려견을 떠나보내며 지면기사

    인형처럼 작고 힘 없는 나의 분신목줄 없는 진돗개에 희생 당해반려동물 천만시대 걸맞게시스템 마련·제도 정착 등 절실내게 소중한만큼 타인에게도 소중'나는 언제 줄 거예요?' 고기 굽는 옆에서 녀석이 침을 흘리며 묻는다. 녀석은 천둥벼락이 쳐도 꿈쩍 않지만 냉장고 여는 소리에는 꿀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더 이상 체중 증가는 안 된다는 의사의 경고 속에 가족들의 타박에도 '나도 먹고 싶거든요'라는 애절한 눈빛에 나는 매번 무너지고 만다.주전부리 할 때는 앉지도 못하고 뒤돌아서서 녀석 몰래 허겁지겁 먹다가 들키면 꼼짝없이 나눠줘야 한다. 외식이라도 하고 온 날에는 킁킁 검사를 해댄다. 비만 견에게 다이어트는커녕 또 주고 말았다는 자책과 후회는 내 몫이지만,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보며 더 큰 행복감이 밀려오는 걸 어찌 한단 말인가.순진무구한 녀석의 눈빛은 도무지 거절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녀석과 함께 있을 때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하며 미소 짓게 된다. 생각해보니 참 많은 순간, 위로받았다. 함께 뒷산을 산책할 때면 깊은 교감이 느껴진다. 그 순간 온전한 평화까지 맛본다면 과장일까? 그만큼 녀석은 반려동물 이상이었다. 가족은 서로 사랑하지만 끊임없이 부대끼며 기쁨도 주지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때로 서운함을 주고받는 가족과 다른 그 무엇이 있다. 하기야 녀석이 말로 직접 확인해준 적은 없으니 우리가 완벽한 관계라고 믿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녀석이 내 삶의 소중한 부분인 것은 확실하다.그런데 이제 녀석이 그토록 좋아하던 맛난 음식을 더 이상 줄 수 없다. 이제는 녀석과 산책할 수도 없다. 함께 나누던 그 행복을 다시는 느낄 수 없게 돼버렸다. 얼마 전 녀석은 우리 가족 곁을 영원히 떠났다. 목줄도 견주도 없이 홀로 어슬렁거리던 이웃집 진돗개에게 물려 11년 견생을 마감했다. 그것도 녀석이 제일 좋아하던 집 근처 산책로 입구에서 가장 처참한 방식으로.인형처럼 작고 힘없는 포메라니안을 땅에 내려놓자마자 이웃집 진돗개는 급소를 물고 놓

  • [수요광장]스포츠 강국을 넘어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길

    [수요광장]스포츠 강국을 넘어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길 지면기사

    전세계인의 스포츠 축제평창동계·패럴림픽 성공했지만올림픽시설 활용 풀어야할 숙제비인기 종목도 인프라 확충 쏠림없이 다양하게 즐겨야전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대회 전 이런저런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의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하자 모든 우려는 눈녹듯 사라졌다. 우리 대한민국의 저력은 실로 대단했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은 선수들은 최고의 시설, 안방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자원봉사자 및 지원 스태프들의 따뜻한 미소 속에 지난 4년간 갈고 닦은 최고의 경기력을 뽐냈다. 이 모든 성과 뒤에는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평창의 혹한에도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넘은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자원봉사자들, 조직위원회와 군·경, 정부의 헌신적인 지원과 노력이 있었다. 특히 현장 응원을 아끼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진심 어린 관심과 지지는 평창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올해 대한민국 체육의 슬로건은 '스포츠 강국을 넘어 선진국으로'다.대한민국은 하계, 동계올림픽을 모두 치러낸 전세계 8개국 중 하나가 됐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 이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전세계에 '스포츠 코리아'의 이름을 드높였다. 무엇보다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은 대한민국 스포츠가 한 단계 올라서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선수들의 경기를 즐기는 자세, 메달색에 상관없이 선수들의 투혼에 기립박수를 보내주는 성숙한 관중 매너, 그리고 경기 결과보다 과정에 주목하는 미디어까지 우리는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안팎으로 성장했다.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평창의 성공은 눈부셨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거나 성공에 취해 있을 틈이 없다.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을 뛰어넘어 스포츠의 체질과 내실 측면에서도 더욱 강해지고 깊어져야만 진정한 스포츠

  • [수요광장]재건축 규제와 주택정치

    [수요광장]재건축 규제와 주택정치 지면기사

    정부 주택정책 '10년전 정책 답습'선진국에선 시장 기능에 따라자율적 조절 되도록 제도 운영심각한 사회적 문제 생기지 않아이제라도 서민위해 집중해야지시장 간섭 계속하면 갈등만 증폭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0개월이 넘어서고 있다. 그 동안 주택정책과 관련하여 3차례의 강력한 집값 상승 억제책과 최근의 재건축규제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당초에 목적했던 바를 이루고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취임과 동시에 발표했던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도시재생사업의 짝퉁으로 태생 자체에 문제가 있었고, 우리나라 도시의 노후주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올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서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기 때문에 5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다고 공언을 했지만 실상은 시범지역 몇 곳의 사업시늉으로 끝이 날 공산이 크다. 8·3 투기대책은 주택투기와 다주택자들을 겨냥한 마녀사냥이었지만 집값 하락은커녕 선의의 주택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는 헛발질을 하고야 말았다. 얼마 전 정부가 집값 상승의 주요인을 서울 강남의 재건축으로 규정하고 재건축 요건을 대폭 강화하여 원천적으로 재건축을 어렵게 만듦으로써 주택투기도 잡고 집값도 안정시키겠다는 회심의 일격을 날렸지만, 강남 이외 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정부에서 주도하고 있는 재건축 규제가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알 수 없다. 경제개발이 막 시작되던 70년대 초부터 불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주택투기현상은 50년이 지나도록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으며, 정부와 부동산 투기세력 간의 쉼 없는 숨바꼭질은 번번이 정부의 실패로 끝나는 것을 한 두 해 보아온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투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주장하는 부동산 투기세력이 아닌 정부의 계속되는 정책실패에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0년 동안 새롭게 들어서는 정부는 너나 할 것 없이 서민주택을 늘리고 세입자를 보호함으로써 안정된 주거환경을 제공하여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집은

  • [수요광장]못남과 못됨

    [수요광장]못남과 못됨 지면기사

    오늘날 잘남은 혈통의 잘남이요재능의 탁월함만 있을뿐이다잘난자들 못된 짓 드러나는 요즘할머니라면 뭐라고 하셨을까지금 미투(#Metoo)운동도사람됨의 길 찾는 것 같다다시는 못난 짓 하지마라. 못됐구나. 어릴 때 우리 할머니는 뭔가 잘못한 일을 나무랄 때면 못난 일과 못된 일을 구분해서 말씀하셨고, 아마도 어떤 기준을 가지신 듯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쉽게 잘 구분이 되지 않았다. 못남은 뭐고 못됨은 뭘까. 나중에서야 이 말의 의미와 용법을 점차 깨치게 되었고 그 후에야 알게 되었다. 왜 '나쁜 짓'이라고 정확하게 규정하여 말하는 대신, 옛날 어른들은 '못된 짓'이라고 하는지.못남은 타고난 한계를 이른다. 못남의 반대말은 잘남이다. 그렇다면 세상에는 태어나면서부터 못난 사람과 잘난 사람이 있고 못난 사람은 못난 짓을 계속 하며 사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저마다의 잘남과 못남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잘남은 고대 그리스말로 '아레테'라고 한다. 아레테는 '덕성' 혹은 '탁월함'으로 번역되는데, 원래는 전사적 귀족적 탁월함을 뜻하였다. 이런 의미의 잘남이란, 전쟁의 신 아레스를 자기의 혈통 속에 갖지 못한 채 말(馬)도 무장(武裝)도 없이 태어나는 평범한 이들에겐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 터이다. 그러나 아테네에 민주정이 수립된 이후, 이 말의 의미는 사람들 각자가 지닌 재능의 탁월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레테의 의미를 그렇게 기술과 기능으로 평준화시켜 설명한 사람은 아버지가 석공이었고 어머니는 산파였으며 가장 친한 친구는 구두장이였던 민중 출신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그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러면 한 번 타고난 잘남과 못남은 고칠 수 없는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 책은 특히 잘남 중에서도 지적 탁월함이 아닌 품성의 탁월함에 대하여 다루고 있는데, 읽어보면 잘남을 탁마하는 것보다 못난 짓을 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못난 짓을 하지 않으려면 자기의 못남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 [수요광장]평창 동계올림픽과 지역발전

    [수요광장]평창 동계올림픽과 지역발전 지면기사

    경제적 부수효과 44조 장담 못해이젠 적자폭 줄이기 고민해야추운 날씨 행사진행 고생 알지만국민들 세금 신중히 사용 당연더 이상 정치인들 굿 놀음에놀아나는 바보되지 말아야지난 2월9일 개막된 제23회 동계올림픽이 며칠 뒤면 17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끝을 맺는다. 개최도시인 평창은 그 동안 세계 98개국에서 참가한 수천 명 선수와 임원, 그리고 수백만 명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많은 애를 쓰기도 했지만 올림픽이라는 대단히 중요하고 세계적인 스포츠행사를 준비하느라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갖은 노력을 해왔음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크고 작은 어떤 종류의 행사든지 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열심히 노력을 다 해왔고, 참가선수들의 선전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국위를 세계에 알리는 일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스러우며, 아직은 크게 불편하거나 불만족스러운 일이 없는 것을 보면 그런대로 낙제점은 면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세 번의 도전 끝에 우여곡절을 겪고 유치해 온 강원도민의 숙원과제였고, 정치인들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한 판의 근사한 놀음이며, 체육인들로서는 꿈의 향연이기도 하겠지만, 잔치가 끝난 후의 뒷감당은 모두 평창시민과 강원도민, 더 나아가서는 전 국민들의 몫이 되어버린다. 평창보다 앞서 2010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밴쿠버시가 10억 달러의 빚을 지게 되었고, 2014년의 소치동계올림픽도 러시아정부가 550억 달러라는 사상 초유의 예산을 들인 초호화판 올림픽이었지만 경기 후의 시설유지를 위해서는 매년 12억 달러가 필요했다고 한다. 이처럼 대규모의 국제스포츠행사는 서울올림픽이나 LA올림픽을 제외하고는 경제적으로 흑자를 기록한 예가 거의 없다. 물론 올림픽이나 월드컵축구 같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포츠행사가 행사 자체의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를 치르고 난 뒤 우리가 겪고 있는 빚잔치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축구장들의 쇠락한 모습은 국민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해주고 있다.도시나 지역

  • [수요광장]행복한 설 명절이 되려면

    [수요광장]행복한 설 명절이 되려면 지면기사

    부모님께 효도, 형제간 화목함후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가족들 모여 음식 나누는 이유서로 혀끝으로 상처 주지 않고배려있는 행동으로 존중해 주는흐뭇한 명절 기대해 본다이제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된다. 어릴 땐 설날이 그저 설빔과 세뱃돈을 받을 수 있는 날이라서 좋았다. 부모님은 양손 가득 조카들에게 줄 선물까지 챙긴 채 어린 삼남매와 직행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갔다. 아궁이에 불을 때시다가 손자손녀를 반갑게 맞이하시던 할아버지의 따스한 품과 정갈한 한복이 그립고, 약과와 수정과, 모듬전까지 맛깔난 음식을 척척 해내시던 전성기의 할머니도 무척 그립다. 한 그릇을 먹어야만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두, 세 그릇 떡국을 먹으며 사촌들과 나이 경쟁을 했던 따듯한 추억이 있는 설날이었다.지금은 세월이 많이 흐르고 시대가 달라져 그런지 명절 연휴가 되면 예전만큼 온 식구가 다 모이지 않는다. 매년 명절 때마다 인천공항 출국자들의 숫자가 증가되고, 해마다 갱신되는 것을 보면 이제는 설 연휴가 친인척이 전부 모여 덕담을 나누는 전통적인 의미보다는 일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해외여행의 기회로 쓰이는 것 같다. 명절 직후, 이혼신청 접수율이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 가족 간 갈등이 설 명절을 계기로 터져버려 이혼을 급격히 결심하고 실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명절 때 있었던 한두 가지 해프닝 때문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존재하던 갈등이 명절 때 폭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상담 시 만나는 일부 젊은 며느리 중 시댁에 대하여 극도의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체로 자신의 친정어머니가 크게 시집살이를 해서 어릴 적부터 시댁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다. 그런 선입견이 있는 경우는 시어머니나 시누이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자신을 괴롭히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기 때문에 오해가 잦고 화합하기 힘들다. 그런 편견이나 오해가 없어도 아직도 많은 집안들이 가부장적인 잣대와 태도로 며느리를 대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시어머니는 출산 전에는 아들 보다 돈을 더 벌

  • [수요광장]인구절벽 시대의 교육개혁

    [수요광장]인구절벽 시대의 교육개혁 지면기사

    지금부터라도 백년대계 걸맞은교육개혁 통해 출산율 높여야정부, 생애주기별 맞춤형으로실효성 향상 노력하고 있지만가시적 효과 나타나지 않아출산·육아문제, 사회적 관심 필요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 세계 각국 출산율 자료에서 한국의 가임 여성 1명의 출산율이 1.26명이라고 발표했는데, 세계 224개국 중 21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야말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신생아 숫자는 1972년 100만 명에서 한 세대 후인 2002년 50만명 선이 무너져 이미 초저출산 시대를 맞게 됐고, '인구절벽'이란 단어가 실감나는 상황이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기피로 인해 나타난 인구절벽 현상은 미국의 경제학자인 해리 덴트가 2014년 처음 제기한 개념으로, 생산가능 인구(15~64세)의 비율이 전체 인구에서 급속히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한국의 경우 2018년부터 인구절벽에 직면해 경제 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해결방안으로 정부는 출산과 육아를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주된 이유로,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의 부담을 들고 있다. 일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자녀들의 사교육비 비중이 소득의 20%에 달한다고 한다. 몇 해 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한국의 발전은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극찬한 바 있는데, 역설적으로 세계 최고의 교육 열정에 걸맞은 교육비 부담 때문에 심각한 출산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교육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현재 인구절벽으로 인한 사회적 파급효과가 우려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2016-2026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2016년 61만명 수준인 고등학교 졸업생이 2026년에는 지금보다 16만명이 적은 45만명 수준으로 크게 감소할 것이며, 특히 2024년은 고등학교 졸업생(40만명)이 가장 적은 해로, 2016

  • [수요광장]'미래 먹거리'라는 이상한 말

    [수요광장]'미래 먹거리'라는 이상한 말 지면기사

    누군가 독점 큰수익 얻는 '데이터'누군가 먹고 누군가엔 먹히는 것우리는 모두 대지에 속한 존재한국 곡물자급률 23.8%에 불과식량자급률 OECD국가중 꼴찌정말 지켜야 할 미래먹거리 뭔지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자치와 자급 공부모임을 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월요일 저녁마다 모여 책도 읽고 생각도 나누는 자리에는 먹거리도 빠지지 않는다. 여름에는 밭에서 딴 딸기며 참외며 수박, 찐 감자나 옥수수가, 겨울에는 감말랭이나 고구마말랭이 같은 말린 것들이 단골 메뉴다. 생각도 나누고 먹거리도 나누며 이웃의 삶도 함께 나눈다. 그저께 공부모임에서는 낯선 먹거리 용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미래 먹거리'라 하는 것이다.요즘 계속 정치인이나 학자들이 미래 먹거리란 말을 쓰는데 저는 그 말이 너무 이상해요. 먹을 게 하나도 안 보이는데 왜 미래 먹거리래? 맞아요. 4차 산업혁명이 미래 먹거리를 만든다는데 하나같이 먹지도 못할 것이더만. 그렇죠? 나도 그랬어. 사람이 먹지도 못할 것을 왜 먹거리라고 해? 사람이 밥을 먹지 데이터를 먹고 사나? 먹거리가 공장이 아니라 저 컴퓨터 안에서 나온다는 거지. 야 공장에서 나온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먹거리가 땅에서 나오지 어째 공장에서 나오냐. 말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아 그런 거야? 난 어디서 보니 미래 먹거리가 '곤충'이라고 하기에 그건 줄 알았는데. 으악! 뭐라고? 하하하하! 박장대소로 끝났지만 웃음의 뒤끝에는 무엇인가 씁쓸함이 남았다. 마을의 글동무들에게선 가끔 예리한 직관이 번득인다. 삶으로부터의 통찰이다. 듣고 보니 다 맞는 말이다. 다시 머리를 맞대본다. FTA 할 때는 차 팔아서 쌀 사 먹고 살라고 하더니, 이제는 데이터가 돈이 되고 밥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 속에는 사람을 살리는 진짜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어디에도 없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인간이 인간인 한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식량과 그 토대인 땅(자연, 지구)에 대한 고민이 말이다. 미래 대안 식량으로 '곤충'을 개발한다는 건 농업에 대한 포기를 전제하고서야 비로소

  • [수요광장]선진국, 선진국민?

    [수요광장]선진국, 선진국민? 지면기사

    연초부터 여기저기서 잇단 사고제천참사 주차질서만 지켰어도많은 생명 구할 수 있었을텐데올해엔 모든 국민이 법과공동체 기본질서 제대로 지켜새롭게 시작하는 마음 가졌으면새해 들어서자마자 정부에서는 올해의 국민소득이 드디어 3만달러를 넘어서서 그야말로 우리가 꿈꿔오던 30~50그룹의 나라에 속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 20여 년 동안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소위 마(魔)의 벽(?)이라는 3만달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을 두고 정치계나 경제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마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해왔다. 60여 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는 어엿한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우리나라는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경이로운 발전을 이룩한 나라가 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정치적 혼란을 겪기도 했고, 경제적 위기도 맞았으며, 노동운동의 시련과 민주화의 고난을 거쳐 오긴 하였지만, 오늘의 한국사회를 이끌어온 힘은 누가 무어라 해도 바로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힘이라고 확신하고 있다.이처럼 오랜 세월, 온 국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아직도 선진국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조적인 푸념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정치적 후진성 때문에, 재벌의 횡포 때문에, 노조의 폭력적 저항 때문에, 심지어는 우리의 후진적 국민성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말하곤 한다. 그런가 하면 새로 권력을 잡은 쪽에서는 선진국이 되는 것보다는 먼저 통일을 해야 하고, 경제성장보다는 분배를 통한 공평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선진국이란 과연 어떤 나라를 말하는가? 선진국에 대한 정의는 매우 애매하여 하나로 통일된 개념은 없지만, 대체로 산업이 고도로 발달하여 경제발전을 이루고, 이로 인해 정치, 문화, 교육, 복지 등이 골고루 발달되어 국민의 의식수준이나 삶의 질이 높은 나라라고 요약해서 말하고 있다. 유엔이나 OECD에서 발표하는 매우 다양한 지표들을 비교하여 매년 선진국 순위를 정하고는 있지만, 이것조차도